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액화석유가스)통은 자칫 생명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실제 시장, 상가, 주택가 등에서 가스 누출로 인한 화재, 폭발 사고가 종종 일어난다. 가스통이 폭발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로 번질 수 있는데도 보관 규정 등을 지키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일보가 LPG통 실태를 점검했다. 수원역전시장 일대, 상가 수십곳이 밀집한 곳에 LPG통 여러 개가 용기 보관소 없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가스통이 있는 좁은 골목에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많았다. 재떨이까지 있어 마치 흡연구역 같았다. 오산 오색시장 주변도 보관소 없이 가스통을 골목에 방치해 놓았다. 용인 역북동의 상가건물 주변도 마찬가지다. LPG 고압가스 표지판과 보관소 없이 가스통 여러 개가 놓여 있고, 주변에 담배 피우는 사람들도 있었다. 시장, 상가 등 도심 한가운데서 가스용기 보관소 없이 LPG통을 방치하면 폭발 및 대형 화재 위험이 크다. 경기도내 가스 폭발 사고는 2018년 68건, 2019년 45건, 2020년 38건, 2021년 38건, 올해 49건(11월 기준) 발생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사고로 12명이 목숨을 잃었고, 149명이 크게 다쳤다. LPG 등 고압가스는 안전관리법에 따라 실외 가스용기 보관소에 둬야 한다. 다른 자재와 함께 보관할 수 없으며 가스용기 보관소를 알리는 표지판을 부착해야 한다. 가스 폭발 시 대형 화재와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LPG 10㎏의 폭발 위력은 TNT 2.94㎏의 폭발과 비슷한 수준이다. 1㎏의 TNT만으로도 엄청난 굉음에 30m 높이의 물기둥이 솟구칠 만큼 폭발 위력이 상당하다. 실제 50㎏ 가스통이 폭발해 해당 건물과 인근 건물이 붕괴된 사고가 일어난 바 있다. 영업용 LPG를 사용하는 식당 등의 경우 대부분 LPG통을 철제로 된 용기 보관함에 넣어 잠근 상태로 보관해 일반인의 접근을 막는다. 하지만 시장이나 작은 식당들의 경우 용기 보관함을 설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LPG통은 고무호스가 아닌 금속관으로 연결해야 하는데 이것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 노후된 가스통들도 많다. LPG통의 불안 요인이 많고,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데 관리·감독해야 할 지자체는 단속을 제대로 안 한다. 인력이 부족하다는 게 이유다. 가스통 안전성을 검사하는 기관이 부실검사를 해도 지자체는 솜방망이 처벌을 해왔다. 시장이나 상가 골목길, 주택가 집 외벽에 아무렇게 노출돼 있는 LPG통을 보면 불안하다. 안전 규정을 강화하고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소규모 점포는 물론 가정용까지 용기 덮개나 보관실을 설치하도록 해야 한다. LPG 공급업체들의 낡은 가스통 사용이나 안전점검 기관의 관리도 제대로 해야 한다. 안전불감증이 큰 화를 부를까 우려된다.
사설
경기일보
2022-12-15 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