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근 의정부시장의 인사가 공직사회에 화제다. 시 자치행정국장에 여성 공무원을 선택했다고 해서다. 김희정 흥선권역국장을 자치행정국장에 보임했다. 당초 하마평에 시의회 A국장을 비롯해 본청에 B, C국장이 있었다. 모두 남성이었는데 김 시장은 여성인 김 국장을 선택했다. 자치행정국장은 시청 내 인사, 예산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이다. 공식적인 서열도 시장, 부시장에 이어 세 번째다. 14명의 지방서기관, 국장급의 최고 선임이다. 의정부시에서 자치행정국장(舊총무국장)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처음이다. 김 국장의 개인적 역량에 대해서는 청내에서도 이견이 없다. 전산직 7급으로 출발해 정보통신, 회계, 기획예산과장을 거쳤다. 지난 2020년 7월에 지방서기관으로 승진해 호원권역, 흥선권역국장으로 재임했다. 공정한 업무 처리로 정평이 있다. 행정가 김동근 시장의 인사철학을 뒷받침할 적임자란 내부 평가도 많다. 그럼에도 그의 발탁이 주목되는 것은 여성이라서다. 경기도청 5급 이상 공직자 중 여성은 20% 중반이다. 이 비율은 ‘민선 7기’ 이재명 지사 시절 만들어졌다. 이 지사 재임 중 5급 승진 여성 비율이 34.2%에 달했다. 전임 남경필 지사의 민선 6기 21.7%를 훨씬 뛰어 넘는다. 불과 십여년 전, 도의회 속기록에 남아 있는 한 여성 도의원의 발언이 흥미롭다. 2010년 11월, 유미경 도의원은 “(경기도) 5급 이상 공직자는 총 485명 중 여성은 32명으로 6.5%에 불과하다”며 분노를 표하고 있다. 이제 그런 상황은 아니다. 다만 문제는 보직이다. 산술적 공정은 됐는데 실질적 공정은 안됐다. 이른바 ‘힘 있는 보직’, ‘비중 있는 보직’은 여전히 남성이 많다. 그 대표적인 자리가 일선 시군의 인사국장-자치행정국장-이다. 이번 김 시장의 여성 자치행정국장 임명은 그래서 의미가 크다. 남성 위주의 구도가 여전한 공직 사회에서 여성 인사국장 선택이다. 결국 김 시장의 의지 없이는 설명될 수 없다. 그의 의지를 높이 사고, 실천을 평가한다. 중요한 것은 의지와 목표다. 살폈듯이, 경기도의 5급 이상 여성비율은 민선 7기에 높아졌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게 아니다. 이재명 지사 스스로 여성 고위직 비율을 목표로 정했다. ‘2022년까지 관리직 여성공무원 비율을 20%로 늘리겠다’고 공약으로 발표했다. 명확한 목표를 그렇게 공개했기 때문에 4년 만에 결과를 만든 것이다. 의정부 김동근시장의 이번 인사도 여성 공직 사회의 ‘핵심 중책 유리천장’을 깨는 모두의 본(本)이 됐으면 좋겠다.
사설
경기일보
2022-07-07 1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