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세훈 시장發 ‘3호선 꿈 백지화’/성남 ‘경전철 차선책’도 준비한다

3호선 연장을 고대하던 수원·용인·성남시민에게 안 좋은 소식이다. 서울시가 밝힌 수서차량기지 이전 계획 철회 시사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3일 직접 밝힌 구상이다. 수서차량기지를 경기 남부지역으로 옮기기로 한 계획을 바꾸겠다고 했다. 대신 기지 주변을 입체적으로 복합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민에게는 도시 기능 강화를 위한 희소식일 수 있다. 하지만 기지 이전을 전제로 가져 왔던 경기도 지역의 기대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3호선 연장 기대는 고 박원순 시장 시절인 2019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박 시장이 현재 수서차량기지 주변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차량기지를 서울 외곽으로 옮기는 것을 전제로 한 구상이었다. 이에 성남·용인·수원시 3개 지역이 3호선 연장의 계획을 세우게 됐다. 2020년 2월에는 경기도와 3개 시가 협약식을 갖고 관련 사업 추진에 나섰다. 고등지구(성남)에서 판교, 용인, 수원으로 이어지는 구간에 전철을 연장하는 내용이다. 관건은 대체 차량기지 확보였다. 초기에는 용인시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현 용서고속도로의 극심한 체증이 시급한 지역 현안이었다. 수지구 일대 일부 지역을 대체 차량기지로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워낙 광대한 부지가 필요한 탓에 적지를 찾지 못했다. 대체 부지는 최소한 20만8천264㎡였고, 여기에 10만㎡가 더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결국 30만8천여㎡를 확보해야 하는데 마땅한 부지를 찾지 못했다. 부지 확보 시도는 중단됐다. 최근에는 수원의 일부 지역이 물망에 오르기도 했지만 이 역시 진전되지 못했다. 또 다른 원인인 차량기지에 대한 주민의 거부감 때문이다. ‘비행장 피해에 이은 차량기지 피해’다. 이런 가운데 불거진 오세훈 시장의 차량기지 이전 백지화 발표다. 3호선 연장의 가장 큰 전제였던 기지 이전이 흔들린 셈이다. 안 그래도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서울교통공사다. 부지 이전에 따른 개발 이익이 없는 상태에서 3호선 연장에 나설 이유가 없어졌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3호선 연장이 필요했던 현실적인 이유는 교통 체증이다. 용서고속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이른바 용서라인의 출퇴근 시간 체증이 최악이다. 3호선 연장은 가장 확실한 해법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었다. 기존에 추진되던 체증 해소 구상이 이를 믿고 중단된 지역도 있다. 3호선 연장이 백지화 내지 중단된 만큼 대체 방도를 강구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이는 3개 지역에 공통적으로 떨어진 현안이기도 하다. 성남시의 경전철 대체 방안은 그런 면에서 주목된다. 3호선 연장 추진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는 정책적 준비다. 시 관계자는 “경전철로 진행하면 기존 계획보다 사업비나 차량기지 면적이 줄어들 것”이라며 “관련 지자체와 협의해 전철 연장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용인시도 경전철을 3호선 대체안으로 언급한 바 있다. 예상 노선 등에서는 두 시간의 차이가 있지만 경전철을 매개로 함께 대안을 풀어갈 여지는 충분하다.

[사설] 지역경제 활성화 위해 도시개발법 재개정 시급하다

‘대장동 사태’ 이후 경기지역 민관 합동 도시개발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도시개발사업에 참여한 민간사업자의 이익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어 대장동 사태가 빚어졌다고 여겨 ‘도시개발법’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22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개정 도시개발법은 민간 개발이익 환수 강화, 민관 합동 도시개발사업 전반의 공공성 강화를 골자로 한다. 민간의 개발이윤율을 총 사업비의 10% 이내로 낮췄고, 사업의 절차와 방법도 세부적으로 규정했다. ‘제2의 대장동 사태’를 막자는 취지인데, 그 여파로 도시개발이 모두 중단돼 민간사업자와 지자체 모두 피해를 보고 있다.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민관 합동 도시개발사업은 통상 ‘사업자 공모→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계약 체결·특수목적법인(SPC) 설립→도시개발구역 지정’ 순으로 진행된다. 개정법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거나 지자체와 특수목적법인까지 설립했어도 법 시행일(6월22일)까지 도시개발구역이 지정되지 않았다면 첫 단계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이로 인해 도내 지역 도시공사들이 민간과 함께 추진하다 중단한 사업이 12건에 달한다. 총 사업비가 13조원에 육박한다. 지역현안 개발사업 추진을 기대하던 지역사회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안양 박달스마트밸리’ 사업이 추진되던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은 사업 지연에 쓰레기적환장 등 기피시설이 떠나갈 명분이 사라졌다. 김포시 사우종합운동장부지 도시개발사업도 중단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오산운암뜰 AI시티’ 사업은 지자체와 민간사업자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까지 설립했는데 멈춰 서 주민들이 국회에 청원서를 냈다. 중단된 민관 합동 도시개발사업을 정상 추진하기 위해 도내 23개 도시공사가 모인 경기도도시공사협의회가 공동대응에 나섰다. 국토부 등에 일부 과도한 규제 등을 지적하며 도시개발법 하위법령 수정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제출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답변이 없는 상태다. 사업 진행을 하던 도시공사들은 우선협상대상자나 민간사업자로부터 법적 소송이 제기될까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개정 도시개발법에서 개정 전 도시개발법에 근거해 정상 추진하던 사업들까지 멈추게 한 것은 문제가 많다. 공공성을 높인다는 취지지만 사업 차질과 지역경제 타격, 민관 법적공방 등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 지난 9월 더불어민주당 김민철 의원(의정부을)이 재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 도시개발법 시행 전 규정에 따라 선정된 민간 사업자(우선협상대상자 포함)에겐 개정법 적용을 3년 미뤄주는 내용이다. ‘유예기간’을 두는 재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원활한 주택공급과 함께 지역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국회가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

[사설] 군소음 보상 형평성 논란, 경계지 기준 조정 필요하다

군공항 소음 피해로 인한 보상 기준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비슷한 소음 피해를 겪는 아파트라도 보상 기준이 되는 소음등고선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없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소음으로 고통을 겪고 있지만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하는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 국방부는 2020년 5월부터 경기도내 수원·성남·화성시 등 군공항 인근 지역의 소음 영향도를 조사했다. 그리고 2020년 11월 시행된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군소음보상법)’에 따라 소음대책지역 주민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매년 시민들이 개별 소송을 해야 보상을 받았으나, 군소음보상법으로 지자체에 신청해 보상금을 받고 있다. 수원특례시의 경우 공군 제10전투비행단과 인접한 권선구 탑동 등 1천454만㎡가 보상을 받는 소음대책지역이다. 이 지역은 올해 1·2월 신청 절차를 거쳐 지난 5월 5만1천673명에게 140억5천여만원의 보상금 지급이 결정됐다. 보상금은 1종구역(95웨클 이상) 월 6만원, 2종구역(90~94웨클) 월 4만5천원, 3종구역(85~89웨클) 월 3만원 등이다. 보상의 최소 기준인 85웨클은 옆 사람과 대화하기 어려운 수준의 소음이다. 문제는 피해 보상이 소음등고선의 건축물 기준이라 같은 아파트 주민이어도 보상을 못 받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수원의 경우 세류동 미영아파트(총 9개동 중 1개동 제외) 등 7개 단지(80개동 중 40개동 제외)가 여기에 해당한다. 수원시는 개선 의견을 여러 차례 국방부에 전달했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대구 동구을)은 보상 기준을 건축물이 아닌 도로 등 지형·지물로 바꾸는 내용의 군소음보상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국회에서 논의가 안 됐다. 그동안 논의를 미뤄 왔던 국회 국방위원회가 최근 ‘군소음피해 보상과 관련해 경계지 기준의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1월 이후 국민신문고와 지자체를 통해 접수된 민원이 425건에 달하는 등 보상 경계 조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군소음 피해와 유사한 성격의 공항소음 주민 보상은 도시지역의 경우 경계에 걸친 건물의 연접한 지번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군소음보상법은 도시·비도시지역 구분 없이 ‘건축물 기준으로 경계에 걸친 경우’만 인정해 많은 주민이 보상을 못 받고 있다. 국방부는 수십년간 고통과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억울한 일이 없게, 주민 간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음보상지역 경계지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국회도 법 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

[사설] 늘어나는 노인 교통 사고, 관심 더 갖자

경기도의 노인 비율이 늘고 있다. 2019년 12.5%(165만1천341명), 지난해 13.9%(188만1천464명)다.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데 따른 전국적인 현상이다. 안타까운 것은 노인들의 교통사고 사상자가 이 증가폭을 훨씬 웃돌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도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노인 보행자 수는 지난 2019년 136명에서 지난해 180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부상자는 2019년 2천168명에서 지난해 8천116명으로 크게 늘었다. 증가 비율이 무려 4배에 가깝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는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경기남부경찰청 관내 통계를 보면 2019년 434명에서 지난해 372명으로 줄었다. 2012년 739명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특히 보행자 사망자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9년 182명에서 지난해에 135명으로 줄었다. 눈에 띄게 개선됐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고령자 비율을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2019년 43.4%에서 지난해 43.7%로 여전히 압도적인 수치다. 노인들이 위험하다. 그래서 경기도가 31개 시·군을 상대로 ‘노인보호구역 개선사업’을 펴고 있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노인의 통행량이 많은 곳을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사업이다. 구역 내 차량의 주·정차를 금지하고 시속 30㎞ 이내로 운행하도록 규제한다. 사업에 소요되는 예산의 절반을 경기도가 지원해 준다. 그런데 이 사업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시군이 꽤 된다. 남양주·평택·안산·안양·하남·광주·광명·의왕시 등이 3년간 사업에 참여하지 않거나 외면했다. 공교롭게도 해당 지자체 상당수가 노인 교통사고로 인한 사상자가 많은 곳이다. 남양주시는 지난 3년간 25명의 노인이 교통사고로 숨졌고 601명이 다쳤다. 사망자 수는 2019년 31개 시·군 중 네 번째(12명)로 많았고, 2020년엔 세 번째(6명)로 많았다. 평택시 역시 지난 3년 간 27명의 노인이 숨지고 643명이 다쳤다. 사망자 수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1개 시·군 가운데 3~4번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도 노인보호구역 신규 지정은 적다. 이들 시·군이 노인의 보행 안전을 외면한다고 단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노인의 안전을 위한 나름의 행정을 펴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안전하게 걸어 다닐 권리’가 기본 중의 기본인임을 감안할 때 이에 대한 보다 가시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가평군과 양주시는 노인 보행자 사망자 및 부상자가 가장 적다. 그럼에도 지난해만 25곳, 22곳의 노인보호구역을 각각 지정했다. 용인시는 곧 뜯어낼 도로 위에까지 노인보호구역을 설치하기도 한다. 경기남부경찰청이 지난 6월에 낸 보고서에 이런 부분이 있다. ‘고령자는 위험인지 및 반응·회피능력 저하로 사고 위험이 대단히 높다.’ 다른 연령층보다 그만큼의 보호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세밀하고 적극적인 맞춤형 행정이 모든 지역에서 필요하다.

[사설] 道 산하기관장 2023년에 임명하려나/도의회 파행, 이번엔 청문회 파행으로

‘내정된 대표’만 있고 ‘취임한 대표’는 없는 산하기관이 쌓여간다. 경기관광공사, 경기연구원, 경기일자리재단,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경기도사회서비스원, 경기복지재단, 경기도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다. 어느 곳 하나 도민 삶과 직결되지 않은 곳이 없다. 대표가 있어야 경기도와 업무 공조를 할 수 있다. 관광, 연구, 일자리, 상권, 서비스, 복지를 풀어갈 설계, 지침, 예산 등이 돌아간다. 이렇게 중요한 자리들이 곳곳에 비어 있다. 사람은 정했는데 임명되지 못한다. 공석 기간이 짧게는 몇 달, 길게는 1년을 넘는다. 내정을 서둘렀던 이유가 그래서다. 이런 노력들이 도의회 앞에서 멈췄다. 도가 인사청문 보고서도 보내지 못하고 있다. 추경안 심사 파행이 앞을 꽉 막고 있다. 도정과 교육 현장이 아우성이다. 도정의 각종 민생 사업들은 중단 위기고, 교육청의 학교 신축과 급식은 간당간당한다. 여기에 도·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까지 시작됐다. ‘11월로 넘어가면 기관장 인사가 해를 넘길 수 있다’던 우려가 현실이 돼 가는 중이다. 청문회를 발목 잡는 직접적인 요인이 있다. 도의회가 던진 몇 가지 선결 조건이다. 그 하나가 청문회 대상 기관 확대다. 현재 20개인 대상을 26개 전 산하기관으로 넓히자고 요구한다. 다른 하나는 인사청문회 기간 연장이다. 현재 하루인 청문을 이틀로 늘리자고 한다. 또 다른 하나는 청문보고서 채택 기간을 10일에서 20일로 늘리자는 요구다. 도 집행부로서는 청문 연장, 보고서 연장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하지만 무엇보다 비현실적인 것은 대상 기관 확대다. 산하기관 인사청문회는 민선 6기 남경필 지사 때 처음 도입됐다. 적격 결정권은 없고, 대상 기관도 일부였다. 그후 대상과 강제성이 점차 확대됐다. 김동연 지사 들어서는 대상 기관을 15개에서 20개로 확 넓혔다. 도 출자·출연 기관을 모두 포함시켰다. 그럼에도 대상이 안 되는 곳에는 이유가 있다. 대표 결정 구조가 이사회 등 독자적으로 규정된 기관들이 있다. 근거 규정 등을 바꿔야 한다. 예산이나 규모가 청문회 대상으로 삼기에 작은 곳도 있다. 애초에 논쟁거리가 아니다. 경기도 책임도 있긴 하다. 풀어가야 할 일방이다. 도의회 전체 책임도 있다. 중론을 모아가야 할 집단이다. 도의회 민주당 책임도 있다. 열린 자세로 국민의힘을 품고 가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책임보다 위가 국민의힘이다. 개원 이래 파행의 중심이었다. 새삼 열거하기에도 벅차다. 볼썽사나운 당내 갈등까지 계속됐다. 오죽하면 ‘국민의힘은 대화할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오겠나. 도민이 준 ‘황금분할’을 끝없는 ‘갈등 분할’로 전락시킨 책임이 크다. 지방 자치의 꽃은 지방의회다. 지방의회 역할은 커져야 한다. 의회 사무처 인사권 이양을 우리가 환영했던 이유도 그래서다. 올 2월 사무처 직원 인사권이 도의회로 왔다. 최근에는 의회 사무처장 인사권까지 도의회로 왔다. 이쯤이면 더 성숙한 의회상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 추상 같은 견제와 합리적인 대안을 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게 없다. 그저 도의원의 위력만을 과시하고 있다. 그런 위력 과시라면 이미 충분히 발휘되고도 남았다. 추경안 깔고 앉아 도정 마비시키고, 교육 휘청이게 하고, 산하기관까지 ‘빈집’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사설] 돌봄교실 확대해 맞벌이 부부 걱정 덜어줘야

맞벌이 부부들의 가장 어려운 문제는 자녀들의 교육 문제이다. 특히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맞벌이 부부들은 방과 후 돌봄교실로 자녀를 보내야 하는데, 이들 돌봄교실이 부족해 자녀 교육 문제로 육아휴직을 걱정해야 되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교육당국과 지자체에 해결책을 촉구하고 있다. 돌봄교실의 부족 현상은 수원특례시, 화성시와 같은 인구밀집지역에서 특히 문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에 의하면 현재 지역 내 초등학교 1·2학년 대상의 돌봄교실은 2천980곳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40곳이 증가한 것이지만, 아직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연평균 5천명 정도의 초등학생이 돌봄교실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돌봄교실에 가지 못하는 맞벌이 부부들은 걱정이 태산같다. 교육부의 돌봄교실 수용 인원 자료에 보면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는 6만9천759명이 신청했으나, 7천264명이, 금년에는 6만9천560명이 신청, 3천784명이 탈락했다. 이런 경기도의 돌봄교실 부족현상과는 달리 인천시교육청은 신청 학생 수보다 돌봄교실 수용률이 넘어서고 있어 경기도 학부모들의 불만은 더욱 크다. 임태희 도교육감이 교육감후보 시절은 물론 당선 후에도 가장 강조한 정책 중 하나가 돌봄교실의 해소다. 후보 시절 임 교육감은 “경기도교육감이 되면 가장 강조할 것은 돌봄입니다”라고 했을 정도로 책임돌봄을 강조했다. 특히 임 교육감은 맞벌이 부부의 돌봄 해소를 위해 ‘언제나 돌봄 거점센터 구축,’ ‘초등 돌봄운영 시간 확대,’ ‘돌봄행정 업무 일원화 및 간소화’ 등의 정책을 통해 임태희표 ‘책임돌봄’을 자신했다. 임 교육감은 오후 8시까지 돌봄 시간을 확대하고, 교육지원청 내 (가칭)학교지원센터 기능을 확대해 모든 돌봄서비스를 유연하게 시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임 교육감이 취임한 지 불과 4개월 정도 지난 현재까지의 돌봄교실 정책과 운영실태를 가지고 공약이행 여부를 따지는 것은 시간상의 문제가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돌봄 희망자 100% 수용을 위해 지자체와 돌봄 관련 조례 제정, 공간·예산·인력 지원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초등돌봄교실을 증설하고, 돌봄 거점화, 지역 돌봄서비스를 연계한다는 임 교육감의 구상 등이 내년 정책과 예산에는 반드시 반영, 실시되기를 기대한다. 돌봄교실의 확대는 단순히 맞벌이 부부에게 한정된 문제만은 아니다. 이는 정부의 저출산 해소 정책과도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젊은 부부들이 자녀의 교육 문제가 가장 힘들다고 하고, 이 중에는 돌봄교실 문제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자체와는 물론 중앙정부와도 긴밀하게 협력해 돌봄교실 부족 문제를 해결해 학부모들의 걱정을 덜어 주기 바란다.

[사설] 국민의힘의 책임 큰 도의회 늑장 처리/같은 보수 교육감마저 걱정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추경예산안 처리가 또 불발했다. 이번엔 김동연 지사의 핵심 사업 이견이다. 수도권광역 급행철도(GTX) 플러스 기본구상 용역 12억원과 사회적경제원 설립 준비 3억8천500만원, 예술인 기회소득 정책연구용역 5천만원 등이다. 본예산도 아닌 연구 용역 예산이다. 사업 자체를 동의하지 않는다는 국민의힘의 방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예산안조정소위원회가 지난 9일 계수 조정 작업을 했지만 결론을 못 냈고, 본회의는 무산됐다. 잘될 줄 알았다. 앞서 6일과 7일 양당 대표가 추경안 심의 재개를 위해 전격 회동했다. 급물살을 타는 듯 보였지만 지난 8일 제동이 걸렸다. 비공개인 추경안 처리 일정을 알리는 출처 불명의 문자메시지가 도의회 내부에 돌면서다. 다시 지난 9일 추경안 심의가 재개되면서 추경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였다. 또 불발된 것이다. 추경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양당이 합의만 하면 곧바로 열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향후 일정을 전망하기 어렵다. 도의회 파행이 가져오는 도정 파국은 누차 제기된 바 있다. 도의회와 도집행부가 직결되는 데 따른 당연한 우려다. 하지만 이 못지않게 긴박한 피해가 있었다. 바로 경기도 교육 행정의 파국이다. 당장 내년에 개교해야 할 학교 6곳 공사가 중단되게 생겼다. 수원 망포2초, 평택 고덕3중, 평택 동삭중, 광주 능평초, 광주 태전중, 하남 감일1중이다. 이들 학교에 줘야 할 올해 공사비 214억원이 붕 떠 있다. 공사비 분납까지 생각했으니 이는 불법이다. 직접 피해를 보게 될 학생만 3천185명이다. 궁여지책으로 생각하는 게 인근 학교로의 분산 배치다. 기본적으로 주변 학교가 학생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추진되는 게 학교 신설이다. 과밀학급으로 인한 피해가 자칫 인근 학교에까지 번질 수 있다. 걱정은 또 있다. 아이들의 먹거리, 학교급식이다. 물가가 폭등하면서 급식비용 부담이 커졌다. 교육청은 일단 학교 운영비로 급식비를 충당시켜 왔다. 추경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이 편법도 한계에 도달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기자간담회에서 메시지를 전했다. “추경이 안 되면 정말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조속하게 추경안이 처리돼야 한다.” 당도 진영도 떠난 교육 현장의 목소리 그대로다. 경기도의회 추경안 처리 파행이 예산에 대한 이견 때문이라면 이해된다. 도지사의 역점 사업에 대한 견제도 정치적 판단이니 뭐라 할 것 아니다. 그러나 이번 장기 파행의 기본 출발과 요인은 다른 데 있다. ‘일방 보고’니 ‘문자 유포’니 하며 신경전으로 일관해온 단순 힘겨루기다. 그런 명분 없는 갈등이 도정을 발목 잡았고, 이제 학생들을 위한 교육 행정까지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이건 당리(黨利)나 당략(黨略)도 없는 그냥 싸움을 위한 싸움이다. 애들이 굶을 판이고, 학교 못 갈 판이라는데. 같은 보수 진영인 임태희 교육감이 거짓말하겠나.

[사설] 코로나19 재유행 양상, 고위험군 백신접종 서둘러야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날이 추워지면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부터 신규 확진자가 6만명을 넘어섰다. 방역당국은 겨울 재유행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 하루 최대 20만명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올해는 인플루엔자(독감)는 물론 각종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멀티데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오미크론 변이에 걸린 적이 있다고 안심하면 안 된다. 기존 접종했던 코로나19 백신의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진다. 코로나19 확진자도 6개월 정도 지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언제든지 다시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 현재의 코로나19는 델타·오미크론 등 여러 변이를 거치면서 새로운 바이러스가 됐다. 방역당국은 원형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오미크론 변이(BA.1)까지 반영해 업데이트한 백신의 추가 접종을 권유하고 있다. 최근 백신은 알파·델타·오미크론 등을 포함한 여러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에 광범위한 예방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되면서 코로나19에 대해 많이 무뎌졌다. 그동안 누적된 피로와 방역조치 완화로 경각심이 떨어졌다. 많은 분야에서 일상 복귀가 이뤄졌지만 코로나19는 계속 진행 중이다. 다시 기승을 부리는 추세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눈에 띄는 변이가 없더라도 겨울 신종 코로나19 재유행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겨울철엔 인체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지고, 바이러스는 상대적으로 더 많이 창궐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7차 본격 유행을 앞두고 고위험군이 접종해야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접종률은 상당히 저조한 상황이다. 재유행에 대비해 업데이트된 백신을 접종해 약해진 면역체계를 다시 활성화해야 한다. 백신 접종 후 방어 항체가 형성되는 데 2주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라도 빨리 부스터샷 접종을 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계속 변하는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백신은 없다. 현재로선 감염 예방보다 중요한 것이 중증도 완화다. 중증도를 낮추면 코로나에 감염된다 해도 가볍게 앓고 지나간다. 특히 고령층이나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면 코로나 감염으로 중증 진행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스터샷 접종으로 위험을 낮춰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예방 접종에 적극 나설 수 있게 설득하고 안내해야 한다. 전체적인 유행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예방접종만한 것이 없다.

[사설] 도민 충격 경악케 한 道공무원 마약사범/호주 구금돼 무단결근 한 달, 경기도는

어처구니 없다. 충격도 이런 충격이 없다. 경기도청 공무원이 마약 사범이었다. 그것도 중간 간부직이라 할 7급 공무원이다. 이 기가 막힐 일이 터진 곳은 호주다. 시드니 공항에서 10월8일 국경수비대에 체포됐다. 책과 가방 속에 코카인 2.5㎏을 밀반입하려고 했다. 한화 약 7억원 상당의 코카인이다. 시드니 영사관이 4일 경기도에 통보해 왔다. 경기도는 즉시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호주는 마약 사범에 대한 처벌이 엄한 나라다. 최대 종신형까지 선고 받을 수 있다. 적발된 코카인은 코카나무의 이파리로 만든 마약이다. 강한 각성 효과와 중독성을 갖고 있다. 한번 주입하면 15분에서 30분 정도 효과가 지속된다. 지속 시간이 대단히 짧은 편이다. 중독성이 강해 계속 찾게 되고, 효과 지속이 짧아 대량으로 거래하게 된다. 이 점 때문에 ‘돈이 되는 마약’의 대표적인 거래 물품이다. 해당 공무원의 행위가 상습 거래의 일단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구체적인 범죄 사실은 향후 호주 당국의 추가 발표를 있어야 확정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약 청정국이란 평가가 우리나라에서 사라진 건 오래다. 일상 깊숙이 침투해 있음이 개개 사건 때마다 확인되고 있다. 경기도청 소속 공무원은 2천명을 훨씬 넘는다. 개인적 범죄까지 도 전체 책임을 묻는 것은 과하다. 하지만 해당 공무원의 체포 이후 행적과 관련된 근태 행정이 석연찮다. 현지에서 체포된 것이 10월8일이었다. 현지 영사관이 경기도에 통보한 것이 11월 4일이다. 직위해제는 그 직후에야 이뤄졌다. 이 과정에 대한 도 관계자의 설명이 이렇다. “A씨가 휴가를 낸 뒤 복귀하지 않아 결근 처리를 해왔고 대략적인 내용은 파악했는데 최근 시드니 영사관에서 경기도에 관련 공문을 보내 왔다.” 두루뭉술해서 도무지 맥락을 알 수가 없다. 휴가를 며칠 짜리를 냈는지, 결근 처리는 언제부터 했는지, 이런 결근 상황이 정당하게 보고됐는지가 다 의문이다. 내용을 파악했다는 설명도 그렇다. 영사관 통보가 온 4일 이전에 알았다는 건지, 그때 알았다는 건지, 가족 등을 상대로 사태 파악을 해봤다는 건지 명확한 게 하나도 없다. 난데 없이 쓰게 된 ‘마약 경기도’ 오명이다. 밝혔듯이 개인의 일탈 범죄를 경기도 전체로 몰고 가선 안 된다. 하지만 소속 공무원이 호주에 구금돼 있던 한 달간, 경기도 근태 행정은 어땠는지는 분명히 확인하고 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원칙과 규정에 어긋난 처리가 있었다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처벌해야 한다. 도대체 근태 행정이 어떻길래 현직 경기도 공무원이 일본 호주를 오가며 마약 운반을 하다가 체포를 당하나. 오늘 ‘경기도’를 치면 뜨는 연관 검색어는 ‘경기도청 마약’이다. 이 무슨 망신인가.

[사설] 사라져가는 근대문화유산, 보존·활용 방안 마련해야

수원시 팔달구 교동에 100여년 된 옛 ‘부국원(富國園)’이 있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지어진 2층 콘크리트 건물이다. 당시 유행하던 신고전주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는 건물로 삼각형의 아치형 박공지붕 등 독특한 외관이 멋스럽다. 건물은 종자와 비료 같은 물품을 판매하던 ‘주식회사 부국원’이 사용하던 것으로, 식민지시대 일제의 농업 침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다. 부국원 건물은 광복 후 법원, 교육청, 수원예총 등이 사용하다 개인에게 팔려 병원과 인쇄소로 운영됐고, 개발로 2015년 철거 위기에 놓였다. 그러자 시민사회단체 등이 일제강점기 수원 역사가 담긴 건물을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수원시가 매입했고, 2017년 등록문화재 제698호로 지정됐다. 수원시는 옛 부국원 건물을 근대역사문화 전시관으로 재탄생 시켰다. 부국원은 철거될 뻔한 근대문화유산을 지자체와 시민이 지켜낸 모범 사례다. 하지만 경기도내 상당수 근대문화유산은 무관심 속에 훼손·방치되고 있다.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탓에 각종 개발로 가치있는 근대문화유산이 사라졌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근대문화유산은 정확한 통계도 없다. 일부 지자체에선 나름대로 관리를 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이 더 많다. 파주시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될 만한 가치를 지닌 근대문화유산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미래유산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그리고 임진강 철교, 교하초교, 금촌통일시장 등 8곳을 파주미래유산으로 선정했다. 미래유산은 지역사적으로 주민들에게 유의미한 사건, 인물, 이야기 등이 담긴 유·무형 자산이 대상이다. 미래에 문화재로 등재할 수 있는 문화유산의 가치를 보존하고 지역민의 집단기억과 감성을 보존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지자체가 선정하는 미래유산은 등록문화재와 달리 법적 구속력이 없어 소유주 등에 의한 멸실, 훼손 우려 등이 있다. 비지정문화재는 경기도에서 관리하지 않는다. 각 시·군에서 관심을 갖지 않으면 의미있는 건물이나 흔적 등이 그냥 사라질 수 있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미래유산과 비지정문화재도 문화재와 마찬가지로 법적 테두리 안에서 관리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6·25전쟁 이후 근대문화유산은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학술적·사료적 가치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주민의 삶에 영향을 미쳤거나 지역사적으로 의미있는 문화유산은 보존해야 하는데 현황조차 파악하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근대문화유산 보존·활용 방안을 고민하는 사이 건축물 등이 사라져가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지자체별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시민사회단체와 문화유산의 보존 가치를 인식하고 협력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