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조기교육 열기 위험'

자기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더 앞서 가게 하기 위한 부모들의 극성스런 교육열 때문에 최근 조기교육을 받고 있는 어린이들이 신체이상은 물론 정신질환까지 호소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정도를 넘은 조기 교육은 당초 부모들의 기대보다 어린이에게는 오히려 해가 되고 있다. 자기 아이를 다른 아이들보다 좀더 많이 가르쳐서 훌륭한 사람을 만들려는 부모들의 조기교육 열기에 어린이들은 서너살때부터 제대로 성장하지도 않은 두뇌로 영어, 미술, 태권도 등 여러개의 학원을 쉴새 없이 다니고 있어 어린이의 정서에 크게 해가 되고 있다. 이러한 조기교육을 받은 어린이들은 복통이나 두통 등 스트레스 때문에 많은 질환을 야기하며 성격도 난폭해지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작은일에도 싸우는 등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학습장애를 일으키는 어린이들도 있다. 전문가들은 6살 이전까지는 조기교육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뇌가 성장 하는데 장애요인이 될수도 있으며 어리이들의 뇌는 단계적으로 발달하기 때문에 6살까지는 종합적인 사고기능과 인성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발달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아직 발달하지 않은 부위의 기능을 학습을 통해 강조하다보면 과잉학습장애증후군이 나타나서 평생 공부에 대한 혐오감을 증가시키고 어른이 되어서도 집중력과 기억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맑고 티없이 자라나야할 우리나라의 미래인 어린이들을 조기교육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커 나갈수 있도록 우리 부모들은 배려해야 할 것이다. /이시욱·인터넷 독자

5월 20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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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행사까지 엉망되다니

국가 원수인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하는 공식행사가 대학생들의 시위에 의하여 20여분 지연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행사장 참석을 가로막은 시위대를 피하여 정문을 이용하지 못하고 후문을 이용하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이 지역주민 대표들과 약속한 오찬 모임도 시위대로 인하여 1시간 이상 지연되었다. 이런 일이 지난 일요일, 그것도 대낮 광주시내 한복판에서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한 수천명의 경찰과 대통령 경호가 수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5·18기념 행사에서 발생한 이 사태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존중되어야 할 질서가 무시되는 것이어서 국민들이 보는 시각은 아주 비판적이다. 경찰은 불법 주동자를 색출해야 됨은 물론 경찰 또한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아무리 치안이 허술하다 하더라도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가 다중의 위세를 앞세운 시위대의 방해를 받는다는 것은 국가의 체면을 추락시키는 공권력 부재 현상을 드러낸 것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도대체 경찰은 수천명이 현장에 있으면서 시위대에 대한 첩보도 제대로 수집하지 못하고 더구나 현장 대처 능력이 무력해도 어떻게 이토록 무력할 수 있었는지 한심하다. 현장 시위를 주도한 한총련도 당연히 비판을 받아야 한다.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한총련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 참여정부이다. 한총련의 합법화 문제까지 심도 있게 검토할 정도로 정부의 정책은 변화하려고 하는데도 한총련은 변화된 모습을 조금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한총련은 과거의 투쟁 일변도의 학생운동에서 변화하여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는 학생 운동의 양식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한총련에 대한 입장을 조속히 정리해서 더 이상 혼선이 없기 바란다. 새삼 정부의 강력한 법질서 확립을 요구한다. 이번 시위대 불상사에 대해 주동자를 색출, 엄단하는 것 역시 엄정한 법질서 확립 차원에서 당연하다.

경찰의 형사부서 근무환경 개선

경찰 조직에서 형사부서 근무가 기피되는 것은 매우 걱정스런 현상이다. 물론 이미 짐작됐던 일로 작금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찰조직이 스스로 이를 혁신과제로 지목해 추진해야할 지경에 이르렀다면 외부의 짐작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지방경찰청이 경찰개혁을 위해 설정한 7대 과제 중 ‘형사부서 기피실태 개선’ 대목은 이런 점에서 사회의 이목을 끈다. ‘경찰의 꽃’이라고 불렸던 ‘형사’ 부서가 이젠 경찰의 3D업종처럼 된 것은 무엇보다 근무환경의 열악성에 기인한다. 범죄의 다발 건수 증가만이 아니고 다양화·지능화로 업무수요는 날로 과중해진데다가 흉포화하여 신상에 위험까지 각오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의 형사부서 근무다. 특히 경기청은 지리적 조건으로 서울 등지의 강력범죄와 연계되는 사건이 많고 전국 주요 범인들의 도피 경로가 되는 수도권의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수사비마저 현실화가 안되어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찰 비리를 차단하는 것은 백번 잘한 것이지만 이 때문에 자비 조달의 길이 막힌 것 또한 부인되기 어렵다. 우선 과중한 업무를 덜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족한 인원을 늘리는 방안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 경기청만은 다른 지방청의 인력배치 기준과 다른 수도권의 특수성을 감안하는 각별한 탄력적 조치가 경찰청 등 중앙에서 취해져야 한다. 형사부서 근무는 공휴일 등 휴일이 보장될 수 없다. 수사중인 사건에 단서가 속행되거나 발견되고 또 현행범을 보면 쉬라고 해도 본능적으로 쉴 수가 없는 것이 형사부서 근무다. 이토록 휴일조차 갖기 어려운 근무에 인정감을 심어 사기를 올려주기 위해서는 경기청이 구상하는 보상금 지급과 승진 여건의 불리 해소 등은 심히 적절하다. 과다한 실적부담을 덜어주고자 하는 자체방안도 검토할만 하다. 그러나 장비개선과 함께 수사비의 현실화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범죄도 시대따라 달라져 예전 범죄같지 않다. 마땅히 업무수요에 맞추어 형사부서 근무 여건도 주저없이 개선되어야 한다. 형사부서 근무는 경찰의 얼굴이며 민생치안의 첨병이다. 경찰조직의 내부는 경찰조직의 일선이라 할 형사부서를 지원하기 위해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이러한 형사부서가 마치 블루칼라로 인식되어 비교적 말썽없고 편한 내부근무를 화이트칼라로 보아 기피당하는 것은 안정적 사회방어를 위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경기지방경찰청의 ‘형사부서 기피실태 개선’ 의지를 높이 평가하면서 필요한 제도적 개선은 중앙에 과감히 건의하는 역동적인 노력이 있기를 당부한다.

골프와 공무원

골프가 좋은 운동인 것은 사실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건강에 많은 도움을 주는 운동인 것이다. 드넓은 초원에서 즐기는 호연지기도 있고, 또 여러 사람이 한데 어울려 친근감을 복돋는 사교의 재미도 일품인 건 틀림이 없다. 이런데도 좋지않게 보는 이유는 딱 두가지다. 그 하나는 골프장 조성자체가 자연파괴라는 점이다. 외국에선 특히 스웨덴 같은 북구에서는 골프장을 우리들처럼 안만든다. 자연상태를 그대로 두고 골프장을 만드는 것이다. 길이 있으면 그대로 놔두고 바위가 있어도 그대로 놔두고 능선이 있으면 또한 그대로 놔둔채 홀을 조성한다. 이 때문에 골프장에 산짐승이 왔다갔다하기도 한다. 마을 사람이 길따라 마음대로 다니기도 한다. 우리네 골프장은 이와 반대다. 산야를 온통 깎고 허물어 가면서 만들고는 인근 사람은 접근도 못하게 한다. 골프장을 만든 뒤에도 잔디에 초맹독성 농약을 뿌려 환경파괴를 일삼는다. 또 하나의 이유는 돈이 많이 드는 점이다. 골프를 치기위해 장비만도 다 갖추려면 수백만원 또는 천만원 돈이 든다. 흔히 골프가 대중화 됐다지만 천만원 채비가 드는 운동을 즐길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골프의 대중화란 그렇게 말하는 그들만의 대중화인 것이다. 돈이 채비에만 많이 드는 것은 아니다. 골프 치러 한번씩 나가려면 현찰보다 수표가 많아야 한다. 10만원짜리 수표 서너장쯤 없애는 것은 약과다. 더 많은 돈이 들기 예사다. 골프장에선 고급승용차를 탄 사람이 아니면 사람 축에도 못낀다. 공무원의 ‘접대골프’ 파문이 있었다. 중앙 부처 국장급 공무원 10여명이 관련 업계에 골프접대를 요구한 사실이 사정 당국에 의해 뒤늦게 밝혀져 징계토록 통보됐다. 비단 이번에 그친 일이 아니고 또 이들 공무원만의 일은 아니다. 부패 공무원이 아니고는 골프를 즐길 수가 없다. 공무원들이 골프를 치지 않아야할 이유는 분명하다. 제 월급 돈으로 가족들 먹이고 아이들 공부시켜 가면서 골프 칠만한 공무원은 절대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임양은 주필

월요칼럼/국보 '三國遺事'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전적(典籍) 문화재인 ‘삼국유사 ’가 지난 4월 10일 국보로 승격, 지정됐을 때 문화재청이 고맙기까지 했다. ‘삼국유사’는 ‘삼국사기(三國史記)’와 쌍벽을 이루는 역사서다. ‘삼국사기’가 삼국시대 및 통일신라시대를 다룬 정사(正史)라면 고승 일연(一然)이 관심을 끈 자료들을 선택적으로 수집, 분류하여 1281년(충렬왕)경에 편찬한 ‘삼국유사’ 는 자유로운 형식의 역사서 또는 야사(野史)라고도 할 수 있겠다. ‘삼국유사’는 한국고대의 역사·지리·문학·종교·언어·민속·사상·미술·고고학 등 총체적인 문화유산의 원천적 보고(寶庫)다. 특히 지금은 전하지 않는 문헌들이 많이 인용됐기에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신화와 설화가 모두 결집돼 있는 ‘삼국유사’는 또한 차자표기(借字表記)로 된 향가, 서기체(誓記體)의 기록, 이두(吏讀)로 된 비문류, 전적에 전하는 지명 및 인명의 표기 등 한국고대어 연구의 귀한 자료가 된다. 이 책이 전해준 우리 민족의 문화 유산 중 최대로 꼽히는 것의 하나는 향가(鄕歌)다. 14수의 향가는 우리나라 고대문학연구의 값진 자료다. 한국 고대미술의 주류인 불교미술연구를 위한 가장 오래된 중요한 문헌이기도 하다. 탑상편의 기사는 탑·불상·사원건축 등에 관한 중요한 자료를 싣고 있다. 고로 역사고고학의 대상이 되는 유물·유적, 특히 불교의 유물·유적을 조사·연구하는 데 기본적인 문헌으로 꼽힌다. 일찍이 육당 최남선은 ‘삼국유사’의 가치에 대하여 “조선의 고대에 관하여 신전(神典)될 것, 예기(禮記)될 것, 신통지(神統志)내지 신화 및 전설집(神話及傳說集)될 것, 민속지(民俗志)될 것, 사회지(社會志)될 것, 고어휘(古語彙)될 것, 성씨록(姓氏錄)될 것, 신앙 특히 불교사 재료일 것, 일사집(逸史集)일 것”으로 규정했다. 한국 고대사의 최고 원천이며, 일대 백과전림(百科典林)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사실 고대사 연구상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와 더불어 가장 귀중한 자료다. 대부분이 옛글(金石文 및 載籍)을 인용한 것이지만, 자신이 답험(踏驗)한 것도 상당수 기록해 놓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건국설화인 단군신화를 처음으로 기록, 후세에 남김으로써 우리 역사를 중국과 대등한 위치로 끌어 올린 것은 획기적인 공이었다. 또 삼국 등의 개국 설화를 실어 놓아 신화학이나 설화문학의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된다. 우리 고대사를 자주적인 입장에서 서술하였다. 국어국문학 특히 시가(詩歌) 연구에도 ‘균여전’ 과 더불어 유일하게 향가를 전해주고 있으며 당시에 쓰이던 언어를 한문으로 표기해 놓은 것이 많아 우리의 고대어 연구에도 더 없이 귀중하다. 우리 문학·사학·철학에 뜻을 둔 사람이 아니더라도 ‘삼국유사’를 읽고 옛것을 상고하여 오늘에 재생산할 거리로 삼아야 마땅하다. ‘삼국유사’는 서울대 규장각이 소장하고 있는데 국보 제306 - (2)호로 등록됐다. ‘삼국유사 ’(5권 2책, 34.2 x 220 cm)는 현재 학계에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는 조선 중종 7년(1512) 경주에서 목판으로 간행된 ‘중종 임신본(中宗 壬信本)’의 하나다. 낙장이 없는 유일한 책이다. 글자 탈락이나 마멸이 적고 인쇄도 선명해 같은 판본 중에서도 인출 시기가 가장 빠른 16세기 전반 전기 인출본으로 판단된다. 일연 선사가 오늘날 살아 계시다면 8·15 이후의 한국 역사를 어떻게 썼을까. ‘삼국유사’를 다시 읽으면서 일연 선사의 생애가 재삼 위대함을 느낀다. 만일 아직 읽지 않았다면 청소년들이 ‘삼국유사’를 꼭 정독했으면 좋겠다. /임병호.논설위원

천자춘추/인간답게 변해야 한다

지금 우리사회가 휘청거리고 있다. 윤리가 실종된 지 오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윤리가 실종 당했다는 것 조차 잊고 산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두들 양심도 수치심도 버리고 사는 것 같다. 아니 어쩌면 거추장스러워 내 팽개쳤는지도 모른다. 그것도 아니면 이 험악한 세상에서 생존하기위해 모든 것에 무감각한 불감증 환자가 되어야 하는 지도 모른다. 거기다가 세상인심이 하루가 다르게 각박해져 인생살이가 어렵고 무섭다고 한다. 대낮에 혼자서 집 보기도 무섭고 나돌아 다니기도 무섭다. 언제 술 취한 정신이상자가 ‘시너’를 들고 지하철을 탈지도 모르고, 타고 가는 버스기사가 마약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린 의붓자식을 꼬집고 때려 험상 궂게 피멍이 들어 퉁퉁 붓게 만든 비정한 의붓 엄마와 함께 사는 세상이다. 그 뿐 아니라 제자가 스승을 폭행하고,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는 세상이 되었다. 어쩌면 이런 현상들은 기성 세대들의 정신적인 규범을 보이기는 커녕 법을 어기고 권력을 휘두르고 출세다 부동산이다 하며 배금주의에 빠져 사회윤리와 준법정신이 매몰된 현실에서 싹튼 자승자박의 세태일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사회는 많이 가진 자와 높이 오른 자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 자기보다 앞에 있는 사람을 제껴내야 살아 남게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있다. 복잡한 일상에서 소모적인 갈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들이다. 이런 사회가 과연 영광된 선진조국이란 말인가. 선진대국이 어떻고 선진과학기술도 좋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성이 아니겠는가.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 인간답게 살기위해 발벗고 나서야 한다. 기만과 위선의 가면을 벗고 선한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의 참회나 고백만으로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이 부도덕하고 사악한 사회를 개혁하지 않고서는 사람답게 사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있는 이 사회는 천국에 가까운 곳도 있고, 지옥에 가까운 곳도 있다. 천국과 지옥을 가르는 열쇠가 손 닿기 힘든 먼 곳에 있지 않고 우리의 마음에 있다는 것에 희망을 갖고, 세상도 변하고 사회도 변하고 사람도 변하지만 우리는 인간답게 변해야 한다. /정복희.경기도 의사회장

독자투고/가정 도우미, 가슴으로 일한다

경기 가정도우미 일에 3년이 다 되어간다. 우연히 어느 아주머니의 소개로 이 일을 처음 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일이 낯설어 잘 해낼 수 있을지, 괜히 다른 사람에게 폐나 끼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며 시작했다. 다행히도 하면 할수록 사람들과 정도 많이 쌓여 갔고, 이웃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은 지천명(知天命)을 넘은 나에게 따뜻함과 감사함을 가슴 깊이 새겨 주었다. 방문 가정에 앞을 보지 못하는 언니뻘의 시각 장애인이 있었다. 집안이 얼마나 깔끔한 지 내가 다 부끄러울 정도였다. 앞을 볼 수 없지만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절반 정도를 살아오며 갖은 풍파를 다 겪었고 그때마다 너무 힘들었는데 이 언니를 진작에 봤으면 어려울때 좀 더 용기를 가질 수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언젠가 시청에서 장애인 체험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지체 장애인처럼 휠체어를 타게 되었다. 생각같아선 앉아서 가니까 편할 거 같았는데 내 다리로 걷는 것 같지 않아 너무 힘이 들었다. 시각 장애인 역할을 한 사람들은 안대를 했는데 휠체어보다 더 불편하다고들 했다. 서비스를 받는 할머니들은 많으신데 모두 내 어머니 같다. 할머니들은 정을 그리워 하시는 분들이라 얼굴만 보아도 좋아하신다. 뼈가 앙상한 할머니를 목욕시킬 때면 3년전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눈물을 짓기도 했다. 살아생전 잘 해드리지 못한 것이 못내 한스러워 할머니들을 어머니처럼 생각하면서 어머니께 못다한 효도까지 다 해드리려고 한다. 가정도우미로 활동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외롭고 어렵게 살아가는 어르신들이 마냥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바라볼 때 모든 괴로움은 봄 눈 녹듯 사라지곤 했다. 인생의 황혼기가 아니라 정오쯤에서 이러한 삶의 깊이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다행스럽다. 오늘도 미소지으며 반갑게 맞아주시는 어르신들이 나를 설레게 한다./오정임·부천시 경기 가정도우미

5월 19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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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종교가 설치는 이유

연천에서 발생한 어느 사이비 종교단체의 살인사건은 참으로 황당하지만 이 또한 엄연한 사회 현실이다. 신도의 신심이 부족하다며 몰매를 때려 죽였는가하면, 시신에 가당치 않은 생명수란 것을 뿌려 살려낸다며 보관해온 상식밖의 만행은 종교라 할 수가 없다. 이에 좀 아쉬운 것은 연천군 당국의 처사다. 이른바 성전을 짓는다며 건축허가는 물론이고 농지전용조차 받지 않은 채 농지 6천㎡를 훼손하고 건평 280㎡ 규모의 건축공사를 벌인지가 약 10개월째다. 군 당국은 이에 고발 조치를 취하긴 했으나 대집행 등 좀 더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했던들 시체를 4구나 발견하기에 이른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만일 내부 고발이 없었다면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를 정도로 이들은 적막강산의 이방지대 속에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 사이비 종교단체의 사법처리에 나선 당국은 간부급 4명을 구속했으나 또 어떤 범행이 숨겨져 있는지 모르는 만큼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다. 종교의 자유는 당연히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세금까지 면제하는 참다운 의미에서의 종교의 자유를 왜곡하여 발호하는 것이 대체로 사이비 종교다. 또 사이비 종교는 독창적 사기집단도 없지 않지만 대개는 어느 기성 종파의 새로운 아류를 자칭하기가 일쑤다. 그리하여 고단한 사회상을 틈타 혹세무민을 일삼기가 예사다. 종교적 이단보다 더 사악한 이런 집단은 이단이기보다는 사이비 종교의 사기 집단인 것이다. 연천에서처럼 살인까지는 안했다손 치더라도 또다른 혹세무민의 사이비 종교단체가 없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방어 차원의 사이비 종교 단속은 종교 억압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참다운 종교 활동의 신장을 돕는다. 이런데도 종교 억압으로 비출것을 우려한 당국의 관심 이완을 틈타 사이비 종교단체가 독버섯처럼 돋아나는 것이다. 생각하면 이에 현혹되는 신도 아닌 신도들 역시 책임이 없다할 수 없다. 종교적 교리가 아닌 비종교적 감언이설에 현혹되는 우매함은 개인 뿐만이 아니고 가정까지 망치는 사례가 숱하다. 연천에서 발생한 사이비종교단체의 범행이 뒤늦게나마 적발된 것은 사회에 울리는 경종으로 보아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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