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웰빙’이 우리 시대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웰빙의 사전적 의미는 행복, 안녕, 복지 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나 요즘 웰빙은 바쁜 일상과 인스턴트식품,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함축적으로 의미한다. 웰빙 열풍은 우리 식탁에 매일 오르는 식품에 있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바로 ‘안전하고 좋은 품질의 먹거리’를 선택하고자 하는 음식문화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구리시는 우리 농어민들이 땀 흘려 생산한 안전한 농수산물을 공급하는 이른바 ‘공영도매시장’인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은 구리시는 물론 경기북부와 서울동북권 주민 1천200만여명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다. 수도권 동북부 주민들의 먹거리 공급을 위해 구리도매시장은 농어민들이 금방 수확한 농수산물을 우리의 식탁에 신선하고 안전하게 올리기 위한 유통인들의 활기찬 움직임이 새벽공기를 후끈 달군다. 도매시장은 소비자와 생산자를 잇는 가교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생산자에게는 땀 흘린 만큼의 가격을 유지해주고 소비자에게는 유통거품을 뺀 적정가격에 안전하고 좋은 품질의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도록 이어주는 공간이다. 단순히 중개역할만 해오던 도매시장도 이제는 식품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에 걸맞는 안전성 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웰빙시대의 주역으로써 그 역할을 충실히 하려는 것이다. 농산물안전성검사실 운영,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제 실시, 친환경 농산물 유통 활성화 방안 마련 등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구입한 농수산물에 혹시라도 이상이 발견되면 바로 리콜해주는 고객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도매시장의 꽃이라고 불리는 활어 전문매장인 ‘수산 2동’을 개장, 안전하고 싱싱한 활어를 직접 골라 즉석에서 맛볼 수 있는 장소로 지상3층, 지하1층에 2천299평의 규모로 증설하는 등 소비자들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활어전문 회 센터인 수산 2동의 가장 큰 특징은 안전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산지에서 막 올라와 펄떡거리는 활어가 어떻게 우리 식탁까지 오르는지 생생한 거래과정을 엿볼 수 있다. 싱그러운 주말, 가족 나들이 삼아 구리도매시장내 회 센터를 찾으면 활기찬 시장분위기에서 활력을 찾고 저렴한 가격으로 신선한 먹거리도 구입할 수 있다. 또 식사후 시장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구리시 명소인 동구릉(東九陵)을 찾는다면 가벼운 산책과 청량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1일 웰빙 투어 코스’도 될 수 있다.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은 지난 97년 개장 이후 안전한 농수산물 공급을 위한 수도권 동북부의 유통중심지의 역할은 물론 지역사회 발전의 원동력에도 한 몫을 해오고 있다. 대지 18만6천여㎡, 건물 12만4천여㎡의 큰 규모의 구리도매시장은 연간 5천여억원의 농수산물을 취급하면서 돌다리 상권은 물론 로데오 거리 등 주변 상업지역 활성화로 취업기회가 확대되고 금융산업이 발달하는 등 지역경제의 활력소로 ‘삶의 질이 높아지는 친환경 구리시건설’에 ‘효자’역할을 하고 있다. 구리도매시장은 구리시에서도 인창동에 위치하고 있다. 인창(仁倉)동이란 뜻을 풀이해보면 공영도매시장인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이 이곳 구리시 인창동에 터를 잡게 된 필연적인 이유가 있다. 인창동은 인장(仁章)마을과 동창(東倉)마을에서 한 자씩 따서 만든 것인데 이중 창(倉)자는 곳집(곳간으로 사용하게 지은 집)이란 뜻으로 다시 말해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이 ‘곳간’역할을 하기 위해 이곳에 위치한 것이 아닐는지…. 옛말에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다.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보호하고 나아가 국민 생활 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된 시장이다. 구리도매시장이 공영도매시장으로써의 역할은 물론 수도권 동북부 주민 1천200만여명의 안전하고 신선한 농수산물 공급을 위한 곳간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길 기대해 본다. /이무성 구리시장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국민 소득이 높아지고 삶의 질이 풍요로워졌다지만 우리 정치는 후진성을 면하지 못한다고 평소 생각하여 왔다. 그동안 군사정권으로 인하여 민주화의 걸림돌이 되어왔던게 사실이다. 군사정권이 물러가고 민주화 투쟁을 하였던 정치가들이 정권을 잡으면서 그동안 파묻혔던 정치비리와 부정부패가 밝혀지는 과정에 우리 사회는 웬지 더욱 시끄럽고 어수선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그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국민들 중에, 흔히 말하는 보수세력 부류에 속하는 사람들은 마치 우리나라가 망하는 것 같이 비판하는 것을 주변에서 보아왔다. 나는 정치가 투명해지는 과정에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부담금으로 생각하고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해 왔다. 우리나라의 야당은 견제세력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무조건 당리당략을 위하여 반대하고 대통령이 소신껏 일을 못하도록 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대통령의 탄핵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대통령이란 누구인가? 나를 대표하고 나라를 대표하고 내 몸으로 말하면 심장과 같은 기능을 하는 군주다. 한의학에서는 심장을 군주지관(君主之官)이라고 한다. 심장이 병이 나면 사람은 죽게 된다. 아무리 대통령이 잘못하는 점이 있더라도 대통령으로 선출한 이상 부족한 점은 감싸주고 잘하는 점은 적극 지지하여 소신껏 나라를 위하여 소신껏 국정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밀어 주어야 이 나라가 발전 하지 않겠는가. 누구든지 단점이 없는 사람은 없다. 대통령이 말실수를 한다고 야단이다. 말실수는 지엽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 분의 중심이 무엇인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대통령을 무시하면 외국사람은 우리 대통령을 어떻게 볼 것인가 나는 단체장으로서 대통령 못하겠다고 하신 그 분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 할 수가 있다. 나도 단체장으로 임원과 회원들이 사사건건 일을 못하도록 목덜미를 잡고 비판한다면 회장을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이제 국민들은 정치싸움하지 않고 서로 상부상조하는 국회를 바라고 있다. 야당의 여성대표가 너무도 잘하시는 것 같다. 이젠 옳지 않은 것은 견제하고 지원 할 것은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야당으로서 변화 되는 것을 볼 때 우리 정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되는 것 같다. 정치가 투명해지고 선거가 깨끗해지고 부정부패가 없어지고 모두가 잘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여성 단체장으로 야당의 여성대표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초심을 잃지 않으시길 바라며 밝은 미래를 기대한다. /김경옥.경기도약사회장
담 너머에 곱게 핀 라일락꽃 한 송이 꺾어달라 조르던 단발머리 소녀야 금년에도 어김없이 봄은 또 오고 라일락 향기가 온 누리를 적시는데 세월에 밀려 밀려 빛 바랜 추억 뒤에는 껍데기만 덜렁 남은 나그네가 서 있구나 라일락꽃을 꺾자 떼를 쓰던 사람아 자네도 어느 댁 할머니가 되었겠지 오월이면 다가서는 라일락 향기 이제는 묻으련다 추억에 일기장에 다시는 다시는 찾지 않을 아주 먼 기억 속으로 / 이병권
{Image}
농업은 우리 모두의 뿌리다. 이러한 농업분야가 개방되면서 농업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의 뿌리를 지키는 덴 농업인들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소비자인 도시인들의 관심이 있어야 국적있는 농업을 지키고자 하는 우리 농업인들에게 용기와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농협경기지역본부와 본사가 맺은 ‘농촌사랑운동협약조인’은 바로 농·도(農·都) 상생으로 우리의 국적있는 농업을 지켜 육성하고자 하기 위함이다. 지역사회의 대표적 농업 및 농업인 기구인 농협경기지역본부가 ‘농촌사랑운동’을 펼침에 있어 이를 활성할 지역사회의 커뮤니케이션 참여가 있어야 한다고 믿어 본사 또한 공동추진의 일익을 맡았다. ‘1촌1사운동’은 ‘농촌사랑운동’일환의 덕목 중 가장 기대되는 역점 과제다. 도시 소비층인 각 기업 및 기관·단체마다 농촌과의 자매결연으로 농산물 유통 등을 정례화하는 것은 상호 실익을 증진하기에 충분하다. 이는 또 우리 농업이 지닌 해외경쟁력의 취약점을 우리 스스로가 도와 자생력을 갖게하는 농촌사랑이며 나라사랑이기도 하다. 기업 및 기관·단체의 체험농장 방문과 농업인의 자매결연 상대 견학 등은 상호 관심속에 공동체사회를 형성하는 사회통합에 또한 크게 기여할 것이다. 흙은 생명체의 근원이다. 콘크리트벽과 아스팔트 바닥에서만이 생활을 영위해야 하는 도시인들에게 그래도 흙과 인연을 맺은 농촌과 교류를 갖는 것은 정서 건강에도 도움이 될 줄로 안다. 도내 기업체 및 기관·단체가 애정을 갖고 농촌의 어려움을 조금씩이나마 나눠 갖는다면, 이같은 농촌사랑은 우리 경기농촌을 잘 살게 만드는 밀물같은 큰 줄기를 이룰 것으로 믿는다. 이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 구체적 아이템 개발 등 사업전반에 걸친 지속적인 공동연구로 알찬 내실을 기하고자 한다. 말로 하는 백 마디의 농촌걱정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단 한 가지일 지라도 농촌사랑실천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다. 그리고 이는 어느 특정 행사가 아닌 거도적·범도시민의 행사다. 경기도를 비롯한 각 기관·단체 및 기업체의 적극적 관심과 협조 속에 그간 잊었던 우리의 농촌에 힘을 실어주고자 하는 전폭적 참여가 있기를 간곡히 당부해 마지 않는다. 우리의 농업주권을 지키는 길이 바로 이 길인 것이다.
북한이 서해 남포 서쪽 서한만(灣) 일대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유자원 개발을 요청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북한의 극심한 에너지난과 변화된 남북관계를 반영하고 있으며, 전략적 자원인 석유부문을 개방하겠다는 점에서 그렇다. 한반도와 중국 사이 서해 대륙붕의 해저 유전 개발을 위해 한국과 북한, 중국이 지난 달 베이징에서 극비접촉을 가진 것으로 밝혀져 이를 뒷받침해 준다. 서한만 일대는 1997년 북한이 450배럴의 석유를 최초로 시추한 뒤 그해 10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이 곳에 50억~400억 배럴의 원유가 있다고 발표한 곳이다. 매장량 50억 배럴 이상이면 ‘초대형(자이언트급)유전’으로 분류한다. 북한 원유공업성이 서한만 유전개발을 한국에 요청한 이유는 기존에 탐사를 맡았던 노르웨이 업체(GGS사)와의 계약기간이 끝난 데다 다른 서방기업들의 참여를 꺼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달 북한 원유공업성 싱가포로 사무소가 한국석유공사에 개발참여를 타진하는 제안을 한 뒤 이후 팩스 등을 통해 사업개요를 설명했다는 산업자원부의 언급은 서한만 유전개발의 상당한 접촉을 의미한다. 문제는 군부가 실질적인 조정권을 갖고 있는 북한 원유공업성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미국의 보수파가 불쾌하게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다자간 틀이 아닌 남북간 직접 교섭에는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명분 자체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인 만큼 핵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완전히 이뤄지고 나서 북한 유전 탐사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은 순리라고 판단된다. 한국이 석유공사를 통한 민간 차원의 접촉을 강조하는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물론 북한 내 유전개발은 경제적 요인 외에도 한반도를 둘러싼 복잡한 정치적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실현되기 까지는 적지 않은 걸림돌이 있다. 하지만 남북한이 서한만 개발에 합의할 경우 한국은 유전에 대한 지분참여를 통해 원유자급률을 높이고, 북한의 경제난 완화로 남북간 긴장이 완화될 것이다. 서한만 유전개발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바란다.
안산시가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이하 균특법)이 산업 공동화는 물론 대량 실업과 고용 불안 등으로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며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게 이를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그러나 시가 마련한 자리에 열린우리당 소속 당선자들이 모두 불참, 배경에 관심에 쏠리고 있다. 시는 지난 19일 오전 모 호텔에서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게 균특법 시행과 관련, 수도권 100명 이상 직원이 근무하는 기업의 지방 이전에 따른 대응방안 등에 대한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설명회 장소에는 한나라당 박순자 당선자(비례대표)만 참석했을뿐 열린우리당 소속 당선자들은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일각에선 최근 송진섭 시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과 관련, 당적을 변경하지 않아 보복수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한 것과 무관하지 않느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당선자중 지역구 당선자와 비례대표 당선자를 구분, 설명회를 열자는 요구에 따라 열린우리당 당선자들이 행동을 함께 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 시는 지방 이전 대상에서 국가 및 지방 산업단지가 제외되도록 정부에 건의하는등 다각적인 노력을 펼쳐 왔다. 이번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지역 현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치단체가 내민 도움의 손길을 외면한다면 유권자들로부터 그 이상의 대가를 받게 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당선자들의 바쁜일정 속에 시가 기한을 촉박하게 잡았다손 치더라도 국회가 구성되지 않은 시점에서 당선자들이 초심을 잃은 채 색깔 공방을 시작한다면 상생의 정치를 주장하는 각당 수뇌부 외침은 공염불이 될지 모른다./kjwoon@kgib.co.kr
미국 남북전쟁 당시 ‘최소한의 뉴스와 최대한의 정치’를 제공하던 ‘정치적 신문’들은 남북전쟁 내내 연방정부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남북전쟁에 반대하고 노예제도 폐지령을 격렬하게 비난하던 언론과, 노예제도 폐지에는 찬성하지만 그 범위와 방법, 시기를 둘러싸고 공격하는 전쟁 찬성 언론들이 대통령 링컨을 괴롭혔다. 그러나 링컨은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남북전쟁에 대한 여론의 지지를 유지하기 위해 ‘어려운 균형잡기’에 노력했다. 정치가로서 링컨은 타고난 연설가였다. 농민과 노동자도 이해할 수 있는 친숙하고 일상적인 어투로 대중에게 호소력있게 다가섰다. 하지만 대규모 청중을 모으기 위해서는 연설을 보도해 줄 매스컴을 이용해야 한다는 현실에 적응했다. 링컨은 정치 초년병 시절부터 자신을 지지·반대하던 기자들과 편집자들을 친구나 동료로 만들었다. 1860년 2월 뉴욕의 쿠퍼유니언에서 ‘노예제도’폐지 연설을 끝내자 마자 그는 ‘뉴욕 트리뷴’지의 조판실을 찾아가 자신의 연설문이 제대로 실렸는 지 교정쇄를 직접 확인했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링컨은 자신의 신임을 얻은 기자들과 기꺼이 대화를 나누었다. 때때로 기자들은 대통령에게 자신들이 알고자 하는 내용을 써놓은 쪽지를 보냈다. 링컨은 만약 질문이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면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주제가 자신의 주된 관심사라면 그 기자를 집무실로 불러 들이거나, 기자 대기실로 직접 가서 세부질문에 대답했다. 링컨이 남북전쟁 당시 공화당을 지지하는 ‘뉴욕 트리뷴’과 민주당 쪽 ‘뉴욕 헤럴드’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한 것은 가장 힘든 일이었다. 윌리엄 셔먼 장군은 비판기사를 써대는 ‘뉴욕 헤럴드’에 대해 “대통령이 ‘뉴욕 헤럴드’를 통치하지 않으면 ‘뉴욕 헤럴드’가 대통령을 통치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방제 수호’에 정치적 생명을 걸었던 링컨은 반대세력이 주장하는 것을 알기 위해 ‘뉴욕 헤럴드’를 즐겨 읽었다. 링컨을 존경한다는 노무현 대통령이 참고해야 할 ‘링컨의 언론관’이다. /임병호 논설위원
‘화합과 상생의 시대’, ‘분열 극복’, ‘사회통합으로 국력결집’, 이 시대에서 이보다 더 좋은 말이 있을 수 없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 기각 결정 이후 노무현 대통령은 이 며칠새 이토록 좋은 말을 했다. 그러나 처음 나온 말은 아니다. 전에도 종종 했던 말이다. 전에 했던 말을 되풀이 하는 것은 한 말이 말처럼 제대로 안되고 있는 탓이다. 이유가 뭘까? ‘화합상생’ ‘분열극복’ ‘사회통합’은 상대를 용서하고 포용해야 가능하다. 상대의 굴복을 요구하는 ‘화합상생’ ‘분열극복’ ‘사회통합’의 수사는 공허하다. 대통령은 원칙을 많이 강조한다. 원칙이란 상대가 인정하는 원칙이 되어야 설득력이 객관화한다. 내가 정한 원칙의 주관에 복종을 은유하는 자아 중심의 원칙 관념은 힘(권력)의 행사일 뿐이다. 예컨대 토론은 나의 생각을 상대의 말에 따라 바꿀 수도 있어야 토론이다. 상대의 생각을 나의 생각으로만 주입시킬 요량인 토론은 이미 토론이 아니다. 승부사의 기질은 타고 났다. 정치인의 입신 과정도 그렇지만 대통령 후보가 되기까지, 그리고 당선되기까지의 과정은 정말 숨가쁜 숱한 승부의 고비, 그리고 또 중첩된 관문의 돌파였다. 난관 돌파의 위기관리 뚝심은 국회의 탄핵소추 결의 전날에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적당히 사과해서 적당히 넘기라고 한다면 이는 원칙이 아니기 때문에 받아 들일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탄핵이 제기된 소추가 불발되어 업무에 복귀한 대통령을 두고 ‘날개를 달고 돌아왔다’고 하였다. 호랑이가 날개를 단 면모는 소추기각 결정 이튿날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정중하면서도 당당하였다. 다 좋다. 그러나 경제위기를 위기로 보는 것이 위기를 과포장하여 더 부추기는 것으로 인식한 것은 유감이다. 국고채 잔액은 94조4천억원으로 늘어 (경제정책의 버팀목인) 재정이 급속으로 악화되는 가운데, 워크아웃 기업은 절반 가까이 돈벌어 이자도 못내고, 신용불량 기업은 (경영난 심화로) 13만여개에 이르며, 서민들은 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연속 4개월 째의 생필품값 폭등세로 비명이 속출하고, 가계부채가 가구당 평균 3천만원을 돌파한 가운데, (경제회복의 최대 걸림돌인) 신용불량자 370만명에 잠재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달하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으며, (미국으로도 모자라) 중국 총리의 말 한마디에 경제가 휘청거리는 속에서 내수부진은 여전하고, 비정규직 차별 해소가 (올 노사문제의)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마당에 이를 위기라고 하는 게 위기를 부추긴다고 한다면 대통령이 보는 진짜 경제위기의 시각은 무엇인지를 알고 싶다. 대통령의 이런 인식은 객관화 되지 못한 자아 중심의 원칙 관념에 기인하고 이는 또 체질화한 승부사 기질에 기인한 것으로 보아진다. 하지만 개혁은 뚝심이 작용될 수 있는 정치가 아닌 건 개혁은 곧 민생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마다 할 이유가 없는) 개혁이 아니고 개혁에 대한 원칙의 객관화다. 그리고 이는 균형 감각이다. ‘화합상생’ ‘분열극복’ ‘사회통합’ 등 이 역시 다 균형감각의 판단인 것이다. 촛불시위의 평화적 모습에 감동받았다는 것은 능히 인정된다. 그렇다면 탄핵지지의 평화적 시위 모습에도 타산지석의 느낌을 가졌어야 한다.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탄핵 반대의 촛불을 든 군중도 대통령의 국민이고, 탄핵 지지의 피켓을 든 군중도 대통령의 국민인 것이다. 관저 칩거의 직무정지 63일은 실로 울분의 세월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민중은 이런 것을 원했다. (업무에) 복귀하면 소신있는 변화가 있어 줄 것으로 기대했다.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은 그런 모습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당장의 경제난 타개 해법은 참으로 어렵다. 하지만 ‘화합상생’ ‘분열극복’ ‘사회통합’은 대통령이 작심만 하면 당장이라도 가능하다. 나만의 주장이 아니고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참다운) 화합과 상생의 시대를 여는 길이다. /임양은 주필
최근에 출판물, 신문, 각종 서적들이 한글만으로 찍혀 나오고, 한글-한자의 논쟁에서 한글만 쓰기가 앞서 가자, 세계화를 등에 업고 한자를 배우자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여기에 영어 공용화론까지 거론되어 우리 말글이 또다시 어려운 시기를 맞았다. 세계화 시대를 맞아 정말로 필요한 것은, 정보를 빠르게 교환하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전문가의 육성이다. 우리는 외국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해 그 나라 사람들도 모르는 토막 외국어를 사용하여 외교나 무역 협상에서 많은 불이익을 보았다. 불이익을 본 것은 온 국민이 매달리지 않아서가 아니라, 외국어 교육에 문제가 있었으며 이로 인해 전문가를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10년 간 영어를 배웠지만 미국 사람을 만나 말 한 마디 못하는 것은 영어 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국내 대기업에서 한동안 한자 교육에 열을 올린 적이 있다. 한·중·일 동양 세 나라가 같은 한자를 쓰고 있기 때문에, 한자를 배워 두면 한·중·일 무역에 많은 도움을 주리라는 얕은 생각이 발단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 동양 세 나라는 제각기 다른 글자를 가지고 있다. 중국은 한자 망국론을 주장하다가 주음부호를 만들어 쓰며 지금은 간체자까지 나오게 되었고, 대만은 전래의 한자를 지키고 있다. 일본은 2차 대전 전 3,000여 자를 쓰다가 전후 1,945자를 제한하여 썼으며 지금은 일본 특유의 약자를 만들어서 쓰고 있다. 일본은 일본 글자의 결점 때문에 필연적으로 한자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한자를 쓰지 말자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아, 일본의 한자 폐지론자는 가나만으로 쓰자고 주장하는 이들과 로마자로 쓰자고 주장하는 이들로 나뉘어 있다. 유네스코가 국보 70호인 훈민정음을 전 세계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는 기록물로 인정하여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하였다. 나라 밖에서는 대접을 받고 있는 한글이 왜 나라 안에서는 홀대를 받는 것일까. 우리는 언어 사대주의에 사로잡혀 우리말과 글에 대해 긍지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체성을 가지고 세계화를 해야 한다. 우리 말글을 사랑하고 긍지를 가질 때 세계화를 위한 내적인 힘은 길러질 것이다. /정동환.한글학회 인천지회장-협성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