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우리 나라는 수많은 개발 계획에 밀려 푸른 산과 들이 아파트 빌딩 숲으로 또는 산업단지로 변화해 왔다. 최근 도시의 허파라 불리는 공원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도심 소공원들이 여기저기 들어서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한 택지개발에 따른 무분별한 난개발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산림자원의 경제성 평가를 보면, 목재 생산보다 휴양 수익이 6배나 높고, 도시공원의 경우는 공익기능이 공원의 운영비보다 665배나 높다는 보고를 보면, 식물원의 조성과 그 활용에 의한 효과는 단순한 목재생산과 휴식공원 조성보다 몇십배 아니 몇백배 크다고 생각된다. 수원시를 보자. 아름다운 숲과 성곽(화성)으로 둘러 싸인 전원도시로 외곽에는 광교산, 칠보산, 도심에는 팔달산, 여기산 등이 자리잡아 전원도시의 기틀이 되고 있고, 친환경적이며 창조적인 연구, 교육기관들이 자리잡고 있어 수원시민의 쉼터로서 삶의 질을 높이는데 활용되고 있지만 도시화의 논리에 밀려 갈수록 수성이 어려워지고 있다. 그 동안 수원시민의 쉼터로, 산 교육의 장으로 사랑을 받아오던 서울대학교 수원 캠퍼스(농업생명과학대학)가 2003년 8월, 50년만에 서울 관악캠퍼스로 이전하였다. 이 곳에 식물원을 조성한다면 그 동안 다양한 식물과 나무를 가꾸어 왔기 때문에 50년을 앞당길 수 있는 장점과 많은 조성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수원은 우리나라 최초로 식물원을 갖는 국내 유일한 도시로 태어날 것이며,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세계의 유명한 도시들은 모두 오래된 식물원을 가지고 있다. 독일 베를린식물원(1815년), 시드니 왕립식물원(1816년), 인도네시아 보골식물원, 북경식물원, 뉴질랜드의 크라이스처치 같은 40만명의 소도시에도 규모가 대단한 식물원을 조성하여 많은 시민들이 즐기고 있으며,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게 하고 있다. 영국의 왕립큐식물원(1759년 설립)의 경우 많은 관광객의 입장료 수입으로 식물원 운영은 물론 도시 재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우리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꿈과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수원식물원’을 조성·발전시켜 나간다면 미국의 뉴욕식물원, 영국의 왕립큐가든과 같은 매우 아름답고 창조적인 식물원이 자리잡게 되어 수원이 국제적인 도시로 부상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임명순.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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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2003-10-1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