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인류의 문명과 분뇨

미국 작가인 해로인 로저스는 그의 저서 사라진 내일: 쓰레기는 어디로 갔을까(2005)에서 지구에 생명체 탄생 이후 쓰레기 또는 폐기물의 가장 원시적인 형태는 사람과 동물의 분뇨 즉 똥과 오줌이었을 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미국 공상 영화 마션(Martian)에서는 사고로 화성에 홀로 남은 주인공 마크 트와니가 지구에서 구조대가 올 때까지 연명(延命)하기 위해 승무원 인분으로 무공해유기성비료를 만들어 감자를 재배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와 같이 사람이나 동물이나 먹으면 배설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하나의 중요한 생존의 법칙 또는 배설의 문화임은 부인할 수 없으리라.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그는 “인류의 역사는 화장실의 역사”라고 했을 만큼 분뇨처리는 오랜 기원을 간직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분뇨처리시설은 기원전 3천년 전 인도의 인더스강 지역에서 발견된 모헨조다로유적이다. 로마제국은 역사상 가장 완벽한 화장실문화를 갖추었는데 각 가정의 화장실을 수세식으로 설치하고, 한때는 공동화장실 건립을 위해 배설세(排泄稅)를 부과하기도 했다. 근대 유럽은 산업혁명 이후에는 도시화와 인구의 집중으로 인해 좁아진 주거공간으로 인해 곳곳에 배설물로 넘쳐났다. 심지어 각 가정에 화장실이 없다보니 오물을 모아 아침에 창밖으로 쏟아 버리곤 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래전부터 농경문화를 기반으로 살아왔던 조상들은 뒷간이라는 이름으로 화장실을 발전시켜 왔다. 왕실 귀족들은 개인 용변기인 매화(梅花)틀과 매화 그릇이라 하여 이동식 화장실을 사용하였다. 분뇨에 대한 동서양의 인식은 어떻게 다를까? 전통적으로 서양에서는 악취와 전염병의 근원이자 없애버려 할 골치 덩어리로 보고 이를 막는 대안으로 수세식 변기와 하수처리체계를 개발하였다. 반면 한·중·일 등 동아시아에서는 귀한 존재로 돈을 주고 사는 상품으로 인식되었다. 특히 지금도 가축분뇨는 땔감, 건축자재, 생활용품, 최고급 식재료로 활용되는 재료다. 현재 세계적으로 분뇨는 환경과 생태를 살리는 생명의 고리로서 화학비료의 대체재, 바이오 가스와 같은 재생에너지원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 이에 대한 연구개발과 지속적인 투자가 더욱 필요한 때다. 이상익 인천환경공단 이사장·행정학 박사

[천자춘추] 나눔은 도덕적 의무며 책임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다. 둘 이상이 모여 공동생활을 하면서 사회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지나친 상호간의 경쟁으로, 사회 구조적인 한계로 이른바 서열이라는 것이 생겨났다. 그 서열의 극단을 예로 들자면 부자와 빈자, 그리고 1등과 꼴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앤드류 카네기는 ‘부자로 죽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빌 게이츠는 ‘부의 사회 환원은 부자의 의무’라고 말했다. 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많이 소유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가진 것을 사회에 다시 돌려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부는 사회로부터, 다른 사람과 공동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것이므로 다시 사회 구성원들에게 나누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결국 가난도 그 사람만의 책임이 아니라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좋은 예는 1930년 뉴욕의 어느 한 법정에서 들여다볼 수 있다. 상점에서 빵을 훔쳐 절도혐의로 기소된 노인에게 판사는 10달러의 벌금형을 선고함과 동시에 노인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고 방치한 도시에 살고 있는 모두에게 책임을 물어 판사인 자신에게 10달러의 벌금형과 방청객들에게 50센트의 벌금형을 선고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모아진 57달러 50센트 중 10달러는 벌금을 내고 남은 47달러 50센트는 노인에게 돌려주어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이 이야기는 미국의 뉴욕시장을 세 번이나 역임했던 피오렐로 라과디아의 판사 시절 일화다. 가진 자들에게 도덕적 의무를 다하라는 판결이었다. 높은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 노블레스 오블리주! 오늘 우리 사회가 봉건시대처럼 신분과 계급이 나누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가진 사람들의 오블리주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앞서 소개한 앤드류 카네기, 빌 게이츠, 라과디아 등, 이들은 좀 더 많이 가진 사람으로서 자신들이 함께하고 있는 사회를 위한 도덕적 의무와 책임을 당연히 여기고 실천한 사람들이다. 이제 우리 스스로에게 묻고 싶다.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고 있느냐고, 좀 더 많이 가진 사람으로서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다하고 있느냐고 말이다. 홍창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장

[천자춘추] 질병국가 아닌 건강국가 되어야

바른 식생활의 중요성은 모두들 공감할 것이다. 이제는 각론으로 들어가서 일상생활에서의 실천방안 등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7세 이전의 어릴 적 입맛이 평생 동안 함께 한다고 한다. 맛은 혀의 미뢰(味)를 통과하면서 반복 학습된다. 어느 일곱 살의 남자아이는 다른 음식은 거부하고 초코맛이 나는 음식만 먹는다고 한다.알고보니 영유아시절에 이 아이를 돌보던 유모가 초코맛이 나는 과자를 주면 칭얼거리지 않아 늘 그 과자를 주고 난 후 자신의 일을 하였다고 한다. 그 남자아이의 건강한 혀 미뢰는 시나브로 초코맛에 반복 학습되었던 것이다. 어렸을 적 일상생활에서의 미각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이다. 지금 군복무중인 나의 아들의 경우다. 초등학교 입학가기 전까지 줄곧 외할머니와 생활을 같이 했다. 피자나 콜라와 같은 패스트푸드를 멀리 하고 하루 세 끼를 우리 음식으로 꼬박꼬박 외할머니가 챙겨주었던 것이다. 성인이 된 지금도 패스트푸드를 멀리 하며, 우리 음식으로 삼시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먹는다. 영유아시절에 바른 식생활을 한 결과라고 보여진다. 그만큼 혀가 건강한 유아시절의 미각정착이 참으로 중요하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최근 바른 식생활교육의 중요성을 전파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노력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라고 본다. 지인 중 7세 미만의 아이들의 입맛을 저염저당으로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영양사(서울 녹번동 유정유치원 이영희)가 있다. 유치원에서 염도 0.4 이하의 저염식과 골고루 먹게 하는 식생활 식사지도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수많은 영양사들이 7세 이전 영유아들의 올바른 식습관을 위하여 유치원, 어린이집 및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등에서 노력하고 있다.우리 미래의 희망이자 주역인 영유아들이 편식으로 인한 영양불균형으로 소아비만과 소아당뇨 등 각종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저염저당식을 하도록 영양교육과 식사지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우리는 누구나가 질병국가가 아닌 건강국가가 되기를 바랄 것이다. 올바른 미각이 정착되도록 우리 기성세대, 전문가들 뿐만아니라 부모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다. 윤인필 경기농림진흥재단 친환경급식사업단장

[천자춘추] 행복하려면 용기 내라

몇 개월 전 신문지상에서 중 우리나라 여성 초혼연령이 처음으로 30살을 넘어섰다는 통계청 발표를 접한 바 있다. 이미 어느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새삼 이를 화두로 꺼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처녀총각이 처음 만나 몇 번 만나다 서로 호감을 갖게 되면 진지한 연애로 발전하고 결혼으로 발전한다. 연애 때는 일단 만나서 영화도 보고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지만 마지막엔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연애감정이 깊어지면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기 보단 함께 하는 시간과 나날을 더 많이 만들고 싶어진다. 그래서 둘만의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런데 결혼은 소꿉장난이 아니다. 같이 생활할 집도 구해야 하고, 살림살이도 장만해야 하고, 예단도 챙겨야 하고, 식장도 예약해야 하고, 신혼여행은 어디로 갈지 등등 목돈 쓸데가 너무 많고 많은 게 결혼이라는 거사다. 필자가 신혼이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여성도 직장이 있어야만 결혼이 가능한 것 같다. 남녀 서로 맞벌이 아니면 결혼생활을 이어가기가,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혼을 염두에 두고 배우자감을 만날 때는 상대방이 직장이 돈 잘 버는 곳인지 안정된 곳인지를 반드시 먼저 따져본다. 거기다 체면도 중시해서 친구나 친척들의 결혼행사 수준과 비슷한 수준은 되어야 하는 강박관념도 작용한다. 그러니 결혼 결심하기가, 결혼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결혼에 성공하려면, 행복하려면 용기를 내야 한다. 같이 있으면 편하고 즐거운가? 그렇다면 그 사람은 내 가족이 되어야 한다. 돈이 없다고? 남에게 보여주려는 욕심을 버려라. 아이를 남보다 잘 키우겠다는 생각도 버려라. 병 없이 건강하게 자라면 복 받은 거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음은 대기업들 집안싸움이 잘 보여준다. 어려운 가정이 행복을 잃지 않도록 한국택금융공사는 주택과 관련한 각종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 중 2가지만 소개하면 (1)주민자체센터에서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 확인이 되면 주택임차자금을 최대 2천500만원까지 지원하는 사회적배려자특례보증과 (2)부부합산 연소득 7천만원 이하(상여금 수당 포함)인 세대주가 제2금융권에서 지난해 5월말까지 빌려 쓴 전세자금대출이 있다면 신용도가 떨어져도 제1금융권 전세자금대출로 갈아타도록 임차보증금의 80% 내에서 최대 1억5천만원까지 지원하는 전세자금 보증이 있다. 박승창 한국주택금융공사 수도권서부지역본부장

[천자춘추] ‘삶의 질 향상’을 정책적 키워드로

우리나라가 그간 이룩한 경제 성장에 비해 체감하는 ‘삶의 질’과 ‘행복의 수준’이 국제적으로 낮다는 조사 결과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16년 더 나은 삶의 질 지수(Better Life Index)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삶의 질은 38개국 중 28위에 해당된다. 이 지수에는 주거, 소득, 직업, 교육, 환경, 안전, 건강, 삶의 만족 등이 포함되는데, 우리가 이 부문에서 느끼는 삶의 질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의 질’ 수준은 왜 경제성장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인가? 과거 경제적으로 생활이 궁핍한 시기에는 경제적 요인이 개인의 삶의 질과 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강조되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경제지표뿐만 아니라 사회 환경적 요인 등을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인으로 간주하고 있다. 삶의 질’이나 ‘행복감’은 개인이 느끼는 주관성이 반영되기 때문에 생활수준의 향상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 도시정책에서 행복도시 구현을 위한, 다각도의 정책들이 마련되고 있다. 여성친화도시, 아동친화도시, 고령친화도시와 같은 정책들이 그 예시이다. 이 같은 정책들은 정책대상을 구체화하고 그 특성을 고려한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대상 집단의 ‘삶의 질 향상’으로 정책범주를 넓히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보면, 일을 찾는 개인이 원하는 일자리를 선택해서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아이를 낳고 키우는 시기에 일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제도 마련,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도록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을 예방하는 정책과 같이, 다양한 사회 계층의 요구를 다각도의 사회 환경적 측면에서 고려하는 측면이 있다. 인천시는 인구 300만 시대를 준비하면서 인천시의 ‘가치재창조’를 강조하고, ‘행복도시’ 인천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미래가치 지향적인 인천시 정책에서 무엇보다도 ‘삶의 질 향상’을 정책적 키워드로 강조해야 할 것이다. 즉 개인들의 삶에 있어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선택의 폭을 넓혀주며 다양성을 존중해주는 도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행복지수가 높은 북유럽 도시들의 경우, 정책의 기본 기저에 개인의 삶에 대한 존중과 배려, 무엇보다도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키워드가 스며들어 있다. 물론 그들이 가진 정치, 문화적 배경은 우리의 그것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지만 그럼에도 오늘날 우리의 정책에 대한 관심이 촉구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이미 변화의 과정에 들어섰다는 방증이 아닐까. 문은영 인천여성가족재단 정책연구실장

[천자춘추] 4차 산업혁명 대응할 교육 절실

매년 스위스 동부 휴양지 다보스에서는 전 세계의 저명한 기업인ㆍ정치인ㆍ경제학자ㆍ저널리스트 등이 모여 세계 경제에 대해 토론하는 세계경제포럼(WEFㆍWorld Economy Forum), 일명 다보스포럼이 열린다. 세계 각국의 전ㆍ현직 대통령들과 총리, 경제부처 장관, 중앙은행 총재, 초국적기업의 총수들과 지식인, 언론인들이 모여 시대 흐름 분석과 향후 전망에 관한 토론을 펼치는 만큼 그 내용과 결과는 미래 경제·산업의 가장 정확한 지표라 할 수 있다. 올해 1월 20일부터 4일간 열린 다보스 포럼은 창립 이래 최초로 과학기술분야를 주제로 선택해 눈길을 모았는데, 핵심의제는 ‘4차 산업혁명의 이해’였다. 세계경제포럼의 ‘미래고용보고서’는 로봇과 인공지능이 향후 5년간 15개국에서 710만 개의 일자리를 없애고 200만 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 것으로 분석했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대대적 직업 개편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미래 발전 속도와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대에 대한 교육이 실로 절실하다 하겠다. 미국 전역의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모이는 아이비리그 대학 졸업생의 상당수는 안정된 직장보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에 뛰어드는 비율이 높다고 한다. 이들이 직접 만들고 체험하고 기술과 친해지면서 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주도하며 즐겁게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도 베이징 중관춘(中關村)의 ‘처쿠(車庫·차고) 카페’를 비롯한 수많은 창업 공간을 통해 하루 1만 개 이상의 벤처를 배출하며 4차 산업혁명 맞춤형 인재를 탄탄히 육성하고 있다. 매년 수십만 명의 청년들이 대기업 입사시험에 매달리고 공무원시험에 목메는 우리 현실과는 딴판이다. 얼마 전 미래창조과학부, 고용노동부 등이 초·중등 이공계 수업이 향후 대학 교육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현실의 입시교육 앞에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미지수다. 아직 대한민국은 입시형, 고시형 인재들이 주류를 이루는 2,3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한 생각마저 든다. 우리 청소년들에게도 직접 만들고 체험하고 기술과 친해지는 ‘차고형’ 교육시스템과 환경을 하루빨리 만들어 주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실천적 고민과 협력이 필요한 때이다. 김영규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이사장

[천자춘추] ‘다문화 용어’ 불편한 진실

다문화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미국 풋볼선수 하인스워드가 한국을 방문하면서 부터이다. 주한미군으로 근무한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사이에서 때어난 하인스 워드는 2005년 미국 최고의 풋볼선수로 명성을 날리자 어머니의 나라 한국을 찾아왔다. 그가 돌아 간지 10년이 지났다.이제 한국에서 ‘다문화’(외국인의 다양한 생활양식)라는 말은 더 이상 낯설지 않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어색하고 불편한 용어로 쓰여 지고 있고, 다문화라는 말을 쓰지 말자는 사람도 생겨나고, 일부 국어학자들 사이에서도 부정확한 용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국민들은 언론이나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다문화’를 다양한 생활문화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보다는 다문화가족이나 그 구성원만을 지칭하는 용어로 이해하고 있다. 특히 순혈주의와 단일민족임을 어릴 때부터 교육받고 자란 터라 아무 준비 없이 맞게 되는 다문화는 처음부터 부정적으로 비취기 시작했다. 한 때, 외국인 노동자는 대체인력이나 불법체류자로, 결혼이민자는 배우지 못한 가난한 국가 출신자로, 다문화가족의 자녀는 미래 사회에서 부적응하고, 심지어 폭탄으로까지 인식되었다. 이민자들로 형성된 미국, 캐나, 호주의 경우는 다양한 민족이 살다보니 이러한 용어로 국가교육을 구상하고 설계할 수 있고, ‘멀티컬쳐’(multi-culture)라는 용어를 학문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한국의 경우는 단일민족의식이 뿌리 깊은데다 다문화 현상만을 보고 다문화 교육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다 다문화가족이나 다문화 병사라는 법적, 제도적인 용어를 만들고(군 복무규정 제3장 다문화병사의 정의 참조) 이주민들을 다문화인으로 호칭까지 하는 기막힌 일을 벌이고 있다. 또한 다문화 가족의 범위를 ‘한국인과 외국인이 국제결혼을 통해 출생한 자녀로 형성된 가족’으로 정의한 ‘다문화가족 지원법도 가족범위를 규정함에 있어서 명백한 한계를 갖고 있다.배우자가 모두 외국인인 가족은 다문화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적법상 혈통주의를 추진한다 하더라도 그들도 납세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이상 인도적 지원의 길은 열어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다문화가족 이라는 용어 사용을 제고 할 때이다.‘국제결혼가족’이라 하든지, 적당한 용어를 찾지 못한다면 그냥 아무 말도 쓰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냥 한국인 가정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면 되니까. 신상록 성결대학교 객원교수

[천자춘추] 사람의 향기

지금은 볼 수 없지만 샘이 깊은 물이라는 잡지가 있었다. 출판문화 사업가 한창기 선생이 발행한 잡지다. 1974년부터 발행한 뿌리 깊은 나무가 1980년에 폐간되자 선생은 1984년에 여성지를 표방한 샘이 깊은 물을 창간했다.1997년까지 발행된 이 잡지는 다른 여성지와 사뭇 다른 표지며 내용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여성들의 한복 차림과 전통 밥상, 민중들의 사는 이야기를 그렸지만, 여성지의 차원을 넘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일에 관심을 보였다. 크게 꾸미지 않은 맑은 얼굴을 한 일반 여성들의 얼굴을 흑백사진 톤으로 표지로 실었던 시기에 이 샘이 깊은 물을 구독하면 가장 먼저 눈이 가는 것이 있었다. 질곡 많은 삶을 산 우리 어르신들의 입말을 그대로 글로 옮긴 자전적 인터뷰였다. 후일 20권으로 엮은 민중자서전의 모태가 된 이 코너는 구술자가 사용하는 생사투리 그대로 글로 옮겼다. 충청도 방언이 그대로 살아 있었던 작가 이문구의 소설 관촌수필이나 우리 동네를 생각나게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가 모두 구어체였으니 가독성을 따지자면 이문구의 소설보다 이 글이 더 읽기 어렵다. 당시 나는 어르신들의 한 많고 굴곡진 삶을 즐겨 귀 기울여 듣고 이해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한창 젊을 때였지만 그래도 이 쉽지 않은 인터뷰가 참 귀한 작업이라고 생각했었다. 산업사회 이전 아직 망가지지 않은 우리 전통문화의 원형을 찾고, 그 분들의 구술을 통해 그들 삶의 정수를 뽑아내는 일은 참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부모님 세대의 어른들은 말씀하신다. “내 삶을 책으로 쓰면 열권도 넘는다”고. 한 권을 열권으로 과장해 말씀하셨다 할지라도 그만큼 할 이야기가 많다는 말일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보통 80년을 산다고 가정할 때 시간의 갈피마다 시기의 장마다 참으로 많은 일이 있다. 꼭 성공한 사람, 유명해진 사람, 훌륭한 위인들의 삶만 의미 있는 건 아니다.어떤 일을 하고 살았든, 어떤 사회적 성취를 했든 한 사람의 삶에는 고유한 향기가 있다. 이 향기를 잡아 기록하는 건 새로운 꽃을 피우는 것과 같을 것이다. 이제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이웃들의 삶을 주목하고 싶다. 전미옥 문화출판그룹 마이스토리 대표

[천자춘추] 마을과의 협육, 학부모가 나서야할 때

알파고의 등장이 가져 온 충격으로 우리 교육은 인공지능(AI)과 공존하는 시대를 살아가야 할 미래세대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교육계의 현실적 고뇌에 대한 하나의 해법으로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를 포함한 학부모의 역할과 기능을 다시 생각해 본다. 1996년 학교운영위원회가 조직 운영되어, 학부모의 학교교육에 대한 제도적인 참여가 이루어진지 20년이 흘렀다. 학부모회도 2013년 경기도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설치 운영 조례를 제정하고, 각급학교에서 공식 조직으로 자리잡은 지 4년에 이르고 있다. 학교에서도 학교교육의 한 주체로서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회와 함께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높이고, 학교 실정과 특성에 맞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협육의 교육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해 왔다. 교육공동체의 협육이 강조되는 교육현실에서 학부모의 역할은 무엇일까? 먼저, 학부모는 지역사회와 학교교육을 연결하는 협육의 고리가 되어야 한다 변화가 빠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마을이라는 이름의 학교를 통해 작은 세상을 경험하는 지역 연계학습의 기회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마을과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학부모가 학교와 마을을 잇는 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 둘째, 교육공동체간 소통으로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학교가 변해야 교육이 바뀐다’는 말이 있다. 변화와 혁신의 동력은 공동체 상호간의 소통이다. 소통은 양보다 질이다. 교육공동체의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 우리 아이를 함께 키운다는 열정과 의지가 더해질 때 보다 풍성해지고 깊이가 더해질 것이다. 최근 학교사회에서는 변화의 흐름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학교 안의 다양한 시각과 생각을 인정하고, 수렴하면서 자기 생각을 바꾸고, 보태는 등 함께하고자 하는 수평적, 민주적인 학교문화 형성이 커다란 진전을 보이고 있다. 교육의 두 주체는 누가 뭐래도 교사와 학부모다. 학교의 변화를 위해 학교와 학교운영위회, 학부모회가 함께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 서야 한다. 학교교육의 동반자이자 교육의 한 주체로서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가 학교와 마을이 함께하는 협육의 중심에 자리하기를 소망한다. 심학경 고양교육지원청 교육장

[천자춘추] 손바닥으로 가린 하늘은

여씨춘추에 보면 엄이도종(掩耳盜鐘) 이라는 고사가 하나 있다. 도둑이 남의 집 전각의 종을 깨서 훔치려 하는데 소리가 나자 자기 귀를 막고 종을 깨려 하니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는 일화이다. 이와 비슷한 우리나라 속담으로 이장폐천(以掌蔽天)이라는 말도 있다.문제의 본질은 도외시 한 채 어물쩍 넘기려는 얄팍한 속임수나 행동을 빗대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라는 의미로 내 눈에만 보이지 않으면 모든 게 다 괜찮다는 식의 어리석은 행동을 꼬집은 것이다. 얼마 전, 미세먼지의 피해가 날로 심각해지자 미세먼지의 주범을 잡겠다며, 경유차 사용 억제를 위해 경유값을 리터당 150원 인상하겠다고 환경부에서 내놓은 대책을 두고 세간의 논쟁이 정점을 찍었었다. 2009년 지식경제부 산하 지식경제부 공인연비시험기관, 환경부의 배출가스저감사업 인증시험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미세먼지 배출과 관련 경유가 다른 연료와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다고 했었다. 미세먼지의 주범이 무엇인지 명확히 규명도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런데 경유가 갑자기 미세먼지의 주범이 되었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게다가, 정부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2015년 9월 이전까지의 경유차를 저공해차로 분류하고 있었고, 경유를 사용하고 있는 화물차와 버스에 유가보조금을 지급하면서 경유차의 소비를 부추겨 왔다. 이런 이유로 사실 경유차는 대부분 가격대비 연료의 효율성 때문에 주로 서민이 구입하여 사용하거나 화물차, 용달차, 버스 등 생계형 영세 상인이나 서민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이 대부분이기도 하다. 결국 경유값 인상은 서민증세로 이어져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서민경제를 더욱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건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그나마 정부가 지금이라도 경유값 인상은 다시 철회한다 하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무릇, 어떠한 정책은 국민이 기꺼이 수용하고 감내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때 100%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런 국민의 수용도는 정책의 일관성에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치우침이 없이 과거와 현재의 정책기조가 같을 때라야 가능한 일이다. 사람과 시간에 따라서 갈팡질팡하고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듯 얄팍한 꼼수나 부리면 정책에 힘이 실리지 않는 법이다. 김덕룡 손해보험협회 수도권본부장

[천자춘추] 두 지역 거주에 정책적인 관심을

한때는 5도 2촌이란 말이 유행하더니 이제는 5촌 2도란 용어도 쓰인다. 5도 2촌이 농촌에 별장 형태의 집을 가지고 전원생활을 즐기는 여유 있는 도시민의 삶의 형태라면, 5촌 2도란 가족은 도시에 두고 가장만이 귀농 귀촌해서 주말에 가족과 합류하는 예비 귀농 귀촌의 한 형태이다. 이유가 어떻든 간에 과거에 비해 우리 사회의 이동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고속도로의 교통체증은 갈수록 심해지고 주말이면 비싼 KTX 열차 표도 구하기 쉽지 않다.혹자는 이런 현상을 두고 정주 사회에서 유목 사회(노마드)로의 이행이라고 이야기한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두 지역을 오가며 살고 있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이른바 두 지역 거주 현상이 이 시대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두 지역 거주는 당사자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겠지만, 세계에서 그 예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수도권 집중이 심한 우리나라에서 국토의 균형발전과 농촌 활성화라는 입장에서 볼 때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농촌의 과소화와 고령화는 그 도를 넘어서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향후 10년 안에 농촌의 인구는 10%이상 감소하고 고령화율은 40%가 넘을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 사람이 보다 쉽게 주기적으로 농촌에 왕래하는 것은 농촌 사회에 적지 않은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어떤 측면에서 완전한 이주자 보다 두 지역 거주자가 보다 자유로운 입장에서 농촌사회를 변화 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 농촌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교류는 전통적이고 지연 혈연에 얽매어 있는 농촌 공동체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공동의 발전을 위한 연대와 교류의 분위기가 더욱 확산됨으로써 농촌사회는 보다 열린 사회로 바뀌어 갈 수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삶에 대한 가치 변화로 도시민의 농촌지향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두 지역 거주는 거스릴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두 지역 거주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때다. 박시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천자춘추] 속도만 LTE, 접근성은 2G?

국내 통신사 광고를 보면 5배 빠른 기술, 최대 다운로드 전송 속도를 자랑하며 빠른 서비스를 강조하기 바쁘다. 그만큼 사용자는 정보에 접근하기 편해졌으며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본격화 되었다. 정보통신기술과 속도는 LTE급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웹 접근성은 2G수준에 그치고 있다. 접근성은 단지 장애인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월드 와이드 웹을 창시한 팀 버너스리(Tim Berners-Lee)는 웹이란 ‘장애에 구애 없이 모든 사람들이 손쉽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정의하며 웹이 가지고 있는 보편성을 중요시했다. 현재 웹 접근성 품질인증제도가 운영 중이나, 통신기술의 발전대비 웹 접근성의 일반화는 낮은 상황으로 지속적인 관심과 정보접근성 강화가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접근성의 또 다른 축으로 물리적 시설에 대한 접근성도 중요하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신축하는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은 지난해 7월부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인증을 받아야 한다.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제도란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을 비롯한 모든 국민이 지역 및 개별시설을 접근·이용·이동함에 있어 편리하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고자 보건복지부와 국토교통부가 공동부령으로 운영하는 제도이다. 인증대상은 장애인 등의 편의증진법 제7조 및 교통약자법 제9조에 따른 공원, 건축물, 교통수단, 여객시설, 도로 등이 포함된다. 인증현황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전국 총559건(경기도 67건)으로, 현재 관련 법률상 신축하는 건물에 대해서만 인증 의무시설로 구분하고 있고, 기존 운영되고 있는 시설의 환경변화는 예산문제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 수원시에 위치한 누림센터는 12년 된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예비인증 우수등급을 획득하였고, 장애인 편의시설을 강화하고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누림센터 진입로에는 시각장애인 음성안내 유도장치와 교육장·회의실 내 자동문, 장애인 주차장 확충,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센터 내 도움벨(35개) 등을 설치하였다. 또한 서울시의 경우 월드컵 공원을 한층 업그레이드 된 무장애 친화공원으로 시범 조성하는 등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정당한 편의시설 제공은 반드시 필요하다. 정보격차 해소 및 물리적 문제로 선택권이 제한되지 않도록 접근성도 LTE처럼 빠르게 변화되길 희망한다. 이흥로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장

[천자춘추] 그림으로 이웃을 이해하는 방법

미술관에서 근무하다보니 수시로 전시장에서 관람객들과 대화를 나누게 된다. “미술관에서 프라이부르크 미술여행단 한 번 만들어 주세요.”라는 요청을 여러 차례 받았다. 말인즉슨, 그림 속에 등장하는 풍경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것이다.그 유명한 ‘뻐꾸기시계’의 본고장. 동화 속의 헨젤과 그레텔이 길을 잃어버렸다는 검은 숲. 세계최고수준의 생태도시 그리고 300년에 걸쳐 지어졌다는 대성당. 인터넷에서 프라이부르크를 검색하다가 블로그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고는 20년 전 이곳에 들렸던 기억이 뒤늦게 되살아났다.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중세 도시 가운데 하나다. 아마 미술체험여행을 간다면 이보다 더 적절한 경우는 없을 터이다. 그림 속 풍경을 보기위한, 자매도시를 방문하는 자발적인 시민여행단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 감상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도 미술을 통한 ‘소통’은 미술이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뿐만 아니라 그림은 사진이 담아낼 수 없는 상상의 여백을 줄 수 있다.오는 26일까지 열리는 블랙포레스트전시에 출품된 그림들은 이를 잘 말해준다. 200년 전의 유리공장 그림은 당대의 풍속을 보여주며, 프라이부르크의 울창했던 ‘검은 숲’이 왜 파괴되었는지를 알게 해 준다. 알프스산맥을 멀리 바라다보는 산 정상의 풍경 그림은 19세기 초 독일 낭만파 화가인 프리드리히의 풍경화를 연상케 해준다. 독일 회화의 전통이 어떻게 이어져왔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가난한 시골 처녀의 슬픈 결혼 이야기는 시대를 뛰어넘어 연민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의 단란한 가족의 모습은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도 한다. 100년도 훌쩍 뛰어넘는 옛 프라이부르크의 일상과 자연 풍경이지만 관람객들은 그림을 통해 프라이부르크 사람들과 공감하게 된 것이다. 가슴에 깊이 남은, 숲속 작은 양봉장에 맨발의 꼬마 아가씨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그림으로 이웃을 이해하게 된 결과인 셈이다. 꼬마의 표정과 생각은 볼 수 없지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이 무언가를 설명하고 깨우치게도 할 수 있지만, 이렇게 감성적으로 사람들 간에 오고가는 마음을 느끼게도 만든다. 예술이 존재하는 이유이며 예술다운 소통의 방법을 보여준다. 이웃의 진정한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는 설명하고 설득하기보다, 이렇게 말없이 느끼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인지 모른다. 전승보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전시감독

[천자춘추] 장애인체육회의 역할

장애인들에게 있어서 체육활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장애인 체육회의 역할에 관하여는 광의, 또는 협의의 역할이냐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섬김과 나눔, 배려의 경기도장애인체육회는 장애인체육을 각종대회에 참석하여 좋은 성적만을 목표로 하는 단순위임관리형의 체육회를 탈피하여, 때로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오기도 하였지만, 생활체육의 활성화를 통한 장애인의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가기위한 광의의 체육회로 거듭나고 있다. 장애인체육은 치료이자 복지이다. 장애인의 체육활동으로 비만, 당뇨, 고혈압, 심장병 등의 성인병 및 만성질환을 예방과 치료에 크게 기여하여, 연간 약 1조5천억의 의료비를 절감하게 하여 줄뿐만 아니라, 체육활동을 통한 협동심과 경기매너 등의 습득으로 장애인들의 자립과 자활을 가능케 한다. 또한 장애인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스트레스 해소 등의 다양한 사회경제적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장애인체육활성화 노력의 일환으로 경기도장애인체육회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우리나라는 1991년부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와 민간기업주에게 일정비율의 장애인 고용을 할당하는 ‘장애인의무고용제도’를 채택하여 운영하고 있다.그러나 대부분의 사업주는 직장 내 안전사고와 장애인 근로자의 근무환경 조성에 많은 비용과 어려움을 이유로, 2014년 기준 2.7%의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지키려는 노력은 외면하고, 월 75만7천원에서 126만원의 장애인 고용부담금 납부를 선택하고 있다. 이에 경기도장애인체육회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협력하여, 고용노동부로부터 장애체육활동만을 전제로 한 고용도 장애인고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받고, MOU 체결을 기점으로 적극적인 활동에 들어간다.이를 통하여 장애체육인들은 생계안정과 경기력 향상을 위한 일자리를 얻을 수 있으며, 기업은 현재내고 있는 부담금 대신 장애인고용과 장애인 직장팀 창단이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이미지 쇄신 등의 서로 윈-윈 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장호철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천자춘추] 쓰레기학

쓰레기의 역사는 인류의 문명과 궤를 같이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원시수렵채집시대에 있어서는 인간과 동물의 분뇨 외에는 딱히 쓰레기라 부를만한 것이 없었다. 쓰레기가 사회적 정책과제로 떠오른 시기는 18세기 후반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로 봄이 타당할 것이다.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촉발된 산업화와 무분별한 도시의 확장 그리고 인구의 도시 집중 현상, 위생적인 화장실 문화의 부재 는 커다란 환경적 문제를 야기시켰다. 특히 불결한 쓰레기 처리와 주거 환경으로 인한 콜레라, 이질과 같은 전염병의 창궐은 생활환경 정책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역사적인 계기가 되었다. 물론 쓰레기 역사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몇 년전 위성방송인 Discovery HD World에서 고대시대 뿐만이 아니라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와 이집트 카이로,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한 ‘Trashopolis(쓰레기 도시)’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적이 있다. 또한 프랑스 카트란 실기는 쓰레기 문명의 그림자: 인간이 버리고, 줍고, 묻어온 것들의 역사(2014)라는 저서를 통해 프랑스의 쓰레기 역사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쓰레기 문제가 사회의 골칫덩어리로 전락하여 정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지고 체계적인 대책을 통해 해결하려는 노력은 1920년대 이후라 하겠다. 테일러리즘(Taylorism)이나 포드니즘(Fordism)으로 대변되는 대량생산 대량소비, 소비가 미덕인 사회에서 쓰레기 생산은 처리 용량을 넘어서기 시작하였다. 사실 지구상 쓰레기 연구는 미국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또한 미국의 언론인이자 작가인 에드워드 흄즈는쓰레기학(Garbology)(2013) 저서를 통해 처음으로 연구하는 한 분야를 학문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즉 쓰레기(Garbage)와 학문(logy)을 합성한 용어를 처음으로 만들어 보급했고, 쓰레기의 형상을 통해 소득수준, 소비형태, 생활습관, 음식문화를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상영화 마션(The Martian)에서 보듯 미래에도 인류가 존재하는 한 쓰레기는 필연적으로 양산될 수 밖에 없으며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개발 역시 시공간을 초월하여 계속 되어야 할 것이다. 수도권의 경우 이미 폐쇄된 서울시 상암동 난지도 매립지와 현재 매립 중인 인천시 수도권 매립지는 쓰레기학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생생한 현장이자 보고(寶庫)임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이상익 인천환경공단 이사장·행정학 박사

[천자춘추] 나눔도 계획이다

나눔이란 무엇일까? 단순한 질문이지만 그 답은 한 마디로 정의하기에 간단하지 않을 것 같다. 나눔으로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었고, 새 삶을 얻게 되었고, 또한 나눔으로 꿈과 희망을 갖게 되었다는 얘기들을 우리는 종종 보고 듣는다. 이런 사례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나눔은 그것을 받는 사람들에게 ‘기회’ 즉 ‘희망’이 된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를 해리포터 신드롬으로 빠트린 작가 조앤롤링. 그녀도 해리포터라는 판타지 소설을 출간하기 전까지는 생활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결혼과 이혼, 그리고 출산과 양육, 경제적인 빈곤 등. 그러나 그녀가 이러한 위대한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은 영국 사회가 베푼 나눔, 복지급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이러한 나눔이 없었다면 어쩌면 해리포터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 작품을 통해 큰돈을 번 조앤롤링은 이를 나누고자 자선단체를 설립하고 과거의 자신과 같이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어린이)들에게 또 다른 선택과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활동하고 있다. 이렇듯 나눔은 위대한 창조물을 만들 수 있게 하고, 또 하나의 나눔을 가능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2006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에 알려진 기부천사 고 김우수 씨(그의 감동적인 이야기는 ‘철가방 우수씨’로 영화화되었다.)가 생전에 실천한 나눔이 생각난다. 고시원 생활, 한 달에 70여 만 원의 급여, 그 중 7만원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결연을 맺은 5명의 아동을 돕는데 후원하고 60여 만 원으로 생활했다고 한다. 자신의 생활도 어려운데 남을 도울 여유가 있느냐는 주위의 얘기에 고인이 던진 한 마디는 ‘내가 여유 있을 때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이다.이는 즉, 나눔은 내 필요를 모두 충족하고 남은 것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내 것의 일부를 먼저 계획해서 내놓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남은 것을 나누어 주는 것과, 미리 일부를 떼어 놓았다가 주는 것 하고 같을까?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기분 좋게 나누고 기분 좋게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이제 내 몫에 포함되어 있는 나눔을 계획해 보자. 홍창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장

[천자춘추] 건강한 나라로 가는 지름길

최근 사회 경제적 구조의 급격한 변화는 식생활과 이를 둘러싼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 집에서 조리해 먹는 경우보다 점점 더 외식이나 간편식과 같이 간단히 집밖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등 식생활 소비행태가 많이 변화되고 있는 요즈음이다. 미국의 경우, 선진국이지만 국민건강은 전 세계에서 꼴찌라는 명제 하에 바른 식습관 형성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도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을 질병으로까지 분류해 심각성을 인지, 범국가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비만율, 특히 남아(男兒) 비만율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훨씬 높다. 비만인구의 증가는 의료비 부담 증가로, 이는 곧 국가 부담 복지비 증가로 이어지며, 결국 국민들 세금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7세 이전의 어릴 적 입맛이 평생을 함께 한다고 한다. 이 시기에 패스트푸드를 가까이 하면 커서도 가까이 할 수밖에 없다. 즉, 바른 식생활교육은 어릴 적부터 해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단계에 맞는 식생활교육을 실시했을 때 그 교육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식생활교육을 실시했을 때 그 파급효과가 크다. 게다가 어린이·학생들의 영양, 급식을 담당하는 영양(교)사가 식생활교육을 담당했을 때 전문성과 신뢰성을 더 확보할 수 있으며, 그 효과도 배가된다고 본다. 여기서 용인 효자초등학교(교장 천병희)의 경우를 보자. 학교 옥상에 수십 개의 미니상자텃밭을 마련하여 어린이들에게 분양을 했다. 보통 10여명의 어린이들이 하나의 미니텃밭 주인이며 꼬마농부들인 셈이다. 어린이들이 내 텃밭에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김을 메고 농산물을 친환경적으로 수확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바른 인성과 협동심이 자연적으로 생겨났고, 농사일을 간접 체험하면서 농부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게 됐으며, 음식물 잔반 쓰레기 처리비용까지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일석다조의 효과가 나타나게 됐다. 유아·유소년 시절의 바른 식생활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히려 대대적인 전 국민 인식 전환, 붐 조성을 위해 인지도가 좋은 유명인을 광고 모델로 해 공중파 등에 홍보도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윤인필 경기농림진흥재단 친환경급식사업단장

[천자춘추] 오래된 근대

최근 여성을 상대로 한 묻지마식 범죄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가부장제적 전통 속에서 푸대접을 받아온 여성들의 수난사가 이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런데 여성들이 가부장제적 구조 속에서 소외당하며 살았던 폐습은 고정된 전통이 아니었다.고려시대만 하더라도 여성은 남성과 완전히 동등한 삶을 살 수 있었다. 양민 남녀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만날 수 있었고, 신랑은 신부 집에 가서 결혼을 하고 일정기간 처가에서 살다가 친가로 돌아오거나, 아예 따로 나가서 가정을 꾸리는 경우가 많았다. 혼인형태는 일부일처제가 일반적이었다. 호적에 이름을 기재할 때에도 남녀 순서가 아니라 나이 순서로 하였고, 여성이 호주가 되는 일도 있었다. 재산은 자녀에게 고르게 상속되었고, 자녀들이 돌아가면서 부모의 제사를 지냈다. 아들이 없는 경우에는 양자를 들이지 않고 딸이 제사를 지냈다. 여성의 재가도 비교적 자유로웠고, 재가해서 낳은 자식도 사회적인 차별을 받지 않았다. 고려의 여성은 제도적으로 거의 차별을 받지 않았고, 이러한 여성의 지위는 조선 전기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그러나 성리학만을 유일신처럼 떠받들던 사림파들이 정권을 장악한 16세기 이후에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심화되었다. 성리학적 부계 중심의 가족 제도가 강화되면서 결혼 직후부터 여자가 남자 집에서 생활해야 하는 친영 제도가 정착되었다. 제사는 반드시 큰아들이 지내야 한다는 의식 때문에 재산 상속에서도 큰아들이 우대를 받았다. 아들이 없는 집안에서는 양자를 들이는 것이 일반화되어 여러 가지 폐단을 낳았다. 배타적인 동성 마을이 만들어졌고, 개인의 일탈은 허용되지 않았다. 개인은 종중이라는 친족 집단의 일원으로서만 인정을 받았다. 이때부터 부계 위주의 족보를 편찬하면서 다른 집안에 대해서 우월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개방성, 자주성, 진취성, 남녀평등이 고려시대와 조선전기의 전통이었다면, 국제정세를 도외시한 지나친 사대주의, 사상계의 경직성, 비인간적 남녀차별 등은 조선후기의 폐습이었다. 우리사회가 발전하려면 폐습은 과감히 버리고, 우리역사가 품고 있는 건강한 전통을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박성순 단국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천자춘추] 스마트시티와 청년 일자리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은 누구나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꾼다. 그리고 누구나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하길 기대한다. 사람들은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삶을 통해 가치를 느끼고 행복을 추구한다. 최근 국내를 비롯한 세계 여러 도시에 스마트시티 열풍이 불고 있다. 보다 나은 삶의 영위가 무얼까?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는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행복한 스마트 삶’이 아닐까? ‘스마트 시티’는 그 중 하나다. 스마트 시티는 ‘센서·클라우드·빅데이터 등 ICT 를 활용해 지역 및 도시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경제를 활성화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첨단도시’를 말한다. 스마트 시티 서비스의 예를 들자면, 도시경관 가로등에 IoT센서를 결합해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밝기를 자동 조절하고 다중이 이용하는 공원에 대기오염 등의 생활정보를 제공한다.그리고 도로경계석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불법주차를 하면 전광판에 알림과 음성 경고로 사고를 방지하는 스마트 횡단보도, 센서로 분수대, 호수공원 등의 수질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스마트 수질관리 서비스 등 실생활에 반영되는 무수한 서비스들이 존재한다. 이처럼 스마트 시티는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통하여 다양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상황에 따라 현명한 결정을 내려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 생활의 편의를 증대 시킨다 스마트시티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관련 산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또한 캘리포니아, 암스테르담, 런던, 두바이 등 세계 선진 도시가 스마트 시티를 추진하는 이유도 일자리 창출에 있다. 민관합동 스마트공장 추진단이 국내 수요기업 및 솔루션 공급기업 258개를 조사한 결과 스마트시스템 도입 이후 일자리가 더 증가했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수요 기업은 27.1%의 고용 증가를 보인 반면에 고용 감소는 4.8%로 나타났다. 또 솔루션 공급 기업은 41.7%가 고용이 늘었다. 고용 감소는 1.3%에 그쳤다. 고양시도 올해 5월, ‘꿈을 여는 청년 행복주택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스마트시티 컨퍼런스’, ‘스마트시티 서밋 아시아’ 등의 스마트시티 관련 행사를 준비하며 국내 최고의 스마트시티로의 발돋음을 준비하고 있다. IoT 융복합 기술이 반영된 ‘스마트 호수공원’과 ‘스마트한 일자리’가 창출되는 고양시를 기대해 본다. 김인환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장

[천자춘추] 좋은 습관과 교육

평상시 행위의 대부분은 평소 습관에 의해서 만들어 진다. 대개의 사람들은 기존의 익숙함에 안주하려고 하는 습성을 갖고 있다. 모든 사람은 각자 나름대로 인품을 갖고 있다. 인품은 습관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성공했다고 불리는 사람은 훌륭한 인품에 좋은 습관을 갖고 있다. 훌륭한 습관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세살 버릇 여든 간다’고 했다. 습관이야 말로 개인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다. 생각을 바꾸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고 한다.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정교육이 중요하다. 가정에서 우선 기초적인 인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여러 사람이 있는 식당에서 자녀가 떠들고 뛰어 다녀도 이를 제지하지 않고 감싸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지하철 좌석 위에 신발을 신은 채 올라가 있어도 그냥 못 본 채 나두는 부모들이 있다.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무분별한 허용이 자녀의 인성 발달을 그르칠까 걱정스럽다. 바른 습관을 들이는 교육은 가정과 학교에서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자녀들과 학생들을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이웃을 배려하는 따듯한 사람으로 키워야 한다. 가정과 학교에서 자녀와 학생의 가능성에 대한 신념을 갖고 스스로 바른 습관을 들이도록 생활 실천 교육을 해보자.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학교 규정 준수하기, 인사 잘하기, 교복 착용 잘하기, 독서 습관들이기, 남을 배려하고 돕는 습관들이기,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습관들이기 등 실천 중심의 인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가정에서는 부모가,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자녀와 학생이 갖고 있는 가능성을 찾아내어 좋은 습관으로 꽃피어 주어야 한다. 교육은 ‘할 수 있다’라는 긍정의 믿음을 갖고 실천해야 한다. 실천하는 자가 열매를 거둘 수 있다. 생각을 실천해라. 행동으로 실천해라. 교육은 ‘할 수 있다’, ‘될 수 있다’를 실천하는 새로운 습관 길들이기다. 김유성 청덕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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