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Unicorn기업의 육성을 기대하며

덴마크의 미래 학자인 ‘롤프 엔센’은 ‘Dream Society’라는 책에서 정보화 다음의 사회로, 감성이 지배하는 Emotional Society가 도래할 것으로 예언하면서 결국 인간의 감성을 사로잡아 감동시키는 사람이나 집단이 미래 사회의 승자가 될 것으로 예언하였다. 거슬러 올라가 르네상스를 거쳐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명제를 주장하며 본격적인 근대정신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근대정신은 인간의 이성을 근본으로 하여 합리주의와 경험주의가 접목되면서 대규모 산업혁명으로 확대되어 왔다. 모든 사물을 과학으로 접근하는 태도였던 인간의 이성을 중시하는 시대에서 감성, 신체 등을 중요시하는 신 르네상스 초기에는 낭만주의 예술과, 니체로 대표되는 현대철학을 거쳐서 산업에까지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어 새로운 제4의 물결을 형성해 왔다. 따라서 산업에서도 창조와 상상력 감성에 바탕을 둔 디자인문화, 예술,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여행 등의 산업들이 각광을 받기 시작하였고 특히 신체, 건강, 장수 등 인간의 수명과 아름다움에 관한 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바이오 헬스케어, 친환경, 농수산 식품, 음식프랜차이즈 산업 등이 현대 사회의 성장산업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창조 경영의 본질은 도저히 풀리지 않는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과 기존의 제품과 시스템을 융합하여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기존과는 차별화되는 새로운 요소가 추가되어야 하는데 Steve Jobs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차별화된 창의력은 평소에는 수동적 종합에 의한 무의식의 창고에 저장된 기억이, 간절함에 의하여 어느 한 순간 창의적 생각으로 표출되게 된다. 창조경영에서는 호기심을 가지고 사물을 관찰하는 습관이 중요시 되고 있다.최근에 이러한 인간의 행동에 대한 연구로 ‘행동 경제학’이 나타나게 되고 더불어 인간의 행동패턴을 연구하는 ‘빅데이터 산업’이 새로운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을 향해 글로벌 경쟁은 증폭되고 있다.우리 경제의 시스템은 삼성, 현대에 나라 경제가 지나치게 의존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우려를 극복하려면 과거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주력산업들의 구조조정이 시급하고 절실한 상황이며 한편으로는 차별화된 창의력을 토대로 하는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다양성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정부나 지자체는 지원을 아끼지 말고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다양하게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그래서 지난해 구글, 애플, 알리바바 등을 누르고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미국 기업으로 선정된 안경회사 와비파커(Warby Parker)처럼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미국,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Unicorn (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기업을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나라에서도 탄생시키고 육성해 가는데 경기도가 판교 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선도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정길배 경기도문화의전당 공연사업본부장

[천자춘추] 말을 잘하지 못해도 괜찮다

살다보면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일이 무수히 많다. 세일즈맨이 고객을, 사장이 사원을, 사원이 사장을,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살면서 하루에 한 번 이상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내 가까운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이해시키고 그것을 설득하는 일을 한다.단번에 설득하기도 하지만 몇 번에 걸쳐 계속 설득해도 쉽지 않을 때도 많다. 설득은 어떤 때 가능해질까? 어떤 때 알면서도 설득당하고 싶어질까? 사실 누군가에게 ‘설득 당한다’는 것은 사실 별로 유쾌하지 않다. 상대의 논리에 내가 ‘넘어간’ 것 같은 기분이니 좋을 리 없다. 사람이 아무리 좋아도 쉽게 남의 말에 ‘오케이!’하고 속없이 남이 하잔 대로 다 하지 않는다.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나름대로 줏대 있게 잘 살아왔다 자부하는 사람일수록 설득하기 쉽지 않다.속으로는 설득하는 사람 말이 ‘맞다’하면서도 겉으로는 좀체 그것을 수긍하고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그 사람에겐 그게 자존심 상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들은 좀더 쉬워진다. 어떻게 이런 사람을 설득할 수 있을까. 그들의 견고한 자부심과 단단한 빗장을 풀 수 있을까. 이들은 표시 나게 하면 더 빗장을 안 연다.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스르르 열리게 해야 한다. 가장 최고의 방법은 경청이다. 사람들은 말하고 싶어한다. 내가 얼마나 힘든 삶을 걸어왔는지, 내가 얼마나 고난을 극복하고 이만큼 성공했는지, 내가 얼마나 대단하지, 이런 것들을 늘 말하고 싶어 한다. 거기엔 나이도 성별도 구분없다. 들어주라. 그들이 자랑하고 싶어 하면 찬사를 보내면서 들어주고, 힘든 때를 이야기할 땐 안타까워하며 들어주고, 성공한 이야기를 할 땐 내 일처럼 기뻐하며 들어주라. 그런데 이거 쉽지 않지만 그래도 한번 해보자.설득의 가장 기본적인 기술이자 부작용 없는 최고의 테크닉이기 때문이다. 경청은 말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공감하면서 그 뜻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이는 내가 먼저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자 다른 사람의 관점을 통해서 사물을 보는 것이다. 우리 역사의 최고 성군 세종대왕도 집현전 학자들의 말을 작은 것, 사소한 것까지 놓치지 않고 들었던 인물이다. 신하들이 아무리 꽉 막힌 소리를 해도 끝까지 듣고 나서 설득했고, 벌떼같이 일어나 반대를 하는 일이 있어도 노여워하거나 화를 내지 않고 그들의 말을 들었다.노여워하거나 분통을 터뜨리는 사람은 자신의 말을 끝까지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들은 말함으로써 절반은 자기정리가 되고 노여움의 수위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세종대왕은 그 후 말을 시작했던 것이다. 설득의 첫 단추를 잘 끼우는 비결을 알고 계셨던 분이다. 하지만 듣는다 하면서도 시늉만 하고 제대로 듣지 못한다면 실패하기 쉽다. 공감하면서 듣는 일은 귀로 말을 듣는 것뿐만 아니라 눈과 가슴으로도 듣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누구보다도 앞에서 말하고 있는 사람이 잘 느낀다. 열심히 귀 기울이지 않고 공감하지 못하는 눈치라면 그는 말을 멈추거나 자기 마음을 계속 닫고 있거나 둘 중에 하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무리 많아도 조금 적게 하고, 내가 상대방을 이해하는 모습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귀 기울이면 어렵게 생각했던 의사소통 문제나 설득의 문제는 생각 외로 쉽게 풀린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공감하며 경청하면 그도 내 이야기를 경청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말이 좀체 없는 사람에게서는 어떻게 말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소크라테스에게 말하기보다 질문하기의 선수였는데, 그 스스로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라며 자신의 지식을 내세우기보다는 언제나 자신의 무지를 기꺼이 인정하며 동료 시민들에게 겸손하게 질문했다. 그래서 그들 스스로 자신의 무지를 깨닫게 각성시키는 한편 지식을 추구하도록 유도한다. 잘 듣고자 하는 노력이 있다면 질문도 수준 있어진다. 상대방은 당신의 대답을 듣고 당신을 판단하기보다는 당신이 던지는 훌륭한 질문으로 당신을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질문 유형에 따라 적당한 모범 답변이 많기 때문에 사실 답변엔 대단한 창의력과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아니면 큰 차이가 없다. 그것을 통해 상대의 취약점을 발견할 수 있고 설득할 틈을 찾아낼 수 있다. 좋은 질문을 찾아 준비하고 노력해보자. 전미옥 마이스토리 대표·중부대 겸임교수

[천자춘추] “사이버 모욕, 非매너가 아닌 범죄행위”

현대인에게 한 순간도 없어서는 안 될 인터넷과 SNS 사이버 공간은 통신을 이용한 소통의 수단이며 지식정보의 창고이다.나아가 여론이 형성되고 자기 의견을 표시하는 정치의 무대이자 물건을 사고파는 상거래는 물론 가상화폐가 돈대신 유통되는 경제활동의 공간이기도하다. 한마디로 사이버 공간은 인류에게 펼쳐진 또 하나의 세상이다. 안타깝지만 실제 세상과 마찬가지로 사이버 세상에서도 역시 범죄가 날로 심각해지고 새로운 양상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에 맞춰 사이버 경찰은 지속적으로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이 역시 근절은 어렵다. 사기나 도박처럼 온오프라인에서 공히 익숙한 범죄와 더불어 요즘 인터넷과 페이스북ㆍ카톡 같은 SNS에서는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새로운 사회문제이자 범죄로 급격히 부각되고 있다. 전화와 직접대화보다 문자로 하는 대화가 늘어나고 각종 정보에 대한 감정 섞인 댓글 달기가 많아지다 보니 일어나는 현상이다. ‘명예훼손’이란 거짓 내용은 물론 진실한 내용이라도 구체적으로 사실을 거론해서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것이고, ‘모욕’이란 구체적 사실이 아니라 욕설 같은 경멸의 의사표시를 말한다. 오프라인에서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한 마디의 욕설과 기분 나쁜 얘기가 사이버 공간에서는 기록으로 남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반복해서 공개되기 때문에 피해자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 경우에 따라 왕따의 빌미가 되거나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하기도 한다. 사이버 명예훼손과 모욕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고소로 처벌 건수는 2014년까지 매년 1만 건을 밑돌다가 2015년엔 약 69%가 급증하여 1만 5천 건을 넘어섰다.사이버 영역이 직간접으로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날로 확대되는 요즈음 피해자들이 더 이상 묵묵히 참고 있지만은 않음을 알아야할 필요가 있다. 상대방이 눈앞에 없다고 해서,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서 인터넷이나 SNS에서 함부로 남을 모욕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더 이상 매너의 문제가 아니다. 처벌받고 전과자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유익하고 편리하기 위해 창조해낸 인공의 신세계, 사이버 공간이 욕설과 비방으로 오염되지 않도록 잘 지키고 감시하는 것은 현대인의 또 다른 의무이다. 이석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안전과장·총경

[천자춘추] 전국 문화재단, 문화융성을 기원하다

전국의 자치단체 어느 곳이든, 신도심 지역과 구도심 지역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자리 잡고 있 다. 사실 이러한 갈등은 이미 오래 전 신도시 개발과 함께 시작되었지만 문제는 그 심각성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구도심 지역의 경제적 이탈과 문화 소외 현상은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로 양 지역 간의 갈등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각 지자체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런저런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그 성과가 썩 신통치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인구 1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용인시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행히 용인시는 구도심에 젊은 행정을 통해 소통과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문화예술에 대한 과감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함께하고 있다. 이는 구도심에 버려져 있던 공간에 대한 접근 방식의 변화부터 시작되었다. 그저 행정기관 앞마당에 불과했던 용인시청 광장은 여름에는 물놀이장으로 겨울에는 썰매장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또한 구도심의 경제 활동 지역을 대표하는 용인터미널과 용인시장 등의 공간에서는 용인거리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도농복합도시인 용인시의 농촌지역민을 위 한 파격적인 문화예술교육 즉 ‘당신의 앞마당까지 달려갑니다’는 전국의 관련 기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단 3명만 원해도 말 그대로 앞마당까지 아니 안방까지 달려가서 무료로 체험예술교육을 시행하는 이 사업은 가장 성공적인 구도심 생활예술체험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용인문화재단은 4년 전부터 예술교육을 통해 강사양성을 꾸준히 해왔고 그렇게 양성된 강사 150명을 선발하여 재능기부단을 조직했다. 이들이 진정 열악한 문화 환경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문화 융성의 선봉대인 것이다. 정부의 정책은 아직도 지역 문화재단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문화정책은 요즘 국회를 통해 온통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이것이 바로 소통의 문제다. 아직 늦은 건 아니다. 용인과 같이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화운동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통해 문화 융성 정책은 다시 태어나야 한다. 물론 시간이 없다. 하지만 다행히 전국적으로 58개의 기초문화재단이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라는 조직의 이름으로 손꼽아 기원하고 있다. 구도심과 신도심이 소통하고 나아가 지역과 지역이 소통하는 문화 융성의 나라를 위해서. 김혁수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 회장

[천자춘추] 먹방 전성시대

그야말로 먹방(먹는 방송) 전성시대다. 케이블TV, 인터넷방송은 물론 공중파에서도 먹방이 한창이다. 먹방은 꽤나 높은 시청률을 보장하는 방송사의 ‘핫’한 아이템이라고 한다. 어디 그뿐이랴, 맛깔스러운 음식사진을 너도나도 블로그나 SNS에 올려놓고 자랑한다. 식도락이라고 하면 지지 않는 서구인들이 봐도 우리나라 먹방의 인기는 이례적인지 영국 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장기 경제 침체로 인하여 한국인에게 널리 깔려 있는 불안감과 불행 때문’이라는 보도를 했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서도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전체가구 수의 35%를 차지하여 대한민국 대표 가구형태가 된 1인가구(793만명) 시대에 혼자 밥 먹는 이른바 ‘혼밥족’이 늘면서 TV의 먹방이 같이 먹어주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희망 잃은 3포세대의 마지막 욕망’이라고도 한다. 이 같은 내용을 보면 먹방의 인기요인은 먹음직스러운 음식이나 맛나게 먹는 모습 때문이 아니라 현대인의 심리적 허전함과 불안감, 뭔가 잃어버린 듯한, 상실감 같은 무의식을 파고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음식은 어느 민족에게나 생존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음식은 국경을 초월하여 민족정체성이나 신앙의 동질성을 확인할 수 있는 원초적 방법이며 살아온 환경과 역사 속에서 형성된 체질의 DNA다. 여기에 우리 민족에게 밥상은 식구(食口)가 둘러앉아 일상생활의 희로애락을 나누며 서로의 안녕과 가족애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잘 모르는 사람과 친해지고 싶을 때, 반가움과 고마움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때 “밥 한번 같이 먹자”고 하는 것도 음식을 통한 교감을 그만큼 중시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문화와 음식 전문가인 아사쿠라 도시오 일본국립민족학박물관 교수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식의 특징은 정(情)”이라고 규정했는데, 유독 음식을 정서와 결합하는 우리 식문화를 간파한 말이라 생각한다. 먹방이 유례없는 인기를 구가하고 혼밥, 혼술, 집밥이 유행어가 된 지금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것이 더욱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혹시 지금 맛있는 음식을 보고 있거나 밥 먹을 시간이 다가왔다면, 휴대전화를 열어 함께 먹을 사람을 찾아 연락해보는 건 어떨까. 이제 미각과 허기만 채우는 차가운 음식이 아니라 사람의 온기와 정이 느껴지는 따뜻한 음식을 드시기 바란다. 우리 청소년들도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대신 누구와 먹을지 생각하는 사회에서 살아갔으면 한다. 김영규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이사장

[천자춘추] 난민정책의 과제

최근 법무부가 금태섭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난민신청자가 1994년부터 금년 7월말까지 1만9천440명으로 올해 안에 2만 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난민문제는 수년전만 해도 우리나라와는 상관없는 독일이나 영국, 프랑스 등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릴 정도였다.그러나 정부는 이미 1992년 12월 3일 ‘난민 지위에 관한 국제협약’에 가입하였고, 2012년 7월에는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하고, 2013년에는 영종도에 난민 센터를 개소하고, 2016년 난민법제정 3주년을 맞아 포럼을 개최하고 실정에 맞는 난민법 개정을 위해 힘쓰고 있다.그러나 난민문제는 국내법뿐만 아니라 국제협약 체결국이라는 책임과 의무도 있어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첫째는 2만 여명에 육박하는 난민신청자의 체류관리 문제이다. 공항만이나 전국 출입국 관리 사무소를 통해 신청하는 난민 신청자들이 신청 후 6개월 동안 생계비를 지원받지만 그 후에는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이들 중에 범죄조직이나 테러단체 등에 관련된다면 국내문제를 넘어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필자는 2010년 최초의 난민인정자인 0000국 아무개씨와 1년간 함께 지냈는데 어느 날 놀라운 고백을 들었다. 수요일 저녁 집에 가는 길에 본국 정부가 보낸 사람들에게 테러를 당해서 언덕으로 굴러 떨어졌다고 했다. 처음이냐고 하자 벌써 몇 번째 당한 일이라고 했다. 법무부가 난민 신청자의 체류 관리에 나서야하는 이유다. 둘째는 난민문제가 향후 5년 동안 난민정책의 핵심담론으로 떠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내정된 안토니오 구테헤스(67) 전 포르투갈 총리는 이미 잘 알려진 대로 난민문제 전문가이다. 이러한 이유로 난민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특히 전 세계에 난민 수용 확대를 촉구할 것이 예상된다. 한국은 더 많은 난민수용을 요구받게 될 것이 분명하다. 지금부터라도 민, 관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셋째는 국민들과 난민체류자(신청자와 인정자) 대상 쌍방향 인식개선 교육이 필요하다. 난민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부정적 경향이 많다. 그 이유는 난민 신청자 대부분이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가치와 맞지 않고, 최근 문제가 되는 테러국가 출신 난민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비록 난민 인정을 받았다 하더라도 이들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어려움은 여전할 것이다. 반대로 이들에게도 사회적응에 필요한 교육을 해야 한다.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내성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 또한 이들 중 상당수는 생계의 어려움, 질병, 장래의 불확실성 등으로 여타 이주민들과도 다른 사각지대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신상록 함께하는다문화네트워크 이사장

[천자춘추] 여성 장애인의 임신과 출산

지난 8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5년 출산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산율은 1.24명으로 OECD 국가 가운데서 최저 수준이다. 현재와 같은 낮은 출산율이 지속된다면 우리나라 경제성장이 정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희 가족은 장애여성(지체장애·2급)인 제가 임신하는 것을 반대했어요. 걱정해 주시는 것도 알지만 임신 소식을 4개월이 넘어서야 이야기할 수 있었어요. 몸이 불편한 만큼 어려운 시간도 있었지만,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은 엄마가 된 일인 거 같아요.” 임신과 출산의 문제는 비단애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 전 임신과 출산과정을 거친 여성 장애인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센터에도 2명의 임산부가 무거운 몸을 안고서 매일 같이 출근 중인데 비장애인도 힘든 과정을 장애라는 이중의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여성 장애인이 있었던 것이다. 장애인실태조사(2014)에 의하면 여성 장애인의 수는 전체 장애인의 42.3%로 이 중 배우자가 있는 경우는 54.7%이고, 임신을 희망하는 비율은 87%로 매우 높았다. 장애여성은 임신, 출산과정에서 가족과 이웃의 편견으로 인해 심리적 갈등을 경험한다. 특히 장애로 인해 건강한 아이를 낳지 못할 거라는 주변의 지나친 우려는 여성 장애인이 엄마가 되는데 심리적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장애여성이 출산을 하면 100% 장애 아이를 낳을 것이라는 것 또한 편견이다. 유전성 질환은 극히 일부이며, 여성 장애인 역시 비장애인 임산부와 마찬가지로 의료적 지원과 서비스 등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더불어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 최근 여성 장애인을 위한 거점병원과 특성화 산부인과 병원이 개원하였고, 경기도에서는 여성 장애인 가사도우미서비스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출산과 산후조리가 필요한 장애인에게 산모지원(월 160시간)과 36개월 이하의 자녀를 둔 장애인 가정에는 육아도우미가 방문하여 영유아 자녀의 목욕, 이유식 관리 등을 지원함으로써 여성 장애인의 양육권 강화 및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신청 : 누림센터) 또한 지자체에서는 여성 장애인(1~6급)이 출산이나 유산 또는 사산(임신기간 4개월 이상)을 했을 경우에 여성 장애인출산비용 100만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정보를 몰라 이용을 못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신청 : 읍면동 주민센터 직접 방문)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가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여성 장애인이 안정적인 사회 환경에서 엄마가 될 수 있도록 가족, 이웃, 사회 모두가 ‘온 마을’의 한 사람이 되어보자. 이흥로 道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장

[천자춘추] 차세대 교통안전문화 대책 서둘러야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된 응답하라 1988은 서울 쌍문동 한 골목길을 배경으로 1988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다섯 가족의 시끌벅적한 삶을 코믹하게 엮어낸 가족극이다. 그 당시를 살았던 40대 이상 시청자는 향수를 느끼며, 20~30대는 현재와의 실감을, 10대는 엄마아빠 학창시절을 체감하는 즐거움에 드라마 보는 재미가 솔솔했다. 드라마 말미에는 산업혁명에 이은 제2의 산업혁명, ‘정보혁명’을 알리는 디지털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시대배경을 담아 신·구문화가 혼재된 도시화의 급성장과 사회문화적 변화가 가속화 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디지털 문화의 급속한 변화는 1895년 고종황제가 최초 탑승했던 벤츠차량 이후 불과 120년만에 자동차문화도 급격하게 바꾸어 나가고 있다. 국내외 자동차 메이커들의 관심은 온통 자동차와 정보기술이 융합된 자율주행차다. 이미 구글에서는 자율주행차의 시험주행도 수차례 마친 상태고, 2020년이면 상용화 될 것이라고 하니 눈앞에 닥친 현실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량 등장이 딱히 달갑지만은 않다. 2010년 무인주행 성공이후 현재까지 구글 자율주행차는 16번 교통사고가 났는데, 구글 측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고는 자율주행차량이 아닌 상대 차량 운전자 잘못으로 일어났다고 설명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교통법규를 엄격하게 지키는 데 비해 기존 운전자는 상황에 맞춰 운전하기 때문에 발생한 사고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자율주행차량이 너무 완벽하게 교통법규를 지키는 것은 오히려 사고를 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디자인랩 디렉터는 “자율주행차의 진짜 문제는 자율주행차가 너무 안전하다는 것”이라며 “자율주행차가 어느 정도는 사람들 교통 문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디지털 자동차문화로의 발전은 그렇지 않아도 힘겹게 싸우고 있는 ‘교통사고 사망자 절반 줄이기’라는 교통문화운동 위에 또 다른 하나의 크나큰 과제를 던져주고 있는 셈이다. 1985년 제작 방영된 미국드라마 전격Z작전의 완벽한 인공지능 차 키트가 이 세상 모든 차를 대체하기 전까진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한데,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선 관련 법률 및 제도의 정비와 이에 상응하는 교통법규를 발 빠르게 마련해야만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김덕룡 손해보험협회 수도권본부 본부장

[천자춘추] 과연, 누가 있어 나라를 지킬 것인가?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은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 것인가? 위정자들의 끝없는 갈등과 싸움, 분열과 혼란, 계속되는 파업과 시위, 무엇 하나 제대로 풀리는 것이 없는 실타래 같다. 방송도 그렇고, 종교지도자들도, 시민단체들도, 그리고 우리 국민들마저 편이 갈려 서로 싸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례로, 북한이 SLBM 발사 성공 후 이어진 보도들은 김정은의 퍼주기식 지원의 집요함 등을 성공의 원인인 것처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보도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정부가 특정 과학자 집단을 우대한다면, 아무리 국익이 우선이라도 이렇게 긍정적으로 보도할 수 있을까? 또 국회의원들이, 국민이 가만히 있을까? 사드배치에서 보는 것처럼 공정보도라는 명분을 앞세워, 지역 주민들의 눈치를 보는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마치 외국 방송인 것처럼 한국 정부는 이래서 잘못했고, 중국의 입장에서는 어떻고, 북한의 입장에서는 어쩌고 저쩌고하며 모두가 잘못이 있는 것처럼 논평을 하고 보도를 하니 어쩌자는 것인지? 국민은 혼란스러워 하고, 외적을 앞에 두고 적전분열하며 싸우고 있다. 국가 안보와 생존을 최우선하며, 원칙에 입각하여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속 시원히 명쾌하게 여론을 이끌어가고, 설득하고, 타협을 주선하는 국가 원로와 방송인, 종교지도자, 정치인은 눈을 씻고 찾아 보아도 없다. 정녕 소신껏 욕을 먹더라도 하여야 할 일들을 하는 지도자가 대한민국에 없다는 것인가? 대통령단임제의 장점은 무엇인가? 눈치 보지 말고 소신껏 일을 하라는 것인데, 왜 다음 정권에 누구는 되고, 안 되고 하는 일에 목숨을 거는지 국민은 알지 못한다. 정치인은 꼭 재선삼선하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 민감한 사안에 대하여는 눈감아야 하는가? 언제까지 양비론을 앞세워 하여야 할 일을 외면하고 동정론을 앞세워 눈치만 보고 편을 들어줄 것인지? 과연 누가 있어 이 나라를 지킬 것인가? 민주주의는 1표씩 똑같이 나누어 가졌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타협하며, 내 권리 보다 먼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고, 내 책임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혹자는 지금의 현실은 민주주의의 과잉이라고 말하지만, 틀린 소리다.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 다른 불법이고 폭력이고, 고통이고, 차별이고, 편견일 따름이다. (우물)안에서 보는 우리와 (외국)밖에서 보는 우리와는 천지차이다. 이참에 대통령중임제 개헌이 아니라 단임제 강화, 국회의원 삼선까지만 소신껏 일하도록 만드는 개헌이 절실하다. 장호철 경기도장애인체육회사무처장

[천자춘추] 기초생활수급자 주택보증 특례상품

한국주택금융공사(hf)는 주택과 관련해서 다양한 금융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임차자금에서부터 주택연금까지 각 가정이 은행에서 돈을 쉽게 빌릴 수 있도록 주택금융공사가 신용보증을 서주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보금자리론이나 주택연금의 실적은 공사가 연간 목표로 한 수준에 이미 도달하였거나 넘어섰다. 그런데 아직 자기 집이 없어 남의 집에서 임차생활해야 하는 분들을 위한 전세보증은 그러하지 못하다. 모두 이미 자기 집을 다 장만하지는 않았을 터인데 왜 그럴까?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기 마련인데도 말이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주택연금이나 보금자리론은 신청이 오면 심사를 우리 공사에서 직접 하지만, 주택보증은 은행에 위탁해서 하고 있기 때문일 게다. 거기에다 주택보증의 역사가 88올림픽 때부터 시작된 만큼 보증종류도 많고 상품내용도 복잡하기까지 하다. 그러니 은행원들이 고객에게 쉽고 빠르게 상품을 설명하기 쉽지 않다. 특히나 은행은 온갖 자체 금융상품도 많기 때문에 성과평가 점수가 낮은 상품은 아무래도 관심에서 멀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상품요건 자체를 은행원들이 취급하기 쉽게만 할 수도 없다. 보증상품을 지나치게 단순하고 쉽게 하면 보증상품을 악용하는 사기꾼들이 의례 등장하기 마련이다. 물론 소수의 사기꾼 때문에 다수의 서민이 불편을 겪게 할 수도 없다. 구더기 무서워 장을 안 담글 수는 없듯이 선량한 서민이 조금이라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악성 고객의 개입은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공사는 항상 고심하고 있다. 주택보증상품에는 전세자금보증 말고 중도금보증도 있다. 최근 주택분양현장마다 인파가 몰려든다고 하는데 아파트를 분양받은 후 은행에서 중도금을 대출받을 때 필요한 게 중도금보증이다. 이 상품은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리스크 관리와 투기수요 차단을 위해 이달부터 100% 전액보증에서 90% 부분보증 및 1인당 2건으로 취급요건을 강화하였다. 반면에 이용요건을 대폭 완화한 보증상품도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또는 새터민을 위한 특례보증상품이 그중 하나다. 그들은 거주지 전세보증금이 필요할 경우 다른 부채가 있어도 전세보증금 범위 내에서 최대 2천500만원을 주택금융공사 보증으로 은행에서 대출 받을 수 있다. 만일 전세보증금에 대해 지명채권양도 등의 채권보전조치를 한다면 대출금액은 최대 4천만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또한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이 KEB하나은행에서 희망키움통장Ⅱ에 가입하면 매월 10만원 저축 시 정부에서도 매월 10만원을 지원받고 3년 뒤 원금 720만원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하니 소득 낮은 분들은 얼른 주민센터에 가서 본인이 여기에 해당하는지 확인해 보자. 박승창 주택금융공사 수도권서부지역본부장

[천자춘추] 지구환경과 가이아 전설

현재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거의 매일 일어나고 있는 자연재해에 대한 뉴스와 보도를 접하며 살아가고 있다.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 화산폭발, 지진과 쓰나미, 지각변동, 생물다양성 파괴, 폭풍과 폭우, 만년설 및 빙하의 감소, 전염병과 산불 피해, 가뭄 재해, 산사태와 눈사태, 혜성 충돌 등 자연환경재해가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이와 같은 재해는 자연 환경의 변화에 의한 재해 현상으로 전쟁과 폭동, 정치쿠데타, 핵폭발 및 교통사고, 안전사고, 기아와 기근 등 기술적사회적 재해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다행히 인류는 과학 및 기술 진보에 힘입어 자연재해를 예측하고 통제, 관리하는 능력이 커지면서 그 피해를 줄이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기서 한 가지 원초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왜 지구환경에 이러한 변화와 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가? 지구환경변화를 예측하고 예방하는 데 있어 인류는 극복할 수 없는 한계가 있는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이 얼마나 있는가? 궁극적으로 지구는 자체 생명력을 갖고 있는가? 생명체로 지구를 보는 대표적인 학자는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이다. 그는 1972년 짧은 논문 ‘대기권분석을 통해 본 가이아 이론’에 이어 1978년 저서 ‘지구상의 생명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통해 가이아 가설(Gaia Hypothesis)을 주창하기에 이르렀다. 가이아는 본래 고대 그리스 신화 중 대지의 여신을 의미하며 지구를 은유적으로 나타낸 말이었다. 제임스 러브록은 지구와 지구에 살고 있는 생물, 대기권, 대양, 토양까지를 포함한 신성하고 지성적이며 능동적인 존재인 지구를 가이아로 표현하였다. 지구가 단순히 기체에 둘러싸인 암석덩어리로 생명체를 지탱할 뿐만이 아니라 스스로 진화하고 변화해 나가는 하나의 생명체이자 유기체임을 강조하고 있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과 환경은 능동적인 상호연관성을 맺으면서 일정한 균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이아 가설이 그 진위 여부를 떠나 우리의 주목을 끄는 이유는 오늘날 현대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환경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에 대한 시각과 방법, 방향을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 본다. 어떠하든 가이아 가설은 지구 안의 모든 생명체의 유지발전을 위해서 우리 스스로 지구를 보호해야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이상익 행정학 박사

[천자춘추] 개그맨 이홍렬의 30년 나눔

최근 몇 년간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유명 인사들이 홍보대사, 친선대사, 또는 후원회장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NGO 기관 활동에 참여하는 일이 많아졌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도 최불암, 이홍렬, 추신수 씨 등 10여명이 함께하고 있는데, 그 중 개그맨 이홍렬씨의 열정적인 활동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홍렬씨는 1986년부터 두 명의 소년소녀가장을 후원하면서 재단과 인연이 되었는데, 사회적으로 모범이 되는 유명 인사들의 봉사와 나눔이 널리 알려져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눔에 동참할 수 있다는 재단의 제안을 받아들여 1998년 어린이재단 홍보대사가 되었다. 당시 그 일을 담당했던 필자는 그 인연으로 이후 이홍렬씨의 여러 활동을 함께할 수 있었다. 아이디어 뱅크이자 기획 전문가였던 그는 재단의 초기 기획안에 풍성함을 더해 그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도록 도왔다. 그 좋은 예가 ‘이홍렬의 樂樂페스티벌’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담스럽지 않고 즐겁게 콘서트와 경매를 함께하면서 나눔에 참여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올해로 11년째를 이어오고 있고, 그와 인연이 있는 많은 가수들이 재능기부로 무료 출연해 그 의미를 더했다. 봉사나 나눔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 첫걸음을 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부특강’은 올해 감동적인 100번째 강의를 했다. 이 강의를 통해 나눔과 친해지고 동참하게 된 사람들도 무수히 많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소개하고 싶은 것은 이홍렬씨의 버킷리스트였던 ‘국토순례’다. 그는 이 개인적인 미션에도 나눔을 연결해, 먼 거리에 있는 학교를 매일 몇 시간씩 걸어다녀야 하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생각하며 부산에서 서울까지 한 달여를 걸었다. 그리고 이 이벤트를 통해 모아진 후원금으로 아프리카 최빈국 남수단 아이들에게 통학용 자전거 2천600대를 선물했다. 이홍렬씨는 언제나 한결같이 재단의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에게 쉽고 재밌게 봉사와 나눔에 참여할 수 있음을 알리고 있다. 그를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열정적이고, 진지하고, 유쾌한 그의 말에 이끌려 나눔에 동참하게 된다. 올해로 무려 만 30년, 그 자신이 몸소 실천하고 있는 나눔 뿐만 아니라 그의 활동을 통해 재단과 함께한 많은 사람들의 나눔의 가치는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홍창표 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장

[천자춘추] 반부패·청렴은 선택 아닌 필수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약칭 청탁금지법)이 제정됐다. 때맞춰 경기도와 산하 공공기관이 청렴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하면서 지난 9월 11일 산하 16개 공공기관, 한국투명성기구가 참여하는 ‘경기 청렴ㆍ반부패 얼라이언스’ 협약을 체결했다. 공공 영역에서의 이번 협약은 참으로 잘한 일이다. 지인 중 한 분이 2000년에 일본 벳부대학 교수로 부임했다. 환영회 오찬이 열렸고, 오찬이 끝날 즈음 누군가 일어나더니 학장을 포함한 전 참석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비용을 N분의 1로 갹출했다. 일명 ‘더치페이’인 것이다. 많이 황당했고 ‘내가 왜 일본에 있는 대학으로 왔지?’ 라는 후회가 들었다고 했다. 급기야 이제 우리나라도 이러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반부패, 청렴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부패한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잠시나마 마음에 두었더라면 이 또한 있어서는 아니된다. 부당함에 잠시의 머뭇거림도 있어서는 아니된다. 남이 보지 않는다고, 이번 한 번쯤이야 하고 마음속에서 주저하면 아니된다. 그 어떤 유혹도 주저함이 없이 마음에서부터 바로 떨쳐버려야 한다. 아이들의 거울이 바로 어른들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하는 대로 따라 배운다. 우리 기성세대들이 먼저 청렴, 정직, 원칙 그리고 신뢰를 솔선수범해야 한다. 미래의 희망이자 주역인 우리 아이들에게 어렸을 적부터 자연스레 몸에 배게 해야 한다. 청렴은 우리 후손들한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멋진 유산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절대 아니 된다. 부정 청탁을 하면서 서울에 모로 가면 안 된다. 올바른 과정에서 얻은 결과가 진정한 결과이며, 원리 원칙대로 정도로 가야 한다. 질서는 지켜져야만 한다. 법과 규정을 제대로 지키면 당장은 이익이 조금일지라도, 아니 당장은 손해를 볼지라도 결국은 이익으로 돌아서게 된다. 옳음은 결국 이익이고 옳지 않음은 결국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손해가 되어 돌아온다.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매우 저조하다. 이는 외국기업의 투자 저해를 가져와 결국 경제발전이 저해된다. 최근의 세월호 사고 등 부패가 대형 사고로 이어진 것들을 보면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 하늘이 보고 있고 더욱이 나 자신이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양심과 원칙을 지켜야 하고, 양심과 원칙은 우리를 지켜준다. 반부패, 청렴함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선택이 아닌 필수다! 윤인필 경기농림진흥재단 친환경급식사업단장

[천자춘추] 문화도시 첨병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봄부터 늦가을, 격년에 걸쳐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베니스는 전 세계에서 몰려온 관광객들로 붐빈다. 항공과 기차, 숙박시설의 예약은 일찌감치 마감되어 웃돈을 주고라도 얻으려는 경쟁이 치열하고 도시 곳곳은 축제 분위기로 가득하다. 모두 베니스비엔날레가 만들어낸 파급효과이다. 100여 년 동안 이어진 베니스비엔날레는 국가정부와 주정부, 시민이 힘을 모아 전 세계 예술을 선도하며 예술인과 대중, 다양한 민족을 한데 모으는 세계적인 예술행사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도 베니스 비엔날레의 영향을 받아 1995년 광주비엔날레를 필두로 부산비엔날레, 대구사진비엔날레,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등 여러 비엔날레가 잇따라 조직되었다. 각 지자체에서 다투어 비엔날레를 구성하고 예산을 투입하였던 것은, 베니스비엔날레가 입증하였듯 비엔날레 가 갖는 문화에서 출발한 사회적 파급력 때문이었다. 같은 취지에서 시작한 비엔날레이지만 베니스비엔날레와 국내 비엔날레는 그 평가방식에서 차이가 크다. 국내에서는 행사가 종료된 후에 비엔날레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문화적인 파급력에 대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관람객을 모았고, 얼마만큼의 수익을 창출했냐는 가시적인 성과이기 때문이다.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비엔날레가 갖는 공공의 역할 수행에 역점을 두고 개최되어 왔다. 특히 2017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그동안 늘 화두처럼 던져졌던 이러한 질문을 정면으로 뚫고 나갈 수 있는 인본주의적 주제, ‘서사_삶을 노래하다’를 택하였다. 이번 행사는 내년 4월 22일부터 5월 28일까지 인간 삶을 서사하는 전세계 도자작품들을 전시한다. 이 기간 동안 행사가 진행되는 경기도 광주와 이천, 여주 일대에는 전시와 아울러 학술회의, 체험행사, 워크숍 등 다양한 부대행사들이 개최된다. 문화예술은 서서히 도시와 사람 사이에 침투하여 그 사회의 문화와 역사를 바꾸는 힘을 갖는다. 그러한 힘을 갖는 나라가 ‘문화강국’이며 그러한 힘을 갖는 도시는 ‘문화도시’가 된다. 지난 2001년 시작된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내년에 9회를 맞이하고 2019년에는 10회에 이르게 된다. 그 시간과 함께 경기도는 아시아의 도자문화를 대표하는 중심 도시 중 하나로 세계인들에게 각인되었고 대중들은 이 지역이 갖는 고유한 전통과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힘을 감지하며 앞으로의 사명감 또한 크다. 100년 후 문화도시 경기도, 그리고 문화역사의 중심지대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로 세계에 우뚝 설 수 있도록, 모두 한 데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전성재 한국도자재단 문화사업본부장

[천자춘추] 끝없는 총체적 난국

요즈음 세상사를 보면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하나도 없다. 혼란한 이 모든 것들은, 찬송가의 한 구절처럼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나열할 수도 없을 정도의, 한도 끝도 없는 총체적 난국이다. 유엔회원국 192개국 중 최소 11위안에 드는 경제 대국, 세계 1, 2위 미국, 중국보다도 안전하고 살기 좋은 나라, 물질적인 풍요로움 속에서도 만족할 줄 모르고, 가장 성공한 나라이면서도 자신들의 성공을 모르고, 외적(강도)을 앞에 두고도 내부에 편을 가르고, 6ㆍ25때 참전으로 우리를 도와준 미국보다, 중공군 투입으로 한반도를 두 동강 낸 중국의 눈치를 더 보고, 200년 당파싸움에 이골이 나고, NIMBY 현상이라 불리는 지역이기주의, 공보다는 사를 앞세우고, 우리 자녀들의 미래보다는 오늘을 사는 자신들의 안락만을 최우선하고, 확인된 팩트보다는 발생하지도 않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에 열을 올린다. 정치도 정당도, 경제도 취업도, 가정도 나라도, 국정도 자치행정도, 대기업도 중소기업도, 양극화와 비부격차, 정규직과 비정규직도, 재벌도 서민도, 교육도 가치관도, 금수저 흙수저, 헬조선, 특권과 ‘갑’질, 유치원도 어린이집도, 국책사업도 신공항도, 떼 법도 파업도, 단식투쟁도 일인 시위도, 족벌경영도 혈연 보좌관도, 선거비용도 홍보리베이트도, 전관예우도 성공보수도, 각종 사기, 신종범죄의 창궐, 예의, 윤리, 도덕을 저버린 패륜 범죄, 막말들. 법과 원칙이 실종된 약육강식 사회, 자신도 전혀 소통하지 않으면서 남 보고 소통 안 한다고 손가락질하고, 국가와 국민을 우선시하기는커녕, 자신과 자기편의 유불리만을 생각하고, 돈만 벌기에 눈이 멀어 탈법과 불법에 무감각한 사회, 사회의 빛과 소금으로 분쟁조정자가 되어야 할 종교와 언론, 방송도 패가 갈려 혼란 유발자가 되어 있다, 실로 천자(千字)로는 이루 다 열거할 수도 없는 총체적 난국인 혼돈한 세상이 되어 갈 길을 잃고 말았다. 이런 난국은 땜질처방식의 임시방편과 단기처방으로는 해결할 수가 없다. 우리가 변하여야 한다. 우리가 우리의 정신을 새롭게 하지 못하는 한, 절대로 해결될 수가 없다. 우리 스스로의 진정한 정신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주민이 주인 되고, 주인 정신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그리하여 돈보다는 사람을 중요시하는 사회, 결과보다는 깨끗한 과정을 중요시하는 세상, 섬김과 나눔, 배려로 사랑이 넘치는 대한민국을 복원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처럼, 자리를 탐하기 전에,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이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를 먼저 헤아리는 최소한의 양심이 절실하다. 준비되었나요? 그럼 다시 시작합시다! 장호철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천자춘추] 나비효과와 환경변화

우리는 주변에서 불가사의하다거나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많은 자연ㆍ사회적 사건, 사고나 기이한 현상들을 접하곤 한다. 지역과 시대적 상황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전쟁과 무력충돌, 태풍ㆍ지진ㆍ쓰나미ㆍ화산폭발ㆍ혜성충돌ㆍ가뭄ㆍ기후변화와 같은 자연재해와 재난, 세계 증시폭락·경기침체, 전염병 전파, 정치ㆍ사회적 변혁 등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물론 과학기술의 발전이라든가 경제호황, 생활수준의 향상, 인류의 행복 증진과 같은 긍정적인 현상들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현대 사회에서 기존의 물리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자연 현상을 1961년 미국의 기상학자인 에드워트 로렌츠는 ‘초기 조건의 민감한 의존성’ 또는 ‘미래결과의 예측 불가능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즉 아주 작은 변화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어떤 하나의 원인이 다른 결과를 초래하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것이 나비효과 개념의 핵심이다. 본래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는 에드워드 로렌츠가 기상관측을 하다가 고안해 낸 원리로서 변화무쌍한 날씨의 예측이 힘든 이유를 설명하는데 이용하였다.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개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훗날 카오스이론(Chaos Theory)의 토대가 되었다. 초기 이 현상을 설명할 때는 로렌츠는 갈매기를 사용하였으나 후에 시적으로 표현하고자 나비로 대체하였다. 한편 카오스는 컴컴한 텅 빈 방 곧 혼돈 상태로서 불규칙적이며 결정론적 운동을 의미한다. 카오스 이론은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안정적이지 못하고 안정이지 않은 것처럼 보이면서도 안정적인 현상을 설명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없이 무질서하고 불규칙적이지만 나름대로 어떤 질서와 규칙이 있는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지금은 물리학 뿐만이 아니라 경제학·수학·천문학·의학·생물학 등 모든 학문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1930년 미국의 대공황이 미국의 어느 시골 은행의 부도로부터 시작되었다거나, 독일통일의 발단이 동독 대변인의 실수로 즉각적인 해외여행자유허가로 발표함으로써 촉발되었다는 예가 그것이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매일매일 단선적인 인과관계(因果關係) 또는 상관관계로만 설명할 수 없는 자연적 및 사회적 현상들이 부지기수로 일어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변화도 예외일 수 없으리라.이상익행정학 박사

[천자춘추] 저출산 해법 ‘일·가족 양립’서 찾아야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기른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등 표어를 내걸고 아이를 둘 혹은 하나만 낳자고 정책적으로 제한했던 시기가 있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여성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수)은 6.0명에 달했고,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은 빈곤의 대물림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수치는 1980년대 중반부터 인구유지를 위한 대체 출산율 2.1명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저출산 현상은 여전히 지속되어 왔다. 현재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최하위의 출산율인 1.24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미 저출산 현상을 경험한 유럽 국가들에 비해 한국의 저출산 현상은 유독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결국에는 국가적 위기로 인지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급격하게 저출산 현상이 나타나는 데는 복합적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세태를 꼽을 수 있겠다. 최근 ‘연애’와 ‘결혼’ 그리고 ‘출산’마저 포기한 세대를 일컫는 소위 ‘삼포세대’라는 신조어가 자주 등장한다. 경제 불황으로 인한 고용 불안정과 높은 주택 가격과 같은 현실적 문제에 부딪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를 삼포세대라고 인식하는 20~30대의 비율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취업 대열에 들어가기도 어려운데, 취업을 한다 해도 유지하기도 쉽지 않고 또 출산과 양육을 병행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결혼을 하기도 힘들고, 해서도 문제라고 인식하는 20~30대들이 증가하면서 저출산 문제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출산율의 저하를 이미 경험했고 극복해 나간 다른 국가들의 경험과 대처방식에 주목해야 한다.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환경 조성이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는 일·가정 양립을 돕는 공보육의 확산, 부모의 동등한 의무와 권리를 강조하는 육아휴직 제도의 활성화, 전반적 사회서비스의 확대가 중요하게 작동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족정책 지출은 국내총생산(GDP)대비 1%에도 못 미치며, OECD평균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이 상황에서 출산과 육아는 전적으로 가족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출산을 기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이제 일을 하면서 출산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은 선택적 사항이 아니라 필수적 요건으로 우리사회 전반에서 이를 위한 인식개선과 지원이 폭넓게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즉 출산과 육아가 단지 여성과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감당해 나가야 한다는 인식의 확산이 이루어져야만, 삼포세대로 지칭하는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되찾아주고, 저출산 문제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문은영 인천여성가족재단 정책연구실장

[천자춘추] 나눔의 위대한 결실

2016년 8월10일 새벽 여섯 시, 이른 아침부터 긴장감이 가득했다. 펜싱 에페경기. 점수는 9대 13, 어느 선수든 15점을 먼저 따면 올림픽 금메달이다. 일 년 전 무릎 십자인대 수술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일어나 올림픽 결승 무대에 선 박상영 선수의 당당한 모습이 너무도 대견하고 자랑스러웠지만, 4점이나 뒤져 있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이왕이면 금메달이면 더 좋을 텐데. 마지막 3분 3라운드를 남겨 놓고 4점 차로 뒤져 있어 패색이 짙었다. 아쉽고 안타까운 생각에 마음이 복잡하던 순간, 3라운드 시작 전 의자에 앉은 박상영 선수의 입모양이 눈에 띠였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연신 자신에게 할 수 있다는 최면을 거는 듯했다. 순간 온 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머릿속이 오버랩되었다. 16년 전인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다이빙 여자 10m 플랫폼에 선 미국의 로라 윌킨슨. 올림픽 출전 3개월 전 부상으로 7주간 병원에서 생활해야 했던 그녀가 올림픽 결승에 섰다. 중국의 강세로 예선 5위로 결승에 진출한 그녀가 우승하리라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녀는 다이빙대에 서서 도약 직전에 중얼거렸다. ‘내게 능력을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그녀는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이 되었다. 박상영 선수의 입을 보면서 순간 로라 윌킨슨이 떠오르며 실낱같은 기대를 하게 되었다. 결국 소름끼치는 결과를 낳았다. 15대 14, 대역전의 드라마를 만들며 그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누구의 금메달보다도 기뻤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하는 모든 후원자들의 금메달이었다. 아니, 나눔을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의 금메달이었다. 박상영 선수는 지난 2013년부터 어린이재단이 지원하는 인재양성지원사업 ‘아이리더’로 선발돼 작년까지 3년간 꾸준히 지원을 받았고, 재단의 지원금으로 펜싱 장비를 구입하거나 체력 강화를 위한 영양 보충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값진 금메달은 무엇보다도 본인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이고, 부모님의 사랑과 지인들의 격려, 그리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재능과 꿈을 키우는 아동들을 돕는 후원자들의 나눔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지난 8일 저녁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가족들이 함께하는 제5회 초록우산 나눔음악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박상영 선수는 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에게 자신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어 주며 재능과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준 후원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상영 선수는 나눔의 결실이 이토록 위대하고 감동적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증명해 주었다. 홍창표 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장

[천자춘추] 고금리 전세자금대출 탈출법

한가위 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상이다. 일상으로 돌아오니 지난달 5개 대형은행의 전세대출이 그 전달보다 1조원 가까운 9822억원이 늘어났다고 한다. 이는 전세 거래량도 늘어나고 전셋값도 올랐기 때문이다. 다음 달은 이제 이사철이다. 따라서 전세대출 증가세는 10월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재작년 10월에 전세로 입주한 분들은 지금쯤 어떤 결정을 하였을까?자녀 학교 때문인 경우는 타지로 이사하기보다는 현 지역에서 계속 거주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전세금 올려달라고 하면 인근의 전세가격 수준에 맞추어 올려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학교 문제가 아니라면 굳이 전세금을 올려 주면서 현재의 집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같은 전세금의 다른 집으로 이사 가는 게 합리적일까? 조금은 귀찮더라도 계산기를 두드려 보자. 예를 들어 집주인이 2천만 원 올려 달라 했을 때를 가정해 보자.이사를 간다면 이사비용과 새로운 전셋집을 찾는 중개수수료가 발생할 것이다. 이사비용이 80만원, 부동산중개비가 50만원이라 가정하면 13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2천만원을 은행에서 3%에 빌린다면 연간 60만원의 이자가 발생한다. 2년간 2천만원을 그대로 빌린다면 모두 120만원의 이자가 발생한다. 이제 답이 나왔다. 여윳돈으로 올려주든지 은행에서 전세자금을 3%에 빌려 전세금 올려주는 게 이사하는 것보다 경제적이다. 제2금융권의 대출로 조달해서 높은 이자를 내고 있다면 이번 기회에 제1금융권 대출로 갈아타자. 전세보증금 4억 원 중 1억5천만원까지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전세보증서를 통하여 은행 자금으로 바꿀 수 있다. 전세기간이 아직 남았거나 이미 재연장을 하였더라도 2015년 5월 31일 전에 제2금융권에서 전세자금을 빌렸다면 ‘징검다리 전세보증’을 통해 은행 자금으로 바꿔 쓸 수 있다. 이용자격은 부부합산 연소득이 7천원 이하, 임차보증금은 4억원 이하(지방소재 가구는 2억 원 이하)로 신용등급이 1~9등급이면 된다. 신청금액은 기존 전세대출금 잔액 범위에서 최대 1억 5천만 원까지다. 만일 이미 제2금융권에서 대출기한을 연장하였어도 최초 대출 실행일이 2015년 5월 31일 이전이면 신청할 수 있다. 여기서 제 2금융권이란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카드사, 보험사 등을 말한다. 징검다리 전세보증은 가까운 시중은행을 방문하여서 신청하면 되므로 위 요건에 맞는 분들은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한 푼이라도 이자를 아껴 살림에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박승창 주택금융공사 수도권서부지역본부장

[천자춘추] 제주도 무비자 관광제도의 문제점

2002년부터 비자면제 제도를 도입한 제주도는 중국인 관광객에게만 한 달 동안 비자 없이 관광목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국내유일 국제관광도시다. 특히 정부는 2016년을 ‘한국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중국인 단체관광 비자수수료를 면제한 데 이어, 복수사증 발급대상을 확대하고 ‘10년 유효 비자’를 최초 시행하고 있다. 그 결과 제주도의 경우 하루 2천500명에서 3천명 정도의 중국인 관광객이 찾아오는 추세다. 그런데 최근 일부 중국인 관광객들에 의한 밀입국 및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고 무비자입국 정책에 대한 비판여론도 심상치 않다. 금번 제주도에서 발생한 사건의 책임은 전적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있다는 것이 수사결과 밝혀지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여론은 무비자 관광정책에 대한 정부책임에 더 무게를 두고 심사강화를 요구하고 있다.지금은 제도와 현실 사이에서 양쪽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해야 할 때다. 특히 관광객 유치는 법무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 등과도 긴밀히 협의해야 하는 사안이다. 여론에 따른 심사를 강화하려면 출입국 심사인원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방문예약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인원확충 없이는 한계가 있다. 또한 관계 당국도 경제적 이익만 고려하는 관광정책을 다시 검토해 보아야 한다. 중국인 관광객 쿼터제 실시를 검토해 볼 만 하다. 과거 미국에서도 너무 많은 중국인 이민에 대해 비자로 제한한 적이 있고, 한국도 한 때 시행령으로 중국인 방문객을 일시적으로 제한한 적이 있다. 비자정책은 국가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국의 경우 상호주의와 실용주의 그리고 보편주의에 의해 체류자격을 주고 있다. 다만 제주도에 한정하여 30일간의 무비자 방문을 허용하는 것은 국가 관광 정책에 의한 실용주의적 정책 일환이다. 비록 국가 간의 무비자 협정이 이루어졌다 할지라도 ‘출입국관리법’ 제7조 제3항에 의거 법무부장관은 공공질서의 유지나 국가이익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대한민국과 비자면제협정을 체결한 국가의 국민에 대해 비자면제협정의 적용을 일시 정지할 수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사건 사고에 대한 충분한 준비 없이 경제적 이익만을 고려한 정부의 관광정책이 빚은 결과가 아닌지 반성을 해야 한다. 2015년 10월 대한민국이 비자면제 협정을 맺은 국가는 103개국이다. 또한 한국인이 비자 없이도 갈수 있는 국가가 172개 국가나 된다. 그러므로 지금보다 더 많은 사건 사고들이 빈번이 일어날 것이다. 한국인들도 국외에서 이런 일을 벌이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정부의 신속하고 확실한 대책을 기대한다. 신상록 성결대학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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