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권위의 무거움

지난 금요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의 일치로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환영하는 쪽도 승복하기 어렵다는 쪽도 있을 것이다. 작년 12월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이 가결된 후부터 3달이 넘는 시간 동안 마치 대한민국이 멈춘 듯하였다. 두 사람만 모여도 정치 이야기였고 심지어 초등학교에 다니는 조카 녀석까지 탄핵이 무엇이냐며 물어왔다. 헌법재판소의 판결 이후 이제는 언론이며 정치인들이 대선 이야기로 또 새로운 권력이 어떻게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온통 그 얘기를 하느라 당분간 또 정신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보며 ‘권위(權威)’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표준국어대사전(국립국어원 편)에 보면 ‘권위’는 두 가지 뜻을 가진다. 첫째는 ‘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이라는 뜻이다. 둘째는 ‘일정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신’이라는 뜻도 있다. 한때 발레리나 강수진 씨의 발 사진이 화제가 되었었다. 유명한 운동선수나 연주자, 화가, 과학자, 학자, 무형문화재,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권위자들은 단순히 재능으로 또는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뼈를 깎는 노력으로 최고의 자리에 서게 된다. 우리는 그들의 실력뿐 아니라 권위를 갖기까지 긴 시간 그들이 했을 노력과 수고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다. 맞다. ‘권위’는 그렇게 세우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슬프게도 권력으로 권위를 세우려는 자들을 너무 많이 보게 된다. 다시 사전의 얘기를 해 보면, 표준국어대사전은 1991년 당시 이어령 문화부장관의 지시로 편찬이 시작되어 1999년 종이사전으로 출판하였고, 현재도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온라인 사전은 수정 보완 중이다. 권위자들이 세계 최고가 된 후로도 계속 연구하고 정진하는 것처럼 표준국어대사전 역시 오늘도 수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제발 당장의 표를 위해 백년을 두고 계획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교육을 우습고 허황한 공약 몇 개로 흔들지 말기를 부탁하고 또 부탁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이 또 각계 권위자들이 10년을 두고, 20년을 두고 권위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교육도, 정치도, 국가도 긴 안목으로 ‘권위(權威)’를 세워가야 할 때다. 이현희 안양대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조교수

[천자춘추] 탄핵의 유산과 차기 대통령의 의무

본격적인 대선의 계절이 시작됐다. 지난주 금요일, 온 국민과 내외신 언론의 이목이 헌법재판소에 쏠렸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낭독한 선고문에서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밝혔다.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이 하나 사라진 것을 이번 판결의 의의라고 할 만하다. 이제 국내외의 관심은 대한민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모아졌다. 각 정당과 예비 대통령 후보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코앞으로 다가올 조기 대선으로 더욱 분주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탄핵 정국에서 표출된 극심한 국론 분열과 사회적 갈등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약 90%에 이르는 국민 여론이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수용하겠다고는 하지만, 우리 사회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상반된 두 목소리가 타협 없이 공존하던 광장을 경험했다.탄핵은 세대 간의 반목을 심화시켰을 뿐 아니라, 심지어 세대 내 갈등마저 유발했다. 비선실세의 국정농단를 동조 및 방치한 전직 대통령이 우리사회에 몰고 온 부정적 파급력은 이처럼 크다. 박준 전(前)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2009년 한국의 사회갈등과 경제적 비용이란 보고서를 통해, 우리 사회 내 갈등으로 유발되는 경제적 비용을 제시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갈등 수준이 1인당 GDP(국내총생산)의 27%를 비용으로 지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사회갈등지수가 10%만 하락해도 1인당 GDP는 7.1% 증가할 수 있다. 이번 사태를 거치며 대한민국의 갈등지수는 더욱 높아졌으리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국론의 분열과 사회적 갈등이 경제발전의 동력마저 갉아먹어 온 것이다. 탄핵의 정국 속에 우리나라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대내외적 위기와 도전에 직면했다. 그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다. 이미 많은 예비 대선후보들은 그동안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자처해 왔다. 다만 사회적 갈등을 조정할 책무가 차기 대통령과 새 정부에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조의행 서울신학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천자춘추] 금융소비자의 착각

당신은 옷을 살 때 판매직원의 잘 어울린다는 코멘트를 전적으로 신뢰하는가? 어시장에서 물 좋고 싼 생선이란 말을 듣고 첫 번째 상점에서 바로 장보기를 마치는가? 당신의 답이 “아니오” 라면, 당신은 신중한 소비자다. 그런데 이런 깐깐한 소비자도 일상적으로 호갱이 되는 곳이 있다. 바로 금융기관이다. 금융상품은 그 내용이 복잡하고 생소한 경우가 많아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없다면 상품과 관련된 위험요인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그래서 대개의 금융소비자는 전문가의 조언을 구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일례로 최근 몇 년간 브라질채권이 엄청나게 팔렸는데 브라질 경제에 통달한 사람이 대한민국에 몇이나 될까? 게다가 진짜 심각한 문제는 그 소위 전문가가 대부분 금융상품의 판매자라는 점이다. 어떤 금융상품을 파느냐고 물었을 때 영업직원으로 근무하는 후배가 들려 준 얘기는 충격적이다. 판매 1순위는 캠페인이 걸린 상품. 회사에서 전략적으로 미는 상품으로 판매실적이 매일 체크된다. 2순위는 수수료가 높은 상품. 당연히 회사 실적에도, 직원 성과급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3순위는 고객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상품. 꼭 챙겨야 하는 고객에게 판단다. 금융회사가 금융기관으로 불리는 것은 자본의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해주는 공공재의 기능을 하기 때문이지만 그 기본은 영리를 추구하는 사기업이다. 지난 몇 년간 금융소비자에게 금융상품을 팔면서 중요한 내용을 충분히 알리지 않는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기 위한 많은 제도와 노력이 있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금융회사에게 면책특권을 주기 위한 온갖 확인서만 늘어나 귀찮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다. 고객과 회사, 직원의 이해관계의 균형을 잘 찾는 회사가 경쟁력이 있는 회사다. 소비자에게 3순위 대상 고객이 되거나 알아서 판단하라는 무책임한 금융회사는 언젠가 제대로 된 경쟁자가 나타나면 소비자의 버림을 받을 것이다. 그 때까지 금융소비자는 금융회사가 내 편이라는 착각 속에서 살아야 할 것 같다. 추신: 후배는 이미 잘 타일렀습니다. 이서구 가치투자자문 대표

[천자춘추] 우리 집 화분 어디에 놓아야 좋을까?

새 봄이 되면서 가정마다 키우던 화분을 분갈이 하거나 새로운 화분을 구입하는 일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최근 국내 원예석학 13인이 공동으로 저술한 ‘생활속 원예이야기’ 책자에 의하면 각 가정에서 주로 잎을 보는 관엽 식물에 대한 선호도에서 옆에 두고 싶은 식물로 ‘파키라’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스킨답서스, 아레카 야자, 네프롤레피스, 스타티 필름, 싱고니움, 아이비 같은 식물도 아름다움을 통해 매력을 느끼는 심미적 요인과 쾌적함을 느끼는 청량한 요인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실내에 관엽 식물을 적정비율로 아름답게 장식하면 긍정적인, 밝은, 편안한, 생명력 있는 느낌을 받아 식물을 바라보고 만 있어도 마음에 안정을 주어 긴장을 풀게 하고 두뇌의 기능을 활성화 해 안정감과 느긋하고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면 일반가정에서 키우는 화분은 어느 곳에 어떤 화분을 놓아야 좋은지 소개 해 보기로 하자.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먼저 거실의 경우는 온가족이 사용하는 주요 활동공간으로 공기정화능력이 커야 하므로 비교적 커다란 화분인 아레카 야자나 인도고무나무, 드라세나, 디펜바키아 등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 베란다의 경우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D) 제거능력이 우수한 식물 중 햇볕을 많이 필요로 하며 가능한 꽃이 피는 식물로 팔손이나무나 분화 국화, 시클라멘, 꽃 베고니아, 허브류 등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 침실의 경우는 하루의 피로를 풀고 수면을 취하는 공간 특성상 밤에 공기정화를 할 수 있는 호접란, 선인장, 다육식물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 또한 아이들의 공부방은 음이온을 많이 발생하고 이산화탄소 제거능력이 뛰어나며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물질을 배출하는 식물로 팔손이나무, 개운 죽, 로즈메리 등을 책상위에 두는 것이 좋다.그리고 주방의 경우는 가족들의 먹을거리를 만드는 공간으로 가스레인지 등을 사용해 요리를 하기 때문에 다른 공간보다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의 발생량이 많고 거실보다 어둡기 때문에 음지에서 잘 자라는 스킨답서스, 산호수 등을 배치하고 화장실의 경우도 각종냄새와 암모니아 가스를 제거하는 능력이 뛰어난 관음죽이나 테이블야자 등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 특히 관음죽은 암모니아를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난 식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가정에서 화분을 배치 할 때도 기능에 따라 공간배치만 잘 해도 더욱 쾌적한 생활공간을 만들 수 있다. 주거 공간 내 실내정원 설치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식물이 인간에게 주는 정서적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봄이 오는 요즘 각 가정의 형편에 따라 화분을 배치하거나 실내정원을 설치하여 새집증후군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 하고 활기찬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키워보자! 김완수 경기도농업기술원 강소농전문위원

[천자춘추] 동기

일상에서 나타난 일들에 대해 ‘우연’이라는 것이 과연 그 얼마일까? 거의 모든 의미 있는 결과에는 동기가 있을 것이다.성공의 열매는 최선의 노력과 열정의 활력을 불어넣은 어떤 조각들이 개인의 마음속 깊은 곳을 꾸준히 자극하여 만들어진다. 이처럼 지자체의 모범적 시책이나 국가의 대업들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떤 전환점이 늘 있음을 알 수 있다. 평생교육은 행복이며 그 실천은 보편적 복지이고 시대정신이라 나는 늘 말한다. 이 중차대한 인식 속에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고, 관심 밖에 있어 지지부진을 면하지 못하는 평생교육의 정책에 어떤 원동력을 주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다. 요즘 대선을 앞두고 다양한 요구들과 정책들이 활기를 찾고 있다. 4차산업혁명시대를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 학교 교육 중심의 교육체제를 평생교육체제로 전환해야 하고 이를 위해 주민자치센터, 학교, 도서관 등 지역사회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교육을 쉽게 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또 안정적인 평생교육 운영을 위해 평생교육담당 공무원을 사회복지 전문공무원처럼 ‘평생교육 전담 공무원’으로 직렬화하자는 정책 제안들이 대표적으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 우선해서 지금 당장 국가가 추진해야 할 평생교육 정책은 국민의 다양한 학습경험을 온라인에서 개인별로 축적·관리하는 ‘전 생애 평생학습 이력 관리 시스템(가칭)’ 구축이다.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가장 먼저 배우는 기쁨이 배가 되어 국민 행복 증진을 위한 학습 문화가 조성될 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한 다양하고 통합된 평생교육 정책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개인의 평생학습 이력에 대한 사회적 인정 및 활용가치를 높여 고용시장의 인적자원을 확대하고 발굴하는 귀중한 효용가치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한다. 분명 우리나라 평생학습시장을 최소한 몇 단계 업그레이드시켜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따뜻한 양지에는 봄꽃이 제법 활짝 피어있다. 이 봄, 이러한 나지막한 목소리들이 그 누구에게 큰 울림으로 받아들여져 평생교육 변혁의 동기가 되길 바란다. 김경표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

[천자춘추] 투명한 사회 향한 맑은 바람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전 국민의 관심 속에 시행된 지 벌써 반년이 되어간다. 전례 없이 강력한 부패방지법으로 발의 당시부터 각종 논쟁과 우려에 휩싸였으나 시행착오를 딛고 부패의 뿌리를 척결하기 위한 제도적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반부패 특별법인 부정청탁 금지법이 국회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된 것은 우리사회에서 궁극적으로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한다는 강한 국민적 열망이 작용한 결과라 할 것이다. 오늘날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청렴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난 1월 국제투명성기구는 2016년 부패인식지수조사에서 한국이 176개국 중 52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도 대비 15단계 추락한 순위다.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다시 한 번 우리사회의 투명성 증진과 국가신뢰도 향상에 제동이 걸렸다.국제투명성기구 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청렴 선진국들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달러 이상이다. 반면 부패한 나라들의 1인당 국민소득은 5천달러 미만이었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라도 청렴도 제고는 시급한 국가적 과제인 것이다. 이와 같은 환경 속에서 공직자들에게 더 높은 청렴도와 도덕성이 요구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OECD 국가 중 부패지수 최하위권이라는 오명을 벗고 정정당당한 대한민국을 건설해야 한다는 역사적 사명 앞에 공직사회의 청렴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청렴과 관련하여 과거 병무청 역시 아픔의 시기를 겪었다. 공정한 병무행정체계가 정비되지 않았던 과거, 일부 직원들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어 부패한 기관이라는 오명을 썼던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병역판정검사 과정의 전산화 및 현역병 입영일자·병역판정검사일자 본인선택 등 병역의무 이행에 대한 병역의무자의 자율적 선택권을 확대하는 등 공정한 병역처분 절차와 시스템을 마련하였으며, 자체 청렴교육과 캠페인 등을 통한 직원들의 청렴의식 함양을 지속 추진하였다. 또한 자체적으로 ‘내부 익명신고 시스템’을 운영하여 부패취약분야를 집중 점검하는 등 전 직원이 청렴을 생활화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하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 이와 같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주관하는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4년 연속 최우수 1등급 기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앞으로도 병무청은 더욱 청렴하고 깨끗한 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김태화 경인지방병무청장

[천자춘추] 동아시아 힘의 균형점은 한국

“동아시아에 평화로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역사 인식을 공유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 문구는 ‘미래를 여는 역사’라는 책의 편집후기에 기록되어 있다.이 책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된 이유는 먼저 간단하게 읽을 수 있는 근현대사 책을 원했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동아시아의 근현대사를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을 원했기 때문이다. 책의 부제는 ‘한중일이 함께 만든 동아시아 3국의 근현대사’이며, 집필진은 한국 23명, 중국 17명, 일본 1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최소한 한중일 필진들이 합의한 근현대사가 기록되었을 것으로 기대하면 읽었다. 동아시아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 필요한 기본 전제는 객관성 있는 역사의 기술이다. 19~20세기 동아시아의 근현대사적 사건들은 현재라는 렌즈를 통해 미래로 투영된다.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과거의 사건들을 현재로 모으는 추동력이 미래까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모든 것을 싹쓸이 할 만한 엄청난 광풍의 영향권 안에 놓여있다. 국내에는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가 양극단의 의견을 보이며 국론분열의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북한에서는 계속되는 핵실험과 김정은의 무자비한 정치적 숙청 작업과 김정남 암살, 미국에서는 자국이기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와 사드 배치 문제, 일본은 성장이 멈춰버린 경제를 회생하기 위한 처철한 몸부림과 70~80년대 경제대국의 면모를 되찾고 국가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제국주의의 환원으로 간주되어지는 아베의 국가경영문제, 중국은 미국과의 패권전쟁에 밀리지 않기 위한 지속적 경제성장과 해양권을 기반으로 하는 군사력 유지 문제, 특히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강력한 경제제제조치는 중국이 단순히 한반도 사드 배치 자체에 대한 우려로 간주되어서는 안된다.과연 한반도의 생존원리는 무엇일까? 미국과 동아시아 국가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은 무엇일까? 미래연구가로서 나는 힘의 균형점이 한국에 있으며, 균형점을 옮길 수 있는 나라도 오직 한국 뿐이라고 본다. 한국이 무엇을 선택하든지 그 선택점이 바로 균형점이 될 것이다. 한국이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지간에 ‘자신감있는 선택’이다. 김두환 인하대학교 물리학과 연구교수

[천자춘추] 일자리의 행방

올해가 4차 산업혁명의 시기라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시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무엇일까? 일자리이다. 그럼 인간의 일자리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것일까? 일자리의 미래보고서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으로 2020년 15개 국가에서 일자리 716만개가 사라지고 새로운 일자리는 202만개 정도라고 한다. 새로운 일자리가 지속가능하려면 한 세대라는 시간이 지나야하는데 우리는 이대로 손놓고 있어야하는지 고민이다. 나머지의 일자리는 어디에서 찾아야할까?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취약한 곳이 어디인지를 알아야 하지 않을까? 그중 두가지의 문제를 집어본다. 청년취업 대상자 중 특성화고는 취업률은 높고, 이직율도 높다. 그이유는 특성화고 취업이 서비스직에 편중되어 있는 것이 문제인 것으로 나타나 있고, 여성취업자 중 경력단절여성의 새로운 직업을 위해 교육과 재취업까지 평균 8.4년이 걸린다는 조사가 있다. (2016 경력단절여성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 그리고 여성은 일가정양립이라는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문제만이 아니라 2017년 3월 3일자의 언론에는 여성차별 기업 27곳이라는 내용이 보도되었다. 일자리를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이 숙제이다. 새로운 신기술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어려움이 있다. 한 세대를 거쳐 지속가능함이 담보되어야 한다. 그럼 어떤 것으로 일자리를 모색해야하나? 국가 주력 산업 중 12대 신 산업(2017년 산자부)을 살펴보자. 3가지 부분중 시스템 산업(7)-전기자동차, 스마트·친환경선박, IoT가전, 항공·드론, 로봇, 바이오 헬스, 프리미엄소비재가 있으며, 소재부품산업(4)-첨단 신소재, AR-VR, 차세대 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이며, 에너지 산업(1)-에너지산업(신재생에너지 ESS, 스마트미터 등)이 있다. 이 세가지 부분에서 전체가 많은 시간과 기술과 자본이 필요한 산업들이다. 그럼 포기해야할까? 12대 신 산업에 틈새전략을 접목시키면 일자리가 보인다. 일자리에 대한 변화와 욕구에 부흥하기위해서 인천광역시는 일자리의 고민을 풀어보고자 경제산업국을 일자리경제국으로 명칭 변경하였다. 명칭만 변경한 것이 아니라 인천형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지난 달 27일 일자리경제국 정책워크숍을 개최하였다. 각 과별 새로운 일자리를 위한 아이디어 중 13개가 발표 되었는데 위의 12대 신 산업과 연계된 틈새전략 일자리가 발표되었다. 각 지자체별로 이러한 노력들이 필요한 시기다. 지자체의 노력들로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나길 바란다. 전경희 인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천자춘추] 우리에게도 이런 기업이 있는가

얼마 전 나이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에 반발하는 ‘평등’(Equality)이라는 광고를 만들어 캠페인을 하고 있다. 이 광고의 핵심 메시지는 ‘평등’으로 스포츠 스타인 르브론 제임스(NBA), 세레나 윌리엄스(2017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우승), 달릴라 무하마드(육상), 개비 더글러스(체조)들을 등장시켜 사람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스포츠는 언제나 경기장에서 줄을 긋고 평등한 경쟁으로 “꿈과 상호 존중으로 살아가는 곳이며 외모나 자신의 주장으로 만들어지는 곳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트럼프의 반 이민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여기에다 ‘평등주의’를 확산시키기 위해 500만 달러를 멘토(MENTOR)와 피스플레이어스 인터내셔널(peace Players International) 등의 단체에 기부한다고 발표하였다. 지난 2015년 아디다스는 FIFA(국제축구연맹)가 부정부패 스캔들로 얼룩져 있을 때, FIFA의 변화를 촉구하며 획기적인 변화가 없을 경우 2030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는 스폰서에서 빠지겠다며 강력한 개혁을 요구하였다. 난국에 빠진 대한민국을 보면서 우리는 과연 정부와 기업의 부정부패를 보면서 이것을 캠페인이나 광고로 만들어 경고를 날릴 수 있는 용감한 기업이 있는가? 우리 사회에서 정부나 기업에 반하여 용기 있는 행동을 하기란 쉽지가 않다. 공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튀는 것처럼 우리가 찾는 가치가 경기장 안이든 경기장 밖이든 그것이 우리를 위한 중요한 것이라면 경기장 밖으로도 이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에게는 용기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용기라는 단어는 ‘심장’, ‘가슴’을 뜻하는 프랑스어인 ‘coeur’에서 유래한 것으로 용기 있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심장과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을 한다는 뜻이다. 용기는 나이키나 아디다스처럼 캠페인이나 경고등의 영웅적 행동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우리 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을 결정하도록 도우는 일상적인 행동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용기를 낸다는 말은 말 그대로 가슴속 깊은 곳에서 끌어올리는 것이다. 지금은 걱정 대신 용기 있는 행동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개인의 행동은 자기의 뜻을 펴고, 다수의 용기 있는 행동은 역사를 바꿀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 있는 것에 소신 있는 행동을 통해 용기를 보일 필요가 있다.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

[천자춘추] 이중고를 겪는 학생선수들

3월에는 새싹들의 시즌이 시작된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한국 프로스포츠의 젖줄이자 미래인 엘리트 선수들이 ‘수확’에 돌입한다. 선수들은 겨울부터 동계훈련을 통해 체력을 기르고 실력을 갈고닦았다.그런 만큼 실력이 부쩍 좋아진 선수들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앞으로의 성장이 더 기대될 때도 있다. 성장기인 만큼 키가 자라고, 목소리가 갑자기 굵어진 학생들을 볼 때도 관계자들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해진다. 아마추어 스포츠를 취재할 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자 보람이다.처음 기자가 되어 취재했던 고등학생 선수가 한 연고지를 대표하는 프로선수로 성장해있고, 긴장해서 소감조차 제대로 말 못하던 선수가 나라를 대표하는 거목이 됐다. 그러나 모두가 처음 공을 잡았을 때의 시나리오대로 성장하는 건 아니다.불의의 부상, 혹은 여러 이유로 학생 선수 경력이 단절될 때도 있다. 문제는 단절 이후의 삶이다. 학생들에게 ‘수업 참여’를 권장하고,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다. 미국 학원 스포츠의 경우도 수업 참여를 의무화하여 운동 이후의 삶을 설계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한국도 이를 모델로 하여 수업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아쉬움이 있다. 수업은 수업대로, 훈련은 훈련대로 어려운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교실에 앉혀두는 것이 목적인가, 학생이 수업을 이해하고 따라가서 지덕체를 갖추게 하는 것이 목적인가. 물론, ‘학생의 (수업을 듣고자 하는) 정성과 태도가 중요하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교과목에 올인하는 학생들의 수업 속도와 깊이를 운동부가 따라가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 난이도는 고등학교, 대학교에 오를수록 높아질 것이다. 갈수록 학교내 운동부를 두는 것이 운영비에 부담이 된다며 운동부 해체를 고려하는 학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예체능 특기생들을 위한 ‘특별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비현실적일 수도 있다.그러나 어른들이 나서서 학생들의 이중고를 덜어줘야 한다. NCAA 역시 학생 선수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엄격하게 학사일정을 관리하고 있다. 한때는 우리 중고농구에도 한자능력시험, 역사시험 등을 통해 커트라인을 넘긴 선수들만 출전을 허용했다. 영어 교육을 따로 하는 학교도 있었다. 선수들 눈높이에 맞게 필요한 부분을 강조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부분도 갈수록 줄고 있다. 지금의 입시 시스템이 하루아침에 바뀌긴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예체능을 위한 커리큘럼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고쳐보면 어떨까. 학생들과 학부모의 목소리를 담아서 말이다. 손대범 KBS N 스포츠 해설위원

[천자춘추] 볼레로, 색채를 덧입히다

서양 고전음악의 전개 논리는 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동기(motive)는 씨앗처럼 악곡의 특성을 담은 유전자를 품고 있다. 리듬이 줄기라면 화음은 잎이라고 할 수 있다. 동기가 전개되면서 연관된 음형들은 시간차를 두고 나열된다. 나무 가지가 자라나듯이 리듬이 변화하면서 확장하는 변주는 발전된 선율을 지어낸다. 이 선율의 화려한 움직임을 들으며 청중들은 악곡의 전개를 인식한다. 프랑스 작곡가 M. 라벨은 무용가 I. 루빈슈타인을 위해 무용 관현악곡볼레로를 작곡했다. 이 작품은 다른 곡들과 달리 선율전개나 리듬확장 같은 외형변화가 없다. 단순한 기초리듬 세포는 무려 169회 등장하며, 동일한 선율악절은 18회나 그저 반복된다. 현악 피치카토와 드럼으로 시작한 조용한 볼레로 리듬은 목관악기와 금관악기와 타악기를 차례로 태우고 열차처럼 달리다가 전 오케스트라가 합세하며 큰 음량으로 증폭된다. M. 베자르는 점점 커지는 이 곡에 맞추어 빨간 원탁 위에서 무용수가 점차 격렬하게 춤을 추도록 안무를 했다. 홀로 추던 춤에 점점 무용수가 늘어나 피날레로 가면서 전 무용수가 춤을 춘다. 마지막에 무너지는 음향을 따라 전원이 무대에 몸을 던짐으로서 라벨 곡의 의도를 충실하게 반영한다. 동일한 리듬과 선율의 반복으로 구성된 이 음악에 라벨은 ‘음색의 변화’로 전개 논리를 세웠다. 악기의 첨가로 앞과 뒤 악절의 색채를 다르게 하여 리듬의 확대나 선율의 수식 없이도 악곡이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마치 우리의 매일 일상이 비슷하나 같지 않음을 상징한다. 정부는 수질개선을 위해 4대강 보를 개문 방류하고, 메워 버린 자연습지 여과기능을 대신할 인공습지를 다시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잘 흐르던 강에 댐을 막은 지 몇 년도 되지 않아 숨이 끊어질 위기에 이른 것이다. 그렇게 급하게 공사를 서둘렀던 이유가 아무런 명분도 갖지 못하게 되었고 파괴와 고통만 남았다. 남독일 프라이부르크에는 아주 맑은 개울 ‘드라이잠’이 시내를 가로질러 흐른다. 얕은 수심에도 팔뚝만한 송어들이 유영을 한다. 도심 개발로 개울을 훼손한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 발전의 방법으로 부수고, 막고, 자르고, 뚫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연은 원형이 훼손되면 복원이 아주 어렵다. 개발만이 성장이라는 외형 집착의 굴레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고유의 모습에 색채를 덧입히며 아름다운 감성을 채워 나가는 볼레로의 전개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주용수 작곡가·한국복지대학교 교수

[천자춘추] 청년들의 공유주택 ‘컨테이너 하우스’

‘혼밥’, ‘혼술’하는 나홀로족이 급속히 늘고 있다. 경기도만 하더라도 1인 가구 비율이 10년 새 2배 이상 늘어 30%를 넘었다. 나홀로족, 1인 가구의 대부분은 청년과 노인이고 청년은 주거불안, 노인은 소득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몇 개월전 청년 주거복지를 주제로 경기도 청년네트워크와 간담회를 가졌다. 대학생부터 사회 초년생까지 저마다 감당하기 힘든 주거 비용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자취방과 친척집을 전전했던 선배 세대로서 큰 공감이 가면서 책임감도 엄습했다. 이날 자리에서 나는 두 가지 정책방안을 제시했다. 하나는 경기도의 매입 임대주택 사업 중 일부를 청년들을 위한 쉐어하우스(공유주택)로 공급하는 것. 다른 하나는 공유지에 컨테이너 하우스로 기숙사 등을 만들어 공급하자는 것이었다. 일부는 “어떻게 그런 곳에 사냐”며 황당해 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사장용이 아니라 수출용 컨테이너를 활용한 세련된 대학 기숙사 등을 보면 이러한 인식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조만간 경기도시공사가 나의 제안으로 새로운 청년 주택정책을 선보일 참이다. 우선은 공사가 해마다 공급하는 300호 내외의 매입 임대주택 중 30%를 청년 공유주택으로 리모델링하여 할당할 계획이다. 선적용 컨테이너를 활용한 모듈 조립식 컨테이너 하우스를 공급하는 방안도 찾고 있다.값싸고 질좋은 학생 기숙사를 공급해야 할 대학과 수원, 안산, 시흥시 같은 제조업과 물류산업 밀집지역으로 1인 청년 근로자들이 많은 시·군에 좋은 대안이다. 암스테르담 등 유럽의 수많은 도시들이 대학생 기숙사와 청년 공유주택으로 컨테이너를 활용한 지 오래됐다. 매우 세련된 도시적 디자인으로 청년들의 감성에 어울릴뿐만 아니라 편의성, 쾌적성, 무엇보다 주거비용 측면에서 경제적이어서 안성맞춤이다. 애플의 혁신과 전설은 스티브 잡스가 청소년기를 보낸 아이클러 주택에서 시작됐다. 잡스는 저렴하면서 깔끔하고 단순한 디자인의 이 보급형 서민주택에 매료됐다. 그 존경으로 멋진 디자인과 심플한 기능을 저렴한 가격과 결합한 제품을 대중에게 공급하자는 비전과 열정을 갖게 됐고 집 창고에서 애플 컴퓨터를 만들어 냈다. 경기도의 청년 공유주택인 컨테이너하우스에서도 수많은 잡스가 태어날 수 있지 않을까. 양근서 경기도 연정위원장

[천자춘추] 일본군위안부 문제와 지식인의 책임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탄핵정국으로 사회 전반이 어수선하지만, 국민의 관심사는 뚜렷하다. 내달에 있을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판결과 만약 소추안이 인용될 경우 치러질 조기 대선이다.이 두 이슈가 평소 같으면 주요 소식으로 다루어질 만한 뉴스조차 집어 삼켜 왔다. 이 와중에 지난 설 명절 직전 내려진 판결 하나가 마음에 걸린다. ‘제국의 위안부’의 저자인 박유하 교수가 명예훼손에 대한 형사재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이다. 검찰은 이 책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이유로 징역 3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판결로 박 교수는 2016년 민사법원의 유죄판결에 근거한 피해자들에 대한 위자료 지급 또한 중지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검찰은 항소했다. 사실 재판과는 별도로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지식인들 사이에서 치열한 논쟁의 중심에 자리해 왔다. 그런데 이 논란이 법정으로 옮겨가자 일부 지식인 191명이 검찰의 기소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이 책이 “논란의 소지가 있음을 인정하나 한 학자가 내놓은 주장의 옳고 그름을 사법적 판단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발상은 너무나도 시대착오적”라고 주장했다. 학자의 의견표명에 사법부로 대표되는 국가권력의 개입은 분명 문제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성명서는 일견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지식인으로서 책임을 간과했다. 이 논쟁, 그리고 재판 속 피해자는 ‘제국의 위안부’를 쓴 박유하 교수가 아닌 일제로부터 청춘을 짓밟힌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이다. 지식인이 있어야 할 곳은 사회의 주류인 대학교수의 곁이 아니다. 사회적 소수자인 할머니들의 편에 서야 한다. 그리고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윤리적이자 도덕적인 존재로서 지식인의 책임이다. 졸속적인 ‘12.28 한일위안부합의’로 위안부 할머니들은 또 한 번 깊은 상처를 입었다. 그것도 우리 정부로부터의 상처다. 지금이야 말로 지식인들의 책임이 더욱 절실할 때이다. 조의행 신한대학교 초빙교수·정치학 박사

[천자춘추] 난초와 인간

붉은 닭으로 상징되는 정유(丁酉)년 새해가 시작 된지도 벌써 2개월여가 지나고 있다. 최00 게이트(?)로 시작된 새해에는 매주 집회로 국정불안과 다가올 대선으로 정치만 난무하고 우리 민생은 저 만치 멀어져 뉴노멀(New Normal) 시대를 실감하며 얼룩 진지 오래다. 하지만 서서히 봄은 오고 있다.봄이 되면 만물이 소생하고 일년 농사가 시작되면서 꽃들도 만개하게 된다. 그래서 모든 가정은 화분들을 구입하여 새 단장을 하곤 한다. 이러한 화분 중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것 중의 하나가 난초꽃이다. 난초류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재배역사가 매우 긴 고전식물로 단자엽 식물 중에서는 가장 진화된 식물로 알려져 있다. 난초와 인간은 서로 닮은 점이 많다고 한다. 우선 난초와 인간은 진화론적으로 볼 때 모두 왕이라 할 만큼 가장 진화가 되었다. 난은 끼리끼리 모여 군락을 이루어 사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인간과도 유사하다. 그리고 인간이 본능적으로 자식이 생기면 자식을 위해 헌신적으로 살고 있듯이 난초도 종자가 생기면 모든 양분을 종자를 생산하는데 아낌없이 사용하는 것도 같다.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인간의 임신기간이 10개월인데 반하여 난 꽃도 수정이 이루어진 후 종자가 익는데까지 10개월이 소요되며 인간이 동성동본이나 근친상간의 결혼을 금기시 하듯이 난초도 같은 포기의 꽃끼리 꽃가루받이를 하면 종자 형성이 잘 되지 않는 근친상간을 싫어 한다는 사실도 비슷하다. 그리고 난꽃은 주로 집안의 생활공간에서도 거실이나 침실에서 인간과 동거한다. 이제 꽃단장을 하는 봄이 오면서 전국 각지에서 꽃전시회도 도래하고 있다. 그래서 예부터 화훼농가들은 이 특수철에 맞추어 난을 비롯한 봄꽃들을 준비하여 출하하곤 하였다.그러나 올해는 경기침체로 상징되는 뉴노멀시대의 심화와 지난해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의 여파로 한숨만 깊어 가고 있다. 이러한 화훼농가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농업관련기관에서는 1T1F로 꽃 생활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농촌진흥청과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도 생활 속의 화훼소비 촉진을 위하여 작은 난 품종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난초류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서양란 중 심비디움과 팔레놉시스 품종을 소형화하였다. 기존의 심비디움은 주로 잎 길이가 70~80cm되는 중형종이지만 현재 주력 육성품종인 심비디움은 50~60cm정도 크기다. 팔레놉시스 소형종도 머그잔 크기의 화분에 담아 책상위에 두고 감상하기에 좋다. 특히 지난해 개발한 ‘핑키’ 품종은 소형 품종으로 한 개의 화분에 20여 송이 정도 꽃이 달리기 때문에 볼륨감도 돋보인다. 새봄을 맞이하면서 가정과 사무실에 난 화분으로 더 큰 행복을 전하기 위하여 신비로운 난초 꽃을 바라보며 인간을 생각해 보는 여유를 가져보자! 김완수 경기도농업기술원 강소농전문위원

[천자춘추] 다양성의 독단

말 안 듣고 말썽만 부리는 아들에게 엄마가 말했다. “아들아! 세상에는 딱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단다!” “누군데요?” “엄마 말 잘 듣는 착한 사람, 엄마 말 안 듣는 나~쁜 사람! 아들은 어떤 사람 되고 싶을까?” 지금 북쪽으로 멀지 않은 곳에서도 돼지 나폴레옹 한 마리가 터진 입이라고 같은 말을 하고 있다. “내 말 들을래 안 들을래!” 엄마와 김정은의 차이는 분명하다. 후자는 시체도 찾을 수 없이 난도질을 해버린다. 우리나라도 정권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억압하던 시절이 있었다. 경제개발의 부작용임과 동시에 인간의 사욕이 섞여 일어난 일이었다. 당시를 북한과 동일한 독재라 부른다면 무식의 극치이니 대응할 필요도 없겠지만 그래도 닫힌 사회였던 것은 사실이다. 흑백논리의 독단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근대화를 겪은 대부분 국가들의 통상적 절차였다. 당연히 탈근대의 본질은 다양성이다. 수직적 구조의 닫힌사회에서 수평적 구조인 열린사회로의 전환은 개인의 자율성과 다양한 행복추구권을 보장함으로 표현의 자유와 자아실현의 다양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이제 국민은 국가의 통제를 거부하며 다양성을 억압하는 어떤 정책도 시대에 뒤떨어진 앙시앵 레짐의 산물로 치부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사실이 하나 있다. 모든 현상에 양면성이 있으며 진리는 언제나 전체이다. 흑과 백의 이분법은 다양성을 거부하니 분명 독단이다. 그렇다고 다양성이 무조건 흑과 백을 거부하면 어떻게 될까? 다시 다양성의 독단이 된다. 다양성이 백이 되고, 흑과 백의 주장이 흑이 되기 때문이다. 진리가 전체라면 참 다양성은 흑과 백을 포함한 전체이어야 한다.요즘 국정교과서 문제가 시끄럽다. 과거 정부가 획일적으로 교육을 강제하던 시절이 있었으니 그에 대한 알레르기는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국정교과서라고 무조건 반대하는 작태는 다양성의 기초도 이해하지 못한 또 다른 형태의 독단이다. 분위기가 무서워 대부분 연구학교 지정을 철회한 마당에 전국 중고교 5천566곳 중 문명고 홀로 남아 전교조를 비롯한 독단의 협박에 저항하고 있다고 한다. 역사는 늘 그랬다.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갈팡질팡할 때 살아 있는 소수의 지성만이 안중근과 유관순 그리고 이순신 등 수 많은 참 애국자들처럼 촛불의 광기(光氣)가 광기(狂氣)로 전락하지 않도록 지켜왔고 횃불 되어 타오르게 했다. 문명고 김태동 교장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낸다. 김봉규 미래행복인재연구원대표

[천자춘추] ‘조양반셔’와 문화의 다양성

조양반셔(造洋飯書)는 1899년(광무3년) 언더우드가 번역한 서양 요리책이다. 언더우드는 선교사로 1885년 조선에 들어와 제중원의 교사, 경신학교와 연희전문학교 설립 등 교육 사업에도 헌신하였다. 한편 1890년 한영자전과 한영문법을 간행하여 외국인의 한국어 학습에도 기여하였고 1899년에는 요리서인 조양반셔를 번역하였다. 조양반셔는 원래 중국 선교사의 부인이었던 크로포드 부인이 편역하여 1866년 상해의 미화서관에서 신식활자로 간행한 중국어판 造洋飯書를 한국어로 번역한 책이다. 표지에는 ‘조양반셔’라는 서명과 ‘원두우 저술’이라는 저자명이 있고 이어 본문 뒤에 있는 영문 표제지에는 ‘FOREIGN COOKERY IN KOREAN’이라는 영문 서명이 있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과 서강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이 중 서강대학교 로욜라도서관 소장고서 해제(안대현 교수 해제)를 도서관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한글박물관에서는 원문도 볼 수 있다. 이 책은 국어 역사의 연구 자료로도 가치가 있지만 서양 음식을 수용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어 매우 흥미롭다. 총 271개 서양 요리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데, 서양 요리에 주로 사용되는 음식 재료나 음식의 이름 등이 나온다. ‘카피’나 ‘차콜레잇트’, ‘쏘쎄쥐’ 등 당시에는 매우 생소했을 것이나 불과 백년이 지난 지금 ‘커피’나 ‘초콜릿’, ‘소시지’는 이제 매일 마시고 먹을 수 있는 익숙한 음식이 되었다. 그런데 우리를 찬찬히 돌아보면 다른 나라의 음식을 쉽게 수용하고 열광하는 것만큼 다른 문화나 인종에도 열린 마음으로 대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학교에서 한국말이 서툰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기 어렵고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처우도 늘 뉴스거리가 된다. 같은 한국말을 쓰는 조선족이나 북한이탈주민조차도 한국 사회에서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밥상이 식탁으로 바뀌고 숭늉이 커피로 바뀌는 동안 우리의 마음은 여전히 경계하고 닫혀있는 그 상태인 것은 아닐까. 이제는 좀 여유롭게 나와 다른 사람, 다른 성향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신감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현희 안양대학교 교수

[천자춘추] 일자리 만드는 대통령을 뽑고 싶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한 달 남짓의 경제정책은 보호무역주의로 요약된다. 관세 등을 이용해 미국 시장에서 수입품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자국 기업을 보호하고 아울러 고용까지 늘리겠다는 의도다.멕시코와의 자유무역협정을 개정한다는 것도 무역수지보다는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멕시코에 세운 생산기지를 미국 안으로 불러들이려는 속셈이다.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일견 황당한 발상 역시 불법 이민자를 막아 자국 내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시도다. 미국의 대표적 기업인 애플도 더 이상은 캘리포니아에서 디자인하고 중국에서 생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수하지 못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가 이렇게 고용에 집착하는 이유는 뻔하다. 민심을 얻는데 일자리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자리는 누가 만드는 것일까? 정부도 일자리를 만들 수는 있다. 교육, 보육, 노약자 돌보기 등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능을 위해 정부가 직접 또는 민간 부문에 보조금을 지원하여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그렇지만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 결국 고용을 창출하는 것은 기업과 기업인의 몫이다. 투자와 고용에 관한 결정이 기업인과 기업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윤 창출을 통해 주주에게 책임을 다하고 그 과정에서 고용을 창출해 사회적 책임을 완수한다. 실패한 기업은 사회에 부담만 남길 뿐이다.기업의 성공을 위한 경쟁력 강화 전략은 고품질과 저비용의 추구가 일반적이다. 문제는 저비용을 추구하는 와중에 저임금이 가능한 해외로의 생산기지 이전이나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고비용을 감수하고 고품질 기술력으로 승부하라는 식상한 허무 개그는 그만하자. 그게 쉬웠으면 북한만이 우리의 유일한 고민거리로 남았을 것이다. 여러 정책이 있었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에 연계한 법인세 감면이나 시장 창조형 혁신 벤처에 대한 투자지원책 같은 기업과 정부, 투자자가 협력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올해는 일자리 만드는 대통령을 뽑고 싶다. 이서구 가치투자자문 대표

[천자춘추] 곰돌이와 공정한 대우

흔히 ‘곰돌이’로 불리는 곰인형은 아이들이 좋아해서 애니메이션이나 동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이다. 서양에서는 테디베어(Teddy Bear)로 부르는데, 테디는 미국 26대 대통령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의 애칭이다. 10월 27일을 테디베어의 날로 정해 기념행사도 하는데 이 날은 루즈벨트의 생일이기도 하다. 루즈벨트는 사냥과 운동을 즐겼다. 어느 사냥터에서 몰이꾼들이 다잡은 새끼 흑곰을 나무에 묶어 두고 루즈벨트에게 총을 쏘라고 제안한다. 그는 꼼짝 못하는 곰을 쏘는 것은 스포츠맨십이 아니라고 거절한다. 이 일화가 유명세를 타면서 뉴욕의 한 장난감 가게에서 곰인형에 테디라는 이름을 붙여 팔았다. 대통령의 페어플레이정신과 곰인형의 우직한 이미지가 어우러져 테디베어는 선풍적 인기를 끌게 된다. 그의 정치적 신념 또한 ‘모든 인간에 대한 공정한 대우(square deal)’였는데, 도금시대(Gilded Age)로 일컫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소신이었다. 석유의 록펠러, 철강의 카네기, 금융의 모건 등 우리가 익히 아는 대부호들이 산업발전을 이끌고 있었지만, 겉만 번지르르했고 정경유착의 병폐와 빈부격차가 극심했던 시기였다. 그의 개혁과정은 지금의 사회상과 묘하게 교차되어 흥미롭다. 독점혐의로 기소되었던 록펠러는 소환장을 안 받으려고 미대륙을 돌며 1년 가까이 도망 다녔다. 첫 손자가 태어났는 데도 함께하지 못했다. 법정에 출두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모른다로 일관했다. 결국 그의 독점체제는 30여개의 회사로 해체된다. 루즈벨트의 공정한 대우는 독점기업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에도 적용되었다. 숙련공으로 구성된 노동총연맹이 미숙련 노동자의 채용을 막는 정치적 로비를 일삼자, 그는 이를 강력히 저지했다. 루즈벨트는 부자나 빈자의 편이 아니라 올바른 편이길 바랬다. 궁극적으로 미국은 행운이 따랐다. 노동착취를 줄여 중산층이 탄탄하게 형성되었을 뿐더러 대부호들이 공익재단을 설립하고 도서관, 병원을 짓는 등 기부에 경쟁적으로 나섰고, 독점의 빈 자리는 포드와 같은 젊은 실업가들이 등장할 수 있는 초석이 되었다. 썩어 가는 부위를 도려내어 새살이 돋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선진국 진입의 목전에서, 산업육성 못지않은 ‘공정한 대우’의 저력을 우리도 되새겨 볼 때이다. 우형록 한양대 산업융합학부 겸임교수

[천자춘추] 위기에 처한 화훼산업… 돌파구는?

지난해 9월28일에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으로 주요 농산물의 선물용 소비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생산농가들이 직격탄을 맡고 있다.그중에서도 화훼농가들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이다. 실제로 지난 2월7일에 함께 근무했던 후배가 공무원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사무관급 지도관으로 승진예정이 발표되어 축하전화와 함께 난이라도 보내려 하니 극구 사양했다.이 얼마나 삭막한 현실인가? 이 법이 시행되면서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농정포커스(제129호) 자료에 의하면 농축산물 선물 수요는 24.4~32.3%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였고 농축산물의 선물 수요 위축에 따라 농업 생산액도 8.4~10.8%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여 우리 농촌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 전망했다.또한 농촌진흥청에서도 이 법 시행에 따라 최근 선물용 농식품 구입액 변화 경향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자료에 따르면 선물용 농식품 구입을 늘렸다는 응답은 2.2%에 비해 줄였다는 소비자가 42.7%로 훨씬 많았고, 구입액도 늘린다는 소비자는 4.9%이지만 줄이겠다는 의견은 전체의 41.5%로 많았으며, 선물용으로 구매를 줄 일 품목으로는 한우(42.6%)·화훼(35.3%)·과일(13.3%) 순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화훼농가의 피해가 현실로 나타남에 따라 농촌진흥청과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최근에 선물용 꽃의 대명사격인 작은 난초를 개발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월23~24일에 경기도농업기술원과 농촌진흥청에서 개최한 국산 신비디움, 팔레놉시스 등 난류 품평회 자료에 따르면 신비디움 49품종, 팔레놉시스 26품종 등을 개발하여 보급중이라고 한다.1만원~1만 5천원 정도로 3~4개월 감상할 수 있는 작은 난류를 선택하여 가정과 직장에 놓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하여 농촌진흥청, 농협중앙회, 농산물 유통공사 등 농업관련 기관은 물론 경기, 강원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꽃 생활화의 일환으로 사무실 책상(Table)하나 당 꽃(Flower) 하나씩을 놓자! 라는 1Table 1Flower(1T1F) 캠페인을 적극 벌이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즉 기관이나 기업 등에서 꽃배달 서비스를 신청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주 지정된 요일(예: 월 또는 수, 금 등)에 책상과 사무실 회의용 테이블에 꽃을 놓아 주게 된다. 이러 꽃 생활화가 정착되면 화훼농가도 돕고, 직원들의 정서순화와 업무능력도 향상될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도 4~5천원 하는 데 반해 1T1F 캠페인에 참여하면 1주일에 5천~1만5천원으로 나 자신에게 꽃을 선물하여 행복한 가정과 직장분위기를 만들어 꽃처럼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자! 김완수 경기도농업기술원 강소농 전문위원

[천자춘추] 변화

1+1=2가 됨은 공식일 뿐 변화의 아이콘이 될 수 없다. 하나에 하나를 더해 3이 되고 10이 되는 시너지 효과가 나올 때 우리는 통합의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 남과 여가 만나 사랑의 끈으로 하나가 될 때 더 아름답고 행복할 수 있지만, 서로가 이해하고 양보하는 열정적 노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눈물의 씨앗이 될 수도 있음이다. 그래서 결혼을 앞두고 신중하게 많은 고민을 하는 것처럼 무엇을 합해서 긍정적인 효과를 만드는 작업은 심사숙고해야ㅍ하고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올해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은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와의 통합을 통해 세 본부를 꾸림으로써 변화를 모색했다.그간 추진한 평생학습 네트워크 구축 사업, 평생학습마을 공동체 지원 사업, 시·군 평생교육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등 평생교육 사업을 심화하여 경기도 평생교육의 허브 및 조력자 역할을 강화해나갈 ‘평생교육본부’, 그리고 학습·인문·공무원·참여 콘텐츠 등 다양한 온라인 평생교육 콘텐츠 개발과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지식(GSEEK) 서비스를 운영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평생교육 플랫폼을 열어갈 ‘지식캠퍼스본부’, 마지막으로 통합으로 탄생시킨 ‘거꾸로캠퍼스본부’를 통해 영어교육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에 따른 글로벌 핵심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플랫폼이자 평생교육 실천의 장이 만들어졌다. 진흥원은 앞으로 세 본부의 연계를 바탕으로 시너지를 높여 평생학습 연구와 실천이 선순환되는 학습생태계를 조성해 새로운 평생교육의 방향을 설정해 나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합법인 내 소통과 리더십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 비전 및 핵심가치를 공유함은 물론 공동목표 확립, 유대감 형성 등을 위한 체계적인 추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창의적이고 성과지향적인 조직문화 정착을 위한 다양한 시책 마련이 필수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이 주인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통합법인 경영, 사업 기획 등에 대한 직원 아이디어 제안제도를 운용하고 합리적인 보상이 함께해야 한다.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은 변화의 출발 선상에서 설레고 있다. 나는 변화의 뚜렷한 양면성을 잘 알고 있다. 변화는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진흥원 구성원 모두는 힘을 모아 이 변화가 혁신으로 이어지게 하여 머지않아 세계적인 평생교육의 롤모델을 제시할 것이다. 김경표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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