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K형! 그동안 잘지내고 계셨나요? 서로 안부를 전한지도 너무 오래되었네요. 후배인 제가 챙겼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매년 이맘때면 그분 못지않게 선배가 생각나서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올해도 봉하마을에 다녀오셨겠죠? 그분의 갑작스런 죽음을 두고 오열하는 선배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저와 그분과의 첫 인연은 1990년대 초 그분이 1.5 또는 2세대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이었습니다.그분을 비롯한 몇몇 인권변호사들과 함께 일하는 직원들 간의 정기적인 친목모임에서 소탈한 모습으로 담배를 권하며 소소한 대화를 나누던 그때가 저도 그립습니다. 그분의 국정운영 방향이나 여러 정책을 두고 선배와 주먹다짐만 안했을 뿐이지 여러번 언성을 높였던 기억이 나네요. 그 누구보다도 그분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나였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시정이나 도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면서 어떠한 정책도 당연히 해야한다고 쉽게 이룰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경험하며 그분에 대한 이해가 넓어집니다. 그래도 여전히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은 남습니다. K형! 7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분이 잠든 봉하에는 수많은 국민이 찾아갔습니다. 부엉이바위를 바라보며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모두들 가슴 아파합니다. 선배는 물론 여야의 지도부들을 비롯한 수많은 위정자들은 노무현 정신을 소리높여 외칩니다. 사람사는 세상,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지역주의 타파 등등 그분이 이루려고 했던 그 정신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분이 강조했던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에 저는 주목합니다.그분의 정신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재단하려하지 말고 시민의 힘과 에너지를 어떻게 발현할 지를 구체화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필요합니다. 그래야 이 땅의 민주주의를 꿈꾸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지 않을까요? K형! 저의 푸념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는 함께 봉하에 내려가서 뜨겁게 사람사는 이야기했으면 합니다. 그전에라도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함께 도모하고 구상하면 어떨까요. 그동안 건강하게 잘 지내시고 곧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언제나 선배 앞에서 부끄러운 후배 올림 송원찬 경기복지재단 지역복지실장

[천자춘추] 과학기술의 진보, 삶의 가치를 바꾸나

“말이 필요해!, 말 한필에 내 왕국도 내주리라!”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에 나오는 문장이다.영국의 장미전쟁(1455~1485년)을 배경으로 랭커스터왕가와 요크왕가 사이의 왕권 쟁탈전에서 리처드3세가 보즈워스전투에서 랭커스터가문의 리치먼드백작 헨리튜더와 격전 중 말에서 떨어졌을 때 다급히 소리친다. 죽음 앞에 서면 목숨을 살려 줄 말 한필이 자신이 통치하던 왕국보다 더 큰 가치가 있음을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예전에 전기사정이 좋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깜깜한 밤에 전기가 끊어질 때면 집집마다 비상시를 대비해서 갖고 있던 양초가 어둠을 밝히는 도구로 쓰였다. 이후 전기사정이 좋아지자 양초는 모양과 색깔을 달리해 ‘향기와 휴식, 안락함과 로맨스, 아름다움을 주는 도구’로 변신하였다. 상황에 따라, 시대에 따라 사물로부터 사람이 느끼는 가치는 전혀 다를 수 있다. 최근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전으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무인택배를 가능하게 하는 드론기술, 운전자 없이 모든 교통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이동함으로써 교통사고율을 획기적으로 낮춘다는 자율주행자동차까지, 그동안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기술들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이미 우리 코앞까지 다가왔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냉장고, 텔레비전과 같은 주변기기들이 상호 연결되어 데이터를 축적하고 필요에 따라 해석하고 스스로 업데이트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을 둘러싼 모든 환경에 대대적인 변화가 올 것이라고 한다. 과학기술의 진보는 우리 삶의 가치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나 친구와의 우정, 또는 동료와의 연대감보다 나와 스마트폰을 통해 연결되는 세상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다 문득 주변을 돌아보면 내 곁에 아무도 없는 것을 발견하고 ‘군중 속의 고독’을 실감하게 된다. 전통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했던 ‘사람들’을 제거하는 미래기술들(무인택배, 무인자동차 등)에서 어떤 가치를 찾을 것이며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시점이다. 이연희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정책연구본부장

[천자춘추] 자살예방 위한 미디어의 역할

어쩌면 삶이란 순간순간 선택하며 사는 삶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삶의 끝에 있는 죽음도 선택하는 것인가? 죽음의 선택이 가능하다면 대표적으로 자살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자살이 좋으냐 나쁘냐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죽음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영향을 얼마나 받는지 생각해보자고 하는 말이다. 삶의 시련이나 고통을 만나 남은 것이라고는 오직 죽음뿐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괴테의 소설에 나오는 ‘베르테르’와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속의 ‘파파게노’, 이 두 주인공은 다른 선택을 한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사랑하는 연인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것을 안 베르테르는 실의와 고독감에 빠져 권총으로 삶을 마감한다. 이 소설을 읽고 이에 공감한 사람들이 따라 자살을 감행한 것으로부터 베르테르효과(Werther effect)라는 용어가 유래되었다. 실제로 고 최진실이은주 등이 자살로 유명을 달리했을 때 자살률은 높아졌다. 이것이 베르테르 효과이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에 나오는 ‘파파게노’도 연인과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비관해 자살하려 한다. 그런데 요정의 도움으로 죽음의 유혹을 극복하고 마침내 연인과 재회한다. 여기서 유래된 파파게노 효과(Papageno effect)는 자살하고 싶은 사람들이 삶에 대한 의욕을 갖도록 도와주면 자살을 막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의 자살연구는 미디어 효과이론을 주목한다. 자살에 대한 상세한 보도가 또 다른 자살을 야기한다는 것과 자살에 대한 미디어 보도를 자제하면 자살을 고민하는 사람의 자살 충동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디어가 자살에 대한 보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자살을 조장할 수도 혹은 예방할 수도 있음을 알려준다. 이러한 이론은 직접 행동하지 않아도 보고 관찰하는 것으로도 학습된다는 사회학습이론을 근거로 한다. 그동안 미디어에서는 자살사고에 대해서 아주 세세한 사항까지 보도해왔고, 연예인 등 유명인이 자살하면 엄청난 양의 자극적인 뉴스를 재생산해왔다.자살의 배경과 과정, 방법 등 속속들이 파헤쳐진 자살관련 정보들은 잠재적 자살 대상에게 하나의 문제해결 방법의 여지를 제공할 수 있고 때에 따라 학습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로 30분마다 한명씩 자살을 하고 있다. 미디어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주연 국제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장

[천자춘추] 중국의 공연시장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많은 공연제작사들이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얼마 전에는 넌버벌 댄스 뮤지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가 중국 24개 도시 순회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이는 한류 열풍의 덕을 본 것도 있겠지만 ‘사춤’ 제작사인 두비컴에서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인 것으로 안다. 지금 세계 각국의 공연 관계자는 인구 10억의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007 작전과도 같은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중국의 공연시장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2014년 중국문화문물통계연감(中國文化文物統計年鑑)에 의하면 2013년 말 기준 중국에는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은 공연예술단체가 8천180개가 있고 여기에는 총 26만865명의 인력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또한 총 약 165만회(해외 초청공연 포함)의 공연이 무대에 올려지고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약 9억64만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체는 국가재정지원금 139억3천811만 위안(미화 약 23억256만 달러)과 공연수입 82억737만3천 위안(미화 약 13억5천540만 달러)에 사업 수입, 기관 보조 수입, 운영 수입, 기타 수입 등 총 280억266만 위안(미화 약 46억2천449만 달러/한화 약 5조3천760억 원)의 수입을 거두었다.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의 공연예술시장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그리고 광저우(廣州) 3개 도시가 시장 전체 규모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티켓 판매액으로만 볼 때에는 베이징과 상하이 두 도시에서 전체 30% 전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 주변의 제3도시로 점차 확산되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지금대로라면 중국의 공연 시장이 총 매출 10조원으로 성장하는 것도 그리 멀지 않은 일이다.10조원을 바라보는 거대한 예술시장이 바로 우리 옆에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금싸라기 중국 공연시장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공연시장 공략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민관이 먼저 머리를 맞대야 한다. 민은 확실한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관은 이를 위한 제도적으로 뒷받침을 할 수 있어야 한다.단기간의 성과보다는 십년, 이십년 아니 백년을 내다보는 장기적 안목의 계획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것만이 중국과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 새로운 한류 열풍을 예약할 수 있는 방법이리라. 김대종 수원문화재단 경영사업국장

[천자춘추] 청년일자리, ‘고용복지+센터’에서

정부는 그동안 일자리창출을 국정운영의 최우선과제로 추진하여 취업자가 증가하고 고용률이 제고되는 등의 성과가 있었으나, 청년의 고용률은 중장년에 비해 1/2, 실업률은 3배 수준으로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청년고용정책에 대한 관심과 요구는 높아지고 있으나, 저성장 기조, 노동개혁 입법의 지연과 공급자 중심의 정책 등으로 일자리 창출의 어려움이 있고, 정부의 일자리사업도 체계적으로 작동하지 못해 청년들에 대한 정책 실효성 및 체감도는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지난 4월27일 ‘청년여성 취업연계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청년들이 일자리정책의 성과를 구체적으로 체감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임금·근로조건 등의 격차를 줄이고, 우수기업 중심으로 정부지원을 집중하여 정책의 효과성을 높이도록 했다. 또 일자리 수요와 연계된 분야별 박람회 개최, 온-오프라인 서비스 전달체계 확충 등을 통해 일자리 정보제공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고용노동부는 일자리 주무부처로서 ‘고용복지+센터’를 통해 직접 청년들과 현장에서 소통하면서 다양한 일자리정책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수원 ‘고용복지+센터’를 포함하여 경기도에 10개가 운영 중이고, 2017년까지 전국 10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고용복지+센터’는 일자리 중개자로서 기업의 일자리를 발굴하여 취업으로 연계하며, 청년채용의 날, 채용박람회 개최 등을 통해 기업과 청년을 현장에서 바로 매칭해 주고 있다. 특히 관내 청년고용률 제고를 위해 오는 9월, 10월에 강소기업청년일자리박람회(성남), 경기남부권 시간선택제일자리박람회(수원)를 각각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인문사회예체능계 대학생 및 미취업 청년을 위한 일학습 병행제, 청년취업아카데미, 청년취업인턴제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청년고용대책이 더욱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외에 기업이 새로운 성장 산업에 대해 과감히 투자하고, 그 투자가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도록 경제 구조개혁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의 일자리 창출력을 높일 수 있는 노동시장의 개혁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정성균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장

[천자춘추] 항생제, 면역과 동성애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는 바야흐로 재수(?)없으면 120세까지 사는 시대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삶의 질이 문제이다. 수명을 좌우하는 핵심은 개개인의 면역과 무관하지 않다.정부가 며칠 전 국가항생제 내성관리대책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사람·동물·환경이 모두 연결된 ‘원 헬스(one health)’라는 개념 아래 항생제 관리를 종합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소·돼지·닭 축산이나 어류 양식에 항생제가 대거 사용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항생제 생산량의 70%가량이 동물에게 사용되며 국내에서 축산용으로만 한 해 1천톤씩 항생제가 뿌려진다. 오죽했으면 유엔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항생제내성 고위급회의를 여는 상황이니… 항생제 남용 방지책의 핵심은 인식을 바꾸는 교육과 엄격한 사용 감시일 것이다. 인간에게 면역력이 가장 문제 가 되는 것은 바로 후천성면역 결핍증(에이즈/HIV/AIDS) 일 것이다. 한국의 에이즈 환자가 한해 1천명 이상이 감염되고 있다. 외국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증가하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15-19세 에이즈 감염자비율(20%)이 20~24세 증가율(15%) 보다 높다고 한다. 게다가 10-20대 신규 에이즈바이러스 감염자의 94%가 동성애, 즉 남성간의 성관계로 인해 발생했다고 하니...에이즈 발병 후 평균수명은 13.5년으로 꽃다운 생명이 스러지고 치료약이 월 300만원 이상으로 전액 국민세금으로 지불하고 있어 경제적으로도 어마어마한 손실이다.면역질환과 동성애에 관한 무관심과 무지, 방심과 지극히 개인적인 인본주의가 낳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 아닐 수 없다. 청소년들은 인터넷과 방송, 웹툰에 이르기까지 동성애 소재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심지어 군대 내 동성애를 허용 요구하는 법안이 국회에 매년 제출되고 있다. 동성애의 확산과 허용법안의 인정은 전 세계적인 추세로 불이행 시 법적인 제재는 외신을 통하여 심심찮게 듣고 있다. 우리는 다름과 틀림의 인정 및 성소수자의 인권은 존중되어야 하겠지만 동성애의 환경에 의한 감염증가에 주목하고, 면역에 대한 지식과 교육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우리 모두는 질병의 예방이 치료보다 훨씬 효과적임을 알고 있으며, 가치관을 떠나 그 모든 허물을 덮을 수 있는 것이 아가페적인 사랑이라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재홍 신안산대학교 호텔조리과 교수

[천자춘추] 하루 물8잔… 미세먼지 씻어낸다

‘계절의 여왕’ 5월이다. 그러나 화창한 날씨와 함께한 설레는 봄나들이 계획 대신, 외출 여부 자체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온 대기를 뒤덮은 미세먼지 때문이다. 기존의 황사에 더해 이제는 미세먼지까지 가세하여 만든 뿌연 하늘과 답답한 공기로 인해 봄이 반갑지만은 않다. 봄이면 기승을 부리는 황사가 중국 몽골의 흙먼지를 타고 날아온 자연현상이라면 미세먼지는 인위적인 오염물질이 먼지에 엉겨 붙어 만들어진 화학물질이다. 주로 자동차의 배기가스와 공장, 가정 등에서 석탄이나 석유가 연소되면서 배출되어 질산염, 암모늄, 황산염 등의 이온 성분과 탄소화합물, 금속 화합물 등 유해발암 물질도 다량 포함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인체에 가하는 위험성은 매우 크다.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바깥출입을 자제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렇다고 내내 집안에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또한 외부의 미세먼지가 나도 모르게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럴 때 미세먼지 잡는 훌륭한 비법이 있어 소개한다. 미세먼지 잡는 비법은 바로 물 마시기이다. 물을 자주 마시면 기관지에 있는 미세먼지를 씻어내 소변으로 배출하기 쉬워진다. 물은 호흡기 및 기관지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또 면역력을 증진시키며 미세먼지를 희석하는 효과도 있다. 요즘 같은 때는 수시로, 하루에 최소 8잔을 마시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건강을 지키기 위한 물을 이왕이면 더 맛있게 마시는 방법은 없을까. 물은 미네랄 함량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순수한 물에서는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지만, 적당량의 미네랄을 함유한 물에서는 성분과 함량에 따라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 지하수는 미네랄이 골고루 녹아 있어 물맛이 좋다. 그리고 그 물이 수돗물의 원수가 되기 때문에 당연히 수돗물 맛도 좋다. 몸에 좋은 미네랄까지 모두 걸러진 정수기물보다는 맛과 미네랄이 살아있는 수돗물을 마시는 것이 어떨까. 물맛을 좌우하는 또 한 가지는 온도이다. 미지근한 물보다 시원한 물이 더 맛있는데, 전문가들은 물 종류를 막론하고 냉장고에서 2시간 정도 보관한 10℃가 가장 맛있게 느껴진다고 한다. 값싼 수돗물도 냉장고에 2시간 정도 놔두면 값비싼 빙하수 못지않은 맛을 내는 것이다. 이제 건강을 위해 실천할 일만 남았다. 당장 오늘부터 미세먼지로부터 지켜줄 한 잔의 물, 수돗물을 마셔보자. 조관식 K-water 수도권지역 본부장

[천자춘추] 역사 잊은 민족에 미래는 없다

서울에서 수원을 오갈 때, 안양을 거쳐 비포장도로를 버스가 달리던 때가 있었다. 그 길을 따라 수원 초입에 들어설 때면 구불구불한 길 양쪽으로 아주 오래된 소나무들이 서있었다. 이 소나무들은 정조대왕이 화성을 축성할 때 심어졌던 것으로, 약 200년 이상된 것들이었다. 그러나 1번 국도가 건설되면서, 구불구불한 길은 일자로 곧게 만들어졌고, 대부분의 소나무들은 베어질 수밖에 없었다. 지지대고개에서 수원 북문 부근에 이르는 구도로에는 아직 남아있는 몇 그루의 소나무들을 볼 수 있다. 그 길은 노송로라고 불리워지고 있다. 남아있는 짧고 끊어진 노송로에서도, 과거의 아름답고 고즈넉한 소나무길 풍경을 떠올릴 수 있다. 200여 년 전 정조는 그 길을 따라 신하들과 함께 행차를 하였을 것이다. 아름다운 경치에 더불어 역사적으로도 의미있는 곳이 되었을 것이다. 그 소나무들이 지금도 살아있고, 그 사잇길을 우리가 만날 수 있다면 어떠했을까. 아마도 현대인들의 쉼터이자, 아이들의 교육터가 되었을 것이고, 소중한 관광자원이 되었을 것이다. 너무나 바빴던 개발의 시대에 더 소중한 우리의 자산을 너무 쉽게 버렸던 것은 아닌지. 우리는 낡은 것을 너무 쉽게 버리고 새 것만을 좇고 있는지도 모른다. 구도심은 사라지고, 새로 건축된 빌딩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러나 오래된 것이 오히려 더 가치있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중고품보다 신제품이 비싸지만, 오래된 골동품은 신제품의 수십배에 달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것은, 낡은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지난 날의 소중한 자산을 넘겨주는 것이다. 최근 법원에서는 수원법원의 역사를 찾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자료에 의하면 수원법원이 120년이나 되었다고 한다. 오래된 자료들을 모으고 있고, 법원 역사박물관을 조성하여 귀중한 자료들을 보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처칠은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역사 찾기 운동이 결실을 맺기를 바라며, 아울러 우리 사회가 과거를 소중히 여기는 계기로 거듭 나기를 기대해 본다. 이재진변호사

[천자춘추] 구조조정

남양주의 자그마한 텃밭에 몇 년 전 모란과 매화 그리고 라일락 몇 그루씩을 심었는데 올 봄 들어 라일락 한 그루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왼쪽 라일락은 활짝 핀 꽃들이 싱그러운 향기를 뽐내고 있었지만 오른쪽 녀석은 이파리 하나만 겨우 나왔을 뿐 나무 전체가 바싹 말라서 생사의 기로에 선 듯하였다. 더구나 텃밭 전체를 살펴보니 잡초가 우거진 곳의 나무는 하나같이 생장이 더딘 것을 확인한 다음 그동안의 무관심을 탓하며 텃밭 전체에 대한 일종의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밖에 없었다. 틈틈이 잡초를 뽑고 퇴비를 더하여 땅 힘을 북돋워 나무들이 화창한 봄기운을 충분히 누릴 수 있기를 기다렸다. 최근 우리 경제의 최대 이슈는 부실 산업분야에 대한 구조조정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을 시작한 후 경제구조를 한 단계씩 고도화했을 때마다 상당한 진통을 수반한 구조조정 과정을 겪어왔다. 1970년대에는 중화학공업 육성을 위한 경공업 구조조정이, 1980년대는 비효율 극복을 위한 중공업 구조조정이 있었다. 1990년대말의 IMF 외환위기에 따른 산업과 금융 전반의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선별적 구조조정까지 거의 10년을 주기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어져 왔다. 현재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는 해운, 조선, 철강, 건설 및 석유화학 산업부문은 상당기간 우리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해왔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적 경기부진과 과당경쟁 등에 따른 급격한 수익 악화에 직면해 있다. 구조조정은 해당 산업분야의 부실정리와 지배구조 개편, 대규모 자금조달과 금융지원, 정리대상 산업부문의 인력감축과 실업문제 해결 등 3가지 난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그래서 구조조정 과정은 험난한 가시밭길로 알려져 있다. 작은 텃밭의 나무 몇 그루도 제대로 키우려면 텃밭 전체에 걸친 꼼꼼한 손길이 요구되듯이, 우리 경제의 장기적 체질 강화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아픔을 감수하더라도 섬세하면서도 노련한 외과수술처럼 경제를 살리고 문제의 근인을 치유하는 지혜로운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정지영 한국은행 경기본부 기획조사부장

[천자춘추] ‘뮤지엄 민간위탁’이란 탁상논리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의 경영효율화가 뜨거운 감자다. ‘경기도 연정실행위원회’ 산하 ‘공공기관 경영합리화추진협의회’는 당초 용역결과를 조정하여 24개 기관을 17개로 통폐합하는 조정안을 결정하였다 한다. 용역보고 공청회에서는 폐지나 통폐합 예정기관들로부터 반발과 항의가 빗발쳤다. 짧은 용역 연구 기간, 현장여건을 고려하지 못한 연구결과, 연구에 참고한 통계숫자 등의 부적절성으로 질타를 받았다. 게다가 연구에는 물론, 공청회 패널조차 해당 전문분야 인사없이 경영과 행정중심의 인사들로 구성되어 심도있는 공청회가 근본적 한계를 가진 것이었다. 가장 손쉬운 경영효율화 방안은 외견상의 통계와 지표들을 근거로 통폐합하거나 민간위탁의 방식이다. 하지만 기관마다의 특성과 현실여건을 면밀히 고려한다면 문제는 그리 단순치 않다. 경기문화재단 산하 6개 뮤지엄들에 대해 도박물관, 도미술관을 제외한 4개관을 민간위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폐지나 통폐합보다 수위가 낮아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릴 문제처럼 보이지만, 민간위탁의 발상은 천년 경기의 뮤지엄 정책 포기를 의미한다. 뮤지엄은 인류역사가 이룩한 가장 오래된 비영리 공공기관의 하나이다. 인류의 문화유산들을 수집보존연구전시교육하는 문화복지기관이기도 하다. 용역보고서에는 뮤지엄을 한낱 전시시설 정도로 치부하는 무지를 드러내고 있다. 뮤지엄 민영화의 실패는 전문가들에겐 상식이다. 뮤지엄 경영효율화는 예산 절감보다는 기본기능을 확충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공되는 양질의 문화적서비스 수준에 촛점을 맞추어야 한다. 도의 문화유산 관리를 민간에게 위탁한다는 것은 명백한 도정 의무의 방기이다. 민간위탁은 공공성의 상실과 시장논리에의 편입이 불가피하다. 입장료를 높이거나 상업적 전시프로그램으로 수익창출에 몰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도민들에게는 수준 낮은 프로그램을 향유하며 문화비용만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이는 도민문화복지에 역행하는 처사이다. 실제로 선사나 실학박물관의 경우, 국가지정문화재를 다루는 곳이며, 백남준아트센터는 저작권자와 도 사이에 복잡한 저작권 문제가 걸려있다. 어린이박물관은 4개관 중 가장 운영이 잘되는 아시아 최고의 어린이박물관의 모델임을 감안한다면, 이들의 민간위탁운영은 비현실적 탁상논리일 뿐이다. 김찬동 경기문화재단 뮤지엄본부장

[천자춘추] 문제는 교육이다 - 1

일자리가 문제라고, 그래서 ‘창출’한다고 정치권과 정부가 날만 새면 이야기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얼마 전 청년 실업률 12.5%로 점점 악화된다는 기사가 났다. 정부 발표가 12.5%이니 실제로는 한 30%쯤 된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일자리란 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사회에 기여하고 남는 수익의 일정 부분을 나눠 가질 수 있는 터를 말한다. 캠페인이나 공약(公約)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 개인과 사회가 필요한 가치가 있고, 그 가치를 만들 일이 있어서 사람이 필요한 것인데, 사람에 맞추어 일자리를 만들려고 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단순히 정부나 기관에서 인건비를 지원하는 것은 소비성 복지비용에 불과하며, 일시적인 대책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교육 구조에 있다고 본다. 평등한 기회를 준다는 명분 아래 모든 고교 졸업생에게 대학 입학자격을 갖게 하였다. 입구를 활짝 열고, 대학은 마구 늘렸는데, 인구가 줄어들면서, 이제는 대학에서 학생을 구하는 실정이 된지 오래며, 출구관리도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선진국 자료에 의하면 대학 수학능력을 갖춘 인력은 전체의 30% 정도라고 한다. 사회의 수용구조도 피라미드형이다. 대학 진학률이 80%가 넘는다는 것은 대학다운 교육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학력(學歷)에 걸 맞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였는데, 고학력자이니 좋은(?) 일자리만 고집하는 청년이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14년 1천600만 명 근로자의 소득분포를 보면, 월 100만 원, 200만 원, 300만 원 미만이 각각 약 29%, 56%, 그리고 73%가 되었다. 평균근속년수가 5~6년이며, 전체 월 소득 평균은 260만 원이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받을 수 있는 금액 아닌가? 3억 원 이상 투자한 대학까지의 교육비를 감안하면 결코 많은 금액이라 할 수 없다.그러나 이것이 우리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현실적 구조임을 인정해야 한다. 인간의 능력은 무한하지도 똑같지도 않다. 성격도 다르고 환경에 따라 시시때때로 변한다. 능력과 열정이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와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 진정한 평등이다. 서로 다른 적성과 능력을 가진 개인들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나름의 자리가 있어야 자연스럽다. 잘못된 교육제도가 그 천리(天理)를 비틀어 놓았기 때문에, 직종별 일자리 구조와 구직자의 희망이 맞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바로 잡아야 한다.적성과 수학능력을 갖춘 학생만 상급학교에 진학하도록 구조를 바꿔야 한다. 취업지옥보다 교육지옥을 택하는 것이 비용도 줄이고 사회를 역동적으로 만들 것이다. 이용근 파주문화원장

[천자춘추] 김구 선생의 효심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이었던 백범 김구 선생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었다. 그의 부친 김순영의 학식은 겨우 이름 석 자 쓸 정도였지만, 기골이 준수하고 성격이 호방하였다.‘수호지’에 나오는 영웅처럼 강포한 자가 약한 자를 능멸하는 것을 보면 친소에 관계없이 참지 못하는 불같은 성격이었다. 그래서 못된 양반들을 혼내주느라 1년에도 여러 번 해주 관아에 구속되는 소동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서 인근의 백성들이 다 그를 존경하였다. 김순영이 늙고 병들어 세상을 떠났을 때는 김구 선생이 25세 때인 1900년 12월이었다. 을미사변에 대한 민족적 울분을 대신하여 일본인 쓰치다를 처단하고 인천 감리서에 수감 중이던 김구가 파옥을 하고 해주 텃골 집에 도착하였을 때였다.그러나 산골의 가난한 집에서 고명한 의사를 부른다거나 기사회생의 명약을 드시게 하기에는 형편이 허락하지 않자, 김구는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구워드리기로 결심한다. 이는 과거에 위독한 할머님을 위해서 부친이 손가락을 베어 그 피를 할머님 입에 넣어드렸던 일을 본받은 것이다. 어머님의 상심을 우려한 김구는 어머님이 안 계실 때 몰래 왼쪽 허벅지에서 살조각 한 점을 떼어 불에 구워서 아버님께 올리고, 흐르는 피는 드시게 하였다. 양이 적은 듯하여 처음보다 천백 배의 용기를 내어 다시 살을 베었지만, 살조각은 떨어지지 않고 고통만 심했다. 끝내 부친이 돌아가신 후, 독신 상주라 상청(喪廳)을 비울 수 없었던 김구는 다리 살을 썰어만 놓고 떼어내지도 못해 고통이 심했지만 어머님께 말하지 않았다. 설한풍에 뼈가 시리고, 조문 받는 것조차 괴로웠지만, “손가락이나 허벅지를 베어내는 것은 진정한 효자나 하는 것이지, 나와 같은 불효자가 어찌 효자가 되랴”고 하면서 탄식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내리사랑’은 본능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고, 자식이 부모에 효도하는 ‘치사랑’은 당위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어서 교육적 차원의 문제라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그래서 자식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는 부모는 흔해도, 부모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자식이 드문 것이다. 그런 면에서 김구가 보여준 효행은 비록 부친의 효심을 본받은 것이었을망정 부모에 대한 진한 본능적 사랑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감동적이다. 가정의 달 5월을 보내면서, 부모는 자식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는지, 자식들은 부모에게 효성을 다하는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일이다. 박성순 단국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천자춘추] 폴리스라인, 규제인가 보호인가

폴리스라인(police lineㆍ질서유지선)에 대한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폴리스라인은 평화적 시위를 보호하는 보호선이라는 주장과 집회와 시위를 규제하려는 규제선이라는 양측 주장이 서로 팽팽히 맞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폴리스라인은 보존이 필요한 범죄현장 등 사건사고의 현장과 각종 재난현장에서 증거훼손을 막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사람이나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 즉 경찰통제선 개념으로 활용되어져 오다가 1995년 5월에 개정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제13조에 ‘관할경찰관서장은 집회·시위의 보호와 공공의 질서유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최소한의 범위를 정하여 질서유지선을 설정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질서유지선’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명문화함으로써 과거의 경찰통제선 개념을 넘어서 집회 와 시위에 대한 질서유지를 위한 개념으로 전환되어 불리어지고 있다. 집회ㆍ결사의 자유는 헌법 21조에 의해 보장되고 있는 자유권적 기본권이다. 하지만 폴리스라인과 관련하여 집회시위를 보호하기 위한 경찰이 취하는 최소한의 조치라는 주장과, 집회나 시위에 대한 과도한 규제나 통제는 헌법정신에 위배된다고 하는 주장 등이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양측의 주장이 모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놓고 소모적 논쟁을 벌이는 것 보다는 서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합의점 도출에 노력하여야 한다. 즉 폴리스라인이 집시법 제13조가 규정한 질서유지선으로써의 기능을 다하고 헌법적 가치를 지키며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 할 필요가 있다. 집회 및 시위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중요한 기본권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집회 및 시위의 보장은 국민의 헌법적 가치를 보장하는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폴리스라인을 집회시위를 규제하려 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여 이를 침범하거나 파손하는 등의 불법적인 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인 것이다. 따라서 철저한 준법정신에 의한 집회 및 시위문화를 정착시켜 헌법적 가치를 지키고 동시에 국민의 안전, 교통의 원활한 흐름과 더불어 집회 및 시위의 자유까지 보장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 불필요한 논란을 접고 서로 양보하고 서로의 주의주장에 귀 기울이는 화합의 사회적 약속을 이끌어 내는 데 우리 모두가 함께 하여야 할 때이다. 정상완 강동대 경찰행정학과 학과장

[천자춘추] 일자리와 일거리, 그리고 무한도전

일자리 문제는 인류의 문제이며, 일자리는 단기 변동성이 있더라도 일거리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직장인은 평생 11개의 일자리를 거친다는 통계를 본 적 이있다. 우리는 과연 아니 나는 몇 번이 될까에 대한 고민과 함께 나의 경력관리나 객관적인 나의 가치에 대한 노력에 반성도 해본다. 평생 한 직장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는 모습만 찾는 것은 아닌지, 다양한 자기발굴과 새로운 일거리에 대한 도전은 어느정도 인지등 때론 심각한 고민도 해본다. 이런 차원에서 지역산업을 진흥하는 진흥원의 역할은 현재의 일자리와 함께 미래의 일거리 발굴이 중요하며, 지역자원의 한계상 결국은 국도비 프로젝 발굴이고, 매년 평균 10건에 대한 도전으로 새로운 일거리를 위한 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로 고양의 경우 10개 프로젝은 인프라유치 관련, 경기도의 창조오디션부터, 창업을 지원하는 스토리랩(문화부), 1인창조기업(중기청), 사회적기업가(고용노동부)까지 다양한 형태로 지원되고 있다. 기업의 R&BD지원을 위한 SW융합(미래부), 지역특화문화콘텐츠(문화부) 등과 함께 인력양성을 위한 지역산업연계인력양성(고용부), 창의인력육성(문화부) 등으로 보통 1~2년 사업으로 1억에서 10억까지 지원되고 있다. 진흥원 입장에서 청년에 대한 일자리와 일거리는, 현재와 함께 미래에 대한 투자로 기업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을 선도할 것이며, 더 큰 성장을 위한 작은 실천방안을 생각해 본다. 첫째는 각 과제들이 부처나 주체들을 공급자 주도의 수평적 차원에서 수요자 중심의 수직적 사고로 전환해야 한다. 당사자 입장에서 1인창조에서의 교육과 공간, 스토리랩을 통한 일거리 그리고 지역특화콘텐츠 발굴로 기업성장 등, 부처는 중기청-문화부-문화부로 이어지는 발굴-창업-R&BD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들째, 융합적 사고로의 전환도 필요하다. 고양도 1인창조와 SW융합과의 연계 등 다양한 융합적 발굴이 조찬모임이나 다양한 네트워크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셋째, 자치단체의 의지와 함께 자신에 대한 매칭도 매우 중요하다. 국도비 프로젝유치는 지방정부의 매칭예산을 10~50%까지 요구한다. 이에 대한 참여여부는 지방정부이 판단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매칭이다. 무한도전과 무리한도전 차이는 결국은 자신의 열정과 정성 그리고 절실함까지도 자신의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가에 대한 자신의 매칭일 것이다. 김인환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장

[천자춘추] 학교폭력과 학교생활기록부

지난 한달 동안 전국적으로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실태 설문조사를 하였다. 설문조사의 정확성과 비밀 유지를 위해 학생들이 직접 컴퓨터 설문조사에 응답하는 방식이었다. 2011년 대구 중학생의 학교폭력 자살 사건 이후 우리 사회는 학교폭력을 매우 민감하게 보고 있다. 그 결과 학교폭력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양상은 더 다양화되고, 저연령화되고 있다. 폭력의 양상도 문자나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을 이용한 사이버 폭력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누구든지 학교폭력의 현장을 보거나 그 사실을 알게 된 경우 반드시 관계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비록 우발적이고 경미한 것일 지라도 임의처리해서는 안 된다. 학교장은 반드시 학교 폭력 사안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얼마 전 학교에서 학교폭력 사안이 일어났다. 인터넷 밴드 상에서 비난과 욕설을 한 사이버 폭력이었다. 가해 학생이 여러 명이었고, 피해 학생은 한명이었다. 학교는 법령과 절차에 따라 교육적 조치를 취했다.가해 학생의 경우 학교폭력 관련 조치(제1호∼제9호) 내용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해야만 한다. 고등학교의 경우 학교생활기록부는 대학입학 전형에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많은 대학들이 학교생활기록부 종합전형에 의해서 입학생을 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학부모들은 학교폭력 조치 결과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것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가해 학생들의 부모들은 학교에서 조치 내용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한다고 하니 무척 당황해했다. “학생들이 자라다 보면 싸울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정적으로는 이해는 갔지만, 학교는 엄정하게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폭력 사안은 다른 선도(징계) 사안과 별도로 다뤄야 한다. 학부모들의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 제고가 확산돼야 하겠고, 아울러 교원들의 지도 전문성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다.우선 가정에서 남을 존중하고 배려해주는 기초적인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서로 다름을 인정해주는 공감과 수용의 유연한 지도가 필요하다. 평화롭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교 구성원의 사랑과 신뢰, 지지와 격려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김유성청덕고등학교 교장

[천자춘추] 하방, 민심의 바다로…

최근 모 방송국에서 방영하는 ‘차이나는 도올’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도올 김용옥 교수가 나와 중국의 정치상황을 쉽게 설명해줘서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중국 주석인 시진핑이 경험한 ‘하방’이다. 중국의 ‘하방’이란 제도는 마오쩌뚱이 지난 1957년 국가지도자를 키우기 위한 제도로 도입한 것이다. 시진핑 현 중국 주석도 7년간 산시성의 량자허촌으로 하방해 농민들과 7년간 생활했다. 이후 공산당 요직을 두루 거쳐 지난 2013년 국가주석의 자리에 올랐다. 한국으로 치면 촌장에서 시작해 도지사를 거쳐 최고 국가지도자가 된 셈이다. 훗날 시진핑 주석은 “그때 나는 무엇이 실질적인 일이고 무엇을 실사구시라고 하는지, 누구를 민중이라고 하는지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하방은 밑으로부터의 민심의 읽고 실사구시 정책을 펼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진핑의 ‘하방’과 다른 맥락으로 신영복 선생님은 ‘하방(연대)’을 강조한다. 약한 물이 강고한 것을 이기는 힘은 낮은 곳으로 향하는 물의 특성 때문이고 물은 반드시 모이기 마련이며 드디어 바다에 이른다는 것이다. 결국 하방은 물이 시내가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되듯이 낮은 곳으로부터 다양한 그룹들과 연대하여 꾸준하게 스스로를 변화하라는 의미다. 지난 4월 13일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다. 그 많은 위정자와 정치평론가도, 언론과 여론조사 기관도, 시민사회도 총선 결과에 모두 놀라고 있다. 그들은 국민의 민심을 책상머리에 앉아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정치공학적 판단, 사회통계적 수치로만 예측했던 것이다. 결국 그 많은 잘난(?) 사람들 조차도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던 결과다. 여기서 새삼 하방을 떠오르게 한다. 하방은 단순히 정치가와 행정가들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정치, 경제, 시민사회, 사회복지계 그리고 공공기관도 예외일 수 없다. 이번 총선과정이 우리 모두에게 국민과 주민, 고객, 소비자, 이용자들이 살아 숨 쉬는 곳, 더 낮은 곳으로 하방하여 그들과 더 호흡하라는 것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송원찬 경기복지재단 지역복지실장

[천자춘추] 道 과학기술, ‘티핑포인트’ 눈앞서 좌절되나

유지되던 균형이 깨지면서 한순간에 차원이 다른 상태로 전환되는 극적인 순간을 말콤 클래드웰*은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오랜 시간동안 한 분야에서 작은 노력들이 쌓여 임계점에 도달하면 갑자기 완전히 새로운 경지에 도달하는 분기점을 말한다.수행자 석가모니가 보리수나무 밑에서 깨달음을 얻거나 아리스토텔레스가 목욕탕에서 유레카를 외친 것, 물이 섭씨 100도가 되는 순간 끓으며 수증기로 전환되고 운동선수가 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을 갱신하는 것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티핑포인트에 도달하려면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힘을 축적해야 하는데, 이를 강조하는 용어가 ‘1만 시간의 법칙’이다. 어떤 분야에서 달인의 경지에 오르려면 그 일에 최소 1만 시간, 매주 20시간 이상을 10년간 투자해야 가능하단다. 최근 약 7조원의 기술수출계약으로 대 성공을 거둔 한미약품의 경우 지난 15년 간 연구개발에 9천억 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은 수출계약이 성사되는 그 순간, 한미약품을 세계에서 주목하는 바이오기업으로 만들었다. 올해는 정부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을 설립하고 국정(國政)에 과학기술정책을 본격적으로 도입한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그 사이 우리나라 주력산업은 경공업(60~70년대), 중공업(70~80년대) 중심에서 자동차, 반도체 등 첨단산업(90년대 이후)으로 거듭나며 경제규모면에서 세계 11위,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지역에서는 지방분권과 자치제도가 도입되어 지역경제를 지자체가 책임지는 시대가 되었다. 이에 경기도는 2007년 광역지자체 최초로 과학기술전담부서를 설치하고 도정에 과학기술정책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경기도의회도 경제과학기술위위원회를 상임위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만 10년이 되는 해이다. 그 결과, 광교·판교테크노밸리와 같은 첨단단지 조성, 혁신적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지원 등을 통해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그동안의 투자와 노력이 티핑포인트에 도달해 세계적 수준의 지역 경쟁력으로 레벨-업 할 수 있도록 더욱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적 관심과 지원이 시급하다. *캐나다 출신 작가이자 저널리스트(1963~) 이연희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정책연구본부장

[천자춘추] 예술… 일상으로의 초대

돈이 최고의 가치가 돼버린 이 시대에 브르디외(Bourdieu)는 돈만으로 말해 질 수 없는 것이 있다고 했다.바로 문화자본(cultural capital)이다. 문화자본은 문화적 취향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지식, 소양, 매너, 예술, 교육 등 개인이 갖고 있는 문화적 요소들 중에서 화폐가치로 따지기 쉽지 않은 것들을 지칭한다. 일상에서 늘 접하는 음악, 영화, 문학, 스포츠 등의 관심과 행위 등 문화적 가치를 자본화하면 바로 개인의 문화자본이 된다.문화자본을 가늠하는데 중요한 요소는 개인의인격과행동,태도,가치관 등이다. 문화자본은 물질자본과달리눈에 보이지않으면서도 알게 모르게드러난다. 물질자본은과장할 수 있지만 문화자본은꾸미거나과장할 수없다. 단지보이지않을 뿐자연스럽게드러난다. 물론 문화자본도 돈이 있어야 획득된다. 이를테면 어릴 때부터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자연스럽게 음악회나 미술 전시회에 다님으로써 얻게 되는 문화적으로 고상한 취향은 어느 정도 사는 집이 아니라면 꿈꾸기 어렵다.그러나 어려운 환경에서도 부모가 화집을 보여주거나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음악에 귀를 기울이거나 책을 가까이 할 경우 자녀는 저도 모르게 그런 문화적 환경을 유산처럼 물려받는다. 교육은 문화자본을 형성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필자가 강의하는 과목 중에 ‘문화예술교육론’이 있다. 문화와 예술이 일상에서 어떻게 체험되어야 하고 교육현장에서는 어떻게 교육되어야 하는지를 모색해보는 학문이다.이 과목은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강의 준비에 많은 품을 들여야 하지만 학생들의 피드백에서 보람을 느낀다. “예술은 특정한 사람들만 즐기는 줄 알았다”, “말로만 듣던 오페라 아리아를 들으면서 눈물이 나왔다” 등. 문화자본은 단시간에 형성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행히도 관심과 노력 그리고 교육에 의해 후천적으로 형성이 가능하다. 더불어 봄꽃에 마음을 빼앗길 여유,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대지의 소리를 들을 귀, 가만 손을 잡아 가슴이 시키는 말을 할 줄 아는 시간을 갖는 것도 문화자본이 풍성한 사람 못지않은 품격을 지닌다. 지금 이 순간 내가 나에게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마음은 내가 이 땅에서 가장 아름답게 살아가게 하는 문화자본인 셈이다. 이주연 국제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장

[천자춘추] 아이를 위한 음악?

공연장을 찾는 관객 중에 가장 어렵고 상대하기 힘든 관객 꼽으라면 어른도 이해하기 어려운 공연에 어린 아이를 데리고 입장을 하고자 하는 엄마관객이라 할 수 있다. 일부의 엄마관객은 어린 아이와 함께 공연장에 들어가고자 하는 노력은 거의 투사(?)에 가깝다. 고전음악 공연은 미취한 아동 입장을 제한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일전에도 말했듯이 아이들의 집중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익숙하지 않은 음악을 근 두 시간 동안 꼼짝않고 들어야 한다는 것은 거의 고통에 가깝다. 아이와 함께 공연을 보고자 한다면 아이들이 볼 수 있는 공연을 선택하는 것이 서로가 행복한 일이다.내 아이에게 좋은 것을 들려주고 싶어 하는 부모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자칫 그 마음이 너무 앞서가면 오히려 아이에게 해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고전음악을 들려주면 아이들의 머리가 좋아진다는 말에 현혹되는 어른들이 더러 있다. 이 말은 맞기도 하지만 틀릴 말이기도 하다.내 아이에게 어떤 음악을 선택해서 어떻게 들려 주냐에 따라 전자가 되기고 하고 후자가 되기도 한다. 음악도 독서와 같아서 아이에 맞는 고전 음악을 골라서 꾸준하게 들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 때 ‘모차르트 이팩트’라고 하여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아이의 머리가 좋아진다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이 모차르트 이팩트는 1993년 미국 캘리포아아 대학의 라우셔(Frances Rauscher)교수팀이 과학 잡지 ‘네이처’에 발표한 ‘음악과 공간 과제의 수행’ 이란 논문을 근거로 하고 있다. 이 논문에 따르면 라우셔 교수는 당시 캘리포니아 대학생 36명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하였는데 한 그룹은 혈압을 낮추는 이완 작업을, 또한 그룹은 고요한 장소에 가만히 앉아 있게 하고, 마지막 그룹은 모차르트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장조’를 듣게 하였다. 그 결과 모차르트를 들은 그룹이 다른 그룹에 비해 평균적으로 IQ가 8~9점 높은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가 알고 가야 할 것은 실험 책임자 프랑시스 로셔 박사는 자신은 모차르트 음악이 지능을 높인다고 말한 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는 점이다.그는 음악 통해 IQ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고 음악을 들으면 집중력이 증가되고 마음에 안정을 찾는다는 것이 중요한 결과라고 하였다. 세상의 모든 부모는 내 아이에게 최고의 예술을 경험하게 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어른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예술이 추하게 느껴 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김대종 수원문화재단 경영사업국장

[천자춘추] 정년 60세 시대, 합리적 임금체계 필요

올해부터 300인 이상 기업과 공공기관, 내년에는 그 외의 기업에 60세 정년제가 의무화된다. 고령자고용촉진법은 노사 모두에게 60세 정년제 도입과 연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하는 의무를 지우고 있다. 기업에서 근로자 개개인에게 지급하는 임금이 무엇을 기준으로 결정되는가를 의미하는 것이 임금체계이다. 우리의 임금체계는 그 구성항목이 복잡할 뿐만 아니라 직무ㆍ능력, 성과보다는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임금이 인상되는 연공급 임금체계가 대다수이다. 이러한 연공급 임금체계는 인력수요가 증가하는 과거 고성장 시대에는 유효하게 작동할 수 있었으나, 저성장 추세 속에 기업간 경쟁이 심화되고 근로자의 업무도 다양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일의 가치와 보상 간 괴리가 커져 중ㆍ장년 근로자의 조기퇴출, 기업의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 영향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013년 5월 노사정 대표는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하여 적극 노력하기로 합의하였고, 2015.9.15. 노사정 대타협에서는 근로계약 해지, 임금체계 개편 등에 따른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하기로 합의하였다. 노사정 합의 정신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지난 1월22일 일자리 창출과 고용안정을 위한 노동시장 개혁의 일환으로 ‘공정인사지침’을 확정하고 임금체계 개편의 현장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은 임금체계 전반을 바꾸어 가려는 노사의 노력이 산업현장의 대체적인 흐름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으나, 60세 정년 의무제를 계기로 현장에서 노사의 신뢰와 협력을 통해 임금 구성을 단순화하면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거나 직무ㆍ성과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해 나가는 기업들이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 이러한 임금체계의 개편은 현재의 근로자뿐만 아니라 구직중인 청년, 나아가 미래 세대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해 줄 수 있고, 사업주도 생산성 높은 기업을 운영해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원천이 될 것이다. 정성균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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