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주요 공공사업이 군사보호시설을 이유로 들어 제동이 걸려 있다. 도라산평화공원, 안보관광지, LG필립스협력단지, 고양주택단지 조성사업 등이 이러하다. 우리는 국가안보에 신명을 바쳐 책임지고 있는 군당국의 의견을 존중하는 데 인색할 생각은 없다. 또 군사보호시설의 구체적 보호 조치는 기밀일 수 있어 그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입장에서 시비를 가리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보고 생각하는 바는 있다. 우선 고양시 탄현동 주택지 조성사업은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지 5년째다. 이렇게 오랫동안 부지내 군부대 사격장 이전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중단된 게 과연 타당한 지 의문을 지우기가 어렵다. 파주 LG필립스는 육성돼야할 미래형 첨단업체다. 협력단지의 건물 높이 등이 군당국과 조율되지 않아 진입로 조성 등 부대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탄력성있는 군당국의 이해가 아주 불가능한 것인 지 알고 싶다. 아울러 역시 군당국이 이견을 보이는 도립 청소년수련원 조성 또한 같은 생각이다. 도라산평화공원과 도라산역 주변 10만평을 대상으로하는 안보관광지 조성은 다각적 의의를 갖고 있다. 평화 추구의 국내외적 세계 관광 명소로 접경지역의 안보의식을 고취하는 등 그 부가가치가 실로 높다. 만일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군사작전에 지장이 있다면 어디까지나 작전이 우선이다. 작전기간동안은 관광객 출입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국방부는 군사보호시설을 점차적으로 완화하였다. 물론 아무리 완화하여도 국가안보를 위해 꼭 필요한 한계는 불가피하게 있을 것으로 안다. 하지만 관건은 국방부를 비롯한 군당국의 생각에 달렸다. 좀더 적극적인 사고방식의 전환이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갖는다. 안되는 쪽으로 생각하면 될 일도 안된다. 반대로 되는 쪽으로 검토하면 해야할 일이 안되는 것 중에도 될 수 있는 것이 행정의 능률이다. 만약 법을 고쳐야 하면 법을 고치고 규정을 바꿔야 하면 규정을 바꾸는 일에 주저하지 말기를 당부하고자 한다.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규정을 그나마 협의로 해석하여 해야할 공공사업이 저해받고 있는 게 아닌지 깊은 성찰이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서울시의 교통정책이 실로 무계획·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이달부터 새로 도입·운영 중인 대중교통체계가 혼란을 빚자 보완책으로 내놓은 지하철 정기권 발행과 강남대로 운행 버스조정 등도 서울중심적이기는 매 한가지다. 서울시의 이같은 ‘땜질식 처방’은 당초 버스중심의 대중교통체계를 또 다시 지하철 중심으로 뒤엎은 졸속행정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서울시가 도내버스의 서울운행 중 중앙차로 이용 자제를 요구한 것은 심히 부당하다. 서울시민 편의만 생각하고 경기도민은 무시하는 처사여서 민원이 날로 증폭되고 있다. 그러잖아도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대중교통체계를 변경, 도민들의 서울행 교통요금이 크게 오르고 각종 교통불편사항이 속출하여 불만이 팽배한 마당에 경기도버스에 가로변차로 이용을 요구한 것은 오만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시가 지난 3일 경기도와 수원시, 용인시 등에 보낸 공문은 “경기도민이 서울의 희생양이냐”는 항의를 받아 마땅하다. 중앙버스 전용차로 용량이 초과, 교통혼잡으로 인한 시민불편과 안전사고 위험이 크므로 도내버스는 가로변차로를 이용하라고 주문한 것은 서울시 편의 행정이다. 현재 강남대로를 운행하는 도내 18개 노선 199대 가운데 15개 노선 148대 버스에 대해 중앙차로가 아닌 가로변차로 만을 이용하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서울시는 또 강남대로 중앙버스 전용차로를 이용토록 돼 있는 경남·용남여객과 대원고속 등 3개 광역버스업체에도 중앙버스 전용차로 진입 자제를 요청했다. 이로 인해 해당 버스들이 강남대로에서 전부터 이용해 온 중앙버스 전용차로 대신 가로변차로를 이용하는 바람에 이같은 사실을 모르는 승객들이 수십분씩 중앙버스 전용차로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등 곤란을 겪고 있다. 특히 중앙버스 전용차로가 설치된 강남역과 양재역은 수원과 분당, 용인 수지, 안산 등 경기남부지역을 오가는 경기도와 서울시 광역버스 대부분의 반환점이거나 통과지점이어서 교통 혼잡이 더욱 심하다. 도 당국은 서울시의 무계획적인 대중교통체계 변경과 도내 버스의 중앙버스 전용차로 이용 불가에 집단 행동도 불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용자들의 고충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서울시와의 협의가 여의치 못하다면 건설교통부와 재정경제부 등에 적극적으로 중재를 요청하는 등 대책을 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해발 582m의 광교산 자락에서 발원되는 수원천은 광교저수지에서 모아져 유서깊은 화홍문을 통해 화성을 낀채 도심을 가로질러 황구지천으로 흘러든다. 유역 면적은 25.37㎢에 길이가 14.45㎞이다. 한동안 교통난 해소책으로 지동교 부근을 중심으로 복개공사가 이루어졌으나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중단됐다. 광교저수지는 약 12만평으로 비상 식수원이다. 1937년 10월에 시작하여 1940년 12월 완공하였다. 연인원 20만여명이 동원됐다. 지금의 243만t에 이른 저수용량을 갖게 된 것은 1967년 제방을 높인 제방승상공사 이후다. 수원천이 되살아난 것은 1996년이다. 오염물질을 걷어내는 등 하천정비사업 이후 수초가 자라고 둔치에 개꽃아제비 등 갖가지 식물이 어우러진 생태계 복원이 이루어졌다. 물속에서는 붕어, 피라미, 미꾸라지, 우렁, 다슬기 등이 서식하기 시작했다. 한 여름엔 멱을 즐기는 하동들의 모습을 보게됐고 천변공원으로 시민의 사랑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런 수원천에서 물고기들이 의문의 떼죽음을 당한 것은 뜻밖의 낭패다. 며칠전 매교동 부근서 붕어등 300여 마리가 폐사한 채 허옇게 떠올랐다는 것이다. 수원시는 채취한 물을 경기도보건환경연구소에 감정 의뢰한 모양이지만 폐수 유입으로 인해 집단폐사한 게 거의 분명하다. 수원천은 다른 하천물의 유입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수원시내 광교산에서 시작하여 그대로 시가지를 관통하며 흐른다. 다른 하천과 접속이 없으므로 수원 지역사회가 관리만 잘 하면 잘한 그대로 맑은 물을 유지할 수가 있다. 수원천은 이래서 시민의 양심이 반영되는 하천이라 할 수가 있다. 오폐수 유입이 왜 있게 되었는지 그게 궁금하다. 시 당국의 보다 더 강력한 대책과 함께 시민의 공동체의식 강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수원천은 곧 시민의 ‘양심천’이기 때문이다. /임양은 주필
얼마 전 전국민의 가슴을 울린 사건이 있었다. 대한민국의 건장한 청년이 먼 타국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당한 것이다. 전국적인 추모의 물결이 이라크 테러집단의 반인륜적인 행위에 분개하고 한 청년의 죽음에 슬퍼하였다. 파병에 대한 찬반이라는 정치적인 분열상을 차치하고서 우리는 먼저 인간의 권리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인권에 대한 인식이 확고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우리 사회의 자양분을 윤택하게 만드는 동시에 전지구적인 공동체의 보편적인 규범을 만들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미국에 의한 이라크 전쟁의 대의명분은 테러에 대한 대응과 자국민에 대한 인권침해 상황이었다. 코소보, 동티모르 그리고 시에라리온에 대한 국제사회의 개입은 모두 정당하지 못한 인권에 대한 침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러나 과연 모든 인류가 단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인권에 대한 합의가 있었던 것일까? 선진국이자 강대국인 서구의 일방적인 가치관을 다른 문화를 가진 사회들에 보편적으로 강제하기 위한 행동은 아니었을까? 이러한 의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통하여 오늘의 현실을 우리는 직시해야만 한다. 인권에 대한 서구의 개념은 크게 두 가지의 주류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 하나는 개인의 생명, 자유, 재산을 포괄하는 재산권에 대한 자유주의적인 시각으로부터, 다른 하나는 개인의 정치적인 참여를 중요시하는 정치적 권리로서의 공화주의적 전통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의 개념으로부터 인권이 형성된 것이다. 정치적으로, 신체적으로 자유로운 인간이 바로 이러한 인권개념에 의한 보호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모든 전지구적 공동체에게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싱가포르의 경우 아직도 태형, 즉 곤장을 치는 제도가 있다. 미국은 이러한 형벌에 대해 인권을 침해한다고 하지만 그들은 그 나름의 법제도를 통하여 자국민을 보호하고 사회의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규범이 모두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면 왜 국제적인 개입이 싱가포르에는 이루어지지 않는 것일까? 그렇다 인권이라는 것은 그 사회의 공동체가 오랜 역사를 통하여 인정하고 있는 자기보호를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때문에 한 가지 가치를 모두에게 강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러한 입장이 인권을 편의적으로 해석하자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누릴 권리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이 자기에게는 관대하게 적용되고 남에게는 인색하게 적용돼서는 안된다. 인간의 권리를 동등하게 인정하는 사회가 바로 발전된 사회이고 선진국이 되는 길이다. 우리도 저소득층, 외국인노동자의 인권 등에 대한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과 반성, 그리고 사회적인 합의 문화가 발전된다면 세계의 어느 국가보다도 국제사회에서 강한 발언권을 갖게 될 것이며, 국제사회의 성원으로서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사람간의 관계는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공정한 규범에 의해 유지되어야 한다. 이러한 공동의 규범을 만드는 과정은 모든 사회에서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규범을 만들어 내는 토대는 인권에 대한 존중으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상호 인정할 수 있고, 정당한 규범을 만들기 위한 토대로서, 인간을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목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인권관의 확립을 통하여 외적인 모양만이 아니라 내적인 내용이 충실한 사회를 만들자. 이제는 내적인 발전을 통하여 안으로 윤택한 살기 좋은 공동체를 만들어갈 때라고 확신한다. /신보영 경기도의회 의원
오늘은 토요일 휴무가 시작되는 첫날이다. 아직은 격주지만 그래도 주중에 이틀씩이나 쉴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 유치원 다니는 작은 아이는 토요일 아침부터 같이 놀아줄 수 있어서 좋다. 초등학생 큰 아이도 토요일을 쉴 수 있다면 다같이 여행이라도 갈 수 있을 텐데…. 이 행복한 날 무엇을 할까? 남편과 작은 아이는 좀 더 자도록 두고, 큰 아이가 올 때까지 오전에 집안 일을 대강 하고, 오후에 아이가 돌아오면 점심을 해결하고 가까운 교외에 드라이브를 가서 아이들도, 나도 신선한 공기로 숨을 좀 쉬면 좋겠지? 광릉 숲 근처나, 아니면 양평 강가로 갈까? 근처에서 오랜만에 손두부 요리로 저녁을 먹고, 아이들을 강가에 풀어놓고 남편과 느긋한 토요일 오후를 보내볼까? 내일도 쉴 수 있다니… 정말 좋다! 그런데 양평까지 왕복 3시간은 잡아야겠지? 차에 기름이 없는 것 같던데 우선 기름부터 가득 채우고, 네식구 저녁값은 2만5천원 정도면 되려나? 넉넉히 3만원 잡자. 한번 쓰지 뭐! 중간에 아이들 간식은 좀 싸가야 되겠지? 혹시라도 차가 막히면, 시간이 길어질 것이고 차안에서 징징거리며 싸울테니, 책이나 장난감도 준비해야겠지? 아니야, 오늘 분명히 차가 막힐 거야. 첫 휴무인데 다들 쏟아져 나오지 않겠어? 행복한 첫 출발을 차안에서 짜증으로 시작할 순 없지. 그렇다고 모처럼 찾은 합법적인 연휴인데 집에서 TV와 뒹굴 수는 없고…. 가까운 대공원이나 갈까? 땡볕에 자외선 경보, 피부에 좋지 않을텐데. 그럼 뭘 하지? 아! 미술관에 가볼까? 미술관이야 다들 한적하고 경관 좋은데 있으니, 오늘 큰맘먹고 한번 찾아 가봐야겠다. 어차피 아이들에게도 교육적인 일이고, 전시장에서 그림도 보고, 산책도 하면서 야외에서 좀 쉬다가 오면, 문화적인 향기가 물씬 풍기는 보람찬 하루가 되지 않겠어? 내 머리에서 나온 생각이지만, 정말 기특하다. 돈도 안 들고, 교육적이고, 여유 만만이고 그야말로 일석삼조군. 훌륭해! 미술관에서 그림도 배워 볼까? 나는 어려서부터 그림에 재능이 있다는 얘길 좀 들은 편인데, 앞으로 시간도 있고 정기적으로 그림을 배울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이 들어 취미로 그림을 그리거나 제대로 감상만 할 줄 알아도 얼마나 즐거운 일이겠어. 자! 우리 집에서 제일 가까운 미술관이 어디더라? /이승미 제비울미술관 학예실장
그냥 앞만 보고 살다가 안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의 선생님 말씀을 듣고 한번 놀라고, 경기일보에 가서 또한번 놀라고…. 요즘 심장이 버거워 이제야 감사의 글을 올립니다. 사회의 냉대와 편견속에 정말 힘들게만 살아오다 보니, 이 사회와 사람들이 싫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이런 따뜻한 사랑과 행복을 주다니, 경기일보와 정다우리, 그리고 멋진 반지를 후원해준 보석회사에 정말 고맙습니다. 결혼 몇 년만에 커플링을 맞추다 보니 기쁨과 슬픔과 감사의 희비가 교차되는 이 마음, 경기일보사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더 열심히 살라는 말씀, 조금씩만 참고 살라는 말씀 가슴에 새기렵니다. 기회가 온다면 저도 또다른 장애우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삶을 살겠다고, 경기일보사의 큰사랑을 꼭 나누며 살아가는 부부가 되기로 이 지면을 통해 다짐 해봤습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바르게 살겠습니다. 저희 삶을 꼭 지켜봐 주십시오. 또 뵐수 있을지 모르지만 경기일보사 모든 분들이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임후빈·전경희(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국제사회의 선린 외교는 신용이 있어야 인정을 받는다. 개인사회의 사생활에서도 신용을 잃으면 두번 다시 상종하기를 꺼리는 것이 인간 사회다. 하물며 나라와 나라 사이에는 더 말할 게 없다. 한반도가 남북으로 두동강 난 것이 불행히도 나라 대 나라 사이라면 이 역시 서로가 신용을 지켜야 한다. 신용이 없으면 경제협력도 민족공영도 평화공존도 다 헛 말이 된다. 벌써 일주일이 다 되어간다. 남북 해군 함정간의 핫라인이 가동된 지 보름만에 교신이 먹통이더니, 먹통이 되고난 지 일주일이 되도록 교신이 중단된 연유조차 회시하지 않은 채 계속 묵묵부답이다. 북측이 약속을 어긴 사례는 비단 이번만은 아니다. 언제나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고는 그 책임을 남쪽에 떠넘긴 일이 한 두번이 아니다. 그래도 이번만은 지키겠지 하고 기대했던 것이 연이나 또 이상하게 돌아 간다. 핫라인 가동은 군사적 충돌을 막자는 것이다. 평화공존과 직결된다. 이러한 중대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은 북측의 진의를 의심케 한다. 이래가지고는 북측을 믿기가 심히 어렵다. 앞으로도 남북간에 약속해야 할 일은 참으로 많다. 약속 사항이 많을 수록 좋다. 한데, 어떻게 믿고 또 약속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상대하지 않을 수도 없고, 또 상대하다 보면 약속해야 할 일이 생긴다. 지금까지 남쪽은 북측에 이렇게 끌려왔다. 평화를 위해서다. 이러다 보니까 이젠 북측이 남쪽을 가지고 논다는 생각마저 든다. 정부의 대북정책이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하지만 따질 것은 좀 따져야 상호간에 신뢰를 쌓을 수가 있다. 해군 함정간의 핫라인 두절에 무턱대고 입을 다물고 눈치만 보는 건 정부가 취할 자세가 못된다. 북측과의 교류에서 상대를 신용있게 만드는 것도 정부의 책임이다./ 임양은 주필
민선3기 후반기 손학규호가 재도약의 의지를 다지는 기자회견을 갖던 전날인 지난달 30일 경기관광공사 김종민 사장이 돌연 사표를 제출해 그를 아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민선2기 당시인 2001년 여주, 이천, 광주에서 분산돼 개최됐던 세계도자기엑스포를 성공리에 마쳐 그 능력을 인정받아 민선3기에는 ‘경기방문의 해’를 중심으로 한 경기도 관광사업 육성의 중차대한 임무를 부여 받았던 그가 내년 5월까지 보장됐던 임기를 뿌리치고 사직했으니 세간이 그 배경에 의구심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민선3기 후반기를 맞는 손학규 지사의 도정운영의 폭을 넓혀 주기위해 결단을 내렸다”는 짤막한 말로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그 당시 언론계에는 연일 13개 도 산하단체 및 출연기관들의 수장들을 교체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도정이 후반기로 접어드는 만큼 측근들 사이에서는 ‘이제부터 대권을 염두해 둔 포석을 놓아야 한다’는 말이 자주 회자됐고 그 이유로 ‘산하단체와 출연기관을 이를 위한 브레인들로 채워야 한다’는 목표가 설정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목적을 바탕으로 도의 한 고위간부가 일일이 이들 수장들을 만나 ‘결단’을 촉구했다는 것도 대상기관 관계자중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아는 사실이었다. 따라서 김 사장의 사직은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겠다’는 평소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은 결과였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더군다나 일부 수장들이 ‘임기’를 운운하며 생명줄을 연장하기위한 갖가지 ‘로비전’을 전개했다는 소문이 나돈 것도 그를 더욱 괴롭혔을 것이다. 이에따라 굳이 김종민 사장의 결단을 ‘미화’하거나 ‘우매’하다는 등 어떠한 형태로든간에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물러날 때’를 아는 수장과 ‘퇴출시킬 때’를 아는 도정의 현명한 판단에 대해서는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보아야한다는 제언은 해야할 것 같다. 도의 산하단체 및 출연기관들의 수장들은 그래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물’들이 아니었던가. 나름대로 아직 못다한 일이 남아 있다고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자리에 연연, 자신들이 그동안 쌓아왔던 빛나는 업적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에게 불만의 대상이 되거나 손가락질을 받는 마지막 모습은 보여서는 안될 것이다. 굳이 몰아내겠다면 당당하게 그 자리를 떠나 주는 것이 그동안 자신들이 정성들여 가꿔온 모습을 지켜내는 것이다. 이들을 선택, 민간위탁이라는 형태로 갖가지 일을 부려왔던 경기도도 자신들의 행태를 되돌아 봐야 한다. 최근 사법부가 ‘임기가 보장된 산하단체장을 임기 도래전 사전동의없이 사퇴토록 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음을 사전에 알고서도 무턱대고 이들 수장들의 교체설을 흘려 사기저하는 물론이고 조직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빚었는지 말이다. 그 피해는 결국 경기도민들에게 돌아가는 것 아닌가. 물러서게 하려면 그 순리를 따르는 것이 가장 보편타당한 진리이며 만약 불가피하게 교체하더라도 최소한의 예우와 관례, 혹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선행될 때 잡음과 불만이 최소화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경기도와 산하단체, 출연기관 모두가 경기도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기관들이라면 이제부터라도 당사자들은 걸해골(乞骸骨)의 결단과 교칠지심(膠漆之心)의 안타까움을 갖고 이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한다. /정일형 정치부장
나의 어머님은 백하고도 한 살 잡수신 상노인(上老人) 이시다. 특별히 아프신데도 없고 자식들이 둘러앉아 흥을 돋우면 좋다고 손뼉도 치신다. 그러나 매주 가뵐 때마다 어머님의 기력은 한계를 느끼고 있는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이젠 입고 싶으신 옷도, 잡숫고 싶은 음식도 없단다. 그 좋아하시던 화투놀이를 하자고 화투장을 손에 쥐어 드리면 손에서 흘러내리고 걷지도 못하시고 용변도 도와드려야 하는 정도까지 왔다. 그야말로 노인 아기가 된 것이다. 내 가슴에 안기어 힘든 숨을 쉬고있는 어머님을 보고 있노라면 만가지 후회가 곧 눈물비로 바뀐다. 한번이라도 더 좋은 옷 해드리고, 맛있는 음식 대접해 드리고, 관광도 모시고 다닐걸…. 이제는 해드릴래야 해드릴 수 없게 되었다. 춘추전국시대의 효자 구오자(丘吾子)의 글이 생각난다. 나무는 고요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멈추질 않고(樹欲靜而 風不停)/ 자녀들은 보양하고자 하나 부모님은 기다려 주시지 않는구나.(子欲養而 親不待)//가면 오지 않는 것이 세월이요(去而不來者 年也)/가시면 다시 뵐수 없는 분이 부모님 이로구나.(不可再見者 親也)// 어머니는 아들 넷에 딸 하나를 두셨고, 나는 막내 아들이다. 어머니 집에 가면 나는 단둘이 잠을 자곤했다. 잠자리에 누우면 어머니는 호랑이 같던 시어머니 밑에서 시집살이 하던 이야기며 자식을 낳아 기르던 일 등 집안의 대소사에 대한 이런 저런 내막을 말씀하시곤 했다. 다음날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는 50여년전과 똑같은 인사를 한다. “어머니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라며 어머니를 안고 뽀뽀를 하면, 어머니는 “늙은이가 뭐가 좋다고 그래” 하시면서도 마냥 흐뭇해 하신다. 하나님께서 만약 나보고 단 하나의 소원만을 말하라 하면 “저와 제 모친과의 이 소박한 행복을 오래가도록 해주시고, 하늘나라에서도 또 함께하게 해주옵소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효(孝)라는 것을 생각해본다. 그러면서 효가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부모님이 우리에게 주신 아무 조건없는 그 고귀한 사랑과 희생에 대해 이제는 우리가 아무 조건없는 사랑과 공경(恭敬)으로 그동안 받은 것들을 되돌려 드리는 것, 이것이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한 마음과 행동이 아니겠는가. /서일성 경민대학 효실천본부장.교수
국가공무원이 개인자격으로 종교행사에 참석, 발언하는 것은 자유이나 공무원의 자격으로 참석하여 직위, 업무와 관련된 발언을 하는 것은 이에 대한 공무원으로서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얼마전 이명박 서울시장의 종교행사 참석과 관련한 서울시 봉헌 발언은 그 성명서의 명의와 발언의 직무연관성을 고려할 때 개인자격보다 공무원 자격으로서의 참가 의미가 더 크다 할 것이다. 이것은 헌법 제20조 2항의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정치와 종교는 분리된다는 규정을 위반한 위헌발언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이명박 서울시장은 이에 대한 공적 책임을 져야한다. 이시장의 발언이 개인 자격이 아닌 공무원의 자격으로 참석했다고 보여지는 근거는 봉헌서 명의에 ‘서울특별시장 이명박 장로외 서울의 부흥을 꿈꾸며 기도하는 서울기독청년 일동’을 사용해 서울특별시장이라는 직위를 특별히 적시했다는 것과 발언의 내용상 서울시장이 서울시를 봉헌하겠다는 부분은 직무와 발언내용이 밀접한 연관이 있다 보여지므로 서울시장의 서울시 봉헌 발언은 개인의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고려하더라도 공무원의 직무범위를 벗어난 위법행위다. 타종교와의 형평성을 상실하여 종교 차별로 오해를 일으킬 수도 있다할 것이므로 명백한 위헌이라고 생각되며, 정치인이나 고위 공무원들은 언행에 각별한 주의를 해야할 것이다. /인터넷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