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결핵사망률, 신규환자 발생률 1위라는 것은 수치스러운 노릇이다. 대표적 후진국 병으로 알려진 결핵환자가 22만여명으로 추산되고 매년 3천300여명이 사망하는 사실도 놀라운 일이다. 더구나 매년 3만여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한다는 통계는 충격적이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결핵이 다시 고개를 듦에 따라 과거 ‘출생 후 1년 미만 접종’에서 ‘1개월 미만 접종’으로 접종지침을 변경했다고 한다. 전세계적으로 한해 200만여명이 결핵으로 생명을 잃고 우리나라도 결핵환자가 일본의 3.1배, 미국의 16.6배에 달할 정도로 증가하고 있는 터에 예산이 수반되는 일도 아닌데 이제야 접종지침을 변경했다니 한심하다 아니 할 수 없다. 결핵이 심각한 것은 결핵균이 감염자의 기침이나 가래 등을 통해 공기 중으로 전염돼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핵에 대한 상식이 부족한 것도 불행을 자초한다. 결핵에 유의할 점은 초기엔 특별한 증세가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식은 땀, 미열, 체중감소, 피곤, 식욕부진과 같은 전신증세가 먼저 오기 때문에 대단치 않게 여기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4~8주 정도가 지나면 기침.가래. 객혈 등의 호흡기 증세가 나타나므로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위험에 처한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초기에 약물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완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5세 이하 어린이는 집안에 결핵환자가 있을 경우 병원을 찾아 결핵진단을 받고 예방목적으로 결핵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65세 이상 고령자나 당뇨, 만성 간질환, 신부전증, 알코올 중독, 영양 결핍 등 면역력이 평소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결핵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문제는 약물처리 기간이 길다는 것이다.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하여 방심하면 치명적으로 악화되는 질환이 결핵이다. 특히 신생아의 경우 병원 당국은 물론 부모들이 결핵예방접종(BCG)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핵 후진국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보건당국과 국민이 함께 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사설
경기일보
2004-03-2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