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잇따른 공연…안산서 풍성하게 만나요

현대무용, 클래식,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한 달간 안산에서 펼쳐진다. 안산문화재단은 5일 현대무용을 기반으로 한 고블린파티의 여우와 돌고래 공연을 달맞이극장에서 선보인다. 육지를 거니는 여우와 바다를 헤엄치는 돌고래가 해안선에서 만나 여러 상황을 직면하며 서로의 틈을 느껴보고, 그 틈이 어떻게 생겼는지 관찰하며 성장하는 내용이다. 무용에 동화구연 등이 더해져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다. 11일에는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의 브런치콘서트 달달콘서트 클래식 공연이 열린다. 이헌석 작가의 곡 설명과 함께 피아니스트 정유리, 바이올리니스트 여근하의 연주로 소프라노 김선희, 바리톤 박정민, 아카펠라그룹 다이아 등 모습을 즐길 수 있다. 세상의 모든 크로스오버라는 주제로 옛 명곡과 미리 만나 보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감상할 수 있다. 이어 13일에는 국악계의 이단아라 불리는 경기소리꾼 이희문의 이희문 오방神과 공연이 펼쳐진다. 이희문이 오방신으로 분해 중생(관객)들과 함께 고통과 번뇌로 가득찬 속세를 탈출하는 사바세계(娑婆世界) 탈출기를 그리며 뽕끼 가득한 라이브 민요를 들어볼 수 있다. 24일~25일 해돋이극장에서는 연말에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명품 발레 공연 발레 트리플 빌이 찾아온다. 정형일발레크리에이티브가 참여하는 이 작품은 발레가 가지고 있는 미학적 구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미니멀하고 세련된 무대와 영상을 구현했다. 인간의 신체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조형미가 강조된 발레를 감상할 수 있다. 끝으로 27일에는 소극장 보노마루에서 숨바꼭질 씨어터가 진행된다. 美성년을 위한 美친 콘서트라는 테마로, 수능을 마친 고3 학생을 위해 서울예대 밴드의 연주가 마련된다. 서울예대 밴드는 수능 금지곡을 릴레이로 들려주며 신나는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공연은 안산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통해 입장이 가능하며 전석 무료다. 이연우기자

[이주의 공연전시] 더 쉐도우 外

●공연 드라마극 더 쉐도우 4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 / 어릴 적 한 번쯤 해봤을 그림자놀이가 아트로 탄생했다. 오로지 빛과 신체만으로 다양한 실루엣을 표현해 화려하고 신비한 예술을 보여준다. 온 가족이 함께 보고 공감할 수 있는 섬세한 스토리와 현대무용, 아크로바틱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소심하고 무기력한 주인공 재혁이 신비한 존재 아리나와 텔레파시로 교감을 나누며 모험을 떠난다. 전석 1만원. 미니오페라 늑대왕 로보&나이팅게일과 장미 5일 김포아트홀 / 대중적으로 접하기 어려운 오페라와 우리나라 전토 판소리의 디테일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색다른 공연이다. 소프라노 안혜수와 바리톤 주대범, 윤기연 지휘자가 함께한다. 어니스트 시튼의 소설 늑대왕 로보와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 나이팅게일과 장미를 소재로 서정적인 선율과 현대적 음악으로 재해석 했다. 여기에 아리아, 내레이션 등으로 극적인 연출과 음악적인 감성을 담았다. 전석 1만원 ●전시 SAD 키친 ~2일 안성 대안미술공간 소나무 / 예술가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홍콩 출신 작가 실라스 퐁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SAD 키친을 선보였다. 그는 2주 동안 매일 신선한 식재료로 요리를 만들어 먹고 설거지하는 것을 영상으로 담았다. 그는 예술가 직업 훈련학교 SAD(School of Artists Development)를 통해 어떻게 이 시대에 예술가가 될 수 있는지 실험한 것이다. 그의 이러한 시도는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며 왜 예술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교과서에서 만난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들 ~21일 오산시시립미술관 / 19세기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대표 화가 작품을 소개한다. 1~2전시실에서는 모네, 르누아르, 드가의 작품을 볼 수 있으며 3전시실에서는 고흐, 고갱, 세잔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인상-해돋이를 비롯해 수련을 대거 그린 모네, 여인과 어린이를 사랑스럽게 표현한 르누아르, 발레리나 모습을 다양하게 그린 드가, 인상주의 대표작가의 작품 50여점을 통해 교과서 밖에서 미술교육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김은진기자

하남역사박물관 '감일 백제 석실분-교류와 융합의 타임캡슐' 1월 16일까지

하남역사박물관 백제 초기(위례시대) 분묘 유적으로는 국내 최대수량을 자랑하는 하남 감일동 석실분의 독특한 문화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가 전국에서 처음 개최됐다. 하남문화재단 하남역사박물관은 2021 기획전 감일 백제 석실분-교류와 융합의 타임캡슐을 내년 1월16일까지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인다. 전시는 지난 2015년 11월~2019년 3월 진행한 감일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부지에 대한 문화재 조사에서 확인된 유적을 대상으로 했다. 감일지구 유적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확인된 백제 횡혈식석실분(橫穴式石室墳ㆍ굴식돌방무덤) 전체 수인 170여기 중 52기가 발견된 곳으로 위례(한성)시대로 한정하면 절반을 차지한다. 1부 찬란(燦爛)에서는 감일동 석실묘의 대표적인 껴묻거리(副葬品)이자 당대 최고급품으로 중국 남조에서 유행했던 청자 호랑이 모양 항아리(靑磁虎首壺), 청자 닭 모양 항아리(靑磁鷄首壺)를 통해 최고급품 교류의 흔적을 살펴본다. 국내에서는 최초 발견이며, 당시 백제인의 내세관과 주거양식을 짐작하게 해주는 부뚜막 모양 토기(?形土器), 낙랑을 제외하고는 삼국 중 가장 이른 시기의 누금기법이 발현된 금구슬(金製玉), 한성백제 분묘에서는 최초로 발견된 쇠뇌(弩機)를 볼 수 있다. 2부 전형(典型)에서는 외래계 물품과 함께 부장됐으나 오롯이 백제 한성기를 대표하는 유물들을 소개한다. 곧은 입 항아리(直口壺), 짧은 목 항아리(短頸壺), 넓은 입 긴 목 항아리(廣口長頸壺)와 뚜껑 있는 굽다리 접시(有蓋高杯)와 바리, 뚜껑 등 시기 설정의 기준이 되는 다양한 형태의 백제 토기와 네모머리못(方頭釘), 꺽쇠 등 목관 결구용품도 볼 수 있다. 더불어 하남 감일동 석실분 조사 상황을 영상으로 살펴본다. 3부 영원(永遠)은 삼국 간의 분묘 유적 비교, 중국과 일본의 유사 사례를 설명한다. 한성기 이후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이어진 감일동 사람의 삶을 돌아본다. 마지막 섹션에서는 국가 사적급의 중요 유적과 국보 혹은 보물 이상의 가치를 지닌 출토 유물을 보존하고 활용하게 될 가칭 감일백제박물관 건립 계획을 소개하여 고대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하남의 문화유산을 조명한다. 하남=강영호기자

[전시리뷰] 능동적인 작가의 발자취…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최욱경, 앨리스의 고양이’

‘요절한 비극적인 여성작가’, ‘비극적인 생애’, ‘페시미즘’. 1980년대, 한국 추상미술 대표 화가 최욱경 작가를 이르는 말이었다. 30여년이 지난 지금 최욱경 작가의 작품과 활동을 조망했다. 지난 27일 개최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최욱경, 앨리스의 고양이> 전시다. 이번 전시는 최욱경 작업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대한 작가의 관심과 시집 등 미술과 문학이 연계되는 다층적인 지점들에 주목해 최욱경의 작업 전반을 새롭게 읽어볼 수 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에서 선이 굵은 회화작품을 볼 수 있다. 특히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 10여점을 공개하게 됐다”며 “최욱경 작가에 대한 기존의 평가를 벗어나 그의 예술이 위치한 좌표를 재탐색하고 미술과 문학이 연계되는 자층적인 지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연대기를 나눠 ▲미국이라는 원더랜드를 향하여(1963~1970년) ▲한국과 미국, 꿈과 현실의 사이에서(1971~1978년) ▲한국의 산과 섬, 그림의 고향으로(1979~1985년) ▲에필로그 거울의 방 :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1986년 이후, 자화상) 등 총 4가지 섹션으로 구성됐다. (상단) '전쟁 전의 가족사진! 1973' / '무제, 1966, 종이에 아크릴릭, 42.5×57.5㎝' (하단) '섬들처럼 떠 있는 산들, 1984, 캔버스에 아크릴릭, 73.5×99㎝ / '화난 여인, 1966, 캔버스에 유채, 137×174㎝'첫 번째 섹션에서는 자유로운 붓 터치를 느낄 수 있는 ‘앨리스 기억의 파편’을 중심으로 최욱경 작가의 초기 작품을 볼 수 있다. 미국 유학에서 문화적, 언어적 차이를 느끼고 자신의 정체성의 혼란을 느낀 최 작가의 심정이 담겨 있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한 그의 면모를 볼 수 있다. 특히 서예, 민화, 단청 등 한국의 전통미술과 문화를 연구함과 동시의 뉴멕시코의 이국적인 자연풍경을 그려 규모가 큰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세 번째 섹션인 ‘한국의 산과 섬, 그림의 고향으로’에서는 한국에서 미술교육자로 활동한 그의 작품과 과감하고 화려한 작품에서 벗어나 다소 연한 색을 사용해 절제된 선과 구성을 강조하는 작품이 전시됐다. 특히 최욱경 작가의 주변의 산과 자연 풍경을 담아낸 작품이 많다. 마지막 섹션에는 그동안 대중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최욱경의 자화상과 그의 이력, 물건이 전시돼 있다. 자신을 제한된 시각으로 바라보던 ‘거울’을 깨고 관객들이 현시대에서 최욱경을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 작업실과 방에 그린 그림, 제자들을 가르치던 흔적, 출간한 시집, 이력서 등 외부적 시선과 달리 최욱경을 제대로 포착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전유신 학예연구사는 “여러 모험을 통해 성장해가는 ‘앨리스’처럼 꿈과 현실, 각국을 여행하며 자신을 성장시킨 독립적이고 능동적인 최욱경 작가의 모습을 부각하고자 했다”며 “작고 이후 전시가 계속되는 만큼 최욱경 작가의 이력은 계속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에서 더욱 많은 그의 경력이 나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최욱경 예술가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평이다. 직장인 서수현씨(42‧성남)는 "최욱경이란 예술가의 작품을 통해 그가 추구해 온 삶과 예술의 깊이를 깊숙이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면서 "단순히 비극적인 여성 예술가로만 알았는데 불꽃처럼 살다간 삶이 오랫동안 마음 속에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람객 지성은씨(33‧과천)도 "한국 추상미술의 대표 화가로만 알았는데, 전시를 보니 그가 예술활동을 할 때의 심경과 진심 등이 느껴지는 것 같다"면서 "한 예술가가 가진 프레임에서 벗어나 그의 삶을 다양하게 조망하는 전시가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은진기자

[이주의 공연 전시] 콩덕콩덕 뮤직 페스티벌 外

●공연 기억의 습작 27일 하남문화예술회관 대극장(검단홀) / 공연산책 여섯 번째 공연인 기억의 습작은 어쿠스틱 기타의 살아있는 전설, 기타리스트 함춘호와 이 시대 최고의 재즈 피아니스트라고 불리는 피아니스트 조윤성의 공연이다. 누구나 추억하는 내 마음의 노래라는 주제로 열린다. 세대를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적셔주는 명곡을 통해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한다. 보컬 고아라, 첼로 박새미로, 베이스 기타 박제신, 퍼커션 김정규가 출연해 연주의 풍부함을 더한다. 문화가 있는 날 특별 할인가로 전석 5천원에 관람할 수 있다. ●전시 수원화성, 사람들展 ~29일까지 수원 사진공간 움 / 한정구, 남기성, 홍채원, 신명우, 김미준, 강관모, 고인재, 이연섭, 이병권, 박영환, 이장욱씨등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회장 신명우)의 작가 11명이 참여한 사진전이 열린다. 수기사는세월의 흐름과 개발로 인해 사라져가는 수원의 모습을 2008년부터 사진으로 기록하고있다. 2011년부터 매년 회원전을여는데, 올해는 세계문화유산이자 수원시민의 휴식처인수원화성을 주제로 그 일대에 사는 평범한 이웃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영동시장과 지동시장, 수원천, 화성 안팎마을등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상인부터골목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할머니까지 소소하지만 정겨운 모습을 담은 다양한 사진을 볼 수 있다. DMZ 이후, 대지의 숨결 ~11월21일 양평군립미술관 / 양평군립미술관은 70여년 세월 속에서 DMZ에 살아 숨 쉬는 자연, 사람, 기억 등에 대한 현대인들의 삶의 질곡(桎梏)을 상징화시켜 새 시대의 희망과 번영을 이야기하고자 DMZ 이후, 대지의 숨결 전시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서 강용면, 금누리, 리장뽈, 박방영, 윤근병 등 38명의 작가는 회화, 조각, 설치, 공예 작품 90여점을 선보인다. 이들은 가족의 꿈과 미래의 희망, 자연 친화의 생태환경, 생명존중 삶과 존엄성, 한국전쟁의 잔상 등 4가지 주제로 DMZ의 아픔을 돌아보고 우리가 상상하는 다양한 미래의 모습을 담아냈다. 김은진기자

경기도극단, 창작희곡 공모 당선작 ‘위대한 뼈’ 무대화…11월18일 개막

경기도극단(예술감독 한태숙)은 다음달 18일부터 28일까지 2021 레퍼토리 시즌제 세 번째 작품으로 위대한 뼈를 선보인다. 위대한 뼈는 지난해 경기아트센터-경기도극단 제1회 창작 장막희곡 공모전에 참여한 111편의 희곡 중 최종으로 당선된 작품이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에 대해 신선한 소재를 힘주지 않고 표현, 인간의 존엄을 다뤘다며 색다른 레퍼토리 연극이 될 것이라 평했다. 경화역 서영화 배우 박진희 작가의 위대한 뼈는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유전자 변형으로 인한 사회 문제와 예기치 못한 상황 속 벌어지는 인간의 절망 및 의지를 긴장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작품은 사회적 입지가 좁아진 한 중년 남자(김병태)가, 가족의 외면과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물고기로 변하는 이야기다. 그는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결국 스스로 퇴화해 물고기가 되어 간다. 자기모순에 빠진 병태와 그런 남자를 찾으려 행적을 쫓는 경아ㆍ수민, 자신의 연구와 성과를 위해 병태를 이용하는 진박사, 송PD 등을 통해 우리의 왜곡된 자화상들을 그려낸다. 이번 작품의 총 연출은 한태숙 경기도극단 예술감독이 맡는다. 그리고 조용하지만 힘 있는 연기로 연극 무대와 스크린에서 활약 중인 배우 서영화가 극 중 경아 역할로 참여한다. 아울러 경기도극단 소속 김길찬, 연주하, 한범희, 박현숙, 권승록을 비롯한 다양한 매력적인 배우들이 참여한다. 이 작품은 만 13세 이상이면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R석 3만원, S석 2만원이다. 이연우기자

붉은 선들이 만들어낸 드로잉…카타리나 힌스베르크의 ‘드로잉의 선율, 맑은 공간’

길게 흘러내리는 빨간색 실, 가느다랗게 형태를 이루는 선들이 하얀 전시장을 가득 채워 절제감이 감돈다. 실 같이 보이는 알 수 없는 선들의 끝을 따라가다 보면 또 다른 형태의 작품을 접하게 된다. 하얀 전시장과 어우러져 강렬함을 뿜어내기도 한다. 오는 12월27일까지 화성 엄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전시 드로잉의 선율, 맑은 공간에서다. 이번 전시는 독일 출신 작가 카타리나 힌스베르크(Katharina Hinsberg) 작가의 작품 20여점이 선보여졌다. 온통 빨간색으로만 이뤄진 그의 작품은 얼핏 보면 가는 실 같지만,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종이로 만들어졌다. 카타리나 힌스베르크는 줄곧 드로잉의 본질과 확장 가능성을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는 드로잉의 재료와 기법, 역사 등 작가의 진지한 고찰과 연구가 집약된 작품을 보여준다. 그는 단순한 재료와 극히 제한적인 색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자아내 전시 공간을 가득 채웠다. 보통 종이는 드로잉이 이뤄지는 표면으로 사용됐지만, 작가는 종이에 그어진 연필 선과 색 선을 오려내면서 종이의 쓰임새를 바꿨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하얀 벽을 타고 길게 이어져 흘러내리는 종이와 바닥에 뭉쳐져 있는 종이 더미, 벽에 사각형으로 작은 조형을 볼 수 있다. 작품들은 자세히 살펴보면 잘린 종이 표면에는 더 이상 드로잉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다. 온통 구멍이 뚫려 있는 종잇조각만 남아있다. 하지만, 종잇조각들이 전시장에 걸리면서 전시장벽과 들어오는 빛 등의 상호작용으로 그림자가 생긴다. 이 그림자는 드로잉의 윤곽선처럼 보이며 그림이 변화하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관람객들은 보는 각도와 빛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작품을 보며 드로잉의 실상과 허상 간 존재의 관계를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카타리나 힌스베르크 작가는 작품을 통해 종이 위에 그어진 선을 3차원인 전시공간에 확장시켜 조형적 유희를 표현한다. 윤곽선을 오려내 평면과 공간을 넘나드는 것이다. 특히 예술계에서 회화가 자유로운 예술 언어로 예술적 폭을 넓히는 지금 카타리나 힌스베르크의 작품이 새롭게 다가와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엄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카타리나 힌스베르크의 독특한 드로잉의 기법과 재료를 색다르게 사용하는 작가의 진지한 고찰과 연구가 집약돼 있다며 그의 작품들은 통해 드로잉의 본질과 새로운 예술적 작품성에 대한 가치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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