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를 감당할 사무처장이다. 사실 가장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경기도의회는 ‘78 대 78’, 여야 동수다. 첫해 의회는 그 부작용이 많았다. 의장단 뽑는 데 두 달 걸렸다. ‘개원 못 하는 의회’라는 오명을 샀다. 그 뒤 의사 일정도 원만한 게 거의 없었다. 산하기관장 청문회는 미뤄졌고, 추경안 처리도 파행을 겪었다. 새해에도 그와 똑같은 ‘78 대 78’이다. 그 첫 시험대가 사무처장 인선일 수 있다. 여야를 아우를 적임자, 적어도 극렬히 반대받지 않을 적임자가 필요하다. 인사·조직을 다룰 사무처장이다. 경기도의회 사무처는 만만한 조직이 아니다. 7담당관, 13전문위원실로 방대하다. 이 조직을 관리할 경험과 능력이 필요하다. 320명의 인사권도 틀어쥘 수 있어야 한다. 개방형제 시행의 가장 큰 취지는 인사권 독립이다. 이 취지가 살려면 사무처 인사를 스스로 촘촘하게 꾸려갈 수 있어야 한다. 이제부터 경기도 없이 하는 사무처 인사다. 경기도의회에 기본 틀을 남겨야 한다. 승진, 전보, 관리, 징계의 총괄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경기도와의 연계를 해낼 사무처장이다. 경기도의회의 예산, 인사, 업무는 여전히 경기도와 연계된다. 이를 풀어갈 창구가 도의회 사무처장이다. 예산 수립, 인사 교류, 업무 협조를 경기도와 대화할 당사자가 사무처장이다. 도의회의 인사 독립은 도와의 또 다른 연계의 시작이다. 견제와 협조의 양극을 오가는 연계다. 경기도와 대화가 될 수 있는 사무처장이 필요하다. 인사 독립 이후 더욱 절박하게 남은 사무처장의 해결 능력이다. 행정력과 정치력, 둘 다 필요하다. 아주 중요한 경기도의회 사무처장 뽑기다. 지방 의회가 명실상부 홀로 서는 독립 작업이다. 염종현 도의회 의장의 역할이 컸음을 부인할 수 없다. 평소 소신이었고, 의장 공약이었다. 기대가 큰 듯하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거듭 강조한다. ‘철두철미한 적격성 심사와 전문성·리더십·조직관리능력·의사전달 및 협상능력·중립성을 두루 겸비한 인사를 선발할 방침이다.’ 조건을 모두 충족 하는 인사가 이뤄지면 좋겠다. 아니면 그에 근접한 인사만 돼도 좋겠다. 30년 만에 사무처장 공모, 언론도 30년 만에 처음 본다. 관심이 큰 만큼 하마평이 여럿 들린다. 전 도의회 부의장 A씨, 전 도의원 B씨 등이 그중에 있다. 염 의장과의 연고를 근거로 푸는 소문도 들린다. 특정인의 능력을 도마위에 올릴 생각은 없다. 우리가 밝힌 조건을 절대 선이라 우길 생각도 없다. 그저 많은 이들이 인정하는 능력자에게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 여야 없이 많은 도의원들이 서로 천거하고 서로 박수 칠 수 있는 사무처장이 탄생하기를 바란다.
사설
경기일보
2023-01-03 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