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도박중독 제대로 알자

홍자성의 채근담 후집 15편에 “若覓了時(약멱료시) 無了時(무료시)”라는 글이 있다. ‘만약 끝날 때를 찾는 다면, 끝날 때가 없다는 뜻이다.이 구절은 도박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이들은 도박을 하면서 멈춰야지 하면서도 ‘한판만 더, 한판만 더’ 하면서 결국은 멈추지 못하고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입게 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이런 사람들은 도박중독자라고 불린다. 이번 글의 주제는 ‘도박중독 제대로 알자’이다. 도박중독이란 “도박으로 인하여 본인과 가족 또는 대인간 관계갈등을 비롯하여 재정적·사회적·법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로 도박행위를 조절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도박을 하게 되는 것”으로 정의되며, 정신의학에서는 도박중독을 ‘도박장애(gambling disorder)’라는 정신과적 질병으로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즉 도박중독은 도박행위조절능력을 상실하는 것이고,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만성적 질병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도박을 재미로 시작했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큰 돈을 따게 된(대박 경험) 후, 돈을 쉽게 벌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도박에 빠져들면서 결국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되고, 이혼이나 법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도박중독에 걸리면 쉽게 짜증내고, 성격이 급해지고 예민해진다. 주변사람이 자신의 도박에 대해 이야기 하면 버럭 화를 내며 과도하게 반응한다. 특히,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한다. 이들은 도박사실을 숨기거나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거짓말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런 행동이 습관화 되어 안해도 되는 거짓말, 금방 들통 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게 된다.도박중독자의 가족들은 “입만 떼면 거짓말”이라는 말로 이들의 거짓말에 치를 떨기도 한다. 이런 특징 때문에 도박중독자들은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비난의 대상이 되어 버린다. 독자들께서는 도박중독의 가장 큰 특징이 거짓말이며, 주변사람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다는 점, 무엇보다도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병이며, 반드시 치료받아야 하고 치료하면 나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혹시 주변에 도박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국번없이 전화(1336)으로 연락하여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 김경훈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경기남부센터장

[허성관 칼럼] 학문의 자유를 지킨 역사적 판결

지난 5월11일 대법원에서 학문의 자유를 지킨 역사적인 판결이 있었다.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이 2015년 자신의 책 우리 안의 식민사관에서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김현구의 책 임나일본부는 허구인가?를 식민사학이라고 비판하자 김현구가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 대법원(주심 김창석 대법관)이 이덕일의 무죄를 확정한 판결이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 등으로 이 판결은 언론의 주목을 별로 받지 못했다. 지금 우리가 배우는 역사는 대부분이 조선총독부가 창작한 소위 식민사학이다. 광복 후 70년이 지났지만 식민사학은 현재진행형이다. 일제가 키운 식민사학자와 그 후예들이 광복 후 우리 국사학계를 장악하여 학문권력을 강고하게 구축했고, 일제 잔재가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누구도 식민사학을 실명으로 비판하지 못했다. 이덕일의 실명 비판은 용기있는 지식인의 모습이었다. 이 고소건에 대해서 경찰과 서울서부지검(이지윤 검사)은 학문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라고 불기소 처분했다. 김현구가 고검에 항고하자 고검(임무영 검사)이 피고를 조사하기도 전에 지검에 무조건 기소명령을 내려 재판이 진행되었다. 서울서부지방법원(판사 나상훈)은 이덕일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은 선고 전날 팩스로 이덕일 변호인에게 검사가 제출한 장문의 문건을 보내고, 이 문건을 유죄의 중요 이유로 판결문에 반영했다.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되지 않는 문건을 유죄의 근거로 삼은 것인데 항소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이는 형사소송법 위반이다. 형사소송법까지 위반하면서 유죄로 판결한 판사가 조선총독부 판사라면 이해할 수 있는 판결이었다. 더 이상 식민사학자를 실명으로 비판할 수도 없게 되고, 일본 극우파들이나 환호할 판결이었다. 학계 원로, 항일가문 후손들, 독립운동가 기념사업회, 역사 관련 단체들, 고위공직을 지낸 원로들은 이 판결에 경악했다. 140여개 역사 관련 단체가 모여 ‘미래로 가는 바른 역사 협의회(미사협)’을 결성하여 힘을 모으고,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벌여 입장을 밝히는 건백서를 법정에 제출했다. 국회의원을 지낸 박찬종 변호사와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변호사는 공익변호에 나섰다. 다행히 서울서부지방법원 항소심(재판장 지영난)은 이덕일을 무죄로 판결하여 1심 판결을 뒤집었다. 판결의 요지는 김현구는 식민사학을 추종한 것으로 보이고, 학문적인 논쟁을 법정으로 끌어들여서는 안되며, 식민사학 비판은 공공의 영역이므로 이에 대한 비판은 널리 인정되어야 하며, 이덕일의 비판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 아니고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하는 의견표명이라는 것이었다. 이 판결에서 대한민국 법정이 조선총독부 역사관인 매국식민사학을 추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백히 보여주었다.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여 검찰은 이덕일을 징역 1년 실형에 처해 달라고 대법원에 상고했다. 검찰이 항소심 판결문을 정독했는지 의심되는 상고였다. 이덕일을 징역보내서 검찰이 지키고자 하는 정의가 무엇이었는지 알 수가 없다. 항소심에서 져서 기계적으로 상고했다면 검찰은 그야말로 영혼이 없는 검찰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대법원 판결은 간단 명료했다.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였다. 이 판결로 이제 식민사학은 더 이상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아니다. 역사학에 한문의 자유가 활짝 열린 것이다. 만약 대법원에서 유죄로 판결나면 학문의 자유를 찾아 망명까지 생각했던 이덕일도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대법원의 판결로 학문의 자유는 얻었지만 매국식민사학은 여전히 가장 오래된 적폐다. 우리 사회 적폐의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매국식민사학에 닿는 경우가 많다. 중국 동북공정의 앞잡이 노릇을 해온 동북아역사재단 해체를 비롯해서 매국식민사학 청산에 온 힘을 쏟아야 할 때다. 허성관 前 행정자치부 장관

[천자춘추] 알파고의 미학 : 기술을 넘어 예술로

인공지능(AI)이 바둑으로 인간을 이겼다. 그 위업을 달성한 것은 구글의 딥마인드(DeepMind)다. 2015년 10월 유럽챔피언 판후이 2단과의 대국으로 데뷔한 알파고는 자율학습으로 계속 일취월장해 2016년 3월 이세돌 9단에 이어 최근 커제 9단을 잇달아 꺾었다. 사실 바둑은 구조가 너무 복잡한 데다 창의적인 수가 개입할 여지가 많아 원래 기계가 정복할 수 없다고 알려진 분야라는 점에서 파란을 일으킨 것이다. 알파고가 거둔 승리는 바둑이라는 인간적인 난관 혹은 한계를 과학기술(AI)의 자율학습으로 단시간에 극복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따라서 알파고가 바둑을 통해 보여준 수들은 그 창조주 인간에 대해 자신들의 우위성을 과시한 신호라는 점에서 전율할만한 인류사의 사건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AI가 인간을 이겼다고 해서 인류가 실망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이다. AI 즉 인공지능은 말 그대로 인간이 만든 지능일 뿐이다. 알파고의 멋진 수들은 컴퓨터가 인간의 열등한 두뇌를 지배하기 위해서 냉혹한 공세를 퍼부은 것이라기보다는 인간과 기계가 함께 지적 대화를 나누는 행위(sign)이다. 바둑 고수들은 알파고가 인간처럼 좋은 경기를 할뿐만 아니라, 누구나 둘 수 없는 방식으로 직관적 능력을 발휘한다고 말한다. 때문에 AI의 너무도 인간다운 행동을, 오히려 인간보다 더 잘 취해 보이는 미학적인 자태를 통하여 인간은 일종의 ‘경외’와 ‘숭고’를 느끼면서도 ‘안도’의 순간을 맞는다. 3천년 이상의 인류 전통인 바둑이라는 아름다운 기예를 통한 인간과 컴퓨터의 위대한 접속을 지금 목도하고 있다. 알파고의 훌륭한 수가 있기에 그에 대응하는 인간의 수도 아름답게 빛날 수 있다. 알파고와 인간이 서로 연단하면서 공진화해 나가는 것이다. 괴물 같은 실력을 갖춘 알파고도 본질적으로는 소프트웨어이기에 작업을 지시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결국 인간이 어떻게 알파고와 관계를 맺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애초 알파고의 목적은 바둑계 평정이 아니었다. 이번 대국을 끝으로 바둑 은퇴를 선언한 알파고는 이제 새로운 영역의 출발점, 성과를 토대로 한 범용 AI의 완성으로 수년 내에 여러 지적 영역에서 두루 인간 이상의 실력을 구현하면서 새로운 과학연구의 원동력이 되어 인류사회의 현안들에 대해 큰 돌파구를 열게 될 것이다. 정복철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천자춘추] 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 여행

미국 그랜드캐니언을 여행하는 방법은 도보, 경비행기, 트레킹 등이 있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노새여행(Mule Riding)이다. 노새 즉 늙은 말을 타고 그랜드캐니언의 절벽을 따라 밑바닥까지 가는 건데, 최소한 몇 달 길게는 1년 전에 예약을 해야 가능하다. 누구나 하고 싶어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여행인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여행지가 있을까?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한다는 DMZ는 어떤가? 지난달 17일, 50여 년 간 미군 부지였던 DMZ 캠프그리브스에서 문화재생 전시 개막식이 열렸다. 캠프그리브스는 1997년 미군이 떠난 이후 버려진 곳이었다. 이곳을 2007년부터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문화, 역사, 생태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중이다. 2014년에는 민통선 내 유일한 대중 숙박시설인 유스호스텔이 문을 열었고, 지난해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라이언이 속한 101공수 506연대가 주둔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이곳을 찾은 방문객 1만 7천여 명 중 1만여 명이 해외관광객이었다. 이곳은 DMZ에서 불과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조금만 귀 기울이면 대북, 대남 방송을 들을 수도 있다. 때 묻지 않은 이색적 자연환경, 주한미군의 흔적, 역사의 아픔이 곳곳에 묻어있다.바로 이곳에서 문화로 지역을 재생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감히 말하건대, 캠프그리브스 문화전시는 국내에서 가장 극적인 희소성과 일탈성을 지닌 전시다. 사실 캠프그리브스는 어쩔 수 없이 닫힌 공간이었다. 민간인통제구역 안에 위치해 있다 보니, 일반 대중이 가기 위해서는 3일 전에 출입신청을 하고 군부대의 허가를 받아야만 했다. 이제 그 닫힌 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한시적이지만 임진각평화누리에서 DMZ안보관광버스가 매일 출발하고, 소셜커머스를 통해 캠프그리브스 투어버스 상품을 구입하면 토, 일요일에도 손쉽게 방문할 수 있다. 물론 선착순이고 인원 제한이 있다. 통일이 되지 않는 한 캠프그리브스의 문이 활짝 열리지는 않을 것이다. 남북대치의 현실에서 문을 조금이라도 더 열어, 더 많은 사람들이 캠프그리브스를 손쉽게 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는 있다. 문을 열고자 하지만 다 열수는 없는 공간, 역설적이지만 그래서 캠프그리브스는 희소성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일상에서 벗어난 경험을 할 수 있는 일탈의 공간이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 곳’ 바로 캠프그리브스다. 한상협 경기관광공사 사업본부장

[천자춘추] 디지털 음원 수익분배는 왜 불공정한가

소비자의 음악 이용 방식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유통사와 제작자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줬지만 정작 창작자와 실연자는 배고픔이 일상이다. 사실 디지털 음원 분배율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었고 변화도 있었지만 그 수준은 미미하다. 음악계에서는 유통사와 제작자의 요율이 창작자와 실연자보다 현저하게 높기 때문에 분배율 재조정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최근에는 음원 다운로드보다 스트리밍 이용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데, 가령 한 곡이 몇 만 번 스트리밍으로 이용되어도 창작자나 실연자의 저작권료는 고작 만원 안팎이다. 음악을 창작하기 위해 몇 백번 또는 몇 천 번을 고민했던 그들의 대가가 고작 만원 안팎이라는 것은 예술가에 대한 기만행위이라고 여겨진다. 중요한 점은 한 곡의 음악이 완성되는 것은 아주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만 그 음악이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과 결합하는 과정은 단시간에 이루어진다. 그리고 플랫폼은 한 번 제작하면 오류를 수정하고 업데이트하는 방식이지만 창작은 매번 새로운 결과물이어야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창작자와 실연자가 분배율의 상위 집단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데 시장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 저작권법은 “저작자의 권리와 이에 인접하는 권리를 보호하고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문화 및 관련 산업의 향상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1조)”고 명시하고 있으며, 예술인 복지법에 따르면 “모든 예술인은 자유롭게 예술 활동에 종사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예술 활동의 성과를 통하여 정당한 정신적, 물질적 혜택을 누릴 권리가 있다(3조)”고 명시되어 있다.하지만 법이 정하는 권리와 달리 산업 시장에서 음악인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물질적 혜택은 미미하고 저작권료 분배율은 불공정하며 오로지 문화산업에 이바지하기만 바라고 있다. 이러한 시장구조는 이미 굳어져버린 관습법처럼 음악인들의 지식재산을 착취하는 형태로 토착화되어 있다. 정부가 이러한 시장구조를 관망하지 말고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통해 제정법으로 요율을 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전 문화정책은 ‘유통사나 매체 등은 항상 갑이고 예술인들이 을이 되어야 하는 잘못된 구조를 개혁하는 것(5월2일 종로구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문재인 대통령 정책 발언)’이 핵심 공약이었다. 지난 정부의 정책적 과오 때문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재해 있겠지만, 음악시장 구조가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예술시장의 양극화 해소는 물론 진정한 문화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이경호 (주)네오알앤에스 기업부설연구소장

[천자춘추] 대형차량 우회전 교통사고

대형버스나 화물차량이 교차로 등에서 우회전을 할 때 횡단 중인 보행자를 앞 범퍼 모서리로 충격한 후 역과 하여 현장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 사고의 희생자를 보면 어르신들이 대부분이고, 이른 아침 또는 저녁 시간대에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지선이 그려져 있는 교차로에서 직진 또는 우회전 차량들은 정지선을 기준으로 정지해야한다. 우회전 차량들은 일단 정지하여 좌측에서 차량들이 오는지 확인을 하고, 횡단보도 상에 보행자가 있는지 좌우로 살피며 서행하면서 우회전을 해야 한다. 사업용 운전자라 하면 우회전 시 ‘일단 정지 - 타 차량 및 보행자 좌우 확인 - 서행’이라는 3개 원칙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 운전자들이 이를 무시하고 우회전을 하다가 보행자를 충격하는 사고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사고 발생 시 차량의 주행 속도는 20km 이하의 낮은 속도이지만 워낙 대형차량이라 보행자들이 부딪히면 차량 아래 부분으로 대부분 들어가게 되어 차량이 누워있는 보행자를 타고 넘어가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된다. 사고 운전자들은 횡단 중인 보행자를 충격했다는 상황을 잘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진행 하다가 타이어에 무엇인가 걸려서 넘어가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을 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사망사고 발생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렇다면 대형차량에 의한 우회전 교통사고 예방대책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교차로 상에서 우회전을 하기 전에 일단 정지를 안 하거나 횡단 중인 보행자를 보호하지 않고 진입하는 차량들에 대해 경찰에서 강력하게 단속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지금까지 우회전 진행 위반 단속 사례가 없었으나 만약 이러한 사례가 전파 될 경우 운수업 특성 상 운수회사들과 운전자들에게 파급력은 클 것으로 생각된다. 더 나아가 어르신 교통안전 교육을 적극적으로 확대하여 어르신들에게 안전하게 횡단하는 방법과 교통사고 발생 사례를 교육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횡단 중 사고가 많이 발생되는 지점에 운수회사에서 우회전 진행 위반 운전자를 대상으로 안전지도 차원에서 아침과 저녁에 어르신 횡단보행 지킴이 역할을 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형차량의 우회전 교통량이 많은 지점에 ‘횡단 중인 보행자를 보호 합시다’ 또는 ‘대형차량에 의한 우회전 교통사고다발 지점’이라는 문구 또는 픽토그램을 교통시설 또는 보도에 부착하여 보행자의 권리와 안전을 위한 메시지를 전달될 수 있도록 ‘LOUD(실천적 소통문화) 운동’을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 지윤석 교통안전공단 경인지역본부 부연구위원

[천자춘추] 복지혜택, 꼭 필요한 사람이 받아야

이제 내일이면 2017년 가정의 달도 끝이다. 매년 오는 가정의 달이지만 이번 가정의 달은 우리나라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한 의미 있는 달이다. 이제 새 정부에 바란다. 다른 선진복지 국가처럼 각종 연금이 확충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노인들이 충분한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 문제를 새 정부는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궁금하다. 우리나라 노령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100세 시대가 왔다고들 한다. 오래 살고 싶어 하는 노인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고령사회가 진전되면서 정부로부터 복지혜택도 문제지만 불가피하게 젊은이들에게는 노인에 대한 부양의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핵 가족형태라는 가족제도의 변화에 따라 노인을 모시고 살던 아름다운 미풍양속이 사라지고 사회적 영향으로 인해 노인의 지위가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자식들이 부모에게 효도는 고사하고 부모를 폭행하고 늙은이와 함께 살기 싫다고 구박하는 것도 모자라 부모를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 그렇다. 충효사상이 중요했던 선조들의 세대와 감히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현세대를 보노라면 사회가 왜 이렇게 변하고 있는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젊은이들도 앞으로 20~30년이 지나면 노인이 된다. 자신도 언젠가는 나이 든다는 것을 인정하면 노인에 대한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 지금 70세가 넘은 노인들은 경제적으로 빈궁한 시절에 경제성장을 위한 주역으로 많은 희생을 해온 노인들임에 틀림없다. 그뿐 아니라 자식 키우고 부모 봉양하느라 노후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과도기적으로 사실 불행한 세대들이다. 노인 전문 기관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정서적 또는 신체적 학대를 받는 노인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새 정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남의 문제가 아닌 나의 문제로 인식한다면 노인문제에 새 정부와 젊은이들이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복지는 헌법이 모든 국민에게 부여한 사회적 기본권이다. 취약계층만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복지혜택이 돌아가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그렇다고 자립이 가능한 사람과 부자 노인들에게까지 베푸는 선심성 복지나 무상시리즈 형태의 과잉복지로 나라살림 거덜 내는 정책보다는 복지는 꼭 필요한 사람에게 혜택이 주어지도록 해야 한다.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장

[천자춘추] 소통과 실천의 단비

생명의 기운이 넘쳐나는 신록의 계절 새 정부 출범에 이어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행사를 보면서 치유와 화합 그리고 소통의 기쁨과 설렘이 가득한 오월을 보내고 있다. 요 며칠은 쾌청한 날씨에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어 행복감이 더해지는 느낌이다. 국정농단에서 비롯된 촛불 저항과 사상 첫 현직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직무수행과 동시에 광폭소통행보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세월호 참사 기간제 교사의 순직 인정’ 등 주요 정책을 과감하게 수행해 나가면서 그동안 짓눌렸던 불통의 통치를 통합과 소통의 정치로 탈바꿈 시키고 있다. 또한 영부인 김정숙 여사도 청와대 입주를 위하여 이삿짐을 싸던 중 집 앞에 찾아온 민원인에게 라면을 대접하며 억울함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그 민원인은 만사가 해결한 듯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갔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영부인으로서의 소통리더십을 예견해 볼 수 있었다. 이렇듯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문재인정부의 소통리더십 실천은 그동안 불통으로 상처받은 많은 국민들이 격세지감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토록 소통리더십은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마술과도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 소통은 나와 너 라는 개인을 하나로 통합하여 우리라는 개념을 형성시켜준다. 물론 상호간의 올바른 의사소통이 전제되어야 하지만 우리가 되었을 때 그 힘은 개인의 힘보다 몇 배 더 크게 다가온다. 소통은 더 많은 생각, 더 많은 관점, 더 많은 지식을 얻고 그를 바탕으로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일찍이 위대한 성군이신 세종대왕의 애민정책 중 제일먼저 떠오르게 하는 것이 ‘한글창제’다. 한글이 있기에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으니, 이는 민족 언어의 혁명이며 누구나 의사표현의 수단으로 문자 생활을 향유할 수 있게 해주었다. 문재인대통령도 후보시절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세종대왕이라고 말한 것처럼 요즘 과감한 소통행보를 보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엿 볼 수 있다. 또한 필자가 속한 LX공사도 올해 초 박명식 사장이 부임하면서 소통경영을 몸소 실천하고 있어 직장생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특히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일일이 직원의 남편 또는 부인 앞으로 격려 편지를 발송함으로써 직원과 가족들로부터 좋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새 대통령의 소통 통치가 전 기관으로 확산되어 우리사회가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기승 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

[천자춘추] 은혜와 감사의 달

5월은 은혜와 감사의 달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세가지 은혜에 대해서는 잊지 말아야 한다. 삼은불망(三恩不忘)이다. 첫째는 부모님의 은혜이다. 부모가 없었다면 내가 이 세상에 어떻게 존재 할 수 있겠는가. 특히 유·불교적 전통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부모를 존중하고 봉양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다. 인류의 스승인 공자는 인간이 저지르는 죄 중 제일 큰 죄가 불효라고 했다. 둘째는 선생님의 은혜이다. 선생님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내가 어떻게 올바른 성장을 할 수 있었겠는가. 자기 자신보다 더 잘 되기를 진정으로 바라는 사람은 부모와 스승밖에 없다고 한다. 청출어람이벽어람(靑出於藍而碧於藍, 푸른색이 쪽빛 색깔에서 나왔지만 그 쪽빛보다 더 푸름. 제자가 더 잘됨)일 때, 스승은 가장 흐뭇하게 느낀다고 한다. 셋째는 선배·동료의 은혜이다. 이 세상에서 나 홀로 성장할 수는 없다. 선배가 끌어주고 동료가 함께 하면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임자가 이루어 놓은 토대위에서 경장(更張)하고 혁신하는 것이다. 이 사회가 끊임없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공·사 조직 내 전·후임의 전통계승과 한 솥의 밥을 함께 먹었던 동료의 우정을 저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송무백열(松茂栢悅)이란 말이 있다. 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뜻이다. 인생의 동반자인 벗의 잘됨을 항상 기뻐하며 함께 성장해야 한다. 이와같이 인간은 은혜속에 살아가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은혜를 모르거나 배반한다면 이미 사람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5월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이 날이 ‘스승의 날’이 된 것은 성군이신 세종대왕 탄신일이기 때문이라 한다. 그 분은 위대한 임금이자 이 겨레의 영원한 스승의 모델이다. 선생님의 은혜를 잊지 않고 그 옛날을 상기하며 앞으로도 계속 올바른 자세로 살아가겠다는 다짐은 아름다운 모습이다. 인간은 지위고하와 부귀빈천을 막론하고 ‘인간다워야’한다. 단순한 지식의 전수가 아닌 인간의 기본을 세워주는 ‘스승’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스승과 제자는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면서 교문 밖을 나와서도 교학상장(敎學相長)하는 것이다. 이 사회가 아무리 삭막하고 혼돈스럽더라도 스승-제자간의 아름다운 전통이 있는 한 이 사회는 영원히 지속가능한 발전이 보장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유승우 前 국회의원

[천자춘추] 축구와 앙상블

작곡은 음을 배열하여 구성한다. 음들은 선율을 이끌고, 리듬을 받치고, 화성을 채우며 조직된다. 앙상블은 음을 수단으로 쓰는 대화지만 감정을 공유하게 한다. 합주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상대방 기량이 비슷해야 한다. 함께 소리를 내는 동안 자신의 사운드를 조정해야 하므로 서로에 대한 배려가 없으면 좋은 앙상블이 불가능하다. 앙상블은 독주보다 재미가 있어 지루한 줄 모르고 연주한다. 내가 낼 수 없는 음역과 역할은 다른 사람이 해결해 준다. 어떤 형태의 합주라도 대체로 주선율을 서로 돌아가면서 연주한다. 들어감과 나감을 반복하면서 포기와 양보의 때를 알게 된다. 연주의 성과가 공동의 몫이 된다는 측면에서 앙상블은 사회생활의 축소판이다. ‘나’는 절제하며 성장한다. ‘나’가 성숙해져 ‘우리’안으로 편입한다. 거기에서 ‘나’는 사라지고 앙상블 ‘우리’가 만들어진다. 축구는 다른 구기종목보다 제한이 엄격하다. 정확성이 낮은 머리와 두 발을 사용할 뿐, 방망이 같은 도구를 사용하지 않으며 손도 쓰지 못하는 것이 매력이다. 야구의 도루와 비교해서 축구의 오프사이드는 꽤 신사다운 규칙이다. 지난 19일 FIFA 월드컵 U-20 축구대회가 시작되었다. 6월 11일 수원경기장에서 결승전과 준결승전이 열릴 예정이다. 축구경기도 앙상블이다. 공격수가 드리블하며 만드는 선율과 좌우날개가 연결하는 오브리카토, 수비수가 받쳐주는 화성, 미드필더의 안정된 리듬, 수문장의 듬직한 베이스가 함께 연주하는 장엄한 음악을 들어 보자. 공연장의 커튼콜은 경기장의 함성으로 들려올 것이다. 안정된 경기는 조직력에 기초한다. 2014 브라질월드컵 4강 경기에서 네이마르 선수의 결장으로 동력을 상실한 브라질 팀은 조직축구를 구사한 독일 팀에 1:7로 처참하게 무너지는 수모를 겪었다. 축구경기가 조직력과 소통으로 결과를 만들어 내듯이 사회도 앙상블을 이루지 않고서는 강해질 수 없다. 구조가 잘 짜진 음악에는 논리가 흐른다. 소통을 잘하는 선수들의 움직임에는 리듬이 살아 있다. 역할이 다른 선율들로 구성된 다성음악(polyphony)은 복잡하게 엉키면서 거대한 음향덩어리를 만들어 낸다. 사회 구성원들의 요구가 많고 서로 의견이 달라 늘 갈등을 겪지만, 축구경기와 합주앙상블이 가진 공감의 마법으로 해결을 찾아보면 어떨까. 주용수 작곡가·한국복지대학교 교수

[천자춘추] 광교산을 그대로 두라! 수원시민 비상식수 그대로 두라!

2015년 11월에 ‘광교상수원보호구역해제 절대불가’입장으로 기자회견까지 진행한 수원시는, 9개월 만에 상수원보호구역해제 내용을 담은 수도정비기본계획변경(안)을 환경부에 제출하였다. 밀실행정으로 진행된 과정과 발생할 문제점에 대해 지역사회에서 많은 문제제기후 수원시는 좋은시정위원회에 결정위임, 그후 담당공무원의 거짓정보등을 거친 의견결정등의 과정을 거쳐 환경부에 원안대로 제출하는 과정을 밟았다. 그러나 불과 2개월 여후에 환경부에서는 아래와 같은 결정으로 수원시에 재작성을 요구하고 있다. ‘각종 재난에 대비해 지방상수원의 역량강화를 할 것, 광교저수지를 비상취수원으로 유지할 것’ 수원시는 그제서야 49개단체로 구성된 광교상수원해제반대범시민대위가 처음부터 주장했던 사회적논의기구를 꾸릴 것을 약속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현재도 물자급률이 10%에 그치는 수원시는 2018년까지 대규모택지개발로 인한 주택공급만 약 1만7천가구이다. 인구 130만 초과도 시간문제인 상황에서 하루 4~5일을 버틸 수 있는 비상식수원을 해제하는건 수원시민전체의 물 안보를 위협하는 상식 밖의 행위이다. 또한 용인, 성남등 광교산을 둘러싸고 있는 도시들의 대부분 광교산 중턱까지 개발행위가 이루어져있는 상황에서 광교녹지축의 파괴는 수도권과밀화와 연담화를 더욱 부추기게 될 것이다. 그린벨트로도 난개발을 막을수 있다고도 말하고 있다.정말 그럴까? 50%이상의 임대(공공)주택을 근거로 하면 지자체장의 의지와 관계없이 언제든 그린벨트는 해제할 수 있다. 또한 30㎡이하의 그린벨트의 경우 지자체장에게 해제권한도 위임되었다. 그린벨트에 대한 환상은 말 그대로 환상일뿐이다. 수원시가 거버넌스의 이름뒤에 숨어 시도하려했던 광교상수원보호구역해제는 이제 불가능해졌다. 지금이라도 밀실행정과 거짓과정등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더 많은 시민들과 만나 지속가능한 광교산을 위해 소통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조금 늦더라도 함께 가는 방법을 통해야만 고통을 호소하는 광교주민들의 현실적인 아픔도 해소할 수 있고, 이후 어떠한 개발압력에서도 광교산의 녹지를 지킬수 있는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아울러 고등지구, 당수지구, 대유평지구, 호매실지구등 지금 이 순간에도 끝없이 벌어지고 있는 개발행위에 대한 전반적인 성찰과 수원이라는 도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져 환경수도, 시민의 정부라는 선언에 걸맞는 제자리를 찾기를 소망한다. 김성우 수원환경운동센터 사무국장

[천자춘추]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

씨앗은 싹을 틔우기 위해 적합한 조건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온도와 수분이 필수적이나 씨앗마다 세상에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제각각이다. 씨앗은 내일을 품고 있고 언제든 조건만 된다면 새로운 식물로 뿌리를 내리고 자라난다. 새로운 대통령이 10일 취임한 지 12일이 지났다. 변화의 조짐은 모든 뉴스와 소식들에서 시작되고 있다. 사실 한 동안 우리는 단지 누군가 ‘불편하거나 우려되는 문제’들을 실제로 느끼는 고통이나 명확한 진실보다 앞세우면서 살아왔다. 우리가 지나온 시간들이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이었던 때문인지 그 반대의 모습들이 새삼 너무 낯설다. 우리들이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지 않아 하는 공감의 태도와 단어들을 대통령이 해주기만 한 걸로 마음이 너무도 푸근하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역사에서 무엇이든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정권은 지난 겨울 내 추위에도 지치지 않고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함께 공들여 키워온 시민들에게 큰 빚을 이미 지고 있는 셈이다. 정치가 참으로 우리들 일상에 영향을 주고 변화를 가져온다는 걸 느끼게 하는 한 주이기도 하다. 선거에서 이번 대통령을 선택하지 않은 분들도 생각보다 잘하네 하는 이들이 많다. 지난 시간 우리는 통합보다는 갈등 속에서 한 동안 과거로의 회귀가 사회 문화적 영역에서 일어났다. 그 속에서 지나온 시간들을 추억으로 공유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너무도 낯선 상황들을 재현하기도 했다. 한 세대가 다른 세대에게 가치관과 관점들을 지나치게 강조할 때 받아들여야하는 세대는 이를 강요로 느낄 수밖에 없게 된다. 세대 간 갈등과 불협화음들은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더 증폭되기도 한다. 대통령은 그 세대를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 중 하나이다. 이번 대통령이 본인의 나이보다 젊은 층에게 호감과 공감을 받았던 것처럼 앞으로도 젊은 세대에게 존경과 신뢰를 받는 사람이기를 희망해본다. 완벽하게 명석하고 토론의 달인은 아니라도 일반 시민들과 공감하고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대통령이 되어주기를 바래본다. 대통령이 닮고 싶은 롤 모델인 나라이고, 예전 아이들이 이 담에 대통령이나 장군이 되겠다고 장담하던 시절로 돌아가는 꿈을 꾸어본다. 송미영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천자춘추] 여자 아이 건강에 사회적 관심을

우리나라 여자 아이들의 우울증과 성조숙증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들 중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절망감이 지속되는 우울증상 경험률이 무려 11.2% 로 약 50여만명의 아이들의 치료와 대응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남학생에 비해 2.39배나 높은 16%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러한 결과가 자살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국내 여자 청소년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4.36명으로 세계2위의 자살률을 보이고 있다. 성조숙증 문제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성조숙증을 겪는 아이들은 2006년 기준 6천438명에서 2014년에는 7만2천246명으로 집계 되었다. 이러한 성조숙증 환자의 90%는 여학생으로 운동부족으로 인한 ‘비만’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방안으로 스포츠 활동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례로 한국방송공사(KBS)는 ‘운동장프로젝트’라는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성조숙증 위험군에 놓인 여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전문 병원에서 비만도 및 성조숙증 수치를 검사받고 6개월간 주2회 2시간씩 농구프로그램을 진행했다. 6개월 뒤 재검진한 결과 아이들의 비만도는 크게 줄었고 성조숙증 수치도 나빠지지 않았다. 같은 기간 실험에 참여하지 않은 아이들은 뼈 나이 선행정도가 높게 나타나 스포츠 활동이 어린이 성조숙증 성장속도를 완화시키고 비만 및 스트레스 완화에도 크게 영향을 준다는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 해외 선진국들은 이미 여자 어린이 스포츠 활동에 국가적인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남녀 구분 없이 모두 함께 축구를 즐기며, 유럽에서는 넷볼 등 여자 어린이 팀 스포츠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여자어린이의 스포츠 활동이 사회적 편견과 무관심으로 소극적이고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의 정신적, 신체적, 정서적 발달과 건강을 위해서 여자 어린이 스포츠 활동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백성욱 ㈔한국유소년스포츠클럽협회장

[천자춘추] 꿈과 희망

꿈은 길과 같아서 자꾸자꾸 가슴에 품고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어갈 때 의미가 있다. 누군가 이미 만들어 놓은 길을 걷기보다 새 길을 만들 때 꿈이 그 길보다 먼저와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지금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이 가는 길이 대한민국 평생교육의 길이 되고 있음을 자부한다. 그 밑바탕에는 온라인 평생교육의 장, 경기도의 역점사업 지식(GSEEK)이 있다. 우리나라는 100세 시대를 맞아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4차산업혁명 도래에 따른 노동시장의 유연화 등으로 평생학습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나 오프라인 학습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도민에게 균등한 교육기회와 일자리, 취·창업 등 미래사회를 대비할 수 있는 차세대 학습 모델을 제공하고자 평생학습의 꿈과 희망인 지식(GSEEK)을 탄생시키게 된 것이다. 그렇다. ‘꿈과 희망’이 있어 우리는 행복하다. “희망이 있는 사람은 음악이 없어도 춤을 춘다”라는 영국 속담처럼 우리 진흥원은 대한민국의 평생교육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기대에 부풀어 있음을 숨길 수가 없다. 지식(GSEEK)은 경기, Global, Great를 상징하는 G와 ‘기회를 찾다, 지식을 추구하다’란 의미의 ‘SEEK’을 합친 이름이다. 경기도가 운영하던 온라인 교육 서비스인 ‘e-배움터 홈런’과 ‘경기창조학교’, ‘배우리’ 등 3개 교육사이트를 통합하고 여기에 참여와 소통이라는 쌍방향 개념을 추가한 전 국민 누구나 쉽게 사용하고 참여할 수 있는 학습과 소통의 장이다. 큰 숲이 처음부터 웅장하고 울창했던 것이 아니듯 모든 결과물에는 준비와 노력이라는 과정이 함께 해야 한다. 봄에 아름다운 꽃을 보기 위해 가을에 씨앗을 뿌리듯이 우리는 지난 1년여 동안 각고의 노력을 다해왔다. 그 결과 오픈 후 6개월 만에 31만 건 이상의 교육수강실적을 달성하는 등 국민의 큰 관심과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회원 수는 14만 명에 달하고 자녀교육, 외국어, 자격증, 인문학 등 14개 분야의 860개 교육과정, 1만여 개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우리나라 최고, 최대의 온라인 교육의 장이다. 우리는 이 거대한 교육 시장을 통해 다양한 정책들을 양산해 내고 있다. 경기대 등에 온·오프라인 연계 학점 인정 과정을 운영하고 제1군단 등 군부대의 지식(GSEEK) 확산을 통해 평생교육을 활성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청음회관과 같이하여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360개 교육과정에 한글자막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끝이 없다. 만들어 왔던 길보다 새롭게 만들어가야 할 길이 더없이 긴 것이다. 이것이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의 ‘꿈과 희망’이다. 김경표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

[천자춘추] 호매실선 B/C 만드는데 허송세월

신분당선연장 2단계구간(이하 호매실선)은 올해까지 10년이 넘도록 B/C(경제성분석)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주민들은 하나같이 호매실선은 2020년까지 개통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혹자는 2018년에 개통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잠잠했던 호매실선에 대한 민원이 시작되고, 다시금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올봄의 일이다. 호매실선의 재무적타당성조사의 중간결과가 공개되면서부터다. 그 값이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민간투자사업으로 그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며, 그럼에도 반복적으로 재무적 타당성 조사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미 2003년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고, 사업성이 있다는 것으로 발표했으며, 2006년에 호매실까지 연장할 것을 확정고시하였다. 그러나 이후 반복되는 민자적격성조사에서 BC는 더 떨어지고 계속해서 BC를 만들어 내겠다고 이야기하며 주민들을 희망고문을 하였다. 정부지침은 국토부 공공교통시설개발사업에 관한 투자평가지침에 명시한 내용을 근거로 하면, 경제적 타당성 평가에서 적격판정을 받고 민간투자사업가능성평가를 하게 되며, 민간투자사업가능성평가에서 사업성이 인정되면 민간투자사업으로, 인정되지 않으면 정부재정사업으로 사업을 추진하도록 하고 있다. 국토부는 2007년 신분당선 1단계 구간에 대한 우선착공을 고시하면서 호매실선에 대한 언급을 하며 2018년에 개통을 할 것이라 하였다. 그 결과 주민들은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여 알고 있다. 결론적으로 정부는 국가기반시설인 광역철도 신분당선에 대한 건설의지를 주민들에게 보여주었고, 그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까 한다. BC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검토되는 것이며, 그에 따른 빠른 시행을 하여 주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주민들은 정부를 신뢰하고 정부는 주민들이 민원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평안하게 일상생활에 임할 수 있는 나라, 이런 나라가 정부가 추진하는 ‘나라다운 나라’가 아닐까 한다. 박동현 경기도의원

[천자춘추] 상가권리금 보호기간 입법적 해결 필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하 ‘개정법’이라고 함)이 2015년 5월 13일 개정되어 시행되고 있다. 개정법 시행 이전에는 임차인의 노력으로 상권이 활성화되면 임대인이 임차인을 쫓아내고 그곳에서 직접 장사를 하여 권리금에 해당하는 이익을 가로채는 경우가 빈번했다. 하지만 이제는 개정법의 시행으로 위와 같은 문제가 해결되었다. 개정법에 따르면,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할 수 없다. 만약, 임대인의 부당한 계약체결 거절로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될 경우, 임대인은 신규임차인이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지급해야 한다. 이렇듯 개정법은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상가 임차인의 권리금 보호를 법제화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그런데 개정법에는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 기한인 5년 이후에도 권리금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법원에서 자주 다투어지고 있다. 주관부서인 법무부는 유권해석을 통해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5년의 기간이 지난 이후라도 임대차가 종료되었다면 권리금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하급심 판례의 절대 다수는 권리금 회수기회를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보호기간과 동일하게 5년 동안만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최근 2017년 2월 15일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의 판시는 눈여겨볼만하다. 충지지원은 명문의 규정도 없는 개정법 제10조 제2항(5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정되는 계약갱신요구권)을 준용 또는 유추적용하여 임차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것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장한 개정법 제10조의 4의 취지에 반하다고 판시하였다. 필자도 위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의 판단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임대차기간 5년을 기준으로 임차인에 대한 권리금의 보호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법적으로 근거가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개정법의 입법취지와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덧붙여 필자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권리금회수 보호기간에 제한이 없음을 명시하는 입법적 해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조속한 개정 작업을 통해 현재의 논란을 종식시킨다면, 개정법 본래의 취지대로 임차인들의 권리금 보호 관행이 빠르게 자리 잡아갈 것이다. 임영근 변호사

[천자춘추] 미세먼지 해결은 민주주의에서 찾자

시민들에게 미세먼지는 점점 공포로 인식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미세먼지를 접하는 시민들의 반응은 매우 다양하다. 황사는 봄철에 늘 불어왔던 것인데 마스크나 공기청정기를 구입하느라 호들갑을 피운다거나, 예전엔 가끔 나타났다 사라졌지만 이제 일상화되는데도 정부나 지자체가 원인규명과 책임있는 대책마련에 무관심하다는 것이다.미세먼지 간담회에서 한 참석자는 “신문방송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쁘다고 알리는데도 우리 지자체로부터 대책마련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지 못할 때 오히려 불안감이 증폭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는데 크게 공감이 되었다. 석탄, 석유 등 과도한 화석연료에 의존한 산업과 에너지구조는 지구온난화를 유발하고 미세먼지를 악화시켜 결국 실내에서 봄을 보내야 하는 처지가 되고 있다. 사람과 생물들 누구에게나 베풀던 환경복지를 이젠 마스크나 공기청정기 제조사들로부터 구입해야 한다. 더 잘 사는 것은 고사하고 생존이 위협을 당하고 있다. 모처럼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최악의 미세먼지가 호전되어 야외활동을 하기에 편하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문제가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린다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미세먼지 해결책을 찾는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이 단기적이거나 미세먼지를 잡는 특별한 기술이나 정책을 시민들에게 공급하면 해결될 것이라는 태도는 금물이다. 또 시민의 불편과 비용이 추가로 수반될 수 있어 시민들이 변화되는 환경을 잘 이해하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30년 이상된 노후석탄발전소의 일시가동중단 지시를 내렸다. 크게 환영한다. 시민들은 촛불광장의 힘으로 등장한 현 정부가 미세먼지 해결과정에 실질적이고 전향적인 태도를 가질 것을 요구한다. 그것은 미세먼지 문제를 시민의 참여와 합의를 통한 실질적 민주주의로 풀어달라는 것이다. 값이 저렴하다고 경유자동차와 석탄발전을 고집하거나 시민불편을 이유로 차량부제실시 등은 논외로 하고 중국책임으로 돌리는 소극적인 기존 미세먼지 정책으로부터의 전환은 필수조건이다. 미세먼지 대책논의를 전문가, 행정 위주에서 어린이, 노인, 환자, 교사 등 미세먼지 이해당사자들과 환경단체 등이 주체로 참여해 제안하고 합의할 수 있는 민주적인 공간이 열려야 한다. 기초 지자체와 광역지자체내에도 미세먼지대책기구가 구성되고 함께 대응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미세먼지 해결은 참여와 소통,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민주주의과정에서 찾아야 한다. 이상명 수원시기후변화체험교육관장

[천자춘추] 가정의달 선물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날ㆍ성년의 날, 21일 부부의 날. ‘가정의 달’ 5월은 가족 구성원과 가르침을 주신 스승을 챙겨야 하는 특별한 기념일이 많은 달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 특히 직장인들에게 있어서 ‘가정의 달’ 5월은 평월보다 선물 구입과 외식 등 지출이 많은 달로,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는 달이기도 하다. 얼마전 한 취업 포털사이트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한 결과 5월 ‘가정의 달’에 직장인들은 주요 기념일 비용으로 평균 51만6천 원을 지출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지출 비용 가운데 가장 많은 비용으로는 단연 어버이날의 선물과 외식비용으로 직장인들은 평균 27만2천 원을 지출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는 어린이날 11만6천 원, 스승의날 5만 원 순으로 뒤를 이었고, 성년이 되는 자녀를 뒀을 경우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알려졌다.더불어 이 조사에서 직장인들은 5월의 주요 기념일 가운데 ‘가장 부담스러운 날’로 68.1%가 어버이날을 꼽았다. 어버이날이 직장인들에게 가장 부담스러운 날로 꼽힌 이유는 선물과 용돈으로 지출되는 경제적인 부담도 있지만, 마땅한 선물을 고르기가 쉽지않기 때문에 직장인들에게 있어서 ‘가정의 달’은 무거운 짐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가정의 달’은 당초 가족 구성원간 가정의 소중함을 되새겨보자는 취지에서 제정됐으나, 선물과 외식ㆍ용돈 등을 통해 기념일을 기리려는 풍습으로 고착화되면서 월 수입이 고정적인 직장인들에게 5월은 ‘신 보릿고개’가 돼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해를 더할수록 선물 액수도 늘어날 뿐만 아니라 점점 고액화 되고 있는 추세이다보니 직장인들에게 부담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들 사이에선 바쁜 생활로 가족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미안함을 경제적으로 보상하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고, 가계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 같은 세태에 대해 우리가 부모와 자식, 부부, 사제간 갖는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맛있는 음식, 값비싼 선물과 고액의 용돈을 주고받는 물질만능주의가 과연 우리의 가정과 주위 관계를 행복하고 돈독하게 하고 있는가. 물질적인 선물보다는 가족과 사제간 자주 마주보고, 연락하며 관계의 소중함을 깨닫는 ‘가정의 달’을 보내보자. 이원성 대한역도연맹 회장

[천자춘추] 지방소비자행정 거버넌스 강화 필요

77만9천335건. 지난 해 우리나라 1372 소비자상담센터의 총 상담건수다. 그 중 경기도내 소비자상담센터에서 접수한 상담은 약 20%를 차지한다. 그렇다면, 우리 소비자, 그리고 경기도민은 소비자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고 있는가? 지난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 가습기살균제, 자동차배기가스 조작, 정수기의 중금속 검출 등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킨 소비자피해 뿐만 아니라 해외직구 및 모바일쇼핑의 급증, 인터넷은행의 등장 등 소비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하지만, 소비자 스스로 모든 소비자피해와 소비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결국, 소비자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소비자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재 소비자업무는 크게 공정거래위원회의 정책결정, 한국소비자원의 정책연구, 광역시도 및 시군의 소비자정책 집행, 소비자단체의 소비자운동으로 나누어진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아직 지방소비자의 권익을 위한 거버넌스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경기도 소비자를 위한 경기도의 소비자행정과 한국소비자원(경기지원)의 역할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경기도의 소비자정책은 일자리정책, 복지정책, 물가정책에 비하면 관심밖이고, 한국소비자원 경기지원은 ‘경기지원’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협치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2015년 4월, 경기도내 10개 소비자단체는 경쟁적이고 개별적인 소비자운동을 벗어나 경기도 소비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협력을 위해 ‘경기도 소비자단체협의회’를 결성해 활동하기 시작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경기도의 지방소비자행정이 직접 사업 추진보다 소비자단체의 사업 지원 확대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올해 소비자예산은 큰 폭으로 증액돼 경기도 소비자권익을 위한 소비자단체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게 됐다. 이제 소비자단체가 중심이 돼 소비자정책 거버넌스가 강화돼야 할 것이다. 경기도는 행정조직을 활용한 소비자 니즈(Needs) 파악 및 기본계획 수립을, 한국소비자원은 전문기관으로서 지역 소비자문제 조사연구 및 경기도민의 소비자분쟁에 대한 신속한 분쟁조정을, 소비자단체는 소비자와의 최접점에서 소비자상담과 피해해결, 그리고 소비자교육을 전담하면서 서로 지원하고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단체 스스로의 노력과 변화가 필수적이다. 소비자단체 회원 중 상담유경험자 위주의 소비자상담원에서 소비자상담사 자격증 취득을 통한 전문성 강화, 노인주부청소년어린이다문화가정장애인 등 정보취약계층 교육을 위한 소비자교육 전문강사 양성 등이 필요하다. 새로운 정부도 새로운 소비자정책으로 경기도민의 소비자권익을 위한 더욱 효율적인 소비자정책 거버넌스 구축을 기대한다. 박명자 소비자교육중앙회 경기도지부 회장

[천자춘추] 미래의 나, 홀대받는 ‘고령친화도시’

어린이가 미래의 희망이고, 여성이 행복한 도시는 살기 좋은 도시임을 나타내는 지표임이 틀림없다. 여러 지자체가 아동과 여성을 위한 친화도시 슬로건을 통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도시의 성장 가능성을 표방하는 것도 그 이유일 것이다.나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며, 그것도 딸아이를 둔 여성이니 이러한 지자체의 슬로건들이 어찌 반갑고 고맙지 않을까만, 나이를 먹는 내 모습을 보는 것만큼 코앞으로 닥쳐온 고령화 사회를 우린 홀대하는 것은 아닐까. 노인인구의 증가는 생산인구의 감소와 사회적 부담의 증가로 도시의 성장을 저해한다는 부정적 인식으로 여겨지며 도시마다 숨기고 싶은 지표가 되고 있다. 그러나 누구나 오래살기를 희망하며 의료 등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근대화를 이끌었던 주역들이 노역장이 되었고, 엊그제의 대통령선거를 비롯하여 정책을 결정하는 데도 적극적인 주도자 역할을 주저하지 않는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영국과 일본의 많은 도시들은 활동적인 고령화를 위한 도시재생과 단지계획에도 심리학자나 의료전문가를 포함하는 등 물리적 환경에서의 정책적 요인으로 고령화를 내세우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도시는 고령화된 구성원을 위한 배려와 참여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시하며, 나이 든 내가 운전에 불편함이 없도록 눈에 잘 띄는 교통표지판을 세우고, 조금 천천히 걸어도 되는 횡단보도를 만들며, 지역사회에 참여할 기회와 역할을 부여하여 스스로를 의미있는 존재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심리적으로 고립시키지 않는다. 2020년을 전후로 하여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노인인 초고령 사회가 예견되고 있는 우리는, 노인정책이 사회복지 측면에 치우쳤으며, 도시의 성장과 발전을 추구하는 정책적 이면에 부끄럽게 감추었었다.그러나 노인이 된다는 것은 선택이나 우연이 아닌 이제까지 삶은 잘 살아왔다는 현실이며, 두려움 없이 내보여야 할 부끄럽지 않은 민낯이다. 이제 우리는 당당하게 ‘고령친화도시’를 꺼내들자. 내 미래가 홀대받지 않도록. 강도윤 ㈔인천디자인기업협회장·도시계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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