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소산업, 경기도 과감한 투자·지원 필요하다

세계 각국이 수소경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일본을 비롯해 세계 최대 수소 생산국인 중국 등은 수소산업에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한국도 수소 생태계 확대를 위해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는 올해 신규 연구개발(R&D)에 442억원을 비롯해 1천718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천60억원보다 62.1% 증가한 것이지만 수소산업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미흡한 수준이다. 수소산업은 중요한 미래 먹거리지만 우리 수소산업 구조는 취약하다. 기술경쟁력도 미흡하다. 경기지역의 수소기업들도 많은 어려움에 부딪혀 있다. 각종 규제와 인력난, 자금 부족 등에 시달리고 있다. 수소시장이 초기 단계라 부품 개발 과정이 길어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여기에 시장 개척도 쉽지 않아 자금 확보가 여의치 않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경기·인천지역의 수소경제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전국의 28.8%에 해당하는 수소 연관 기업이 경기도에 소재한다. 4분의 1 넘는 기업이 있으나 규모는 영세하다. 종업원 수 1~9인 기업이 50.8%나 되고, 10~49인 이하 기업이 37.0%에 달한다. 기업 규모가 작다 보니 어려움이 더 많다. 수소경제위원회의 수소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 방안(2020년 7월)을 보면, 수소기업들은 자금 지원(42.8%), 기술 지원(15.9%), 전문 인력(15.2%), 인프라(11.7%), 판로 개척(5.4%), 규제 완화(2.9%) 등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이런 애로사항으로 도내 수소기업도 입지적 강점과 높은 성장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소산업은 크게 생산, 저장, 운송, 충전, 활용 등 5개 단계로 나뉜다. 경기지역은 수소차, 연료전지 발전 등과 연관된 ‘활용’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상태다. 생산 단계에선 부생수소 생산이 상용화 단계에 근접했지만 추출수소 및 수전해수소 생산 등 핵심 원천기술과 상용화 실증 경험이 부족하다. 저장의 경우 ‘고압기체 저장운송’은 가능하나 장거리·대용량 운송에 필요한 액화·액상기술은 아직 개발 단계다. 수소산업 관련 법적·제도적 기반이 경쟁국에 못 미치고 각종 인프라도 부족하다. 정부는 과감한 지원으로 핵심기술 개발과 수소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세제 혜택이나 규제 개선도 필요하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경기도의 중장기 정책 수립 등 체계적 지원도 절실하다.

[사설] 가을, 수인선 시리즈를 보고 싶다/SSG와 KT에 거는 脫코로나

인천 야구팬들이 행복하다. 인천 SSG 랜더스의 질주가 무섭다. 가장 먼저 70승 고지에 올라섰다. 쌓아 올린 승률 내용이 압도적이다. 15일 현재 71승3무31패, 승률이 무려 0.696이다. 2위 LG와 9.5 경기, 3위 키움과는 11경기 차이다. 남은 정규리그 경기가 39게임이다. 전패를 한다고 가정해도 승률이 5할을 넘는다. 10구단 가운데 승률 5할을 넘는 팀은 4개다. 여기에 현재 추세가 대단하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다. 인천 팬들의 마음은 이미 정규리그 우승에 가 있다. 수원을 연고로 하는 KT위즈의 뚝심도 대단하다. 현재 성적 55승2무45패로 4위를 기록 중이다. 3위와의 격차가 4경기로 사정권 안이다. 시즌 초반은 투·타 위기로 출발했다. 타선의 중심 강백호가 부상으로 장기 결장했다. 1선발이었던 쿠에바스는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또 다른 에이스 데스파이네도 전반기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소형준, 고영표를 원투 펀치로, 엄상백까지 가세하며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이 가을야구를 확신케 하고 있다. 이쯤 되자 서서히 ‘수인선 가을 매치’가 얘기된다. 인천 SSG와 수원 KT간의 코리안 시리즈 기대다. 2000년 SK와이번스가, 2013년 KT위즈가 창단됐다. 그간 두 팀 간에는 지역보다는 기업 간 매치가 자리했다. 국내 통신업계 라이벌인 SK텔레콤과 KT 간의 경쟁이었다. 2021년 SK와이번스가 SSG 랜더스로 바뀌면서 그런 공통점은 사라졌다. 이제 인천과 수원, 수원과 인천의 지역 경쟁 구도로 자리가 잡혀 간다. 올해, 정상을 앞에 둔 두 지역의 첫 결투를 볼 가능성이 엿보인다. 인천과 수원의 역사는 그 뿌리가 깊다. 그 유서의 단면이 바로 도청 소재지 유치 경쟁이다. 1946년 서울이 경기도에서 분리됐다. 그 뒤에도 한 동안 경기도청은 서울에 있었다. 이 불합리를 해결하고자 도청의 경기도 이전이 추진됐다. 1953년 인천에서 ‘경기도청 유치위원회’가 발족됐고, 그 일주일 뒤 수원에 ‘경기도청 수원 존치위원회’가 구성됐다. 6·25 당시 임시 경기도청이 수원에 설치된 바 있다. 결국 수원은 도청 소재지를 얻었고, 인천은 직할시로 승격 독립하게 됐다. 두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 수단이 수인선이다. 일제 수탈의 상징이었던 협궤열차였다. 그게 2020년 9월 현대화된 전철로 거듭났다. 지금은 수원과 오이도를 오가는 최첨단 교통 수단이다. ‘가을 야구’의 지역 경제 효과를 과하게 부풀리지 않겠다. 모든 시민이 야구에 환호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 며칠의 활력만이라도 절실한 게 지금이다. 코로나19에 짓눌린 시민들이 야구로 들썩이는 것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하다. 이 가슴 설레는 행복으로 달려갈 두 팀의 선전을 응원한다.

[사설] 이준석 ‘윤핵관 수도권에 출마하라’/듣는 경기도민 ‘경기도가 유배지냐’

‘수도권 험지에 가서 출마하라.’ 익숙하며 불쾌한 이 말이 또 등장했다. 대개 그랬듯이 이번에도 보수 정당발(發)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향해 쏟아낸 공격이다. 이 대표는 이들이 국민의힘의 우세 지역에서 당선된 사람들이라고 지적하고 좀 더 진취적인 도전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 방법으로 ‘수도권 열세 지역 출마를 선언하라’고 권했다. 듣는 경기도민이 불편해진다. 보수를 지지하는 도민은 더 그렇다. 이 대표가 회견에서 당선이 보장되는 장소를 언급했다. ‘경상도나 강원도, 강남 3구’다. 여기서 수도권은 ‘강남 3구’다. 결국 그가 언급한 유배지는 ‘강남 3구를 제외한 수도권’이란 얘기다. 그도 ‘서울 강북 지역과 수도권 열세 지역’을 유배지로 꼽았다. 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수도권을 ‘당 열세 지역’이라고 선언한 꼴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수도권 당심’은 좌절한다. ‘강남 3구를 뺀 수도권은 보수의 자갈밭’이라는 인식이 굳어가기 때문이다. 호남도 포용한다는 그의 경기도관(觀)이다. 이 논리에 수도권 정치의 성장을 막는 고약한 프레임이 있다. 윤핵관이 당의 우세지역에서 당선된 사람들이라고 했다. ‘다시 공천받는 세상을 이상향으로 그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수도권에서는 쉽게 공천 주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현장의 모습이 맞다. 수도권 공천은 선거 때마다 뒤죽박죽이다. 전략공천, 여성공천, 청년공천 등의 사례가 대부분 수도권에 쏟아진다. 거대한 공천 실험장이 된다. 이러니 다선 정치인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스스로를 옭아 매는 패배의식이다. 이런 의식이 경기도를 ‘버려진 땅’으로 고착시켜 간다. 작금의 선거에서 경기도가 민주·진보 진영에 넘어간 것은 사실이다. 전국을 붉은색으로 물들인 6·1 지방선거조차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박빙이었다. 이랬으면 이곳을 우세 지역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공당의 도리 아닌가. 이 대표의 발언은 이와 거리가 있다. 문제 정치인들의 험지 출마 유배와 그 유배지로 수도권을 단정하고 있다. 경기도를 국민의힘의 ‘버려진 유배의 땅’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선언하고 있다. 경기도 보수지지자들과 정치 지망생에게는 난데 없이 얻어 맞은 한 방이 됐다. 경기도 정치도 여야 고르게 성장해야 한다. 대통령으로 커 갈 정치인도 만들어야 하고, 국회를 쥐락펴락할 정치인도 만들어야 한다. 정치 현실에서 ‘힘 있는 정치인’의 기준은 선수(選數)다. 경기도 출신 국회의장이 두 번 있었다. 문희상 의원(의정부)과 김진표 의원(수원)이다. 문 의장은 6선, 김 의장은 5선이다. 둘 다 민주당이다. 보수 정당에는 없다. 스스로 한계를 규정하는 게 ‘경기 유배지론’이다. 이걸 당 대표란 이가 자기 싸움에 이기려고 아무렇지도 않게 막 써먹는다.

[사설] 지자체간 수십년 갈등, 대립 아닌 상생해법 찾아야

경기도내 시·군 간 해묵은 갈등이 민선 8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민선 7기 당시인 2018년 18건이던 도내 ‘공공 갈등’은 올해 36건으로 2배 늘었다. 중앙과 지자체 간 14건, 기초지자체 간 14건, 광역과 기초지자체 간 6건, 중앙과 민간 간 1건, 광역지자체 간 1건 등이다. 기초지자체 간 갈등 14건 중 8건은 교착상태에 빠져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용인·안성시와 평택시는 송탄·유천 취수장 일대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문제를 두고 40년 넘는 갈등을 빚고 있다. 송탄·유천 취수장 일대가 1979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 용인·안성 주변지역 개발이 불가능해 낙후되면서 지자체 간 갈등이 불거졌다. 평택시는 안정적 물 공급과 수질오염 방지를 이유로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반대하고, 용인·안성 주민들은 재산권 행사를 못한다며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가 중재에 나섰지만 해결이 안 된 상태다. 굴포천 위치 변경으로 인한 행정구역 조정 문제로 부천시와 인천 부평·계양구 간 갈등도 1999년 이후 계속되고 있다. 굴포천을 중심으로 부천시와 부평·계양구 사이 경계가 정리되지 않은 탓이다. 남양주시와 구리시는 왕숙천 직선화 공사로 하천 형상이 바뀌면서 경계 조정이 필요한데 면적이 줄어드는 구리시 반대로 1994년 이후 냉전 상태다. 이외에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용인과 안성), 고기교 확장(용인과 성남). 하수처리장(양주와 동두천), 신시가지 악취(양주와 동두천), 송전선로 지중화(안성과 평택), 치매안심마을(양주와 서울 용산구), 자원회수시설 증설 이전(의정부와 양주, 포천), 공공주택지구 내 하수처리장 입지(과천과 서울 서초구), 비선호시설 갈등(이천과 충북 음성, 여주와 이천, 이천과 광주) 등이 있다. 상당수 지자체 간 분쟁과 갈등은 장기화·첨예화 돼 있다. 서로 이해 관계가 얽혀 복잡하다. 하지만 의지가 있으면 풀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경기도는 2018년 도내 갈등 현안을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갈등조정관’ 제도를 도입했다. 나름대로 갈등을 조정·중재하는 역할을 했지만, 현재 갈등조정관은 5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그 사이 지자체간 갈등은 더 늘었다. 김동연 지사가 다시 지자체 갈등 조정에 나섰다. 갈등조정관을 5명으로 늘리고 제도 개선을 통해 공공 갈등을 풀어보겠다고 했다. 민선8기 시장·군수 간담회에서 ‘정책협력위원회’를 구성, 도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을 약속했다. 민선 8기에서 해묵은 지자체 간 갈등이 해결될지 주목된다. 경기도가 나선다 해도 기초지자체가 협력하지 않으면 해결이 어렵다. 폭넓은 의견 교환을 통해 소모적 대립을 끝내고 상생 해법을 찾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사설] 경기도를 ‘기회의 수도로’/金지사 와서 더 기대 크다

도의회 본회의장에 선 김동연 지사를 보게 됐다. 도의원들 앞에 나서 도정 업무보고를 했다. 이 당연한 모습을 보기까지 달포 걸렸다.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다. 이제부터 평가의 시간이다. 1천300만 도민이 김 지사의 모든 것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그가 도민 앞에 던진 첫 번째 화두가 ‘기회’다.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를 강조했다. 선거 기간 그가 강조해온 캐치프레이즈였지만, 도지사 김동연으로서는 첫 공식 선언이라는 의미가 있다. 10일 제362회 경기도의회 임시회 본회의 발표다. 김 지사는 “우리 경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복합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고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충격도 지속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진영이나 정파를 초월한 협력이다”라고 강조했다. 낮은 단계의 협치에서 출발해 높은 단계로 진행하는 ‘경기도 협치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협치가 추구하는 궁극의 목표를 제시했는데, 그게 바로 ‘모든 도민에게 기회 제공’이다. 경기도를 ‘기회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를 위한 핵심 방향도 제시했다. ‘더 많은 기회’를 위해 민간 혁신과 성장을 뒷받침하고, ‘더 고른 기회’를 위해 도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더 나은 기회’를 통해 도정의 미래를 약속하겠다고 했다. 이것만으로 구체적인 밑그림을 볼 수는 없다. 구체적인 실천안보다는 선언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봐야할 듯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의 약속에 기대를 건다. ‘위대한 기회의 땅’으로 가는 출발일 수 있다고 믿어 본다. 그게 유권자가 자연인 김동연을 선택한 이유였다. 11살 때 부친을 잃고 소년가장이 됐다. 판잣집, 천막을 전전하며 끼니를 때웠다. 상업고등학교를 나와 은행원이 됐다. 야간 대학을 다녔고, 입법고시·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주경야독으로 박사학위를 땄다. 그가 소속된 곳은 재경부다. 최고 학벌 출신들이 집결된 부처다. 거기서 성실을 무기로 최고 자리까지 올랐다. 이런 인생을 산 그가 던진 화두 ‘기회’다. 울림이 크고, 가깝게 다가오는 이유로 충분하다. ‘기회’가 꼭 거대담론이라고 보지 않는다. 주위의 공직사회 인사 개혁도 포함된다. 성실한 직원들에 대한 발탁 기회 부여다. 각종 관급 공사의 개선도 포함된다. 작은 기업의 입찰 참여 기회 보장이다. 임기 4년의 선출직 도지사다.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다. 모든 일을 다 해낼 수는 없다. 유권자들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기대를 갖는 것은 김동연 지사가 삶에서 증명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 기회의 마당을 경기도에도 펼쳐보겠다는 포부다. 응원한다.

[사설] 염종현 도의장, ‘오직 도민’ 생각하며 협치 이뤄내야

11대 경기도의회 전반기 의장에 더불어민주당 염종현 의원(4선·부천1)이 선출됐다. 예상을 뒤엎은 이변이다. 여야 의석수가 ‘78 대 78’로 같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에서 최소 5표 이상 이탈표가 나왔다. 득표수가 같을 경우 ‘연장자를 우선한다’는 경기도의회 회의규칙에 따라 국민의힘 김규창 의원(3선·여주2)이 의장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뒤집어졌다. 한 달 넘게 파행을 겪어 온 경기도의회는 9일 제362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어 의장 선거를 했다. 재적 의원 156명이 전원 참석, 2차까지 간 투표에서 염 의원은 83표를 얻어 71표를 받은 국민의힘 김 의원을 누르고 의장에 당선됐다. 투표 시작 전부터 내부 분열 조짐을 보였던 국민의힘은 선거 결과가 말해 주듯 민주당에 패했다. ‘연장자 우선’이라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도 내부 이탈표로 의장을 빼앗긴 국민의힘은 당분간 혼란이 예상된다. 갈등부터 봉합하고 심기일전해야 할 상황이다. 염종현 신임 도의장은 10대 전반기 민주당 대표의원을 지낸 4선 의원이다. 염 의장은 당선 소감을 통해 “대화와 타협을 통한 여야 협치로 경기도와 경기도의회의 성공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도의회가 지방자치와 분권 강화의 선봉이 돼 전국 모범을 만들고 시대를 선도해 나가야 할 때”라며 “여야정 협의체의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의정 활동 지원과 의회사무처 전문성·독립성 확보를 통한 의원 역량 배가도 약속했다. 경기도의회 의장은 전국 최대 광역의회 의장으로 본회의 의사 진행·안건 상정·의회사무처 인사 등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11대 전반기 도의회는 예상을 뒤엎고 민주당에서 의장이 선출돼 도의회 운영 주도권을 민주당이 쥘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동연 지사의 경기도정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장 선출을 두고 파행을 거듭하던 도의회가 원구성을 마치고 이제라도 출발하게 돼 다행이다. 자리싸움에 민생을 팽개친 도의회 행태에 경기도청 공무원노조가 정상화 촉구 성명서를 냈고, 시민사회단체와 소상공인들이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도민들은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민생고를 겪고 있는데 시급히 처리해야 할 추경예산 처리가 멈춰 서 분노가 컸다. 의장단 구성을 마친 경기도의회는 다시 새로운 각오로 출발해야 한다. ‘오직 민생만’ 바라보고 가야 한다. 사사건건 대립하기보다, 정쟁을 뒤로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협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 도의회의 주인은 도의원을 뽑아준 도민이다. 도의회는 도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염종현 도의장의 역할이 크다. 도의원들간 소통도 중요하고, 도의회와 도지사와의 중재 역할도 잘해야 한다. 기대하고 지켜보겠다.

[사설] 수도권 역대급 폭우, 피해 복구·예방 최선 다해야

지난 8일부터 수도권 전체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물폭탄으로 사망·실종·부상자 등 인명 피해가 속출했고 이재민도 수백 명 발생했다. 특히 서울 강남 일대가 물에 잠겨 아수라장이 됐다. 지하철 역사와 선로에 물이 넘치고, 도로가 무너지고 잠겨 곳곳에서 지하철과 버스 운행이 중단됐다. 주택과 상가, 주차장이 침수된 곳도 많다. 지반침하와 싱크홀이 생기고, 하천이 범람하고, 산사태도 났다. 갑작스러운 물난리에 수도권이 마비되면서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교통대란 속에 큰 불편을 겪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8일 오전 0시부터 9일 오전 11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서울(기상청) 425.5㎜, 경기 여주 산북 415㎜, 양평 옥천 402㎜, 광주 396.5㎜ 등이다. 7월 한 달간 내릴 비의 양이 하루만에 쏟아진 것이다. SNS에는 물바다가 된 도로나 지하철 역사, 그 속에 갇힌 시민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시시각각 올라 왔다. 물폭탄에 속수무책인 처참한 상황은 마치 재난영화를 방불케 했다. 중부지방의 집중호우는 102년 만에 내린 역대급 폭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호우로 9일 오후 7시 현재 사망 9명, 실종 6명, 부상 9명 등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재민도 400여명 발생해 인근 학교와 주민센터, 체육관 등에서 머무르고 있다. 각 소방본부에는 수백 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문제는 이런 집중호우가 11일까지 수도권에 100~300㎜ 더 내린다는 것이다. 경기남부는 350㎜ 이상 쏟아질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다.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린 만큼 더 내릴 수 있는’ 상황이어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중대본은 9일 오전 1시를 기해 대응 수위를 ‘비상 3단계’로 올렸다. 풍수해 위기 경보도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발령했다. 산림청은 오전 11시 전국 49개 시·군에 산사태 예보가 발령됐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복구 대책을 지시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가 심각한데 11일까지 폭우가 더 내린다니 걱정과 불안감이 크다. 주민 불편과 피해가 큰 만큼 응급 복구를 서둘러야 한다. 지반 등이 약해져 2차 피해가 예상되므로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인명 피해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경찰, 소방, 지자체 공무원 등의 역할이 크다. 재난 관리는 예방과 재발 방지가 우선이다. 기상재해는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지만, 사전 대비하기에 따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수해위험지구에 대한 정비 등 되풀이되는 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등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사설] 취업률 100% 반도체 마이스터高 설립/용인, 수원, 평택, 화성...어디가 좋겠나

경기도에 반도체 마이스터고가 설립될 것 같다. 경기도교육감직인수위원회 정책백서에 담겼다. 인수위가 8일 경기교육을 이끌 로드맵을 공개했다. 10대 정책목표, 25대 정책과제, 80대 추진과제 등으로 구성됐다. 그중에 주목되는 것은 반도체 마이스터고 설립이다. 학생 맞춤형 직업·진로교육을 위한 ‘High Tech 고등학교 설립’이고, 이를 위해 용인 등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 지역에 반도체 마이스터고 설립을 추진한다고 돼 있다. 반도체는 경제안보 및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미래 전략산업이다. 이를 현장에서 만들어갈 전문 인력 양성은 국가적 과제다. 정부가 지난달 19일 ‘10년간 15만명 인재 양성’이라는 장기 목표를 발표했다. 여기서의 인력은 주로 학사, 석사급의 연구 인력이다. 전문가들이 생산 현장에서의 인력 충원 계획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내놨다. 그 인력을 양성하는 전문 고등학교를 만든다는 게 반도체 마이스터고 설립 구상이다. 시의 적절한 구상이다. 반도체 마이스터고의 잠재력은 이미 증명됐다. 앞선 예로 충북 반도체 마이스터고가 있다. 출발은 1969년 종합고등학교였다. 2010년 반도체 장비 분야 마이스터고로 지정됐다. 지금은 반도체제조과, 반도체장비과, 반도체케미컬과로 세분화돼 있다. 졸업생의 진로가 놀라울 정도다. 적지 않은 학생들이 재학 중 삼성전자 등 대기업과 취업 약정을 맺는다. 2013년 첫 졸업생 이후 현재까지 취업률은 거의 100%(일부 진학)에 육박하고 있다. 인수위 구상에는 구체성도 보인다. 폐교 부지 활용안을 내놓고 있는데, 전국 단위 기숙 형태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고등학교를 반도체고로 전환하는 방법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민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다. 설립 지역이다. 인수위 안에는 ‘용인 등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 지역’으로만 규정돼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라면 용인 외에도 수원, 평택, 화성이 있다. 이들 지역에도 희망 학교나 희망 여론이 있을 수 있다. 참고할 만한 선례가 있다. 경기도가 2019년부터 시작한 경기도 산하기관 이전 프로젝트다. 27개 기관 중 15곳을 동·북부로 옮기는 작업이었다. 이전 부지를 결정하는 과정을 공개 경쟁했다. 해당 지역의 민의가 충분히 반영됐다. 시민의 관심도 크게 높였다. 반도체 마이스터고를 모든 지역에 만들 수는 없다. 결국 한 곳을 우선 선택해야 하는데, 그 결정 과정을 공개 경쟁으로 하면 괜찮을것 같다. 반도체 마이스터 설립엔 그만한 가치가 있다. 임태희 교육감 4년, 이 하나로도 가치는 충분하다.

[사설] 지역 문화 창달 출발, 지역신문발전 정신/노무현 정부 세우고, 윤석열 정부 뭉개다

독자들에겐 낯선 지역신문발전위원회라는 게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소속된 기구다. 특별법에 근거해 2004년 출범했다. 위원회의 목적이 명시돼 있다. ‘지역신문의 건전한 발전기반을 조성해 여론의 다양화, 민주주의의 실현 및 지역사회의 균형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그 출발 기조는 국가균형발전론이다. 노무현 정부 국정을 관통하던 논리다. 언론도 지역 문화 창달의 핵심이고, 이를 지원하는 것이 국가균형발전이라 여긴 것이다. 실천 방안으로 다양한 지원책이 있다. 지원 방향 자문, 주요 사업 평가, 제반 교육·연구·조사 등이다. 과거에도 유사한 정책은 있었지만 주먹구구식이었다. 정부가 입맛대로 지원 대상과 폭을 정했다. 그러다 보니 언론 통제 수단으로 변질되기 일쑤였다. 이를 공식·제도화한 것이다. 엄격한 심사를 통해 매년 대상 언론사를 선정했다. 지방 언론의 전체적인 수준 향상이라는 순기능을 수행해 온 바 컸다. 그중의 핵심 분야가 ‘구독료 지원 사업’이다. 지원 대상이 특정돼 있다. 소외계층과 청소년이다. 경제적 여건이 안 좋은 지역민, 신문 구독의 당사자가 될 수 없는 청소년이다. 당연히 언론사는 지원 예산의 최종 수혜자가 될 수 없다. 예산 지원의 실효성도 이미 증명됐다. 소외계층 구독료 지원 사업이 2위, 신문활용 교육(NIE) 구독료 지원 사업이 3위다(지역신문발전위원회 자체 효율성 분석). 바로 이 분야에 대한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이다. 7월 초 기재부의 2023년 예산 심의에서다. 전국지와 지역지의 시장 점유율은 80 대 20이다. 그나마 전국지도 일부에 편중돼 있다. 지극히 비정상적인 시장 구조다. 여기에 언론 환경도 팍팍해지고 있다. 수도권 지역 신문은 그래도 좀 나은 편이다. 지방에는 존립을 위협 받는 신문이 많다. 본보가 포함된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등에서 삭감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관련법이 상시법으로 전환된 이후 첫 예산 편성부터 지역언론 패싱인가”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당선자 신분이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전국을 순회했다. 그때 지역 언론의 취재를 거부했다. 대선 이전과 이후에 달라진 대언론 태도를 두고 많은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 ‘지역 신문 구독료 지원 삭감’이 단순한 예산 조정의 문제가 아닐수도 있다고 보는 이유다. 노무현 정부의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창설은 언론의 국가균형발전이었다. 18년간 유지되면서 작지만 의미 있는 역할을 다해 왔다. 윤석열 정부가 그 ‘작지만 의미 있는’ 정책을 뭉갰다. 무슨 의미인가. 혹 거대 중앙 언론 몇 만을 국정 파트너로 삼겠다는 뜻인가.

[사설] 폐교를 지역주민과 상생공간으로 재탄생시켜야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 부족으로 폐교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일 경기도교육청에 의하면 8월1일 기준 경기도내 폐교된 초·중·고교가 무려 93곳이다. 양평, 연천, 가평은 각각 폐교가 13곳, 11곳, 10곳에 이른다. 이외에도 수원특례시를 제외하고 도내 전지역에 폐교가 산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일보 ‘연중기획 로컬이슈 리포트’의 ‘폐교의 화려한 부활’(8월 5일자 1면)에 의하면 이 중 현재 활용되고 있는 폐교는 83곳이다. 이들 대부분은 교육시설 등의 목적으로 지자체 등에 대부를 주거나 또는 자체 활용 중이다. 일부는 경기교육정책에 부합한 사업을 위해 검토 중이다. 반면 아직도 10곳은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활용 방안의 모색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폐교된 시설의 활용 방안도 문제이지만 앞으로 폐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교육당국과 지자체의 종합적 대책 수립이 절실히 요망된다. 경기도내 인구소멸 위험지역 내 초·중·고교 192개교 중 학생수 6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는 지난 7월 기준 58개교로 30.2%에 달하고 있어 이들 학교의 폐교는 시간문제로 생각된다. 이런 폐교의 증가 현상은 전국적인 추세이기 때문에 경기도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현재 전국에 걸쳐 폐교된 학교는 무려 3천800곳이 넘으며, 이 중 10% 정도는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그대로 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상당수는 폐교된 지역의 인구가 너무 작거나 시설이 아주 낙후돼 재활용 방안을 모색하기도 쉽지 않다. 경기일보 보도에 따르면, 용인특례시 기흥구에 위치한 경기학생스포츠센터는 2019년 폐교된 기흥중학교를 수리해 바이크 레이싱 존, 스포츠 융복합콤플렉스 농구대 등 최신 장비를 갖춘 22개의 실내스포츠 체험프로그램으로 탈바꿈한 성공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이외에도 평택시 웃다리문화촌 등의 폐교가 사랑받는 지역문화시설로 변모했다. 폐교 활용 방안 모색에 있어 경기도는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 속해 있어 충청·영남·호남지역과는 달리 비교적 좋은 조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해당 교육청과 지자체, 그리고 지역주민이 가칭 ‘폐교활용방안협의체’와 같은 조직을 구성해 의견을 모아 지역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체육문화시설, 체험시설로 재탄생시킨다면 새로운 지역발전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인구 감소에 따른 폐교와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공약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폐교 활용 방안은 교육청만의 사업으로 추진하기보다는 지자체, 주민과 적극적인 협의체를 구성해 추진해야 한다. 교육당국은 폐교 활용 방안을 연구하는 전담팀을 만들어 다양한 시각에서 발전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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