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해(己亥)년 황금돼지해가 밝았고, 많은 사람들이 새해 다짐한 계획들을 실천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해마다 연초가 되면 새해 계획을 세운다. 취업을 꼭 하겠다, 결혼을 하겠다, 운동을 열심히 하겠다, 금연을 하겠다, 술을 줄이겠다, 살을 빼겠다, 영어회화(외국어)를 공부 하겠다, 책을 많이 읽겠다 등등. 대부분 지난해에도 세운 계획이지만 제대로 실천하지 못해 새해를 맞아 또 다시 계획을 세우고 맘을 다잡는다.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오늘이지만, 새롭게 맘을 먹고 다시 시작한다는 면에서 새해는 의미가 있다. 최근엔 새해 계획 풍속이 바뀌고 있다. 다이어트나 외국어 공부, 독서 등은 전통적인 올드한 버전이고, 요즘은 성형 수술이나 문신 제거, 국내외 여행 등이 유행하고 있다. 특히 젊은층에선 남녀 할 것 없이 외모에 관심이 많다보니 성형외과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 실제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는 1월에 평소보다 20% 정도 고객이 증가한다고 한다. 한편 취준생들은 새해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반응이다. 오로지 취업만을 생각하는 이들은 제발 시험에 붙기만을 바랄 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고 씁쓸해 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성인 남녀 2천31명을 대상으로 새해 소망(복수응답)을 조사한 결과 취준생은 취업(73.4%)을, 대학생(48.3%)과 직장인(42.1%)은 경제적 여유를 꼽았다. 수년째 얼어붙은 청년취업 시장과 학자금, 주거ㆍ결혼 비용 마련 등에 대한 20, 30대의 어려움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직장인들은 저축ㆍ절약, 대출 상환을, 대학생들은 외국어 공부, 자격증 취득을 새해 소망으로 꼽기도 했다. 역시 경제적 어려움과 취업난을 반영한 것들이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에서도 미혼남녀 340명을 대상으로 새해 목표를 조사했다. 전체 응답자 중 26.5%가 취업을 새해 목표로 세웠다. 그 뒤를 이어 남성은 합격(21.4%), 연애(13.1%), 금연(10.1%)을, 여성은 다이어트(19.2%), 연애(16.9%), 합격(12.8%)을 새해 목표로 삼았다. 결혼은 전체 응답자의 9.7%만이 선택했다. 취업 한파에 미혼남녀의 새해 목표 역시 연애, 결혼보다 취업이 앞서고 있다. 젊은이들에겐 모든 것이 기승전취업이다. 취업이 돼야 연애고 결혼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저출산 문제도 결국은 취업난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년들의 새해 소망이 꼭 이뤄지도록, 그 소망이 절망으로 바뀌지 않도록 정부ㆍ정치인ㆍ기업 모두 청년취업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오피니언
이연섭 논설위원
2019-01-06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