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왕실

일본인들은 자기 나라 왕을 ‘덴노헤이카’(天皇陛下·천황폐하)라고 한다. 그냥 황제도 아니고 하늘의 황제, 또는 하늘이 내린 황제라는 뜻으로 그렇게 부른다. 그러한 최경칭의 지칭으로 자국의 긍지를 드높이고자 하는 것이 일본인 기질이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되기 전에는 현신(現神), 즉 살아있는 신이라고도 했다. 신이 아니라며 ‘인간선언’을 한 것은 종전이 된 이듬해다. 그래도 일본인들은 자기 나라 왕을 지금도 지극히 숭배한다. 왕실의 일거일동은 중대 뉴스다. 지난해 마사코 태자비가 황궁병원으로 해산하러 가는 길을 NHK 방송은 줄곧 현장 중계했다. 여기엔 아들 낳길 바라는 일본인의 국민적 염원이 담겼던 게 딸을 낳았다. 일본 왕실은 지금 나루히토 태자를 계승할 세손이 없어 걱정이 태산같다. 나루히토 태자는 딸만 1명이고, 태자의 동생 그러니까 현 아키히토왕의 둘째 아들인 후미히토는 딸만 2명이다. 아키히토 왕은 올해 70세다. 태자는 44세다. 세손이 다급한 형편이다. 문제는 마사코 태자비 또한 40대가 되어 앞으로의 임신이 불확실한 데 있다. 일본의 황실전범은 왕(천황)의 자격을 ‘황실 태생의 남성’으로 규정해놓고 있다. 만약 앞으로도 ‘황실 태생의 남성’이 나오지 않으면 나루히토 태자를 계승할 후계자가 끊길 실정이다. 이래서 얼마전에는 참의원(상원) 헌법조사회 공청회에서 황실규범을 고쳐 여성도 왕위 계승권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전통의 고수를 주장하는 보수층 반발에 묻혀 공론화 되지 못하고 말았다. 이래저래 나루히토 태자부부, 특히 마사코 태자비는 왕실 안팎에서 아들 낳길 바라는 무언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 왕실이 세손 후계자를 보게될 것인지, 아니면 부득이 여왕을 받들게 될 것인지 앞으로의 일이지만 두고 볼만 하다. /임양은 주필

기고/경기.국회의원 포럼 결성을

새 국회가 개원한다. 국회의원들은 유권자들에게 여러 가지 선거공약을 내걸고 당선 되었다. 일찍이 H 스펜서는 “각종의 정당이 일반투표에서 다수표를 얻기 위하여 그들이 각기 보다 좋은 사회복지의 약속을 서로 경쟁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발견하는한 국민의 선거권을 확장하는 것은 하나의 위험물”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서 “국민은 국가가 그들을 돌보아 줄 것이라는 관념에 젖게 되어 결국 국민들은 독창력의 정신과 기업의 정신을 상실하고 만다”고 주창했다. 17대 국회에 진출한 경기도 출신의원들은 50명이다. 이들이 각자 자기 선거구에서 여러 가지 달콤한 지역발전을 위한 공약을 내걸었다. 크게 잘못된 것이다. 지역발전의 임무는 지방자치단체에 있다. 지방자치가 실현되기 이전에는 국회의원들이 지역발전을 위한 사업에 관여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지방자치단체나 지방의회에서 지역발전을 위한 노력이 많은 성과를 이룩해 놓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비집고 들어올 자리가 없다. 유권자들도 국회의원들에게 지역발전을 위한 그들의 공약은 허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국회의원들은 지역발전을 위한 공약이 지방단체의 일이라는 것을 솔직히 고백하고 그 공약을 포기한다고 유권자들에게 사과하고, 국가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고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법을 만드는 일에 노력하고 나서야 한다. 정치는 국가의사의 최고 결정이고 그 수행의 최고지도이다. 그 동안 한국의 정치는 위와 같은 기능을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가 도맡았던 것이다. 원래 좁은 의미에서 정치는 국가권력의 조직작용이다. 따라서 행정은 국가의사의 구체적 수행을 이행하는 국가권력의 관리작용인 것이다. 그동안 양자의 관계가 전도 되어있었던 관계로 관료정치로 타락하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노무현대통령은 정치를 정당과 의회에 맡기고 행정부는 민생 챙기기에 열중한다고 했다. 이제 국회는 국민의 전반의사를 수렴해서 그 수행의 최고지도의 자리에 서야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어느 때 보다도 중대한 시련에 봉착하게 되었다. 우리의 동맹국인 미국이 한국주둔군을 감축하면서 일본을 발판으로 태평양 시대의 주도권을 강화하려고 한다. 중국의 무서운 국가발전을 견제하려는 거시적 움직임이 시작되었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를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재정립하여야 한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외교관계를 다시 서둘러 냉전의 시대로 되돌아가는 밀월여행을 꿈꾸고 있다. 남북관계와 더불어 중국과 러시아와 외교관계도 풀어나가는 일이 그리 쉽지 않다. 이제 새 국회는 세계 4대강국의 틀 속에 우뚝 서는 동북아 중심의 국가로 자리잡게 하는 일에 매진하여야 한다. 한국의 경제발전은 2차대전후 냉전의 양국체제에서 폐쇄된 공산국가를 방패삼아 자유세계의 시장경제에 뛰어들어 무섭게 발전해 왔다. 이제 이웃 중국과 러시아가 공산권의 붕괴와 함께 광대한 토지에 비축된 지하자원과 많은 인력을 동원하여 우리와 경쟁의 대열에 서면서 태평양 시대의 주역을 꿈꾸고 있다. 첫번째로 부대끼는 곳이 우리 경기도임은 말할 나위 없다. 지정학적인 면에서도 그러하지만 이제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는 터전이 경기도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1천만 인구가 살고 있는 행정·경제도시를 배경으로 1천만의 인구와 함께 광활한 경기도 지역이 새로운 시대의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새 시대란 A 토플러가 주창하는 제3의 물결시대를 뜻한다. 다품종·소량화 산업시대에 걸맞는 벤처기업의 터전이 경기도이며, 소규모 공업단지가 산재한 가운데 농촌도 살리고 소규모의 이상도시 마저 건설하면서 동북아의 허브로써 명실공히 한반도의 살림을 떠맡는 주역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경기도의 지역발전이 곧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새 국회의 주인공이 된 경기도 출신 50명이 자주 모여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경기도 발전을 위한 논의를 여야를 떠나 자주 하여야 할 임무가 있는 것이다. 50명으로 뭉쳐진 경기도 국회의원 포럼을 결성하여야 하는 것이다. 지역발전 공약은 지방자치단체에 맡기고 국가의사의 결정을 경기도를 중심으로 수행하도록 하는 지도력을 발휘하였으면 한다. /이달순.민주평통 경기부의장

천자춘추/도덕산에 올라

지난 5월14일 집 뒤에 있는 도덕산(道德山)에 올랐다. 비록 산세(山勢)는 볼품 없는 작은 야산에 불과하지만, 광명시로선 빼놓을 수 없는 명산이요, 많은 시민들이 즐겨찾는 휴식공간이다. 산 위에는 팔각정이 있고, 광명시 전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게 가슴이 다 시원하다. 여기엔 무엇 하나 시야를 가로막을 불의(不義)도, 부정(不正)도, 부패(腐敗)도 없다. 오로지 자연 그대로의 상쾌한 정상일 뿐이다. 그윽한 솔향기를 비롯해 숲 향기도 그런 대로 괜찮다. 안온하다. 그래서 나는 가끔 시간 날 때마다 이 산을, 혼자 또는 아내나 문우들과 찾는다. 더욱이 그날은 내 귀가 빠진 날이요, 무엇보다 탄핵소추에 대한 헌재의 판결이 나는 날이라 더 의미깊게 올랐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광명(光明)’이니, ‘도덕산(道德山)’이니 하는 그 이름들이다. 광명은 문자 그대로 빛 ‘光’에 밝을 ‘明’을 써 ‘光明’이라 하고, 도덕산은 길 ‘道’에 덕 ‘德’자를 써 ‘도덕산’이라 부르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광명정대(光明正大)한 도시요, 도덕과 윤리를 생명처럼 여기는 유토피안가. 이 두 이름만 생각해봐도 광명의 표방처럼 ‘시민이 살고 싶은 도시 광명’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나는 웬지 광명이 좋고, 광명 사람들이 좋다. 착하고 순수하고, 그 어느 도시보다도 정겹고 예절 바르고, 윤리와 도덕을 아는 시민들 같다. 일찍이 조선의 명 재상이요, 청백리로 유명했던 광명의 상징, 오리(五里) 이익 선생의 고귀한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은 듯 싶어 참 좋다. 그렇다. 도덕이란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인륜이요, 도리’이다. 얼굴을 바로 하고 고개를 높이 쳐들고 앞만 보고 당당히 나아가야 할 우리 인간들의 기본적 덕목이다. 윤리와 도덕이 무너지면 개인은 물론, 가정도 단체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한 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우리는 윤리와 도덕이 붕괴한 정치, 사회 현실을 무수히 보아왔다. 이제 아픈 상처를 딛고, 노무현 정부 2기가 새로이 출범한다. 비장한 결의로 다시는 도덕적 타락에 빠지지 말라. 국무총리 문제부터 상생(相生)의 큰 정치를 펴라. 결코 중심을 잃지 말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오직 경제와 안보의 중심에만 우뚝 서있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김남웅.광명 충현고교장-시인

기고/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6월은 49주년이 되는 현충일과 6·25 전쟁이 발발한지 54주년이 되는 달이다. 동족상잔의 피로 물들였던 조국의 산하에 포성이 멎은지 54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못다핀 나이에 조국을 위해 산화한 님들의 원혼은 여전히 동강난 조국의 아픔을 애달퍼 하는게 오늘의 현실이다. 한국전쟁후 반세기가 지난 세월이 흘러 이제 남북관계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남북간에는 분단되어 서로 다른 체제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는 남북간 화해무드를 이끌어 공동 발전해 가기위해 정치, 경제, 사회, 각부문에서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한편, 최근 우리경제는 사상 초유의 고유가와 원자재값 상승, 경제 블록화라는 세계적인 새로운 경제환경과 경제적 난관에 부딪혀 온국민이 상생과 화합의 틀속에서 이를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하며 경제회생을 위해 온갖 총력을 기울일 시점에 와있다. 이러한 가운데 금년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보훈처에서는 나라와 겨레를 위하여 신명을 바치신 호국·영령들의 호국정신을 선양할 계획이며, 호국·보훈의달 행사를 보다 알차고 보람있게 국민과 함께 하기위해 6월 한 달을 주제별로 행사기간을 정하여 실시할 계획으로 있다. 먼저 현충일이 들어있는 1일부터 10일까지는 추모의 기간으로, 11일부터 20일까지는 감사의 기간으로, 21일부터 30일까지는 화합과 단결의 기간으로 정하여 그에 걸맞는 각종행사를 추진한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국가유공자의 공헌과 희생이 우리 후손들에게 항구적으로 존중되고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이 영예로운 생활이 유지보장되도록 각종 지원을 통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아직도 많은 부분이 미흡하다고 생각된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민모두가 보훈의 참뜻이 무엇인지 또 우리모두는 그분들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것인지를 다시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구국의 일념으로 이땅을 지켜왔듯이 우리들도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교훈삼아 보다나은 미래를 위하여 우리의 중지를 모으고 힘을 합하여 나아갈 때라고 생각된다. 오늘날 우리가 자유민주주의 체제속에서 안정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수 있는 것은 지난 날 그분들이 나라와 겨레를 위해서 신명을 바친 공헌과 희생위에 이룩된 것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금년 호국·보훈의달을 맞아 나라와 겨레를 위하여 헌신하신 그분들의 희생과 공헌에 대하여 보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춘석 의정부 보훈지청

"6월 2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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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립골프장 건립의 전제조건

용인시는 시립골프장 건설에 좀 더 객관적 타당성을 진단시켜 보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선 지역사회의 공청회를 통한 공론화가 있어야 하고 남사면 통삼리, 백암면 가창리 일원의 후보지 62만9천평 규모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와 함께 인근 주민의 동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용인시는 아직 시립골프장 조성 기본조사 설계용역비 12억8천500만원마저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되어 그럴 계제가 안된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그래도 이것이 병행되어야 설득력을 지닌다. 또 경영수익사업과 더불고자하는 골프학교 개설 등 꿈나무 양성에 대한 구체적 추진 계획이 서 있어야 한다. 이래야 무려 1천400억원이 투입되는 시 직영사업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가능하다. 이런 사업의 구체성 제시없이 그냥 시가 골프장을 만들겠다고 하면 그렇지 않아도 골프장천국인 터에 무슨 또 시립골프장이냐는 핀잔을 듣는 게 당연하다. 시 재정을 위한 경영수익사업이란 것도 하필이면 웬 골프장 장사를 해야만 하느냐는 반박도 들을 수가 있다. 그러나 좀더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용인이 골프장을 23개나 갖고 있는 골퍼메카로 이미 자리매김된 마당에 18홀 규모의 시립 대중골프장을 만드는 걸 꼭 나쁘게만 볼 이유는 있을 것 같지 않다. 다만 이같은 관점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경영수입의 전망이 담보되고 골프영재 양성이 확실하게 보장되는 구체적 사업계획의 가시화가 제시돼야 한다. 이번에 시의회에서 기본조사 설계용역비 12억8천500만원을 전액 삭감한 이유가 이같은 사업계획의 구체성이 결여됐기 때문이라면 삭감된 게 마땅하다. 용인시는 설계용역도 갖지못한 상태에서 그같은 사업계획의 구체성 제시는 무리라 할지 모르겠으나 그렇지가 않다. 만약 설계용역을 해보아 마땅치 않아 그만 둘 요량이라면 거액을 들여 굳이 시작해볼 필요가 없다. 용역비 12억8천500만원만 날리는 시도라면 소중한 시민의 세부담인 예산만 낭비된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와 지역주민의 반대가 없는 이러지 못해 설령 반대가 있어도 설득할 수 있는 검증 절차를 거쳐야 일사불란한 사업추진이 가능하다. 중도에 봉착하는 난관으로 갈팡질팡 할 것 같으면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시립골프장 건립이 단순히 시 편의적 시설이거나 유지들의 공짜 출입 단골이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래포구를 보존하자

인천 소래포구는 수도권에서 마지막 남은 도심 속 어촌 마을이다. 썰물 때면 바닥이 드러나는 천혜의 자연포구다. 갯내음을 맡아가며 280여척의 어선들이 잡아 온 싱싱한 새우, 꽃게, 농어, 젓 등 각종 해산물을 접할 수 있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드는 명소다. 그러나 수도권 최대 관광 어촌인 소래포구가 주변지역의 집중개발로 파장 위기에 처했다. 최근 반경 3km 내외에서 철도·고속도로·아파트·골프장· 해안매립 사업 등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어 몇년 후면 관광객, 해양생물, 철새가 찾지 않는 황량한 포구로 전락될 것으로 우려된다. 논현2지구택지개발사업, 수인선 복선전철사업,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사업, 소래·논현지구 개발사업, 송도경제자유구역 11공구 매립사업, 폐염전지대 골프장 건설사업 등이 진행 중이거나 착수예정에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일련의 개발 움직임에 대해 민간기업과 인천시, 남동구 등은 개발이 불가피한 데다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 창출, 지방자치단체의 세수 증대 차원에서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소래포구에서 북서쪽으로 3km 떨어진 그린벨트 지역 내 폐염전 부지 23만여평에 골프장을 건설하고, 더구나 남서쪽 3km의 바다 217만여평을 매립하는 것은 포구 일대의 갯벌과 자연생태계 교란은 물론 주위 경관을 훼손하는 극히 무분별한 개발이다. 특히 고속도로, 철도 등이 잇따라 들어서면 주위 풍경이 살벌해지고 갯벌 오염 등으로 어업환경이 나빠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각종 공사가 해수 흐름을 바꿔 소래포구와 인근 갯골과 수질을 악화시켜 주변 동식물의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 소래포구 일대에 각종 개발사업이 집중되는 것은 수도권에서 더 이상 대규모 나대지를 찾기 어려운 데다 인천의 도심과 고속도로에서 가까운 ‘노른 자위’ 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도권의 유일한 자연포구 , 갯골, 인접한 생태계는 바닷물이 먼 바다에서부터 드나들어야 유지된다. 지금이라도 늦지는 않다. 정부 차원에서 어민과 상인의 생존은 물론 추억과 낭만이 서린 소래포구의 갯벌과 생태공원에 서식하는 검은머리 물새떼를 비롯한 각종 조류와 희귀 염색식물 등에 대한 보존에 나서기 바란다.

나라없는 백성?

중국 산둥성(山東省)교도소에 수감 중인 최영훈씨(41)가 아내에게 보낸 편지 가운데 이런 대목이 있다. “내 마음은 항상 당신과 아이들과 함께 있고 마음은 갇힌 자가 아니라 세상을 훨훨 날아 다니면서 나의 소망과 삶을 위해 살고 있어…” 또 이런 대목도 있다. “하루 종일 먼지 날리는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당신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려. 고생스럽지만 감옥에서 나갈 때까지 참고 견뎌주기 바래…” 딸들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런 말을 했다. “기쁨의 극치는 받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주는 데 있단다. 기쁨은 실제로 남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어서 그 기쁨을 맛본 사람만이 알 수 있어” 그리고 또 이런 말도 했다. “아빠 소원이 무엇인지 알고 있니? 남북한 민족이 사랑하고 단합해서 통일되는 거란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빠지만 티끌이 모여 태산이 된단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작은 사랑 실천이야. 나머지는 전문가들이 하고 남북 정부가 해야겠지…” 중국에서 자그마한 사업을 하던 최씨는 지난해 1월 옌타이항에서 탈북자 80여명을 탈출시키려다가 중국 경찰에 체포되어 징역 5년 형을 선고받고 1년4개월째 복역 중이다. 얼마전에 어느 신문에 보도된 그의 편지 내용이 이토록 애절하다. 신문 보도는 자신을 체포하고 기소하고 재판한 사람들은 그 사람들의 직분이니까 중국 당국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그의 심경을 전했다. 지난 한해동안 중국이 탈북자들을 붙잡아 북송한 수가 8천여명에 이른다. 아직도 중국에서 숨어지내는 탈북자가 약 1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는 평양정권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까 두려워 북의 인권문제엔 일체 입을 다물고 있다. 중국에도 역시 정부 관계자들의 눈치를 살피느라고 들려주기 거북한 말은 아예 입을 봉하고 있다. 이 바람에 죄같지 않은 죄를 진 최씨 같은 사람들만 고생을 하고 있다. 민족사랑을 하다가 감옥살이를 해도 남의 일처럼 못본 체 한다. 그는 나라없는 백성이 아니다. 나라의 주권 체모가 참으로 말이 아니다. /임양은 주필

광교산의 아침/6.5 재보선, 세금 지키는 선택을

6월5일 부천·평택시장과 광역의원 8명, 기초의원 5명을 뽑는 재·보선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지난 4월15일 제17대 국회의원을 뽑은지 불과 두 달도 안돼 또다시 선거가 치러지고 있는 것이다.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나 정당도 죽을 맛이겠지만 또 다시 투표장과 유세장으로 내몰리는 유권자도 지긋지긋할 것이다. 그런데 ‘정치는 뒤도 돌아보고 싶지 않다’고 극심한 정치불신을 보이는 유권자중 재·보선을 치르면서 정작 ‘내 주머니가 비어가고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4~5년 마다 찾아오는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는 전국적 축제로 그 비용을 국비로 충당하는 만큼 일반 유권자 개개인이 그 비용문제에는 큰 관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본선거가 아닌 재·보선의 비용은 모두 그 지역 주민들이 내는 세금, 즉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으로 부담한다면 한 번쯤은 되돌아 보아야 할 대목이 아닌듯 싶다. 94년에 개정·정비된 선거법 277조는 ‘단체장 및 지방의원의 정치적 포부와 각종 비위행위로 인해 재·보선이 실시될 경우, 그 선거비용은 모두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오는 6월5일 실시되는 재·보선으로 인해 경기도는 37억3천만여원, 부천시는 16억5천700만여원, 평택시는 11억1천200만여원, 수원시는 11억200만원, 안산·김포· 성남 등은 5억여원, 기타 용인·안성· 안양 등은 4억6천만여원에서 4억8천만여원, 의정부·광명 등은 1억1천만여원에서 1억3천만여원까지 모두 71억200만여원을 도민 및 시민들의 세금(예비비)으로 충당해야 한다. 물론 내고장을 위한 일꾼을 뽑는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그 정도 비용은 감수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웬지 씁쓸한 뒷맛을 버릴 수 없다. 이번에 치러지는 재·보선의 사유가 대부분 지난 2002년 6월13일 실시된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됐던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중 선거법을 위반했거나 각종 비리에 연루돼 그 직을 상실함에 따라 실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기초의원은 광역의원을 향해, 광역의원이나 시장·군수는 국회의원을 향해 과감히(?) 지역주민들의 고귀한 선택을 외면하고 더 높은 곳을 향한 정치적 야욕으로 실시되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현상은 이번 6·5 재·보선뿐만은 아니다. 앞전에 이인제 전 지사의 중도하차로 인한 도지사도 있었고 또 어쩌면 앞으로 실시될 재·보선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때문에 공직사회에서는 ‘선출직 공직자들의 출마나 비리로 실시되는 재·보선의 선거비용을 지자체가 전액 부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식의 이의도 제기되고 있다. 본 선거 당시 제대로 된 도덕성, 제대로 된 인격, 제대로 된 봉사정신 등을 제대로 검증않고 학연이나 지연 등을 앞세워 뽑은 유권자들의 무책임이 결국은 주민들 혹은 자신을 위해 자치단체가 쓰기위해 비축한 예비비를 낭비하고 나아가서는 자신들의 혈세를 축내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도 선관위 한 관계자는 선거법 개정이후, 도내에서 정당한 사유로 재·보선이 치러진 것은 고 심규섭 국회의원의 사망으로 실시된 지난 2002년 안성 보궐선거가 유일하다고 기억하고 있다.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한번 엎지른 물은 두번다시 쟁반으로 돌이키지 못한다)이라 했다. 이번 재·보선을 맞은 지역의 유권자들은 진정 심사숙고한 참정권을 행사해 두번다시 재·보선을 치르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뒤늦은 후회를 하지 않도록 말이다. /jungih@kgib.co.kr /정일형 정치부장

천자춘추/기러기 아빠

‘기러기 아빠’란 말은 우리나라에서만 들을 수 있는 단어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하여 부부가 몇년 아니 몇 십 년을 떨어져 살면서 남편은 아이들 교육비를 대기 위하여 한국에 남아 마치 돈버는 기계가 되어 버린 경우가 많다. 때로는 그렇게 살다 부부가 아주 남이 되어 버린 경우도 주위에서 종종 보게 된다. 또한 요즘에 젊은 부부들 사이에는 아이들의 교육비 때문에 아예 자식을 낳지않아 영아 출생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왜 이렇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별난지 모르겠다. 물론 우리나라 교육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의 교육 때문에 가장 근본이 되는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 자체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인생은 성적순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일류대학을 나와야 잘사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많이 했다고 잘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요즈음 세상은 IQ보다는 EQ가 높아야 살아가기 쉽다. 그런데 실제로 일류대학을 나온 사람은 IQ는 높은데 EQ가 낮은 경우가 많다. 이는 지나치게 지식위주의 교육에 치우치다 보면 인성교육이 부족해지고 성격이 외곬로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자식을 위하여 남편도 없고 가정도 없고 하늘처럼 받들다 보니 아이들의 교육은 땅에 떨어지고 버릇이 없는 그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문제의 아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현재 청소년들이 약물남용, 마약, 술 담배, 성적 타락 등의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교육이 지식 위주로 흐르다 보니 인성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교육의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 일찌감치 유학을 가서 공부한 아이들이 대부분 가족관계라든가 형제간의 우의보다는 개인주의에 빠져 지나친 핵가족 중심으로 가다보니 너무 살벌해지고 부모를 노후에 모신다든가 형제간에 서로 돕고 산다는 개념이 전혀 없다. 동양의 아름다운 풍습은 없어지고 서양문화가 자리를 잡게 되면서 정신적 지주인 아버지의 위치가 흔들리고 돈만 벌어주는 기계의 역할을 하게 되므로 불쌍한 아버지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 한심스럽다. 이렇게 사회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것은 교육도 문제지만 여성들의 의식과 생각이 바뀌어야 된다고 본다. 우리나라 여성들, 어머니들의 올바른 가정교육을 통하여 아이들이 제 위치로 돌아오고 아버지의 위치를 되찾아 주어야 한다. 모두들 자기 위치로 돌아 갈 때 이 사회는 건전한 사회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김경옥.경기도약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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