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망상증

일반적으로 다이어트(diet)라고 굶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다이어트는 먹는다는 뜻이지 굶는다는 뜻이 아니다.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는 주로 비만한 사람들이 체중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시도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체중 감소에는 굶는 것이 최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굶으면 건강을 크게 해칠 뿐 아니라 심지어 생명까지 잃게 된다. 굶으면 체중은 감소할 지 모르나 영양이 부실해져서 몸이 한없이 무기력해진다. 굶어서 체중을 줄이게 되면 체지방이 감소되기 보다 건강 유지에 꼭 필요한 성분들이 빠져 나가게 된다. 다이어트의 본래의 뜻은 체중 감소보다 몸매를 가꾸면서 생기있는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굶는 것은 다이어트의 참뜻에 위배된다. 소식하며 골고루 잘 먹고 반드시 운동을 해야 한다. 다이어트는 무엇보다 하루 세끼를 다 찾아 먹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의학자들은 말한다. 인체는 하루 세 끼를 섭취하도록 돼있기 때문에 끼니를 거르지 않는 것이 다이어트의 기본이다. 비만한 사람이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 한끼라도 굶으면 살이 더 쪄서 비만이 가중됨을 알아야 한다. 인체는 굶다가 먹고 혹은 먹다가 굶는 것을 반복하면 하루 세끼를 다 찾아 먹는 것보다 체중이 더 증가하는 생리구조를 갖고 있다.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잘 챙겨 먹으면 몸은 체내에 에너지를 과잉저장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런데 갑자기 굶으면 인체는 다음에 굶을 것에 대비해서 음식이 들어오면 먼저 체내에 저장부터 하게 된다. 이 저장되는 것이 바로 체지방이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세끼를 다 먹어도 다이어트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루 세 끼를 먹는 이상으로 에너지를 많이 소비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다이어트의 첩경이다. 정상체중인 여성 상당수가 스스로 비만이라고 믿는 비만 망상증은 심각한 문제다. 심지어 살을 빼려다 생명을 빼앗기는 ‘죽음의 다이어트’가 지구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으니 더욱 큰일이다. 여성의 지나친 다이어트는 남성의 시선, 자본의 논리, 미디어의 왜곡이 낳은 결과라는 분석도 있지만 대다수 남성들은 말라깽이 여성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여성들은 그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다. /임병호 논설위원

목요칼럼/6월의 노래 ③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스치면/군인간 오라버니 소식이 오네/큰애기 사공이면 누가 뭐라나/늙으신 부모님을 내가 모시고/에헤야 데헤야 노를 저어라/삿대를 저어라’ 황정자가 부른 트로트풍의 가요 ‘처녀 뱃사공’이 나온 것은 한국전쟁이 끝나갈 무렵이다. 사회질서가 그런대로 안정된 시기였다. 당시엔 지금처럼 강에 다리가 없어 행인은 대개 도선장의 나룻배를 이용해야 했다. 그래서 나이든 사공이 어쩌다 병들어 누우면 아낙네나 처녀 사공이 노를 잡는 일이 많았다. 젊은 장정은 모두 군대에 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쟁난 첫 해에 강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교전이 벌어져 강 나루가 전쟁터가 됐을 적엔 군인들이 나룻배를 징발했었다. 어느 쪽 군인이랄 것 없이 다 그랬다. 어렸을 적에 본 것이지만 기억한다. 나루터 초병이 초소에서 여대생을 강간했다. 피란 길의 그 부모는 외면했다. 강을 건너기 위해서였고 살기 위해서는 강을 건너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서울 명문 여대의 이름을 그때 처음 들었다. 1·4후퇴 땐 기차의 곳간차마다 피란민이 꽉 차 할 수 없이 곳간차 지붕으로 올라간 사람들끼리 서로 떠밀어 떨어뜨려가며 자릴 잡았다는 얘길 피란민들 한테 들었다. 전쟁터에서 작전 중인 군인들 곁을 지나가면 딱 총 맞아 죽기 십상이다. 행인이 적대 군인들을 만나면 지나면서 본 상황을 캐묻게 되어 병력, 장비 등 비밀이 탄로나기 때문에 번연이 아무 죄없는 민간인 줄 알면서도 자기들 군대가 살기위해 쏴 죽이는 것이다. 어느 쪽이라 할 것 없이 마찬가지다. 동네 사람들은 동네 사람들끼리 평소의 감정을 이념으로 빗대어 서로 죽이고 죽임을 당하곤 한다. 전쟁은 이처럼 모든 사람들을 미치광이로 만든다. 오직 살아남기 위하여 발버둥 치는 가운데 법이고 인권이고 그런 것 따윈 다 개나발 같은 소리가 된다. 그래도 그 처참했던 6·25 한국전쟁은 지금 생각하면 원시적 전쟁이다. 만약에 또 전쟁이 터지면 핵 무기든 미사일이든 뭐든 간에 사람이 무더기 무더기로 도륙된다. 전쟁 중엔 모든 자가용 차량은 운행이 동결되어 길에 나섰다가는 총질 당하고, 수도며 가스가 끊겨 주민생활은 뒤죽박죽 되면서 가치관이 혼돈된다. 예컨대 물은 금보다 귀해지고 고층아파트 베란다마다엔 가구를 부숴 먹거릴 끓이는 연기로 꽉 차고, 화장실 처리에 집집마다 골머리를 앓겠지만 이런 고통쯤은 그래도 약과다. 설사, 재발된 전쟁이 통일로 끝난다 해도 한반도는 유령의 땅이 된다. 하노이 정부에 의해 사이공 정부가 무너지고 나서 나타난 놀라운 현상은 그렇게 볼 수 없었던 사이공 정부 요로가운데 간첩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하노이 정부는 또 제세상 만난 것으로 기대했던 사이공 정부하의 친공 인사들을 말만 많은 위험 인물로 보아 모두 숙청했다. 지금 이 시대에 국기를 지켜야할 이상으로 더 중요한 게 또 무엇이 있겠는가, 평화는 평시에 잘 지켜야 한다. 전시에 되찾으려는 평화는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 한국전쟁이 휴전된지 꼭 50년이다. 그 옛날의 처녀 뱃사공도 손주, 많으면 증손을 두었을 만큼 많은 세월이 흘렀다. 그 할머니의 소망은 후대가 제발 전쟁없는 평화를 누리는 것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기를 뒤흔드는 사람들이 누구인가를 바로 볼 줄 알아야 한다. 전쟁, 특히 동족상잔의 전쟁은 민족적 범죄다. 전쟁은 힘을 지녀야만이 막을 수가 있다. 잔인한 ‘6월의 노래’는 이제 끝내야 한다. /임양은 주필

천자춘추/물은 답을 알고 있다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향하여 무거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매년 6월 하순부터 어려운 살림살이에 깊은 주름을 더해주는 장마가 찾아온다. 기상대 예보에 의하면 올해는 예년에 비해 강우량이 많을 것이라 한다. 장마가 가까울수록 더위가 기승을 부려 몸과 마음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땀방울도 증가한다. 인간의 몸속에는 연령에 따라서 물이 80-50%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시원하고 맛 나는 물이 절실해진다. 세계보건기구는 “20세기의 전쟁은 석유 쟁탈전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21세기의 전쟁은 깨끗한 물 쟁탈전이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물맛은 좋지만 물이 부족한 국가에 해당하는 우리나라도 21세기에 전개될 물 쟁탈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하여 자체적으로 깨끗하고 풍부한 물을 확보하는데 온 국민의 지혜를 모아야할 것이다. 며칠 전에 국제파동회 대표를 맡고 있는 에모토 마사루씨가 저술하고 ‘나무심는사람’이 펴낸 ‘물은 답을 알고 있다’라는 책을 설레는 마음으로 읽었다. 저자는 평소 물이 정보를 기억한다는 물적 증거를 찾기 위하여 고심한 끝에 ‘눈(雪) 결정은 하나하나가 모두 다르다’는 보편적인 사실에 힌트를 얻어 물의 결정을 사진으로 형상화하기에 이르렀다. 책의 내용은 물에게 각 나라의 언어로 ‘사랑과 감사’ 또는 ‘천사’, ‘악마’, ‘망할 놈’ 등의 글자를 보여주고 말을 했을 때에 언어의 뜻에 상응하는 ‘아름다운’ 또는 ‘엉클어진’ 결정체를 보였다는 것이다. 물의 이러한 반응은 참으로 놀라운 현상으로 이것은 ‘의식과 물질은 하나다’라는 선구적 현대물리학자들의 가설이 진리임을 강력하게 암시하고, 아울러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는 정신주의자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 주는 내용이라 생각한다. 또한 물의 세계가 보여주는 이러한 다양한 자극에 대한 반응은 인간의 의식이 이 세상을 평화와 사랑이 넘치는 곳으로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를 구성하고 있는 주요한 물질이 바로 물이다. 지구를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서는 수 없이 만나고 스쳐지나가는 모든 피조물들에게 어떠한 환경에서라도 감사와 사랑이 넘치는 아름다운 말과 표정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먼저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는 훈련을 시작해야겠다. /선우섭.경희대 체육학부 교수

독자투고/'시신 기증 문화'를 꽃피우자

우리 모두는 육신과 영혼이 분리되어 영혼은 영원한 나라로, 육신은 관에 담겨 땅에 묻히는 그날이 올 것이다. ‘한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복음 12장24절)는 성경 말씀과 같이 어차피 땅에 묻혀 썩어질 우리의 시신도 값지게 쓰여지고,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사랑의 실천인 ‘시신 기증 운동’에 참여하자. 시신 기증은 정상적인 의학 교육을 가능하게 할뿐만 아니라 실력있는 의사를 양성하고, 밝은 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 한다. 또 유족에게 장례 절차의 부담을 덜어 주고, 사회적으로도 좁은 국토를 차지하는 묘지를 없애 우리 국토를 아름답게 보존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장기나 시신을 기증하는데 필요한 기초 상식으로는 살아 있을 때만 가능한 콩팥과, 뇌사 상태에서만 이식이 가능한 심장과 간이 있다. 밝은 빛을 줄 수 있는 안구는 사후 6시간 이내에 수술을 해야 성공률이 높기 때문에 안구를 유용하게 기증하려면 운명 즉시 유족들의 신속한 연락이 필요하다. 필자는 사후에 남을 위해 쓸 수 있는 모든 장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이식해 줄것을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연세 대학교 캠퍼스 안에 있는 ‘푸른 사랑 한우리’에 보존 되기를 의뢰해 놓았다. 대개의 의과 대학들 모두가 기증을 받고 있으며, 국제 기증 본부, 사랑의 장기 기증 센터 등 많은 전문 기관들이 있어 누구나 뜻만 있으면 연결이 어렵지 않다. 오늘날 우리 주변, 우리 사회에서 뜻있는 이들이 신선하게 전개하는 시신 및 장기 기증 운동을 통해 선진 기증 문화의 발전과 새로운 장례 문화가 이 땅에 아름답게 꽃 피워지기를 소망해 본다./김영수·하남시청 관리소장

6월 19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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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6·29 서해교전’ 잊었나

온 나라가 월드컵축구대회 분위기에 빠져 있던 지난 해 6월29일 오전,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선 북한 경비정과 우리 해군의 교전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발발했다. 그날 북한 경비정이 선제공격을 가해 아군 357고속정 한 척이 침몰하면서 아군 5명이 사망·실종되고 19명이 부상했다고 발표됐다. 정장 윤영하 소령·조천형 중사·서후원 중사·황도현 중사가 전사했고 박동혁 병장은 다리 절단수술 후 22일 만에 사망했다. 한상국 중사는 41일만에 침몰한 고속정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해군 장병 6명이 서해에서 장렬히 산화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사회는 그후 전사한 장병과 아직도 병상에서 신음하고 있는 장병들을 위해 해준 일도 없을 뿐 아니라 유가족을 너무 냉대했다. 당시 정부는 전사자들을 최대한 예우해 주고 기억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말 뿐 이었다. 그동안 유가족들에게 유엔군 사령관이 두 차례 편지를 보내왔고 , 미 7함대 사령관,주한 미군사령관으로부터 애도의 편지가 왔지만 정부 기관에서는 편지와 전화가 한통도 없었다고 한다. 도대체 전사한 장병들이 누구를 위해, 어느 나라를 위해 싸우다 죽은 것인가. 더구나 유가족들이 받은 몇푼의 보상금을 노린 사기꾼들이 ‘유가족들에게 31평형 아파트를 보상해 주려고 하니 취득세를 입금하라’고 술수를 부렸다니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국방부 박 대령’을 사칭한 자에게 속았다는 것이다. 서해교전 전사자들의 유가족에게 특별히 혜택을 주자는 것이 아니다. 금전적인 문제가 아니다. 전사자들의 명예가 유가족들에겐 더욱 절실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에서 지난 1년간 한마디 위로도 없었다는 무관심은 ‘6·29 서해교전’을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이어서 유감스럽기 짝이 없다. ‘6·29 서해교전’은 분단된 우리 현실을 극명하게 입증하는 사실(史實)이다. 전사자들의 죽음은 나라를 위해 군인정신을 발휘한‘숭고한 희생’이다. 지금이라도 때는 늦지 않았다. 정부는 전사자들의 애국심과 부상장병들의 고통이 헛되지 않도록 각별히 배려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노동계 ‘夏鬪’ 대화로 해결을

지금 국민들은 노동계의 이른바 ‘하투’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하여 걱정이 대단하다. 과거 어느 정권보다도 친노동자 정책을 추구하는 노무현 정부가 취임하여 이제 노동운동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변해 평화롭고 안정된 노사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히려 최근 노사갈등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금년 봄부터 두산중공업, 화물연대 등 파업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노동계의 강경투쟁이 더욱 확산되고 있어 노동운동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불안하기만 하다. 조흥은행 매각문제로 조흥은행 노조는 간부들이 삭발하여 은행장실 복도에서 점거 농성하는 실력행사와 함께 파업이 이미 시작되었다. 부산·대구·인천 등 지하철 노조가 24일부터 공동파업을, 30일에는 한국노총 산하 300개 회사가 은행 파업을 지지하는 동조 파업을, 또한 7월2일에는 민노총 산하 금속연맹, 9일에는 보건의료노조까지 연달아 파업 일정이 예고되고 있을 정도로 노동계의 ‘하투’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과거에는 노동조합들의 임금투쟁이 주로 봄에 발생하여 춘투가 일반화하였던 게 최근에는 봄보다는 여름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계절을 가리지 않고 노동운동이 전개되고 있어 과거와 같이 노동운동을 계절적 차원에서 볼 시기는 지났다. 금년에는 지난 해에 비하여 감소된 봄철 노사분규가 여름에 집중되면서 무더운 더위와 함께 노사현장은 뜨거운 열풍이 불 것 같다. 최근 정부는 노동계의 집단행동을 국가 기강확립 차원에서 다루겠다고 하고 있으나, 지난 수개월 정부가 보여준 노사정책은 과연 법과 원칙에 의하여 처리되었는지 묻고 싶다. 특히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던 사안도 정책 미숙으로 혼란만 자초한 사례가 많아 정부의 정책 의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계의 투쟁 양상이 임금 투쟁보다는 정치 투쟁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문제 해결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노사는 상호 불신에 의한 갈등의 심화와 극단적인 행동은 상호 손해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여 꾸준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부도 법과 원칙을 지키면서 노사간의 대화 분위기 조성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 극단적 대치 없이 대화로 해결되기를 재삼 요망한다.

정당 보조금

얼마전 외지에서 세계의 정치 지도자들 관상을 여러 종류의 개 얼굴과 비유했을 적에 이런 풍자가 있었다. 우리를 하필이면 인간 중에서도 가장 더러운 정치인과 왜 빗대느냐며 개들이 크게 분노하는 것이었다. 흔히 ‘개보다 못하다’고들 하지만 정말 개보다 못한 정치인들이 있는 것인지, 그들이 누구인지를 생각해 봄직 하다. 중앙선관위가 법에 의해 정당에 국고보조금을 주는것은 깨끗한 정치를 하라는 것이다. 국민이 뼈 빠지게 벌어서 낸 세금이다. 그 돈엔 납세자의 가지가지 사연이 다 담겼다. 이런 국고보조금을 축의금 등 사적 용도로 쓰고 가짜 영수증을 붙여 엉뚱한데 유용하고, 용도외 인건비나 보험료 등으로 지출하는 등 4억9천300만원 가량을 흥청망청 쓰면서 막상 정책개발비 같은 투입은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관위가 지난해 대선 때 각 정당에 준 선거·경상비 보조금에 대한 실사 결과가 이 모양이라는 것이다. 정당은 국고보조금을 받고 정치인은 후원회를 통해 정치자금을 조달하면서도 뒷구멍으로 뇌물을 받기가 일쑤여서 무슨 사건이 터졌다 하면 돈 먹은 정치인들이 줄줄이 거명되곤 한다. 국민을 위해 과연 무엇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지, 다는 아니지만 대다수 정치인들의 반성이 절실한 때다. 계파 싸움으로 영일이 없고 권력의 눈치 놀음에만 급급한 가운데 일신의 영화만 좇는 정치인 아닌 정상배들이 수두룩하다. 중앙선관위는 또 올 2분기 정당 보조금으로 한나라당 29억9천700만원, 민주당 26억7천100만원, 자민련 5억2천404만원, 민국당 1억8천300만원, 민주노동당 1억3천300만원을 지급했다. 정말 이처럼 국민부담을 안겨줄 가치가 그들에게 있는 것인지, 어쩐지 자꾸 돈이 아깝다는 생각만 든다. 앞으로는 정당 보조금을 더 주고싶은 그런 풍토의 정치권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임양은 주필

기고/NEIS와 CS, 무엇이 문제인가

‘NEIS와 교육 갈등 해법 없나’란 주제로 100분 토론에서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문제를 반대자와 찬성자 두 당사자의 끝장 토론으로 합의를 이끌어 내려고 지난 5일 모방송에서 손석희 앵커가 5시간 동안 애처롭게 노력했으나 해답도, 해법도, 성과도 없었다. 앞으로는 이런 토론이나 협의회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본다. 토론에서 나온 문제로는 첫째,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 둘째, 정보 유출 소지가 있다 셋째, 2001년 청와대 지시를 국회교육위원회에서도 반대했고 각 교육단체·정당에서도 반대와 우려를 표했으나 교육부에서 아무런 검토와 준비없이 강력하게 추진한데서 NEIS문제가 심각해졌다는 것이었다. NEIS는 국민의 정부가 IT강국, 전자정부를 표방하면서 효율성의 논리를 교육분야에 잘못(그릇) 확대 한데서 생겨난 미숙한 정책이다. 그러면 미숙한 정책의 오류를 청산할 참여정부가 왜 거머쥐고 가는 것인가. NEIS는 근본적으로 이권단체간에 협의(합의)되어야 할 교육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원칙에 관한 문제요, 교육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철학에 관한 문제다. 그것은 국가정책의 효율·비효율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국가를 구성하는 국민 개개인의 인권에 관한 문제이다. 어떻게 학교내의 정보가 학교 담장 밖으로 흘러 나갈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수시로 변하는 한 인간의 성장 과정에 대한 정보가 국가정보로서 고착될 수 있는가. 어떻게 국민 개개인의 신상 정보 일체를 국가가 그 개개인 당사자의 동의없이 다 긁어모을 수가 있단 말인가. (법의 뒷받침 없이) 따지고 보면 이것은 위헌이요, 위법이요, 위정이요, 위약이요, 위속이요, 인권침해인 것이다. NEIS는 위헌인데 CS는 위헌이 아닌 이유가 있나. NEIS는 인권침해이고 CS는 인권침해가 아닌 이유가 있나. 대학입시에서 내신 성적을 반영하는 것도 위헌이고, 취업시 대기업에서 학교성적증명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도 위헌이다. 해커들에게 CS보다 NEIS가 더 안전하다고요. 해커들은 펜타곤 전산망도 다 뚫었다. 정보를 집중시킬수록 해커의 농간의 표적이 된다는 것은 삼척동자의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NEIS의 본질과 무관한 이권단체간의 쌈박질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NEIS는 교총의 문제도 아니고 전교조의 문제도 아니며 교장단의 문제도 아니다. 이것은 인권과 상식의 문제이며 결단과 실천의 문제다. 왈가왈부할 하등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문제다. 책임져야 할 교육부는 도교육청에다, 도교육청은 지역교육청에다, 지역교육청은 각급 학교에다 NEIS로 하든, CS로 하든, 수기로 하든 학교장의 재량에 맡긴다고 책임 회피성 지시 행정을 하는 것은 상급 관청의 횡포가 아니고 무엇인가. 갈등과 혼란을 조장하고 있는 교육부는 CS를 실시할때나 NEIS를 실시할때 일선 교장들의 동의를 받고 실시했단 말인가. 이 나라의 교육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 교육부는 무소신 행정과 땜질 교육정책을 이제 그만두라. NEIS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없도록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권한의 소유자는 참여정부이며 대통령이다. NEIS 시행을 둘러싼 갈등과 혼란이 국론 분열에 이를 정도로 찬반 양극으로 치닫고 있어 참으로 걱정스럽다. 요즘 상황을 보면 도대체 이 나라의 국정이 법과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지, 아니면 집단의 힘과 목소리의 크기에 의해 떠밀려 움직이는 것인지, 이때 교육부의 역할과 기능은 무엇인지 근본적인 의구심과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인권침해 소지가 있고, 위헌인 CS나 NEIS를 실시하려면 참여정부와 대통령은 지금 이 시점에서 건설적인 논의를 통한 선진지식정보사회로 나갈 수 있는 사회시스템을 갖추느냐 하는 것이 21세기 우리 사회의 운명을 결정하는 관건이고, 보다 인간적인 정보사회가 우리 모두의 목표라면 교육부에 맡기지 말고 직접 국민을 상대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점을 찾고 동의를 받고서 실시해 주기를 바란다. /강창희.경기도교육위원

천자춘추/가스시설 관리의 중요성

우리를 위험에 빠뜨리는 많은 재해들이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스폭발사고는 정말 순식간에 발생하기 때문에 평상시의 관리와 안전의식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스소비량은 해마다 증가하여, 취사·난방용 가스시설이나 LPG차량 등 각종 가스사용 시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만큼 가스가 우리생활 속 깊이 들어와 있다는 얘기다. 청정연료인 가스로 연료가 대체되면 그만큼 환경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반면 우리가 더욱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가스폭발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이 그만큼 커진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의 안전의식은 그리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우리가 알고있는 가스안전수칙이라고 하면, 가스사용 후 중간밸브 잠그는 것과 비눗물 이용해서 누출 점검하는 것 정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밸브 잠그는 것이야 이제는 정착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누출 점검하는 것은 정말 실천하는 사람을 보기가 쉽지 않다. 이 두가지는 기본으로 지켜져야 하는 안전수칙이고, 그밖에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몇가지 시설에 대해 언급해 보면, 우선 LPG용기는 반드시 환기가 잘되는 옥외에 보관하여야 하며, 빗물이나 직사광선을 피하여 보관하여야 한다. LPG용기에는 용기밸브가 달려있는데 이 밸브는 가스의 흐름을 개폐하는 장치로 수도꼭지와 같이 핸들을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닫히고, 반대방향으로 돌리면 열린다. 며칠씩 집을 비울 때나, 화재 등으로 밸브를 닫아주어야 할 경우를 대비하여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요즘은 중간밸브로 퓨즈콕을 쓰는데, 이 퓨즈콕은 가스의 흐름을 개폐하여 배관과 호스를 연결하는 장치이다. 호스가 빠지거나 절단될 경우, 가스의 흐름을 차단하여 화재나 질식사고를 예방하는 안전장치로 기존의 중간밸브는 반드시 퓨즈콕으로 교체, 설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스보일러의 경우, 보일러 사용전에는 반드시 배기통이 빠져 있거나 꺾인 곳이 없는지, 배기통이 막혀 있지 않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예전에 연탄을 사용하던 시절 연탄가스 중독 사고가 많았듯이, 요즘도 가스보일러 폐가스에 의한 일산화탄소 중독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사고 예방법을 들으면, 복잡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한 듯하지만, 실제로 차분히 실천해 보면 의외로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고 간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안전은 우리 스스로 지킨다는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박영권.한국가스안전공사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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