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보육예산

최창한 매년 연말이면 보육예산전쟁이 시작됩니다. 요즘 국회, 광역시, 도의회, 시ㆍ군의회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행정감사와 2018년 예산편성을 위한 예산전쟁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국회에서 여야 국회의원 5명이 공동 주최한 ‘2018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보육정책토론회’가 가정 및 민간어린이집연합회의 주관으로 개최되어 다녀왔습니다. 600명이 입장할 수 있는 토론장은 2천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했습니다. 국회의사당 복도와 강당 계단에 빼곡히 앉은 어린이집 원장들은 ‘보육료 16.4% 인상, 보육료 고용유지’란 손 피켓을 들고 있었습니다. 필자는 2005년 당시 한국보육시설연합회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노무현 정부의 요청으로 청와대에서 보육관련 협의를 위해 영,유아 보육과 교육을 대표해 정책에 참여했었습니다. 당시 정부는 민간과 정부 지원시설의 격차를 줄여서 동일노동에 대한 동일 임금 지원과 시설 간지원의 격차를 없앨 것을 약속하고 실행에 들어갔으며, 보육현장은 이러한 정부의 약속을 믿고 보육의 질 향상에 앞장섰습니다.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충분한 준비 없이 밀어붙이기식 정책으로 무상보육과 아이사랑 카드 제도가 도입되면서 모든 책임과 예산 문제까지 민간어린이집에 떠넘겼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부처 간의 예산 떠넘기기(누리교육비)로 정부 지원시설과 민간시설의 격차와 지원의 차별은 날이 갈수록 커졌습니다. 결국 아동들을 차별하는 것인지 막연히 국공립 어린이집과 병설유치원의 선호를 유도하여 수용을 늘리겠다는 정책인 건지, 결국은 국민의 세금 인상과 직결되고 정부지원의 현실에서 민간이 차지하는 영역을 더욱 고립화는 정책으로 생각됩니다. 지난주 보육정책 토론회에서 필자는 뜻하지 않게 토론자로 잠깐 참석한 기획재정부의 공직자에게 질의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기획재정부의 토론 참석 공직자는 특별한 답변이 없이 노력을 하겠다 했으며, 주무부처인 복지부 담당 공직자는 보육료 원가계산을 위한 연구를 내년에 실시한다고 했습니다. 필자는 답변에 대하여 현 정부의 보육예산을 인건비 지원정책으로 전환이 시급하다고 역설했습니다. 지난 정부들과 달리 현 정부에서는 약속이 지켜지고 현장의 어려움이 반영되어, 현실적인 보육료 지원으로 최소한의 일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최창한 경기도보육정책포럼 대표

[천자춘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출생의 비밀

신동근 한 중년 여성이 있다.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거절을 잘하지 못했고 타인의 눈치를 많이 살피며 자기주장을 잘하지 못한다. 그녀 스스로는 항상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지만 사람들은 그녀가 너무도 착하다고들 말한다. 그녀의 문제는 심리학적으로 보면 자존감이 낮은 것이다. 그녀의 자존감이 낮은 것은 뿌리가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원치 않게 그녀를 임신했고 낙태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후 마지못해 결혼하여 그녀를 낳았다. 그녀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의 사업은 무척 어려웠다. 2년 후 남동생이 태어났다. 결혼생활에 적응한 어머니는 시댁에서도 반기는 남동생을 얻고 무척 기뻐했다. 아버지는 남동생이 태어나던 즈음부터 점차 사업이 잘 되어갔다. 그녀의 집에서 남동생은 복덩이이자 왕자님이었고 그녀는 동생을 챙겨줘야 하는 눈치꾸러기 하녀 같았다. 세월이 흘러 그녀는 시집을 갔다. 아버지는 돌아가시면서 모든 재산을 남동생에게 넘겨주었다. 그녀는 서운했지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홀로 남은 어머니는 암 투병을 하게 되었다. 모든 재산을 물려받은 남동생이 어머니 양육을 거절하자 그녀가 어머니를 돌아가실 때까지 정성껏 간병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그녀가 듣고 싶었던 단 한마디가 있었다. ‘동생과 차별해서 미안했다고…’ 하지만 어머니는 끝내 그런 말없이 세상을 떠났고 그녀는 서럽게 울었다. 이 사례의 여성이 갖는 낮은 자존감은 원치 않은 임신, 실패한 낙태, 출생 당시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여성이라는 성별에서 기인한 것이다. 출생 당시의 변수에 의해 그녀의 인생은 이미 많은 것이 결정되어 있었다. 이것은 그녀만의 특별한 이야기일까? 실은 우리 모두 이와 같은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태어나며 그 비밀은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렇게 상처를 주는 출생의 비밀에 대해 부모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하고 싶다. 첫째, 출생의 비밀은 절대 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원치 않은 임신이나 실패한 낙태 같은 이야기는 아이의 존재의 이유를 의심하게 하고 자존감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둘째, 아이에게 환영받고 축복받으며 세상에 태어났다고 얘기를 해줘야 한다. 환영받은 느낌이 자존감을 올려준다. 어린 시절 사진을 보며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말해주는 것도 좋다. 셋째, 자식 중에 사랑을 덜 받은 자식에게 죽기 직전이라도 미안하다는 말을 해주고 떠나길 바란다. 그래야 맺힌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출생의 비밀로 상처받은 분들에게도 조언을 한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는 안 되는 그런 사람은 없으니 환영받지 못했다고 해서 인생을 포기하지 말기를. 태어난 것은 나의 선택이 아니지만 앞으로 살아가는 것은 나의 선택이니 비록 축복을 받지 못하고 태어났다 하더라도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기를. 왜냐하면 당신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니까. 신동근 마마라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천자춘추] 고통 조각상

김한호 언론보도를 보면서 문 대통령에 박수를 보냈다. 바로 저거야! 국가 지도자는 저런 마인드를 가져야지. 포항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되었다. 관련 부처의 장관을 현지에 급파하고, 현장의 어려움 등을 검토하여 수능 연기를 결단하였다. 수능 강행을 추진하던 참모와 보좌관은 크게 당황하고 부끄러움을 느꼈을 것이다. 덴마크 국회의사당 입구에 있는 ‘4가지 고통의 조각상’은 귀가 아플 정도로 국민의 소리를 듣고, 국민을 위하여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국민의 아픔을 가슴으로 공감하며 국민의 생활을 직접 눈으로 보라고 명령한다. 국민의 아픔을 이해하고 아픔을 주는 정치를 하지 말라는 것으로, 이번 수능 연기는 현장의 아픔을 공감하는 뜻깊은 용단이었다. 학교현장의 혼란과 고통은 가중되고 있어 학생교육의 질적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업무부장이나 담임을 맡아달라고 사정해야 하며, 어렵고 힘든 교감은 포기하고 편하게 살자는 풍토, 여전히 부족한 학교운영비, 방과 후에 거리로 내몰린 학생,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학교, 대체 교사 구하기 어려움, 노무 관련 갈등, 늘어만 가는 항의성 민원 등등. 최근 거론된 교장양성아카데미로 교직사회는 양분되고, 막연한 기대감과 안락함으로 무임승차하려는 집단과 현장에 큰 혼란이 없도록 기존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집단 간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모 기업의 간부회의에는 항상 고객용 ‘빈자리’가 있다. 무슨 일이든지 고객 위주로 판단하고 행동하라는 의미이다. 교육부, 시도교육청 및 교육지원청의 존재 당위성은 학교 현장을 섬기는 패러다임 실천에서 찾을 수 있다. 학교현장에서 무엇을 바라고 원하며, 그들이 겪는 고통을 파악하려고 땀을 흘렸는가? 학교 현장을 안정시키고, 학생 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정책적으로 판단하고 지원했는가 어렵고 힘든 시기이다. 학교현장의 눈물을 닦아주고 함께 울어줄 수 있는 따뜻한 리더, 실천하는 지성인이 필요하다. 국가 지도층, 교육부, 도교육청 및 교육지원청 관계자의 머리와 가슴에 ‘고통의 조각상’과 ‘빈자리’가 자리매김하기를 간곡히 바란다. 김한호 한국교원대학교 박사

[천자춘추] 해관

▲ 이강석 지난해 말 39년 8개월 공직을 마감하게 되었을 때 마음속 흔들림과 당혹함이 적지 않았는데 어느 날 새벽 1시에 잠에서 깨어나 손에 잡은 책이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牧民心書(목민심서)’로 흔들림을 잡은 바 있습니다. 제도의 개혁 원리를 말하는 經世遺表(경세유표), 형법서 흠흠신서(欽欽新書), 그리고 목민관, 즉 현대의 공직자가 지켜야 할 지침을 밝히면서 관리들의 폭정을 비판한 저서인 목민심서를 ‘1표2서’라 하며 1762~1836년 74세 일생동안 심혈을 다하신 508권 茶山(다산) 선생님의 저서 중 壓卷(압권)입니다. 목민심서를 잡고 이리저리 방황을 하다가 만난 활자는 바로 ‘解官(해관)’이었습니다. ‘관직이 교체되어도 놀라지 마라. 수령직은 교체됨이 있는 것이니 교체되어도 놀라지 않고 관직을 잃어도 연연하지 않으면 백성이 그를 존경할 것이다. 평소에 문서와 장부를 정리해 두어서 청렴하고 명백하게 하여 후환이 없도록 해야 한다.’ 지방행정 기관의 공무원에 대한 인사는 여건상 단기간에 진행됨이 현실이니 현재 공직에 몸담은 1962년생쯤 나이에서 다산 선생님의 ‘해관’을 생각하고 그 글을 읽으면서 공감해 봄 직하다 하겠습니다. 또한 목민심서에서 다산은 선배 수령들과 다스리는 이치를 깊이 논의하고, 고요하고 단정하게 앉아서 백성을 다스리는 방도를 생각하며, 몸가짐을 단정하게, 마음을 맑게 하면서 청탁을 물리치고 씀씀이를 절약하며 덕 베풀기를 즐거워하면서 예에 맞게 교제할 것을 주문하십니다. 특히 공문서 작성은 본인이 하고, 세금 징수와 납부에 만전을 기하며, 특히 ‘차출 派遣(파견)되었을 때도 최선을 다하라’는 말씀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18세기에 태어나 18년 벼슬, 18년 유배, 1818년에 목민심서를 저술하시고 解配(해배)되시어 18년 여생을 사신 다산은 경기도 남양주에서 출생하시어 수원화성 축성을 진두지휘하셨습니다. 정조를 도와 개혁과 혁신을 추진하시다가 정조 사후에 관직에서 물러났고 유배의 고통 속에서 霞帖(하피첩)을 써 자식과 후진의 훈육에 힘쓰셨습니다. 그리하여 목민심서의 한 줄 한 구절이 현직 공직자에게는 물론이거니와 2018년 목민심서 저술 200년 되는 해에 지방선거에 출마하시는 모든 분에게 꼭 필요한 金科玉條(금과옥조)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강석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천자춘추] 구강건강이 전신건강의 첫걸음

▲ 최유성 치아건강이 오복 중의 하나라고 널리 알려진 이유로는 그만큼 삶의 질적인 측면을 이야기할 때, 음식을 씹어먹는 기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수명이 연장되면서 특히나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많은 사람이 체감하고 있다. 그러나 구강건강이 단순히 음식을 섭취하는 출발기관으로서의 기능보다 더욱 중요한 사실을 우리는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의 소중한 생명과 직결된 전신건강과 구강건강과의 연관성을 새삼 언급해보고자 한다. 현대 성인의 주요 사망원인인 암, 심뇌혈관질환, 호흡기질환, 당뇨병 등의 만성적인 관리가 중요한 비전염성질환(Non-Communicable Diseases, NCDs)과 구강건강과의 연계성에 관한 다양한 연구결과가 보고되어 왔다. 즉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과 구강질환은 흡연, 음주, 영양, 위생 등의 공통위험요인을 가지고 있으며, 잇몸질환의 유발세균이 심혈관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면서 혈전형성, 동맥경화증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는 언론매체를 통해서도 널리 알려졌다. 필자가 근무하는 치과에 정기적 구강검진을 위하여 내원하는 환자분들에게 해주는 조언이 있다. 금니를 씌우고, 임플란트를 위하여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매일 구강청결을 위하여 정성을 다해서 양치질을 해야 한다는 내용과 치과에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검진과 더불어 초기에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치과진료실을 나갈 즈음에, 추가적으로 전해주는 인사말이 있다. 앞에 말씀드린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신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 관리와 스트레스 관리 등이 소홀히 된다면, 구강건강도 함께 나빠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의 몸은 유기적 집합체로서 모든 기관들이 연관되어 있음은 너무도 당연하다. 치아건강과 잇몸건강을 위하여 불편한 증상이 느껴지기 이전에 치과를 방문하는 것은 전신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30대 이상의 성인이 최소 6개월에 한번 동네치과에 방문해서 구강검진과 관리를 받는다면, 우리의 삶이 더욱 행복해질 것이다. 왜냐하면, 입 냄새의 감소로 인하여 주위의 사람들과 즐거운 만남이 지속될 것이고, 무서운 치통으로 인한 공포감에서 해방될 것이며,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씹는 즐거움을 간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늘어난 수명만큼이나 행복의 필수조건인 전신건강의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최유성 경기도치과의사회 부회장

[천자춘추] 수험생 여러분에게

조도연 수험생 여러분! 그동안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느라 수고들 많이 하였습니다. 올해 수능은 사상 초유로 포항지역 지진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1주일 연기되어 11월 23일 치러지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상황에 수험생 여러분은 불안해하거나 당황하지 말고 가족, 친구들과의 대화로 평정심을 유지하는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오랜 시간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11월 23일 치르는 시험의 결과가 여러분이 그동안 땀 흘리며 준비한 노력의 대가로, 아니 보람으로 잘 나타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이번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며, 너무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지금까지 최선을 다하여 준비해온 시간에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며 앞으로의 과정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여러분을 위해 모든 정성을 쏟아주신 학부모님과 선생님들께도 감사하는 마음을 꼭 가져야 합니다. 탈무드에 있는 내용으로 이 세상에서 ‘제일 지혜로운 사람은 어떤 경우에 처해도 배움의 자세를 갖는 사람’이고, ‘제일 강한 사람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이며, ‘제일 행복한 사람은 지금 이 모습 이대로를 감사하면서 사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빌헤름 웰러는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가장 많이 소유한 사람이 아니라, 가장 많이 감사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종종 노력보다 결과를 먼저 기대하기에 무모해지고 조바심 내고 너무 빨리 좌절하기도 합니다. 자연은 봄 다음에 바로 겨울을 맞이하지 않고 뿌리에서 바로 꽃을 피우지 않기에 가을엔 어김없이 열매를 맺고 아름다운 꽃을 피웁니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랑과 더 빛나는 결실을 바라면서 기다리고 인내하는 삶의 지혜가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가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누리고 감사하기보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탐내기 때문입니다. 삶의 원리는 ‘혼자’가 아니라 ‘관계’이며, 다른 사람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지 않고 저 혼자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세계 어느 문화권에도 없다고 합니다. 여러분의 행복한 미래를 위하여 가까이에 있는 가족, 친구, 지인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십시오. 아울러 여러분의 미래를 멀리 보며 관계 맺기로 함께하는 민주시민이 되고, 앞으로 소중한 자신의 미래를 위해 아름다운 도전을 마음껏 펼치시길 바랍니다. 수험생 여러분의 행복한 미래를 응원합니다. 조도연 평택교육지원청교육장

[천자춘추] 4차 산업혁명과 뉴칼라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의 중심인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바이오산업, 물리학 등의 경계를 융합하고 연결하는 기술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클라우스 슈밥(Klasu Schwab) 의장이 처음 사용한 용어로서, 교육분야를 비롯한 경제, 산업, 사회구조의 파괴적 변화는 분명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사람, 사물, 공간이 인터넷 통신망으로 연결되고(초연결성), 초연결성으로 비롯된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일정한 패턴을 파악하고(초지능성), 분석결과를 토대로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여(예측 가능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으로, 그 핵심은 인공지능,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무인운송수단(무인항공기, 무인자동차), 3D 프린팅, 나노 기술, 생명공학, 재료공학, 에너지저장기술, 퀀텀컴퓨팅 등 새로운 기술 혁신에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국가 간, 기업 간, 산업 간, 그리고 사회 전체 시스템에 급격한 패러다임 전환을 수반하게 된다. 2017년 1월 IBM의 CEO 지니 로메티가 ‘다보스 포럼’에서 ‘앞으로 수백만 개의 일자리는 화이트칼라도 아니고 블루칼라도 아닌 뉴칼라(New Collar)에서 나오게 된다’고 언급하였다. ‘뉴칼라(New Collar)’란 ‘육체 노동직의 블루칼라(Blue Collar)’도, ‘전문 사무직의 화이트칼라(White Collar)’도 아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롭게 등장할 노동 계급을 의미한다. CEO 로메티는 “앞으로 다가올 뉴칼라 시대에는 노동력이 아닌 데이터가 중심이 될 것이며,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연구, 개발하는 뉴칼라가 미래를 이끌 주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뉴칼라는 학력과 상관없이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에 적응하는 근로자 계급으로, ‘연결성과 창의성’을 갖춘 실무형 인재라고 할 수 있다. 더 이상 전통적인 대학 학위는 필요하지 않으며,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뉴칼라 인재가 필수임을 강조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진행 속도는 기하급수적이므로, 이에 대한 대비 또한 신속히 대응해야만 한다. 지금의 한국 교육시스템과 커리큘럼으로는 무방비 상태이며, 뉴칼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 대학들의 단순한 학과명칭 변경은 이제 근절되어야만 한다. 새 정부 들어설 때마다 변경되는 정부조직명에 맞추거나, 기술 트렌드에 맞추거나, 입시경쟁률을 높이기 위해서 변경하는 등 철학도 뿌리도 없는 명칭의 변경보다는 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연결성과 창의성’을 갖춘 뉴칼라 인재양성을 위하여, 전통적인 교육방식이 아닌 전혀 새로운 커리큘럼과 교육방식을 시급히 준비해야만 한다.강정진 동서울대 교수ㆍ㈔한국인터넷방송통신학회장

[천자춘추] 무한경쟁시대, 뭣이 중헌디

9월 이후 농산물의 수확철이 집중되면서 매주 주말이면 이곳, 저곳 축제와 직거래 장터가 열리고 있다. 저마다 볼거리, 품질우수성과 저렴한 가격 무기로 판매에 열심이다. 이들 대부분의 상품이 지자체의 브랜드나 지역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지자체 공동브랜드는 지역의 상징물을 비롯해 슬로건, 농ㆍ특산물브랜드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이런 지자체 중심의 브랜드가 무려 1만7천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바야흐로 시장의 새로운 현실은 소비자가 선택하는 세상이 되었고, 우리는 소비자가 이야기할 만한 가치를 만들어야 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최근 2~3년 동안 소비 트렌드를 보면 유독 가성비라는 말이 많이 나오고 소비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 가성비의 본질은 무엇일까? 가격일까? 성능일까? 최근 신문지상에 젊은이에게 주목받고 있는 상품이 ‘평창올림픽 롱패딩’인데, 구하기가 여간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 기사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본질의 만족도가 가장 우선한다. 본원적인 품질이 가장 우선이며 그 가치에 대한 지불 조건이 우수한 것이 결국은 가성비 갑인 것이다. 제품의 본래 기능이 제 구실을 하는 것이 선택의 필수 요건이 되어야 하고, 소비자 니즈의 원천과 맞아 떨어져야 하는 것이다. 결국 제품의 기능이 소비자의 니즈 즉 필요성을 만족시키고 가려운 곳을 긁어 줄 수 있는 기능이 다른 제품과 차별화의 주제가 되는 것이다. 언제부터 인지, 우리 사회는 자기 PR 시대라고 들 한다. 젊은이들은 취직을 하려면 화려한 스펙과 학연, 지연이 우리 사회를 지혜롭게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하고, 이 시대는 점점 사람과 기업을 외모와 흥미로 판단하는 세상으로 내몰리고 있다. 세상은 시작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에 웃는 자가 이기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외모와 흥미가 끝이 아니라, 제품의 본질과 다른 사람이 모방할 수 없는 나만의 매력을 쌓는 것이 사람에게나, 제품에게나 가장 중요한 세상이라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할 것이다. 서재형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

[천자춘추] 도시재생과 4차산업혁명

산업혁명은 아놀드 토인비에 의해 사용되기 시작한 경제학 분야의 학술 용어다. 경제사적으로 근대화 과정의 도약 및 비약적인 발전을 지칭한다. 지난 대선 이후 등장하기 시작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2015년 다보스포럼을 통해 세계경제포럼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이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최근의 기술발전은 이전과 구별되는 혁신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정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줄기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사물인터넷 등 ‘초연결성’과 ‘초지능화’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이 공간으로 구현되는 것을 스마트 시티, 스마트 홈이라 한다. 이러한 기술 적용이 신도시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미국 시애틀과 피츠버그시는 4차 산업혁명을 도시재생과 결합하여 도시 미래비전 창출에 성공하고 있다. 시애틀시가 도시재생에 중점을 둔 분야는 밀레니얼 인재와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구입가능 주택 제공, 인프라 지원, 용도지역 조정을 통한 규제완화였다. 이를 통해 아마존 캠퍼스, 마이크로소프트 캠퍼스 유치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한때 철강도시라 불리던 피츠버그시는 1960년대 이후 철강산업 쇠퇴로 긴 침체기를 겪었다. 톰 머피 시장이 취임하면서 낙후된 공장지대에 복합문화시설을 새롭게 건설하고 카네기 멜론대학과 손잡고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면서 구글, 우버택시를 유치해 도시혁신 플랫폼을 완성했다. 경기도시공사는 판교제로시티에 자율주행 실증단지를 유치해 도시공간에 4차 산업혁명 기술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새롭게 추진하는 개발사업뿐 아니라 도시재생사업에도 이러한 기술과 플랫폼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정부는 도시재생사업을 지역활성화를 위한 뉴딜정책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공사가 4차산업과 연계한 도시재생을 발굴하고 적용해 도시재생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도민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자 한다. 우리 모두 같이 가보자. 김용학 경기도시공사 사장

[천자춘추]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

창가에 대봉감을 올려놓았다. 색이 붉어지고 속이 말랑해지기를 기다린다. 달콤한 홍시를 먹으려 꾹 참는다. 서두르면 떫은 감을 먹어야 하니까. 어둠이 서둘러 온다 했더니 수능을 치른다고 한다. 3년 전, 아이 어깨를 툭툭 치며 “하던 대로 해. 여태 했던 것처럼” 사뭇 씩씩하게 말하는데 가슴 밑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겨우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아이 뒷모습이 참 많이 외로워 보였다. 그래, 이제부터는 오롯이 네 몫이야. 엄마가 아무것도 도와줄 수가 없어…. 코끝이 매웠다. 온전히 혼자 치러야 하는 일이다. 내가 시험 볼 때 엄마 마음이 이랬을까? 나는 아이의 눈을 끝까지 보지 못했다. 미열에도 죽을 끓이고, 걷어찬 이불을 덮어주고 소리 나지 않게 문을 닫아 키운 아이가 자기 세계로 들어갔다. 이제, 그는 푸드덕거리며 날아오를 것이다. 그리고 눈 맞으며 오래 걷기도 할 것이다. 햇볕에 등이 따가운 날, 젖은 양말을 벗을 수 없는 날, 봄처럼 생기 있는 날을 보낼 것이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집에서 라면을 끓이기도 할 것이다. 그의 날이다. 내가 손댈 수 없는. 아이는 일곱살까지 건강하게 크는 것으로 부모에게 할 효도는 다한 것이라 한다. 걸음마를 할 때를 생각하며 초5, 처음 엄마 아빠를 부를 때, 그 떨림을 기억하며 중2, 우리 엄마 속상했겠다 반성하며 고3을 보내면, 아이와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 아이도 후회하고 힘들어한다. 그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더 삐딱하게 말을 하고 신발을 꺾어 신고 문을 세게 닫는다. 아이는 내 마음대로 커야 하는 사람이 아니다. 내가 싫은 내 모습을 보며 자라서 나를 닮은 사람이다. 내 바람과 상관없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 것이고 그럴 자격이 있다. 나처럼. 내가 부모에게 한 것처럼. 거울을 보면, 거기 내 아이가 있다. 따뜻한 말, 다정한 눈빛이 아이 어깨를 펴준다. 힘들면 쉬어. 천천히 가도 괜찮아.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해. 하고 싶은 게 없으면 생길 때까지 두리번거려. 그래도 괜찮아. 이정미 경기도 보육정책과 연구위원

[천자춘추] 담배,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

운전을 하다 보면 끼어들기, 심한 경적소리, 신호위반, 과속질주 등 마음 상하는 일이 종종 있다. 이는 필자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지난 일요일 아침나절, 필자는 수원의 영통대로를 운행하던 중 옆차선을 지나던 승용차 운전석에서 내버린 담배꽁초 한 개비가 연기를 내면서 필자의 차량 옆에 떨어지는 것을 목격하였다. 마침 신호에 걸려 멈춰선 필자는,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생각에 조수석 문을 내리고 “이봐요, 이렇게 담배꽁초를 버리는 것은 아주 나쁜 습관 아닙니까?” 하고 나무랐더니, 그 운전자는 “죄송합니다” 하며 머리를 숙여 미안함을 표시했다. 초가을 어느 날 친구와 약속이 있어 수원역 부근의 식당 골목에 들어설 때였다. 필자가 보기에 스무살도 안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들 대여섯이, 주위 사람들은 의식하지도 않고 구름과자(담배)를 맛있게들 먹고 있었다. 친구에게 의견을 묻자 요즘 애들 잘 못 건드리면 망신당하니, 그냥 내버려 두라는 것이었다. 공감을 하면서도 그날 술맛은 씁쓸하였다. 필자는 24여 년 전 작심하여 즐겨 피우던 담배를 끊었다. 덕분에 니코틴 등 역겨운 냄새가 없어 좋고, 3시간 정도는 쉬지 않고 운동을 할 수 있어 좋다. 금연은 필자가 가장 잘한 일 중의 하나다. 담배에는 아세톤, 비소, 카드뮴,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 수많은 유해 물질이 함유되어 있고, 이들은 배터리, 청소제, 제초제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독성 물질이라고 한다. 흡연으로 인한 주요 질병은 치석피부노화발기부전정신질환폐암후두암간암뇌졸중당뇨 등으로, 흡연자의 암 발생 위험도는 비흡연자 대비 20배까지 증가한다 하니 흡연의 해악은 참으로 끔찍하지 않은가. 그래도 담배를 피울 것인가? 요즘은 병원, 관공서 등 공공장소에서 흡연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 흡연은 지구촌의 각종 공해(산업쓰레기, 방사선 물질 등)와 함께 우리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환경문제의 중심에 있다. 아울러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는 행위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배려와 질서 인식의 부재로 정부, 자치단체, 각종 환경단체 등의 교육 및 홍보 등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한다. 필자가 아는 한 정치인이 담배꽁초를 버리는 장면을 보았다. “프로님(사석에서 그렇게 부른다), 정치 그만하고 싶나요? 인터넷에 올릴까요?” 농담 섞인 필자의 충고에, 그 분은 나쁜 습관을 고치겠노라고 약속하였고, 우리는 웃으며 소주 한 잔을 나누었다. 아마도 정치를 좀 더 하고 싶은 모양이다. 조규일 법무사·前 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 수원지부장

[천자춘추] 인구절벽과 교육개혁의 상관관계

6·25가 끝나고 전쟁의 상흔이 점차 회복되면서 출산율이 높아져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시기가 있었다. 당시 먹고사는 문제와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서 산아제한이라는 정책이 펼쳐졌다.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도 많다, 삼천리는 초만원”이라는 캠페인을 베이비붐 세대는 피부로 겪어 왔다. 그러나 불과 반세기 만에 역전이 되고 있다. 이제는 “동생이 보고 싶어요”, “하나의 촛불보다는 여러 개의 촛불이 더 밝아요”라는 출산장려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 됐다. 결혼과 출산기피로 인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북핵보다 더 무섭다는 인구절벽이란 말은 미국의 경제학자인 해리 덴트가 2014년 처음 제기한 개념으로,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비율이 전체 인구에서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해리 덴트는 한국은 2018년부터 인구절벽에 직면해 경제 불황을 겪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 해결방안으로 출산과 육아를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코 붐 세대의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주된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와 함께 자녀 양육비와 교육비의 가중이라 할 수 있다. 과거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한국의 발전은 학부모들의 교육열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극찬했듯이 세계 최고의 교육 열정에 걸맞은 교육비 부담 걱정 때문에 출산을 기피하고 있어서 교육개혁에 대한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교육개혁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부터라도 백년지대계에 걸맞은 교육개혁을 통해 출산율 증가에 기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에서 제시하고 있는 교육개혁 6대 과제는 과거의 재탕 흔적도 보이나, 그나마 자유학기제 확산과 맞물린 공교육 정상화를 최우선 개혁과제로 삼아 대학 선호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다각적인 노력으로 인구절벽과의 상관관계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입시 위주의 고등학교 교육과 취업 위주의 대학교육의 개혁으로 자녀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인구절벽에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도 학문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미국이나 유럽같이 생활 중심의 교육으로 개혁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최무영 천사운동본부중앙회 본부장

[천자춘추] 고마운 비서여, 안녕

조상윤 국제사이버대학교 교수 현대인들이 가장 많은 시간 함께 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침부터 공중파 3사의 드라마를 섭렵하고, 낮에는 케이블 방송, 저녁엔 다시 방송 3사의 드라마로 마무리하는 어머니는 TV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친숙한 물건이겠지만, 나는 좋아하지도 않는 스마트폰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친구임을 얼마 전 깨닫게 되었다. 스마트하게 우리의 생활을 편하게 해주는 전화기는 은행을 가서 기다리지 않아도 업무를 처리해주고, 무겁고 비싼 카메라를 힘들게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될 만큼 화질 좋은 작품을 전문가처럼 찍어내며, 비싼 통화료를 내지 않고서도 실시간으로 누구든 안부를 물을 수 있으며, 모르는 길도 척척, 음식을 만들다가도, 급한 정보가 필요할 때도 전화기만으로 난 최고의 전문가가 되는 세상. 이렇게 감정 소비 없이 말 잘 듣는 비서를 어디에서 얻을 수 있겠는가? 해야 할 일정들을 입력만 해주면 알람으로 확인해주고, 골치 아프게 외우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제공해주는 전화기는 최고의 비서로 내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자명하다. 이 최고의 수행 비서를 며칠 전 분실했다. 용인시 테니스대회가 있어 참가하게 되었는데, 산 위에 코트가 있어 주차장이 부족하니 산 아래에 주차를 하고, 산길을 걸어 도착해 달라는 주최 측의 요구대로 도착하여보니 휴대폰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10분이 걸리는 산길을 다시 왕복하며 찾기를 두 차례. 경기시간이 되어 찾기를 포기하고 시합에 임하였는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서브를 넣기 위해 공을 올리고 치려는 찰나 “이틀 뒤 누군가를 만나기로 했는데 누구더라?”, “전화번호도 따로 없는데 어쩌지?” 온갖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이런 상황에도 경기는 5:5 타이브레이크 박빙의 경기인데 생각은 멈추질 않는다. 오랫동안 하지 않던 ‘알아차림’ 명상을 했다. ‘알아차림’ 명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내가 내 마음의 주인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조상윤 국제사이버대학교 교수

[천자춘추] 흔들리는 교권, 위기의 교육

청년들이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요즘이다. 교사들의 경우도 이와 다를 바 없다. 바늘구멍 같은 임용고시를 통과해야 교사로서 교단에 설 수 있다. 지금 교권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수많은 교사들이 학생 지도와 학부모 민원 등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 질병에 시달리고 있고, 교직 수행이 어려워 휴직을 하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학교 교육은 위기에 처해 있다. 학교의 학교폭력 사안 처리에 대해 가·피해자 학부모들이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무분별한 학부모들의 자녀 이기주의로 학교 교육을 신뢰하지 않으려는 현실이 안타깝다. 교사들은 학생들에 대한 최소한의 ‘교권(이때의 교권은 교사의 권위가 아닌 가르칠 권한이다.)’에 목말라 하고 있다. 비뚤어진 시각으로 ‘선생님’의 정당한 교육 지도 행위를 거부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교육이 바로 서 학생들을 바르게 가르치기 위해서는 선생님이 가르칠 수 있는 교육 환경, 학습 분위기가 갖추어져야 한다. 일반 학교의 경우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교사의 정당한 수업 지도에 따르지 않는 다수의 학생들이 있다. 이 경우 교사가 수업에 참여시키려는 적극성을 보이기라도 하면, 오히려 해당 학생은 정당한 지도에 불응하고 불손 무례한 행동을 하여 지도교사의 인권을 심각히 훼손시킨다. 학생들의 인권만을 중시하겠다는 인상을 준 학생인권 조례가 만들어진 후 나타난 부작용이다. 위에서 아래로 급격하게 만들어진 학생인권조례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잘못 오도되어 교사의 교권이 심각히 훼손되고 교육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 교육은 상호 신뢰로부터 가능하다. 학교 교육은 교육의 주체인 교사가 학생들 앞에 바로 설 수 있을 때 가능하다. 학교 교육은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상호 신뢰가 밑바탕 되어야 한다. 신뢰가 무너지게 되면 학습과 교육은 사상누각이 되어 버린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왔다고 한다. 그럼에도 사람다움을 가르치는 교육은 더 올곧게 서야 한다. 시대 변화에 따라 교사의 역할도 달라져야 하겠지만, 여전히 학습 의욕을 고취하고 ‘사람됨’ 교육을 하는 것은 교사가 ‘선생님’으로 섰을 때 가능한 일이다.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학부모의 기초적인 가정교육이 있어야 하겠다. 학교에는 학교 교육을 받기가 어려울 정도의 기초·기본교육이 안되어 있는 학습장애·행동장애·분노조절 장애 학생들이 많다. 이들에겐 교육에 앞서 치료가 우선되어야 한다. 김유성 죽전고등학교 교장

[천자춘추] 우리는 건강한 의료인을 원한다

얼마 전부터 간호사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선임 간호사가 후임 간호사를 정도 이상으로 훈육하는 ‘태움’ 현상에 대한 우려가 컸다. 간호사는 우리가 병든 몸으로 치료를 위해 찾아가는 병원에서 내 몸과 마음의 치유를 돕는 소중한 의료인이다. 간호사들이 환자에게 최상의 돌봄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건강해야 한다. 몸은 물론이거니와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 날카로운 이성과 지성과 함께 아픈 이들을 돌보기에 넉넉한 마음이 있어야 할 것이고, 측은지심(惻隱之心)과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간호사의 근무여건이 남의 일 같이 않게 살펴야 한다. 최근에는 학교와 병원에서 선배로부터 대물려 오는 폭력에 말 못하고 당해온 의사와 의학과 학생들의 이야기가 화제이다. 수술장에서 수술기구가 던져지고, 진료실에서 환자를 진료할 때 사용될 도구가 깨지면서 그들이 폭력을 당하고 있다. 우리의 몸을, 의식이 없는 우리 몸뚱이를 전폭적인 신뢰로 그들에게 내맡기고 누워 있는데, 그들이 내 몸뚱이를 치료하면서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학교, 일부 의료기관의 이야기이지만, 맘이 아프다. 우리는 똑똑한 의사 못지않게 따뜻한 의사를 기대한다. 인간으로서의 나를 존중해주고, 몸이 아파 함께 아픈 마음도 만져줄 수 있는 의료인을 기대한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가장 은밀한 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이라 믿고 싶다. 그런 의료인은 자신을 그리고 서로를 존중할 것이다. 신체적 폭력이던, 언어적 폭력이던 그 어떤 모습의 폭력도 의료인 사회에서는 사라져야 한다. 의과대학과 간호대학은 우수한 인재가 모이는 대학이다. 우수한 인재들이 서로 경쟁하며 마음보다 머리를 채우기에 시간이 부족하다. 선배 간호사로 의료인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에 몸담고 있는 교육자로서 우리 의료 현장의 민낯을 대하면서 마음이 아프다. 이제는 대학이 어떤 의료인을 길러내야 하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할 때이다. 똑똑함을 뛰어넘은 따뜻한 의료인을 양성해야 한다. 인간을 존중하는 의료인의 기본 정신이 현장에서 구현되고, 의료인 사회에서부터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요즘 내가 하는 고민이다. 박은영 가천대학교 학사부처장

[천자춘추] 우리 세계의 전환

2015년 9월 25일 뉴욕, 유엔 개발정상회의에 세계의 193개국 정상이 모였다. 이들은 유엔총회 결의문(A/RES/70/1)에 합의하고 약속하였다. 이름하여 “우리 세계의 전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2030 아젠더”이다.약칭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지구환경위기와 사회경제적 위기에 대한 국제적인 대응방안을 담은 것으로 더 이상 현재와 같은 생활방식과 사회체제로는 지구와 인류의 생존이 보장받을 수 없다는 유엔의 위기의식이 담겨 있다. 그 후 2년이 지났다. 유엔은 2030년까지 각국이 목표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4년 단위로 점검하기로 하였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유엔에서 약속을 하고는 돌아와 한 것이 없었다. 지속가능 발전을 담당하고 있는 환경부 역시 명확한 움직임이 없었다.한국형 2030 지속가능 발전목표를 어떻게 운용할지, 지방과 중앙정부가 역할을 어떻게 분담할지 그리고 각 분야, 예를 들어 기업은 어떻게 할지, 사회적 영역은 이러한 목표에 어떻게 조응할지, 환경분야는 지표관리를 어떻게 구성하고 측정하며 이행해야 하는지 지침 하나 없었다. 중앙정부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이 움직이고 있었다. 광주광역시는 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광주형 지속가능 발전목표를 공동으로 작성하고 공포하였으며 서울시와 수원시가 민관거버넌스를 구성하여 1년 반 이상의 시간을 소요하면서 지속가능 발전목표를 어떻게 작성하고 이행할 것인가를 시민들과 논의하고 추진하였다. 최근 경기도의 32개의 시군 중에 일부 시군들이 소위 지역에서 실천하고 이행할 수 있는 기초형 지속가능 발전목표 작성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수원시가 이미 일 년 반의 작업을 거쳐 선포를 앞두고 있고 군포, 김포, 시흥 등이 작성을 모색하고 있다.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이 만들고 있는 지속가능 발전목표는 지속 가능한 환경목표뿐만 아니라, 일자리, 산업혁신 등 경제분야와 성 평등, 문화예술, 관광 등 사회분야의 지속가능 발전을 포괄하고 있다. 광역과 중앙정부가 빨리 지속가능 발전목표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나 지표 데이터를 제공하고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지역형 지속가능 발전목표를 작성하고 이행하는데 어려움이 없게끔 지원해야 할 것이다. 박종아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천자춘추] 화령전과 정조대왕

수원화성행궁은 정조가 세웠으나 ‘화령전’은 순조가 세운 정조의 영전이다.화령전은 1800년 6월 28일 정조 서거 이후, 순조 원년 4월 29일 완공하여 정조 어진을 봉안하고 순조 4년에는 화령전에 응당 행해야 할 절목인 화령전응행절목(華寧殿應行節目)을 개정하여 수원 유수로 하여금 사맹삭(四孟朔)과 탄신제(誕辰祭), 납향제(臘享祭)를 정기 제향으로, 그리고 고유제, 이안제, 환안제를 부정기제향으로 올리도록 한 곳이다. 국왕 순조는 화성에 묻힌 선왕 정조를 찾아갈 때마다(10회) 화령전에 禮를 행함은 물론 순조 12년 9월 22일에는 정조대왕의 회갑(周甲)이어서 친히 작헌례를 행하였고 순조 26년과 28년에는 왕세자가 따라와 아헌례를 행하였으며 이후 헌종 2회, 철종 3회, 고종이 2회로 왕(王)의 친제(親祭)가 17회 이루어진 조선시대 유일한 외방진전이다. 조선 후기 대표적인 실학자인 서유구(徐有)가 수원 유수로 재임(헌종2년)하면서 쓴 행정일기 화영일록(華營日錄)에는 “현륭원에는 속절제(설, 한식, 단오, 추석, 동지)를 지냈고 화령전에는 사맹삭, 탄신제, 납향제에 헌관으로 참여하였다”고 기록하였다. 영조가 찬정한 국조속오례의(國朝續五禮儀) 길례(吉禮)에는 제사의 규모에 따라 대사, 중사, 소사, 기고, 속제(俗祭)로 구분한 바, 명절과 탄신일은 속제에 속하므로 속절 진전향사에는 비록 임금의 친제라 하더라도 용악(用樂:음악)과 육찬(肉饌:고기)을 쓰지 말며 변() 두(豆) 작(爵)이 아닌 은으로 도금한 술잔(盞)과 은 찻잔(銀茶鍾), 그리고 제기는 유기를 사용하도록 하였으며 실제로 ‘화령전응행절목’ 祭器, 祭品條에 나와 있다. 수원에는, 세월이 216년이 지나도록 옛 모습 그대로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화령전이 있다. 이번 11월 10일(음력 9월 22일)은 정조대왕 제 265돌 탄신일이다. 조선시대 이래 끊긴 의례를 문헌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올리는 ‘정조대왕 탄신다례’는 정조의 효사상을 고착시키고 다도의 德을 실천하는 한국의 독창적 제례문화이다. 화령전 탄신다례는 축제마당으로 이어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강성금 수원화성예다교육원장

[천자춘추] 영유아 정책, 이대로 좋은가

저는 영유아 보육현장에서 지난 20년간 무상보육을 위하여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노력했습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처음 정치에 입문한 뒤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평소의 소신을 가지고 영유아시기부터 대학졸업까지 열심히 일한 노후의 안정된 삶을 보장하는 국가책무를 강조했습니다. 지금도 저의 이러한 소신은 변함이 없습니다. 지난 2012년 이명박 정부의 끝을 앞두고 무상보육과 교육이 영유아들에게 이루어지면서 기뻐했으나, 지금까지 정부 부처의 예산(누리교육비) 떠넘기기로 3년을 흘려보내면서 국민의 입장에선 최악의 영유아교육과 보육현장의 상황이 만들어지고 저출산 문제는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누리교육비 국가책임을 공약으로 일단락되었으나, 지난 정부 부처 간의 예산 싸움은 학부모의 불안감을 조성하고, 영유아 교육현장을 피폐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지난 5년간 동결된 보육료, 가파르게 상승하여 보존되지 않은 인건비 문제 등 운영자의 고통도 가중되어 폐원의 사태에 직면하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런 결과로 국민의 세금을 쏟아 부으면서도 저출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영유아 보육과 교육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정책이 부르는 참사가 아닐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공보육과 공교육을 말하면서 80% 이상의 민간영역으로 운영하는 사람들은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낙인찍혀지고 자존감이 상실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탁상공론식 연구가 아닌 현장과 소통하고, 민간영역에서 보육을 책임지고 있는 분들이 전문가로서 대우받고 최소한의 보람을 줄 수 있는 정책개발을 서둘러야 합니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설 곳을 잃어가는 자영업, 중소기업 보호와 일자리 창출 등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영유아 보육현장의 80%가 넘는 민간영역을 담당하는 이들 또한 이 범주에 속한 자영업자이며, 보육교사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자율성과 공익성을 균형 있게 만드는 작업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아직도 영유아 보육현장이 일방적 밀어붙이기 정책으로 일관되고 있는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서구의 정책을 무조건 식으로 접목하기보다는 우리 현실에 적합한 제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창한 경기도보육정책포럼 회장

[천자춘추] 어금니 아빠의 두 얼굴

전 세계에 몇 명밖에 없다는 희귀난치병인 거대백악종 환자. 유전적으로 같은 병을 물려받은 딸의 수술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성실하고 착한 아빠. 그렇게 세상에 알려진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놀라운 반전에 많은 사람이 충격을 받고 있다. 딸 친구 살인에서부터 벗겨진 그의 모습은 중학교 때 이미 시작된 성폭행, 사기, 주거침입, 절도 등 전과 11범, 전신 문신, 아내까지 동원한 불법 성매매 운영자의 범죄자 모습이었다. 이번 사건이 충격이 컸던 것은 그가 보여 왔던 양과 같이 순하고 천사같이 착한 모습 때문이었다. 이번 사건을 어떻게 심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정신의학적으로 보면 이영학은 전형적인 반사회성 성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라고 할 수 있다.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라고도 불리는 반사회성 성격장애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관리를 무시하고 침해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성격장애를 말한다.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사회적인 규범을 지키지 못한다. 이들은 즉각적인 만족만을 추구하며 죄책감과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후회를 하지 않는다. 이러한 설명을 본다면 반사회성 성격장애는 조폭이나 범죄자에만 있고 TV에서나 볼 수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우리 주변 곳곳에 숨어 있고 알아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영학의 경우처럼 그들 중 상당수는 뛰어난 처세술을 가지고 있고 이성에게 매력적인 모습으로 우리 주변에 숨어 있기도 하다. 대중들에게 유해물질을 구매하도록 조장하는 사장, 주가를 조작하는 증권가의 사람들, 연구결과를 조작하는 교수, 집권 후 부정으로 엄청난 재산을 축적하는 지도자나 정치인들이 바로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가진 이들이다. 반사회성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활개를 치지 못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법과 정의가 바로 서야 한다. 법 앞에는 만인이 평등해야 하며 특히 지도층에 대한 법 집행일수록 더욱 공명하고 엄격해야 한다. 또한 한 번에 큰돈을 벌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세상엔 공짜가 없으며 쉽게 벌려고 하는 사람들이 바로 반사회성 성격장애자들의 먹잇감이 되기 때문이다. 반사회성 성격장애자는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그런데 그들을 알아보기가 어렵다면 다음 한 가지 지침만이라도 기억하기 바란다. 이성에겐 매력 있지만 동성은 별로라고 하는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으면 많은 반사회성 성격장애자를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신동근 마마라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천자춘추] ‘왜’라는 질문으로 떠나는 사색여행

“안녕하셔요?”, “힘 내셔요!”,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셔요.” “왜 해파랑길을 걸으셔요?”, “왜 이 짓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세상 사는 것이 모두 비슷한데.” 동해안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사람들과 주고받던 말들. 이번 여행은 안 하면 평생 후회가 될 것 같은 몇 가지 일이 정말로 가치로운가 생각해보는 데 있었다. 어느 친구가 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이 사람아 왜 그리 복잡하게 살아? 세상을 즐기며 누리고 살아야지… 얼마나 산다고.” 나는 늘 왜(why)라는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찾으려고 하였다. 나의 존재 의미를 찾고, 계획한 일에 대한 정당성과 동기를 부여하려는 몸부림이라고 할까? 친구 말에 일면 공감하기도 한다. 왜(Why)라는 질문에 답하기가 어렵고 고통스러울 때는 더욱더 그랬다. 그러나 남의 생각이나 기존 관행을 아무런 생각도 없이 따르는 것은 마치 음식물을 씹지 않고 삼키는 것과 같다. 내 삶이 아닌 타인의 삶을 사는 것, 혼이 없는 삶과 같다고 생각한다. 왜(Why)라는 질문은 나에게 무엇을(What), 어떻게(How)할 것인가에 대한 훌륭한 가르침을 주기 때문이다. 교육청 존폐에 대한 토론회에서, 학교와 학생교육에 도움이 안 되면 교육청은 존재 의미를 상실한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한 적이 있다. 교육청이 교육지원청으로 바뀐 것도 이러한 맥락일 것이다. 그동안의 경기교육에 대하여 다시 따져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은 필요한가? 왜 혁신교육인가? 수많은 사업을 왜 하는가? 각종 교육정책의 배경과 숨겨진 의도는 무엇일까? 학교는 왜 가난한가? 왜 학교 민주주의인가?’ 등등. 아는 만큼 보이게 되며 생각한 만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새로운 변화의 동력이 되기에 가치롭다고 생각한다. ‘가을은 여행의 계절, 훌쩍 떠나라’라는 문구가 떠오른다. 사색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을 듯… 호수, 공원, 동네 길 등 편한 곳을 걸으면서 사색에 빠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나는 누구이며,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으며, 왜 이렇게 살고 있는가, 하는 있은 즐겁고 가치로운가 등등… 금년에는 독자들이 소중한 자기 자신을 다시 찾기를 소망해본다. 다시 떠나는 해파랑길 여행에서는 그동안의 경기교육을 촘촘히 들여다보아야겠다. 김한호 한국교원대학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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