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패망, 조선 건국의 격변기에 주목해야 할 두 인물이 있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았지만, 전혀 다른 방향으로 행동하신 분들, 이분들은 시대를 거슬러가면서, 특히 현재와 같은 혼란기에는 더욱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갖게 하신다. 포은 정몽주와 삼봉 정도전.정몽주는 고려의 마지막 충신이며, 정도전은 조선 개국의 공신이다. 그들은 당대 최고의 성리학자인 이색의 문하에서 공부했으며, 선배 포은은 삼봉을 각별히 아꼈으며, 삼봉은 포은을 남달리 따랐다. 그들은 성리학의 왕도정치를 꿈꾸었으며, 위민의식을 갖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고자 하였다.그러나 정몽주는 500여 년의 고려 사직을 지키면서 이를 구현하고자 했으나, 정도전은 고려 사직을 패하고 새로운 조선을 개국함으로써 구현하고자 하였다. 이들의 인간의 절절한 우애는 위민의식의 구현, 즉 어떠한 일이 백성을 위한 것인가에 대한 차이로 인해 원수보다 더 먼 영역에 자리잡게 된다.마음은 항상 하나이나, 몸은 영원히 공존할 수 없는 존재로 남게 된다. 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서로의 죽음에 대한 애통한 마음을 가졌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한 사람의 손에 죽게 된다. 조선 3대 왕인 태종 이방원이다.
이방원은 조선 개국에 걸림돌인 정몽주를 죽이고, 왕권 강화에 걸림돌인 정도전을 죽이면서, 백성을 편하게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하였다. 이방원의 무자비한 숙청은 조선 4대 세종대왕을 탄생케 하였고, 태평성대의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과연 누가 진정으로 백성을 위한 일을 했는가? 지난주 대한민국은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여부라는 엄청난 태풍의 영향권에 놓여 있었다. 소위 보수진영에 있는 자들의 패배와 진보진영에 있는 자들의 승리로 평가한다. 보수는 개인주의를 기반으로 한 자유주의, 시장주의를 따르며, 진보는 평등을 바탕으로 사민주의를 표방한다. 국민 삶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국가정책은 바뀔 것이다. 포은과 삼봉은 정녕 백성을 위해 다른 정치를 구현했다. 그러나 작금에는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가는 거의 없고, 보수와 진보는 허울일 뿐 정권과 이권에 혈안이 된 정치꾼만 존재하는 듯하다. 진정으로 백성만을 생각한 포은과 삼봉이 그립구려! 김두환 인하대학교 물리학과 연구교수
오피니언
김두환
2016-12-12 2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