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안전한 농산물 가려 먹고 싶다고요”

우리 식구들에게 안전한 농산물을 골라서 먹게 하고 싶다고요? 그렇다면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 제도를 들어보셨나요? 농업인과 GAP에 대해 이야기 하다 보면 농업인들은 “농약ㆍ비료를 적게 쳐서 생산량은 줄어든다. 물ㆍ토양 검사와 위생 수준을 지켜 선별ㆍ포장해야 하는 등 할 일은 많은데, 그 노력한 만큼 가격으로 보상을 못 받는다” 등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면 소비자는 어떻게 생각할까? “GAP 그게 뭐지?”, “GAP 농산물! 마트 가도 없던데, 있어야 사먹지” 등의 의견이 있다. 이 GAP 인증은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위생적인 농식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농산물의 생산부터 수확 후 관리 및 유통단계까지 농산물에 잔류할 수 있는 농약·중금속 또는 유해생물 등 위해 요소를 합리적으로 관리하는 제도이다. 즉, 오염되지 않은 토양에서 농작물을 재배하고, 깨끗한 물을 사용해 농작물을 재배하도록 한다. 작물보호를 위해 사용하는 농약은 안전사용 기준을 준수하고, 인증기준에 따라 적정한 비료사용 등을 통해 농작물을 건강하게 자라도록 한다. 또한 농장에서 발생하는 쓰레기ㆍ폐기물의 안전한 처리, 농기계 및 농기구의 청결유지, 위생적인 수확 및 포장 작업 등을 지키도록 한다. 이를 담보하기 위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에서는 GAP 인증기관 및 농가가 준수해야 할 사항을 잘 지키고 있는지 확인(모니터링현장점검 및 잔류농약 검사 등)을 통해 부적합 GAP인증품이 유통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된 시기는 2006년으로 10년이 지났으나 아직 소비자 인지도가 낮은 것이 현실이다. 정부 홍보와 더불어 생산자의 소비자를 중시하는 인식전환과 조직화가 절실하다.지난 5월 OO마트 서울점과 GAP 인증 농산물 소비확대 MOU를 체결했다. 이곳의 농산물 구매 담당자는 농산물의 품목 수와 물량이 많지 않아 소비확대에 걸림돌이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필자도 우선 ‘물건이 있어야 물건을 사고자 하는 사람의 선택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게 맞다면 현재의 농업소득도 중요하지만 긴 안목에서 소비자생산자가 서로 윈윈하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농가에 대한 교육과 조직화 등 GAP인증 농산물의 생산 확대를 최우선 해야 하지 않을까? 현재는 GAP농산물이 대중화가 되어 있지 않아 GAP 인증품을 많이 접할 수 없지만 앞으로 대형마트 및 동네 농산물 판매장에서도 소비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GAP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고, 농가의 소득에도 도움이 되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이수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장

[천자춘추] 신임 경기도지사에게 바란다

지난 1일, 민선 7기 경기도 지방정부가 많은 기대감 속에 출범했다. 신임 이재명 도지사는 도민들에게 부여받은 도지사 임명장을 들고 “억울함이 없는 공정한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취임사에서 밝혔듯 ‘도민임이 자랑스러운 경기도, 모두가 이사 오고 싶은 경기도’를 만드는 훌륭한 정책과 방안들을 실현해내기를 기대한다. 그 방안 중의 하나로 경기도에 ‘한의약 전담부서’ 신설을 제안한다. 정부에는 보건복지부 내에 ‘한의약정책관실’이 있고, 한의약정책관실 내에 ‘한의약정책과’와 ‘한의약산업과’가 조직되어 있다. 그런데 경기도에는 한의약 전담부서가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다. 그로 인해 한의약정책관실에서 추진하는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을 경기도에서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2003년 제정된 ‘한의약육성법’에서는 ‘국가는 한의약기술의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시책을 세우고 추진하여야 하고,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의 시책과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한의약기술 진흥시책을 세우고 추진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종합계획이 확정된 때에는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실정을 고려하여 한의약 육성 지역계획을 수립 시행하여야 한다’고 명문화되어 있다. 그런데 지난 15년 동안 경기도에서는 이 법을 지키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한 적이 없다. 한의약전담부서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였던 것이다. 중국은 정부에 ‘국가중의약관리국’이 설치되어 있고, 지방에는 ‘지방중의약관리국’이 설치되어 중앙에서 위임하는 사무와 지방정부 자체의 중의약사업을 별도로 시행하고 있으니, 참 부럽지 않을 수 없다. 신임지사는 한의약 육성의 기본방향 및 육성 기반의 조성과 한의약기술 연구 개발의 촉진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국민건강의 증진과 국가 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한의약 육성법’에서 정한 바에 따라 ‘한의약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한의약 육성 지역계획을 수립 시행하여, 도민 건강의 증진에 이바지하는 새로운 경기도를 만들어 나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다. 윤성찬 경기도한의사협회장

[천자춘추] 30년 ‘경기일보’ 1988~2018

1980년대 지방언론사는 이른바 ‘1도1사’였다. 하나의 道에는 1개 신문사만 둔다는 언론방침이었다. 그리고 1988년에 언론통제가 풀리면서 경기도와 인천지역에 인천일보(7월15일), 기호일보(7월20일), 그리고 경기일보(8월8일)가 창간되었다. 1973년 기존의 3개 언론사를 통합하여 경기신문으로 창간되고 1982년에 경기인천을 커버하는 신문사로 개칭한 경인일보와 함께 4개 지방 신문사는 지방언론 경쟁시대를 맞이하였다. 86아시안게임에 이은 88올림픽은 지방언론을 활성화하는 전환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1988년 7월4일에 7급 공무원으로 문화공보담당관실(대변인실)에 발령을 받았다. 전임자는 경인일보 ‘1도1사’의 체제에서 일했고 발령 후 며칠간은 단순한 업무로 생각하고 자료를 정리하여 기자실에 전했다. 그리고 오후에 자료로 보낸 도정업무 내용과 전화로 불러준 ‘가십(gossip)’ 기사가 활자로 보도되는 것이 신기했다. 그런데 발령받고 서류 보따리를 풀기도 전인 7월에 기호일보와 인천일보, 8월에 경기일보가 창간했다. 숫자도 멋지게 1988년 8월8일에 창간된 경기일보 출입기자 두 분을 맞았다. 기존의 경인일보와 함께 지방언론 4개사의 ‘전성시대’가 시작된다. 특히 경인일보 S차장과 경기일보 G기자가 연출한 기사경쟁(지방과장 테이블 유리 파손사건)은 공직사회의 수범사례가 되었다. 당시 우리들(공무원)은 치열한 언론사 간 競爭(경쟁)과 特種(특종)과 낙종의 외나무다리를 오가는 언론 생태계 기자생활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다. 하지만 언론의 중요성에 대한 생각은 깊어갔다. 그리고 30년이 흐른 2018년 7월2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재난상황실 취임식’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한반도 평화시대의 중심’을 주제로 임진각 평화누리에 준비한 취임식은 비가 내릴 경우 참석 도민의 불편을 염려하여 경기도북부청사로 변경했다. 그리고 태풍과 폭우 등으로 재난 우려가 깊어지자 7월1일 일요일 근무를 시작했다. 윤화섭 안산시장 취임식은 ‘시민과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이름으로 준비되었지만 시청행사로 간소화했다. 두 분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광역, 기초자치단체장 취임식은 축소되었다. 하지만 새로운 출발을 위한 취임식을 준비하면 곧바로 언론을 통해 도민에게 전해진다. 그래서 독자들은 이미 단체장들의 ‘의미 있는’ 취임식이 축소, 취소되었지만 지향하는 바 그 콘셉트를 알고 이해한다. 언론의 역할과 기능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지방언론 전성시대 30년을 맞았다. 1988년~2018년. 인터넷을 활용한 신문과 방송이 활성화되었다. 지방지 기자가 취재한 기사가 TV방송에 나온다. 1977년~2017년 공직 40년 중 11년6개월(138개월)을 공보실에서 일했다. 그리고 2018년 7월에 언론의 중요성을 거듭 확인했다. 언론을 어려워하거나 기사를 탓하는 공무원에게 告(고)한다. 言論(언론)은 우리(공무원)의 友軍(우군)이고 행정의 親舊(친구)다. 그리고 先言後公(선언후공)이다. 이강석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천자춘추] 난민을 보는 시선

지난 몇 년 동안 유럽을 뜨겁게 달궜던 반난민 정서의 열풍이 우리 사회에 갑자기 불어닥쳤다. 500여 명의 예멘인들이 무비자 입국 제도를 이용하여 제주도에 입국한 뒤 집단적으로 난민신청을 하자 이들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표출되면서 우리 사회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예멘 난민 수용 반대를 외치는 청와대 청원 숫자가 50만명(청와대 청원 중 역대 최대라고 한다)을 넘어섰고, 지난 주말에는 많은 시민들이 ‘가짜 난민 특혜 반대’라는 피켓을 내걸고 거리로 나섰다. 이러한 난민 반대 목소리는 SNS를 통해 괴담 수준의 왜곡된 정보(예컨대 난민 신청자 대부분이 젊은 남성들로 한국 여성들을 강간할 목적으로 입국했다는 등)가 난무하면서 증폭되었다.이러한 현상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한국인들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주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경제적으로 번영한 한국사회가 예멘 난민 신청자들에게 보인 분노는 한국인의 뿌리 깊은 외국인 혐오증에서 비롯된 것이고 기본적으로 한국인들에게는 공감 능력과 인도주의적 정서가 부족하다고 꼬집고 있다. 그러나 미국도 이 점에 대해서는 그리 할 말은 없어 보인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국경을 봉쇄하고 있는 트럼프 정부가 어찌 우리보다 낫다고 할 수 있겠는가! 유럽에서는 메르켈의 독일을 중심으로 난민 문제를 인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시리아 난민들 속에 IS 테러리스트들이 잠입한 사건과 쾰른에서 이슬람 난민들의 여성 집단 성폭행 사건이 불거진 후, 난민에 대한 인도적 목소리는 급속히 수그러들었다. 반면 헝가리 총리는 난민을 ‘독극물’로 비하라면서 난민을 돕는 행위를 범죄행위로 규정하는 법안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다. 또한 유럽의 많은 정치가들은 점점 난민이나 이주자에 대한 반감을 선동적으로 부추기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우리 정치권에서는 아직 그런 목소리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한국에서나 유럽에서나 난민, 특히 이슬람 난민 유입은 일자리 잠식, 테러 가능성, 성폭력 등 다양한 차원의 사회적 우려와 두려움을 촉발시키고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근거 없는 이슬람공포와 우리 속에 내면화된 오리엔탈리즘적인 요소들이 개입해 있음을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이럴 때일수록 난민에 대한 그릇된 선입견이나 편견, 이유 없는 증오와 공포심에서 벗어나 정확한 사실 관계에 입각해서 이슬람 난민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난민은 살벌한 내전과 죽음의 공포를 견디지 못하고 모국을 탈출한 사람이지 죄인이나 범죄자가 아니다. 물론 난민 중 죄인이나 범죄자, 혹은 위장 난민이 섞여 있을 수는 있다. 그것을 엄격한 심사과정을 통해 걸러내는 일은 우리 정부가 할 몫이다. 고난의 현대사 속에서 우리의 관심은 오랫동안 가족공동체와 국가공동체의 안위와 번영에 갇혀 있었다. 이제는 세계시민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인류공동체에 대한 관심도 조금 열어야 할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럴 때 세계 11위 경제대국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보다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국가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연권 경기대 다문화교육센터장

[천자춘추] 안전한 학습중심 현장실습시대

특성화고 현장실습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교육과정과 관련된 직무를 실제 현장에서 다양한 직업 체험과 실무 역량을 쌓으며 전문 직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다.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학생의 전공과 무관한 실습이 이루어지거나 학생들을 저임금 노동 현장으로 보내는 일부의 사례로 인해 현장실습 전체가 부정적인 시선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측면을 보완하여 교육부가 고심 끝에 안전이 보장된 변화된 현장실습 형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 바로 학습중심 현장실습이다. 올해부터 새롭게 운영되는 학습중심 현장실습은 기존처럼 현장실습을 조기 취업 형태가 아니라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보고 현장의 실무체험 기반 학습형태로 운영되는 현장실습이다. 따라서 학습중심 현장실습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더 이상 근로자가 아닌 학습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학교와 기업이 함께 학습계획을 세우고 직무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둘째, 학교는 직무분야 적합성, 교육 여건, 현장 안전, 보건 관리 현황 등을 파악한다. 셋째, 기업선정 기준안을 마련하고 그 기준에 맞는 기업체를 선정하고 학생과 기업을 매칭하여 사전교육을 실시한 후 현장실습을 실시한다. 넷째, 학교는 현장실습담당 교사를 지정하고 각 기업체의 현장 감독을 실시하여 학생의 현장실습 현황을 수시로 점검한다. 또한 학생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거나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판단되면 즉시 복교 조치를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동안 현장 실습에서 일부 제기되었던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여 참여하는 학생들이 쾌적한 근무 환경 속에서 실제적인 교육과 훈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물론 올해 새롭게 운영되는 학습중심 현장실습 진행 과정에서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현장실습은 ‘선 취업 후 학습’을 통해 직업인으로 성장하려는 학생들에게 실무 중심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제도다. 따라서 학습중심 현장실습에 참여하는 학교와 기업은 소통과 협력을 통해 현장실습 취지에 맞게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까지 실시해온 현장실습에 문제가 있다고 하여 제도를 없애거나 축소시키는 방법은 올바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특정분야에 소질과 적성을 지닌 학생들이 진로를 개척하고 꿈과 끼를 키워나갈 수 있는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학습중심 현장실습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착되도록 교육부와 지역 공동체, 산ㆍ관ㆍ학의 노력과 지혜가 필요할 때다. 김재철 삼일상업고등학교 교장

[천자춘추] 사람중심 기업을 기다리며

최근 우리 사회 기업과 노동자 간 문제를 보면 참으로 풀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에 공헌하는 부분보다 갑질로 대변되는 듯한 기업주와 최저시급에 대한 합의점 없이 소모전 적인 다툼과 일자리 부족, 투자부족 등 부정적인 내용이 연일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잡지 포천은 해마다 미국에서 일하기 좋은 100대 회사를 해마다 선정 발표한다. 올해 발표를 보면 1위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구글이다. 그런데 2위는 유통업 관련 종사자가 아니면 거의 모르는 ‘웨그먼스 푸드마켓’이라는 회사다. 최근 20년간 이 리스트에 빠짐없었고 최근 10년 동안에는 거의 1, 2위를 오르는 회사다.이 회사의 모토는 ‘직원이 우선 고객은 그 다음’으로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상식과 반대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고경영자인 대니 웨그먼은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때 우리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즐겁게 쇼핑할 수 있다. 그래서 최고의 매장을 만들기에 앞서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일터를 만드는 데 노력한다”고 주장한다. 이 회사는 미국의 전통적인 슈퍼마켓으로 미국 또한 슈퍼마켓은 작업환경이 타 산업에 비하여 열악하며 또한 많은 감정노동이 필요한 곳이다. 이 회사가 동종업계의 최고 수준의 임금을 지불하고 있지만 산업의 특성상 타분야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수준이라고 한다.그럼에도 이 회사가 지속적으로 직원들에게 지지를 받는 것은 실제 금전적인 보상 이상 직원을 고객에 우선하는 경영철학이라고 볼 수 있다. 매장을 찾는 손님에게 ‘매장이 좋다’는 말보다 ‘종업원이 훌륭하다’라는 말을 듣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10여 년 전에 이 회사의 본사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본사는 뉴욕주의 로체스터라는 곳이었는데 방문 내내 놀라웠던 것은 도시 전체가 이 회사에 대한 칭찬으로 가득한 것이었다. 공항직원부터, 숙소의 청소원, 택시 운전사, 음식점 직원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최고의 회사를 방문하였다고 말해 주었다. 그들은 한 번 고용한 직원은 절대 해고하지 않으며, 그 방침은 아직도 지키고 있다고 한다. 매장의 문을 닫게 되면 직원을 인근매장 등에서 근무할 수 있게 해주고, 개인적인 사유로 회사를 그만두면 회사에서 다른 회사에 근무할 수 있도록 알선해 준다.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국적항공사의 벌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항공사에 근무하면 좋은 일자리에 근무하고 급여도 상당 수준이라고 느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경영진에 쏟아내는 불만을 보면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미국의 예이지만 직장생활에서 만족감을 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임금이라고 답한 사람이 40%였다고 한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고객이 아닌 ‘종업원을 왕’으로 대접해 보는 것이 어떨까. 그러면 회사에 만족한 직원이 최선을 다해 고객을 모시게 되면 이것이 진정 ‘고객을 왕’으로 대접하는 기업이 되지 않을까? 서재형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

[천자춘추] 새로운 단체장이 풀 오래된 문제들

시민들이 지방자치단체에 거는 기대 중에는 지역의 오래된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수원보호구역 갈등, 행정구역과 생활권의 불일치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 해소 등의 문제는 둘 이상의 지방자치단체가 서로 다른 관점과 이해 관심사를 가지고 있어서 수년 또는 수십 년째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어 평택시, 용인시, 안성시 간에 얽혀 있는 상수원보호구역 갈등은 그 근원이 약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돗물은 상류 지역의 물을 정수하여 중하류 지역의 시민들이 마시는 경우가 많아서 종종 취수원이 타 지방자치단체에 위치한다. 평택시가 시민들은 위해 지정한 송탄·유천 두 개의 취수장은 행정구역상 평택에 위치하고 있지만, 그 취수장을 보호하기 위한 상수원보호구역은 용인시와 안산시까지 펼쳐져 있다. 취수원으로부터 7㎞ 이내에는 공장설립이 제한되고, 7~10㎞ 지역은 공장설립 승인지역으로 되어 있다. 용인시와 안성시는 이웃인 평택시의 상수원 보호를 위해 전체 면적의 10% 정도가 규제에 묶이게 되는 것이다. 용인시와 안성시는 평택시가 광역 상수도를 공급받고 있으니 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해 달라는 입장인데 반해, 평택시는 주한미군기지가 위치한 특수성 등을 감안해 광역상수도 외에도 비상급수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용인시, 안성시, 평택시는 상수원보호구역 유지 또는 해제와 관련된 여러 연구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이 문제에 대해 각 자치단체가 서로 다른 가치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가치의 충돌을 풀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는 연구는 어렵기 때문이다. 새로운 자치단체장들 앞에 놓인 이런 오래된 문제들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과거와 같은 방법으로 접근해서는 똑같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출발점이 될 것이다. 때때로 해답을 찾기 어려울 때는, 문제를 바꿔야 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용인시, 안성시, 평택시 중 누구의 말이 옳은지를 가리는 것이 문제였고, 규제완화와 수질보전이라는 충돌할 수밖에 없는 가치 중에 무엇을 선택할지를 가리는 것이 문제였다면, 앞으로는 비상시가 발생할 경우, 제한된 시간 내에 마실 수 있는 물을 평택에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또는 비상시가 발생할 경우 취수장이 즉시 가동되고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발 방법 또는 상수원보호구역 규제가 가능할까 등이 새로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를 제대로 정의했는지에 대해 탐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모여서 진행하는 체계적인 대화다. 새로운 단체장이 오래된 문제를 풀기 위해서도 그런 대화의 자리를 모색하는 것이 첫 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형준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 교수

[천자춘추] 해바라기 키우는 사회

한참 꿈 많은 나이의 수진이(가명, 13세)에게 인생은 지옥이었다.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 계모와 살던 수진에게 아버지는 단 둘이 있는 기회를 틈타 몹쓸 짓을 하였고, 이후로도 아버지는 틈만 나면 수진이 몸에 손을 댔다.유일하게 의지했던 아버지로부터 받은 충격과 공포는 수진이를 외롭고 고독한 세상 속에 꽁꽁 가두었다. 고2가 돼서야 사건이 우연히 알려지고 경찰수사가 시작됐지만, 수진이는 아버지라는 존재 자체를 입에 올리기조차 힘들어했다. 아픈 상처를 꺼내야 하는 대목에서는 울다가 뛰쳐나가기를 반복했다. 심각한 우울과 불안 증상이었다. 수진이를 어둡고 긴 터널에서 꺼내주는 것이 시급했다. 담당 수사관과 ‘해바라기센터(성폭력 피해자 통합지원센터)’, 아동보호전문기관, 피해자지원단체 등이 머리를 맞댔다. 해바라기센터는 수진이의 심리 상담, 의료지원과 수사를 동시에 진행하였고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쉼터 연계를, 피해자 지원 단체에서는 생계비 및 직업교육을 지원하였다. 이들의 노력으로 비로소 수진이는 꿈 많은 또래 소녀의 모습을 조금씩 되찾아가고 있다. 그 상처를 완전히 지울 수는 없겠지만, 남들처럼 삶의 희망이란 것을 갖게 되었다. 해바라기센터는 수진이와 같은 피해자들에게 그야말로 ‘해’와 같은 존재다. 2004년 서울해바라기센터를 시작으로 전국 38개소에서 운영 중인 해바라기센터는 상담·수사·치료 전문가들이 상주하면서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피해자 등에 대해 365일 24시간 심리 상담과 의학적 치료, 법률상담과 수사지원을 한 번에 제공하고 있다. 비록 짧은 역사지만, 수사와 동시에 신속한 피해회복이라는 목적을 위해 경찰청과 여가부, 자치단체, 각 지역의 병원이 협조하는 훌륭한 협업 모델로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많은 국가에서 이 시스템을 배우고 있다. 그러나 각 지역의 해바라기센터는 아직 그 수가 부족한 형편이다. 경기남부지역에는 단 3개소의 센터가 있는데, 점점 증가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더구나 센터가 없는 지역의 피해자들은 신속한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센터가 부족한 이유 중 가장 큰 문제는 협력 병원 발굴의 어려움이다. 의료연계를 위해 병원 내에 산부인과, 정신과 등을 갖추어야 하고, 병원 스스로의 자발적 의사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정폭력, 성폭력 등으로 멍들고 찢어진 상처를 안고 웅크린 채 살아가는 수많은 제2의 수진이가 해바라기처럼 당당하게 해를 향해 바로설 수 있도록 해바라기센터 확대 등에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상처받고 넘어진 자들에게 아직 세상은 살만하고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태어난 지 며칠도 안 돼 큰 시련 겪으면서도, 세상을 향해 있는 힘껏 환한 웃음 짓는다. 가느다란 여린 몸 곧추세워 희망의 등대가 되어주는, 고 어린 것 참 장하고 기특하다…’(정연복, ‘아기 해바라기’) 윤성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

[천자춘추] 지방선거 이후에 남겨진 숙제

지난달 끝난 전국지방선거에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은 광역 및 기초의회 여성 진출 확대라는 성과를 거두었다. 전국적으로 광역의회 여성비율이 2014년 14.3%에서 2018년 19.3%로 증가하였고, 기초의회 여성비율도 25.3%에서 30.8%로 증가했다. 경기도의 경우 광역의회 여성비율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22.5%이고, 31개 시ㆍ군의 기초의회 여성비율도 전국 평균보다 높은 39.5%로 4년 전에 비해 모두 증가하였다. 지방의회 선거가 처음 시작된 1991년 경기도의회 여성비율 0.9%, 31개 시ㆍ군의 기초의회 여성비율이 0.9%이던 것과 비교하면 광역의회는 25배, 기초의회는 43배 정도 증가했다. 지방의회 제도의 도입 초기, 정치는 남성의 영역이라는 가부장적 문화와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자원의 토대가 부족한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할 기회를 얻는 일은 쉽지 않았다. 여성의 정치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여성단체들은 생활정치의 주체로서 여성의 역할을 강조했고, 경기도는 지역의 여성정치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무엇보다 여성의 정치참여가 확대될 수 있었던 것은 공직선거법 개정 등을 통해서 광역 및 기초의회 비례대표제 여성할당제를 도입하고, 각 정당에게 공직후보자 여성추천보조금과 같은 방식으로 여성공천 비율을 할당하기 위한 제도를 도입하면서 여성의 정치 진출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광역의회에 50% 여성할당과 교호순번제도가 의무화된 2006년 경기도의회 여성의원 비율은 4년전 7.7%에서 14.3%로 두 배 증가했고, 기초의회 여성할당 및 교호순번제도가 의무화된 2010년 기초의회 여성비율은 4년전 15.6%에서 27.1%로 증가했다. 이번 선거에서 좀 더 흥미로운 것은 경기도내 31개 시ㆍ군 의회에서 선출된 비례대표가 모두 여성이라는 점으로, 비례대표의 홀수번호에 여성을 공천하도록 함으로써 비례대표의 경우 1번을 받은 각 정당의 후보가 다수 선출되면서 비례대표 의원이 모두 여성으로 구성된 것 뿐 아니라 다양한 색깔의 정당이 기초의회에 진출하게 됐다. 지방의회의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과 다양성을 확대하는데 있어 선거제도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확대를 위한 노력은 지방의회에 머물러 있었고, 지방자치단체장의 여성 진출에 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17개 광역자치단체장으로 선출된 여성은 한명도 없었고, 226개 기초자치단체장 중에서 여성은 8명인 3.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여성자치단체장이 이끄는 지역의 경우 여성친화도시 정책이 활성화되는 등 지역의 성평등 정책의 견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되지만 이에 관한 논의와 공론화는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논의에 있어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진 경향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 4년 이후 있을 지방선거를 바라보며 모두에게 새로운 숙제가 던져졌다.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이 선출직 자치단체장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추진하고 관련 제도를 고민할 때다. 임혜경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

[천자춘추] 경기도 도농복합지역 교통안전대책

지난 3월7일 평택시 원도곡길 20 앞 교차로에서 화물차가 무단횡단 하던 79세 고령의 보행자를 충격하여 현장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5월2일 화성시 남양서로 수화교차로에서 화물차가 램프구간을 내려오던 중 중앙선을 침범하여 마주 오는 차량과 정면으로 충돌, 피해차량의 65세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 사고의 발생 공통점은 경기도 외각 지역에 위치한 도농복합지역이라는 것이다. 교통안전 관련 인프라는 취약한 반면, 공장 신설 등으로 인해 생산유발요인 증가, 급격한 인구유입 등으로 교통사고가 급증하고 있으나 별도의 대책이 없다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다. 해당 지역이 개발되면서 도로 확장과 더불어 교통량이 증가되면 교통 및 도로시설도 함께 설치되어야 하지만, 예산 및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개발이 끝나고 한참 지난 이후에야 마련되고 있는 처지에 있다. 경기도 대표적인 도농복합지역인 평택시, 화성시의 교통사고 사망자 현황을 살펴보자. 2017년 1~10월까지의 사망자 수를 전년 동기와 비교하였을 시 평택시는 10명(16년 37명→17년 47명), 화성시는 21명(16년 37명→17년 58명) 각각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경기도 도농복합지역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과제를 우선적으로 실천해야 할까. 첫째, 별도의 고령자 교통안전대책이 필요하다. 농촌과 도시지역이 함께 공존하는 관계로 전체 인구 중,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보다 법ㆍ제도를 강화하여 시스템적이고 체계적으로 교통안전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특히 고령자의 비율이 높은 만큼 고령자 신체적 특성을 고려한 ‘노면표시 및 교통표지판 설치’, ‘안전지팡이 등 용품 지급’, ‘고령자를 배려한 운전문화 활동’ 등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둘째, 해당 지역의 교통환경 개선사업을 중점추진해야 할 것이다. 농촌지역이 도시지역으로 바뀌면서 더불어 교통안전시설 등도 함께 설치되어야 하는데 다른 정책에 밀려 후순위에 놓여 있는 실태가 일반적이다. 우선적으로 사회기반시설 및 SOC 시설을 먼저 설치하고 나중에 고려한다는 사실이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관점으로 보았을 때, 어느 정책적 사업보다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예산 및 인력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셋째, 농기계 사고 감소대책이 필요하다. 도농복합지역은 농촌지역이 많아 도로 폭이 좁고 어두워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해당 지역은 도로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해가 지고 난 후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운전자가 농기계 이동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고휘도 후부반사지를 부착해야 하고, 도로 주변상황을 밝게 비출 수 있도록 가로등을 확대설치해야 할 것이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하여 교통안전과 관련된 자원(예산ㆍ인력)을 선순환적으로 투입해야 함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민들의 교통안전의식이다. 운전자는 “설마 보행자가 나올까 하는 생각에”, 보행자는 “차량보다 내가 먼저 갈 수 있겠지”라는 생각에 교통사고가 계속하여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김영철 한국교통안전공단 경기남부본부 안전관리처 차장

[천자춘추] 스마트키와 無頭日

열쇠는 영어로 Key라 불리는데 묵직한 쇳덩어리 자물통을 열어주는 기능을 하며 과거 어르신들은 창고나 곳간을 잠근 후 키를 허리춤에 매달아 권위의 상징으로 여겼다. 어르신들은 이를 ‘쇳대’라고 불렀다. 조직의 중요한 인물을 Key Man이라 부르고 글의 중요 단어를 Key Word라 한다. 요즘 새 차의 열쇠는 과거 디지털형 쇠키가 아니라 그냥 동그란 IT덩어리이다. 이 스마트키는 4차 산업의 시대에 걸맞게 디자인되었으며 주머니나 가방 등에 지니기만 하고도 시동을 걸 수 있는 무선 기능을 갖추고 있다. 동시에 차문을 열고 8초간 서서 기다리면 자동으로 차 트렁크를 열어주기도 한다. 20년 전까지도 사람들은 자동차 키를 손에 들고 다녔다. 자동차 차주임을 자랑하기 위함이다. 여사님들도 핸드폰과 함께 반드시 차키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대화를 하고 차를 마셨다. 자동차는 부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자동차 스마트키를 자랑하지 않는다. 그냥 주머니 속에 있는 것으로 그 기능을 다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차가 없는 것을 자랑(?)하는 시대가 되었다. 편하게 술 한잔 하고 택시 타고 집에 가는 것이 새로운 로망이 되는 시대다. 1990년대 공직사회에 ‘무두일’이라는 말이 있었다. 무두일은 한자로 ‘無頭日’이다. 8급 공무원시절 처음 듣고 ‘무드(mood)일’인줄 알았다. 일단 일찍 퇴근한다는 의미로 이해했기에 가족들과 편안하게 지내는 ‘가정의 날’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 眞意는 ‘부서장 부재일’, 즉 과장님이 출장이나 교육으로 사무실을 비우신 날이었다. 관리자가 없으니 정시에 퇴근해서 술 한잔 하는 날이라 했다. 그래서 사무관 5명이 먼저 나가시면 주사 7명이 퇴근하고 7급 8명은 책상 정리하면 8급 혼자서 사무실 상황요원이 되었던 가슴 아픈 추억이 떠오른다. 단기적으로는 과장님의 장기 공석으로 계장님 대결을 받으면서 일주일 정도는 편하고 빠르게 일처리를 했다. 하지만 2주차까지 과장님 부재가 이어지면 부서 전체가 나갈 방향을 잡지 못함을 느꼈다. 그래서 어느 조직이나 가정이나 국가나 모든 단체는 미래 지향적인 리더십이 필요하고, 특히 도청, 시청, 군청 공직 부서 課長과 읍면동장은 별로 하는 일 없어 보이는 요즘 유행하는 스마트키가 아니라 무선으로 바쁘게 일하는 관리자, CEO임을 새삼 알게 되었음을 이제야 고백하는 바이다. 이강석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천자춘추] 일기예보에 대한 착한 시각

‘기상청을 위한 변명’, 오래전 중견 언론인이 기고한 칼럼의 제목이다. 그는 무엇을 변명하고자 했을까? 2006년에 있었던 황사 예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해서 기상청장이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느낀 점을 쓴 글이라고 했지만, 실상은 국민들에게 일기예보만큼 제대로 가치가 알려지지 않은 것이 없다는 점을 안타까워해 쓴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일기예보가 어느정도 정확하고 얼마만큼 신뢰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인류의 사회경제적 활동사에서 빠진 적이 없었다. 역사의 중요한 전환점마다 기상이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기록도 수없이 많다. 서양에서는 1588년 영국을 공격하려던 스페인 무적함대가 폭풍우로 인해 패배한 것, 1944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이 독일군과 상반된 일기예보를 통해 극적인 성공을 안겨준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사례를 들 수 있겠고, 208년 중국 삼국시대 제갈량이 안개 예보를 활용해 10만개의 화살을 공짜로 얻은 일이나 적벽대전에서 동남풍을 미리 알고 조조의 대군을 궤멸시킨 사건은 기상예보를 활용한 압권에 해당하는 기록들이다. 그렇지만, 1800년대 중반 이전만 해도 기상 현상이나 지진 등 자연에서 일어난 일들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예측하였다기보다는 하늘의 도움으로 큰 일을 성공적으로 도모했다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처럼 당시 기상을 과학적으로 분석 예보하여 최고결정자에게 제공하고 난 후 승리로 귀결된 경우에는 그 예보의 정확도나 사용자의 만족도를 곧바로 평가받을 수 있었기에 기상사(史)에서 큰 획을 그은 경우라 하겠다. 날씨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레저 등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분야가 없으며, 의사 결정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기상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일기예보가 항상 정확하다면 논쟁을 일으킬 소지도 없을 뿐 아니라 잘 활용한다면 큰 이익을 창출해낼 수도 있을텐데, 불행하게도 자연 현상인 대기의 흐름을 100%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현대과학 기술의 한계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그렇다면 부족한 점은 무엇으로 보완할 수 있을까? 바로 인간의 몫이다. 예보자는 정확도를 높이려는 노력으로 보완해 나가야 하고, 정보 사용자는 정보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관심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의사 결정자가 자신의 정보 내에 한계 또는 리스크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면 정보의 가치는 오히려 더 커진다는 것이다. 마치 경제전망 정보나 주식 예측전망 정보와 비슷한 경우다. 기상정보가 가진 가치에 대한 평범한 진실을 찬찬히 되새겨볼 때다. 김성균 수도권기상청장

[천자춘추]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

현재 세계적으로 사회적 책임은 큰 화두이다. 그간 기업들이 과도하게 경제적 이익과 효율성만을 추구하여 공동체가 파괴되고 불필요한 갈등이 발생하게 되었다는 반성이 사회 곳곳에서 제기되었다. 이런 사회적 반성을 바탕으로 지난 2004년 유엔글로벌컴팩트(UNGC)에서는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4대 분야 10대 원칙을 발표했다. 그리고 2010년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 표준인 ISO 26000를 제정하여 사회적 책임경영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사회책임을 정부 정책 전면에 내걸고 있으며, 공공기관에도 사회적 가치 실현 선도를 주문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경영평가 지표 역시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비단 정부정책을 떠나 공공기관이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사회적 책임을 절대 간과할 수 없다. 세계적인 석학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일류 기업들은 모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하게 이행해 왔으며, 앞으로 사회책임 경영을 올바로 수행하지 않는 기업은 더 이상 성장은 물론 생존조차 어렵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 공사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코자 지난 11월 사회적 가치를 반영해서 지속가능한 2040 비전, “행복한 도시의 시작, 함께하는 경기도시공사”를 선포하고 사회책임경영(ISO 26000)을 위한 실행과제 20가지를 발표했다. 올해 들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을 위한 상생협력위원회 구성, 사회적 가치 중심의 성과관리제 도입, 기업고객과 함께하는 사회책임서약 등 20가지 실행과제를 착실히 이행해 가고 있다. 그간의 사회책임경영 실적을 담아 광역 지방개발공사 최초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달 말 유엔글로벌컴팩트(UNGC)에 가입한다. 우리 공사는 유엔글로벌콤팩트 가입으로 맞춤형 주거복지, 공유기반 도시재생, 스마트시티 선도, 상생협력기반 지역경제 활성화 및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목표를 대내외적으로 공포ㆍ공유하고, 공사의 사회적 책임과 도민의 주거복지, 경기도의 균형발전을 위한 노력에 더욱 정진코자 한다. 우리 함께 사회적 가치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어 보자. 김용학 경기도시공사 사장

[천자춘추] 문화 마케팅

이제는 문화가 상품의 가치를 높이고 그수요를 폭팔적으로 증가시키는 시대가 됐다. 올 여름. 남북정상회담의 영향으로 평양냉면이 최고의 인기를 끌고있다. 평상시 냉면 한 그릇 가격이 엄청나게 오르는데도 남들 좋아하니 나도 뒤질새라 비싼 가격에도 냉면집을 찿는다.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곡이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자 음반이 출시 되기 전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그 음반을 구하려고 예약 사이트가 다운되기도 할만큼 선훙적 인기를 끌고 있다. 무엇이 그들을 열광 시키는가. 일본의 동경 신주쿠 신 오꾸보 지역에서는 치즈 닭갈비에 이어 치즈 핫도그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에서 욘사마의 한류 바람이 일어난 이후 참 오랜만에 음식을 통한 신 한류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들은 프로축구, 야구, 농구, 씨름, 테니스 등 각종 스포츠 선수단을 꾸린다. 이렇게 꾸려진 스포츠 선수단은 기업의 이미지를 높여 자사 제품의 마케팅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는 기업이 상품을 만드는 것보다 이미지 홍보를 통한 문화 마케팅을 활용하는 전략이다.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 미술, 디자인 등 온갖 장르의 예술 활동은 이제 그 순수성을 지켜가며 기업의 지원(스폰) 덕분에 전통과 명맥을 이어가는 현실이다. 우리 경기도에는 수많은 대학이 있고 문화 예술 관련 학생들을 배출하고 있지만 그들이 창작활동과 전공을 이어가기란 힘에 겨운 현실이다. 이제 지방자치단체들은 문화예술 공연장의 확충과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의 전통과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찿아야 될 것이다. 새로운 문화 창출을 통한 새로운 가치의 창조는 유행과 소비를 창출 해낼 수 있다. 이미 우리는 K팝, K뷰티, K후드 K드라마, K무비를 통해 한류를 창출 한 바 있다. 문화를 통한 국가 브랜드의 이미지 향상과 가치창출은 외국 관광객의 한국 방문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해외에서 한국상품의 매출증대에 크게 기여 할 것이다. 종합예술인 영화 한편의 대 히트를 통한 흥행의 성공은 그 투자에 비해 수익 창출이 너무 크고 방대하기에 고부가가치의 문화 마케팅은 그 가치를 인정 받고 있고 문화 마케팅을 잘 활용하면 해외에 거주하는 해외 동포들도 어깨가 자연히 올라간다고 한다. 국격이 상승하면 우리 중소기업 해외시장 개척에도 큰 도움이 된다. 문화 마켓팅의 성공은 국익에 큰 도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신현태 前 국회의원

[천자춘추] 지쳐있는 청년에게 희망의 날개를

현재 취업시장에서 구직자는 취업할 곳이 없다 하고, 기업은 막상 사람을 구하려면 마땅한 사람이 없다는 푸념을 듣곤 한다. 통계청은 지난 5월 청년실업률이 10.5%로 심각한 수준이며, 체감 실업률도 23.2%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로 4명 중 1명꼴로 일자리가 없다고 발표하고 있다. 특히 베이비붐세대의 자녀인 이른바 에코세대를 중심으로 한 청년고용 위기설도 거론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각 지자체에서 고용노동부와 함께 청년취업준비생들에게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해 일자리 정보와 취업지원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카페’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이는 청년 취업준비생을 위한 위로와 소통의 공간이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게 하는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직자를 지원함으로써 취업률 증가에 이바지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편, 지난 5월 하남시에서 전국 최초로 취업지원학교를 설립하여 취업준비생에 대한 정밀한 취업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더욱 많은 청년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취업성공패키지와 연계하여 단계별 종합적인 취업교육 지원서비스를 대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지고 고용노동부와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남시 취업지원학교는 지자체가 설립한 전국 최초의 직업전문교육기관으로 다양한 경력을 쌓은 취업 전문교수와 실전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양질의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여 맞춤형 취업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즉, 청년의 취업성공을 위해 진로 및 직무 상담을 통한 일자리 탐색, 취업전략 실무특강, 이력서, 자기소개서 클리닉 및 실전 면접 등 취업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직이다. 이에 전량 민간위탁을 원칙으로 하는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Ⅱ유형에 해당하는 위탁교육기관으로서의 준비를 갖추고 있지만, 「직업안정법」에 근거한 지정기관에 대한 해석의 차이로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라도 법 적용의 유연성을 가지고 지자체가 운영하는 하남시 취업지원학교에서 청년 맞춤형 취업지원을 통해 지쳐있는 청년들을 다시 꿈을 꾸게 하고, 미래를 향한 희망의 날개를 달아 주도록 함이 상생의 길이 아닌가 싶다. 최무영 하남시취업지원학교 교수·이학박사

[천자춘추] 결혼에 대한 청년들의 가치관 변화

김동진 2017년 경기연구원에서 실시한 ‘경기도민의 삶의 질’ 조사 결과에 의하면 도민들의 결혼, 출산 등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꼭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 결과가 20대 31.9%, 30대 21.3%로 조사됐다. 또 자녀가 없어도 된다는 조사 결과에서는 20대 34.1%, 30대의 24.7%가 자녀가 없어도 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20, 30대의 의식 변화가 많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미혼 여성들의 결혼 의향이 미혼 남성보다 더 낮게 나왔다. 전체 미혼 여성 중 59.8%만 결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전체 미혼 남성 비율 71%보다 현저히 낮게 나왔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전체 미혼 여성은 31%밖에 안된다. 미혼 남성은 42.9%로 조금 높게 나왔다. 결혼 의향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될 것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들이 뒷받침해야 될 것이다. 지난 2010년 46.8% 대비 2017년에는 31%로 크게 감소한 것은 결혼, 출산, 육아, 가사, 교육 등 자신의 삶에 있어서 큰 변화가 삶의 질 향상보다는 하향 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지 않나 생각이 든다. 혼자 살면서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 삶의 질 향상에 더 낫다는 청년(1코노미 시대: 혼자만의 소비 생활을 즐기는 1인 가구 경제를 의미하는 시대)들의 의식이 변화로 작용한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들 사이에 ‘결혼에 대한 갈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직장이 변변치 않아서, 돈이 없어서, 가사노동·독박육아를 견딜 자신이 없어서 등이 이유일 것이다. 비혼 풍조로 인해 지난해 혼인 건수가 6년 연속 하락한 데 이어 197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출산율 감소로 이어져 국가 인적자원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청년들의 생각 변화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들이 존재한다. 즉 현실은 결혼 후의 삶들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직장에서부터 출산, 육아, 교육, 주택 등 평생을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문제들이 표출된다. 인구절벽을 둔화시키고 국가의 존립을 연장하기 위해서 정부나 지자체, 사회단체 등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한다. 결혼 후의 삶이 지금보다 나아지고 가정을 이루었을 때 주는 행복감이 혼자일 때보다 더 좋다는 걸 보장해 주어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청년들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진정으로 필요한 정책들을 펼쳐야 한다. 그래야만 결혼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아기자기한 행복을 꿈꾸게 해야 한다. 우리 사회단체는 결혼을 통한 삶의 안정과 아이를 낳고 키우는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친문화 조성과 확산운동을 전개하여 젊은이들이 선택이 아닌 당연시하는 결혼문화 풍토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사회 모든 구성원(기성세대)들은 젊은 세대들에게 새로운 가족 만들기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하는 것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동반자로서의 책무와 과제이기도 하다. 김동진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지회 본부장

[천자춘추] 양성평등주간

지금부터 110년 전인 1908년 시민으로서의 기본권리인 참정권도 없이 사회적 멸시를 받으며 배고픔에 시달리면서 혹사를 당하였던 미국의 여성섬유노동자들이 빵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3월8일 뉴욕 루저스 광장에서 시위를 하였고, 이러한 여성시민운동으로 인하여 여성들의 참정권이 보장됐다. 그리고 다음해 이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3월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정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 12월 여성발전 기본법이 만들어지고 이듬해인 1996년 7월1일부터 일주일간을 여성주간으로 정하여 매해마다 7월 첫 주에 여성의 권익, 사회참여, 복지증진 등을 위하여 노력하신 분들을 시상도 하며 자치단체별로 다양한 행사를 하여 오고 있다. 제23회 여성주간을 맞아 수원시에서는 ‘양성평등주간’이라 정하고 양성평등 및 여성의 권익증진 부문,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부문, 여성의 복지증진 및 봉사 부문, 지역사회발전 등 여성 경영인 부문, 효행 부문 등 5개 부문에 대한 시상을 7월4일 실시하며 7월2일부터 6일까지 수원시청 본관 1층 로비에서 수원을 대표하는 인물인 정월 나혜석 선생의 사진전과 수원의 많은 여성단체에서 다양한 부스를 운영하면서 양성평등 의식 고취에 힘을 보탤 것이다. 또한 이렇게 오랜 세월 양성평등을 이루기 위하여 많은 노력과 봉사를 하여 주시던 여성단체협의회 회원님들께서 소속단체에서의 임기만료로 회원에서 비회원으로 전환되신 분들의 경험과 지혜를 이어받기 위하여 수원시여성단체협의회에서는 올해 새롭게 평생회원제도를 만들어 본의 아니게 비회원이 되시었던 분들을 평생회원으로 모시어 오랜 세월 쌓아 오신 봉사정신과 친목을 유지시켜드리게 되었다. 우리는 세계 여성의 날과는 다르게 7월에 여성주간이 있어서 7월에 양성평등에 관한 행사를 23년째 해오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세계 여성의 날이 3월8일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를 가질 수 있도록 지금부터 관심을 가지고 추진을 하여 말뿐인 양성평등이 아닌 사회 전반에 걸쳐서 유리천장이 없어지고 여성 특유의 감성과 모성이 사회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하여야겠다. 최수아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수원지부장

[천자춘추] 진료비 걱정 없는 세상

며칠 전 ‘병원비 미납 암환자 벤치에 놓고 떠난 종합병원’의 도덕성 논란이 이슈화되고 있다. 이 사건은 서울의 대형종합병원에서 일어난 일이다. 환자는 말기암으로 본인의 경제력은 물론 가족도 환자의 인수를 거부해 진료비는 계속 미납하고 있었고, 후송할 곳을 정하지 못한 장기 입원 환자였다. 한 매체에 따르면 병원관계자는 “환자는 거동은 할 수 없지만 의식은 있어 환자와 합의했다면서 벤치에 내려놓았다”고 했다. 환자는 2시간여의 방치 끝에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로 이송됐고 현재 일반병실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보도됐다. 이 사건으로 시민들은 의료기관의 도덕적 문제의 심각성을 강하게 비난하며,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적 부조의 상실을 원망했다. 병원에 근무하는 입장에서 사각지대 환자 치료의 문제점을 보면, 시군구에서는 법적 보호자가 있다는 이유로 의료급여 자격을 만들어주지 않았을 것이고 만들어진다 하여도 대부분 진료비가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병원에서는 전원시킬 병원도 찾지 못하고 진료비 미수는 고스란히 병원의 몫이 되는 현실이다. 공공병원 응급실 및 입원실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민간병원에서 보호자가 없거나 노숙인처럼 보이면 의료원 응급실 앞에 내려놓고 구급차는 가버린다. 환자의 상태가 어떠한지 아무런 소견서도 없다. 환자도 안타깝고 의료인도 의료인의 도덕성을 시비하기도 한다. 환자를 우선 치료해야 하는 일은 가장 기본적인 의료인의 의무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사건이 대형병원의 도덕성만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대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대형병원은 현재 의료수가의 최대치인 급성기간이 지나면 후송병원 관계없이 환자의 퇴원을 종용하고, 환자의 중증도와 관계없이 대형병원의 환자 쏠림 현상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시급한 절차는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환자를 후송할 수 있는 의료전달체계의 모형 개발과, 지역거점공공의료기관의 차별화로 사각지대의 환자를 진료비 지불 능력과 상관없이 치료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추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다시 지난해와 같은 폭염이 예상되어 노숙인과 사각지대의 환자의 발생은 예고되고 있다. 경기도에는 6개의 공공의료기관이 있다. 병원비 없어 환자가 방치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될 것 같다. 조미숙 경기도의료원 운영본부장

[천자춘추] 개인주의와 창의성

전 세계 축구인들의 축제 ‘2018 FIFA 월드컵’이 러시아에서 6월14일부터 7월15일까지 열린다. 우리나라는 F조 첫 경기를 지난 월요일 치렀고 2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우리 선수들의 훌륭한 기량과 투혼의 의지를 알기에 수많은 축구팬도 매번 기대감으로 월드컵을 기다리고 어쩌면 이길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밤잠 설쳐가며 응원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내 여론은 물론 외신들도 한국 축구의 우승확률에 대해 일찌감치 냉혹한 평가를 내놓고 있기는 하지만 이번 월드컵 4년을 기다린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예상외의 성과를 희망하고 있다. 한국 대표선수들의 우수한 경기능력이 우승으로까지 연결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의지, 전술소화능력, 게임 운영능력, 목표의식, 위기관리능력, 창의성 부족 등을 한국 축구의 문제점으로 꼽았었다. 슈틸리케 감독 또한 “창의성이 부족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패스를 한 선수는 이후에 움직임이 없다”고 지적했었다. 필자도 공통적으로 두 감독이 지적한 ‘창의성’이야말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가장 선행되어야 할 요소라는데 공감한다. 그리고 선수들이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탈 집단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현시대에서 젊은 선수들의 가치관이나 성향은 개인주의 문화에 익숙하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도 한국 축구는 수직적, 집단주의의 획일화된 훈련방식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팀워크가 잘 이루어질수록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감독, 집단주의의 강한 연대감, 그리고 팀 규율을 맹종해야 하는 선수들에게는 막대한 심리적 부담감 내지는 반감마저 느끼는 부작용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자신감 결여로 수동적인 경기가 되고 선수들의 개성은 억압되기 마련이다. 창의성은 개인주의 문화에서 비로소 나오는 것이다. 외적으로 충분한 전략과 기술이 다져진 선수들이 개인의 판단에 따라 마음껏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내적 여건이 합해질 때 비로소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 각자의 독창성을 존중하는 수평적 개인주의 문화가 한국 축구에 접목된다면 더욱 창의적이고 다양한 선수 개개인의 기량을 국제대회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가 16강 아니 8강까지 올라가기를 바라는 희망! 이러한 희망을 주고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월드컵에 진출한 한국 축구선수들에게 무한히 감사하며 그 어느 때보다 이번 대회에서 선수 개개인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는 멋진 무대를 기대해 본다. 김동선 경기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천자춘추] 문화예술정책과 예산

민선7기 지방선거를 통해 새 지역 일꾼들을 선출했다. 역대 지방선거 중 가장 높은 투표율로 민심이 드러났다. 특히 건강한 지역문화의 발현을 바라는 문화예술인들의 바람 또한 컸다. 문재인 정부 ‘국정 5개년 계획’ 중 문화예술관련 정책은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문화국가’, ‘생활문화, 창작권보장, 공정한 문화산업 생태계조성’ 등이다. 올해 대한민국예산은 428.8조원이며 1.52%인 6.5조원이 문화체육관광분야 예산이다. OECD문화예술예산 평균 3%와 매우 비교가 된다. ‘경기도 발전전략 과제’ 중 문화예술과제는 ‘도민중심의 포용적사회’, ‘함께하는 지역문화 및 평생교육활성화’, ‘생활문화 플랫폼 구축’, ‘지역문화예술시설 개방 및 활동지원 강화’, ‘지역 맞춤형 문화영향평가 시행’ 등이며 올해 경기도 예산은 본청 21조9천765억 원, 시·군 34조 9천476억 1천600만 원으로 합계 약 57조 원에 이른다. 문화 및 관광예산은 약4천200억 원(2.19%), 문화예술예산은 약1천500억 원(0.81%)이다. 2018년 주요 ‘시(市)’별 연간예산과 인구에 근거 1인당문화예술예산을 산출해 보면 성남시 약 7만5천 원, 수원시 약 6만 원, 청주시 4만8천900원, 용인시 4만3천100원, 고양시 4만600원 등으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자료로 볼 때 수치상으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집행내역은 건립비, 인건비, 재단지원비, 행사비, 홍보비 등의 자본예산이 거의 90%를 차지하며, 일반 생활 문화 활동, 전문예술단체 및 예술활동가 활동에 관련된 경산예산은 10% 내외이다. ‘여가 및 문화부문 삶의 질 순위와 문화예산비율’을 보면 대한민국은 문화예산비율 1.23%, 삶의 질 순위 21위, 여가 및 문화부문 순위 37위(2010년 기준)로써 국민을 위해 문화예산을 최소 OECD평균 3%까지 대폭 확충해야 할 필요성과 타당성이 매우 높다. 예술활동가 중 월 100만 원 미만의 수입자 57%, 월 200만 원 미만의 수입자 83%, 문화예술단체 활동 초과지출분의 60%이상을 회원과 단체대표가 개별적으로 해결하고 있는 현실과 관련 영국, 프랑스, 일본 등 문화선진국들의 경상예산90%, 자본예산10%의 우리와 정반대의 정책 및 예산 집행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화예술 관련 예산은 금액으로 그 가치를 가늠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신(心身)의 정화와 커뮤니티형성, 재생산과 창조, 궁극적으로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는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위한 예산은 행정의 철학이라 할 수 있다. 예산은 즉 행정철학 구현의 한 방법이다. 지역고유의 문화는 사람을 위한 프로그램, 사람이 찾는 문화시설, 다양성확보 등을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지역문화는 지역발전, 다양한 경제가치 창출, 궁극적으로 창조적이며 지속가능한 지방자치 문화도시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 첫 시작은 명확한 문화예술에 관한 예산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이득현 (재)수원그린트러스트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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