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5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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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이전부지, 용도변경 불가하다

"건설교통부가 LG전선 군포공장 부지의 용도변경 협조를 경기도에 거듭 거듭 요구하는 것은 해괴한 처사다. 전에도 이러한 건교부의 요청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안되는 일을 두고 자꾸 되풀이 하는 것은 말이 협조요청이 지 중앙정부의 부당한 압력으로 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방분권을 말하고 있다. 말로는 지방분권을 한다면서 공장 이전부지의 용도변경까지 시시콜콜 간여하려 드는 것은 이만 저만한 모순이 아니다. 공장 이전 부지에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게 만드는 용도지역 변경은 이전하는 공장기업체엔 실로 큰 특혜가 되어왔다. 논이나 밭으로 헐값에 사들였던 무더기 땅을 금싸라기 같은 비싼 값으로 팔아 천문학적 수치의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건교부는 도내 공장의 이전을 촉진키 위해 이같은 인센티브를 부여하고자 하는 모양이나 지역사회의 입장은 더 이상 이를 용납하기가 어렵다. 건교부의 그 같은 시책을 더 들어줄 수 없는 것은 반대를 위한 감성적 생각에서가 아니고 이성적 자구책에 의한 판단에서다. 공장이전 부지에 신도시를 방불케 하는 대단위 아파트가 자꾸 들어 섦으로써 입는 환경 및 교통 폐해를 더이상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건교부는 부족한 택지의 확충을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당치 않다. 이밖에 국민임대주택 건립을 위해 또 더 많은 그린벨트 훼손을 건교부는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이 역시 의문이다. 도내 주택문제는 도에 맡겨두면 되는 일이다. 그간 건교부가 추진해온 신도시 등 조성은 인구유입의 요인만 되어 왔다. 수도권 인구분산을 위해 공장의 지방 이전을 서둔다는 중앙정부가 공장 이전 부지에 인구 유입의 요인이 되는 대단위 아파트를 세우지 못해 안달을 부리는 것은 시책이 얼마나 허구인가를 드러낸다. 비단 LG전선 군포공장만이 아니다. 앞으로 이전하는 모든 공장부지는 도시계획 입안권자인 지방정부의 의견이 전적으로 우선되어야 한다. 첨단산업 시설이나 공업지원 시설 등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업종을 유치하고자 하는 경기도 방침은 지극히 타당하다. 만약 이런 시설 유치가 당장은 어려우면 공원부지 등 녹지지역으로 라도 묶어둬야 하는 것이다.

청량산 관통도로 계획 재검토하라

"인천시 연수구 송도경제자유구역과 도심을 연결하는 청량산 관통 도로 건설을 둘러싸고 자치단체와 환경단체가 대립하고 있는 것은 시간소모전에 불과하다. 물론 인천시는 경제성과 효율성을 앞세워 관통도로의 개설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도경제자유구역과 고속도로를 직접 연결하는 도로가 없을 뿐 아니라 송도구역과 도심을 잇는 도로가 송도1교 하나밖에 없어 관통 도로 개설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송도경제자유구역내 송도신항, 국제업무단지, 송도테크노파크 등이 조성되는 2008년쯤이면 송도경제자유구역에서 물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수송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송도경제자유구역의 진출·입을 원활히 한다는 목적으로 2007년까지 1천18억원을 들여 송도 경제자유구역과 경인제2고속도로를 잇는 길이 2천60m 왕복 6~8차선의 청량산 관통도로 건설계획을 최근 확정했다. 6월까지 설계를 마친 후 10월쯤 착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관통도로는 인천에 얼마 남지 않은 산자락을 파헤치고 자연녹지를 없애는 주범이 된다. 청량산은 높이가 해발 154m이지만 인천 앞바다와 송도경제자유구역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뛰어난 조망권과 수령 수십년의 아름드리 소나무가 울창한 명산이다. 특히 20만여명이 거주하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로 사방이 둘러싸인 탓에 인천 지역의 여느 산보다 시민들로부터 널리 사랑받고 있는 대규모 정원같은 산이다. 더구나 청량산 바로 북쪽에 있는 문학산(해발 213m)도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지난 2002년까지 인천시의 송도경제자유구역 매립을 위한 토사채취와 문학월드컵경기장 및 문학산 터널의 건설, 한국도로공사의 제2경인고속도로 건설 등으로 이미 산자락이 무참하게 훼손된 상태여서 청량산 보전은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여기에 가톨릭환경연대·인천녹색연합·환경운동연합 등의 주장은 타당성이 있다. 무조건 반대가 아니다. 청량산 우회도로를 개설하거나 부득이한 경우 지하터널 관통 방식 건설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는 올해 공사비와 보상비조로 89억여원의 예산을 확보해놨다는 이유로 공사를 강행하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기본 및 실시 설계 과정에서 환경단체와 심도있는 협의 또는 공청회를 열어 결정하는 것이 타지역들의 사례를 봐서도 순리다.

"4월 3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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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망언, 이렇게 본다

"왜 그런 말을 했는 지,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대구 망언은 듣기에 참 민망하다. 발언의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해 국민일보 총선기자단 동영상팀과 가진 인터뷰 내용을 요약해 본다.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 유권자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촛불집회의 중심에 젊은이들이 있었고 미래는 20대와 30대들의 무대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한 걸음만 더 나아가 생각해 보면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해도 괜찮다. 그 분들(60~70대)이 미래를 결정해 놓을 필요는 없다.” “그 분들은 어쩌면 이제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그 분들은 이제 집에서 쉬셔도 되고….” 정 의장의 이런 발언에 정치권(야권)의 반박이나 네티즌들의 빗발친 항의를 새삼 인용할 생각은 없다. 여기선 다음 몇가지 점에서 우려를 표명한다. 첫째는 참정권의 박탈이다. 비록 말에 그친 것이긴 하여도 여당의 수장이 그같은 위헌적 인식을 갖고 있는 자체가 유감이다. 자유민주주의의 사고력이 지극히 미숙하게 보여지기 때문이다. 노년이 사회활동의 무대에서 퇴장한다 하여 국민이 아닌 것은 아니다. 선거의 참여무대엔 퇴장이란 있을 수 없다.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였다. 둘째는 사회분열이다. 비록 정견은 달리할 지라도 지금은 사회통합이 절실한 시기다. 지역·계층·이념적 갈등의 심화가 참으로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 여기에 여당 대표가 사회통합에 힘쓰기는 커녕 세대별 갈등을 불지른 것은 실로 납득키 어렵다. 흑백 논리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은 참으로 위험하다. 셋째는 사회정책의 빈곤이다. 노인들에 대한 불경스런 도덕관의 결핍은 굳이 말하지 않겠다. 문제는 60대 이상의 국내 인구가 6백4만여명에 이른 고령화사회를 의식하지 못한 사회정책의 빈곤을 드러냈다고 보아 우려된다. 노인이라고 하여 활동의 무대가 아주 없는 건 아니다. 투표도 하지말고 집에서 쉬어야 한다고 보는 안목으로는 무섭게 치닫는 고령화사회의 대비가 무척 염려된다. 이상 세가지 관점에서 정 의장의 발언은 망언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가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고 허리띠 졸라매며 땀흘리고 고생한 보람으로 이만큼 살게 됐다”면서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철없는 실언으로 돌리기엔 책임있는 그의 지위가 너무 무겁다.

아파트만 들어서는 인천 검단지역

"인천시와 한국토지공사가 시행 중인 인천시 서구 원당 등 구획정리사업지구와 마전택지개발지구 등 150만평 규모의 검단지역이 수도권 서부 최대 난개발지역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데만 급급한 나머지 도로 등 기반시설 건설계획을 주먹구구식으로 세웠고 학교 예정 부지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채 착공부터 했기 때문이다. 녹지확보가 부족하고 주위가 너무 삭막해 주민들이 입주를 망설일 정도다. 검단지역에는 2000년부터 2006년까지 4만3천200여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선다. 이 중 원당지구 5천100가구가 이달부터 입주를 시작해 내년말까지 1만2천500여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검단지역의 인구는 지난 1995년 김포군에서 인천시로 편입될 당시 2만1천500여명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5만9천여명으로 급증한 데 이어 2006년 말이면 20여만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신도시가 하나 들어선 것이다. 그러나 현재 검단지역 주민들이 이용하는 큰 도로는 하루종일 체증을 겪는 서곶로가 유일하다. 극심한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모두 10개의 도로건설을 추진중이지만 그나마 토지보상 등의 문제로 공사가 지지부진한 실정이어서 주민들을 더욱 짜증나게 만들고 있다. 학교문제도 마찬가지다. 원당지구내 발산초등학교의 본관 한 동은 완공되었지만 제2건물, 운동장, 진입로 공사가 끝나지 않았다. 더구나 인천시 교육청이 대규모 아파트 입주에 맞춰 내년까지 초등학교 6개, 중학교 2개, 고등학교 1개를 신설할 계획이지만 상당수의 학교가 부지 조성 공사를 아직 착수조차 못했다. 학교 착공이 지금처럼 계속 늦어지면 검단지역 일대는 2부제 수업을 실시할 수 밖에 없는 최악의 교육환경에 처한다. 당초 검단지역 일대 주택가에 산재한 3천여개의 공장들 중 상당수가 지금까지 이전하지 않은 것도 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는 중이다. 인구 20만여명이 거주할 대규모 구획정리사업과 택지개발사업을 하면서 아파트만 줄이어 건설하고 환경 조성에 소홀히 한 책임은 전적으로 인천시와 토지공사측에 있다. 지금이라도 곧 바로 예산을 증액하여 도로공사, 학교 설립, 하수처리장 건립, 녹지공원 조성 등에 박차를 기해야 할 것이다.

무례

"조선의 국가 제도는 오례(五禮)로 표현된다. 국가 제사에 관한 길례(吉禮), 왕실 장례에 관한 흉례(凶禮), 군사 훈련에 관한 군례(軍禮), 왕실 경사에 관한 가례(嘉禮), 외국 사신을 접대하는 빈례(賓禮)로 구성됐다. 왕세자가 성균관에 가서 입학식을 하는 것은 가례로 특별한 것은 왕세자로 하여금 명륜당 마룻바닥에 엎드려 책을 읽도록 규정했다. 왕세자가 비록 장차 국왕이 될 존귀한 몸이라 해도, 이 날만은 학생 자격으로 스승에게 깍듯한 예를 갖추도록 한 것이다. 오례는 국가 차원에서 국왕과 왕실이 실천해야 할 예에 대한 규정이 대부분이지만 사대부와 일반 서민이 지켜야 할 예도 규정하고 있다. 과거시험 합격자 발표나 향촌의 활쏘기 시합과 관련된 예는 사대부 계층에 해당되는 예였고, 매년 80세 이상의 노인이 초청되던 궁중 양로연에서의 예는 일반서민에 해당되는 규정이었다. 오례의 정비를 통해 조선이라는 국가의 틀을 확정하려고 한 국왕은 세종이었다. 집현전 학자들에게 당나라의 ‘통전(通典)’, 명나라의 ‘예서’, 고려의 ‘고금상정례(古今詳定禮)’ 등을 연구토록 했다. 세종은 예제 연구사업에 직접 참여했으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승하했다. 이후 세조가 세종의 유업을 이어 오례의 정비를 계속하였고 마침내 성종 5년(1474년)에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8권 6책이 완성됐다. 조선건국 이후 예치국가로서의 면모를 완전히 갖추기 까지 10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국조오례의’는 국왕에서 서민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직분에 따라 실천해야 할 예제를 정리한 책이다. 예가 인간과 인간 사이를 구분하는 것이라면, 악(樂)은 예에 의해 구분된 인간을 화합시켜 일체감을 가지게 한다. 지난 3월12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것은 193명의 국회의원들이 국민에게 보인 ‘무례(無禮)’때문이었다. 무례는 치기와 오기에서 비롯된다고 하였다. 국회의원들이 ‘국조오례의’를 생각하였다면 제 발등을 찍는 도끼를 손에 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무례에 대한 판정을 빨리 내렸으면 좋겠다. /임병호 논설위원

기고/NQ로 사는 시대

"NQ (Network Quotient:공존지수) 는 다른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를 얼마나 잘 만들고, 잘 꾸려 나가는가를 나타내는 척도이다. 사람들이 사람을 얼마나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 그것을 알아보는 지수이다. 예수가 NQ의 원조, NQ의 천재인 까닭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다른 사람을 만나 행복했고,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했다. 아직도 성공을 위해서는 좋은 학교, 좋은 집안이 필수 조건이라는 생각이 팽배한 사회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런 조건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열등감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답답해 하는 모습을 많이 보기도 한다. 하지만 눈을 조금만 돌려보자. 멀리 돌릴 것도 없이 우리 주위에서 잘된 사람들을 생각해 보자. 그들의 인생이 그 사람의 학력이나 집안 배경으로 완전히 판가름 났는가? 지금까지 세상의 벽이 높았다는 것을 부정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을 뛰어넘은 사람들을 한번 잘 살펴 보라. 옛 역사를 찾을 필요도 없다.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잡화상의 딸이 영국 수상이 되었다. 외국의 예를 들 필요도 없이 우리의 현실만 보아도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고졸 출신인 사람, 그것도 실업계 고교를 나온 두 분이 국민의 절대적 지지는 얻지 못했지만 연속으로 대통령이 되는 시대가 아닌가. 갈수록 잘 되는 사람들은 스스로 ‘좋은 네트워크’를 구축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약한 배경을 불평하지 않는다. 자신의 어려운 환경을 자신을 좋아하고 지지하고 도와주는 환경으로 바꾼 사람들이다. 그들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먼저 사람에게 다가서고, 먼저 사람에게 고개를 숙이고 자기 것을 먼저 내주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감과 적극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인 것이다. NQ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만들어지는 것이다. 성공과 행복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듯 NQ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설령 지금 NQ가 조금 낮다고 해서 걱정할 일은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얼마든지 높일 수 있으니까 말이다. NQ의 원조 예수, 자신을 낮춰 결국 세상을 평정한 유비, 적의 마음조차 사로잡은 김춘추, 숨겨버린 NQ의 천재 석가모니 등 모두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먼저 베풀면서 더불어 행복을 추구한 사람들이다. 성공하고 싶다면, 리더가 되고 싶다면 나누고 베풀어야 한다.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을 낮추고 남을 배려하면 모든 사람에게 존경받고 스스로의 가치도 올라간다. 영어의 ‘understand’는 말 그대로 아래에 선다는 뜻이다. 밑에 서서 생각하면 이해되지 않는 게 없지만, 위에 서서 생각하면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게 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 것이다. “그 사람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나? 정말 이해할 수가 없어,” “저 사람은 왜 늘 저 모양일까? 도무지 이해가 안 되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대체로 NQ가 낮은 사람들로 보는 경향이 있다. NQ가 높은 사람들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노래 가사에도 있듯이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그 사람이 나를 이해하게 되고 내가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NQ의 철학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혼자 잘 되기만을 바라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으며 함께 살 수 있는 능력, 즉 NQ는 개인 중심의 성공에 집착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서로의 성공을 도모하는 21세기의 행복론인 것이다. 머리만 좋다고 성공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연줄과 배경이 있다고 성공하는 시대도 아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NQ의 세계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아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시대인 것이다. /김종구.고양 교육청 학무국장

천자춘추/4월 첫날 아침에!

"4월, 누가 이 4월을 잔인한 달이라 노래했던가! 꽃봉오리 터지고 새싹이 파릇파릇 움돋는 봄, 꽃과 들나비 어울려 봉접(逢接)하고, 산하대지(山河大地) 맞닿아 일어서는 봄 언덕에 무언가 옛 꿈 그리워 필릴리, 필릴리, 필릴릴리! 봄빛이 완연한 4월의 첫날 싱그런 이 아침녘에, 나는 교장실 문을 활짝 열어 젖히고 부채살처럼 퍼져오는 금빛햇살을 가슴 가득 맞아들인다. 순간, 청라언덕과 같은 내 마음에 아지랑이처럼 아롱아롱 피어오르는 충현고 교정의 내 사랑스런 아해들 모습 모습들!- 저들은 밤사이 내린 실비단 비에 물먹은 대지모양 온 마음과 몸이 촉촉히 윤기있게 젖어 빛난다! 본교는 개교 8년여의 광명시 변방지역 학교다. 학생들은 거의가 착하고 예절바르다. 온유하고 정겨웁고 따뜻하다. 내일의 동량(棟梁)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돌아보면, 그동안 우리 교육계는 툭-하면 ‘교실 붕괴(崩壞)’니 ‘교육 공황(恐慌)’이니 소리를 들으며 질책과 오욕의 세월을 걸어왔다. 더욱이 교직단체의 노조가 허용되면서부터는 크고 작은 교육계 안팎의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반목과 갈등의 나날을 보낸 적도 많았다. 그러나 교육은 전적으로 인화(人和)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때문에 님들의 따뜻한 사랑과 협조 속에 별 과오없이 오늘에 이르름을 감사한다. 그런데, ‘대통령 탄핵’으로 빚어진 요즈음은 확실히 위기다. 우리는 ‘나’와 ‘너’를 떠나서 ‘우리’를 위해 인화하고 협동하며 오직 교육본연의 임무에만 충실해야 한다. 국민 또한 그 어느 때보다도 오직 나라와 민족을 위해 멸사봉공(滅私奉公)해야 할 때고! 끝으로, 나는 한가지 희망찬 이 4월에 간절한 바람을 예에 고백한다. 얼마 전, 경기도의 ‘좋은 학교 만들기’에 우리 학교가 어렵게 추천되었다. 이는 오로지 광명시 관내 9개 고교장의 뜨거운 이해와 협조로 이루어진 결과다. 감사한다. 특별히 본교는 오늘 개통된 경부고속철 광명역 부근에 있다. 역사적인 이 출발에 발맞춰 우리 충현고도 광명의 명문고로 부상할 때까지 교장 본인을 비롯, 100여 전 교직원이 다함께 혼신의 힘으로 최선을 다할 것을 이에 굳게 다짐해 본다. /김남웅.광명 충현고 교장.시인

"독자투고/미아, 우리 아이도 예외일수 없다

"최근 경찰에서는 불법양육 미아의 자진신고를 계도하는 한편 부모의 품에서 떨어진 미아를 찾기 위한 대대적인 수색을 실시한 바 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미아 발생 건수는 약 3천500건으로 만 6세 이하 아동의 1천명당 1명 꼴로 미아가 발생한다고 한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수치는 구청이나 경찰서에 신고된 자료들이며 24시간 안에 부모에게 인계되는 일시적 미아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치는 훨씬 늘어날 것이다. 대부분의 미아들은 곧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지만 그렇지 못한 미아들의 경우는 각종 사회시설에 인계되어 부모와 떨어져 살게 되는데 한해 약 150명 가량이 부모를 찾지 못하고 사회복지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어른들도 낯선 환경에 처하면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데 어린 아이들의 정신적 충격과 공포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불행한 일을 사전에 막기 위한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외출할 때 반드시 아이들에게 보호자의 연락처가 적힌 명찰을 달아준다면 자신의 아이들이 미아가 되는 일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 모든 일의 불행의 시작은 “나와 우리 가족은 예외일 것”이라는 편견과 “우리 아이들은 예외겠지”라는 위험한 안일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김병석·가평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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