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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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 많은 지방의회·지자체 해외연수

지방의회의원 및 공무원 해외연수는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더 많은 것으로 지적돼 왔다. 선진국의 지방자치제도 연구·비교를 위한 것보다 해외연수를 빙자한 관광성 외유가 대부분 이었기 때문이다. 해외연수에 소요되는 막대한 경비가 세금에서 지출되는 점도 비난 이유 중 하나다. 더구나 해외연수 사업을 하는 여행사들이 지방의원들의 친인척이나 지인들이 운영하는 특정 업체로 선정돼 타업체들이 반발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10박 11일의 일정으로 유럽 해외연수를 떠난 수원시의회의 경우 모 의원의 건물에 세든 여행사가 선정됐다. 선정 과정에서 탈락한 다른 여행사들은 물론 의원들 사이에서도 여행상품 실적이나 조건 등이 객관적으로 뒤지지 않는 데도 특정 여행사가 결정됐다는 이견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7월말 유럽 해외연수를 실시한 안양시의회도 특정업체와 계약했으며, 오산시의회는 모 의원이 현역시절 자신이 운영하는 여행사를 계약토록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여행사를 선정할 때 3~4곳으로부터 견적서를 받아 비교 평가한 뒤 다수결로 결정한다고 하지만 문제는 공정성 결여에 있다. 지방의원이나 공무원 해외연수는 일반 여행상품과 달리 조건이 좋은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로비전을 벌인다. 사업자들이 로비를 하는 것은 어쩔수 없다고 하겠으나 선정하는 측에서 특정인들의 부적절한‘입김’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 일부 지방의원들의 친분 혈연에 따라 부적합한 업체가 선정된다면 탈락업체들의 반발이 없을 리 없다. 지방의원 및 공무원들의 명실상부한 해외연수와 함께 여행사 선정에 잡음이 생기지 않도록 공정을 기할 것을 촉구한다. 객관적인 선정을 위해 공개 경쟁 입찰제를 도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통령의 규제완화 언급 ‘기대속 불안’

노무현 대통령의 수도권 규제완화 언급에 기대하면서도 여전히 불안을 떨칠 수가 없다. 대통령은 세계도자비엔날레 개막식 참석에 이어 이천서 가진 도민과의 대화에서 수도권 문제에 대한 생각을 비교적 폭넓게 밝혔다. 이 자리는 또 대통령과 도민이 현안을 두고 직접 대화를 갖기는 처음이어서 매우 뜻깊은 자리였다. ‘비수도권에서 별로 이득이 안되면서 수도권에서는 피해가 크고 국가 전체로 봐서 커다란 손실이 있는 수도권 규제를 풀겠다’는 대통령의 현실 인식은 공감대를 갖는다. 그러나 ‘임기내 풀겠다’는 시한과 방법은 기대에 미흡하다. 수도권 문제의 본격 논의를 2005년으로 잡는 것은 지방분권과 관련한 중앙의 지원이 가시화되는 시점으로, 그때 쯤이면 비수도권의 반발을 무마할 수 있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보아진다. 그 고충은 알 수 있지만, 그럼 그간의 국가적 손실은 간과해도 되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그래서 대통령은 파주 LCD공장 규제완화의 예를 들었으나 화급을 다투는 완화조치는 LCD만이 아니다. 당장 삼성전자 기흥공장, 쌍용자동차를 비롯한 국가 경쟁력 관련 업체의 공장증축 요인은 숱하게 많다. 공장이 난개발 혐의를 뒤집어 써야할 이유는 지극히 희미하다. 중앙이 도내 일원에 강행한 신도시 조성과 대단위 택지개발이 난개발의 원조다. 이러므로 먼저 공장총량제만이라도 철폐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순기능이며 첩경이다. 경기도에 떠맡긴 철저한 사전 준비라는 숙제가 앞으로의 규제완화에 걸림돌이 되는 이유가 되어서도 안된다. 접경지역에 대한 수도권 규제폐지와 자연보전지역 규제의 합리적 재조정, 대도시 지역의 성장관리 원칙으로 난개발을 억제하면서 지식기반의 첨단산업을 육성해 나가는 것이 경기도의 기본 방향이다. 그리하여 동북아의 경제 중심지로 우뚝 서기위한 경쟁력 있는 공간구조 창출과 항만물류 컨벤션 등 인프라의 대대적 확충에 심혈을 쏟고 있다. 수도권규제 개혁요구의 본질이 이에 있다. 청와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수도권균형발전 소위분과위원회와 개발 방향을 연구하라면 물론 해야 하겠지만 알아둘 게 있다. 중앙정부의 국토이용관리권에 의해 언제나 피해를 입어 오늘의 부정적 수도권문제 유발로 역차별 당하는 것이 경기도의 입장이다. 수도권 규제를 완화해야 할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책임이 중앙에 있지 지방에 있는 것은 아니다. 정작 일은 이제부터다. 어떻게든 현안 검토가 적극 규제완화의 긍정적 방향으로 가고, 아울러 시한이 되도록이면 앞당겨 지기를 기대하고자 한다.

부시의 부메랑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항공모함 에이브라햄 링컨호 선상에서 대이라크전쟁의 승전 종식을 호기있게 선언한 것이 지난 5월1일이다. 그로부터 불과 3개월이 지난 부시는 지금 이라크 문제로 개전 전에 못지않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라크 점령지의 평화유지 비용이 급증함에 따라 미 국민의 염원인 경제회생에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기간 보다 더욱 심각해진 정치적 도전은 부시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기다가 이라크 저항 세력의 테러공격으로 이틀이 멀다하고 이라크 주둔 미군들이 희생되고 있다. 지난 26일로 종전 후 미군 사망자 수는 139명에 달해 전쟁 중 사망한 138명을 넘어섰다. 이대로 가면 또 얼마나 많은 미군들이 더 희생될 지 모른다는 자국내 여론이 부시에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라크 문제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곤궁에 처한 게 부시의 처지다. 그래서인지 지지율이 급강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한 여론조사 기관은 부시의 지지도가 57%로 지난 4월에 비해 13% 포인트가 떨어진 것으로 최근의 조사 결과를 밝혔다. 흥미로운 것은 파월 국무장관의 지지율이 무려 72%로 부시를 훨씬 더 능가하고 있는 사실이다. 파월은 부시 미국 행정부내의 유일한 비둘기파로 매파인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 특보,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사이에서 상당히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람이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 보병부대 대대장으로 참전하기도 한 파월이 매파의 견제에도 부시보다 국민의 지지율이 높은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어느 부호가 부시의 재선 저지를 위해 민주당에 대선 자금으로 무려 1천만달러를 기증한 적도 있고,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여론이 전보다 좋지않은 것에 비추어 부시가 어려움에 부딪힌 것은 꽤나 높은 장벽이다. 그토록 호언한 대량 학살 무기도 찾지 못한 가운데 후세인의 행방조차 묘연하다. 미국의 힘을 과시한 부시의 호전성에 한동안 보낸 미 국민의 박수갈채가 되레 염증의 부메랑이 된 것은 앞으로 더 두고 볼만한 관심거리다./임양은 주필

기고/아버지가 아들에게

‘가정은 도덕의 학교다’라고 스위스의 뛰어난 교육자 페스탈로치는 말했다. 가정은 사랑의 학교요, 도덕의 학교요, 윤리의 학교다. 부모의 무릎은 자식의 정다운 교실이요, 부모의 얼굴은 자식의 중요한 책상이요, 부모의 입은 자식의 소중한 교과서요, 부모의 손은 자식의 고마운 길잡이가 되는 것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꿋꿋이 살아갈 수 있는 독립심을 심어주고, 당당한 자신감을 키워주고, 어려운 일을 이겨낼 수 있는 인내력을 길러주고, 남과 같이 살아가는 협동정신을 가르쳐야 한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아버지의 가장 중요한 몫이다. 내 아들이 자기를 뛰어넘어 새로운 걸음을 내디뎠을 때 비로소 아버지의 인생은 완성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관점에서 사랑하는 아들에게 몇 가지를 당부한다. 첫째,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사용하기 바란다. 무엇보다도 명심해 주기 바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시간의 귀중함과 그 사용 방법이다. 이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으나 실천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미국의 정치가요, 과학자요, 공공(公共)사업가인 벤자민 프랭클린은 이렇게 말했다. ‘만일 네가 네 인생을 사랑한다면 네 시간을 사랑하여라. 왜냐하면 시간은 인생의 구성요소이기 때문에’. 인생은 시간으로 구성된다.(Life is time). 살아있다는 것은 시간이 있는 것이요, 죽는다는 것은 시간이 없어지는 것이다. 시간에 대한 투철한 철학과 윤리의식을 갖고 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 독서를 통한 인생학을 익혔으면 좋겠다. 감격성과 흡수력과 성장력이 왕성한 청년시절에 어떤 책을 읽느냐,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절대로 소홀히 할 수 없는, 미래를 위한 확실한 투자라고 여겨진다. 젊은 날에 읽은 책의 감동과 내용들이 정신적 비료가 되어 너의 40대, 50대, 60대의 삶의 방향과 질을 결정 할 것이다. 셋째, 젊은이다운 밝음과 쾌활함을 유지하기 바란다. 네 나이 또래의 젊은이들은 언제나 힘이 넘쳐흐르고 있다. 선로(線路)를 놓아주지 않으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으며, 자칫하면 넘어져 목뼈가 부러질 염려도 있다. 그렇지만 이 무모한 젊음도 비난만 받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 신중함과 삼감이 가해지면 사람들로부터 오히려 환영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젊은이 특유의 들뜬 마음은 젖혀두고, 젊은이다운 쾌활함과 밝은 마음을 가지고 당당히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바란다. 넷째, 상대방을 생각하는 감성을 발달시키기 바란다. 너는 이제 사물을 차분히 생각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나이 또래의 청년으로서 그런 사람은 아직 적으리라고 생각하지만 너는 꼭 사물을 깊이 생각하는 습관을 몸에 익히기 바란다. 그리고 항상 따뜻한 감성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잊지 않기 바란다. 다섯째, 지식은 풍부한 것이 좋으나 몸가짐은 겸손해야 한다. 학식이 풍부한 사람은 지식에 자신이 있는 나머지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일이 많다. 그렇게 되면 주위 사람들로부터 멀어지기 쉽다. 지식의 양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좀 유연한 자세로 겸손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끝으로, 후회 없이 살기를 바란다. 사람은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 그러나 후회 없는 인생을 살 수 없는 것이 또한 인생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때 좀더 열심히 공부할 것을, 그때 좀더 부지런히 일할 것을, 그때 좀더 성실하게 살 것을 하고 후회 막심하게 뉘우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사람은 늦게 깨닫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범하고, 허다한 실패를 겪은 후에 비로소 올바른 깨달음을 느끼게 된다. 학(學)과 애(愛)와 동(動)의 인생관을 가지고 어떤 직장, 어느 위치에서 무슨 일을 수행하든 직함이 인간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직함을 빛나게 한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갈 것으로 믿는다. /김종구.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 예절분원장

천자춘추/월드컵 축구경기장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위해 서울의 상암경기장을 비롯하여 수원, 대전, 전주, 광주, 울산, 제주는 축구전용구장으로, 부산, 인천, 대구 등 3개 구장은 종합운동장으로 총 10개의 축구경기장을 건설하였다. 그런데 서울, 인천, 제주 등 몇개 구장은 지역연고 프로팀이 없어 시민들이 주축이 되어 프로축구팀 창단을 서두르고 있다. 2002년 월드컵 때의 축구에 대한 국민의 축구사랑에 대한 보답을 위해서라도 많은 돈을 들여 건설한 축구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서울, 인천에도 프로축구팀이 하루빨리 창단되기를 기대해 본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의 경우 잔디의 생육상태로 보아 연간 25회 정도 축구경기를 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하나, 수원삼성 블루윙즈의 홈경기 22회와 대학선수권대회, 피스컵대회 등 연간 35회 정도 경기를 하여 100% 이상 활용하고 있다. 문제는 축구장을 찾는 관중수이다. 지금 블루윙즈 홈경기 때는 1만5천명 내외의 관중이 입장을 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달에 개최된 히딩크 감독과 박지성 선수가 있는 아인트호벤과 홍명보 선수가 있는 LA갤럭시와의 경기시에는 4만여 좌석이 거의 꽉 차도록 관중들이 찾아왔었다. 축구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은 스타플레이어가 있는 수준높은 축구경기를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난 월드컵대회 때의 수익금으로 아시아컵을 창단하든지, 외국 유명클럽팀을 초청하는 등 축구장 활용도를 높이는데도 투자를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또한 대한축구협회에서도 A매치를 서울 상암구장에서만 하지말고 지방의 축구장에서도 개최하여 주기 바란다. 호주에서는 ‘시드니올림픽 스타디움’을 통신회사인 Telstra에서 Telstra 스타디움으로 구장명칭을 붙이는 대신 연간 수십억원의 사용료를 내고 있으며, 일본의 월드컵결승전이 열렸던 요코하마 경기장도 곧 기업체에 명칭사용권을 마케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수원월드컵경기장도 수원에 연고가 있는 삼성이나 도내에 있는 LG 또는 국내에 있는 어느 기업이든 명칭을 사용하여 기업이미지도 높이고 운동장 경영에도 도움을 주어 축구발전에 이바지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의 축구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K-리그에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어 응원하면서 즐기는 축구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프로구단이나 선수, 국민 모두가 2002년 월드컵의 축구사랑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유도형.수원월드컵경기장 관리재단 사무총장

독자투고/대책없는 '전용차로제' 교통대란만...

10년동안 분당에서 수원으로 버스로 출퇴근 하는 사람이다. 평소 출근시간은 금곡동에서 오전7시 차를 타는데 월요일은 10분 먼저 오면 항상 차가 밀리지 않고 원하는 시간대에 수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9월1일)은 금곡동 IC부터 차가 밀려 무슨 교통사고가 발생하였구나 생각하고 가는데 다름 아닌 머내에서부터 수원가는 1차선을 점유하고 그위로 서울가는 전용차선제를 실시하고 있었다. 물론 차량은 평소 월요일 차량과 크게 차이가 없을텐데 양쪽 차선이 다 막혀 교통대란이 일어났다.¶10년동안 버스 통학을 했기에 차량흐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어느 시간대 어느 쪽 차선이 막히는 일까지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오히려수원가는 방향 1차선을 통째로 점거하고 전용차로를 시행하니까 양쪽 다 주차장이 돼버렸다. 왜냐하면 전용차선은 당해차선을 제한하고 승용차주들에게 고통을 주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해야 하는데 그쪽 차선은 그냥 놔두고 반대쪽(성남쪽)차선만 막는다면 용인쪽의 승용차 사용은 더욱 증가하고 성남쪽에서 이용하는 출근차선은 더 막힐 것이므로 그쪽 차량만 고통받게 될것이다. 전용차선제 협의시 성남쪽 시민의 불편은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용인시에 협의했는지, 오늘 첫시행된 엄청난 교통대란을 용인시 직원들은 모두 주시하고 있는데 성남시 교통담당들은 한명이라도 현장에 나와 문제점을 검토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대체도로도 없이 전용차로만 실시한다면 성남 시민만 희생을 감내해야 되는지 대책이 시급하다고 본다. /성남시민·인터넷독자

9월 2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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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 생산적 의정활동을

올 정기국회는 제16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다. 동시에 이번 국회는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첫번째로 개최되는 정기국회이기 때문에 내달 중순에는 대통령이 직접 국회에 나와 시정연설을 할 계획까지 있어 의미를 더 하고 있다. 이번 국회 역시 정기국회의 일상과제인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할 뿐만 아니라 국정감사를 통하여 정부의 정책에 대한 의회의 견제기능을 수행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국회를 보는 일반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않다. 우선 여야 정당이 당내문제로 인하여 정기국회 운영에 심혈을 다할지 의문이 간다. 민주당은 신당 창당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문제로 신·구주류가 사실상 이성적 갈등을 떠나 감정적 대립으로까지 발전하여 분당은 시간문제인 상태이다. 오는 4일 당무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내린다고 하지만 어떤 결론을 내리든 신·구주류가 합의점을 찾아 의정활동에 전념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런 사정은 한나라당 역시 마찬가지다. 소장파의원들로부터 60세 이상 고령의원들의 퇴진압력이 증폭되면서 당내 갈등 또한 증폭되고 있다. 원내 다수당이면서도 정책정당과 개혁정당의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해 정당 지지도가 민주당보다도 못한 한나라당의 구태의연한 구조를 탈피코자 제기된 소장의원들의 개혁논의는 더욱 거세질 것이기 때문에 의정활동이 부실할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아무리 개혁을 외치고 세대교체를 주장하더라도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소홀히 하게 되면 결국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 신당도, 세대교체도 물거품이 된다. 당내문제는 당내의 논의과정을 통하여 민주적으로 해결하는 한편 국회의원들에게 주어진 책무는 성실하게 수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당내문제와 의정활동을 혼동해서는 안된다. 올 정기국회는 약 117조5천억원의 새해 예산을 심의한다. 국민의 혈세인 세금이 내년 선거를 위한 선심성 예산이 되지 않도록 해야하며, 또한 국회의원들도 지역구사업이나 챙기는 예산심의를 해서는 안된다. 국정감사도 과거와 같이 정부에 호통이나 치기보다는 대안 제시를 통한 정책감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여야 정당이 조속히 당내문제를 수습하고 의정활동에 전념, 생산적 의정활동이 이루어지기를 요망한다.

공무원 급여 과다인상 당치않다

내년 예산안(117조5천억원) 증가율 2.1%(2조4천억원)보다 훨씬 높은 3.0~4.8%의 공무원 급여인상은 당치 않다. 이처럼 예산 증가율보다 최고 곱절 이상이나 올리는 것은 정부의 세입내 세출기조 유지의 예산편성 지침에도 어긋난다. 공무원 급여를 점차적으로 대기업 수준까지 올리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원론적 논리다. 경제성장률을 무시하면서까지 강행해야 한다고는 믿지 않는다. 정부는 올 연간 성장률을 3%로 잡고 있으나 경기하강 지속이 조만간 회복될 조짐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내년 실질 성장률을 정부가 5~5.5%로 전제한 것은 객관적으로 지극히 불투명하다. 경제가 회복되면 더 말할 나위가 없지만 그렇지 못할 땐 추경 등 재정확대가 불가피하다. 문제는 적자재정을 감수해야 할 지 모르는 불투명한 상태에서 공무원 급여를 그처럼 꼭 인상해야 하느냐에 있다. 재정불안의 요인은 또 있다. 정부 보유 주식 등 세외수입의 감소가 부담이 되는 가운데 1조원 규모의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는 한나라당의 관련법 개정 강행도 변수다. 국방비 및 복지예산 증액으로 사회간접자본 등 확충이 삭감됐다. 이런 마당에 예산 증액 비율보다 훨씬 더 높은 공무원 급여 인상률이 합당하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다. 물론 공무원 급여가 충분하지 않은 고충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안정상태에 있다고 보는 게 사회적 판단이다. 예컨대 갖가지 수당이 있고 학자금 융통이 일반인들보다 훨씬 쉬운 게 공직사회다. 정부의 지나친 공무원 급여 인상책은 다분히 선심의 측면이 없지않아 보인다. 그러나 경제가 IMF 사태때보다 더 어렵다는 것이 사회의 일상적 통설로 비명이 빗발친다. 이런 가운데 일반 계층의 국민이 과연 얼마나 긍정적으로 볼 것인지는 의문이다. 내년의 공무원 급여 인상 4.8%는 한꺼번에 올리는 게 아니고 기본급을 먼저 3% 올리고 나머지 1.8%는 추가로 올릴 계획이긴 하다. 그러나 먼저 올리는 3%만도 예산 증가율의 2.1%를 훨씬 웃돈다. 이웃 일본은 우리와는 비할 수 없을만큼 경제규모가 크다. 그런데도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2년 째 공무원 급여를 동결하고 있다. 우리의 처지가 일본보다 더 낫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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