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1천만 그루씩 앞으로 10년 동안 총 1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 경기도를 하나의 거대한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같은 양의 나무가 보급되면 10년 후인 2014년 부터는 오존주의보 발생 건수를 한 자릿수 이하로 끌어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부분 도로변이 녹지화돼 오존주의보 최다 발생지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경기도가 청정지역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경기도내 차량 증가대수는 매년 18만5천대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차 한대 당 연간 726g의 아황산가스(SO )와 3만6천670g의 질소산화물이 발생한다. 스모그와 오존(0 ) 오염이 주범인 아황산가스나 질소산화물로 인해 경기도는 지난해 28회의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스모그와 비슷한 성격의 연무발생일수도 16일(수원 11일, 동두천 5일)이나 됐다. 더구나 급속한 도시화와 산불로 인해 경기도의 산림면적이 해마다 줄고 있을 뿐 아니라 인구가 급증하면서 1980년 1인당 1천303㎡이던 산림면적은 2000년 615㎡로 줄었고 10년 후에는 466㎡로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나무 1억 그루를 심으면 1인 당 공원면적이 현재 4.4㎡에서 10년 후 6㎡로 확대된다. 이렇게 경기도가 매년 1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으면 차량 18만여대에서 나오는 아황산가스를 자연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나무심기운동(푸른경기 그린(Green)프로그램 21’은 대기오염방지와 함께 날로 줄어드는 산림면적을 도시 공원으로 보충하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친환경사업이다. 도시를 둘러싼 녹지축을 마련해 훼손을 최대한 막는 가운데 도심내 가로변, 철도변, 완충녹지, 학교, 강변 등에 수림대를 조성하면 녹지확보는 물론 대기를 획기적으로 정화하여 ‘청정 경기’가 이룩될 것이다. 나무를 많이 심는 일은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을 막는 지구환경운동이기도 하다. 한해 1천억원에 육박하는 예산과 시·군의 협조가 문제점이지만 경기도가 추진하는 ‘한해 1천만 그루 나무심기’는 반드시 실행돼야 한다.
-사월의 꽃잎으로 진 정진영君을 애도하며… 열흘전 아버님을 여읜 나는 아직도 아버지를 찾아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헤매는 듯한, 느낌에 빠져들곤 한다. 아버지는 봄볕이 따스해지면 가시고 싶다던 발원대로, 남녘에 봄꽃이 지천으로 피어나던 사월 초엿새날 우리 곁을 떠나셨다. 언 땅을 파야 할 인부의 수고와 서러움에 더욱 떨릴 상주들의 추위까지 마음쓰시던 아버지는 영별의 시간으로 마지막 이틀을 남겨주셨다. 이미 아버지는 의학적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다지만, 딸의 마음 깊이 겹겹이 쌓아둔 이야기를 들으시며 때론 눈물을 흘리셨다. 그리고 삶의 끝자락을 놓으시던 임종의 순간에, 아버지의 영혼은 솜털처럼 부드럽게 내 마음을 감싸주고 가셨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고 돌아와서야, 나는 정진영군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부모의 주검은 땅에 묻고, 자식의 주검은 가슴에 묻는다고 했던가. 미처 피지도 못한 채 쓰러지고 만 어린아들을 차마 앞세울 수 없을 정진영군 부모님의 지통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듯 했다. 생명을 나누어 가질 수만 있다면, 기꺼이 아들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지 않으리. 과연 이 땅에서, 새순처럼 여린 한 생명을 대체할 그 어떤 가치와 명분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진영군의 웃음소리와 몸짓은 그 자체로 눈부신 절대 선이었음을…. 우리 모두 너무 늦게서야 깨달았음을…. 진영군이여, 용서하라. 세상 모든 존재에 특별한 의미가 있듯이, 세상 모든 죽음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음은 자연의 섭리이다. 이제 진영군이 우리에게 남기고 간 죽음의 의미를 헤아리고, 그 뜻을 살리는 길이야말로 진정한 애도가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중 둘 중 하나는 학교에 대한 누적된 좌절과 스트레스로 죽고 싶을 만치 자신의 인생에 대해 절망하게 되는 자살충동을 경험한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어디에선가 매일 두 명의 청소년이 꽃다운 목숨을 저버리고 있다. 우리들은 이 땅의 십대들을 참담한 죽음으로 내모는 학교와 사회의 가혹한 기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우리 아이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학교를 숨쉴 수 있는, 생명의 공간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없는가? 상처받은 아이들도 치유될 수 있는, 사랑의 공간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인가? 학교 뿐 아니라, 지역사회도 사월의 꽃잎으로 떨어진 진영군의 애처로운 죽음 앞에 면죄부를 받을 순 없다. 아직 우리 지역에는 학교에서 절망한 청소년이 학교 대신 찾아 갈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더 이상 학교에 다니고 싶지 않은 청소년을 위해, 그들이 자신의 개성과 학습능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대안학교가 준비되어 있다면, 더 이상 청소년의 푸르디 푸른 가슴에 피멍이 번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만이라도 청소년의 자살이라는 비극이 사라지게 된다면, 정진영군의 죽음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 정진영군에 대한 추모사업으로, 새로운 학교문화 운동이 추진될 수 있길 염원한다. /김은미.유스웨이브대표
휴일이다. 아침 일찍 산을 향해 떠났다. 아침부터 서둘지 않고는 이래저래 나서기가 쉽지 않다. 산에는 벌써 개나리, 진달래, 목련 등 화려한 꽃잔치를 끝내고 이제 신록빛을 내기 시작한다. 한달 사이에 초여름이 된 듯하다. 지난 겨울엔 눈이 올 때마다 묘하게 산에 오르게 되어 눈꽃을 즐겼다. 매번 올 때마다 전혀 색다른 모습이다. 산길을 올라가면서 산수유, 찔레꽃, 철쭉, 굴참나무, 단풍나무… 아는 이름을 붙여본다. 겨울에는 다들 마른 가지 같아서 어느 것인지 잘 모르겠더니 어느 결에 앞 다투어 자기이름을 얘기한다. 어린 나뭇 가지에서 푸른빛들이 돌기 시작한다. 꽃들도 제법 피었다가 사라진 흔적들이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나이 많아 고목은 아닐까싶던 나무들조차 푸른빛을 내고 생명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 나무 어디에 그것들을 감추었는지, 나이 많아 내 나이는 되었을 만한 그 몸에서도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잎을 내고 꽃을 피운다. 섭리에 따라, 그 몸에 기록한대로 꽃을 피우고 잎을 내고 그러다가 또 낙엽을 떨구고 겨울을 살 것이다. 그렇게 한해를 보내면 나무는 뿌리가 더 깊어져 있고 키가 자라있고 나이테가 한 겹 늘어있겠지. 나는 그 섭리에 따라 살고 있는지 새삼스럽게 질문이 들어온다. 사람은 어리면 어리다고 제값을 안쳐주고 또 나이 먹으면 먹은 만큼 존경받지 못하는 요즈음, 나는 이미 나의 삶을 퇴색한 것으로 보고 있지 않는지, 나는 나의 하루하루에 대해 얼마나 기대하고 있는지, 내가 생동감 있게 어떤 일을 해본지가 얼마나 되었는지… 어린 나무에게 계절을 겪으면서 얻게 되는 성장이 있듯이, 나이 많은 나무에게도 동일한 무게가 있는 것을 본다. 자라나는 젊은이들에게 뿌리 깊은 나무의 위용을 보여주고 매년 몸 안에 연륜을 새겨갈수록 더욱 매력 있는 삶이 있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젊은이들로 하여금 나이 먹은 것을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게 할 수는 없을까? 오늘 산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여러 종류, 여러 세대가 어우러져 섭리에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네들의 삶이 그렇지 못한 안타까움이 마음 한켠에서 올라온다. 한편으로는 격려와 도전도 받는다. 내 안에 아직도 감추어져 있는 푸르름이 있어서, 섭리에 따라 드러내지고 피어날 것에 대해 신선한 기대감으로 마음 안에 품어본다. 여러 가지 생각과 나무들의 어우러짐을 내 안에 담아 산을 내려오면서, 산에서의 오늘은 특별한 쉼이 있었다는 느낌이 든다. 오늘의 쉼으로 시작하는 내일은 어제와 다른 넉넉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임용걸.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의무원장
우리 주변에는 항상 긴급한 사건 사고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구조차나 구급차 등 긴급하고 신속한 현장 출동과 조치가 꼭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구조대원으로서 자주 발생하는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고자 현장에 출동을 하다 보면 대부분은 119구조차의 경광등과 사이렌 소리에 차로를 양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주고 있는 운전자도 있지만 일부 몰지각한 운전자들은 아직도 긴급차량 앞에서 저속으로 운행하며 못본 척 양보하지 않는다. 촌음을 다투며 출동하는 구조대원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고, 당장에 혼자만 교통법규를 지키고 운행하면 됐지, 무슨 상관이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도로 교통법규에는 일반 운전자의 긴급자동차에 대한 피양의무가 정확히 명시되어 있다. 현재 생명과 재산상의 긴급한 위험에 처해 있는 피해 당사자가 본인 및 가족이 될 수도 있고 가까운 이웃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모든 운전자들과 시민의 적극적인 협조와 관심을 기대해 본다. /이영덕·인터넷독자
서울 종로구 훈정동 종묘 앞 공원 경내에 있는 조선 초기의 어수우물(御水井)은 깊이 8m, 지름 1.5m다.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56호다. 이 우물은 둥근 모양새로 우물 속은 온통 돌벽으로 쌓아 올렸는데 화강석은 정방(正方) 또는 장방형으로 마름한 돌이 쓰여졌다. 석축은 각 단마다에 반월형의 마름돌을 원형(圓形)으로 맞추어 다른 석축이 튼튼히 지탱할 수 있게 하였다. 우물꼭대기 땅바닥 부분에는 네모진 장대석(長臺石)이 정(井)자형으로 놓여 있다. 조선시대 역대 임금이 종묘에 전배할 때면 이 우물물을 마시고 손을 적시었으므로 어수우물로 봉해져 내려왔는데, 그 석축 방법이라든지 석재가 닳고 닳은 상태로 미루어 그 연륜이 매우 긴 것을 짐작 할 수 있다. 수도시설이 완비된 오늘날에 모든 우물들이 메워져서 그 자취를 감춘 중에 유독 이 우물만은 심한 가뭄에도 물이 줄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그런데 수원에서도 조선조 제22 정조대왕(1752~1800)이 마시던 어정이 발굴돼 올 상반기 중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MBC-TV의 인기드라마였던 ‘대장금’ 촬영지인 화성행궁(華城行宮)과 정조대왕의 영정을 모신 화령전(華寧殿)사이에서 발굴한 이 어정은 가로 세로 각 90㎝이며 깊이는 5.4m이다. 우물안은 40여㎝ 두께의 화강암이 14층으로 쌓여있다. 이 어정은 정조대왕이 아버지(사도세자) 능 참배차 수원에 와서 화성행궁에 머물 때는 어수로, 정조대왕이 승하한 이후에는 제수(祭水)로 사용됐다고 한다. 우물안의 물을 최근 수원시 상수도사업소에 수질검사를 의뢰한 결과 일반세균 암모니아성질소, 대장균, 맛, 색도, 냄새 등 전체 46개 항목에서 모두 합격통보를 받았다. 3년여 전 발굴했다는 이 어정을 지금에서야 공개하는 것이 아쉽지만 관광객들이 화성행궁, 화령전 등을 둘러보고 물을 마실 수 있도록 관광상품화 하기로 했다는 수원시의 계획은 그럴 듯 하다. 200여년 전 우물의 수심이 4.4m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또 하나의 수원명소가 될 이 어정을 ‘화성행궁 어정’으로 명명했으면 좋겠다./임병호 논설위원
봄이 오는가 하면 어김없이 불어오던 황사는 지나갔다. 연초록으로 물들어가는 신록만이 아름다울 뿐이다. 한국의 새로운 정치는 이렇게 눈부신 연초록 계절로부터 출발한다. 희망이다. 타는 목마름을 안고 거칠게 살아온 이 땅의 민초들은 신록을 보며 벌써 가을의 주렁주렁 여문 과실을 기대한다. 그러나 희망은 성급함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가꾸는 것이다. 이번 선거풍토는 과거와는 달리 진일보 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돈으로 희망을 사는 매표도 줄었고,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지만 같이 공유할 수 있음도 확인하였다. 반면 우리 정치권이 보여준 리더십 부재에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선거과정에서 정치권은 대한민국의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머리를 깎고, 밥을 굶으며, 길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한편의 드라마 뿐 이었다. 천막과 공판장 당사는 거의 시트콤 드라마 수준이다. 또한 탄핵 반대와 찬성, 거여 견제와 거야의 부활, 그리고 민주와 반민주, 친노와 반노만이 볼륨을 키웠다. 비교우위의 정책적 화두는 존재하지 않았다. 세계 12위의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운명이 여기에만 달려 있는지 의문이다. 그리고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할 때 마다 우리의 정치지도자들은 여지없이 소위 텃밭을 찾았다. 물론 3김 시대와 같은 노골적인 지역주의 선동은 줄어들었지만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계속되었다. 특히 영·호남의 유권자에게 견제와 배타의식을 자극하여 서로 반대의 선택을 하도록 조장하였다. 덧붙여,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무색하게 청년과 장년 그리고 노년과의 갈등을 부추겼다. 어찌 이 뿐이랴 이렇게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가 우리에겐 불행이다. 정치권이 우리 국민을 편하게 하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무작정 잘 먹고 잘살게 해준단다. 어떻게 할지는 묻지 말란다. 감성의 선동은 있어도 차분한 설득은 없었던 것이다. 나아가 각 정파마다 독특하게 다를 게 없는, 거기서 거기인 까닭에 우리 국민은 눈물에 속고, 단식과 삭발에 흥분하며 고향 사람에게 표를 던진다.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그대 나의 사랑아…”라는 대중가요가 있다. 우리의 정치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찌 이와 다르겠는가? 한 발자국씩 나아가는 과도기의 진통임을 모르는바 아니나 대한민국의 갈 길이 너무 멀기에 눈물이 날 수 밖에 없다. 단지 울고 나면 후련한 정치가 아니라 웃음으로 맞을 수 있는 꿈과 희망의 정치가 필요한 것이다. 정치권이 선거과정에서 보여준 그 악착같고 격렬했던 정쟁도 돌이켜보면 국민을 위한, 대한민국을 위한 나름대로 애국심의 발로였다고 믿고 싶다. 대한민국은 어느 정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기에 진정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악수를 서로 나누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영광을 위해 목청껏 소리 높이신 출마자 여러분께 박수를 보낸다. 신록의 계절, 신록의 정치가 더욱 그 푸르름을 더해가길 기대하며…. /정상환.한경대 외래교수 LA라디오서울 방송위원
거센 바람과도 같았던 1개월이 지나갔다. 대통령에 대한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소추결의,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소용돌이와 국민들 사이의 갈등, 이 모습을 보면서 정치권에 대해 서운함을 감출 수 없다. 아마도 이번 제17대 총선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가장 큰 영향력을 미쳤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여당이 원내 제1당으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최고의 공로는 야당에 의한 탄핵발의와 탄핵소추결의라고 할 수 있으니, 여당은 야당에게 고맙다고 큰절이라도 해야할 판이다. 총선은 끝났고,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은 남아있다. 이 탄핵문제를 놓고 여당은 정치적으로 해결하자고 한다. 아마도 여당이 이야기하는 것은 탄핵소추를 취하하자는 취지로 보인다. 국회가 의결하여 소추하였으니, 국회의 의결로 취하를 하면 되는 것 아니겠느냐는 논리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관련법령에 탄핵소추와 관련하여서는 규정이 있으나 그 취하에 관하여서는 관련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정치적 해결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관련법령에서 형사소송법을 준용하고 있으니 취하가 가능하다고 한다. 형사소송법을 준용하여 취하가 가능하다고 한다면 어떠한 절차에 따라서 취하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게된다. 안타깝게도 관련법령에서는 그 절차가 규정되어 있지 않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탄핵소추를 취하하기 위한 의결정족수의 문제다. 이 문제를 둘러싸고는 취하가 가능하다고 하는 입장에 서있는 사람들도 일치된 견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결국, 탄핵소추의 취하라는 정치적 해결은 취하를 위한 절차적인 문제(특히, 의결정족수)에 대한 논쟁거리만을 남겨놓게 된다. 이미 탄핵소추는 이루어져서 헌법재판소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더 이상 정치권은 논란을 하지 말고 헌법재판소의 심판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어떨까. 우리나라 헌법이 국회의 의결로 탄핵을 마무리 짓지 않고 국회에는 소추의 권한만 부여하고, 최종적인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맡겨 놓았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그 이유가 정치적인 이유에 의한 탄핵을 제한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지금 이 시점에서 탄핵소추만으로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되는 문제, 탄핵과 관련한 여러 절차적인 문제에 대한 규정이 결여되어 있는 문제 등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에 대하여 논의를 해야 한다고 본다. /이주형.변호사
오늘도 기분좋게 출근하다 생긴 일이다. 맞은편 신호대기중 승용차 운전자가 담배를 피우는 것을 본다. 설마 또 차창밖으로 버리는 것은 아니겠지 하면서 불안한 심경으로 바라본다. 아니나 다를까 차량이 출발할 즈음 밖으로 꽁초를 버리고 문을 닫는다. 도대체 어떤 운전자인가 얼굴이라도 보려면 짙은 선팅으로 얼굴도 볼수 없다. 익명성을 바탕에 둔 이런 몰지각한 장면은 하루에도 몇번씩 겪는 일이지만 정말로 기분나쁘고 분통이 터진다. 이뿐이 아니다. 길거리를 걸어갈때도 담배꽁초, 아이스크림종이, 우유팩, 캔 등을 아무 죄의식 없이 길거리에 마구 버리는 사례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필자도 일선 경찰관의 한사람으로 이런 행위는 단속을 해야 하지만 곳곳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서까지 일일이 쫓아다니면서 단속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경찰이론서에 ‘깨진 유리창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조그만 깨진 유리창 구멍으로 바람이 들어와 집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이런 무질서가 계속되고 증가된다면 우리 사회 전체의 질서까지 흐릴 수 있으며 소득 1만달러가 넘고 월드컵을 치른 우리나라의 위상에 걸맞지 않다고 생각된다. 또한 관광온 외국인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수 있다. ‘쓰레기 오물투기 하지 않기 범 국민운동’이라도 벌여야 하지 않을까./ 김종옥·화성경찰서
{Image}
한국노총 지도부 총사퇴는 국내 사회가 생각해 볼 또 하나의 심각한 과제를 시사한다. 이남순 위원장 등 지도부는 녹색사민당의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퇴진, 비대위 주도로 6월 초까지 차기 지도부를 구성하는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이번 총선에서 단 한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한데다가 정당 지지율 또한 당초 기대한 2%에 훨씬 못미치는 0.5%에 그쳐 중앙선관위의 정당 등록취소로 해산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노동계의 쌍벽으로 민주노총과 상대적 관계에 있는 한국노총의 녹색사민당 역시 민노총의 민주노동당과 성격이 같은 진보정당이다. 이런데도 민주노동당은 원내로 약진하고 녹색사민당은 참패했다. 비록 견줄만한 성과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져도 너무 졌다고 보는 것이 사민당측 판단인 것 같다. 이에 한국노총 관계자가 강경방침의 노선변화를 예고한 것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녹색사민당과 민주노동당은 같은 진보정당이면서도 사민당은 점진노선, 민노당은 급진노선의 정강정책을 표방한다. 노동운동 또한 한국노총은 비교적 온건성 노선인 데 비해 민주노총은 상대적으로 과격성 노선을 지향하였다. 녹색사민당을 만든 한국노총은 58년의 역사를 지닌 노동단체다. 이에 비해 훨씬 일천한 민주노총이 만든 민주노동당 보다 지지도가 비교가 안되게 떨어진 이유가 노동 운동의 선명성 경쟁에 연유를 두어 한국노총이 노선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라면 국가사회는 이에 고민해야 할 이유가 있다. 법질서를 지키거나 덜 어기며 주장하는 목소리보다 법질서를 무시하고 드높이는 목소리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국가사회가 되어서는 끝없는 혼란을 자초한다. 만약 한국노총이 전례없는 강경노선으로 치달으면 민주노총 역시 더욱 강도를 높여 노동계는 선명성 경쟁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입히게 될 것이다. 한국노총이 갖는 착잡한 심경이랄까 분노랄까, 그러한 마음은 능히 이해한다. 하지만 누구든 위법이 용인되는 사회병리현상이 더이상 지속되는 국가사회가 되어선 미래가 어둡다. 100만 조합원을 둔 노동계의 전통적 지주가 새삼 이런 혼란에 뛰어들 것이라고는 믿고 싶지 않다. 한국노총은 노동운동의 토양이 지금보다 비할 수 없이 척박한 황무지 시절의 간곤한 가운데도 노동운동을 줄기차게 주도하였다. 오늘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타개하는 지혜와 용기가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