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재건축, 영업보상 관련법 즉각 개정해야

최근 안양시 비산2동의 재건축사업은 조합과 상가 세입자간 영업보상 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비산2동 재건축사업은 아파트와 인근 재래시장이 하나의 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되어 사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 조합은 재래시장 상가 세입자들에 대한 영업보상 없이 명도소송을 진행하려 하고 있다. 이처럼 상가 세입자들이 영업보상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위 사업이 ‘재개발’이 아닌 ‘재건축’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고 함) 제38조 및 제40조는 재개발에 관하여는 공익사업을위한토지등의취득및보상에관한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이라고 함)을 준용한다. 따라서 재개발은 토지보상법에 따른 손실보상(영업보상)이 적용된다. 그러나 재건축은 토지보상법 준용 대상에서 제외되어, 위 비산2동 재건축의 경우 상가 세입자들은 손실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왜 재건축은 준용 대상에서 제외된 것일까?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정비기반시설(도로 등)이 ‘열악’한 지역은 재개발 방식으로, 정비기반시설이 ‘양호’한 지역은 재건축 방식으로 정비사업이 진행된다. 재개발의 경우는 조합이 정비기반시설의 설치까지 담당하게 된다. 이처럼 본래 행정청이 담당할 업무를 조합이 담당하게 되면서 재개발은 공익사업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토지보상법을 준용하여 조합에게 수용 권한도 인정하고, 조합은 수용 등에 따른 손실보상의무도 부담한다. 그러나 재개발이든 재건축이든 사업구역 내 4분의 3 이상의 소유자가 사업에 찬성하면 상가 세입자는 타의에 의하여 생계의 터전을 잃어버린다는 점은 동일하다. 더욱이 정비기반시설이 ‘열악’한지 ‘양호’한지에 관한 판단기준은 상당히 주관적이고 모호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상가 세입자의 입장에서는 ‘재건축’으로 사업이 인가됐다는 우연한 사정 때문에 영업보상을 전혀 받지 못하고 생계의 터전을 잃어버리는 가혹한 현실에 놓이게 된다. 사업이익의 극대화를 목적으로 하는 재건축조합에게 법적근거가 없는 임의적인 영업보상금 지급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이 문제의 해결 방안은 무엇일까? 필자는 그런 맥락에서 재건축에도 적어도 손실보상 규정만큼은 준용하도록 도시정비법에 관한 조속한 개정을 국회에 건의하는 바이다. 입법의 공백으로 더 이상 억울한 피해를 당하는 국민들이 없도록 국회의 신속한 대처를 촉구해본다. 임영근 변호사

[천자춘추] 지역에너지계획, 시민이 참여해 만들자

8월22일은 에너지의 날이었다. 탈핵, 탈석탄 시대를 열어가자는 시민들의 염원이 자연스럽게 소등행사와 재생에너지 체험, 신고리 56호기 중단 캠페인 등으로 표현되었다.이날 수원시기후변화체험교육관에서도 ‘시민의 손으로 만드는 제2기 수원지역에너지계획’ 워크숍을 개최하여,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는 에너지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공감을 높이는 기회를 가졌다. 참가자들은 마을과 아파트 등 생활공간에서 에너지를 저감할 수 있는 방법과 햇빛발전 등 재생에너지 생산이 미래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데 꼭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경기도와 31개 지방정부 그리고 시민사회단체들이 공동으로 2015년 6월 ‘에너지자립선언’을 통해 2030년까지 경기도민이 사용하는 전력의 70%를 자립하고, 전력의 20%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경기도에너지센터를 개소하고, 31개 시군이 지역에너지계획을 수립하도록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이 계획은 행정, 용역기관, 전문가들만의 결정이 아니라 시민사회의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향후 에너지 사용의 비전과 방향, 목표를 결정하는데 참여하는 시민참여형 연구로 수립되길 희망하였다. 광명시의 경우 지역에너지계획을 수립하면서 연구용역기관, 푸른광명21실천협의회 및 시민사회와 함께 시민들이 광명시 에너지의 비전과 목표에 대해 학습 및 토론을 통해 결정하는 일련의 과정을 충실하게 진행하면서 지역에너지계획 수립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불합리한 요소를 개혁해 민주주의를 반영해가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에너지정책의 결정과정에서 일회적인 자문의 역할을 넘어 계획과 집행, 평가 등 전 과정에 시민참여를 보장하는 시도들이 경기도와 31개 시군에서 활발히 펼쳐지길 희망한다.그동안 에너지 정책은 중앙정부의 역할로 한정되어 원자력, 석탄, 석유 등 에너지 자원을 어떻게 확보하고 발전설비를 확충해 싼 가격에 국민들에게 공급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왔다. 이제 에너지 자원인 원자력과 석탄 등에서 시선을 돌려 에너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자연채광, 패시브 건축, 재생에너지자원 발굴-을 구체적으로 찾아야 한다. 아울러 햇빛발전협동조합과 같은 다양한 에너지 시민들의 조직화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경기도와 시군이 시민들이 에너지농부로 성장하도록 정보제공, 제도와 예산 등을 지원하고, 지역에너지계획의 집행과 평가과정 전반에 참여하는 민관에너지실행체계를 운영해, 탈핵석탄의 에너지전환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이상명 수원시기후변화체육교육관장

[천자춘추] 스포츠 스타와 재능기부

성경(聖經)에서는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태어날 때부터 각자의 재능이나 능력을 주셨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것이 개인의 능력이나 재능을 의미하는 ‘달란트(talent)’이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 없이 많은 전문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에 맞는 재능을 발휘하며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갖고 있는 수많은 재능 가운데 스포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운동선수들은 남들과 다른 신체적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거나, 혹은 그 재능이 다소 부족하지만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 성공의 길을 가고 있는 경우도 있다. 또한 그 재능이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을 안겨주고,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며, 생계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스포츠 스타들은 일반인들과 다른 상위 몇 퍼센트 안되는 재능의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 스포츠 스타들은 현역에서 은퇴하면 지도자로 변신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타고난 재능과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수해 주는 경우가 드물었다. 자신의 운동선수 생활이 끝나면 사장(死藏)되고 만 것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스포츠계는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자신의 타고난 재능과 후천적인 노력, 많은 경험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주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소위 말하는 ‘재능기부’인 것이다. 재능기부 방법도 1일 스포츠 교실이나 원포인트 레슨과 같은 ‘반짝 재능기부’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이름을 딴 교실 운영과 동료들과의 집단 참여 등 정기적이고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그 참여 범위도 다양하다. 최경주, 박찬호, 장미란, 현정화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에서부터 국내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소속의 운동 선수들까지 수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인기 종목과 비인기 종목 구분없이 재능기부 대열에 참여하고 있고, 이는 우리 스포츠계에 하나의 트렌드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 스타들이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타고난 재능과 본인의 부단한 노력도 있었겠지만, 주위의 지원과 격려, 또한 수 많은 팬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스포츠 스타가 되기까지의 소중한 자산을 스타를 꿈꾸는 후배들과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재능기부 문화 확산을 기대해 본다. 이원성 대한역도연맹 회장

[천자춘추] 의료비 걱정없는 국민건강보험

지난 9일 새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발표를 들으면서 의료소비자로서 큰 기대를 갖게 되었다. 때때로 과도한 의료비 지출로 인해 경제적 파탄에 이르는 가정이 많음을 알고 있었기에 한편으로 새로 발표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이 의료사각지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기대도 해본다. 이 사업의 주된 내용은 첫째로 30.6조원이라는 역대 최고 수준의 재정투입을 통한 차별화된 건강보험 보장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으로, 기존의 비급여 부문의 점진적 축소에서 비급여의 완전한 해소라는 큰 틀로 바뀜을 의미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미용, 성형 등의 치료와 무관한 비급여만 남기고 치료적 필요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비용이 부담되었던 MRI, 초음파 등이 모두 급여화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선택진료가 전면 폐지됨과 동시에 상급병실이었던 2~3인실도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사적 간병인이 필요없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상이 2022년까지 10만 병상으로 확대 실시된다고 하니 과다한 간병비 지출 및 가족들의 수고 또한 덜어질 것 같다. 둘째는 개인이 부담하는 의료비 상한을 관리하여 고액 비용 발생을 방지하고 연간 본인이 부담하는 의료비의 상한액을 소득의 10% 수준으로 인하한다는 계획이다. 이것으로 인해 향후 5년간 335만명이 추가로 본인부담상한제 혜택을 받게 되며, 현재 기준으로 본인부담상한제를 적용받는 대상자는 연간 40∼50만원의 추가적인 의료비 지원을 더 받게 된다고 한다. 특히 노인, 아동, 여성 등 경제적·사회적 취약계층의 의료비 부담이 대폭 경감된다. 또한 기존의 4대 중증질환자 위주의 재난적 의료비 지원 대상을 질환 구분없이 보편적 보장으로 확대하여 서민들의 최후의 의료안전망이 갖추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을 내년부터는 제도화하여 확대 시행한다니 참으로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나아가 국가는 지원이 필요한 대상자가 행여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지자체 복지제도와 연계할 계획이라니 이대로만 시행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이 모든 사업이 무리없이 시행되려면 우선적으로 수반되는 걱정이 재정마련인데 국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흑자 적립금 20조원과 정부지원금(2017년 6조9천억원)의 추가확대로 국민들의 보험료 부담은 최근 10년간 평균 보험료 인상률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모든 계획이 정상궤도에 진입하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와 보완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박명자 소비자교육중앙회 경기도지부 회장

[천자춘추] 인천시립미술관, 작품이 되어야

척박한 문화의 현주소를 자책하며 목말라했던 인천시립미술관이 용현학익지구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오직 서울을 향했던 인천의 물류처럼, 서울에 가깝다는 이유에서 문화예술 또한 서울에 의존하며 향유되어 왔기에 유명한 예술가나 작가도 길러지기 어려웠고, 그들은 인천에서 살지 않았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문화의 배양분이 될 예술대학과 시립미술관 건립을 고대했으니 얼마나 반가운 소식인가. 유럽의 도시들은 미술관을 도시재생을 위한 앵커시설로 선택했다. 영국의 테이트모던은 폐쇄된 화력발전소를 개조해서 문화적 도시재생의 좋은 사례를 만들었고, 구겐하임 뮤지엄을 유치해 어마어마한 관광 수익을 창출하며 ‘빌바오 효과’란 의미의 컬쳐이코노믹스를 이끌어낸 스페인의 작은 도시 빌바오는 산업혁명 이후 몰락한 도시의 재건을 이루기 위해 세계적인 건축가 프랑크게리의 설계로 거대한 작품으로서 구겐하임미술관을 유치했다. 미술관에 소장된 전시 작품도 중요했지만, 미술관 자체가 특별한 작품으로서의 의미를 지니도록 노력을 기울이며 가치를 부여했고 그들의 노력은 그곳에 사람들이 모여들게 하였다. 설계 과정에서부터 예술가들을 불러들였고, 지역의 민간 전문가들과 거버넌스를 구축하며 도시의 재건을 고민한 노력의 결과로, 미술관이 문을 열자 주변에 아름다운 카페들이 문을 열고 우범지대로 전락했던 과거의 역사까지도 담아내며 유럽여행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장소가 되고 있다. 지난달 북유럽을 여행 중 방문한 헬싱키의 현대미술관 ‘키아스마’도 그러했다. 현대 최고의 건축가 중의 한 사람으로 일컬어지는 미국의 건축가 스티븐 홀이 설계한 이곳은 대중과 예술이 만나는 교차점이란 의미의 이 미술관은 건축과 도시, 미술에 관심이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필수코스가 되고 있었다. 미술관 안의 전시된 작품들보다도 음악홀과 이어지는 야외공간에서의 자유로운 시민들의 휴식과 유유히 내부에서 외부로 이어지는 작은 물길을 보며 느껴지는 감동이 내겐 더 강렬했다. 미술관은 도시의 거대한 작품이 된다는 점을 되새기며, 이제 지어질 인천시립미술관이 시민들에게 특별한 의미로서 건축적 작품이 되기를 기대한다. 강도윤 인천디자인기업협회장

[천자춘추] 도박중독의 경고신호

우리나라 속담에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이 있다. 가늘게 내리는 비는 조금씩 젖어들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옷이 젖고 있지만,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는 뜻이다. 도박중독이 그렇다. 도박중독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진행성 질병이기 때문에, 도박자는 자신이 도박에 점점 빠져들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도박을 계속하다가 도박중독이라는 무서운 질병에 걸린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는 도박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10가지 도박중독 경고신호를 강조하고 있는데,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①도박하는 시간과 횟수가 증가한다. 사람들은 처음 도박을 한 후 따기도 하고, 잃기도 하면서 그 과정에서 흥미를 느끼고 도박을 계속하게 된다. ②도박금액이 늘어난다. 재미로 하던 도박에서 어느 날 갑자기 생각지도 못했던 큰돈을 따게 된 후 베팅금액이 커져간다. ③도박에 대한 생각이 늘어난다. 베팅금액이 커지면서 재미로 시작했던 도박이 돈을 따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도박에 집착한다. ④본전 생각에 빠져 있다. 베팅금액이 커지면서 많은 돈을 잃게 되고, 본전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커진다. ⑤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빌린다. 자신의 돈을 모두 잃고 돈을 빌리기 시작한다. ⑥도박 빚이 늘어난다. 도박 빚을 빨리 갚기 위해 베팅액수는 더욱 커지고, 도박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⑦도박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도박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 도박자는 거짓말하게 된다. ⑧가정이나 직장, 다른 사회적 활동을 등한시한다. 도박에 몰입하면서 도박 외에 다른 활동을 등한시하게 된다. ⑨일상생활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 도박을 한다. 도박 때문에 생긴 문제들(채무, 가족갈등 등)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도박을 한다. ⑩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불법행위를 한다. 도박으로 생긴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것은 도박밖에 없다는 심정으로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절도, 사기, 공금횡령과 같은 불법행위를 저지르게 된다. 이상 10가지 경고 신호 중 해당하는 사항이 많으면 많을수록 도박중독이 많이 진행되었음을 의미한다. 독자들께서는 위와 같은 도박중독 경고신호를 잘 숙지하기 바라며, 주변에 도박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국번없이 1336)로 도움을 요청하기 바란다. 김경훈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경기남부센터장

[천자춘추] 기지촌 출신

6·25전쟁 이후 주요 미군주둔지에는 기지촌이 생겨났고, 미군의 외출과 외박이 허용된 1957년부터 급격하게 번창했다. 당시에는 미군을 대상으로 한 각종 유흥업소가 즐비했고, 미군 매점을 통한 식자재 등 관련 서비스업이 활성화됐었다. 동시에 그 이면에는 어둠과 편견이라는 아픔이 있었다. 미군주둔지엔 토착 주민이 적고, 전쟁 미수복 지역의 피난민이 몰려들어 소위 양공주라 불리는 기형적 서비스업이 성행했다. 그에 따라 혼혈아와 영세민 증가, 유대감 및 결속 약화 등의 사회 문제가 발생했다. 필자도 기지촌에서 태어나 청년 시절까지 그곳에서 보냈다. 외지로 통학을 하며 또 사회에 나와 인연을 맺게 되는 과정에서 꼭 숨기고 싶었던 것은 바로 ‘기지촌 출신’이라는 것이었다. 필자가 태어난 동두천시는 과거 기지촌이었다. 동두천시는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 기지촌을 운명이라 여기며 66년간 가슴속에 한을 삭여왔다. 하지만 이제 절박함으로 다시 일어서고자 하는 동두천 시민들의 몸부림을 보듬어야 할 때다. 동두천시는 그동안 전체 면적의 42%를 미군기지와 훈련장 등 공여지로 제공해 왔다. 군사시설 보호지역까지 합치면 67%가 군(軍) 관련 개발제한지역이다. 이제는 반환되는 미군 공여지를 국가 차원에서 직접 개발해 10만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문화적 삶의 기반을 마련해 그동안의 아픔을 치유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여지 매각으로 확보되는 재원을 시민들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 얼마 전 찾아간 보산동 관광특구에서는 다시 일어서기 위해 몸부림치는 시민들을 볼 수 있었다.미군 재배치와 인력 감축으로 이미 공동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이곳에서는 ‘K-ROCK 빌리지 및 디자인아트빌리지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거리예술(그래피티 아트)이 추진 중이다. 또 버려진 건물은 공예공방으로 개조, 지역민과 관광객을 위한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마침 경기도에서도 오는 10월 말 동두천 ‘야간 미디어 파사드 공연’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시민들의 이러한 노력에 정책결정이 힘을 보탠다면 분명 10만 동두천시민들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희망을 가질 수 있다. 필자가 동두천을 떠났을 당시 7만명이던 인구가 30년이 지난 지금도 10만명에 불과하다. 역사적 편견과 아픔을 딛고, 희망과 창조라는 새 지붕 아래 20만, 30만명을 품는 동두천시가 되길 바란다. 한상협 경기관광공사 사업본부장

[천자춘추] 측량사 뒤안길과 새로운 모멘텀

예전에 한 어머니가 아들에게 하시던 말씀 ‘공부 못하면 저 아저씨처럼 고생한다’라는 말이 내 귓가에 맴돌았었던 그 시절이 지나가고 이제는 ‘공부 잘해야 저 아저씨처럼 될 수 있다’로 바뀌고 있다. 이는 그만큼 청년 실업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세대의 구직에 대한 어려움을 대변한다. 노동집약적인 지적측량 기술이 첨단기술로 발전하면서 남성의 직장으로 여겼던 지적측량 분야에도 최근 여성 측량사들이 증가했다. 양성평등으로 차별 없는 보수와 전산화된 직무 형태 때문이다. 예전에 70년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대나무 줄자로 측량을 했다. 지금은 에스론 테이프도 사용하지 않고 광파측거기나 위성측량에 의하여 거리를 자동관측하고 컴퓨터 캐드화면 상에서 모든 작업이 이루어짐에 따라 지적측량사도 IT 능력이 필수가 되고 있다. 지적측량은 국민의 토지소유권인 땅의 경계를 결정하는 준 사법적 측량으로 측량성과 오류 발생 시 그에 따른 손해배상이 뒤따르기 때문에 업무적 중압감 또한 그 어느 직종보다 크다고 할 것이다. 83년도에 건물이나 토지도 평에서 미터법으로 바뀌면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오차를 감내하여야 했다.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사회 발전에 따른 과중한 업무처리는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작성한 지적(임야)도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난제들을 극복하며 국민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하여 사무실과 필드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토록 지적측량사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계절을 자연과 함께 땅 내음을 맡으며 지난 세월 동안 장인정신으로 국가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 오면서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초석이 되어왔다. 그 주역이 베이비부머 세대이고 이들 중 1차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현직에서 하나둘 떠나가고 있다. 정년을 남겨두고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하여 명예퇴직을 결심하고 있는 것이다. 젊고 유능한 세대로 새로운 수혈을 품어주신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아름다운 퇴임과 새로운 삶에 감사와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새로운 시대 측량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기 위하여 정부에서는 그동안 이원화되어 있던 지적과 측지를 2009년에 통합한데 이어 2015년 6월4일 국가공간정보기본법 개정 시행과 함께 대한지적공사가 LX한국국토정보공사로 사명이 변경되면서 공간정보산업의 공적 기능과 민간산업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 이어서 정부에서는 정부입법으로 지적측량 일부를 민간에게 이양하고 4차 산업혁명의 기본 인프라인 국가공간정보의 품질향상과 표준화를 위한 전담기관 지정 등 국가공간정보산업의 공적기능 강화와 민간산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자율주행차 증강 현실 가상현실 등 제4차 산업혁명의 발전에 불을 지피는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김기승 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

[천자춘추] 예술작품의 레퍼런스

지금까지 대중에게 발표되었던 예술작품들은 각 분야마다 새로운 창작물로 발표되거나 전통을 계승하면서 꾸준하게 발전해왔다.연극, 뮤지컬, 영상(방송영화), 음악, 무용, 미술에 더하여 미디어아트까지 다방면의 영역들이 예술작품으로 확장되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뉴미디어는 온라인 신문이나 소셜 미디어 그리고 블로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분류된다. 대중은 과거와 달리 온라인에서 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기 때문에 예술작품을 접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더불어 예술가들도 이러한 정보를 레퍼런스 삼아 시대의 흐름에 맞는 예술작품을 창작한다. 예술가들은 당해 분야의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새로운 예술작품을 창작하기 때문에, 레퍼런스는 과거부터 현재의 예술가들까지 창작의 기본적인 접근 방법으로 선택되고 있다. 하지만 과도한 레퍼런스의 이용은 오히려 저작권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만약 완성된 예술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일부 차용했다고 저작권 침해라고 단정 짓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왜냐하면 예술작품 즉 저작물은 아이디어와 표현으로 분리할 수 있는데, 저작권법으로 아이디어는 보호받지 못하고 표현은 보호받기 때문이다. 사실 예술의 모든 영역은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2장의 주장과 플라톤의 모방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예술작품의 모든 부분을 예술가가 100% 창작했다고 볼 수는 없다. 가령 한 작품에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독특하고 독창적인 부분은 보호되는 표현이지만, 무용의 기초 스텝처럼 작품의 기본적인 요소들과 특정 장르를 연상시키는 관용적인 부분(음악, 영상, 무용 등)들은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디어다. 그리고 이러한 아이디어는 예술작품을 창작하기 위해 학습했던 과정에서 반복 훈련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혹자는 자신의 예술작품이 저작권 침해가 의심된다고 평가되는 것에 대해 레퍼런스는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학습과정에서의 숙련된 기술적 경험이 내재되어 있는 한 레퍼런스를 부정하기는 쉽지 않다. 만약 예술작품에 대한 문제가 발생했다면 레퍼런스를 부정하기보다는, 문제된 부분이 선행 작품 등에서 흔히 이용되던 것이거나 특정한 공식에 의해 독창적일 수 있다는 정확한 설명이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는 해명이다. 예술가들의 작품은 그들의 삶이 투영된 또 하나의 인생이다. 건전한 예술작품의 유통을 위해 그들의 정확하고 진실한 주장만이 레퍼런스에 대한 오명을 벗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경호 네오알앤에스 기업부설연구소장

[천자춘추] 제동 풀린 화물차가 부른 안타까운 죽음

몇 년 전에 아내와 점심을 먹고 산책하면서 여유를 만끽하며 걷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소방차, 119구급차, 경찰차, 동네 주민들이 있는 것을 목격했다. 교통사고 사망사고 현장을 직접 본 것은 처음이라 발걸음을 가깝게 접근했다. 오르막길에서 폐차 5대를 견인할 수 있는 4.5t 화물차량이 정차해 있었고, 골목길 아래 있는 부동산 사무실 벽이 일부 손상돼 있었다. 119구조대원들이 하얀 천을 원형으로 둘러싸고 있었는데 피해자는 내 막내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2학년 어린 여학생이었다. 드디어 사고 피해자의 엄마가 도착했지만 엄마의 충격을 염려한 구조대원이 사고를 당한 여학생의 시신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사고 현장에서 사고처리가 이뤄지는 동안 피해자의 엄마와 아이들은 근처 비디오 가게로 들어가서 기다리도록 조치했다. 한편 사고를 낸 화물차 운전자는 담담한 표정으로 조사에 임하고 있었다. 이 사고의 발생 요지는 다음과 같다. 폐차 견인 화물차가 오르막길에서 이미 폐차 4대를 실은 상태에서 나머지 폐차 1대를 견인하기 위해 운전자가 내려 작업 중이었는데 아무런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였다. 갑자기 11자 형태로 정차된 화물차의 제동이 풀리면서 견인된 폐차들을 실은 화물차가 굴러 내려갔는데 마침 같은 반 두 여학생이 걸어가고 있었다. 사고 피해 여학생은 혼자서 굴러오는 화물차에 의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골목길에서 오르막길이든 내리막길이든 대형차량의 제동이 풀려 행인들과 주차 차량, 주변 시설물 등을 덮치는 비탈길 참사를 막을 수 있는 교통안전대책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 오르막 또는 내리막길을 운행하는 대형차량을 소유한 회사 또는 개인은 반드시 비탈길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요인과 과거 사고사례 등을 포함한 안전 매뉴얼 또는 안전수칙을 만들어 해당 운전자가 완전히 숙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비탈길에서 대형차량 운전자는 반드시 주, 정차 시 고임목을 설치하거나 핸들을 인도 방향으로 돌려놓는 등 미끄럼 방지에 대한 조치를 의무화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현행 도로교통법에서는 운전자가 비탈길에 차량을 주, 정차할 때 미끄럼 방지 조치를 할 의무가 없기에 이를 게을리하고 있어 인명피해 유사사고가 매년 발생되고 있다. 셋째, 경사가 있는 일반도로에서 대형차량이 11자 형태로 주차를 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안전지도와 홍보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안전문제 이슈는 언론사의 역할에 따라 사회적 관심뿐만 아니라 제도적 개선에 모티브가 된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언론홍보가 필요하다. 지윤석 교통안전공단 경인지역본부 부연구위원

[천자춘추] 지는 법도 가르쳐주자!

김용식 우리는 이기는 것보다 지는 일이 훨씬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큰 조직이든 작은 조직이든 또 어른들의 세계나 아이들의 세계에서 1등은 한 명뿐이고 그 한 명의 1등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패배와 좌절의 쓰라림을 맛봐야 한다. 설혹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모든 분야에서 1등은 하기 힘들다. 인간이라는 것은 일상적인 패배나 예의적인 승리로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지는 연습을 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다른 사람과 타협할 줄 알고 자신의 의견이 채택되지 않더라도 자존심 때문에 우울증이나 신경증에 시달리는 일이 없도록 꾸준히 교육을 받고 훈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는 것을 배운다는 이야기는 타인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남의 몫을 존중해주고 남에게 양보할 줄 아는 마음을 기르는 것이라 생각한다. 타인의 개성이나 능력 그리고 감정들을 긍정적으로 자각할 때 우리는 타인의 몫을 생각한다. 지면서도 남을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남을 위하고 사회를 위하며 나라를 위하는 사람이다. 이 같은 주장은 단순한 말의 성찬이 아니다. 지는 방법을 알지 못하고 사회에 나간 사람들 대부분은 지는 자신을 어쩌지 못해 좌절하고 실망하기 쉽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강박감을 갖고 사는 사람들은 패배로 인하여 쉽게 좌절에 빠지게 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 채 뒤처지게 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이기는 법은 뱃속에서 터득하고 나오므로 가정이나 학교에서 구태여 이를 따로 가르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에게 지는 방법은 부모나 선생님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선거철이 돌아오면 모두가 이겨보겠다고 아우성이다. 상대를 헐뜯고 욕하고 싸우면서 선거를 한다. 아마 이들이 어려서부터 지는 것을 배웠다면 남을 헐뜯고 욕하지 않고도 1등 할 수 있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늦었다고 할 때 시작하면 늦지 않는다. 이제부터라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지는 법도 가르쳐 주자. 그래서 우리 후대에는 지금과 같이 이기기 위해 싸움질하는 사회가 되지 않고 훌륭하게 자란 사람만이 모여 여유 있고 풍요로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자. 김용식 ㈔인천시서구발전협의회장

[천자춘추] 리더, 조직을 춤추게 하다

에리히 프롬은 인간의 실존 양식을 소유와 존재의 가치로 해석했다. 그는 소유냐 존재냐를 통해 본능과 의미에 기초를 둔 상반된 유형으로 인간의 삶을 구분했다. 인간은 삶의 방식을 스스로 결정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실존의 존재다. 소유와 존재의 물음은 중심에 누구를 세웠는지에 따라, 자신을 중심에 둔 ‘소유’의 삶과 타인을 배려하는 ‘존재’의 양식으로 구분한다. 현직 육군대장 관사에서 ‘갑’ 질을 당한 공관병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다. 최고위 지휘관의 위상에 비해 내용이 너무 쪼잔하고 추잡스럽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국방의 중책을 맡았는지 한심한 생각이 든다. 전장(戰場)에서 적에게 포위된 부하들을 반드시 구해낼 것이라고 믿을 수 있을까. 일반 기관은 기관장에 따라 상이한 조직문화가 형성된다. 자신의 경험만을 맹신하여 경청을 멀리하는 우두머리(Boss) 아래에서는 직원들이 자기 능력 이상의 결과를 상상할 수가 없다. 비난에 대한 두려움으로 수동적인 사고를 하기 때문이다. 리더(Leader)는 구성원 스스로가 주인 의식을 갖게 한다. 자율성을 가진 구성원은 창의적으로 사유하고 지적 순발력을 가동한다. 임진왜란 때 전라좌수영 수군들이 왜군을 두려워하자, 이순신은 ‘우리가 왜 싸워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문제의 본질을 성찰하게 한 것이다. 리더는 촉진자(promoter)다. 구성원들을 칭찬하고 함께 결정하고 결과는 자신이 책임진다. 리더는 일이 삶의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훌륭한 리더십에는 감동이 있다. 리더는 그들의 생각과 능력을 꿰어 또 다른 리더로 키워낸다. 천막의 지지대를 보라. 혼자서 지탱하는 천막은 초라하나 여러 명의 리더를 세운 천막은 풍성하다. 소유하고 지배하려는 우두머리(Boss)는 많은 것을 잃으나, 존재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리더(Leader)는 사람과 조직을 다 얻는다. 구성원들이 스스로 움직일 때 조직은 강해진다. 독일의 관공서에서는 하위 직급이라도 주무관이 사실상 실권을 갖고 있다. 윗선에 줄을 대어 이룰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상관의 영향력이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은 그 사회조직이 합리적이고 건강하다는 증거다. 세계대전을 두 번이나 일으킬 만큼 강한 저력을 가진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구조화되어 있다. ‘존재’ 양식의 리더십은 민(民)이 본(本)이 되는 세상으로 가는 길이다. 명령과 비난으로는 사람을 움직이게 할 수 없다. ‘인간은 인간에게 지배당하게 창조되지 않았다’는 진리를 깨닫는 자만이 리더가 될 수 있다. 주용수 작곡가한국복지대학교 교수

[천자춘추] 삼국지 영웅들의 리더십

삼국지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흔히 우리가 잘 아는 도원결의(桃園結義)를 맺은 유비, 관우, 장비와 북방의 조조(曹操), 강동의 손권 등을 비롯하여 줄잡아 200여 명이 넘는다고 한다. 특히 제갈공명(諸葛孔明)의 인재등용방법과 조조의 포용력은 진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공명은 인재 등용 기준으로 능력과 도덕성을 함께 갖출 것을 요구한데 반해 조조는 도덕성을 불문하고 능력만 있으면 널리 받아들였다.따라서 공명이 보필하는 유비의 진영은 항상 인재가 부족한 반면에 끝까지 충의를 지키는 자가 많았다. 조조의 경우는 인재가 넘쳐 천하통일을 하는데 크게 기여했으나 그 중에는 배신자가 속출했으며 심지어는 조조의 핵심 부하였던 사마씨(司馬氏)에 의해 나라까지 침탈당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핵심 인물만큼은 능력과 함께 도덕성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제갈공명이 말하는 도덕성이란 “한(漢)나라에 충성하는 것, 근면하게 맡은 일을 행하는 것, 충언을 올리는 것, 정직·선량·청렴한 것”이다. 지략뿐만 아니라 청렴성에서도 솔선수범을 보인 공명은 후주(後主) 유선(劉禪)에게 올린 글에서 “뽕나무 800주와 밭 50경(頃)이 재산의 전부”라고 한 대목은 오늘날에도 지도자는 반드시 청렴하지 않고는 천하를 얻을 수 없음을 보여준다. 다음으로는 조조의 포용력에 대한 재인식이다. 조조가 하북(河北)의 강력한 실력자 원소(袁紹)를 공략하여 점령한 후 금은보화, 비단을 군사들에게 나누어주고 서책과 문서를 뒤질 때 편지 한 묶음이 나왔다. 이는 허도(許都)의 대신들, 조조 자신의 부하 장수들이 원소와 몰래 주고받은 것이었다. 좌우에 있는 사람들이 이름을 밝혀내 모조리 죽여야 한다고 했을 때, 조조는 “원소의 세력이 강할 때는 나조차도 마음이 흔들렸다.내가 그랬을진대 하물며 다른 사람들이야 어떻겠는가?”라며 명을 내려 묶음도 풀지 않은 채 모두 태워버리게 한 뒤 “앞으로 이 일은 두 번 다시 입 밖에 내지 마라”고 했다. 승자의 관용이 이보다 더 클 수 있겠는가. 조조를 난세의 영웅이 아니라 간웅(奸雄)이라고 폄하하는 견해도 있지만 그의 엄청난 포용력이야말로 그를 중원(中原)의 지배자로 만든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유비의 대인투자 노력은 가히 본받을 만하다. 제갈공명을 얻기 위한 삼고초려(三顧草廬)의 정성이라든지 끈끈한 인정과 충의로 혈육 같은 믿음을 형성하여 천금과도 바꿀 수 없는 관우, 장비, 조자룡 같은 동지를 얻는 장면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이해관계에 따라 면종복배(面從腹背), 이합집산(離合集散)하는 세태에서 나에게 그러한 동지가 몇 명이나 있을까 스스로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지도력의 핵심은 인간관계이며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는 것을 삼국지를 보면서 다시금 배우고 확인하게 된다. 유승우 前 국회의원

[천자춘추] 수원청개구리를 아시나요?

1980년 일본의 구라모토 박사가 농촌진흥청에 왔다. 청개구리와 울음소리가 달라 발견된 수원청개구리. 우리나라, 특히 지역명을 붙인 유일한 양서류 고유종이며 환경부 1급 보호종이고, 현재는 수원의 8대 깃대종이다.최근까지의 연구로 울음소리와 더불어 조금 더 뾰족한 머리 생김새와 생활하는 공간 등의 차이 등으로 청개구리와 차이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수원청개구리는 30여 년이 지난 지금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수원은 수로와 논개발이 비교적 발달돼 수원청개구리가 살기에는 적합한 도시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30여 년간 수원 대부분의 농지와 습지는 사라졌고, 앞으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또한 수원청개구리가 서식하고 있는 곳인 수원의 논도 제초제의 무분별한 사용, 올챙이가 부화하는 시기에 뿌려지는 농약 등이 수원청개구리의 생존을 불가하게 만드는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 수원청개구리같이 작고 약한 하나의 종이 사라지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물어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수원청개구리만을 살리자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 양서류 6천260여 종 중 3분의 1인 2천30여 종이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지구환경파괴에 대처하고 생물 다양성을 회복하자는 것이고, 작게는 환경수도까지 선언했던 수원에서 본인들의 고유종 하나 지키지 못하는 현실을 바꿔보자는 것이다. 이 작은 생명들이 계속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현재 수원에 남아있는 수원청개구리 서식처의 원형보존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다. 5년여 전만 해도 수원 3~4곳에서 발견되었던 수원청개구리는 2016년 기준으로 1~2곳에서만 발견되고 있다. 그나마 이 서식처도 사유지라는 이유로 어떠한 보호보존 정책도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서식처로 확인된 농경지에 대한 보존대책과 관리 방안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당분간 수원에서 수원청개구리를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꾸준히 제안되는 대체서식지 조성은 기존서식지의 보존과 더불어 보조적인 장치로서의 기능으로 연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수원청개구리 서식처로 알려진 한 곳은 수원시에서 추진중인 군공항 이전부지에 포함되어 있다. 개발압력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외국의 경우 서식처보존을 우선으로 개발 방향을 잡는다. 아직 개발의 밑그림이 완성되기 전이니 만큼 현 서식처를 최대한 원형 유지하는 방식으로 개발 방향을 잡아야 한다.두 가지가 동시에 이루어지지 못하면 수원에서 수원청개구리는 캐릭터로만 남아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수원청개구리가 함께 살 수 있는 회복되는 수원을 꿈꾼다. 수원청개구리가 살지 못하는 곳에서는 결국 인간도 살 수 없다. 김성우 수원환경운동센터 사무국장

[천자춘추] 국회, 물관리 일원화 공약 지켜주길

대통령이 지난 5월 22일 업무지시로 ‘물관리 일원화’를 발표했으나 정부조직법 논란 속에서 그 결정권이 9월 국회로 넘겨졌다. 물관리 통합은 20년 이상 이 분야에서 논란이 있어왔고 지난 대선에서 바른정당을 제외한 4당이 공약할 정도로 논의가 무르익었었다.전문가들은 물론 시민사회, 중앙 및 지방정부 모두 통합관리 필요성을 제기해왔고 이미 부분적 시도도 있어왔다. 그런데도 정부가 환경부로의 물관리 일원화를 발표하자, 기술적 논의가 갑자기 정치논리와 관련 이익집단의 이해관계로 편이 갈렸다. 물관리 일원화는 언뜻 보기에 공무원이나 전문가들의 영역처럼 보이지만 시민들 입장에서도 기대하면 좋을 일이 아주 많다. 무엇보다 국토부와 환경부에서 제각기 추진하던 중복 계획들이 통합되면서 여기에 소모되던 예산이 절약된다.국토부의 자연형 하천정비사업과 환경부의 생태하천복원사업은 물론이고, 두 부처에서 제각기 수립해 온 수자원 장기종합계획과 물 환경기본계획, 수자원산업과 물 산업 육성 등 부처 간 중복사업과 관련 전문가와 산하기관들의 분야 간 영역 다툼도 정리되는 시작점이 마련될 수 있다. 반대논리 중에는 헌법 조항에서의 국토개발과 보전의 균형은 국토부의 영역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헌법도 시대정신과 기술 발전 등 철학과 개념을 반영하여 바꿀 수 있다. 개발과 발전을 위한 물의 양적 공급 중심이던 시대에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개발’이 화두가 되는 시대가 되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은 인프라 확충보다 필요한 만큼의 개발과 사용의 효율을 높여서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정책적 의지에서 출발한다. 농업용수나 소하천관리까지 포괄해야 진정한 통합이라는 문제의식도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의 수자원국 하나를 환경부로 통합하려 하는데 반대가 난무하는 지금, 한꺼번에 물 분야 전체를 통합할 역량이 우리에게 있다고 낙관하지 말아야 한다. 변화에는 단계가 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곳에서부터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일원화 과정을 국가 물관리의 새로운 전환점이자 발전의 토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환경부로 혹은 국토부로 일원화할지, 혹은 제3의 부처가 하면 좋을지 하는 조직이기주의적 논란은 과거에 묻어두어야 할 시점이다. 누가 하느냐보다 어떻게 해야 할지를 주도하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몫이다. 환경부로 일원화된다 해도 수자원 전문가들의 영역은 절대 대체 불가한 부분으로 그 분야 전문가들이 힘을 합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관리 일원화는 지금 우리 세대가 실현시켜야 할 당면 과제이고 이를 위해 전문가들이 영역 다툼보다는 최선의 선택이 되도록 역량을 모아주기를 기대해본다. 송미영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천자춘추] 스포츠 통한 건전한 가족문화 정착

지금 우리 사회의 또 하나의 심각한 문제는 세대갈등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대갈등이 ‘심하다’는 성인의 비율은 62.2%로 나타났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자료에서는 청소년의 66.6%가 세대갈등이 앞으로 더 심각해 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필자의 어린 시절 엄한 아버지와 생활력 강한 어머니의 밥상머리 교육은 자녀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예절과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치는 자연스러운 인성교육의 시간이었다. 지금은 어떠한가? 부모 자녀 모두가 바쁜 일상 때문에 마주 앉아서 식사를 하는 것도 어려울 뿐 아니라 기성세대가 경험한 교육을 자녀들에게 강요한다면 ‘꼰대’, ‘아재’ 로 취급받기 십상이다. 실제로 많은 가족들이 대화가 단절되고 심각한 갈등 관계로 힘들어하고 있다. 이러한 가족 가치관과 세대갈등은 헬조선, 욜로족(You Only Live Once, 지금 자신의 행복만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는 젊은 층의 신조어를 통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 방안으로 첫째로 부모세대의 자녀세대에 대한 창조적 가치와 가능성을 인정하여야 하고 열린 마음으로 포용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녀 세대의 문화는 과거 기성세대가 경험했던 문화와 크게 다르다는 것과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응원해야 한다는 것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자녀세대도 부모세대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혜를 무조건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무시하기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듣고 상황에 맞지 않거나 다른 것은 이해시킬 필요성이 있다. 두 번째로는 가족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서로 협력하는 그 가족만의 고유한 가족문화가 필요하다. 특히 가족 구성원이 함께 할 수 있는 문화 활동이나 스포츠 활동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들은 팀 스포츠 활동을 통해 규칙을 지키고 상대를 존중하는 스포츠맨십을 자연스럽게 터득함으로써 사회성과 인성교육을 배울 수 있고, 부모와 가족의 응원을 받으면서 정서적으로 안정화되고 가족 간의 사랑을 키울 수 있다. 부모들은 자녀들을 응원하면서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끼고 자녀의 팀 스포츠 활동을 지원하고 응원하면서 건전한 가족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다. 자녀뿐 아니라 자신의 팀 아이들과 상대팀의 아이들도 존중하는 스포츠 활동을 통해 아름다운 축제를 만들어 간다면 세대 간의 갈등이 완화되고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백성욱 한국유소년스포츠클럽협회장

[천자춘추] 지사와 교육감의 특별한 수료증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에서 ‘2017 학부모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된 20여 곳의 학부모 대표들이 자녀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교육받는 모든 이들을 네트워킹 하자는 최초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최근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부모의 자녀양육 및 자녀교육 역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더 이상 자녀양육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가정에 제한된 것이 아닌 학교, 국가로까지 확대된 상황이다. 이에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은 학부모의 자녀교육 전문성 제고를 통한 건강한 자녀양육과 행복한 사회문화를 확산하고자 경기도교육청과 함께 ‘학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 시범사업으로 진행되었던 이 사업은 작년 3개월 동안 도내 5개 교육지원청 소관 초·중·고등학교 학부모 1천800여 명을 대상으로 뜨거운 열기와 만족도 속에 진행되었다. 올해도 14개 지역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학부모들의 관심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이러한 경향은 첫 번째로 프로그램의 질과 완성도, 다양성 등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초창기 학부모 프로그램은 자녀교육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건강 사회 미래교육 멘토 프로그램’, 미래 유망 직업 등을 알아보는 ‘직업세계관’, 합리적인 커리어를 쌓기 위한 ‘미래실천전략’ 등으로 시작되었다. 올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신직업 진로코칭 학부모 지도자 양성 과정, 학부모 갈등코칭 과정, 소프트웨어 학부모 지도사 양성 과정 등 자녀교육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행복한 자녀교육의 확산을 위해 열정과 사명감을 갖고 있는 학부모들께는 매력적인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16시간 교육을 이수하고 ‘경기도지사와 경기도교육감의 특별한 공동수료증’을 받은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그동안 관심이 고입, 대입에만 쏠려있었는데 이번 멘토 프로그램을 통해 내 아이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됐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학부모 대표들은 간담회를 통해 더 나은 교육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교육을 이수한 학부모들이 학교현장 등에서 재능기부를 통해 나눔의 문화를 확산해 나가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우리가 함께함은 약속이었다. 초심이 변함없이 이어져 더 큰 열기를 내어 따뜻한 교육문화가 경기도 전역에 확산되길 기대한다. 김경표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

[천자춘추] 수사 공정성 확보, 검찰개혁 필수과제

최근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강도 높은 검찰개혁 방안들이 포함돼 있다. 국민의 상당수는 이러한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법조인인 필자는 검찰개혁의 기본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국민의 생활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수사의 공정성 확보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필자의 상담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의 방향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한 60대 여성(이하 ‘A’로 칭함)은 해당 지역의 법원공무원(이하 ’B’로 칭함)과 법적 분쟁을 빚었다. 그 과정에서 A는 B를 경찰서에 고소하였고, 사건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었다. 담당 검사는 A와의 조사 과정에서 B의 죄질이 좋지 않다고 평하면서, 반드시 B를 기소하여 처벌하도록 노력하겠다며 A를 위로했다. 하지만 며칠 후 A와 B의 대질조사에서 담당검사는 이전과 확연히 다른 입장을 취하며 A에게 합의를 종용했다. 검사는 A가 합의하지 않을 시, 고소인인 A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겠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고소인 A는 불과 며칠 만에 입장을 바꿔 합의를 강요하고, 피고소인에 대한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려는 검사의 태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A는 필자에게 검찰청 인근의 법원공무원인 B의 신분이 수사의 공정성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며 하소연했다. 필자는 대한민국 검찰의 수사가 기본적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서 공정하게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하지만 앞선 사례와 같이 검찰 수사의 공정성에 관해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검찰 개혁은 바로 이러한 맹점을 견제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현재 검찰의 기소독점·편의주의를 견제하기 위해 재정신청제도가 마련되어 있지만, 기소권 남용을 억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불공정한 수사 및 처분으로 입는 국민의 피해는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검사의 불공정한 수사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수사 당시 신속하게 해당 수사의 공정성 여부를 판단하여 검사교체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등의 내부 통제 또는 외부 견제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논의 중인 검찰개혁은 거창한 담론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단 한 명의 국민이라도 불공정한 수사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는데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임영근 변호사

[천자춘추] 안전한 대한민국의 미래

아직 그린벨트로 남아 수원의 허파역할을 자처한 서수원이 한창 뜨겁다. 호매실지구, 당수지구로 명명되는 공공개발이 한창이며, 여타 지역의 눈길을 받고 있는 곳에 70여 년의 전통을 가진 초등학교가 하나 있다. 건물이 낡아 있고, 급식실도 없으며, 일부층은 가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지만, 학부모님들과 선생님 그리고 학생들이 하나처럼 학교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 바로 칠보초등학교다. 칠보초등학교가 요즈음 주변에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 낡은 학교라는 인식과 가까운(안전한 통학거리) 학교라는 인식이 겹치며 정작 본인들도 모르게 논란이 되고 있다. 학교 커리큘럼과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이 최고의 가치라 생각하는 중에 ‘안전’이라는 단어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낡고 금이 간 학교 건물, 급식실이 없어서 교실에서 학생들이 직접 배식을 하고, 협소한 공간에 억지로 그려넣은 주차장 등은 아이들의 안전을 여과없이 위협하고 있으며, 억지로 끼워넣은 듯한 급식조리실에서는 그 배기구가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는 창문에 그대로 빨려 들어가도록 설계되어 있으므로 하여 미세먼지 등에 민감한 학부모님들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주변 개발의 여파로 학생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학교 여건상 증축이 불가하고, 급식실과 주차장을 만들 공간이 부족한 것은 유독 이 학교뿐만은 아니겠지만, 안전이라는 최고의 난제를 풀어야 하는 만큼 그 관심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급식실, 아이들이 배기가스에 눈살 찌푸리지 않아도 되는 급식조리실, 교직원들이 마음 놓고 주차할 수 있는 주차시설 등은 당연히 만들어져야 한다 생각한다. 이 학교가 부모님들의 우려를 종식시키고 아이들의 안전과 행복을 온전히 지켜줄 수 있는 길은 기존 건물을 과감히 헐고 새로이 건축을 하는 길밖에 없다. 아이들의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은 수원시 아니 대한민국의 미래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박동현 경기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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