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국의 극치

창덕궁(昌德宮·사적 제155호)은 처음에는 이궁(離宮)으로 창건됐다. 그러나 임진왜란때 정궁(正宮) 경복궁이 소실된 후 복구될때까지 300여년간 역대 임금이 이 궁에서 정사를 봄으로써 본궁 구실을 했다. 경복궁의 동쪽에 있다고 하여 ‘동관대궐’ 또는 ‘동궐’이라고 불렸다. 조선 초기 제3대왕 태종이 즉위하여 도성을 한양으로 옮기면서 조성을 명하여 1405년(태종5)에 완성됐다. 이때 도성에는 이미 종묘(宗廟)·사직(社稷)과 더불어 정궁인 경복궁이 조성돼 있어 이 궁은 하나의 별궁(別宮)을 도성내에 두기 위하여 창건한 것으로 전한다. 하지만 제9대 성종이 즉위하고부터는 왕이 창덕궁에 머물면서 정사를 보는 일이 많아졌고 특히 연산군은 재위중 주로 이 궁에서 정사를 봤다. 임진왜란과 인조반정때 큰 화재를 당했으나 1647년(인조25)에 옛 모습으로 복구됐으며 효종·현종·영조가 창덕궁에서 즉위식을 가졌다. 일제는 우리나라를 강점한 지 2년 뒤인 1912년 창경궁(昌慶宮)과 함께 창덕궁인정전(仁政殿)과 후원(後苑)을 일반에게 관람하도록 하여 조선왕조 궁궐의 위엄을 실추시켰다. 광복 후에도 시민에게 개방되었으며 1980년 그동안 훼손되었던 궁내시설을 정비, 관람을 제한하여 옛 궁궐의 면모를 지켜 오고 있다. 이 창덕궁을 한·일병합에 앞장선 친일파의 거두 이완용(1858 ~ 1926)이 3·1만세운동 직후인 1920년과 이듬해에 잇따라 사이토 마코토 조선 총독에게 일본 왕실에 헌납해 이를 별궁으로 만들자고 요청했다는 문건이 얼마전 일본 국립공문서관에서 발견됐다. (일본이 경성에) 새로운 별궁을 만든다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 또한 오래 걸리는 일임을 지적하면서 당시 창덕궁에 거주하던 순종을 아버지 고종이 살던 덕수궁으로 옮기는 대신 창덕궁을 (일본왕족의)별궁으로 개조할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완용의 이런 요청에 대해 사이토 총독이 오히려 “(조선인들의) 반발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고 거절했다니 아무리 고인이지만 일본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심을 입증하려던 이완용의 ‘친일 매국행위’가 생각할수록 가증스럽다. /임병호 논설위원

목요칼럼/'데모천국'.'데모망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만세!” 서울 도심지 남대문통 데모 군중에서 이런 외침이 백주에 나왔다. 국회의사당이 데모대에 피습당해 개회 중이던 국회의원들이 이 복도 저 복도로 피해 도망 다녔다. 당시 국회의사당은 지금 서울시청 별관으로 쓰는 태평로 건물이다. 1960년 자유당(이승만 대통령) 정권의 3·15 정·부통령 부정선거 규탄이 독재정권 타도로 번진 4·19 유혈 민중의거는 이승만의 하야를 가져왔다. 그해 6월 대통령의 장기 집권과 독재에 혼난 것을 경험삼아 헌법을 내각책임제로 개헌, 7월12일엔 장면(총리) 정권의 제2공화국이 출범하였다. 그러나 집권당인 민주당은 민생 등 당면 과제는 뒷전인 채 신파와 구파로 나뉘어 정쟁으로 편할 날이 없었다. (장총리는 신파였으며 당시 김영삼은 구파, 김대중은 신파에 속했다.) 정부란 게 이 모양이다 보니 연일 데모 투성이었다. 날이면 날마다 데모로 날이 새고 데모로 날이 지는 가운데 “인민공화국 만세!” 소리가 나와도 잡혀가지 않고, 국회의사당을 습격해도 당하기만 할 정도의 무법천지 세상이 돼버렸다. ‘京畿道史’(경기도사)는 ‘제2공화국의 붕괴’ 대목을 ‘치안부재 상태로 전락하고 말았기 때문에 사회는 크게 불안하게 되었으며 연일 항의집회와 시위가 끊일 사이 없어 집회와 시위의 범람을 초래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데모 덕에 정권을 잡은 장면 정부는 그래선지 10개월만에 역시 데모 바람에 망하고 말았다. 이듬해 1961년(육군소장) 박정희가 5·16 군사혁명을 일으켜 데모가 자취를 감추자 ‘차라리 잘됐다’는 것이 당시의 대체적 사회감정이었다. 5·16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불행하게도 이같은 대중의 긍정적 정서가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SBS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정치깡패로 한창 득세하고 있는 이 아무개 등이 ‘나는 깡패입니다’라는 팻말을 목에 걸고 서울 도심지 거리를 조리 돌림당한 끝에 혁명검찰부와 혁명재판소를 거쳐 처형(사형)된 게 그 무렵이다. 1979년 10·26사건으로 박정희가 시해당한 이듬해 이른바 유신철권이 철폐되고 나서 ‘서울의 봄’이 한창이었다. 유신독재에서 되찾은 민주주의가 3김씨를 중심으로 만발한 것 까지는 좋았으나 데모천국의 사태가 재발되었다. 이 혼돈의 틈새를 타고 세력을 키운 것이 전두환 노태우 (두 육군소장) 중심의 신군부였다. 참으로 기이한 독재와 데모의 악순환이 이 나라 정치사의 한 축을 이루었다. 데모 열풍은 도져 지금도 드세다. 물론 옛날 데모와는 다르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염려된다. 위도 원전폐기물처리장, 미군 용산기지 평택 이전 등 국책사업에서 시·군이 길을 내는 것에 이르기까지 뭐 하나 하는 것마다 반대에 부딪히지 않는 게 없다. 과천 정부청사나 지방자치단체엔 데모가 끊일 날이 드물다. 데모마다 ‘결사반대’를 내건다. 그같은 데모가 과연 죽음을 각오할 만큼의 명분을 지녔다고는 믿기지 않는다. 고액 연봉의 노동자들,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들, 통일운동가란 선동자들, 극우세력 등 이밖의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든 데모할 궁리만 하는 세상이 됐다. 물론 데모의 이유가 다 부당하다고 할 수 없는 것처럼, 다 정당하다고 할 수도 없다. 문제는 떼 쓰기로 밀어붙여야 뭐가 돼도 된다고 보는 굴절의식에 있다. 원칙이 변칙에 의해 파괴돼 가고 있는 게 두렵다. 세상을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가, 데모도 민주주의 한 수단이라면 데모의 방종보다는 책임이 더 큰데도 방종만 있고 책임은 실종됐다. 명색이 집권당이라는 민주당은 신주류·구주류로 나뉘어 싸우는 게 마치 옛 민주당 신·구파의 이전투구를 방불케 한다. 이 정권은 데모문화의 품질과 품격을 재정립해야 할 책임이 있다. 데모의 혼란이 보다 나은 사회문화의 성숙으로 가는 과정일 지라도 부정적 실험 과정은 되도록 빨리 끝내는 것이 국익이다. 이러다간 ‘인민공화국 만세’소리가 (데모 군중서) 또 나오고,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데모대에게 짓밟힐 수도 있다. /임양은 주필

천자춘추/인공기와 대통령 사과

지난 19일 이동중에 뉴스를 들으며 또 나라가 시끄럽겠구나 생각을 했다. 대통령의 인공기 훼손 관련 유감표명에 대해 우리 국민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 것인가. 이로 인해 새로운 갈등이 시작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되었다. 저녁식사중 참석자 대부분(일반국민)도 “내일 신문이 볼만하겠어”라며 걱정의 뜻을 내비쳤다. 최근 우리나라의 집단간 내부 갈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모 언론기관 조사에 의해서도 알 수 있듯이 국민 다수(80%)는 갈등이 심각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북한 문제에 대한 우리 내부의 갈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며 이번 8·15집회도 이의 연장선인 것이다. 이런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북한이 문제를 제기하고 대통령이 직접 사과성 유감을 표명했으니 우리 내부의 갈등 증폭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북한과 우리는 하나의 민족이지만 세계에 유례가 없이 서로 전쟁을 했고 그 상처가 아직 치유가 되질 않았다. 냉전이 끝난 지금 우리는 같은 민족끼리 계속 싸워야하는가. 과거를 털고 하나의 민족으로 협력하고 도와야 하는가. 협력해야한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해야하는가. 이를 위한 우리정부와 국민의 역할은 무엇인가. 또한 북한은 어떠한 노력을 해야하는가. 이러한 문제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질 않았고 정치권에서도 합의를 위한 노력보다는 항상 대립의 각을 높이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우리 국민은 이제 북한을 적국이라기 보다는 협력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북한을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수가 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북한에 엄청난 지원을 하면서도 너무 끌려다니고 있고, 북한은 얻으려고만 하지 진정 남한에 협력하는 자세가 덜되었다고 생각하기에 우리 국민의 불만이 큰 것 같다. 이번 대통령 사과도 그 충정은 이해할 수 있으나 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리고 북한은 툭하면 약속을 깬다는 생각을 우리 국민에게 더욱 심화시킬까 걱정이다. 우리 정부는 대북 관련 정책 수립시 국민적 합의를 얻는 일과 북한에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북한은 남한에 대해 적극 협력한다는 자세의 전환이 있어야 남북교류는 힘을 얻을 수 있다. 국민의 지지가 뒷받침되는 정책이어야 그 생명은 오래 간다. 우리 국민도 일부겠지만 이제는 성조기이든 인공기든 국기를 태우는 과격한 행동은 국가 이익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정장선.국회의원(민주.평택 을)

독자투고/정신질환자에 대한 지속적 관리 필요

지난 18일 오후 4시쯤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5단지 공원에 산책을 나갔다가 거대한 체구의 정신질환자로부터 당한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오싹 가슴을 쓸어 내린다. 공원에 나갔을 때, 마침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20대 후반 젊은 부부가 3세 남짓된 사내아이를 데리고 나와 있었는데 임신 5개월이었다. 그 때 185cm의 키에 체중이 100kg은 됨직한 거대한 체구의 20대 남자가 젊은 부부앞으로 다가가더니 갑자기 임신부 얼굴에 침을 뱉고 배와 옆구리를 발로 짓밟는 것이었다. 나는 엉겁결에 그 부부의 어린 아이를 데리고 황급히 도망치다 넘어져 아이는 머리를 다치고 나는 턱을 크게 다쳤다. 그러나 더욱 황당한 일은 경찰에 신고하여 범인이 검거됐는데 ‘정신질환자’라는 이유로 가족들의 보증만 받고 귀가시켰다는 점이다. 특히 이 정신질환자는 3개월 전에도 동네 주민을 구타해 말썽을 빚는 등 재범 가능성이 높아 격리 수용 및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다. 따라서 당연히 격리해 입원 치료시키겠다는 각서를 받고 훈방시키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1개월여 전에는 근처 약수터에서 50대 여교사가 성폭행 뒤 살해돼 5단지 마을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 밖에 나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한 50대 정신질환자를 제대로 관리 못해 대구지하철에서 200여명의 무고한 시민이 불에 타 숨진 사건을 벌써 잊었는지…. 가족들은 환자를 전문 치료기관에 입원·치료를 맡겨 주길 요청하며, 행정기관 등의 지속적인 관리도 필요하다고 본다. /고양시민

8월 21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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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한 출산장려대책

최근 발표된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유아 출산율이 세계에서 최저라고 한다. 불과 수십년전만해도 유아 출산율이 높아 정부의 중요 인구정책으로 산아제한을 장려했는데, 오히려 출산율이 낮아 출산을 장려해야 될 지경이 되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인구증가를 위하여 출산시 혜택을 주고 있으나 여전히 출산율이 낮아 이제는 국력에도 문제가 되고 있을 정도다. 출산율이 급격히 감소하는 이유는 한국 뿐만 아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이미 오래 전에 나타난 현상이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신혼부부들은 자신들의 인생을 최대한 즐기기 위하여 가능한 한 출산을 늦추려하며, 또한 어린 아이를 갖더라도 하나 또는 둘 정도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히 출산율이 저하되고 있다. 이런 요인 중에서 가장 큰 이유는 과중한 육아비 문제이다. 최근 젊은 부부들은 지나치게 높은 육아비 부담 때문에 아이 낳는 것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결혼 초기에만 해도 최소 두명의 아이정도는 계획하고 있던 신혼 부부들이 맞벌이를 해도 주택 마련은 고사하고 높은 생활비와 육아비 등으로 인하여 생활이 어려워 아이를 하나만 낳고 산아제한을 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사실 어린 아이 하나 기르는데 월100만원 정도가 든다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높은 육아비 때문에 이미 프랑스, 일본 등에서는 출산에 따른 장려금을 지급한 지 오래다. 심지어 아동수당까지 지급하고 있다. 임신 초기부터 출산은 물론 출산 후에 유아 양육이나 보호문제까지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출산을 장려하고 있다. 이러한 출산 장려책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예측한 효과가 나지 않아 지원금의 확대 등이 논의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출산장려금은 고사하고 아동의 보육시설 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젊은 부부들이 출산을 기피하고 있다. 국력에 제일 중요한 기초는 인력이다. 이는 결국 출산율에 기초할 수밖에 없다. 지금같은 추세라면 국력의 문제까지 발전할 수 있으므로 정부는 선진국의 사례를 면밀하게 검토하여 출산율 증대를 위한 대책을 획기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불량 축산물 식품 단속 철저히

농림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식육중 잔류물질 위반농가 현황’을 보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클로르테트라사이클린, 페니실린 등의 항생제와 설파메타진 등의 합성항균제가 기준치 이상으로 많이 들어 있어 유통금지시켜야 할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이 버젓이 시판돼 소비자들이 이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축산물가공처리법상 합성항균제나 항생제, 호르몬제가 기준치 이상 들어 있는 소·돼지고기는 유통·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도축장에서 검삿감을 채취해 검사결과가 나오기까지 1주일정도 걸린다는 이유로 문제성 축산물을 모두 유통시킨다니 여간한 식품안전 불감증이 아니다. 소·돼지고기에 항생제가 범벅인 상태를 알면서도 유통시킨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당국은 지난 2001년 4월 미국 바에스푸드사의 비프프랑크 등 7개 품목이 식중독균인 리스테리아균에 오염돼 국내 수입사로 하여금 회수하도록 조처한 적이 있고 2000년 10월 모 식품회사의 숯불갈비 후랑크 소시지가 황색포도상균에 오염돼 자진 회수하도록 하는 등 지금까지 단 3차례 축산식품 회수조치를 했다. 하지만 항생제·항균제 과다 검출로 국내에서 회수조처를 한 적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 모든 축산 농가들은 가축 질병 예방과 치료 등을 위해 항생제와 항균제를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물질이 많이 들어 있는 고기를 오랫동안 먹을 경우 내성이 생겨 감염증 치료가 잘 되지 않는 등 인체에 유해하다는 점이다. 현재 축산 당국의 특별관리를 받고 있는 잔류물질 위반농가는 모두 56곳으로 경기 지역이 23곳으로 가장 많고 인천도 3곳이나 있어 안이하게 대처할 때가 아니다. 향후 신속한 잔류물질 검사는 물론 항생제가 과다하게 들어있는 소·돼지 고기가 어디에 있는 지 곧바로 파악할 수 있는 선진 축산유통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는다면 국민건강에 심대한 지장을 끼칠 것이다. 때마침 경기도가 부정·불량식품 근절을 위해 특별단속반을 설치하고 식품제조 1만7천853개소, 식품판매 2만138개소 등 총 3만7천991개소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단속에서 유통금지대상 쇠고기·돼지고기 등 축산물을 출하·판매하는 곳들을 철저히 단속하지 않고서는 소기의 목적을 이룬다 할 수 없다.

연예계 정치인

한동안 연예인들의 정계 진출바람이 있었다. 영화배우 이대엽씨(현 성남시장)의 3선, 탤런트 홍성우씨의 2선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비교적 근래인 14·15대 국회의원으로 탤런트 이순재, 최영한(최불암), 강부자, 정한용씨 그리고 작고한 코미디언 정주일(이주일)씨 등이 있었다. 16대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영화배우 강신성일(신성일)씨가 유일하다. 근래의 지난 연예인 국회의원은 모두 한번으로 그쳤다. 이순재, 최불암, 강부자씨 등은 이미 브라운관에 복귀하여 연기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정한용씨(48) 역시 TV드라마에 곧 복귀한다고 한다. 오는 11월초부터 방영될 SBS 일일드라마 (최윤정 극본 안판석 연출) ‘흥부네 박터졌네’에서 호방한 방직공장 사장역으로 아내 역인 선우은숙씨와 함께 출연한다는 것이다. SBS의 정한용씨 픽업은 SBS 드라마를 총 기획하는 운군일 큰PD의 기발한 착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여전히 변치않은 그다운 성격이다. 정한용씨의 드라마 복귀는 1995년 MTV ‘아파트’ 이후 처음이어서 8년의 공백기간을 깨게 된다. 벌써 20여년 전 일이다. 그 무렵 중앙 일간지에서 방송을 담당한 연유도 있었지만 함께 근무하는 부서에 정한용씨와 서강대 동창인 후배가 있어 그는 회사로 곧잘 놀러오곤 했다. 당시 신인 탤런트로 지적이면서도 소탈하여 서울 무교동 골목 대폿집에서 더러 소주잔을 나누기도 했다. 대중적 메시지를 전하는 성격배우가 되고싶다던 그와 그리고는 소식이 오랫동안 격조하던 중 어느날 신문을 통해 국회의원이 된 것을 안 것은 뜻밖이었다. 그래도 의정생활은 초선 치고는 괜찮다 싶었는데 역시 정치인으로서는 객관적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기왕 본업인 배우로 복귀하는 마당엔 더 옆길을 돌아보지 말고 정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는다. 인간사에서 국회의원도 좋지만 배우가 굳이 국회의원보다 못할 게 뭐가 있는가. 오히려 더 보람있는 면이 많다./임양은 주필

기고/지도층의 위기를 생각하며

몇 사람만 모인 곳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나라를 걱정하는 소리가 들린다. 도덕적 위기에 처해 있고, 이념적 위기에 처해 있고, 국가 관리적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 3개의 위기에 중첩적·복합적으로 처해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국가는 도덕적 기구이다. 국가는 경제에 앞서 도덕적 기구이고, 사회는 그 모든 것에 우선해서 도덕적 공동체인 것이다. 도덕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은 국가와 사회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국가는 이념적 기구이며 사회는 이념적 공동체인 것이다. 이념은 국가와 사회가 나아가는 목표이며 지표인 것이다. 우리의 이념은 자유민주주의인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는 지금까지 인류가 추구 해온 최선의 이념이며 최선의 제도인 것이다. 그 핵심은 개인의 자유와 인권이며 法治인 것이다. 그런데 통일이라는 명분으로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이념적 혼돈이 일어나고, 인식적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는 관리 기구이며, 많은 이익집단의 통합체인 것이다. 이 많은 이익집단들의 상반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조절하는 관리기구인 것이다. 국가는 이 상반된 이해 관계들이 끊임없이 벌이는 갈등을 제도적 장치 안에서 해결하며 국민적 통합을 이룩해 가는 관리기구인 것이다. 이 관리기구가 비리로, 부패로 도산되고 있는 느낌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 내부의 분열이며 갈등이며 혼란의 연속인 것이다. 이런 사태를 지금 관리기구는 인식불능의 상태인 것 같고, 속수무책으로 대응하는 것 같다고 국민들이 안타깝게 보는 것이다. 이유는 명백하다. 公人이 公人이기를 포기하고 지도층이 지도층이기를 체념하고 있기 때문이다. 義人 열명만 있어도 소돔과 고모라 城이 되지 않았다는 고사를 새삼스레 생각하게 된다. 그럴 정도로 우리 지도층은 자기 위치를 깨닫지 못하고 자기 위치에서의 임무를 알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직설적으로 자격을 전혀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지도자의 자리를 차지해, 그 역할을 함부로 농락하고 있다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지도층들이 갖는 특징은 첫째로 무절제성이다. 분수를 모르고, 한계를 모르고, 디시플린(discipline)이 없다는 말이다. 몸에 밴 기율, 몸에 밴 자제력이 없이 무소불위(無所不爲)로 행동하고 무소부지(無所不至)로 욕구를 충족하려 하는 것이다. 합리적으로 사고하지 못하고 지극히 저돌적이다. 남을 생각하며 좌고우면(左顧右眄)하는 법 없이 좌충우돌만 해서 무수한 적을 만들고 끊임없이 남과 송사(訟事)를 벌인다. 둘째로 무도덕성(無道德性)이다. 도덕적 긴장감이 전혀 없고 도덕적 해이가 너무 심한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려는 수단의식만 있고,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는 가치의식이 너무나 부족한 것이다. 누가 봐도 비상식이다, 몰상식이다 하는 것을 예사로 하는 것이 보인다. 깨끗함과 부끄러움을 의식하는 최소한도의 염치지심(廉恥之心)도 갖고 있지 못한 것이다. 거기에 자기 자랑, 자기우월, 자기 도취의 자만심, 귀에 쓴말은 처음부터 들으려고 하지 않는 오만심에 빠져있는 느낌인 것이다. 셋째로 무희생성(無犧牲性)이다. 철저한 이기적 상층인 것이다. 우리 지도층만큼 남에게 베풀줄 모르고, 대접만 받고 섬김만 받으려고 하는 지도층은 드물다. 좋은 것은 자기가 갖고 나쁘고 어려운 일은 으레 남에게 맡기는 전형적인 천민행태를 지도층이 갖고 있다고 말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우리 지도층은 서로 공생하지 못하고, 항시 공멸의 운명에 처할 만큼 그들끼리의 분쟁과 투쟁이 심각한 모습을 항상 보게 된다. 에너지가 완전히 탕진하도록 까지 투쟁함으로써 결국 우리 지도층은 빨리 소모품화 해버리는 특징이 있다. 어느 집에서나 쓰는 냉장고나 세탁기 수명보다 짧은 것이 우리 지도층 존속기간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무후계성(無後繼性)이다. 우리 지도층은 충성과 복종을 맹목적으로 바치는 가신만 키우고, 능력과 의지와 비전을 갖는 후계자를 양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무섭다. 후계자가 없는 만큼 우리 지도층은 등장의 요란함은 있지만 퇴장의 미학이 없던 것이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노욕(老慾) 노탐(老貪) 노추(老醜)의 가장 지탄받고, 심지어는 저주받는 대상으로 전화돼서, 멸시와 부정의 지도층, 혐오와 오욕의 지도층으로 인식되고 기록되는 현상은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도 부끄러운 일이며 매우 불행한 일이다. 우리 지도층이 지향해 가야할 목표는 무엇이며, 동시에 지도층이 준수해야 할 규범과 수행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각자가 심각하게 생각해 보는 하루만이라도 되길 바란다. /김종구.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 예절분원장

천자춘추/아껴쓰고...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는 ‘아나바다’운동은 1987년에 YWCA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Y가 만들어낸 ’아나바다’라는 용어는 점차 사회전역으로 확산되어 절약캠페인과 재활용운동의 전용어가 되었다. 수원YWCA회관에는 ‘아나바다 삶터’라는 상설매장이 있었는데 많은 여성들이 사랑방처럼 드나들며 지속가능한 소비패턴을 만들어 갔다. 우리는 ‘환경한마당’행사때 무공해 미인대회와 아나바다패션쇼를 열기도 했는데 궂이 비싼 새옷이 아니라도 품위있고 멋진 연출을 할수 있다는 것을 공감하며 소비문화에 대한 열띤토론을 벌이기도했다. 나는 ‘아나바다장터’를 애용하는 사람중의 한사람이다. 결혼후 30년동안 새옷을 산 기억이 별로없다. 아이들이 어렸을때는 미국에 살고있는 미국인 친구들이 입던 옷을 깨끗이 손질해서 보내주었고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는 아나바다장터에서 사주었다. 나는 지난봄 동창모임에 일천원짜리 원피스와 삼백원짜리 구두를 신고 갔는데 통상적이기는 하지만 ‘예뻐졌다’는 말을 들었다. 몸에 걸치는 것들이 모두 합쳐 오천원도 채 되지 않을때가 많지만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손색이 없고 그것으로 인해 무시당하거나 주눅들 일도 없다. 체면문화가 자리잡고있는 우리사회에서 처음 ‘아나바다’운동을 시작할때는 남이 입던 옷을 입는다는 것이 자존심상해하는 사람들로 외면당했지만 지속적인 운동을 전개해오므로 사람들의 의식의 변화를 이끌어낼수 있었다. 수원YWCA는 회관이전 문제로인해 잠시 쉬었던 ‘아나바다’장터를 영통지역에서 9월부터 정기적으로 열기로했다. 비교적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고있는 그 지역에서 ‘아나바다’운동이 확산된다면 수원지역에 지속가능한 소비문화를 만들어가는데 일조를 하게될 것이다. 세계인구의 5명중 1명이 하루에 1200원(1달러)이하로 살아가는 절대빈곤층이라 한다. 지난해 8월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렸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는 빈곤퇴치, 소비 및 생산패턴의 변화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핵심적인 사안중의 하나라는데 공감했다. 모든분야에서 생태적인 삶이 요구되는 21세기에 우리가정에서부터 ‘아나바다’를 생활화 한다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상,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건강한 세상을 만들어 갈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유은옥.수원 YWCA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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