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통일의 전진기지에 웬 교도소?

파주가 매우 시끄럽다. 몇달 전부터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는 교도소 이전반대 투쟁으로 도무지 사그러지는 분위기가 아니다. 이미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구성되고 지난 26일에는 조리읍 대책위원회에서 대규모집회로 읍면들이 참여하는 규탄대회도 가졌다. 파주는 선사시대의 고인돌 유적지로부터 조선시대의 향교와 서원 등 수많은 유형·무형의 문화유산을 간직해온 문화유적의 보고이며 대현 이율곡 선생, 방촌 황희 선생 등 우리민족의 역사를 빛낸 뛰어난 선현들을 배출한 역사의 고장이다. 더욱이 교도소가 이전하기로 되어있는 주변에는 국가사적 205호인 공·순영릉 문화재와 파주시민의 유일한 휴식공간인 공릉 저수지가 위치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물론 교도소가 혐오시설은 아니다. 꼭 필요한 시설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관계되는 정부 공무원에게 우리는 좀더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경고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파주시민은 휴전선과 접한 지리적 여건으로 각종 불이익을 받아오면서도 국가안보와 평화통일의 선봉자라는 긍지를 갖고 지난 50여년간을 정부시책에 호응해 왔다. 그동안 파주시민에게는 미군기지 주둔으로 인한 기지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함께 이로 인한 지역개발이 외면 되어온 사실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시민들은 그나마 한·미 연합토지관리계획이 마련돼 미군이 주둔하는 기지가 연차적으로 반환이 결정돼 지역개발의 기대가 그 어느 때 보다도 잔뜩 부풀어 있는 지금, 교도소 이전계획이 국방부 용산사업단에 의하여 비밀리에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에 격분하고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통일로는 남북정상들이 오고 다니는 국도1번이 통과하는 길목이다. 파주는 통일의 전진기지다. 통일을 대비한 중심도시로 개발 발전시켜야 한다고 현정부에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파주는 DJ 정부말 부시대통령의 도라산역 방문과 최근 손학규 지사의 LG PHILIPS LCD 생산공장 외자유치로 인하여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교도소이전 부지와 약 150여만평 규모의 LCD 생산공장과는 불과 5km 미만 거리에 있다. 앞으로 많은 외국관광객들과 바이어들이 통일의 첫 관문인 국도 1번 교도소 입구를 지나치게 될 것이다. 교도소 이전 관계자들에게 촉구한다. 실제로 파주의 첫 관문인 조리면 캠프하우TM을 직접 방문해보라고, 19만여평의 수려한 산세에 얼마나 좋은 환경에 장관을 이루고 있는지를. 이렇게 좋은 부지에 교도소가 웬말인가. 한·미연합사령부와 국방부가 서로 흥정이나 하듯이 하는 LPP 협정이 파주시민을 두 번 울리는 표본적인 탁상행정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싱가포르에 있는 썬택시티 컨벤션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다. 국제회의장 규모만 1만2천㎡에 한번에 1만2천여명이 회의를 할 수 있는 대규모 국제회의장이다. 조리면 캠프하우TM 자리에 통일시대를 대비하고 수도 서울의 위성도시로서 LG 필립스 생산공장이 성공적으로 준공된다면 연간 20조원이 넘는 세계적인 LCD 생산공장이 될텐데. 썬택시티 컨벤션타운과 같은 국제회의장을 겸비한 대규모 국제 호텔이 들어온다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을 텐데 하필 정부는 교도소만 고집을 하는가 ? 소중하고 귀한땅 정말 힘들고 어렵게 50여년만에 반환 받는 땅, 진실로 우리 후손에게 귀하고 값진 땅을 물려 줄 수 있도록 정부가 직접 나서서 촉구해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김광선.경기도의회의원

천자춘추/'말을 해야 합니다'

지난해 한국 축구를 한차원 끌어올려 세계를 놀라게 한 히딩크 감독은 평소 선수들에게 대화를 강조해 왔다. 감독 자신과 선수들 사이의 격의없는 대화는 물론 선수들 간에도 말을 많이 해야하며, 운동장에서는 대화를 통한 의사교환이 창조적이며 효율적인 경기운영을 위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경직되기 쉬운 선·후배 관계에 변화를 시도해 선수들과의 열린 대화를 꾀했으며, 경기중에는 시끄러울 정도로 쉴새없이 대화를 주고받아 정보를 교환하고 자기 생각을 전달하도록 요구했던 것이다. 10여년전, 안전관리 현장에서도 바로 이 대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강조된 적이 있다. 백화점과 다리가 무너지고 배가 가라앉고 가스가 폭발하는 등 사고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들어야 했을만큼 대형사고들이 줄이어 발생했던 90년대, 우리는 그 원인이 주로 안전불감증이나 도덕 불감증, 위기의식 부재로 비롯된 부실시공과 부실관리에 있었다는 것을 잘안다. 그런데 당시 학계 일부에서는 각종 대형사고가 기술적인 하자보다는 이 기술과 정보를 활용해야 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사소통, 즉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되는 것도 사고의 근본적이고 직·간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아 주목을 끌었던 기억이 있다. 대형사고가 발생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사업장과 관련된 구성원들간 커뮤니케이션에 틈새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성수대교의 문제점을 현장 관리 책임자가 알고 있었으나 최고 책임자인 서울시장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던 것이 그 예이며, 안전담당자들이나 직원들이 인지하고 있던 삼풍백화점의 문제점 또한 그 심각성이 최고 의사결정권자에게 전달되지 않은 점도 구성원들 간에 커뮤니케이션에 틈새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아현동 가스폭발사고, 대구 지하철 도시가스 폭발사고 등이 모두 현장 실무자들간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어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어쨌든 현장에 나타난 문제점과 위기에 대한 인식을 상하, 전후좌우 조직 구성원들에게 지체없이 알려 효과적으로 대처케하는 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수 있는 풍토조성이야말로 축구에서만이 아니라 우리 안전문화 조성에도 벤치 마킹 해야할 일이 아닐까. /박영권.한국가스안전공사 경기지역본부장

5월 24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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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공연에 보내는 박수

경기도내 농촌지역 곳곳을 찾아 다니며 무료 공연을 펼치고 있는 경기도 문화예술회관의 움직이는 무대는 매우 신선하다. 주민 곁으로 찾아가는 예술행정이 돋보인다. 지난 7일 남양주시 가곡초등학교에서 처음 시작한 ‘탈춤과 사물놀이’에 이어 안성시 양성초등학교에서의 ‘클래식과 팝’ 연주회는 주민들로부터 따듯한 호응을 얻었다. 화성시 해운초등학교에서 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공연한‘전통무용과 민요’, 그리고 최근 가평군 상면 동수리 상라실버타운 소극장에서 있었던 탈춤·사물놀이·성주굿은 노인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에게 신명나는 즐거움을 선사, 호평을 받았다. 도 문예회관의 이같은 ‘문화예술 봉사’는 도시지역에 비해 문화 혜택을 누리지 못해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도농(都農)간 문화격차를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국악단, 연극단, 무용단, 팝스오케스트라 등 4개의 도립예술단을 운영하고 있는 도 문화예술회관은 한국전통무용, 국악·민요·사물·풍물을 비롯, 연극·대중음악·영화음악·클래식 연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지역주민들의 공연 신청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지역주민들이 신청하면 사전 방문해 주민들과 공연내용과 일정을 협의하는 것이다. 공연장소도 읍·면·동사무소·마을회관·학교강당·공원 등 주민들의 생활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어 부담이 없다. 문화예술회관, 예술의 전당 등 대규모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다수 특정 관객을 위한 예술행위이지만 도 문예회관의 이번 프로그램은 주민들이 원하는 내용을 가지고 공연하는 ‘맞춤식 공연’이어서 소박하고 정겹 다. 관객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혼신의 예혼을 발휘하는 공연은 더욱 밀착된 예술의 공감대를 이루게 한다. 더구나 공연대상도 어린이·청소년·중장년·노인 등 모든 연령층이어서 효과적이다. 산업현장을 찾아가는 ‘정오음악회’도 함께 열고 있는 도 문예회관의 공연 봉사를 계기로 지역주민들이 실생활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공연예술을 접해 삶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믿으며, 문화공동화(空洞化) 현상을 보이고 있는 농촌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는 경기도 문화예술회관, 특히 도립예술단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왜 이러나?

손학규 경기도지사에게 시장·군수들 보다 더 불쾌감을 갖는 것은 상징성의 훼손에 연유한다. 장소가 심히 부적절한 시장·군수협의회의 제주 워크숍은 지사가 불참하는 단호한 불쾌감 표명으로 응징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것이 지역사회 및 지역주민의 정서라고 우리는 믿는다. 워크숍 내용이야 굳이 거기까지 안가도 얼마든지 파악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어젯 밤엔 최고급 관광호텔서 가진 만찬장에 급거 비행기를 타고 굳이 가야만 했던 지사의 속사정이 도대체 무엇인지 의문이다. 지사가 시장·군수들 모임의 장소를 미리 이래라 저래라 할수는 물론 없지만 적어도 스스로는 기피해야 할 부적절한 그들의 제주행 선택에 역시 동행함으로써 추인한 결과가 됐다. 광역단체장이든 기초단체장이든 자치단체장은 지역사회와 함께하고자 하는 지역주민과의 일체감이 으뜸가는 덕목으로 안다. 사례를 들면 내고장 담배 사기 캠페인같은 것도 그래서 주민의 호응을 얻었던 것이다. 우리는 워크숍의 필요성 자체를 부인하지 않는다. 하필이면 그 장소가 왜 제주이냐는데 문제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의문의 본질은 곧 단체장의 공직적 도덕성이다. 경관이 수려한 해안이나 산간 모임의 장소는 도내에도 허다하다. 이러한 도내를 외면하고 멀리 제주도까지 간 경비는 크다면 크고 적다면 적겠지만 어떻든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할 주민 부담이다. 주민 부담의 출장비를 이토록 낭비해도 된다고 보는 도덕성 해이는 지탄의 대상이 되기에 당연하다. 단체장들이 본연의 자리에서 끊임없이 관심 가져야 할 이 비상 시국에 며칠씩 도외를 찾아 이석하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다. 시장·군수도 이러한 터에 하물며 도지사까지 관할 지역을 일탈하는 도덕성 해이는 평소의 그답지 않아 실망이 크다. 물론 손 지사의 제주 여행 일탈은 예컨대 전국공무원 노조의 파업 투표가 거의 끝난 시점이지만 그같은 여행이 전날부터 미리 알려진 일정이었던 점에서 관가의 긴장감이 풀린 사실은 부인되기 어렵다. 지금 지역사회와 지역주민은 나라 안에 만연된 총체적 집단이기로 불안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에 누구보다 지역사회와 지역주민을 위해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할 손 지사가 고작 외유성 협의회의 워크숍 잔치에 신경이 쓰여 휩쓸린 것은 유감이다.

백령도 민들레

민들레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마치 밟고 밟혀도 다시 꿋꿋하게 일어나는 백성과 같다고 하여 민초(民草)로 비유되기도 한다. ‘앉은뱅이’라는 별명도 있다. 꽃은 두상화서(頭狀花序)를 이뤄 주로 봄에 핀다. 꽃 필 때는 흰털이 있으나 나중에는 거의 없어지고 두상화서 밑에만 흰털이 남는다. 열매에도 흰털이 나 있어 열매를 멀리 운반하고 있다. 한방에서는 뿌리와 꽃피기 전의 전초(全草)를 포공영(蒲公英)이라 하여 감모발열(感冒發熱)·인후염·기관지염·임파선염·안질·유선염·간염·담낭염·소화불량·소변불리·변비·정창( 瘡)의 치료제로 이용한다. 또 뿌리와 줄기는 자르면 하얀 젖같은 물이 흘러서 민간에서는 최유제(催乳劑)로 이용하기도 한다. 요즈음에는 고미건위(苦味健胃)의 약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으며 성인병 퇴치의 산채(山菜)로 이용하고 있다. 민들레 어린 순은 봄나물로 무쳐 먹거나 뿌리로 국을 끓여 먹었다. 민들레는 위장병에도 특효가 있어 봄철에는 아침 저녁 쌈으로 싸먹었고 꽃이 피기 전에는 통째로 말려 물에 타먹기도 하였다. 뿌리에 들어 있는 물질은 베헨산(behenic acid)과 같은 지방산과 이눌린(inulin)이 들어 있고 타락세롤(taraxerol) 카페산(caffeic acid)이 있다. 변비·간장병·황달 등에도 효과가 있다는 민들레를 요즘은 ‘차’로 끓여 마시는 것이 널리 퍼지고 있다. 민들레차만 가공하는 농업기술센터도 생겨 본격적으로 생산하고 있을 정도다. 민들레 국수까지 나왔다. 지난 어버이날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위치한 해병대 흑룡부대 장병들이 고향의 부모에게 우송한 선물은 민들레 줄기로 만든 ‘민들레즙’이었다. 부대 주변에 많이 피어 있는 민들레를 보고 장병들이 여가시간을 이용, 20포대 분량을 캐 찬물에 하나 하나 정성껏 씻어 햇볕에 말린 뒤 민들레즙을 만든 것이다. 백령도 민들레는 예전부터 토질이 비옥하고 공해가 없는 청정지역에서 자라 기관지염과 천식 등에 특히 효험이 크다고 한다. 민들레가 만병통치약 같다. /임병호 논설위원

광교산의 아침/'노대통령의 訪美'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순방결과를 놓고 논란이 많아 어리둥절하다. 취임후 첫 해외 방문지이자 개인적으로도 처음 미국 땅을 밟는 일이라 여러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었다. 당선자 시절 사진이나 찍기위해 역대 대통령들처럼 방미하지 않겠다며 자주외교를 외치던 노대통령은 취임이후 70여일만에 공식적으로 부시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기 때문이다. 방미의 주요과제는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해결 원칙의 확인이었다. 나아가 한·미간 동맹관계에 대한 불안과 의문을 해소하고 이로 인한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과 불신을 빨리 해소해 경제회복 등 여러 현안을 풀어나갈 수 있는 토대 마련이 시급했다. 대통령을 수행한 기자도 시차때문에 최악의 상태에서 취재했지만 노 대통령 역시 ‘분단위’로 쪼개진 바쁜 스케줄을 진솔한 리더십과 확고한 정책비전을 갖고 집중적이고 적극적인 행보로 모두 소화해 냈다. 그러나 방미중 놀란 것은 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갖고있는 생각이었다. 노 대통령은 반미주의자 아닌가, 한국의 젊은층이 미국을 싫어한다는데 사실인가, 그리고 한·미 동맹관계에 배신감을 느낀다 등등…. 이같은 이미지는 균형적인 한·미관계를 추구하는 대통령의 입장이 반미 이미지로 곡해되면서 과연 미국과 제대로 된 대화와 협상을 통해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지, 우려와 불안의 목소리가 교포뿐 아니라 미국 워싱턴 정가에 팽배해 있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노 대통령은 뉴욕과 워싱턴에서 정치, 경제인들과 만나 우리의 경제정책과 동북아 경제중심 비전을 설명했고, 한·미 공조강화, 노대통령 제대로 알리기 등 다각적인 노력이 경제와 안보문제가 밀접하게 연관된 현상황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게 했다. 특히 이같은 대화는 양국 대통령간에 신뢰감을 확보하고 주요현안에 관해 이해와 공조의 기반을 강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또 노 대통령은 미국이민 100주년을 맞은 뉴욕, 워싱턴,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동포간담회를 열어 “저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신과 우려를 말끔하게 해소해 놓고 가겠다”며 “어느 누구보다도 더 훌륭한 과업을 수행하고 돌아가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으며 그들의 걱정과 우려를 말끔히 해소시켜 주었다. 특히 노 대통령은 “미국에 나쁜 소리나 듣기싫은 소리를 하여 외교적으로 불협화음을 내면 오히려 우호 동맹관계를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예의를 지키면서 우호적인 발언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측도 노 대통령에게 한국에 대한 칭찬의 말과 감사의 뜻을 거의 행사때마다 전달했다. 청와대는 “한국측이 받은 찬사는 빼고 미국측에 건넨 발언만 가지고 침소봉대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이번 방미외교의 대원칙은 ‘국익을 우선하는 실용주의 외교’였으며 미 국민을 대상으로 한 ‘감성적 접근’과 미 정부를 상대로 한 ‘전략적 접근’ 이었지 ‘저자세 외교’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성공리에 끝내고 공동성명을 발표한 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국을 떠나면서 걱정과 희망을 함께 가지고 왔으나 부시 대통령을 만나 대화를 나눈뒤 걱정은 벗어버리고 희망만 갖고 한국으로 돌아가게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진보성향의 시민단체와 여당인 민주당에서까지 정권의 이념적 정체성마저 잃어가는 저자세 외교 등을 비판하고, 급기야는 5·18 기념 행사장에서 한총련 학생들은 ‘굴욕적 사대외교의 전형’이라며 노 대통령의 정문 입장을 봉쇄하는 등 저자세 외교에 대한 반발이 거세고 거칠었다. 노 대통령은 매일 선택의 기로에서 국민과 국익을 위한 선택을 하다보니 이론과 이상보다는 현실과 국제관계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실용주의 입장이 됐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세이거나 고자세이거나 하는 감정적인 문제의 개입여부가 중요하지 않다. 현실은 한반도에 존재하는 핵 위기를 해결할 가장 중요한 당사자가 미국이라는 점을 간파해야 한다. 미국이 남한정부를 정확히 이해하고 한반도가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빠지지 않는 길이 있다면 그 길을 기어서라도 가야하는 것이 진정한 자존심 아닐까. 이번 방미는 성과만큼이나 많은 과제를 우리에게 안겨 주었다. 걱정과 희망중에 희망만 가지고 돌아오게 되었지만 그 희망을 현실로 만드는 일은 이제부터다. /유제원.정치부 부국장

천자춘추/글로벌시대 보육은 누구책임?

보육문제를 여성부로 이관하는 것에 대해 찬반의 여론이 뜨겁게 일고 있다. 현재 보육문제는 여성부, 노동부, 농림부, 보건복지부 등 아동복지 및 양육자인 여성이 처한 입장에 따라 관할 주무부서가 다르다. 우리나라 보육정책은 1991년 제정된 ‘영유아보육법’에 의해 실행되고 있다. 이 법에 의하면 보육의 책임과 비용부담은 일차적으로 보호자가 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1998년 이후 보육시설이 확충되어 2002년 현재 국·공립 보육시설은 1천2백여개로 전체 보육시설의 6%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공공시설 외에는 놀이방 등과 같은 민간보육시설들이어서 보육비 부담 및 퇴원시간 이후의 보육은 여전히 가족의 몫으로 남아 있다. 사회가 글로벌(global)화 되면서 여성 노동인력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고 여성의 사회참여 욕구 또한 증대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보육이 가족 중 여성구성원의 역할로 여전히 남아 있어 여성들의 활동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고 여성의 출산율 저하라는 문제마저 야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출산으로 인해 생산력을 가진 인구가 줄어들고 수명연장 등으로 노인 인구가 17%를 넘는 노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늘어나는 노인들을 돌보아 줄 사람들이 부족하게된 것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인 변화로 보육은 단순한 아동복지나 근로 여성의 문제가 아닌 전반적인 ‘가족복지정책’의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외국의 예를 보면 복지국가인 스웨덴은 국가가 보육비용의 80% 이상을 부담하고 있고 가까운 일본은 절반 정도를 국가가 부담하고 있다. 이는 보육을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시키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이렇듯 보육문제는 맞벌이하는 부부의 가정 내 지원이 아닌 여성 자원을 국가로 돌리기 위한 중요한 국가 정책인 것이다. 보육의 공공성에 관한 인식이 확대되고 이에 입각한 지원정책이 강화되어 아이를 기르고 교육시키는 부담을 덜 수 있다면 여성들의 출산에 대한 부담도 줄어 들 수 있을 것이다. 여성인력의 사회참여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보육문제가 선결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이 문제와 관련이 있는 정부 부서 및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것이다. /권은수.경기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독자투고/'수원 갈비 서비스 엉망'

지난 5월 14일자 경기일보를 보고 공감되는 바가 있어 몇 글자 쓴다. 지난 5월 5일 모처럼 어린이날을 맞아 갈비로 유명한 수원의 S음식점을 찾았다. 메뉴를 보니 양념갈비 한우 250g 가격이 3만2천원, 눈이 의심스럽고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싸 부담스러웠지만 가족과 모처럼 갖는 외식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아 내키지 않는 3인분을 시키고 물컵을 들여다보았다. 물컵 속에 곤충의 날개들이 빠져 있어 종업원을 불러 조용히 지적을 하였는데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새로운 컵을 갖다놓길래 종업원 교육이 이 정도인가 하고 착잡하였다. 설상가상으로 다음에 가져온 야채접시에 머리카락이 빠져있어 주의를 주고 반납시켰는데 역시 사과의 말 한마디 없었다. 이윽고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하자 별로 정감이 가지않는 종업원이 굳이 따라 붙어 개운치 않은 팁까지 주고나니 영 마음이 불편하였다. 값싸고 맛있기로 소문난 전통의 수원갈비가 값만 비싸고 위생엉망, 서비스엉망인 이미지로 바뀌면서 도의 자랑인 유명업소가 돈만 아깝고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음식점으로 각인 되고 말았다. 오늘만 장사하고 말자는 건지 수원갈비를 애호했던 고객의 한사람으로 매우 유감이다. /인터넷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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