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뺑뺑이’의 공정성

바야흐로 시험과 선발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는 계절이다. 대학입시와 채용전형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유치원의 경쟁률도 무려 100 대 1에 이르는 지역이 있다고 한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선발의 공정성 문제는 제기되기 마련이다.이렇다 보니 단순해 보이는 제비뽑기마저 복잡다양하다. 소위 ‘뺑뺑이’로 알려진 제비뽑기는 상자에서 추출되는 공의 색깔이나 번호로 당락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생 선발에 포괄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그러나 공의 감촉이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에 부정행위가 가능하다는 논란이 일자, 추첨자가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뽑거나 릴레이 방식을 도입하였다. 릴레이 방식은 당첨자들이 연이어 다음 당첨자를 추첨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온라인 추첨도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뺑뺑이는 아무리 세련되어도 뺑뺑이일 뿐이다. 선발 기법과 도구를 개선하여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공정성은 ‘노력 대비 결과’라는 심리적인 비율에 기초한다. 이 비율에서 타인과 자신이 상이할 때 불공정하다고 느끼게 된다. 상대적인 비율을 동일하게 조성하는 방안은 세 가지로 제시되고 있다. 먼저, 보상 또는 자원과 같은 결과를 공평하게 나누는 ‘분배공정성’이다. 그리고 ‘절차공정성’은 의사결정의 과정과 체계가 합당한지에, ‘상호작용공정성’은 정보와 존중을 충분히 받았는지에 주목한다. 세 가지 공정성은 서로 독립적이며 어느 하나가 미흡해도 인간은 불공정하다고 인식한다. 한편, 아무리 노력해도 바꾸기 힘든 성별, 출신지역, 외모 등을 선발기준으로 삼을 때 우리는 차별이라고 느낀다. 노력에 의해 결과가 변화될 수 있다는, 공정성 비율의 기본가정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노력 여부와 무관한 확률에 의존하는 제비뽑기는 불공정하다는 감정을 피할 수 없다. 투명한 절차와 충실한 상호작용을 개선해서 보완되는 단점이 아니다. 제비뽑기는 결과의 균질화가 선행되어야 공정성 확보에 효과적이다. 즉, 추첨으로 배정될 각 학교의 교육서비스 질을 평준화하거나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자원 확충에 정책을 우선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진국의 문턱에서 이제는 시험과 선발의 궁극적인 목적과 공정성을 되짚어 봐야 한다. 우형록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천자춘추] AI, 차단방역으로 막아내야 한다

2003년도 우리나라에 조류인플루엔자(AI)가 최초 발생한지 13년이 지난 올해도 조류 인플루엔자가 전국적으로 확산 추세에 있다.우리 도에도 지난 11월20일 양주를 시작으로 12.13일 현재 포천, 이천, 안성, 평택, 화성, 양평, 김포 등 8개 시군 29개소에 발생되어 5백만 수 정도를 매몰처리 하였고 전국적으로는 1천만 수 이상이 매몰되고 있는 실정이다. 올 해 발생한 농장을 전문기관의 분석한 결과 20%정도가 기존에 발생했던 농장으로 밝혀진 것으로 본다면 농장사전방역과 출입차량을 포함하여 종사자들의 철저한 차단방역 인식이 관건임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조류인플루엔자의 정확한 예방대책 알아볼 필요가 있다. 먼저 조류인플루엔자는 닭, 칠면조, 오리 및 야생조류 등에 감염되는 급성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병원성에 따라 고병원성과 저병원성으로 구분되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닭은 치사율이 100%에 이를 만큼 전염성과 치사율이 높기 때문에 국제수역 사무국(OIE)에서 전 세계적으로 특별히 관리하고 있는 전염병이다.조류인플루엔자는 주로 철새의 배설물에 의해 전파되고 감염된 조류의 콧물, 호흡기 분비물, 오염된 분변 등에 의하여 대부분 감염되므로 양계와 오리농가에서는 야생조류의 도래시기인 늦가을부터 봄 초까지는 농장주변에 야생조류의 접근을 차단하여 철새에 의한 감염을 방지하고 농장 안팎의 철저한 소독과 출입자 통제 등 차단방역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농장에 출입하는 모든 차량, 사람의 출입은 제한하고 반드시 철저히 소독한 후 출입시켜야 하며 농장 내외부를 주기적으로 소독하면서 계사마다 소독조를 설치하여 출입 시마다 소독을 실시하도록 하고 축사, 사료창고, 분뇨처리장 내 야생조류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단속, 그물망 설치, 비닐포장 등의 차단조치를 하고 가금사육농가 종사자도 철새도래지의 접근 및 중국,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국가 여행의 자제하고 발생국 외국인 근로자 채용, 관리 시에는 방역 상 위해여부를 철저히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차단방역과 위생적인 사양관리로 최선을 다하면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한편 조류인플루엔자를 통해서 본 닭, 오리고기의 안전성을 살펴보면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75℃에서 5분간만 익혀도 사멸되므로 식품을 통한 감염 위험성은 없으며 닭이나 오리고기, 계란 등 음식을 통한 인체 감염사례도 발견되지 않았다. 감염농장 인근지역의 닭이나 오리, 계란은 이동이 금지되고 살처분 됨으로 감염축을 통한 위험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각오로 차단방역만이 조류 인플루엔자를 막아내는 길임을 가슴깊이 새기며 실천해야 한다. 김완수 경기도농업기술원 강소농 전문위원

[천자춘추] 꽃피는 나의 인생

또 한 해가 간다.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다. 1년여 동안 무엇을 통해서 자아실현을 했고 보람을 찾았는가 반문해 보는 시점이 된 것 같다. 올해 나는 내 삶의 아주 일부분이었던 우연들이 필연이 되어 평생교육에 몸담게 되었고 삶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제는 길 내고 건물 세우는 등 하드웨어적인 노력이 아닌 오직 교육을 통해서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평생교육은 삶의 질 향상을 담보하고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주는 보편적 복지다”라고 참 많이 외치고 다닌 시간들이었다. 우리는 흔히 평생교육을 기초문해교육, 학력보완교육, 직업능력교육, 문화예술교육, 인문교양교육, 시민참여운동 등 6진으로 구분한다. 그 중 첫 번째 영역인 문해교육은 문자를 이해하고 문자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학습하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흔히 ‘비(非)문해율’이라고 하면 단순히 글자를 읽고 쓰지 못하는 ‘문맹’뿐만 아니라 글을 읽어도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까지를 포함한다. 높은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문해율은 OECD 하위권이다. OECD가 실시한 국제성인문해력 조사 결과, 문해력이 최저수준인 사람의 비율이 38%로 회원국 평균인 22%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실정이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2014년 성인문해능력 조사 결과에 의하면, 18세 이상 성인인구 중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읽고, 쓰고, 셈하기가 불가능한 인원은 약 264만명(6.4%)으로 추정된다.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은 문해교육이야말로 국가책무의 이행이고 사회통합의 출발점이라는 정책기조 아래 비문해 성인들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부여하고, 불편함을 해소해 삶의 질 개선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들을 펼쳤다. 시도 최초로 문해교육센터 설치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보조교재 개발 및 보급, 문해교육 강사 양성, 어르신 자서전 출판, 생활문해교실, 시화전 등의 사업을 통해 많은 도민들께 새로운 삶을 제공했다. 어느 어르신은 배우지 못해 자녀들의 숙제를 봐줄 수 없을 때 가장 마음이 아팠다고 하시면서 이제는 문해교실을 다니며 어디서나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 글자가 쓰여진 모든 곳이 신기한 꽃들로 가득한 것 같다는 배움의 기쁨을 말하신다. “내 인생에 꽃이 피었어요./‘알록달록’ 신기한 꽃들이 잔뜩 피었어요./은행꽃, 동사무소꽃, 버스꽃……/처음 들어 보는 꽃이에요.”이분의 말씀이 올 한 해 나에게도 최고의 선물이 된 것 같다. 김경표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

[천자춘추] 병무행정 공감·소통을 위한 특별한 손님

올해 경인지방병무청과 국민이 병무행정에 대해 공감하고 소통하기 위해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지난 9월부터 수원시 관내에 있는 중학교 학생들이 자유학기제를 통해 병무행정을 직접체험하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방문한 중학생들은 병역판정검사 및 현역 면접장 체험도 하고 각 부서의 업무를 직접 직원들에게 질의응답 하는 과정을 통해 직업체험을 한다. 올해 6개 학교 180여명의 학생이 참여하였으며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체험학습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를 대상으로 1~3학년 전체 학기 가운데 한 학기 동안 학생이 중간·기말 고사 등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사회에서 필요한 핵심역량을 함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자유학기제에 대한 지원 사업은 관내 수원교육지원청과 지난 2월 업무 협약을 통해 국민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선진 병무행정의 일환인 것이다. 국민과 공감하고 소통하기 위한 경인지방병무청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국 최초로 경기도와 병역명문가 선양사업 및 우대방안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였다.‘병역명문가’란 3대 이상이 모두 현역복무를 마친 가문을 이르는 말로, 병무청은 병역명문가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해 2004년부터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올해까지 전국 3천431가문이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경인지방병무청 관내에서도 334가문이 병역명문가로 선정됐다. 병역명문가로 선정된 가문에게는 인증서와 패를 수여하고, 각종 의료시설, 문화시설 등을 이용할 경우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병역명문가의 자긍심 고취는 물론 실질적인 혜택을 부여하기 위한 노력이다.특히 지난 2011년 강원도 삼척시를 시작으로 제정된 ‘병역명문가 예우에 관한 조례’는 현재 전국 51곳 시·군에서 제정됐는데, 병역명문가에게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영주차장, 보건소 등 산하시설물 이용 시 사용료 감면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이번 협약을 통해 지난 10월 24일 경기도는 31개 시군의 병역명문가 대표들을 초청하여 안보견학 및 워크숍을 실시하였으며 대표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여 병역명문가의 자긍심과 명예심을 드높여 우리 사회에 건강한 병역문화를 정착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도록 하였다. 이처럼 경인지방병무청은 국민과 공감하고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다가오는 2017년에도 국민과 함께하는 경인지방병무청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 김태화 경인지방병무청장

[천자춘추] 무엇이 백성을 위한 일인가

고려 패망, 조선 건국의 격변기에 주목해야 할 두 인물이 있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았지만, 전혀 다른 방향으로 행동하신 분들, 이분들은 시대를 거슬러가면서, 특히 현재와 같은 혼란기에는 더욱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갖게 하신다. 포은 정몽주와 삼봉 정도전.정몽주는 고려의 마지막 충신이며, 정도전은 조선 개국의 공신이다. 그들은 당대 최고의 성리학자인 이색의 문하에서 공부했으며, 선배 포은은 삼봉을 각별히 아꼈으며, 삼봉은 포은을 남달리 따랐다. 그들은 성리학의 왕도정치를 꿈꾸었으며, 위민의식을 갖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고자 하였다.그러나 정몽주는 500여 년의 고려 사직을 지키면서 이를 구현하고자 했으나, 정도전은 고려 사직을 패하고 새로운 조선을 개국함으로써 구현하고자 하였다. 이들의 인간의 절절한 우애는 위민의식의 구현, 즉 어떠한 일이 백성을 위한 것인가에 대한 차이로 인해 원수보다 더 먼 영역에 자리잡게 된다.마음은 항상 하나이나, 몸은 영원히 공존할 수 없는 존재로 남게 된다. 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서로의 죽음에 대한 애통한 마음을 가졌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한 사람의 손에 죽게 된다. 조선 3대 왕인 태종 이방원이다. 이방원은 조선 개국에 걸림돌인 정몽주를 죽이고, 왕권 강화에 걸림돌인 정도전을 죽이면서, 백성을 편하게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하였다. 이방원의 무자비한 숙청은 조선 4대 세종대왕을 탄생케 하였고, 태평성대의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과연 누가 진정으로 백성을 위한 일을 했는가? 지난주 대한민국은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여부라는 엄청난 태풍의 영향권에 놓여 있었다. 소위 보수진영에 있는 자들의 패배와 진보진영에 있는 자들의 승리로 평가한다. 보수는 개인주의를 기반으로 한 자유주의, 시장주의를 따르며, 진보는 평등을 바탕으로 사민주의를 표방한다. 국민 삶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국가정책은 바뀔 것이다. 포은과 삼봉은 정녕 백성을 위해 다른 정치를 구현했다. 그러나 작금에는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가는 거의 없고, 보수와 진보는 허울일 뿐 정권과 이권에 혈안이 된 정치꾼만 존재하는 듯하다. 진정으로 백성만을 생각한 포은과 삼봉이 그립구려! 김두환 인하대학교 물리학과 연구교수

[천자춘추] 통계의 거짓말과 진실

사회과학은 인간사회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과 인간의 행동 등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사회학, 행정학, 인류학, 심리학 및 정치학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이들 학문을 굳이 ‘과학’이라는 이라고 명명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사회과학이 인간사회의 구조, 성질 및 법칙 등을 과학적인 관찰과 조사방법을 통해 그 성격을 규명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특히 통계는 사회과학의 과학성을 담보하는 대표적인 도구로 꼽힐 만 하다. 통계가 수학에서 독립해 당당히 학문의 한 분야로 자리매김 하면서 그 정확성은 더욱 높아졌다. 당연히 이를 활용한 주변 연구의 과학성 역시 개선되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빅 데이터’도 통계를 활용한 것이다. 복잡한 인간사회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는 ‘빅 데이터’는 이미 오늘날 우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가 되었다. 하지만 통계가 처음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아니다. 19세기 대영제국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영국 수상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통계 자체를 불신했다.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이 바로 “세상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이다.” 또한 눈부시게 발전한 이 시대의 통계도 항상 진실만을 말하지 않는다. 최근 영국의 국민투표와 미국의 대선 과정에서 제시된 통계 수치는 실제 결과를 정반대로 예측했다. 여전히 통계가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번에는 통계가 옳았다. 지난 9일 국회에서 가결된 탄핵투표는 꽤 재미있는 결과를 보여준다. 한 민간기관이 5~6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78.2%가 탄핵을 찬성한 바 있다, 이번 탄핵소추안 역시 국회의원 234명의 찬성, 즉 78.2%의 찬성률로 가결되었다. 통계가 정확하게 우리나라의 현실, 즉 민심을 반영했던 것이다. 향후 정국의 향방을 두고 보다 다양한 여론이 분출될 것이다. 통계는 과연 무엇을 말해줄지, 그리고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할지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이유가 생겼다. 조의행신한대학교 초빙교수정치학 박사

[천자춘추] 6차 산업에 참여하려는 농민들

최00 게이트로 온 나라가 어수선한 틈에도 농촌지역의 다양한 유ㆍ무형 자원을 활용하여 농산물 생산의 1차 산업과 생산된 농산물을 이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농업소득을 높이려는 농업인들의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음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이러한 열기는 강소농들의 계속되는 컨설팅요청에서 확인할 수 있었고 최근 여주 등 일부시군의 교육요청 그리고 지난 12월 6일 충북 영동군 송호청소년 수련원에서 한국포도회가 주체한 회원연찬교육에서 진행된 포도 6차 산업화 추진방향 강의에 250여 명 회원들이 참여한 열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특히 포도산업에서는 농장에 원두막형태의 쉼터를 마련하고 찾아오는 소비자들에게 좋아하는 포도를 주문받아 즉석에서 수확하여 맛보게 하는 현장 직판이 일찍이 발달된 농업으로 1차 산업x3차 산업형태의 융·복합 산업을 시행하는 농장들이 많았기에 인증신청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러한 6차 산업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농촌융복합산업법 제2조에서 규정하는 농업인이나 농업법인 또는 농업관련 생산자단체, 소상공인, 협동조합 및 사회적 협동조합, 중소기업, 1인 창조기업이 대상이 되며 필히 농촌지역을 주 기반으로 우수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1차 산업을 기본으로 가공 제조를 통한 2차 산업을 병행(1차x2차 형태)하거나 농촌체험관광 직거래 등 관광 유통 서비스 등 3차 산업을 병행(1차x3차형태) 또는 2·3차 산업을 다함께 하는(1차x2차x3차 형태) 3가지 형태의 유형으로 신청할 수 있다. 신청시에는 소정의 인증신청서와 사업 계획서 농업 경영체 증명서, 단체인 경우는 정관 또는 조직과 운영에 관한 규정 그리고 재무제표 등 경영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매출서류 등이며 이때 매출액은 일정금액 이상(금년의 경우는 3~5백만원 이상 13~14년분)의 2년 치 분과 사업성과를 보기 위해 2015년 치까지 제출하여 성장세에 따라 가점도 받을 수 있다.또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용창출자료(4대 보험가입 또는 일용직 채용 계약서 등)제출시도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서류는 경기농림진흥재단 경기6차 산업 활성화 지원센터(www.경기6차산업.com)에서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실제로 정부에서는 올해 융복합산업(6차 산업) 인증사업자를 1천개소를 목표로 하여 인증자에게 저리융자금 지원, 각종 관련사업 신청시 가점 제공, 농장과 제품홍보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미 지난 34분기 현재 1천20개소가 인증을 받았으며 이 중 경기도는 123개소(인천 8개소포함)를 차지하고 있다.44분기 신청자에 대한 최종심사가 진행되고 있어 훨씬 늘어 날 것이다. 또한 현재도 인증신청을 준비하거나 문의자 많은 것으로 보아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우리 농업인들이 단순 농산물 생산에서 2·3차 산업을 함께 추진하여 농업을 부가가치 높은 산업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현상에 박수를 보내자! 김완수 道농기원 강소농 전문위원

[천자춘추] 스포츠의 제4차 산업혁명 대비하기

최근 인공 지능(AI), ICT, 빅데이터, VR(virtual reality)의 활약을 보노라면 4차 산업 혁명 시대가 우리들 가까이 왔음을 느낄 수 있다. 올해 1월 말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하는 다보스 포럼의 주제는 ‘4차 산업 혁명 대비하기’ 였다. 1차 산업 혁명은 증기 기관 기반의 기계화 혁명, 2차 산업 혁명은 전기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대량생산 혁명, 3차 산업 혁명은 컴퓨터와 인터넷 기반의 지식 정보 혁명이고 4차 산업은 인간, 사물, 공간을 초지능, 초실감, 초연결 혁명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혁명은 스포츠 산업 분야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스포츠는 연결 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스스로 생각하고 만들어 냄으로써 4차 산업의 핵심적인 사업 분야가 되었다. 이세돌과 알파고 대결을 통하여 인공 지능(AI)의 결과물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알게 되었고, KT 위즈 야구단은 세계 최초로 VR로 야구 중계를 하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카드 보드형 VR 기기와 스마트 폰을 이용해 경기가 펼쳐지는 순간을 다양한 각도와 영상으로 즐기게 만들었다. 스포츠와 ICT가 융합되어 경기장을 찾는 관람 스포츠 팬들이나 스포츠 직접 참가자들에게 보다 편리한 서비스나 현장 데이터 서비스 제공을 통해 새로운 신체적, 정신적, 감성적인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독인 축구 협회는 SAP 매치 인 사이트라는 프로그램을 국가 대표 팀 경기에 활용하여 소프트 웨어를 정강이 보호대나 유니폼 그리고 축구공 등에 삽입하여 센서로 전달되는 데이터를 통해 경기 흐름을 분석하고 선수 교체나 공격 수비 패턴의 전술 수립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혁명의 연장선상에서 스포츠는 다른 기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 및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무경계 시대, 초 연결 시대를 기반으로 하여 ‘나보다 사물이 더 똑똑한 시대 융합’에 의해 스포츠와 기술의 가치가 더 커지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창의력과 통찰력을 기초로 고도의 기술력을 갖춘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성공 조건은 기술의 참여와 개방과 공유이다. 스포츠 경제 구조는 물론 스포츠 현장과 참여자의 행동방식까지 바꾸게 될 스포츠 4차 산업 혁명의 영향력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보고 알아봐야 할 시점이다. 김도균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교수

[천자춘추] 망년회 유감

오랜만에 택시를 탔다. 합승이었다. 합승한 손님은 망년회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이야기는 이런 내용이었다. 초등학교 동창 망년회 예약을 하기 위해 중국집을 찼았다.그러나 거절당했다. 예약 액수가 적었기 때문에 주인은 모두 예약된 상태라고 거절한 것이다. 그는 앞으로는 소박하고 조촐한 망년회를 하려면 12월 초순이나 그보다 일찍 할 수밖에 없다는 푸념도 늘어놓았다. 어제저녁에는 가까운 몇 사람들이 모여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을 찾았다. 무려 세 곳이나 찾았으나 자리가 없다고 했다. 모두 망년회 모임으로 예약됐다고 했다. 이제는 망년회를 호텔이나 괜찮은 음식점에서 하려면 한 달이나 두 달 전에 예약해야 한다고 한다. 요즘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경제가 엉망이라서 장사가 안돼 모두들 난리라고 들었다. 그런데 언제부터 우리가 이렇게 잘 살았고, 망년회가 이렇게 사치스럽고 소비성이 짙은 ‘소비문화’로 변질돼 버린 것일까. ‘忘年會’는 가는 한 해의 괴로움들을 잊자는 뜻으로 연말에 가지는 모임이다. 그러나 어찌 된 영문인지 호화롭고 값비싼 장소와 음식 그리고 술을 즐기는 풍조로 변질되어버렸다. 이같이 망년회가 술로 괴로움을 씻어야 하는 소비문화로 치닫는다면 잊을 忘자가 망할亡자로 바뀌는 모임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건전한 의미의 망년회는 한 해의 괴로움을 잊는 忘 모임보다는 그 해에 못다한 일과 이루지 못한 뜻을 새해에는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계획으로 잘 이루어 내기를 바라는 望 모임이 돼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忘年會’는 희망을 향한 ‘望年會’의 내포해야 바람직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또한 우리나라 도시의 대학 주변에는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지만 거리는 온통 술집, 여관, 사우나, 식당, 쇼핑 등 1차원적인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향락적이고 소비적인 분위기가 도시 대학가를 물들이고 있다고 생각된다. 문화적이고 학구적인 분위기는 자꾸만 뒷걸음치고, 마시고 먹고 즐기는 소비성향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아져가고 있는 느낌이다. 이런 풍조에 대한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고 우리 모두가 각성해야 할 시급한 문제이다. 우선 그지역 문화인들이라도 새바람을 일으켜 문화를 새롭게 일으켜 새우겠다는 각오를 해야 마땅할 것이다. 윤옥순 골드창작스튜디오·갤러리GL 관장

[천자춘추] 코트 위 전염병, 특효약보단 예방을

십수 년도 더 된 이야기다. 한 겨울의 학창시절, 수험생 생활의 고단함을 참지 못한 학생들이 하나둘 하품을 하기 시작하고, 고개를 떨어뜨릴 때면 선생님은 창문을 활짝 열곤 했다.오들오들 떠는 우리들에게 “하품도 전염되고 졸린 것도 전염된다”고 말씀하셨다. 돌이켜보면 한 명이 하품을 하면 나도 모르게 하품을 하고 싶어지고,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어쩌면 교실과 예비군 교정은 잠을 불러오는 마력이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농구 코트에도 전염병이 있다. ‘심판 무시’병이다. 종목을 막론하고 심판은 늘 공공의 적처럼 여겨져 왔다. 지금은 K스포츠 재단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만 심판은 대한민국 체육계에서 가장 무시당하고 욕을 많이 먹는 자리였다.물론 심판이 잘 하고 있는데 애꿎게 욕만 먹는 직업이란 의미는 아니다. 경기를 취재하다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판정이 많다. 타이밍이 늦는다거나, 전반에는 넘어갔던 판정이 후반에는 ‘규칙 위반’으로 선언되어 야유를 받을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심판도 사람이다’, ‘NBA에서도 미스 콜이 나온다’라는 해명이 나온다. 이처럼 매년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은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프로농구 감독들이 한자리에 모여 판정에 대해 질의(를 가장한 항의)하는 자리도 있었다. 그런데 가끔은 ‘심판 무시’가 전염되고 있지는 않나 생각해본다. 항의는 할 수 있다. 그런데, 항의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불손함은 안타까울 때가 있다. 사실, ‘1~2명만 거치면 다 아는 사이’라는 말은 체육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같은 종목의 종사자라면 학연, 지연 등으로 얽혀있기에 ‘감독’과 ‘선수’, ‘심판’이라는 신분만 벗어나면 다 형, 동생 같은 사이일 것이다. 그렇다 보니 감독은 감독대로, 선수는 선수대로 심판을 무시하고 반말을 하는 행위가 종종 TV 카메라에 잡힌다.억울하고 급한 심정은 이해한다. 하지만 프로감독과 프로선수는 팬들에게 모범이 될 필요가 있다. 그들이 뱉은 막말과 쌍욕은 당장 아마추어 선수와 지도자에게 전염된다. 더 나아가 학부모에게 전염될 것이며, 팬들에게도 전염될 것이다. 모든 판정을 존중하자는 말은 할 수 없다. 오심이 많다는 것은 필자도 깊이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나는 ‘심판도 사람이다’라는 말을 이 대목에서 쓰고 싶다. 누군가의 가족이고, 누군가의 동료이다. 적어도 코트 위에서, 혹은 필드 위에서 ‘동업자’라는 이름으로 함께 뛰고 있다면, 서로간의 갖춰야 할 예의는 지키는 것이 어떨까. 물론 이는 심판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무시’라는 전염병, 그것은 특효약 없이 서로의 자각만으로도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닐까 싶다. 손 씻고 자기 관리 잘하는 것이 감기 예방의 첫 걸음이듯 말이다. 손대범 KBS N 스포츠 해설위원

[천자춘추] 자전거도시를 만드는 쉬운 방법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얼마전 도시 발달사 측면에서 기념비적인 일이 벌어졌다. 인구 60만의 대도시에서 처음으로 자전거가 자동차대수를 추월했다. 코펜하겐은 지난 2009년부터 시청앞 광장 등에 자전거 등록대수를 보여주는 전광판을 세우고 공기주입시설 등 자전거 인프라와 편의시설을 본격적으로 설치하기 시작했다. 세계는 지금 보행 친화 및 자전거도시를 비전으로 선포하고 도시를 리모델링하는 야심찬 정책이 경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자전거 천국 네덜란드는 전국의 자전거 교통분담률이 40%를 향해 치닫고 있고 독일은 오는 2030년 이후부터는 아예 화석연료를 태우는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금지 결정하고 선포했다. 프랑크푸르트 등 20여 개 도시에서는 도심내 자동차 진입을 전면 금지하는 한편 자전거와 전동 휠 등 이른바 1인용 탈것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주요 에너지 소비시설을 태양광, 풍력,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트렌드와는 달리 우리는 아직도 변죽만 울리고 있다. 경기도 7개 시·군이 운영중인 자전거 공유시스템 대부분은 정책 목표와 효용이 무엇인지 도무지 불분명하다. 이 시스템은 공용자전거와 스테이션 등 설치에만 수백억이 투자됐고 매년 유지관리비만 수십억씩 들어가고 있지만 정작 자전거 교통분담률이 상승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안산시는 한 대에 55만 원짜리 공용자전거 시스템에 100억 원을 쏟아붓고 매년 2 0억 원의 유지관리비를 대고 있으면서도 자전거 교통분담률은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실체적 목표가 없는 정책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 이제 비싼 공공자전거는 그만 사들이고 오히려 집에서 녹슬고 있는 자전거를 출퇴근, 쇼핑 등 일상생활용으로 사용하도록 거리로 쏟아져 나오게 유인해야 한다. 자동차 1대 주차면에는 자전거 10대, 2층이면 20대가 들어간다. 시·군마다 자건거 교통분담률 목표를 세우자. 전철역 등 공영주차장의 1/5만 편리하고 도난우려가 없는 자전거 주차장으로 전환하자. 그리고 도로다이어트로 안전하고 쾌적한 자전거 도로만 확보해 보자. 두바퀴 자전거가 스스로 굴러가듯이 나머지는 시민들에 의해 자동으로 해결된다. 양근서 경기도 연정위원장

[천자춘추] ‘국민행복지수’ 누구의 몫일까?

지난해 우리나라는 국민행복지수가 47위였고, 2016년은 57위로 기록돼 있다. 행복지수(GNH)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되는데 실제 우리가 알고 있는 부탄이라는 나라는 1위가 아니라 중위권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몇안될 것이다. 부탄은 인구 75만명이 살고 있고 경제적불평등을 가지고 있지만 국민행복지수를 국가의 중요 정책으로 꼽기 때문에 부탄이라고 하면 국민이 행복한 나라라는 수식어가 붙는 듯하다. 지난달 25일 부평구청에서 부탄왕립인사위원회 위원장 ‘카르마 치팀’의 강연이 있었다. 참 이색적인 강연에서 내 귀에 머무는 한마디는 ‘정부가 아니더라도 지자체의 역할로도 충분히 실현할수 있다’라는 말이었다. 인천시는 시민행복을 위해 인천형복지정책을 이야기 하였다. 인천의 10개 군구는 어떤 감동으로 구민행복을 실현할것인가가 숙제인 듯하다. 숙제를 풀 시간은 한 달 남기고 있다. 이시점에서 여러분에게 묻고 싶다. ‘잘지내고 계시죠.’ ‘잘살고 있는거 맞죠.’ ‘행복한가요?’ ‘행복해질수 있을까요?’ 생뚱맞은 질문이었을까? 텔레비전에서 얼마전 사춘기를 이긴 것이 갱년기라는 말을 들었다. 사춘기, 갱년기 이 시기에는 감정의 변화의 소용돌이를 주체 못한다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는 다른 생각을 해본다. 이 시기에 제일 많이 하는 생각이 ‘나는 왜?’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다시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엉뚱한 돌발행동에 당황하기도 한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다람쥐 쳇바퀴 같은 생활에 신선한 시간은 아닐까? 2011년 중구 보건소에서는 청소년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조사대상은 관내 중2학생이었으며, 사춘기의 절정인 중2들 조사결과에 따라 학생들이 치료를 받거나 상담을 받아 청소년시기를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었다. 타 시도 중 대구 서구는 참 특이한 모임이 있다. ‘원대동행복만들기 추진협의회’는 2013년에 마을 교육공동체를 위해서 주민들이 스스로 주도한 순수민간단체다. 주민이 주도하였지만 민·관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지금도 진행 중이다. 두가지 사례에서 하나는 관주도형식의 프로그램이고 하나는 주민주도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요즘은 주민참여예산이라든지 인천시에서 하는 애인토론회 등 참여기회가 많지만 아직도 아쉽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우리가 행복하기위해서는 누가 날 행복하게 해주느냐도 중요하지만 내가 행복해질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올 한해의 마무리는 스스로 행복해지는 일을 찾아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져면서 ‘국민행복지수’를 너의 몫이 아니라 우리의 몫으로 만들어 보자는 제언을 해본다. 전경희 인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천자춘추] 우리 삶에 깃든 ‘예술’

정보화 시대를 맞은 오늘날은 매스컴의 눈부신 발달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많은 정보를 얻고, 확인하며 또 자신의 의견을 자유로이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인쇄매체나 전파매체를 통하여 매일처럼 보고 듣는 것 가운데 하나가 ‘예술’이란 어휘일 것이다.그러나 예술이란 것은 우리들 삶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여 관심을 갖지 않고, 그것을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으며 즐길 줄도 모른다.우리들이 흔히 지나치는 사물이나 현상, 그리고 정신적 문제들을 예술가들은 깊이 관찰하고 해석하여 예술이란 형식을 통해서 소통함으로써 우리들의 닫혀진 눈이나 귀를 열어 주고 정신세계를 깊고 넓게 해준다. 이처럼 예술은 과거를 재해석하고, 현재를 대변하며, 미래를 예언하는 사회적 기능과 교육적 효과를 갖는다. 유한의 인생에서 우리들이 추구하는 최종의 목표가 ‘행복’이라면 그 중심적 내용은 문화적 삶일 것이다. 이것은 의식주란 기본적 욕구를 충족한 뒤의 인간이 살아가야 할 삶의 방법이다.예술은 그 시대의 거울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예술에는 그 시대를 산 사람들의 욕구와 정서가 결정(結晶)된 정신적 가치가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탐구에 있어서도 언어, 역사, 풍속, 종교와 함께 예술에 대한 연구와 이해가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생일이다, 결혼기념일이다 하여 푸짐한 만찬을 즐기거나 값비싼 물건을 사주거나 선물도 주고받고 한다. 왜 이렇게 기념할 날에 하필이면 일상의 행위를 되풀이하고 확장만 하는 것일까? 오페라나 연극 공연, 음악과 무용발표회, 미술전시회 등을 온 식구들이 관람하고 얘기를 나누며 그 날을 아름답고 의미 있는 추억으로 가꾸지 못할까? 이제는 문화생활로의 의식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그러면 우리들 삶의 터전인 도시를 보자. 공장지대의 삭막함, 밀집된 아파트의 숨 막힘, 자동차 행렬의 어지러움, 간판과 광고물의 혼란스러움, 사람모이는 곳의 시끄러움 등 도시는 척박한 삶의 현장 그 자체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인공물에 침식되고, 공기와 물은 오염되고, 특히 우리들 도시민의 정서를 풀어 주고 수용할 공간이 없는 곳이 도시의 얼굴이며 표정이며 이미지이다. “구성원의 정서를 수용 못하는 사회는 병든다”는 허버트 리드의 말은 바로 이러한 도시사회에 던지는 경고로 받아들어야 한다. 윤옥순 골드창작스튜디오·갤러리GL 관장

[천자춘추] 영건이여, 선발의 무게감을 이겨라

先發. 프로 경기에서 ‘선발’은 큰 상징성을 갖고 있다. 선발 선수 소개는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고조된 상황에서 이루어진다. 장내 아나운서가 이름을 불러주고, 팬들에게도 가장 많은 박수를 받으며 나선다. 그는 그날 경기의 첫 회, 혹은 첫 쿼터를 책임질 헤드라이너가 된다. 그것이 5분에 그칠지, 10~20분을 넘어 40분이 될 지는 온전히 그의 활약에 달렸다. 과거와 달리 프로농구는 전술이 다양해지면서 선발 라인업이 자주 바뀌고 있다. ‘대체불가’인 몇몇 선수를 제외하면 감독들은 선발 라인업을 많이 바꾸는 편이다. 물론, 부상자로 인한 ‘대타 선발’도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 선발이 주는 무게감과 책임감이다. 어찌 보면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나, 그 무게감을 잘 견뎌내는 선수가 많지 않다. 긴장하거나, 실수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짙은 것이다. 경험 부족일 수도 있으나, 감독들은 답답하기 짝이 없다.“어리고 주전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그렇다. 경기를 망칠까봐 걱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다. 항상 이야기한다. 너희가 망쳐도 수습해줄 형들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부딪치라고.” 안양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 말이다. 그는 계속된 기회에도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젊은 선수들을 아쉬워했다. 조동현 kt 감독도 동의한다. 유독 부상자가 많았던 kt는 15경기를 치르면서 10번이나 라인업을 바꾸었다. 예정된 다섯 명 외에 7명이 더 주전 경험을 했지만, 누구하나 감독 속을 시원하게 뚫어주지 못했다. 그도 ‘자신감’을 이야기했다. “자기 어필을 할 좋은 기회인데 안타깝다”는 것. 그런 면에서 지난 13일 이민재 사례는 귀감이 될 만했다.SK 전에서 조 감독은 ‘눈빛에 절박함이 보였다’라며 만년 후보이던 그를 주전으로 세웠다. 이민재는 기대에 보답했다. 상대팀 외국선수 ‘봉쇄’ 특명을 받아 훌륭히 완수했다.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는다는 말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프로농구도 20년이 되면서 ‘호봉’처럼 주어지던 연봉 체계가 바뀌고 있다. 1%라도 더 어필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든 시스템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선발은 일생일대의 기회다. 물론, 못하고 싶어서 못하는 선수는 없겠지만, 그 소중한 기회를 날리는 건 너무 아깝지 않은가.프로농구는 ‘팀’으로서 경기력을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본인을 위한 쇼케이스라는 생각도 잊지 않길 바란다. 팬들도 자신있는 프로다운 모습을 기다린다. 기회는 그렇게 많이, 자주 오지 않는다. 손대범 KBS N 스포츠 해설위원

[천자춘추] 무소속 南지사에게 필요한 것

“남경필 어때?” 경기도 연정위원장으로 도정에 참여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부쩍 많이 묻는 질문이다.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 지사가 된 터라 연정에 균열이 오는 건 아닌지 등 이래저래 불안한 심리도 묻어 있다. 남지사 개인에 대한 관심도 있지만 경기도정에 대한 우려도 뒤섞여 있다. 남지사가 젊고 개혁적 정치인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데 이론이 없을 것이다. 좋은 정치적 자산이다. 정치를 변화의 가능성을 조직하는 예술이라고 정의할 때 남지사는 변화에 대한 감수성이 풍부하고 정치적으로도 총명하다. 5선의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개혁 소장파 그룹으로 분류돼 왔고, 도지사가 돼서는 협치와 분권이라는 시대의식을 ‘연정’ 실험으로 선도하고 있으니 그럴 법도 한 일이다. 전임 김문수지사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 확실해진다. 김지사는 지금은 보편화되고 있는 생활임금조례에 갖은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재의결된 조례는 호박에 말뚝 박듯이 임기 종료 하루 전날 대법원에 제소하고 떠나는 몽니까지 보여줬다.과거 서노련 의장시 생활임금쟁취 투쟁을 전면에 내걸었던 노동운동 지도자가 이렇게까지 표변할 수 있는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김문수가 박아 놓은 말뚝을 뽑은 이가 남지사이다. 경기도 연정 합의에 따라 소를 취하하고 생활임금제를 수용했다. 지금 남지사에게 필요한 것은 치열한 진정성이다. 고심 끝에 감행한 탈당이 큰 울림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비난까지 사는 이유도 진정성 문제이다. “경기도의 아들 남경필이 대한민국의 딸 박근혜를 지키겠다”고 기염을 토했던 과거 발언이 자승자박하고 있다. 2년 전 도지사 후보 때 설마 이 말을 진정으로 했을 리는 만무한 일이니, 그때그때 시류에 편승해 이미지 정치하는 것 아니냐는 혐의를 자초한 셈이다. 과거에 김대중, 노무현 후보시절에 독대해서 인터뷰할 기회를 가진 적이 있다. 묘하게도 두 분 모두에게서 공통적으로 고난받는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강렬하게 받았다. 하지만 남지사에게는 이 고난받는 정치인 이미지가 없다. 그런데 이 이미지는 자기희생적 결단 없이, 또 싸우지 않으면서는 절대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금 무소속일 때야말로 야성을 기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양근서 경기도 연정위원장

[천자춘추] 여론 무시한 한일군사보호협정

대학에서 역사 과목을 가르치면서 고민해 온 주제 중 하나가 역사의 정의(定義)이다. 적어도 학생들 입장에서 자신들이 배우는 학문의 성격을 제대로 알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필자 나름대로의 문제의식이다. 사전적으로 ‘어떤 말이나 사물의 뜻을 명백히 밝혀 규정함’ 정도로 말 그대로 정의될 수 있겠다. 학문적 역량이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끼는 필자는 선학들이 여태껏 제시한 역사의 정의를 학생들에게 제시하며 학기의 첫 시간을 할애한다. 그런데 요즘처럼 크로체(Benedetto Croce)와 카(E. H. Carr)가 각각 정의한 ‘모든 역사는 현대사’, ‘역사는 과거와의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가 생생하게 강의 현장에서 와 닿던 때는 별로 없다.역사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그 날의 주제가 오늘날 우리 현실에 대한 논의로 쉽게 이어지곤 하는데, 근현대사로 들어올수록 학생들의 참여도는 높아진다. 그저 옛날이야기로만 들리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주 수업시간 주제는 일제강점기였다. 학생들에게 이 시대에 대한 느낌이나 감정에 대해 수업을 시작하며 물어 봤다. 한 학생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가장 가까운 나라를 가장 멀게 만든 시대입니다.” 이 학생의 한 마디는 그 날의 모든 수업 내용을 포괄하고도 남았다. 그 시대의 유산이 아직도 우리에게 현재진행형이기에 더욱 그렇다. 우리는 만35년의 강압통치, 그리고 오늘날의 일본이 그 시대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해 왔는지 잘 알고 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의 대일인식과 여론을 만들어 왔다. 과거에 반성 없는 일본을 바라보는 여론의 눈은 여전히 싸늘하다. 정부는 지난주 일본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을 강행했다. 이미 지난 정부시절 한 차례 여론에 떠밀려 타결 직전 중단되었던 터였다.작년 위안부합의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채 꺼지지도 않았다. 안보적으로 촌각을 다투는 일이었다면 그 만큼 여론에 끈질기게 매달렸어야 했다. 정·재·문화체육계를 넘나드는 비선실세들의 국정농단 사태로 여론의 지지를 상실한 정부가 취해야 했을 정상적인 외교행위는 더더욱 아니었다. 민심을 거스른 위정자의 말로는 항상 불행했다. 그들의 업적은 또한 부정(不正)되었다. 이것을 역사는 역사의 정의(正義)로 기록해 왔다. 조의행 신한대학교 초빙교수·정치학 박사

[천자춘추] 벌거벗음의 미학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엔 옷을 사랑한 임금이 나온다. 왕은 최고의 옷만 사랑한다. 왜 옷일까? 옷은 ‘내가 그렇게 보여지기를 원하는 것’, 인격의 감각적 기호이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을 위해 산다. 적어도 그렇게 믿는다. 하지만 대부분은 타인을 위해 산다. 타인의 시선을 그리워하며, 아이돌스타처럼 올려다보는, 부러워하는, 열광의 시선을 먹고산다. 없으면 배고프다. 그런데 왕은 가장 화려한 옷을 입으니, 늘 배부르다. 사실은 언제나 배고프다. ‘Stay hungry!’는 잡스만의 좌우명이 아니다. 우연히 임금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옷을 입었다. 그런데 그 옷은 보이지 않는다. 사기꾼에게 속았다. “바보한텐 보이지 않습니다!” 왕은 잘 보인다고 한다. 속은 것일까? 사실 속고 싶었다. 그 허구의 화려함과 권력의 맛이 너무 감미롭고 달콤하다. 벌거벗은 임금을 본 신하들과 시민들도 한 결같이 경탄한다. “과연 대단하군!” “역시 임금님 취향은 남달라!” 모두 보아야 할 것을 보지 않고,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보이지 않는 것은 보지 못하고, 보지 말아야 할 것만 본다. 다행히 군중을 뚫고 진리의 소리가 들려온다. “임금님이 벌거벗었다!” 모두 알고 있지만 아무도 알고 싶어 하지 않던 진실이, 어린이처럼 보이는 진정한 어른, 어린 왕자로부터 들려온다. 그 순간 어른인 줄 착각하고 있던 모든 어린이들의 벌거벗음이 드러난다. 임금이 벌거벗은 이유는 옷을 입고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니었다. 옷을 입었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입고 있다고 우겼기 때문이다. 신하들이 벌거벗은 이유는 반대로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기만과 가식, 왕에게 아부해 한자리 얻으려는, 아니면 이 기회에 왕을 정신병자로 만들고, 자신이 그 자리에 앉아보려는 권력욕의 교활한 옷을 덕지덕지 걸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중이 벌거벗은 이유는 들리는 소리만 듣고, 보라고 하는 것만 보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판적 사고가 마비되고, 그저 맹목적으로 순응하는 탈정치화, 자연화된 강아지들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모두 복받은 사람들이다. 적어도 들어야 할 것을 들었다. 보아야 할 것을 보았다. 벌거벗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것은 부끄러움도 수치도 아니다. 원래 그랬기 때문이다.이제 선택해야 한다. 정말 벌거벗음을 인정한다면, 옷을 입으면 된다. 벌거벗은 자만이 옷을 입을 수 있다. 아직 입고 있다고 우긴다면, 옷을 입지 못하고 벌거벗음으로 남게 된다.김봉규 미래행복인재연구원 대표

[천자춘추] 창발현상과 촛불집회

현대는 그 어느 시대보다도 복잡성이 극대화되어 있다. 현대사회의 복잡성은 먼저 세계 인구의 계속적인 증가로 인한 요인도 있겠지만,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과 조직의 다양성도 한몫할 것이다. 그러나 사회 현상적 관점에서의 외적 요소보다 내적 요소가 더욱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닌가 한다. 대표적인 내적 요소가 바로 컴퓨터와 인터넷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은 20세기 10대 발명에 포함될 정도로 현대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으로 인해 전 세계는 동일 생활권에 속하게 되었으며, 지구 반대편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초연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복잡성이 극대화되어가고 있는 초연결주의 시대에는 인간이 선형적 관점에서 생각해 낼 수 없는 현상들이 발생할 수가 있다. 이를 보통 ‘창발현상’이라 한다. 수많은 구성요소들이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다양한 상호작용을 서로 주고받을 때, 구성요소들의 특성에서 유추할 수 없는 거시적인 새로운 현상과 질서가 나타난다. 이 새로운 질서의 출현을 ‘창발(emergence)’이라 하며, 이로 인해 나타나는 질서를 ‘창발현상’이라 한다. 현재 우리가 사는 복잡성이 높은 사회를 ‘복잡계(complex system)’라고 하는데, ‘복잡계’에서 ‘창발현상’이 일어난다. 자연현상에서 보이는 대표적인 ‘복잡계’의 현상은 혼돈(chaos) 현상, 프랙탈, 자기 조직화 등으로, 기존의 기계론적 세계관을 기반하는 결정론적 환원주의로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놀랍게도 이러한 창발현상이 자연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사회에서도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대표적인 창발현상은 2002년 월드컵 때의 붉은 악마의 출현과 요사이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는 촛불집회이다. 수많은 인파들이 광화문에 모여들여 촛불 집회를 할 때, 누군가의 계획적인 조작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100만 명의 촛불집회는 절대로 누군가의 조작에 의해 발생할 수 없는 창발현상이다. 즉, 개개인의 특성을 뛰어넘는 새로운 질서가 바로 대규모의 촛불 집회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현재의 촛불 집회를 절대로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 김두환 인하대학교 물리학과 연구교수

[천자춘추] 농촌교육농장으로 오세요!

사철 매력이 넘치는 한국 땅에서 농촌이 특별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우리의 미래인 어린 학생들이 오곡이 무르익는 풍성함 속에서 자연을 배울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바로 농촌교육농장이다. 농촌교육농장은 농촌과 자연에서 발굴한 다양한 체험 소재를 초·중·고등학교 교과과정과 연계하여 농장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도시 어린이들에게 학교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체험기회를 제공하여 농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정서를 함양할 수 있는 농촌공간이다. 답답한 콘크리트 속에서 생활하며 알레르기 등 날로 증가하는 환경성 질환을 치유할 수 있는 건강한 공간이기도 하다. 현재 경기도에는 113 개소의 농촌교육농장이 운영되고 있다. 각 교육농장은 어린이부터 성인들까지 수요자중심의 교육농장 특성에 알맞은 프로그램을 마련해놓고 있다. 학생들이 농장으로 찾아가거나, 학교로 농장주가 직접 찾아가는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도시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은 장수풍뎅이 같은 곤충체험도 하고, 요리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두부, 떡, 치즈 등을 직접 만들어 보면서 우리 농산물 먹을거리의 소중함을 이해하는 교육도 받을 수 있다. 특히 올해 가을학기부터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시행돼 학생들이 농촌체험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진로를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경기도뿐 아니라 서울, 인천 등 수도권에서 농촌체험을 원하는 수요자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농촌교육농장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환경친화성, 생활습관, 인성 및 학습도, 식생활개선 등이 많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농촌교육농장에서 환경성 질환을 예방하는 환경 친화형 놀이, 안전한 먹거리, 숲이나 계곡에서의 자연체험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자연을 접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안전도 신경 쓰고 있다. 교육농장별로 안전수칙을 준수하도록 점검하고 위급사항 시 대처요령, 체험학습 시 안전 매뉴얼 보급을 통해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농촌교육농장을 육성하고 있다. 여러 학부모, 선생님들이 학생들과 함께 경기도내 농촌교육농장을 찾아 유익하면서도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보시길 권한다. 임영춘 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장

[천자춘추] 금융사기로부터 내 돈 지키는 법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1% 수준이다 보니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금융사기가 극성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 금융사기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사기 수법에 대한 약간의 이해가 필요하다. 금융사기단은 일반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면서 투자자를 모집한다.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파생금융상품이나 해외의 기막힌 투자 기회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속이는 경우가 많다. 때론 유명인을 내세우기도 한다.이렇게 해서 투자자가 생기면 뒷사람의 투자자금으로 앞사람의 원리금을 갚는다. 초기 투자자들이 짧은 기간이나마 고수익을 올리게 되면 소문을 듣고 더 많은 투자자들이 몰려든다.투자자들이 계속 몰려드는 상황에서는 모든 것이 순조롭다. 그러나 실제의 수익 창출 없이 고수익을 제공하는 행위 자체가 많은 추가 자금을 필요로 하다보니 파국은 피할 수 없다. 결국 사기세력이 일시에 종적을 감추거나 추가 자금 모집이 안돼 지급불능상태가 발생하며 모든 것이 한꺼번에 무너진다. 금융선진국인 미국에서도 1920년대에 찰스 폰지라는 사람이 국제우편 회신쿠폰을 이용한 고수익이 가능하다며 투자자들의 자금을 가로챈 이후 이런 종류의 사기를 폰지 사기라고 부르게 될 정도로 그 수법이 널리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에 던지는 고수익 미끼의 유혹이 워낙 강해서 끊임없이 진화하며 번성하고 있다. 투자의 첫째 원칙은 고위험 고수익이다. 은행 정기예금보다 부실기업 채권 이자율이 높은 것은 그만큼 위험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조금 더 나은 기회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동분서주한다. 아예 그것을 업으로 하는 애널리스트며 펀드매니저라는 전문직까지 있다. 이사를 한번이라도 해본 사람은 다 안다. 무수한 낚시성 매물 속에서 꿈에 그리던 급매물을 찾으려면 발이 부르트게 품을 팔아야 하고 그나마도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 버린다는 것을. 너무나 좋은 기회가 저절로 손 안에 굴러 들어와 유혹한다면 의심을 해보는 것이 맞다. 1등에 당첨된 로또를 천원에 파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이서구 가치투자자문(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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