경기도극단이 난해(暖海)한 여정에 나섰다. 멀고 먼 에콰도르의 섬 그란데 위소(Grande hueso)를 찾아 떠나는 난해(難解)한 도전이다. 지난 19일 오후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시대를 지적하고, 인간의 본질을 곱씹게하는 연극 위대한 뼈를 만나봤다. 경기아트센터 창작 희곡 공모전에서 111편의 경쟁을 뚫고 당선된 박진희 작가의 위대한 뼈는 경기도극단과 만나 이달 28일까지 관객을 찾는다. 들뜬 연말 분위기와 달리 이 작품은 한없이 불안하고 무겁다. 우린 모두 수족관 속 물고기라 살아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몸부림을 친다는 대사들이 작품 주제를 관통하고 있다. 위대한 뼈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50대 가장 김병태가 어느 날 가족에게 편지 한 통만 남긴 채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그는 회사 물류창고에서 20살 청년의 사망사고를 목격한 뒤로, 자신의 몸에 아가미가 생겨 물고기로 변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물만 보면 뛰어들고 싶다는 병태는 혹시나 이러한 증세가 딸에게 유전되는건 아닐까 고민을 하다 진규백 교수와 만난다. 유전학계에서 저명한 인물인 진 교수는 불법 임상실험을 제안하게 되고 병태는 이를 받아들인다. 실험 과정에서 병태는 에콰도르에 (위대한 뼈라는 이름을 가진) 섬 그란데 위소에 대해 설명을 듣고, 그곳으로 가겠다는 목표를 품는다. 그란데 위소엔 병태와 같은 물고기 인간, 돌연변이가 많다는 이유였다. 한평생 책상 앞에서만 살던 병태가 갑자기 변한 모습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아내 이경아는 한숨을 내쉰다. 그러다 커다란 입, 단순한 눈의 물고기들을 얘기하며 나가고 싶은데 나가는 길을 모른다고 토로한다. 본인 또한 수족관 같은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모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개 내내 책임감 없는 어른으로 그려졌던 경아의 자기 고백과 성찰이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 위대한 뼈에서 그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은 건 화려한 음향과 세트의 조합이었다. 공장에서 컨베이어벨트가 삐걱이고 으스러지는 소리가 날 때, 그란데 위소에 거주하는 원주민들을 보여줄 때, 무대 전체가 잘 어우러져 창작 초연작에서는 도통 보기 힘든 퀄리티라 생각했다. 특히 로봇 같은 직원들이 오늘도 활기차고 건강한 하루를 보내자는 모순적인 대사를 하고, 마지막쯤 물고기 떼의 하이라이트 같은 몸부림 씬이 기억에 강하게 남는다. 끝으로, 경아의 말마따나 인간과 다른 종의 차이가 뭐지?라는 질문이 남는다. 위대한 뼈를 보면 현대인의 무력감과 무관심함, 곳곳에 스며든 사회 비판적 요소 등을 두루 느낄 수 있다. 소재부터 연출까지 획기적 조합으로 가득 찬 한태숙 예술감독의 작품 위대한 뼈를 통해 인간상을 고심해보는 건 어떨까. 이연우기자
한국 전통악기 중 유일한 타현 악기인 양금의 새 협주곡 'Blue Eye'가 초연됐다. 안산시립국악단의 '월드오케스트라' 시리즈, 그 세 번째 무대가 지난 18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무대에는 양금협주곡 'Blue Eye'가 윤은화 한국양금협회 대표의 연주로 초연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Blue Eye'는 국악의 장단과 선율적 요소의 응용, 양악의 형태와 양금의 화려한 연주가 어우러져 범민족적인 생명의 태동을 노래하는 창작곡이다. 이 곡은 작곡가이자 한양대학교 실용음악학과 겸임교수인 조용경이 작곡했다. 조용경은 "('Blue Eye'는) 민족 기원의 원형 설화를 모티브로 하였으며, 생명의 태동을 극적 스토리텔링과 함께 음악으로 펼쳐냈다"고 설명했다. 양금을 연주한 윤은화는 뛰어난 기량을 바탕으로 솔로 연주 뿐 아니라 국악락밴드 '동양고주파'의 멤버로도 활동 중이다. 양금을 개량해 제작하는 양금 제작자로도 유명하다. 한편, 제 61회 정기연주회 '월드오케스트라 Ⅲ'는 '오케스트라아시아를 위한 뱃노래'를 첫 무대로 몽골국립관현악단 연주자가 직접 연주하는 '샹츠 협주곡'과 퉁소협주곡, 초연 가야금 협주곡 '월하정인', 위촉 초연 양금협주곡 'Blue Eye'의 무대로 장식됐으며, 국악방송을 통해 방송된다. 장영준기자
코로나19로 설 자리를 잃었던 경기지역 예술인들이 다시 무대로 돌아온다. 경기지역 문예회관과 상주단체들의 공연ㆍ작품활동 등을 공유하는 지역 대표 페스티벌 제8회 경기공연예술페스타(G-PAFe 2021)가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광주시문화재단 남한산성아트홀에서 열린다. ■올해의 주제: 공연예술X회복(P-Covery) 이번 페스타는 공연예술X회복을 주제로 열린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춰 예술도 일상회복을 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창작쇼케이스(12편), 아트마켓과 심포지엄, 패밀리데이 체험부스, 아트경기 2021 등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특히 올해 제작 초연된 작품 중 최고로 엄선된 베스트콜렉션 공연(4편)이 눈길을 끈다. 11월28일 오후 3시 대극장에서 열리는 연극 나와 할아버지를 시작으로 판타지아1950(11월30일 오후 7시30분), 아무것도 없는 왕국(12월3일, 오후 7시30분), 엄마를 찾아 떠나는 아리의 모험(12월4일 오후 3시) 등이 선보여진다. 지난 17일 열린 페스타 기자간담회에서 판타지아1950을 제작한 음악 밴드 고래야 안상욱 대표는 1950년대 전후 시절만큼 한국에서 이국풍 음악이 유행한 시절이 없었다. 여행 등이 절실했던 힘든 시기였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점은 지금 코로나19 상황과도 잘 맞물려 있다. 문화예술이 대중에게 대리경험이자 치유제가 되는 상황에서 우리도 페스타를 통해 여행의 향수와 열망 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작품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작지원 아트마켓: 공연 중매 프로젝트 경기문화재단과 광주시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창작지원형 아트마켓인 만큼 침체돼 있던 공연예술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12월2일 오후 2시엔 비대면 온라인(ZOOM)을 활용해 지역 내 문예회관, 상주단체, 전문예술단체 등이 각자의 공연을 소개하고 레퍼토리를 피칭하는 시간이 마련돼 있다. 20개 공연단체가 참여해 공연 유통과 보급의 실효성 있는 성과를 도모하는 실질적인 아트마켓이 될지 관심을 끈다. 그 외 공연 사진 신청이나 관람 방법 등은 광주시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원준호 경기문화재단 예술진흥실장은 경기공연예술페스타는 경기도 광역ㆍ기초문화재단이 함께하는 공연예술 분야 성과 교류 페스티벌이라며 지역 내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고 알리는 자리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문화 나들이를 즐기려는 가족을 위한 공연이 풍성하게 마련됐다. 환경 보호와 일상의 소중함 등을 주제로 해 교육과 재미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예술교육 프로그램 공연을 알아본다. ■선조의 삶에서 지혜를 얻다 옛 선조들의 의복에서 오늘날 환경 위기의 심각성을 함께 인식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경기도박물관이 지난 7일 개막한 「지구의 환경 변화, 선조들의 지혜에서 답을 찾다」 의 테마전 Ⅲ 겨울을 나는 지혜는 유물을 통해 옛 선조들이 자연재해와 역병 등 질병에 맞서 어떤 지혜를 발휘하고 극복했는지 알아볼 수 있다. 겨울철 에너지 절약을 위한 실천으로 실내온도 1도 내리고, 내 몸 온도 1도 높이는 법은 선조들의 옷인 배자와 토시를 통해 알 수 있다. 선조들은 일명 등거리라 불리는 조끼 형태의 배자를 저고리나 두루마기와 같은 포 위에 걸쳐 입어 체온을 유지했다. 또 솜이나 털을 넣어 만든 토시를 팔에 끼워 손목 사이로 들어오는 찬 기운을 막았다. 유물을 통해 선조들의 지혜를 보고,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환기할 수 있다. 환경체험 코너도 마련돼 경기도박물관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목화를 활용해 선조가 보온재로 사용한 목화 솜을 직접 만져 보고 관찰할 수 있다. ■마음의 눈으로 나누는 그림 연극, 온 가족 즐기는 동심 세계 용인문화재단은 극단 즐거운 사람들의 음악극 나무가 있는 풍경-까치와 나무, 그리다를 19일과 20일 용인시평생학습관 큰어울마당에서 선보인다. 공연은 마음의 눈으로 나누는 그림 속 이야기가 그림연극으로 펼쳐진다. 어린이가 그린 듯 순수하고 따뜻한 장욱진 화가의 그림과 연극을 통해 작가의 작품을 마주할 수 있다. 그림연극의 줄거리는 한 아이의 시선에서 시작된다. 까치 그림을 잘 그리고 싶었던 동이는 한 할아버지와 만나게 되고, 그가 화가란 사실을 알게 된다. 동이는 화가가 그려놓은 세상 속에서 작작이와 수목이를 만나 어울려 놀게 된다. 장욱진 화가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집, 가족, 새, 동물 등도 볼거리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일상의 소중함을 배우들의 연기와 음악을 통해 깨달을 수 있다. 배우로는 최형석, 김지숙, 이삭, 윤영인 등이 참여해 풍성한 무대를 선보인다. 관람료는 전석 2만원이며, 5세 이상 관람가다. 정자연기자
인간과 노동, 인간과 동물, 언어와 비언어, 인간과 식물 사이의 대화. 이러한 것들을 인간 중심의 사유가 아닌, 대안적이고 급진적인 관점을 통해 경험하는 전시가 열렸다. 경기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중진작가의 작품 세계를 통해서다. 경기도미술관은 2021 경기작가집중조명 광대하고 느리게: 권혜원, 박은태, 조은지를 지난 11일 개막했다. 참여작가 권혜원, 박은태, 조은지는 인간과 비인간, 물질과 비물질, 노동과 인간, 그 관계의 사이를 이해하는 방식을 탐구하고 고민하며 신작을 제작했다. 권혜원 작가는 특정한 사건이나 기억이 배어 있는 장소들을 리서치하고 이것을 영상매체 기반의 작품으로 드러냈다. 리서치 과정에서 발견된 요소를 활용해 공간적이고 조형적인 설치를 가미해 시각화한 게 특징이다. 작품 나무를 상상하는 방법에서는 덕수궁 역사의 숨겨진 인물들을 상상하며, 인간과 더불어 존재해 온 덕수궁 내 식물들의 모습을 낯선 방식으로 포착했다. 급진적 식물학은 나무를 상상하는 방법과 함께 식물리서치 작업의 맥락에 함께 있다. 식물을 관찰하는 광학적 장치 기술을 작가만의 새로운 방식으로 적용해 고유한 설정 값을 뒤집어서 그것이 어떠한 결과물로 나타나는지 실험했다. 작가의 시도를 통해 투영된 이미지들은 식물이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박은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이 어떤 구체성을 획득하는지를 사실적으로 담았다. 부품의 대가 시리즈는 작가가 실제로 겪었거나 노동현장을 통해 바라본 노동자의 심정을 담으려는 시도다. 사진을 확대해 나타나는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그들의 표정과 노동의 과정을 그의 작품으로 제작했다. 작가가 보여주는 시각은 노동의 실체다. 자본주의의 상징적인 구조물로 대표되는 건축물 이면에 감춰진 노동을 들춰낸다. 조은지는 文漁의 무늬는 文이다의 작품에서 진흙과 먹물을 섞은 물질을 던지는 반복적인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인간이 아닌 존재가 인간과 결합됨으로써 구축되는 무의식에 대한 영역을 풀어냈다. 수행과 제의(祭儀)가 연상되는 구조의 공간에서 펼치는 행위는 어떤 것을 말할까. 전시제목 광대하고 느리게는 SF 소설가 어슐러 K. 르 귄의 단편집 『바람의 열 두 방향』 중 제국보다 더욱 광대하고 느리게에서 영감을 얻었다. 전시에 참여한 3인 작가가 긴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보여준 예술적 성취와 작업의 여정에 경의를 표하는 의미가 담겼다. 김현정 경기도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우리는 상대를 이해하려 할 때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양한 자료를 찾지만 이것들이 과연 진정으로 깊숙이 그 대상을 이해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를 작가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준다면서 문어, 식물, 노동 등 추상적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통해 존재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해보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2월27일까지. 정자연기자
2020년이 온통 범의 해였다. 판소리를 현대 팝으로 재해석해 중독적인 음악을 들려준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의 이야기다. 지난해 대한민국을 범으로 물들였던 이들은 최근 수원SK아트리움에서 수궁가 공연을 통해 또 한 번 이날치의 범을 보여줬다. 지난 14일 오후 진행된 공연에서 이날치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하나인 수궁가를 노래했다. 용왕이 병이 들자 약에 쓸 토끼의 간을 구하기 위해 육지로 나온 자라가 토끼를 유인해 용궁으로 데리고 가지만 토끼가 꾀를 내어 용왕을 속이고 다시 뭍으로 살아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판소리로 짠 것이다. 이들이 노래하는 수궁가는 전통 판소리의 주요 장면을 선별해 개성 넘치는 사운드 트랙으로 편곡했다. 이날 공연은 약성가, 말을 허라니, 허오리다-, 범 내려온다, 별주부가 울며 여짜오되 등 이날치의 정규 1집 수궁가의 무대로 꾸며졌다. 밝은 조명이 빛나고 이날치는 병든 용왕을 진단하는 내용의 약성가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용왕의 상태와 몸에 좋은 명약의 이름을 나열한는 곡으로 군더더기 없는 베이스라인과 함께 은은한 보컬로 시작됐다. 또 토끼가 간을 육지에 두고 왔다고 둘러대는 말을 허라니, 허오리다-에 이어진 신의 고향과 어류도감, 좌우나졸은 흥겨운 분위기로 고조시켰다. 이날치의 소리꾼 안이호는 판소리라는 게 가사가 잘 들리지 않아 이해하기 힘들지만 함께 즐겨주시길 바란다며 중간 중간 곡을 설명하기도 하며 쉬지 않고 무대를 휘저었다. 대중들이 많이 아는 범 내려온다는 특히 관객들의 몸을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수궁가의 마지막 대목으로 토끼가 수궁에서 살아 나와 집으로 가다가 독수리에게 붙잡히자 자신이 다시 한 번 꾀를 내 살아남는다는 의사줌치와 용왕이 토끼를 다시 뭍으로 보내주려 하자 별주부가 울며 설득하는 별주부가 울며 여짜오되는 판소리만의 합과 드럼과 베이스의 웅장함으로 신선한 사운드를 선사했다. 이날치는 이날 11곡의 음악과 두 곡의 앙코르를 끝으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공연을 본 한 관객은 이날치의 공연을 보기 전까지 판소리는 따분하고 지루한 것으로만 생각했다며 이날치의 음악으로 판소리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달라졌으며 특히 위드 코로나로 오랜만에 보는 공연이라 더욱 반갑고 즐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은진기자
●공연 연극 3D 우주로 간 토끼 17~19일 군포시평생학습원 / 고물상에 사는 토끼 송이는 달나라에 있는 엄마를 만나기 위해 재활용품으로 우주선을 만들어 우주로 간다. 이 공연을 관람하는 어린 아이들은 분리수거를 잘하는 고물상의 마스코트 송이와 함께 우주선을 만들며 재활용과 분리수거의 개념을 쉽게 깨우치게 된다. 아울러 미디어아트로 연출한 우주비행의 모습을 통해선 우주의 웅장함과 화려함, 생동감을 즐길 수 있다. 국악 내 이름은 사방지 19일 부천 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 / 부천문화재단은 조선시대 실존 인물 사방지의 삶을 판소리로 녹여낸 창극 내 이름은 사방지 등 연말까지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 이 창극은 판소리계 아이돌 스타 김준수가 사방지 역, 소리 신동에서 국민 소리꾼으로 우뚝 선 유태평양이 화쟁선비 역, 국악계 프리마돈나 박애리가 중성적 남성여자 홍백가 역, 경기민요 최정상 소리꾼 전영랑이 관능적 기생 매란 역을 맡았다. 기존 창극의 획일화된 음악 패턴을 과감히 깨는 작창과 악기편성이 볼거리를 더한다. ●전시 보구곶이 들려주는 이야기展 ~27일 김포 작은미술관 보구곶 / 전시는 5년 동안 벌어진 작은미술관 보구곶 내 이야기를 담는다. 또 이웃작가들의 작품에 담긴 보구곶의 봄과 여름 그리고 추수가 끝난 빈 논에서 펼쳐지는 가을 이야기를 전한다. 이번 전시에는 홍선웅, 김종정, 백광숙, 홍정애, 故문영태, 구나현 등 7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이들 작가들은 경계에 사는 보구곶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어머니들이 살아오신 이야기, 아버지들이 살아간 이야기,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BOOK+IMAGE10 도스토옙스키, 영혼의 탐험가 ~12월19일 파주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 시대를 넘어 인간을 가장 깊이 있게 이해하고 치열하게 그려 낸 작가로 평가되는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책과 예술을 잇는 시리즈 전시가 열린다. 이 전시에서는 그간 펴낸 도스토옙스키 전집과 관련 도서들, 그리고 200주년 기념으로 출간되는 리커버 시리즈뿐 아니라 표지 원화를 중심으로 도스토옙스키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언젠가는 꼭 읽어야 할 작가, 가장 문제적인 작가, 영감을 주는 작가 등 제1순위로 손꼽히는 도스토옙스키가 그리는 문학을 따라 200년이 지난 지금도 변치 않는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김은진기자
차세대 조성진 발굴에 나선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오는 20일 경기도유스오케스트라와 합동 공연을 펼친다. 앞서 경기필은 오디션을 통해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만 13세 이상~25세 이하) 20명의 유스 단원을 선발한 바 있다. 이때 선발된 경기도유스오케스트라는 이달 20일 오후 5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경기필과 함께 라흐마니노프&드보르작을 연주하게 된다. 이번 공연 1부에선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이 관객을 만난다. 17세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협연해 눈길을 끈다. 11세 때인 2015년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데뷔한 임윤찬은 올해 서울예술의전당 교향악 축제에 오른 최연소 협연자다. 2019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최연소 1위를 달성하고, 관객이 뽑은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 특별상도 차지했다. 이어 2부에는 드보르작 교향곡 8번이 선보여진다. 드보르작 교향곡 제8번은 1889년에 작곡돼 1890년 프라하에서 드보르작의 지휘로 초연된 작품으로 모국 체코의 아름다움을 따뜻하면서도 명랑한 분위기로 표현한 작품이다. 경기필은 공연 전 파트별 수ㆍ차석 단원들의 마스터클래스도 진행한다. 연주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지휘봉을 보는 방법, 지휘자의 종류 등 실제 오케스트라에 필요한 내용을 배울 수 있다. 정나라 경기필 부지휘자는 이번 합동 공연을 통해 학생들이 프로 오케스트라에서 필요한 스킬 등 소중한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연우기자
경기대학교 예술대학원동문전인 <모던조형전>이 14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김명희, 김문정, 박현숙, 박성자, 이동숙, 이수진 등 17명의 작가가 참여했으며 시대 흐름에 맞춰 현대적으로 변화한 서양화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형형색색 작품들이 반겨준다. 같은 서양화를 그리지만 작가 개개인의 취향과 크고 작은 붓 터치가 각기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올해 6번째를 맞이한 동문전을 위해 작가들은 일상 속에서도 틈틈이 예술을 이어가고 서로의 창작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수진 작가는 천염염색과 보리줄기를 사용해 작품을 만들어냈다. 특히, 보리줄기로 만든 작품은 음악에 푹 빠져있는 과거 우리의 모습을 표현했으며 은은한 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름다움이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룬다. 현재 우리 사회의 정치, 인종, 문화 등 전반적인 갈등을 이미지화했다는 박지유 작가의 ‘Harmony’는 박 작가 자신이 다문화 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낀 것들을 그려냈다. 다문화의 수용과 배타, 진부한 혼돈과 상처 등 봉사 현장에서 느낀 것들을 담아내며 그럼에도 화합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동숙 작가의 ‘공존’ 역시 화합, 공존을 이야기 한다. 흐릿한 소나무를 배경으로 한 ‘공존’은 나무 의자를 통해 공생의 관계에 대해 보여준다. 자연에서 오는 나무와 철은 서로 다른 듯한 형태와 성질이지만 하나로 화합됐으며 서로 기대야 완성되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 박성자 경기대학교 예술대학원 동문회장은 “작가 개개인의 바쁜 일상 속에서도 꾸준히 작품을 선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가 지각하는 색과 회화에 나타나는 색 사이의 구별이 뚜렷해지는 것처럼 동문 역시 뚜렷한 서양화의 장을 열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성정문화재단이 창립 40주년을 맞이해 오는 23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기념음악회를 연다. 아름다운 동행을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음악회는 세계적인 음악가로 발돋움하는 성정음악콩쿠르 출신의 젊은 연주자들과 대한민국을 빛낸 최정상 음악가들이 무대에 선다. 공연은 정치용 음악감독이 이끄는 수원시립교향악단이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에프게니 오네긴 중 왈츠로 포문을 연다. 이어 성정콩쿠르 출신의 음악가 첼리스트 문태국, 바이올리니스트 서유민, 피아니스트 이재영이 베토벤 3중 협주곡 C 장조 Op.56을 연주한다. 3중 협주곡(트리플 콘체르토)로 불리는 이 곡은 독주 악기 하나와 오케스트라가 때론 대립하고 때론 화합하는 통상적인 협주곡과 다르게 3개의 악기가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독주악기들의 화려한 개인기와 교묘한 앙상블은 이번 연주회의 백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부에서는 성악가들이 무대를 꾸민다. 소프라노 캐슬린 김, 세계 3대 오페라 극장을 사로잡은 테너 김우경, BBC카디프 콩쿠르 한국인 최초우승자 바리톤 김기훈이다. 이들은 첫사랑, 마중, 가고파 등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한국가곡을 비롯해 유명한 오페라에 수록된 곡까지 솔로, 듀엣 등 다양한 레퍼토리와 구성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지난 1981년 난파소년소녀합창단 창단으로 시작된 성정문화재단은 이후 40년간 척박한 문화예술 생태계에 씨앗을 뿌려왔다. 성정필하모닉오케스트라 & 청소년 교향악단, 성정트리오, 성정콰르텟 등을 육성해 예술의 문화 저변을 확대하고 성정음악콩쿠르를 통해 음악 인재 육성에 나섰다. 또 성정청소년열린음악회 & 찾아가는 음악여행(문화소외지역 무료순회공연) 등 예술의 가치를 나누고 소통하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종합예술단체로 성장해왔다. 성정문화재단 관계자는 특히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성정콩쿠르 출신의 아티스트와 대한민국 최정상 아티스트의 만남은 관객에게도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며 이번 연주회가 지난 세월 다양한 곳에서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애써준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정자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