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환경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올 여름엔 폭염과 긴 가뭄, 그리고 반갑게 찾아왔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국지성 폭우로 큰 물난리를 겪었다. 이러한 기후변화로 우리가 사는 생활공간 곳곳은 물론 미래세대의 생존에 큰 변화와 영향을 미칠 것 같다. 환경은 사전적으로 인간이나 동·식물의 생존이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자연적 조건이나 상태를 말한다. 인간 이외의 타 생명체의 가치는 인간의 ‘눈요기’와 ‘경제적 이익’을 충족시켜줄 때 가치를 인정받는다. 인간보다 더 많은 종류의 생물종들이 공기, 물, 토양 등과 관계를 맺으며 조성한 지구환경위에 인간이 생존하고 있음에도 말이다.GDP 중심의 성장이 결코 인간 행복의 필수조건도 아니며 미래세대에게로 부담을 떠넘기고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를 말하지만, 우리의 법과 제도, 정책과 문화 속에서 자연환경이나 자연 상태로서의 인간의 권리에 대해서는 관심이 미약하다. 최근 수원과 성남시가 환경교육의 가치를 인식하고 환경교육 정책수립과 실행체계를 갖추어 가고 있는 것은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수원시는 2014년 11월 환경교육도시 수원선언을 통해 환경교육이 ‘생활을 바꾸는 힘’임과, 2018년까지 수원시 전 가구가 환경교육에 참여하도록 목표를 세우고, 생태환경체험교육관, 기후변화체험교육관 등 환경교육기관 설립해 체계적인 환경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성남시는 2016년 11월 ‘환경교육으로 만드는 생명공동체, 성남’을 비전으로, 초등 4학년생들에게 의무적인 환경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바람은 민간단체로 구성된 각 지역 환경교육네트워크와 지속적이고 협력적인 환경교육 실행체계를 조성하고, 중등교육과정에 환경교사 배치 등 시 행정과 교육청 간의 실질적 소통과 협력역량을 높여야 할 것이다. 또 타 지자체에도 체계적인 환경교육을 펼쳐지길 간곡히 희망한다. 환경교육은 국가와 지역사회의 지속가능발전을 목표로 국민이 환경을 보전하고 개선하는 데 필요한 지식, 기능, 태도, 가치관 등을 배양하고 이를 실천하도록 하는 교육이라 정의하고 있다. 그래서 환경교육은 일시적으로 변화된 행동의 결과물의 계량화된 집합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공감능력의 확장과 계획적인 행동의 변화로 한 개인을 넘어 주위 이웃들의 행동 변화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중시해야 한다. 시설물 같은 인프라에만 투자하지 말고 환경교육 활동가들의 교육 역량을 높이는데 많은 재원이 쓰이면 좋겠다. 사람의 변화는 엄청난 시설물이 아닌 학습자와 교육자들과의 관계, 교감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상명 수원시기후변화체험교육관장

[천자춘추] 경기도교육청 체육정책 유감

최근 경기도교육청이 과도한 경쟁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전국 스포츠클럽대회 불참과 도교육감배 수영대회의 시상제를 폐지한다는 언론 소식을 접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4월 학교스포츠클럽의 활성화를 위해 10년째 시행하고 있는 ‘전국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 내년부터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 단위의 학교스포츠클럽 대회도 폐지하겠단다.이어 도교육청은 매년 개최해오고 있는 ‘도교육감배 초등학교 마스터즈 수영대회’의 시상제도도 폐지키로 해 해당 경기단체와 마찰을 빚고 있다고 전해진다. 두 가지 일련의 조치 모두 학생ㆍ학교ㆍ지역간 과열경쟁을 부추긴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시상제도에 의한 대회가 아닌 모든 참여 학생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체육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이에 동의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납득하기가 어렵다. 엘리트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올림픽을 비롯 각종 국내ㆍ외 대회를 막론하고 경쟁을 통해 순위를 가리는 것이 원칙이다. 이에 세계 각국은 재능있는 전문 선수를 조기 발굴해 육성함은 물론, 국제적인 경쟁력을 제고시켜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더불어 스포츠 선진국들은 국민 체력증진과 생활 속의 체육을 장려하고 활성화하는 데도 많은 예산을 투입해 생활 속의 체육과 전문체육이 선순환 구조를 이뤄 함께 발전시키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학업을 전폐하면서 운동에만 전념하는 선수육성을 지양하고 최저 학점제 도입과 소수 학교 특기자로 대변되던 스포츠 지원예산을 학교스포츠클럽 육성 등으로 전환해 보다 많은 학생들을 참여시키는 생활 속 체육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학교스포츠가 선진국형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과열경쟁을 이유로 아예 대회를 폐지하고, 시상제를 없앤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어차피 스포츠는 단순한 즐김을 넘어서 경쟁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어려서부터 꿈을 키우고 인내심과 도전정신 등 많은 신체적ㆍ정신적 발달을 가져온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교육청이 이 같은 조치를 고집한다면 궁극적으로 경기도는 물론 대한민국 엘리트체육의 근간을 훼손시켜 국제 스포츠 경쟁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원성 대한역도연맹 회장

[천자춘추] 인천시국민디자인단 ‘경인선스토리텔링’

2015년부터 행정자치부에서 주관하는 국민디자인단 서비스디자이너로 참여했는데, 연이어 우수과제로 주목받고 작년에는 인천시가 최우수상인 대통령상까지 수상하였다. 올해의 주제는 ‘경인선스토리텔링 사업’이다. 경인선은 1899년 최초로 개통하여 서울과 인천을 잇는 중심축으로, 과거에는 전철역 주변에 지역의 중심 상업지역이 형성되었었다. 그러나 경인선 중심으로 발전되었던 동인천, 주안 역 등은 구도심으로 밀려났고, 과거의 화려했던 추억은 이야기로 남았다. 경인선 스토리텔링사업은 그 이야기들을 찾아내서 경인축을 중심으로 한 문화역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경인선의 역사적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문화관광 자원화를 통해 장소성을 창출하고 원도심의 재생을 이끌 수 있는 사업이다. 경인선은 공식적인 기록상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다. 철도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크다. 프랑스의 역사학자 콩스탕탱 페퀘르는 열차는 떨어져 있는 것들이 접근하도록 한다고 표현했다. 이처럼 철도의 탄생을 통해 공간의 확장이 이루어지고, 그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공간관념이 생겼다. 공간과 공간을 잇는 역할을 철로가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경인선은 주로 화물의 이동을 목적으로 개통되었지만 점차 서울과 인천 사이를 잇는 주요한 교통수단으로 인천시민의 발로 오랫동안 기능했으나 지금은 역사들이 노후화되어 환경적인 문제 속에 시민들이 나쁜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길고 긴 시간 속에 추억과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경인선은 인천시민에게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은 분명하다. 인천시국민디자인단은 수요자인 시민이 함께 참여하여 정책을 개발하고 공유하는 공공서비스를 디자인하는 것으로, 시민 중심으로 이해관계자의 욕구와 문제를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경인선 중심의 현장의 이야기를 찾아나서는 시민중심의 서비스 탐험단, 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을 통해 전문적으로 문제해결법을 도출하는 전문가 집단의 디자인실행단, 도출된 서비스를 정책화시키는 행정서비스 중심의 정책자문단으로 나뉘어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 세 그룹의 조화롭고 즐거운 워크숍을 통해 ‘철길 따라 이야기가 꽃피는 원도심 재생스토리’가 국민디자인단의 정책서비스로 개발될 것이다. 국민디자인의 결과는 예측 가능하나 반드시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사뭇 결과를 기대한다. 강도윤 ㈔인천디자인기업협회장

[천자춘추] GAP 알고 계시나요?

처음엔 GAP 라고 해서 문득 외국상표인 GAP(갭)이 우선 떠 올랐다. 소비자단체장을 맡고 있으면서 교육을 통해 하나하나 깨우쳐 가는 것에 대한 지식도 넓어지고 있다. GAP - 농림축산식품부에서 2년전인가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보면 2025년도까지 유통되는 농산물을 모두 GAP로 하는 것을 목표로 최소한 전체 농산물의 50%까지 GAP로 확대하겠다는 보도자료를 읽었다. GAP 인증이 우리 소비자들에게 주는 신뢰의 힘은 교육을 통해 이미 알고는 있지만 우리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농사랑 알리미 강사들의, 교육의 역할은 그지없이 큰것같다. 먼저 GAP의 뜻을 살펴보면 농장에서 식탁까지의 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요소(물리적, 생물학적, 화학적)를 사전에 분석하여 제거하거나 감소시켜 안전성이 확보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라고 한다. 오래전 스페인에서 발생한 ‘유기농 오이’ 슈퍼박테리아공포로 1천명이 감염, 10명이 사망했고 EU에서도 미생물에 오염된 농산물이 유통되어 3천명이 감염되고 40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이 사고를 계기로 국제기구(FAO, Codex)에서 GAP기준법을 마련함에 따라 유럽, 미국, 칠레등 주요국가에서도 GAP제도를 시행하였고 우리나라도 2006년에 생산, 유통단계의 농산물안전성 확보를 위해 농산물우수관리제도(GAP)를 도입하게 되었다. 2012년에는 인증대상품목이 42개 품목에서 105개 품목으로 늘어났고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의 전과정을 거쳐 안전성을 고려한 GAP 인증심사과정을 거쳐 인증적합여부를 심의하여 인증서를 교부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그러면 GAP 는 왜 필요한가에 대해 생각 해 본다. 1980년대 이전에는 먹을 수만 있으면 수확을 해서 우리는 양을 채우고 1990년대는 경제적인 부흥을 거쳐 맛있는 음식과 질을, 2000년대에 들어선 건강과 기능성을 갖춘 well-being 농산물을 찾게되는 변화를 갖게 되었다.지금은 식품안전에 대한, 친환경우수농산물(GAP)등 고품질안전농산물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GAP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서 소비자의 농축산물구매선택기준도 최우선적으로 안전성을 꼽게 된다. 이토록 GAP인증을 받기위한 농가의 수고는 바로 우리 소비자들에게 다가와 농산물신뢰를 높여주고 있는 것 같다. 손 잘씻고, 정리정돈 잘 하고, 깨끗이 하는,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준비된 안전관리제도! 누군가는 GAP는 제2의 새마을운동이라고도 한다. 소비자들의 먹거리에 대한 선택의 기준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이때, GAP 인증마크는 건강을 책임져 주는 심볼마크로 각인이 돼 오는거 같다. 박명자소비자교육중앙회 경기도지부 회장

[천자춘추] 도박 빚은 절대로 갚아주지 마라

도박 빚은 절대로 갚아주지 마라. 필자가 근무하는 도박중독치유센터에서 도박중독자의 가족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이는 도박중독을 치료하는데 가장 중요한 원칙이며, 가족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대처방법이기 때문이다.그러나 대부분의 가족들은 이런 내용을 잘 몰라서 더 많은 피해를 입는 것 같다. 이번 기회를 통해 도박중독자의 가족들이 가장 많은 실수를 하게 되는 도박 빚 대리변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도박중독자들은 도박 빚 문제가 발생하면, 가족들에게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도박 빚을 해결해달라고 요구하며, 자신의 도박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자 한다. 가족들은 이런 대리변제 요구를 단호하게 거절해야 한다. 대부분의 가족들은 도박 빚을 빨리 정리하고 새 출발하라는 취지에서 빚을 갚아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도박자에게 다시 도박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결과가 된다. 가족들이 빚을 갚아주지 않으면, 도박자는 채무불이행자가 되어 더 이상 돈을 빌릴 수 없지만, 가족들이 빚을 갚아주면, 도박자는 더 이상 채무불이행자가 아니고 돈을 빌릴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된다. 결국 도박기회가 생겼을 때 쉽게 돈을 빌려 다시 도박을 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가족들이 빚을 갚아줌으로써 다시 도박할 여건을 만들어 준 것이다. 이런 경우를 치료현장에서 자주 보게 된다. 또한 도박 빚을 갚아주지 않는 것은 치료에도 매우 중요하다. 치유센터에서 안타까운 일들 중의 하나는 이미 도박 빚을 모두 갚아주고 치료받으러 오는 경우이다. 이 경우, 도박자의 치료동기는 상대적으로 낮다. 도박자는 자신에게 도박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동안 도박을 한 이유가 빚을 갚기 위해서였는데, 이제는 빚이 없어졌기 때문에 혼자서도 충분히 도박을 끊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이런 사람들은 중간에 치료를 그만두게 되고, 몇 개월 뒤 더 많은 도박 빚을 안고 다시 센터로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도박 빚은 반드시 도박자가 책임져야 하며, 도박 빚을 갚아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독자들은 반드시 기억하기 바란다. 혹시 독자 주변에 도박문제가 있는 사람이 있다면, 빚은 절대로 갚아주지 말고, 전문치료기관으로 연락해주기 바란다. 김경훈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경기남부센터장

[천자춘추] 두드리면 열린다

공공기관과 소셜커머스가 함께 상품을 판매하는 일.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영세사업자가 저비용고효율의 마케팅을 하는 일. 그리하여 이 프로젝트의 소득이 투자금의 76배에 달하는 일. 모두 쉽지 않는 일이고, 어찌 보면 허황된 이야기로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길은 찾는 이에게 보이고, 문도 두드리는 자에게 열리는 법. 올 상반기 경기관광공사는 어렵지만 새로운 문을 열었다. ‘온라인 경기그랜드세일’이 그 열쇠였다. 공사는 이 프로젝트를 지난 4월 대구광역시에서 개최한 ‘찾아가는 경기관광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시작했다. 소셜커머스 업체와 함께 경기도의 문화, 레저, 여행, 숙박상품 250여개를 ‘경기그랜드세일’을 통해 판매했다. 공사는 홍보마케팅 예산을 지원했고, 소셜커머스는 참가기관을 모집하고 기획전을 운영하는 여행상품의 유통플랫폼 역할을 했다. 그 결과는 한마디로 대박. 대박 하나. 혼자서는 홍보마케팅을 하기 힘들었던 도내 많은 업체들이 환호했다. 온라인 경기그랜드세일을 통해 잘 알리기도 힘들었던 경기도 31개시군 구석구석의 관광지를 알리고, 여행상품을 홍보하고, 바로 온라인 구매까지 이어지는 효과를 거뒀다. 대박 둘. 공공기관과 민간업체가 손을 잡아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을 만들어 두 달간 19억 원이 넘는 수익이 참여업체에 돌아갔다. 이어 봄 여행주간과 연계해 ‘夜놀자! 봄밤페스티벌’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로 경기도 북부의 야간관광, 경기도 봄축제 여행상품을 온라인을 통해 판매해 20억원의 매출과 함께 경기도로 많은 봄나들이 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여행상품을 이제는 유통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지자체와 공공에서 더욱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지원을 해준다면 더 많은 소비가 창출될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들의 판로지원을 위한 전문 컨설팅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경기도 관광업계의 자생력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여행은 빨리 가려고 떠나는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여행업을 하는 관광업계, 이들을 지원하는 공사가 갈 길은 무엇일까. 함께 그리고 멀리 갈 수 있는 새로운 길, 온라인 경기그랜드세일이 그 첫 걸음이길 바란다. 한상협 경기관광공사 사업본부장

[천자춘추] 대중음악의 표절에 대한 생각

최근의 대중음악은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환경 때문에 인기곡의 파급력이 전 세계를 뒤 흔든다. 대중음악은 1800년대 미국의 블루스를 시작으로 여러 음악들과 융합하고 파생해 10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고 오늘날에 이르렀다.그동안 발표된 곡과 음반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할 것이다. 이보다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고전음악과 전통음악도 새로운 곡이 발표되지만, 과거의 위대한 음악가들의 곡을 재구현하는 사례가 더 많다. 이에 반해 작품의 길이나 그 표현이 쉬운 대중음악은 매일매일 다양한 곡이 발표되는데, 일각에서는 발표된 곡이 너무 방대하여 더 이상 새로운 멜로디가 창작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음악인들이 듣는 곡은 대중들보다 더 다양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음악을 지속적으로 듣고, 분석하고, 부르고, 연주하며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모든 음악인들이 성공할 수는 없지만 이들의 공통적인 과제는 ‘예술 창작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표절이란 벽과 마주하게 된다’는 고민일 것이다. 한편 표절은 타인의 창작물을 허락 없이 이용하고 자신의 창작물인 것처럼 발표(공표) 하는 행위다. 여기서 무단으로 이용한 창작물에서 저작권으로 보호받는 표현(expression)을 베꼈다면 저작권 침해로 범법자 신세를 면치 못한다. 현재 음악인들 중 중·장년층 이상의 세대는 표절을 하면 안 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지만 막상 관련된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정확하지 않은 상태로 분쟁에 임했던 사례도 있었으며, ‘성장과정에서 들어왔던 음악이 머릿속에 남아 있어 그러한 멜로디가 내 작품에 반영된 것 같고 표절은 아니다’라는 일부 뮤지션의 잘못된 해명도 있는 것이다. 의도적 표절이든 무의식적인 표절이든 모두 표절에 해당하기 때문에, 창작자는 자신의 창작물이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닌지 여부를 확인하여 이를 방지할 주의의무가”(서울중앙지법 가합70768 판결) 필요하다. 그렇다면 표절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교육이다. 성장과정에서는 윤리 교육 강화가 필요하며 성인이 되어서는 저작권 교육의 강화가 필요하다. 특히 고등교육 기관에서는 저작권 교육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예술대학 커리큘럼은 고도의 연습을 수반한 예술의 완성도를 추구하는 교육과정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만약 예비 창작자들에게 선배 음악인들의 사소한 실수가 정당화되는 것처럼 인식된다면 미래의 대중음악은 암흑빛일 것이다. 음악 관련 협·단체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음악인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예비 창작자들은 고등 교육기관이 담당하면 된다. 이러한 시스템이 정착된다면 한국의 대중음악은 21세기의 정직한 지식재산이 될 것이다. 이경호 (주)네오알앤에스 기업부설연구소장

[천자춘추] 道 광역버스 교통사고가 주는 시사점

2017년 7월9일 오후 2시40분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만남의 광장 부근에서 광역급행버스가 멈추어 있던 승용차를 후미충돌하여 50대 부부가 숨지고 10여 명이 부상한 사고가 발생했다. 비슷한 시기에 지난해 7월17일 오후 5시54분 영동고속도로 인천방면 180km 지점 봉평터널 입구에서 시속 91km로 달리던 관광버스가 앞서 운행하던 K5 승용차 등 차량 4대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 20대 여성 4명이 사망하고 38명이 다친 중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아이러니하게 이 두 사고 모두 비슷한 시기에 발생(7월)했고, 운전자의 졸음운전에 기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도로공사 7~8월 여름철 교통사고 사망자 통계에 따르면 원인별로는 졸음(68.0%), 과속(18.2%)순으로 나타나 졸음으로 인한 사고가 가장 많았다. 이번 사고 가해자인 광역버스 운전자는 전날 17시간 이상 근무 후 7시간여 정도를 휴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졸음음전으로 인해 대형사고로 이어졌다. 시사점과 대안은 무엇인가. 첫째, 교통안전공단에 의하면 경기도 버스 운수종사자 이직률은 전국 2위로 숙련된 버스 운전자의 이직이 상당히 높다. 그 배경에는 서울의 버스 준공영제가 있으며, 도내 버스 운전자가 보다 나은 근무여건과 급여를 위해 서울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도의 버스 준공영제 도입 논의에 따라 경기도 버스 준공영제가 탄력을 받아 추진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버스 운전자를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최초 노선인가를 받을 때 버스 7대를 투입하기로 했으나수익문제로 결국 인가대수보다 적은 5대가 투입됐다. 노선운행 실태조사를 통해 현실적으로으로 인가노선운행 조정이 필요하다. 셋째, 사고를 낸 운전자의 근무형태는 2일 연속 일하고 1일 쉬는 복 격일제로 일일 평균 최소 16시간 이상 근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서울은 버스 준공영제로 1일 일하고 1일 쉬는 격일제이며, 일일 평균 최소 9시간 정도 근무해 비견된다. 넷째, 사고를 낸 운전자는 퇴근 후 7시간 반 밖에 휴식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유럽의 경우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최소 11시간을 보장하고 있어 최소 휴게시간 연장 검토를 통해 휴식의 질을 담보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교통안전공단에서 운영하는 운행기록분석관리시스템(e-TAS)을 실시간 관제형태로 개발해 광역버스 운전자의 연속운행시간 및 최소 휴게시간 준수 여부 등을 파악해 위반한 경우 해당 운수회사·운전자에게 신속하게 경고를 주거나 통보하는 시스템으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빅데이터환 된 정류장 또는 고속도로 지점 정보를 실시간 운행기록정보와 매칭해 졸음다발지점 결과를 경유하는 버스차량과 버스회사에 알려주는 체계도 갖출 필요가 있다. 지윤석 교통안전공단 경인지역본부 부연구위원

[천자춘추] 환경부의 ‘일자리 창출 역행’

외국인투자자들이 내놓은 계획을 살펴보면 수도권 쓰레기매립장 매립이 완료된 약 90만평에 외국기업인 트리플파이브(k-city)와 식스플래그(갯벌랜드) 두 회사가 2조4천억 원을 투자하겠다며 인천시와 2016년 3월14일 트리플 파이브간 양해각서 (MOU) 체결 및 투자확약서(LOC)를 했고 2016년 6월29일(KOTRA) 2억불을 신고한 상태에서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한다. 또한 식스프래그는 1조4천억원을 투자하겠다며 2016년 4월19일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였고 2016년 7월19일 인천시 투자유치 기획위원회 심의가 원안 의결되었으나 1년째 MOU 체결 준비 중 이다. 인천시와 매립지관리공사가 발표한 테마파크 조성계획에는 테마파크 조성으로 건설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3조9천억 원과 외화소득 파급효과 1천130만 달러와 고용창출 연간 247만 명이 일자리가 생겨 지역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환경부나 인천시의 소극적인 행태로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이 우리 예산을 투자하지 않고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역 청년들의 취업난을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처지에 놓여 있다. 물론 관련 법규에 따른 행정절차는 공정하게 이행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매립지관리공사나 인천시가 발표한 보상대책으로 수도권매립지 내 매립이 완료된 지역에 세계 최대의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트리플 파이브와 식스플래그라는 세계적인 기업이 투자를 하겠다고 하는데 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가? 우리 인천 서구 청년들은 25년 동안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하루 평균 1만5천여 t을 실어 나르는 1천여 대의 청소차량이 드나들며 비산먼지와 악취 등을 발생시켜 환경오염으로 인해 피해를 겪으며 자란 세대로 이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따라야하며, 그 중 제일 중요한 보상은 취업이라 생각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작년 9월 주민설명회를 통해 복합테마파크 및 쇼핑테마파크 사업과 관련하여 지역주민 의무고용제와 공공복지사업 지원을 추진할 것을 지역주민들에게 밝힌 바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의 실업률은 4.8%를 기록하며 전국 도시 중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환경부나 인천시가 지역인재의 고용불안 문제를 생각한다면 당장 최우선 과제로 테마파크 건설을 시작해야 한다. 이문제로 환경부는 더 이상 핑계 대지 말고 토지 소유권을 당장 넘겨줘야 한다.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장

[천자춘추] 자율주행자동차는 공간정보의 꽃

우리 사회는 머지않은 미래에 완벽한 자율주행자동차의 시대를 맞이할 것이며 이로 인해 운전에서 발생되는 스트레스와 피로감이 해소되고 교통사고로 인한 인적, 물적 재산 손실과 교통 혼잡 등으로 지출되는 간접비용 등이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경제효과가 예상된다. 자율주행자동차를 현실화 가능케 하는 가장 핵심적인 인프라는 공간정보이다. 자율주행을 위한 공간정보는 차로의 위치, 노면 폭, 곡률, 경사정보, 신호등, 표지판 등과 주위 정보를 포함하는 도로주위의 모든 사물에 대한 위치정보로 주행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데이터이며 MMS(Mobile Mapping System) 장비와 드론에 의하여 취득된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카메라와 센서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취득하는 동적인 빅-데이터 공간정보와 기 구축된 고정밀도로지도 공간정보가 실시간으로 융·복합해 차간거리 유지와 차선이탈 방지, 후 측방의 차량 움직임 등을 인지·판단·제어하는 알고리즘에 의하여 최적의 상태로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세계 굴지의 글로벌 기업 및 우리나라도 산학협력으로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2020년 후반에는 일반도로에서 상용화된 자율주행차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율주행자동차가 정착되기 위해 전국도로망에 대한 정확하고 표준화된 고정밀도로지도 공간정보가 완벽하게 구축되어야 하고, 해킹으로부터의 보완과 안전이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하며, 도로보수 및 신설 등에 따른 공간정보의 빠른 업데이트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한 품질이 검증된 양질의 고정밀도로지도 공간정보 데이터가 자율주행자동차 관제센터와 연동되어 실시간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전국도로에 대한 고정밀도로지도 공간정보 빅데이터 관리센터가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속한 LX한국국토정보공사에서도 자율주행자 산업 발전을 위하여 산자부의 지능형자동차 인식기술 개발지원 프로젝트와 경기도와 판교제로시티 자율주행자동차 시범도시 조성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LX공사는 국내 공간정보의 효율적인 관리와 표준화 추진을 위한 전담기관으로서 공간정보 빅데이터 관리센터 구축 운영 등 공간정보의 효율적인 관리와 표준화 추진에 선도적 역할을 다 해야 할 것이다. 김기승 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

[천자춘추] 청춘으로 사는 법

나는 최근 청춘으로 사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할 적이 많다. 청춘(靑春)의 사전적 의미는 스무살 안팎의 젊은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청춘은 과연 나이와 관계가 있는가? 아니다. 의지의 문제이다. 이에 대한 두 편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 그 한편은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란 시이며, 다른 한편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민태원(閔泰瑗)의 「청춘예찬」이란 수필이다. 전자는 유대계 독일인으로 일찍이 미국에 건너가 크게 성공한 교육사업가로 그가 80세 생일에 스스로 지은 시라고 하며, 후자는 구한말(舊韓末)인 1894년에 태어나 1935년에 별세한 언론인이며 문필가로 일제 암흑기 민족의 울분을 젊은 세대들이 해소해 줄 것을 기대하며 쓴 글이다. 젊음의 특징은 열정과 패기, 도전정신이다. 도전하지 않는 자는 실패하지 않지만 성공도 할 수 없다. 모름지기 청춘은 큰 이상을 품고 뜨거운 열정을 최고의 자산으로 삼아야 하며 어떤 시련 앞에서도 당당하고 좌절하지 않는 힘을 가질 것을 촉구하고 있다. 「청춘」이란 시의 첫머리에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이며, 씩씩한 의지·풍부한 상상력·불타오르는 정열·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와 모험심을 의미한다’고 강조한다. 그리하여 때로는 20세 청년보다 80세 인간에게 청춘이 있을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으며 오직 꿈과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고 한다. 「청춘예찬」은 고교시절 내가 즐겨 길을 걸으며 암송하던 간단한 수필로 내용이 강건한 화려체의 문장이다. 청춘의 끓는 피는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이며 청춘의 이상(理想)이야 말로 무한한 가치를 가진 것이며 이 세상을 용감하고 굳세게 살 수 있게 하는 요소라고 하였다. 석가나 예수, 공자와 같은 성인에서부터 보통인에 이르기까지 이상은 인간의 부패를 방지하는 소금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생의 가치를 부여하는 원질(原質)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상이란 보배를 능히 품어 아름답고 소담스러운 열매를 맺어 인생을 풍부하게 하자고 하였다. 나는 공직생활 40여년을 되돌아보면서 ‘젊음’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곤 한다. 젊음의 상징은 이상과 열정이며 도전이다. 앞서 두 편의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이상과 열정이 없다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고뇌와 실망뿐이다. 유승우 前 국회의원

[천자춘추] 동백림과 동백나무

1967년, 동백림사건. 중앙정보부는 윤이상, 이응로, 천상병이 포함된 예술가와 유학생 194명을 대남적화 활동자로 지목해 세상을 시끄럽게 했다. 동베를린을 거점으로 북한과 내통했다는 것이 주요 죄목이었다.고구려 고분 벽화를 보기 위해 북한에 갔던 일로 작곡가 윤이상은 서울로 끌려와 고초를 겪었다. 윤이상과 박정희는 같은 해에 태어나 동시대를 살았지만 해방이후 상충하는 삶의 궤적을 그렸다. 항일운동을 한 윤이상은 현대음악의 거장이 되었고, 일본군 장교를 지낸 박정희는 권력자가 되어 있었다. 1992년, 독일 데트몰트 음대에서 윤이상 75세 생일기념콘서트가 열렸다. 내가 단 한 번 선생을 만난 날이었다.그가 G. Meerwein에게 헌정한 오보에 독주곡 Piri(1971)는 내게 영향을 깊이 준 작품이다. 동양의 도(道)를 서양음악 기법에 담은 곡으로, 도가(道家)사상의 ‘무위(無爲)’가 그 중심에 들어가 있다. 오월 광주가 무너진 후, 선생은 쾰른 WDR 위촉으로 관현악곡광주여 영원히(1981)를 쓰면서 극도의 분노로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고 한다. 1917년, 선생은 경남 산청에서 태어났다. ‘상처받아 하늘에 오르지 못한 용’이 태몽이었다. 그의 삶을 예언한 것이었을까. 유럽에서 용이 된 그는 굴욕을 당한 후 조국과 결별했다. 전향서 쓰기를 거부하고 세상을 떠난 지금도 갖은 오해와 모욕을 견디며 가토우 공원묘지에서 영면하고 있다. 지난 주, 독일을 방문한 김정숙여사는 통영에서 동백나무 한 그루를 공수하여 묘소에 식수하고 그의 고단했던 삶을 위무(慰撫)했다. 선생의 의연함을 동백에 투영한 것은 아닐까. 학창시절 영향 받은 그의 음악에 감사를 표현했으나, 한국정부가 모질게 대한 행위를 사죄하고 그를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전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2017년, 정부가 예술인들을 압박한 사실이 문체부사태로 모두 드러났다. 동베를린사건이 나고 50년이나 지났지만, 힘을 쥔 자들은 박제된 신념이 지배하는 삶의 방식에 여전히 갇혀서 살아온 것이다. 이념의 족쇄를 차고 밀려들어간 갈등의 어두운 터널에서 우리는 언제쯤 빠져나갈 수 있으려나. 권력은 예술의 생명력을 능가할 수 없다. 그 사건을 주도한 자들의 말로(末路)와 핍박 받았던 예술가들의 존재감을 상상해보라. 선생이 생전에 남긴 마지막 말이다. “부디 나의 음악을 통하여 고국의 동포들이 위로와 용기를 얻으시고 내가 절실히 염원하는 민족의 평화적 사회와 화해가 실현되기를 바라고 또 다 같이 노력합시다.” 동백은 붉고 굵은 꽃을 통째로 떨어뜨린다. 구차함 없이 목을 내던지는 충신의 기개를 닮았다. 선생의 묘비에 새겨진 ‘처염상정(處染常淨)’. 동백꽃 같은 그의 기품이 서려있다. ‘오염된 곳에 있어도 늘 깨끗하리라….’ 주용수 작곡가ㆍ한국복지대학교 교수

[천자춘추] 미세먼지, 시민들과 함께 이겨내자

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일까? 알록달록 봄꽃? 가족과 함께 하는 봄나들이? 불과 5년여전만 해도 봄관련 검색순위를 뜨겁게 달궜던 위의 단어들은 어느새 부터인가 미세먼지란 검색어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우리는 어디를 가서 봄을 만끽해 볼까가 아닌 오늘은 마스크 없이 마음 편히 외출해도 되는지를 고민하는 2017년의 봄을 지나왔다. 시민들의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는 이제 그 옛날 수돗물에 대한 과도한 공포로 인해 조성된 생수와 정수기, 그리고 실내습도에 대한 과도한 맹신으로 시작된 가습기살균제의 대재앙 등을 떠올릴 정도로 높아져있다. 확실하게 과학적으로 검증되지도 못한 공기청정기와 미세먼지 마스크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고 매우 위험수준으로 경보가 발령이 돼도 특별히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지 못하다. 외출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나오는 상황에도 다수대중이 이용하는 시설에서는 아랑곳 않고 야외활동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런 무질서한 상황이 벌어지는 데에는 중앙정부, 시정부할 것 없이 일관되고 믿음직한 정보와 대응책을 주지 못하는데서 시작한다. 최우선순위는 국민들에게 ‘정부의 정보와 대책을 믿으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고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는 확실한 신호를 주는 것이지만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대한민국정부는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에 자연스레 시민들은 정부의 대책보다는 자구책을 강구하려는 상황이 강해지게 되었다. 조금은 늦은 감이 있지만 새로운 정부가 들어오면서 미세먼지 대책이 국가주요과제중 하나로 떠오르게 되었고, 이에 발맞춰 수원시도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대응본부구성과 민관협력을 통한 미세먼지 적극해결을 약속하고 나섰다. 주요하게는 모니터링과 홍보강화, 경보제 발령을 통한 즉각 대응 역량강화, 살수차도입과 사업장미세먼지 저감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제라도 시민들의 적극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체계를 정비하고, 많은 이해 당사자들의 논의자리를 통해 합의하는 과정을 만들기를 바란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그 정책이 효과적이고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게 된다면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정책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일방적인 계도와 계몽으로 미세먼지 정책을 밀어붙이면 아마도 시민들 개개인의 생활에 조금은 불편을 가지고 올 수밖에 없는 미세먼지 정책의 특성상 절대 성공을 거둘 수 없다. 마지막으로 지방정부의 역할을 스스로 한정지으려 하지 말아야 한다. 수원시내 관용차 2부제, 매연발생차량 단속강화 등의 보여주기식 정책으로는 사실 수원시의 미세먼지저감 정책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선도적이고 강력한 정책 등으로 지방정부의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 김성우 수원환경운동센터 사무국장

[천자춘추] 동네 아줌마만도 못한 국민의 대표

요즘 ‘그냥 밥하는 아줌마들’ 논란이 거세다. 단지 네 마디가 수많은 이들의 가슴에 비수가 되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다.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이 말은 우선 밥하는 일을 성실히 해 온 모든 이들을 울컥하게 만든다. 다음으로 어려운 시절부터 지금껏 자식들을 위해 밥을 해 온 어머니들이 화가 난다.또한 집에서 총총거리며 아이들 돌보느라 정신없는 동네아줌마들에게는 자괴감을 불러일으킨다. 결혼한 여자라면 국회의원이든 조리 종사원이든 집으로 돌아가면 누구나 동네아줌마가 되는데, 본인은 그 범주가 아닌 듯이 그냥 내뱉은 말이 분명하다. 밥을 한다는 것은 인간이 존재해 온 역사 속에서 생존과 직결되는 가장 신성하고 필수적인 행위 중 하나이다. 먹지 않고 누구도 살아갈 수 없으니 농담처럼 ‘다 먹자고 하는 일’이라는 말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밥하는 일은 우리 역사에서 오랫동안 여자들이 담당해왔고 그만큼 하찮게 여겨져 왔다. 먹을 것을 기르고 재배하고 가공해서 밥상에 멋지게 내어놓기까지의 작업들을 다른 직업에 비해 매우 업신여겨온 우리 사회 내면의 일부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밥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이들도 다른 직업을 가진 이들과 동일한 무게의 삶을 책임지기 위해 그 일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 급식실 조리사 한 사람이 하루 평균 150인의 음식을 3~4시간 안에 만들어야 한다. 실제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듯이 밥을 하려면 재료를 다듬고 씻고 조리하는 중노동을 해야만 한다. 먹고 나면 설거지와 음식 정리도 당연히 뒤따르는 일이다. 밥이나 한다고 할 만큼 쉬운 일이 아니며 그 일로 받는 평균 임금은 비정규직의 경우 126만원 수준이라고 한다. 전국 초중고에 근무 중인 정규 조리사는 1천400여명에 불과하고 대부분 비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직도 문제의 본질과 해결책을 찾기보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소하려는 자들이 넘쳐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국회의원은 우리가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적 수단을 고민하는 것이 본분인 직업이다. 학교급식의 질에 대한 우려를 그 일에 종사하는 특정 비정규직의 탓으로 돌리기 이전에 왜 급식의 질은 낮은지. 어떤 문제가 질을 낮추는지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발언을 해야 하는 직업이다.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의 유형에 따라서가 아니라 그 일을 하는 능력과 태도에 의해서 존중받아야 한다. 그 이유로 노동에 대한 편견이 가득하고 개인적인 견해를 공적인 관점과 구분하지 못해 막말을 해 놓고 사과를 반복하는 국회의원은 그냥 밥하는 동네 아줌마보다 한참 못한 존재이다. 송미영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천자춘추] 스포츠 산업과 기업가 정신

가난한 집안 출신, 기이한 외모, 키 162㎝, 몸무게 45㎏이라는 왜소한 체격 때문에 취업에 번번이 실패했던 영어 강사출신이 세계적인 부호가 되었다는 성공 스토리는 전 세계 젊은이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중국의 거부 알리바바 마윈의 이야기다. 마윈은 31살의 나이로 창업에 도전했지만 경험 부족으로 실패했고 1995년 인터넷 관련 기업을 창업했지만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갔다.거듭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마윈은 1999년 알리바바닷컴이라는 회사를 차린다. 마윈에게는 알리바바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가 있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투자를 받으려 수많은 회사를 찾아갔지만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마윈은 포기하지 않고 마침내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아내면서 2014년 알리바바 그룹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이 때 회사 가치는 약 1천667억 달러, 원화로 환산하면 175조 원에 이른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를 잇는 세계 IT 업계 4위 기업이며 2만5천 명이 넘는 직원을 보유한 알리바바 그룹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알리바바의 성공요인은 한정된 자원에서도 혁신을 바탕으로 진취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는 마윈의 기업가정신이 바탕이 되었다. 기업가정신은 사회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고, 기업을 건실하게 성장 및 발전시킬 수 있는 기업가 혹은 경영자로서의 이념 및 철학을 뜻한다. 오늘날 세계 주요국들은 이러한 기업가정신을 신성장 동력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고실업이 만연한 경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대안으로서 기업가정신의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스포츠교육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유소년 스포츠클럽 경영형태가 대규모 인적자원이 투입되는 기업의 조직구조로 변화되고 있다. 스포츠클럽을 둘러싼 환경도 과거와는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경영자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스포츠클럽 시장의 인적 물적 자원이 제한되어 있고 경영자가 여러 일들을 동시에 소화해 내면서 안정적이며 유능한 종사자의 확보는 스포츠클럽 기업의 성패를 판가름한다. 즉, 스포츠클럽 경영자의 기업가정신이 구성원들과 적절하게 소통되고 조직의 가치로 확대 재생산 되느냐가 성패의 열쇠가 될 것이다. 백성욱 ㈔한국유소년스포츠클럽협회장

[천자춘추] 보물지도

비가 온다. 100여 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이라고들 한다. 타들어간 대지와 우리들의 마음을 적셔주는 그리웠던 단비가 내린다. 운동을 갔다 오던 길 벤치에 앉아 비를 맞는 청승과 함께 한참동안 상념에 잠겼다.옛날 내가 어렸을 때는 이런 국가적인 어려움에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함께했었던 기억이 많다. 같이 우물을 파고 기우제를 지내는 등의 공동체 의식으로 서로를 위로 하면서 극복했던 것 같다. 그런 아름다운 우리의 마을들은 어디로 떠나버린 것일까. OECD 국가 중 공동체 지수가 최하위, 우리나라의 현주소다.우리나라는 단기에 이룩한 엄청난 경제 성장의 이면으로 사회 양극화와 주민 간 갈등, 지역문제 발생, 가족 해체 등의 문제들이 발생했다.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은 공동체 의식 복원과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평생학습 사업을 고민한 결과 경기도 평생학습마을 공동체 지원(Golden Triangle) 사업을 2012년부터 추진하게 됐다.본 사업은 마을을 운영하는 데 있어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주체들을 마을 내부에서 발굴ㆍ양성하여 마을 사업을 운영할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활용하여 주민을 강사로 양성해 새로운 학습형 일자리도 함께 창출하는 마을사업이다. 즉 현재 살고 있는 삶터를 공동체를 통해 배우고 즐기고 나누는 황금의 삼각지대로 형성하는 사업으로 현재 24개 시ㆍ군의 69개 마을이 조성되었다. 모든 마을들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어려운 가시밭길을 뚫고 성공한 몇 개의 마을을 소개해본다. 시흥시 참이슬평생학습마을은 마을 내 23개의 강좌와 6개의 학습동아리가 마련됐고 28명의 마을 활동가가 활동하고 있는 대표 평생학습마을로 연간 평균 23번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그리고 포천시 장독대마을은 마을프로그램을 통해 학습이 이뤄질 뿐만 아니라 학습프로그램과 관련 있는 체험 및 소득상품을 개발하는 데 힘쓴 결과 주민의 소득창출을 높일 수 있는 마을기업으로 지정됐고 도시민을 유치하고 체험을 진행할 수 있는 농촌체험 휴양마을로도 선정됐다. 이러한 성과에 대한 희열과 행복은 뜨거운 열정과 인내를 불태운 자들만의 몫일 것이다.진흥원이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평생학습마을의 전망과 과제를 짚어본 바에 의하면, 현재 조성된 마을이 지속가능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꾸준한 공적 예산지원과 함께 마을에 밀착해서 방향을 잡아줄 수 있는 중간지원조직이 반드시 필요하고 모든 시ㆍ군에 육성되어야 한다.깊은 밤 아직도 빗줄기 소리가 사납다. 내 마음에 위로와 편안함을 주는 아름다운 선율이다. 경기도의 평생학습마을이 공동체를 살리는 보물지도로써 자리를 잡아 사람냄새 나는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대한민국의 모델이 되길 희망한다.김경표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

[천자춘추] 자동차에서 사람이 존중되는 사회로

▲ 이상명 수원기후변화체험교육관 관장 도심을 걷다보면 때 이른 더위에 더해 자동차에서 내뿜는 매연과 에어컨의 열로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점증하는 기후변화와 고령화의 시대에 보행자들은 자동차로부터 쾌적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권리를 확보할 수 있을까. 시민들은 민주주의 교육을 통해 사회적 약자보호를 기본적인 소양으로 지켜야 한다. 그러나 도로에서는 이런 민주주의가 잘 작동되지 않는다. 자전거 운전자들은 자동차의 위력에 차도 밖으로 밀려나기 일쑤이고, 사람과 자동차가 함께 이용하는 주택가 이면도로에서는 보행자 스스로 자동차를 피해 걸어야 한다. 그래서 자동차가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주거나 아이들이 마음껏 뛰노는 골목 풍경은 현실에서 보기 어렵다. 한국사회에서 자동차는 경제성장과 동일시되어 편리함과 부유함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현재 자동차가 도시의 경제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지고 있음에도, 자동차로부터 사람중심으로의 변화를 담으려는 정책들은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자동차 위주의 교통정책은 과도한 차량 공간으로 토지 배분, 해외로부터의 많은 석유수입 비용으로 국부의 유출을 불러왔다. 지속가능한 경제체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꼭 바로잡아야 할 항목이다. 새로운 정부에서는 사람과 자동차의 관계를 어떻게 재정립해가야 할까. 자동차 운전자에게 보행자와 자전거 운전자 등 이동약자를 보호할 책임을 분명히 부여해야 한다. 또 도시의 부족한 공간이 더 이상 자동차 도로와 주차장 부지로 확대되지 않고, 인도나 자전거 도로로 혹은 생태교통 이용자들의 편의공간으로 활용되면 좋겠다. 차 없이 거주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주택 설계, 마을 밖 공동주차장을 조성해 생태교통마을을 조성하면 좋겠다. 2013년 9월 수원 행궁동에서 ‘생태교통수원 2013’을 통해 주민들이 화석연료가 사라진 미래도시를 상상하며, 자동차 없이 생활해보는 한 달을 경험한 적이 있다. 최근 한양도성 안으로 진입하는 차량에 혼잡통행료 8천 원을 부과하면, 승용차 통행의 58%가 줄어들어 교통량 및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일 것이라는 서울연구원의 연구 기사도 있었다. 창원, 안산, 고양 등의 공공자전거 정책에 더해, 최근 수원시는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한 스테이션 없는 무인대여 공유자전거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뉴욕을 비롯 오슬로, 파리, 런던 등 해외의 많은 도시들은 차량억제 정책을 더 강력히 추진해가고 있다. 새로운 정부에서는 각 지자체와 해외 도시들의 교통혁신 사례를 바탕으로, 자동차 중독에서 벗어나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교통체계를 뒷받침할 법과 제도의 재정비, 시민이 체감하고 공감할 정책을 적극 수립해 주길 기대한다. 이상명 수원시기후변화체험교육관 관장

[천자춘추] 태아보험의 불편한 진실

‘태아보험’ 상품은 출생 시 태아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안내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태아보험에 관한 상품안내를 접한 소비자들은 가입을 통해 출생 시 태아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 전반에 관해 보장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태아보험’은 태아의 출생 시 발생하는 위험 요소의 극히 일부만을 보장한다. 왜 그럴까. 지금부터 그 이유에 관해 필자가 경험한 사례를 토대로 설명해보고자 한다. 한 산모가 출산 과정에서 제대탈출(출산 시 탯줄이 태아보다 먼저 산도에 진입하여 태아의 머리가 유도될 때 탯줄을 눌러 산소의 공급을 방해하는 상태)이 발생하여 응급 제왕절개 분만으로 영아를 출산하였다. 그러나 영아는 출산 직후 호흡곤란 증상이 발생하였고, 영아는 중증의 뇌성마비 장애를 안게 되었다. 산모는 이 사고에 관하여 종전에 가입한 ‘태아보험’에 기하여 보험사에 상해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태아의 출생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면책사유라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였다. 그렇다면 보험사가 주장하는 ‘태아보험 약관’에 그러한 면책사유가 존재하는 것일까. ‘태아보험’의 면책약관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보험사가 ‘피보험자(보험대상자)의 출산(제왕절개 포함)’시 사고를 면책사유로 정하고 있다. 위 면책약관의 문언이 ‘출생’이 아닌 ‘출산’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과 일반적으로 태아보험 가입 시 산모도 종된 피보험자로 가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현재 보험사는 위 면책약관을 근거로 산모가 피보험자인 태아를 출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면책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처럼 ‘태아보험’이 ‘저체중아치료비용’ 등 출산의 과정에서 담보하는 위험이 극히 적다는 것은 ‘태아보험’의 불편한 진실이라고 할 수 있다. 대다수의 보험사는 소비자들이 태아보험에 가입할 때, 출생 시 태아에게 발생한 사고는 면책된다는 약관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태아보험’이 출산 시 위험을 보장한다는 기만적인 시중의 상품안내를 방치하고 있다. 이와 같은 보험사의 부적절한 영업 행태는 하루 빨리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요컨대 소비자들은 ‘태아보험’이 출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충분히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보험사들은 면책약관의 구체적인 의미를 소비자들에게 안내하여,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해본다. 임영근 변호사

[천자춘추] 통학로 사고위험에 방치된 아이들

수원 권선구 호매실로 165번 길 일대는 전국 최대규모의 공립 유치원인 ‘능실유치원’, 공립 단설 ‘능실초등학교’와 함께 ‘능실중학교’가 위치해 있는 그야말로 에듀타운이라 할 수 있다. 유치원과 초ㆍ중학교 학생 수만 합쳐도 1천800여 명에 이르고 있는 상황으로 아이들의 등하교 시간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아이들의 모습과 등원을 돕는 학부모들의 행렬, 방과 후 각종 학원차량이 함께 뒤엉키는 엄청난 인파와 차량의 이동을 목격할 수 있는 곳이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신규 주택단지 개발 공사까지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유일한 통행로인 ‘능실유치원’ 앞차로는 아이들의 등하굣길로서의 역할과 인근 2천여 세대 주택단지 진출입을 위한 통행로, 그리고 신규 개발단지 공사차량의 진출입로로서의 역할 등이 맞물려 그야말로 혼잡 그 자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능실초 앞 사거리와 능실유치원 전면 도로 등에는 바닥면에 그려진 횡단보도와 신호등, 그리고 어린이 보호구역 팻말만이 유일하게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시설물로 자리 잡고 있다.이 때문에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보면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이 사이를 통해 수많은 차량이 동시에 불법 우회전 이동을 하고 있는 실태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된다. 참으로 아찔한 상황이 매순간 연출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인해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서 아이들 통학로 안전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통학로 사거리를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구름다리형 육교의 건설을 강력하게 요청 중에 있으며, 당장에라도 가용할 수 있는 신호, 과속 단속 카메라의 설치와 아이들의 등하교 시간대에 교통지도 차량의 집중적 단속과 교통 지도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급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아이들의 통학로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는 무엇하나 가능한 것이 없고 어렵다는 반응이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라는 말은 절대적인 명제이다. 미래를 위해 우리의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습하고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은 우리가 항상 잊지 않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절대적인 책임인 것이다. 박동현 경기도의회 의원

[천자춘추] 亞역도대회, 北 참가를 기대한다

지난주 한 뿌리를 두고 두 갈래로 갈라졌던 ‘국기(國技)’ 태권도가 의미있는 교류 활동으로 경색된 남북 관계에 희망의 빛을 비추었다. 2017 무주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북한이 주도하고 있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이 10년 만에 방한, 네 차례의 시범을 선보인 것이다.이번 ITF 태권도 시범단의 방한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장거리 로켓발사 위협으로 인해 오랫동안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남북 체육교류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답방 형식으로 오는 9월 평양에서 열릴 I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WTF 시범단을 파견키로 양측이 합의함에 따라 태권도 종목의 남북 교류가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에 체육계는 물론 정부는 더욱 활발한 체육교류와 함께 내년에 열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자는 의견까지 검토하기에 이르렀다.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태권도로 모처럼 화해 분위기를 탄 남북 체육교류가 남북 간의 화해와 평화 무드를 평창 동계올림픽 단일팀 구성으로 이어가는 쪽으로 발전했다. 우리 역도연맹 역시 오는 10월말 강원도 양구에서 열릴 2017 아시안컵역도대회와 아시아클럽대항역도선수권대회에 북한 선수단의 방한을 정부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 민간 단체인 역도연맹이 북한 측과 접촉을 해 선수단을 초청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오래전부터 아시아역도연맹을 통해 교류를 추진해 왔고, 이번 대회 역시 북한의 참가 유도를 요청했다.이미 우리 역도는 2013년 9월 평양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렸던 아시안컵과 아시아클럽대항선수권대회에 41명의 대규모 선수단이 방북해 보름간 체류했던 적이있다. 당시 남북 분단 이후 처음으로 국호(國號)인 대한민국을 사용하고, 입장식과 시상식에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울려퍼지는 등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했었다. 또한 이듬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북한이 역도에서 4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는 초강세를 보이며 연일 언론의 조명을 받았었다. 태권도가 모처럼 물꼬를 튼 남북 체육교류가 부디 다음에는 역도로 이어져, 세계 정상급의 북한 역사(力士)들이 양구 아시안컵대회에서 기량을 펼치고 남북간 우의와 평화를 다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이원성 대한역도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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