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이제는 ‘감성적 주거복지’로

‘주거권(住居權)’이란 헌법 제35조 3항에서 규정된 바와 같이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다. 그리고 ‘주거’는 단순히 주택을 넘어 사람이 주체가 되어 생활을 영위하는 장소인 동시에,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생활까지 모두 포함한 총체적 개념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주택정책은 1972년 제정된 ‘주택건설촉진법’으로 알 수 있듯이 부족한 주택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주택의 양적 공급 위주였다. 2000년대 초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면서 과거 주택공급에 초점을 두었던 ‘주택건설촉진법’이 폐지되고, 2003년 최저주거기준이 포함된 ‘주택법’이 제정 되어 주거급여 제도 시행 및 차등적 주거복지정책 도입 등 질적공급 위주의 주거복지로 사회·정책적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났다. 현재의 주거복지서비스는 임대주택의 확대공급, 취약계층의 주거기반제공 그리고 공동체 문화 형성을 위한 단지 및 커뮤니티 설계 등의 물리적 측면과 자활촉진 프로그램 및 주거비 지불 능력 향상 등의 사회경제적 주거복지 정책으로 ‘맞춤형 주거복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제는 양적인 공급과 제도적 주거복지서비스를 넘어서서 주거약자가 행복을 느끼는 감성적 주거복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감성적 주거복지는 여러 학문분야, 시민단체, 사회단체 그리고 공공기관 등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여야 성공할 수 있는 어려운 과제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마중물의 역할을 하여 주거복지서비스의 근본적인 해결에 앞장서야 되지 않을까 하는 사명감을 가지게 된다. 이를 위한 첫 발걸음으로 경기도시공사는 지방공기업 최초로 공사 자체 주거복지서비스지수를 구상 중이다. 공사는 주거복지서비스의 질을 계량화하여 국민임대, 전세임대, 따복하우스 등 임대주택 입주민들에게 단순한 주거여건뿐 아니라 인간으로서 존중받으며 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차별화된 주거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리하여 지금까지의 물리적·제도적 주거복지와 공급자 위주의 주거복지 정책을 기본으로 하여 주거약자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감성적 주거복지’의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 감성적 주거복지의 실현을 위해 도민들의 고견과 지혜를 절실히 구하고자 한다. 김용학 경기도시공사 사장

[천자춘추] 내 동생은 자폐래요

내 동생은 일곱 살, 아직 말을 못한다. 내가 만화를 볼 때 동생은 티비 앞에서 팔을 벌리고 빙빙 돈다. 비키라고 열 번 말해도 계속해서 빙빙 돈다. 동생은 만화는 안 보고 광고만 본다. 말도 못하고 돈도 몰라서 사러 가지도 못하면서 맨날 광고만 본다. 방에 와보니 또 내 공책을 찢고 지우개를 부러뜨려놓았다. 숙제한 공책인데… 나는 속이 상해서 엉엉 울었다. 엄마가 미안하다고 얼른 다시 하라고 하셨다. 숙제하는 게 얼마나 팔이 아픈데! 미안해. 엄마가 왜 미안해? 너 힘들게 해서 미안해. 이럴 때 엄마 얼굴을 보면 슬프다. 그래서 책장을 쳐다보았다. 숙제를 하는데 밖이 시끌시끌하다. 동생이 또 찌개를 싱크대에 버렸나 보다. 벌써 열 번도 넘게, 한 숟가락도 안 먹은 찌개를 동생은 싱크대에 부었다. 엄마는 설거지하는 모습을 보고 그러는 것 같다고 한다. 바보, 먹은 거와 안 먹은 것도 모르나… 동생은 미역국도 여러 번 버렸다.오늘도 엄마는 다시 찌개를 끓이고 나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와서 등을 한 대 때렸다. 동생은 소리 지르며 거실에서 쿵쿵 뛰었다. 아래층에서 올라온다고 엄마가 달랬지만, 동생은 엄마 손을 깨물고 내 팔도 꼬집었다. 나는 너무 아프고 화가 나서 방에 들어가 울었다. 엄마가 못 듣게 입을 손으로 막고 울었다. 동생은 시끄럽게 뛰면서 울기 때문에 때리면 안 되는데… 두 번이나 사고를 치니까 나도 참기가 어려웠다. 블록 소리가 난다. 동생은 높이 쌓은 블록을 쓰러뜨리는 것을 좋아한다. 엄마는 아마 백 번쯤 탑을 만들겠지? 엄마한테 미안하다. 동생은 창밖으로 아빠 지갑에 있는 돈하고 카드를 다 던진 적도 있고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번개같이 단추를 다 누르고, 꼭대기 층까지 갔다가 8층에서 내린다. 그래서 사람들이 동생을 다 안다. 내 얼굴도 안다. 나는 너무 부끄럽고 창피하다. 엄마는 날마다 죄송하다는 말을 백 번은 하는 것 같다. 나는 내 동생이 말을 할 줄 알고 사고 좀 안쳤으면 좋겠다. 나는 동생 때문에 너무 힘들다. 엄마는 더 힘들겠지? 이정미 경기도 보육정책과 연구위원

[천자춘추] 지피지기 백전불태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손자병법’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로 “자신을 알고 상대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다. 즉, 상대편과 나의 약점과 강점을 충분히 알고 승산이 있을 때 싸움을 하면 이길 수 있다는 말이며, 반대로 적의 실정은 물론 아군의 실정까지 모르고 싸운다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패한다(不知 彼 不知 己 每戰必敗)는 말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에 담긴 진정한 뜻은 어떤 일이든 주관적, 일면적, 표면적인 판단을 경계하라는 것이다. 즉, 무슨 일이든 자기 주관을 너무 내세우면 공정한 판단을 못 하게 되고, 너무 한 방향으로만 생각하면 문제를 다각적으로 보지 못하게 되며, 겉으로 나타나고 있는 데만 집중하면 근본을 파악하지 못하게 되므로, 상대를 알고 나를 앎으로써 대처능력을 키우라고 충고하고 있다.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크고 작은 모든 싸움에서 승패는 이 이치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21세기의 경제 전쟁처럼 천하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싸움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있는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동아 삼국으로 좁혀 생각할 경우, 한국과 중국, 한국과 일본, 중국과 일본 사이에 모든 수단을 동원한 싸움이 연일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지피지기 백전불태’의 의미를 깊이 탐구함으로써 승리의 기선제압을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곧 우리가 살길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대북정책의 출발점은 북한의 정체성을 철저히 규명하는 데 있다. 북한의 실태를 철저히 파악함으로써 발등의 불인 북핵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대응태세를 갖출 수 있을 것이다. 흔히 지피지기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으로 잘못 쓰는 사람이 많은데 ‘손자병법’에 이런 구절은 없다. 오히려 ‘손자’는 백번 싸워 백번 이기는 것은 최상의 전법이 아니라 하며 백전백승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다. 무술년을 맞아 무조건 이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세밀한 조사와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한 객관적인 분석에 의한 냉철한 판단을 통해 국제경제 전쟁과 북핵에 대처해 나감으로써 우리 모두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최무영 천사운동본부중앙회 본부장

[천자춘추] 생활법률 전문가, 법무사

법무사 제도는 1897년 근대적 사법제도와 함께 대서인으로 출발하여 1954년 사법서사법이 제정되었고, 1970년 등기공탁신청의 대리권, 1990년 법무사로 명칭개정, 2003년 경매(공매)의 입찰대리 등 업무영역의 확대로 국민의 친숙한 생활법률 조력자로 정착되어, 국민의 법률생활 편익을 도모하고 사법제도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밀착형 생활법률 전문가로서 120년의 뿌리 깊은 역사가 있다. 법무사는 민법, 형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공탁법, 부동산등기법, 비송사건절차법, 각종 민사(신청)서류의 작성 등 법원(검찰)사무관시험 수준 이상의 전문적 법률지식과 실무경험이 요구되는 법무사시험에 합격한 자(법원, 헌법재판소, 검찰청에서 일정한 직렬, 직급, 연수를 근무한 자에게는 일부 과목이 면제됨)로, 법원과 검찰청의 업무와 관련한 각종 서류의 작성, 등기, 공탁, 경매, 가압류, 가처분, 성년후견, 가사(가족관계), 상속관련, 개인회생(파산), 소장 등 각종 소송서류의 작성 및 대리(대행), 경매관련 상담, 매수신청, 입찰대리, 형사고소장 작성 등 국민들의 생활법률 문제를 최 일선에서 상담, 자문, 신청대리 등을 통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국민과의 밀착형 생활법률 조력자이며 또한, 법원 또는 검찰청의 조정위원(민사가사형사), 법원과 각급 지방자치단체의 법률상담위원으로 대국민 봉사에도 지대한 역할을 수행하는 공익성을 겸한 전문 자격사다. 2017년 말 현재 전국의 개업 법무사 6천768명, 개업 변호사 1만 9천640명, 전국 25개의 법학전문대학원에서 2012년부터 배출한 변호사시험 합격자 9천285명 등의 수치에서 보듯이, 대한민국의 법조인력 수급정책에 관한 심각한 불균형 문제와 함께, 국민의 법률생활과 밀접하고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법무사 제도의 합리적 개선을 위한 법원의 각종 비송업무에 대한 법무사의 대리권, 법무사 보수와 관련한 비현실적이고 전 근대적인 요소가 산재한 법무사법, 규칙 등의 전면 개정을 통하여 국민의 사법접근선택권과 함께 생활법률 전문가인 법무사의 지위도 적정하게 보장되어야 마땅하다. 법무사 개업 20년 차인 필자는 변호사, 세무사 등 인근 직역과의 관계에서 상호의 영역이 존중되고, 각자 전문가로서 공정한 룰에 의한 적정한 보수, 합리적인 업무영역의 조정, 책임과 의무 등에 관한 법무사법 등 관계법령의 정비를 위한 정부, 대법원 등 관련 부처와의 진지한 토론과 입안, 국회심의 및 의결을 간절히 기대하며,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생활법률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하여 대한법무사협회, 전국의 각 지방법무사회, 그리고 각 법무사들 또한 수요자인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법률서비스 제공을 위한 시스템 구축과 함께 전문자격사로서의 자아 연마에 열과 성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 모습을 국민들이 보고 있다. 조규일 법무사·前 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 수원지부장

[천자춘추] 미운 사람 떡 하나 더 주기

새해가 시작되고 3월 개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자료를 살펴보게 되었다. 자료를 정리하던 중 10여 년 전 강의에 활용했던 자료가 눈에 띄었는데 내용인즉, 미운 사람 죽이기라는 옛날이야기였는데 이것을 올해 나의 실천계획으로 정하기로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내용의 이야기이겠지만 함께 공유하고 싶어 정리해본다. 살다보면 정말 미운 사람이 있다. 특별히 내게 잘못을 한 것도 없는데 이상하게 정이 안 가는 사람. 정말 미운 이 사람 때문에 삶이 지옥처럼 고통스러운 경우 이런 때 필요한 비법. 옛날에 시어머니가 너무 고약하게 굴어서 정말이지 도저히 견딜 수가 없던 며느리가 있었다. 사사건건 트집과 야단을 쳐서 나중에는 시어머니 음성이나 얼굴을 생각만 해도 속이 답답하고 숨이 막힐 지경이라 시어머니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겠다는 위기의식까지 들게 되었다.이 며느리는 몰래 용한 무당을 찾아가 시어머니를 죽일 수 있는 비방을 처방받았는데, 무당은 시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인절미를 백일동안 하루도 빼놓지 말고 새로 만들어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인절미를 해 드리면 백일 후에는 시어머니가 이름 모를 병에 걸려 죽을 것이라고 예언하자 며느리는 신이 나서 돌아와 정성껏 찹쌀을 씻고, 잘 익혀서 인절미를 만들어 제공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안 하던 짓을 왜 하는지 의아했지만 며느리는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인절미를 해 드렸다. 그렇게 보기 싫던 며느리가 매일 새로운 인절미를 해다 바치자 며느리에 대한 마음이 조금씩 달라지게 되었고 야단도 덜 치게 되었다.두 달이 넘어서자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이 되어 동네 사람들에게 해대던 며느리 욕을 거두고 반대로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하게 되었다. 석 달이 다 되어 가면서 며느리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야단치기는커녕 칭찬하고, 웃는 낯으로 대해 주는 시어머니를 죽이려고 한 자신이 무서워졌다. 이렇게 좋은 시어머니가 정말로 죽으면 어떡하나 덜컥 겁이 났다. 며느리는 있는 돈을 모두 싸들고 무당에게 달려가 “내가 잘못 생각했으니 시어머니가 죽지 않을 방도만 알려주면 있는 돈을 다 주겠다”며 무당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정하였다. 무당은 빙긋이 웃으며 “미운 시어머니는 벌써 죽었지?” 우리가 의도치 않게 만나게 되는 불편한 상사나 동료를 죽이는 방법도 마찬가지 아닐까? 떡 한 개로는 어림도 없을 것이다. 적어도 며느리처럼 백 일 정도는 인절미를 해다 바치는 정성을 드려야 미운 사람은 죽게 될 것이다. 밥이나 차를 백 번 아닌 열 번만 사 주면 어떨까?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물건이나 일을 내가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더불어 매일 칭찬할 일을 찾아 해준다면 어떨까? 인간관계에서 대부분의 경우 내가 싫어하면 상대방도 그 마음을 알아차려 관계가 어렵고 불편해지기 마련이다. 조상들은 이때 ‘미운 사람에게 떡 하나 더 준다’는 지혜를 발휘한 것은 아닐까? 2018년 진짜 설날이 이제 시작되었다. 올해부터는 내가 먼저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는 한 해가 되길 빌어본다. 조상윤 국제사이버대 교수

[천자춘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서울시교육청이 오는 3월부터 소속 교육지원청에 학교폭력 사안에 대한 법률 상담 및 자문, 소송 등을 맡을 변호사를 둔다고 한다. 이는 최근 학부모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처분에 불복하여 학교에 행정심판을 청구하거나 소송을 거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학교폭력에 대한 학교의 처분에 불응하여 청구하는 행정심판과 소송 건수가 급속하게 늘고 있다. 서울의 경우 행정심판은 2014년 49건에서 2017년 146건, 가해 학생 재심요청은 88건에서 158건, 소송은 8건에서 35건으로 늘었다. 경기도 역시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생각된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기피하는 문제가 심각하다. 학교폭력 사안을 교육적으로 해결하고자 법령에 의거하여 초·중·고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이다. 여기에는 학부모들과 외부 전문가들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학교폭력이 예전 학교 내·외에서 일어난 학생 간의 폭력에서 2012년부터 학교 내·외를 불문하고 학생을 대상으로 한 폭력으로 확대되었다. 지난해 학교폭력 실태 조사(2차)를 보면 응답률이 초등학교 1.4%, 중학교 0.5%, 고등학교 0.4%로 전년과 비슷하다. 금년부터는 학교폭력 실태조사도 연 2회에서 1회로 줄고 대신 표본조사가 실시된다. 학교폭력은 언어폭력과 집단따돌림, 사이버 괴롭힘 등이 대부분이다. 학교폭력을 교육적으로 해결하는 학교를 상대로 일부 학부모들이 무분별한 자녀 이기주의에 빠져 각종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일부 시·도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가 그동안 학생과 학부모에게 잘못 오도되어 학교의 교육력을 약화시켰고, 학생의 올바른 성장을 교육시켜야 할 교사들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많다. 필자는 지난해 교직 생활 중 처음 학교폭력 관련 행정소송의 피고가 되었다. 한 학생이 고등학교 입학 전에 저지른 학교폭력 사안이 입학 후에 알려지게 되어 관련 중학교와 공동으로 개최한 학폭위의 조치에 대해 가해 학생 학부모가 불응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이로 인해 필자는 물론 학교폭력 책임교사와 교감이 큰 곤욕을 치렀다. 학교가 가해학생을 위해 적극적인 교육적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학부모가 적반하장 식으로 소송을 제기하여 학교 교육에 많은 피해를 주었다. 가해학생 학부모는 자신의 아들이 피해 학생에게 가한 학교폭력을 ‘신체적인 언어’라고 호도하기까지 하였다. 이 지경이면 학교폭력을 교육적으로 해결하도록 학교에게 기대한다는 것은 무망한 일이다. 앞으로 학교폭력은 사법권을 가진 경찰이 해결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교육당국은 학교폭력을 당초 입법 취지에 맞게 실효성을 강화하거나, 학폭위의 기능을 해당 교육청이나 사법 기관으로 이관시켜야할 것으로 보인다. 김유성 죽전고등학교 교장

[천자춘추] 암생존자 통합지지 센터

지난 2016년부터 시행된 제3차 국가암관리 종합계획에는 고위험 흡연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폐암검진 사업과 암생존자의 의료사회정서적 재활을 돕는 통합지지 센터 설립, 말기 암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호스피스 제공, 암데이터 센터와 암지리정보 시스템 도입, 그리고 국제협력과 국가 프로젝트로 정밀의료 연구를 지원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 호스피스완화 서비스는 연명의료결정법(3월4일 시행 예정)에 따라 입원형, 자문형, 가정형 형태의 호스피스 서비스가 제공된다. 나의 관심을 끄는 사업은 암생존자 통합지지 센터와 관련해서다. 개인적으로 간호사로 근무했던 15년의 시간을 암환자와 보냈다. 그 후 대학에 와서도 지역암센터에서 암환자를 위한 작은 프로그램을 하면서 암환자(암생존자)와의 만남의 기회를 계속 가져왔다. 나는 ‘암환자’가 아닌 ‘암을 가진 사람’들의 힐링센터를 만들고 싶은 생각을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다. 언제 어떤 모습으로 꿈이 이루어질지 모르지만, 그 마음은 아직도 유효하다. 이런 나의 기대에서 볼 때 제3차 국가암관리 종합계획에 암생존자 통합지지센터 건립이 포함된 것은 기쁜 일이다. 내가 만나왔던 암 환우들은 각자의 상황은 다르나, 거짓말 같은 진단으로 어제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처절하게 몸과 마음으로 오롯이 혼자서 겪어내는 치료와의 전쟁, 완치의 희망과 재발의 사이에서 외줄 타듯 살아가는 하루하루, 그 과정에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이고 매일의 일상의 행복과 감사를 알아가는 ‘앎의 삶’을 깨닫는 여정을 지나고 있음을 보았다. 이 여정에서 하루에도 열두 번씩 달라지는 본인의 마음에 어느 때는 ‘나는 암환자’이고 어느 때는 ‘나는 정상인’인 스스로를 발견하며. 이런 자신의 비위를 맞춰야하는 가족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함께 느낀다. ‘암을 가진 사람’은 이제 우리 주변에 흔히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 31명당 1명이 암을 진단받고 치료중이거나 치료 후 생존기간에 있다(암정보센터, 2018). 따라서 국가암관리 정책은 당연한 것이며, 이들의 회복은 우리 사회가 함께 안고 가야하는 건강문제다. 추진 중인 ‘통합지지 센터’ 설립사업이 아무쪼록 성공적인 모델로 우리 사회 곳곳에 정착하기를 희망한다. 박은영 가천대학교 학사부처장

[천자춘추] 중간지원조직의 역할

우리는 보통 사회를 운영하는 집단형태를 정부조직과 민간조직으로 나눈다. 또한 민간조직은 비영리조직과 영리조직인 기업으로 나눈다. 그래서 우리는 사회구성의 섹터를 정부, 시장, 시민사회로 분류하곤 한다. 그리고 정부행정과 시민의 협치를 민관거버넌스로 부르며 참여적 민관거버넌스를 정부운영과 지방자치의 핵심으로 여기고 있다.여기서 민관거버넌스를 촉진시키며 행정과 시민 사이에서 중계자 역할을 하는 조직이 있는데 이것이 중간지원조직이다. 경기도의 대표적 중간지원조직이 따복공동체지원센터이며 수원시에는 마을르네상스센터,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노사민정협의회,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친환경학교급식지원센터, 영상미디어센터, 청년지원센터 등 다양한 분야와 의제와 관련된 중간지원조직을 두고 분야별 시민사회를 지원하거나 민관의 소통을 위한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수원시는 2016년부터 매월 1회 산하기구 및 중간지원조직의 실무자들이 모여 일정한 주제를 두고 중간지원조직의 역할과 기능, 정체성 문제, 거버넌스 역할을 둘러싼 행정과의 관계설정 등 현장을 둘러싼 각종 현안의 근본을 되짚어 보는 비공식 대화모임을 하고 있다. 이러한 중간지원들간의 대화모임이 가능했던 원인은 현재 수원시에 시민참여가 전면화되고 있다는 것에 있다.다양한 거버넌스와 참여구조가 일상화되고 다양한 실험들이 마을과 행정에서 시도되고 있다. 그것이 실패를 하던 폐해가 발생하던 결과와 과정에 대한 평가가 내부에서 조직되고 그 결과가 주체들에게는 경험적으로 내면화되고 있다. 수원시 공무원들은 피곤하다. 온갖 시민사회의 견제와 잔소리에 관행적이고 묵시적으로 이어져오던 행정의 암묵적 재량권이 태클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중간지원조직들은 시민사회의 의제를 정식화하고 현장의 욕구를 체계화하고 행정과의 소통을 일상화하며 시민들의 어려움을 사이드에서 지원하는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수원시의 중간지원조직을 통한 시민참여형 민관거버넌스의 최대 성과는 시민주체들의 성장이다. 거버넌스의 최대 성과가 시민참여를 통해 지역의 리더들이 새롭게 대체되고 등장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지혜들이 모여 숙의 민주주의 기반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또 하나의 성과는 중간지원조직의 역할과 다양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원시는 어찌 보면 중간지원조직의 백화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일부의 비판도 있지만 현장성이 결여되고 있는 행정을 대체하고 현장에 대한 집중도와 민관가교역할을 하는 조직으로서는 중간지원조직만 한 것이 없다는 것이 실증되고 있는 곳이 수원이다. 박종아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천자춘추] 설날 세배다례

현대 대부분의 국어사전에는 ‘차례(茶禮)’를 매달 초하룻날과 보름날, 명절날, 조상 생일에 간단히 지내는 낮 제사라 했고, ‘삼명절(三名節)’은 임금의 탄신일, 정월 초하루, 동지라 했으며 조선왕조실록의 ‘육명일(六名日: 설, 한식, 단오, 추석, 동지, 납일)’은 선대왕의 영정이 모셔진 영희전에 ‘다례’를 올리도록 기록하였다. 실록에는 실제로 차(茶)가 놓인 자리를 표시한 진설도의 ‘차례’가 천삼백 회 이상 올려진 것으로 나타난다. 설은 왜 설이라고 했는지 그 유래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첫째, 삼간다(아무 탈 없이 지내고 싶어 삼가 한다). 둘째, 섧다(해가 지남에 따라 늙어가는 처지가 서글퍼 서럽다). 셋째, 낯설다(새로운 시간주기에 익숙하지 않다). 넷째, 서다(한해가 시작되는 날이라 하여 해가 서는 날)에서 생겼을 것으로 통용되고 있다. 명절에 지내는 ‘차례’는 ‘제사’와 그 의미가 사뭇 달라 제사에는 밥과 국이 올라가고 술을 올리지만, 차례에는 밥, 국 대신 명절음식(떡국, 송편)과 제철과일을 올리고 차(茶)가 중요 제물로 올라간다. 또 제사에는 신위가 있고 돌아가신 영혼이 길을 잘 찾아오시게 불을 켜고 문을 열어놓으며 자정이 되어야 지내지만 차례에는 신위가 없으며 이른 아침에 지낸다. 이때 정성껏 차린 차례상에 차는 없고 술만 올라간다면 이는 ‘주례(酒禮)’이지 ‘차례(茶禮)’라고 하기가 마땅하지 않는 일이다. 설날 대표적 음식인 긴 가래떡(떡국)은 오래 살기를 바라는 장수의 뜻이 담겨 있고 어린이 설빔으로 색동저고리는 오방색으로 오복을 누리라는 뜻이 있으며 남자아이들의 연날리기와 여자들의 널뛰기는 겨우내 움츠린 하체가 튼튼해지게 하는 놀이이다. 무엇보다 설날의 하이라이트는 가족세배로 부부가 무탈하게 잘 살아준 고마운 의미의 부부맞절과 형제자매끼리의 절 그리고 자손이 어른에게 절을 올리면 어른은 자손에게 덕담을 내리고 설음식과 茶를 나누는 세배다례다. 요즘은 차(茶)가 흔하고 구하기도 쉽다. 민족대이동을 하며 조상과 부모와 종가를 찾아 올리는 이번 설날 ‘차례’에는 차(茶)가 주인공이 되어 집집마다 차례상 가득 맑고 상서로운 기운이 넘치기를 기대해 본다. 강성금 수원화성예다교육원장

[천자춘추] 어린이전용차량 완제품 생산돼야

2월은 설 명절이 있는 달이다. 취학 전 학부모에게는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학기의 시작을 준비하는 달이기도 하다. 신학기를 맞아 정부 또는 지자체에 아동관련기관의 도로교통안전문제에 대하여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어린이보호차량에 대한 사회적으로 인식시킨 일련의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그렇지만 벌써 사람들의 뇌리에서 서서히 잊혀지고 있는 것 같다. 다시 한 번 상기해 보면 2013년 3월경 청주시에서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은 사건 이후 일명 ‘세림이법’으로, 어린이통학차량 안전기준이 강화하는 법안이 2015년 1월29일부터 시행되었다. 필자는 도로교통공단에서 개최하는 2006년 토론회자로 참석한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여러 가지 주장을 하였으나 현재 시행하고 있는 전용차량에는 적용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다시 한 번 어린이전용차량에 대한 차량생산문제와 정부의 지원정책에 대하여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현재의 어린이전용차량에 제작에 대하여 살펴보자. 현행법에 비추어볼 때 어린이전용차량은 자동문, 발판 및 경광등을 부착해야 한다. 하지만 관련기관이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선호하는 차량은 국내 생산이 단절되었고, 그로 인해 노후된 전용차량에 법에 따른 장치들을 개인이 알아서 부착할 수밖에 없다. 만약 고장이 난다면 인근 차량 정비소에서 수리를 할 수 없어 사실상 그 기능을 하지 못한 채 통학 차량으로 운행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동승자 탑승 경우에는 운영 어려움이 가중되어 사실상 동승자 탑승을 하지 않은 채 운행하고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어린이교육기관 주변 운행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전기차를 보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의 안전과 직결된 만큼 각 기관에 미루기보다는 정부 또는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차량 지원대책 마련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역설한 필자의 생각은 현재의 어린이전용차량의 개선과 대책에 현실을 고려한 생각이다. 근본적으로는 농어촌 지역 등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부모가 직접 출근하면서 등원시키고 퇴근하면서 하원하였으면 한다. 다시 한 번 어린이차량 완제품 생산과 관련보험과 유류비 지원을 위한 대책 마련을 건의해 본다. 최창한 경기도보육정책포럼 회장

[천자춘추] 비트코인과 도박

최근 그 이름도 생소한 비트코인이 화두다. 일부 전문가들은 고도의 집약된 기술이자 가치이며 화폐로서 기능이 있다고 주장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실체가 불분명하며 지나치게 과열된 투기라고 주장한다. 경제학적 지식이 부족한 필자는 비트코인에 대해 미래가치인지 투기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 다만 일선 현장에서 비트코인과 관련하여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을 보며 비트코인의 중독적인 면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한다. 두통으로 병원을 다니던 20대 후반 남성이 비트코인에 500만 원을 투자했다가 3천만 원을 벌었다며 뿌듯해했다. 그는 비트코인으로 큰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부풀었고 거의 하루 종일 비트코인 관련 정보를 보느라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최근 시세가 떨어지며 그의 투자액은 1천만 원 정도로 가치가 줄었다. 원금보다는 여전히 이득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돈 2천만 원이 날아갔다며 분개하고 심지어는 우울해했다. 이 환자의 비트코인 투자는 아직 병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장차 그렇게 진행할 가능성이 있어 염려가 된다. 일반적으로 도박에 빠지는 것과 비슷한 경로를 보이기 때문이다. 보통 도박중독은 4개의 단계로 이루어진다. 돈을 따는 게 첫 단계이며 점차 돈을 잃게 되는 게 두 번째 단계다. 가산을 탕진하고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거짓으로 돈을 빌리는 게 세 번째 단계이고 완전히 몰락하여 재기가 불가능한 것이 네 번째 단계다. 평균 15년 정도의 경과의 끝은 흔히 노숙자, 매춘부 아니면 자살이다. 비트코인은 투자자를 보호하지 않고 상하한선도 없기 때문에 크게 오를 수도 있지만 가치가 0이 되어 버릴 수도 있어 위험성이 훨씬 높으며 그러기에 도박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상황은 초반에 돈을 따고 점차 위험성이 증가하여 돈을 잃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두 번째 단계다. 일부 사람들은 이를 만회하려고 무리하게 자산을 정리하거나 주변에서 돈을 빌리는 등 세 번째 단계로 넘어갔다. 도박에서 헤어나기 어려운 이유는 도박이 주는 엄청난 쾌감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명 ‘보상회로’라는 시스템이 작용하여 도박에게 이길 때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과량으로 분출되며 이후 뇌는 극도의 쾌감을 추구하고 일반적인 자극에는 반응하지 않게 된다. 비트코인 투자시 점점 더 큰 돈을 추구하게 되고 일상생활이나 업무가 재미가 없어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비트코인 투자가 도박이라는 뜻이 아니지만 노파심에서 도박이 되지 않도록 당부하고 싶다. 첫째, 반드시 돈을 버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올인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잃어도 견딜 수 있는 액수로 투자를 해야 비극을 막을 수 있다. 비트코인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비트코인 제조자나 초기 투자자이며 후반으로 갈수록 돈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 염두에 두기 바란다. 두 번째, 벌써 3단계 이상 진행했다면 이미 중독 상태가 의심되는데 이 경우 비트코인 이외에 다른 것에 빠지라고 권하고 싶다. 예를 들어 스포츠, 동호회, 예술, 음식, 종교, 봉사활동, 명상, 친구, 강좌 같은 것에 빠지다 보면 벗어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끝으로 우리 사회에 당부하고 싶다. 비트코인 광풍은 아무리 노력해도 결혼도 어렵고 내집 마련도 어려운 젊은 세대의 절규라는 것을 깨닫고 건전한 노력만으로도 살만한 세상을 되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동근 마마라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천자춘추] 설익은 정책, 멍드는 교육현장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교육감, 대통령이 바뀌면 공약, 국정 과제 등을 반영하여 교육정책을 새롭게 설정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학교는 몸살을 겪으며 부작용은 학생 교육에 고스란히 전가된다. 물론 기존 정책에 대한 더하기 빼기 등이 필요하지만 정도가 지나치고, 교육 외적인 것들로 넘쳐 학교의 교육적 기능은 이미 실종 상태에 있다. 조급증과 단선적 사고가 화를 부른다. 시스템다이내믹스로 정책과 관련된 제반 변인간의 정적·부적인 인과 관계와 영향력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학교교육 황폐화의 주범인 교원정년단축, 학교 부담만 가중시킨 급식·비정규직·방과후학교, 최근에는 혼란만 야기한 수능시험 절대평가 확대와 유치원·어린이집의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 교장공모제 등으로 현장이 시끄럽다. 이들 정책은 이해당사자, 예산, 교육환경, 심리적 환경 등 제반 요인들이 어떻게 연관되어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설익은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교원정년단축을 예로 들어보자. 고경력자 한 명을 줄이면 젊은 교원 몇 명을 더 채용할 수 있다는 경제 논리에서 출발하였다. 정작 정년단축이 시행되면서 학생을 가르칠 교사가 없는 비극이 발생하였다. 초등교육 황폐화가 초래된 것이다. 무상급식이 확대·정착되어가고 있지만, 이로 인하여 예산이 줄은 곳은 어느 부분인지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학교 살림이 어렵다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 곳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면 다른 곳이 줄어드는 풍선효과 때문이다. 교육현장에 답이 있다. 절차상의 민주성, 사회적 합의 등이 소홀하게 다뤄진다면 군부독재 시대와 무엇이 다를까? 대통령 공약이라는 핑계로 설익은 교육정책을 강행하려는 교육부를 없애자는 의견, 교육청의 방과후 학교 보조인력 및 학교도서관 보조인력 등 채용금지에 대한 항의성 댓글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 용기 있는 교육부 수장이라면 우선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대통령 공약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수정, 보완 및 파기 등을 설득해야 한다.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보조인력 감축은 학부모, 교원에게 새로운 부담을 전가시키는 것이다. 학교 성장에 도움이 안 되는 교육부와 교육청은 존재 의미가 없음을 유념하기 바란다. 김한호 한국교원대학교 박사

[천자춘추] 경기테크노파크

경기테크노파크는 도내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공기관이다. 경기도와 안산시, 그리고 정부에서 투자했다. 안산시 상록구 해안로 한양대학교 캠퍼스 후문 쪽에 있으며 중소기업 제조업 본사가 입주한 10층 높이 기술고도화동을 비롯하여 6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도내 중소기업의 현장기술을 통한 기술 고도화, 즉 기술닥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내 중소, 중견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1단계 현장 애로 기술 지원, 2단계 중기 애로기술 지원, 3단계 상용화를 지원한다.그리고 전주기적 문제해결 지원책으로 시험분석, 설계, 시뮬레이션 등을 지원한다. 신속한 업무처리를 위해 333원칙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기업에서 기술 지원을 요청하면 3일 이내에 3명의 전문가가 3번 현장을 방문하는 것을 말한다. 간소한 신청절차, 신속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비 35억 원을 지원받았고 시군에서 24억 원을 매칭하고 있다. 그리고 경기테크노파크는 경기도 지식재산 전담기관으로서 유망 중소기업을 3년간 집중 지원하는 IP스타기업육성, 창업기업에 대한 지식재산 역량강화를 위한 IP 창업존과 IP 디딤돌사업,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글로벌히트 상품을 목표로 하는 특허·브랜드·디자인 융합지원사업과 경기도가 소유한 지식재산권을 관리하고 경기도의 R&D과제에 대한 선행기술조사 등을 수행한다. 지금은 자신의 기업이 보유한 특허 수준의 기술이라도 지식재산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훗날 다른 기업으로부터 특허침해 소송에 직면할 수도 있다. 우리의 경쟁국 중 하나인 중국은 특허 등 지식재산관련 출원을 하면 발 빠르게 처리한다고 한다. 따라서 도내 기업이 개발한 수준 높은 기술력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위 두 가지 업무와 관련하여 전화설명, 방문대화를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3D프린터, 드론, 요트관련 사업에 대한 교육과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연구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 간부들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 이강석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천자춘추] 치료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인간을 포함한 생물체는 필연적으로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살아가는 과정 자체가 곧 노화와 질병상태를 거쳐 소멸에 이르게 되는 과정일 것이다. 이와 같이 감염과 외상을 통해서 질병으로 이환되고 상실되는 신체기관 중의 대표적 예는 치아일 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주로 충치와 외상으로 인하여, 노년기에는 노화의 과정인 잇몸 염증(치주염)으로 인하여 치아의 상실을 맞이하게 된다. 외상의 우연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충치로 인한 치료과정은 장기적으로 치아의 홈메우기와 같은 예방치료의 우수성과 극명하게 대비될 것이다. 치주염의 경우에도 노화나 당뇨와 같은 전신적 질환으로 인한 악화로 치아상실이 가속되나, 치석제거, 초기 치주질환 관리, 구강청결 등의 예방치료로 치아의 상실 시기를 크게 늦출 수 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고 했던가.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질병의 진행으로 인한 통증과 같은 불편감, 특정 신체기관의 기능상실로 인한 연쇄적 문제 발생, 치료비용의 경제적 부담 등을 감안하면, 예방에 대한 홍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다고 말할 수 없다. 연 1회 치석제거의 보험적용 연령이 만 19세로 낮추어지고, 대부분의 성인들이 치주병에 이환될 가능성이 높기에, 누구나 정기적인 치과의 방문이 필요한 실정이다. 혹시나 치과의사들이 자신들의 수익을 위하여 예방 홍보에 소극적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필요 없을 것이다. 전 국민의 약 25%만이 정기적 치석제거를 포함한 예방적 치주관리 과정에 포함된다는 통계자료를 보더라도, 더욱 많은 국민들이 정기적으로 치과에 방문해서 행복해지는 것이 치과의사들의 생계에도 그렇게 불리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그 근거이다. 세속적인 생각과 같이 돈벌이에만 몰두하는 치과의사보다는 치과의사 면허증을 위한 교육과정에서 배웠던 내용을 원칙으로 가지고 있는 치과의사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즉 치과의사로서의 가장 중요한 목적인 국민의 구강건강 향상을 생각하는 치과의사들이 더욱 많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필자는 치과진료를 통해서 생업을 이어가는 치과의사의 입장이지만, 치료중심의 보건의료정책보다는 예방중심의 정책이 국민의 건강과 행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모든 국민들과 의료인들이 공감하고 실천하는 세상을 꿈꾸고 싶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위의 많은 분야에서 그렇게 공공선을 생각하는 구성원들이 더 많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이만큼 유지되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최유성 경기도치과의사회 회장

[천자춘추] 노력해야 할 수 있는 행복한 수업

어린 학창 시절에 많이 들었던 이솝 우화 이야기이다. 몹시 목이 말라 여기저기 물을 찾아 돌아다니던 까마귀가 어느 항아리 하나를 발견하고 그 속을 들여다 보니 물이 조금 들어있었다. 하지만 까마귀는 자기의 주둥이가 짧아 먹지도 못하고 눈앞의 물을 쳐다보고 있기만 했다. 그러다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까마귀는 근처에 널리 있는 자갈들을 하나하나 물어다가 항아리 속에 넣었다. 얼마간의 자갈을 더 넣은 뒤 물의 높이가 웬 만큼 높아져 까마귀는 주둥이로 물을 마실 수 있었다. 우리가 사는 삶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땀 흘려 노력하지 않는 곳에는 성공의 꽃이 필 수 없고 행복의 열매도 열리지 않는다. 이 세상의 모든 위대한 것, 온갖 보람 있는 것, 또 가치 있는 것은 모두 노력의 산물이고 땀 흘린 대가로 얻어진 결과이다. 중국 전국시대 조나라 사람 순자는 “발걸음을 쌓지 않으면 천리에 이르지 못할 것이요, 적게 흐르는 물이 모이지 않으면 강을 이루지 못할 것이니라.”고 하였다. 우리 교사들은 행복하고 좋은 수업 방법을 늘 연구하면서, ‘학생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과 소통’에 대해 고민하고 그런 노력들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요즈음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일부 일탈된 생활 태도로 교사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지만 천상병 시인이 ‘인생은 아름다운 소풍’이라고 말한 것처럼 학생들과 소풍 나온 듯 즐겁게 생활하려는 마인드와 노력이 필요하다. 훌륭한 교사는 학생에게 높은 기대치를 갖지만 자신에겐 더 높은 기대치를 가진다고 한다. 훌륭한 교사가 되기 위해 교사들은 행복하고 좋은 수업을 위한 수업 혁신에 끊임없이 노력하여야 한다. 토의·토론 수업, 배움 중심 수업, 협동 수업, 융합(STEAM) 수업, 프로젝트 수업, 하브루타 수업,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 등 다양한 수업 형태를 이용하여 학생들과 함께 하는 수업 활동으로 행복한 수업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연구하고 실행하여야 한다. 교사 자신이 행복하면 학생들도 행복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뇌며 우리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행복으로 한 걸음씩 앞으로 내딛고 있다는 믿음만으로도 스승으로서 가르침의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교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려는 마음’이며 그런 마음으로 수업에 임하는 노력을 할 때 진정 행복한 수업을 학교 현장의 교실에서 꽃피울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기대 속에 우리가 사랑하는 제자들과 함께 행복한 수업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고 실천함으로써 희망의 씨앗들을 한 톨, 한 톨 튼실하게 열매로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조도연 道평택교육지원청교육장

[천자춘추] 비트코인·블록체인 그리고 투명한 세상

암호화폐(Cryptocurrency)의 등장으로, 전세계 금융업계는 기존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의 종말을 예견하거나 새로운 대안화폐로 변경해야 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를 예측하고 있다. 2018년 현재 암호화폐는 총 1천384개 종류가 있으며, 이들의 시장 규모는 세계 20위권 국가의 통화량에 준하는 2천억 달러(212조 원)를 넘어서고 있다.암호화폐의 대표격인 비트코인(Bitcoin)은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 일본)라는 가명을 쓴 사람 또는 그룹(그룹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 개발하여, 2009년 1월 3일 프로그램 소스를 배포하면서 시작되었다. 2009년 비트코인 최초의 공식적인 거래가치는 약 20달러의 피자를 1만 비트코인으로 거래하였고, 2018년 1월 기준으로 1 비트코인이 2천900만 원의 최고점일 때 거래했다면 약 2천900억 원이 된다. 이것이 비트코인 광풍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암호 화폐에 대한 국가별 정책은 혼돈 상태이다. 투기 광풍·금융 불안·국부 유출 등 어두운 면에 비중을 두는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은 거래를 금지하고 있고, 혁신성·투명성·탈중앙화에 따른 자율성 등 밝은 면을 인정하는 영국, 일본 등은 적극 수용하는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가상화폐를 법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으나 크게 규제하지 않는 불간섭 원칙을 택하고 있다.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비트코인이 달러보다 낫다’고 했으나, 투자의 대가인 워런 버핏은 “비트코인에 막대한 가치가 있다는 것은 수표를 만드는 종이에 가치가 있다는 것과 같이 우스운 이야기”라고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이 처음으로 실용화된 사례이며, 블록체인이 열어갈 미래 세상의 시작에 불과하다.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blockchainㆍ공공거래장부)은 특정 데이터를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사용자 컴퓨터에 분산 저장해 사실상 해킹이 불가능한 구조로 만든 것으로, 가상화폐 거래내역 등 데이터가 담긴 블록(block)을 잇따라 연결(chain)한 모음이다. 지난 1월 17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블록체인 혁명, 전통경제와의 융합’ 포럼 강연에서 ‘블록체인 혁명’의 저자 돈 탭스콧(Don Tapscottㆍ캐나다)은 ‘블록체인은 신뢰 기반의 제2의 인터넷 혁명’이며, 분산-신뢰 프로토콜 블록체인 혁명에서 한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는 신·구체제의 충돌이며, 암호화폐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통화 중심의 경제체제를 뒤흔들 수도 있다. 세계경제가 충분히 통합돼 지구촌경제를 운운할 시기에는 특정국가에 좌우되지 않는 중립적인 통화로서, 암호화폐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한국정부의 규제정책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암호화폐 규제는 필요하나, 과도한 규제로 인해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을 저해하는 과오를 범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강정진 동서울대학교 교수·㈔한국인터넷방송통신학회장

[천자춘추] 내 마음 전하는 따뜻한 선물

설날이 이제 보름 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 즈음에 대개 사람들은 내가 선물해야 될 곳, 무엇을 선물할 것인지 고민이 많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명절만 되면 TV뉴스에 나오는 택배회사로 밀려드는 선물세트를 보며, 감사의 마음보다는, 의무감으로 내가 잘 보여야 할 곳을 챙겨 선물하여야 하고, 받는 사람의 생각보다 보내는 나의 체면이나 남들보다 금액이 낮은 선물을 보낸 것이 아닌지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선물이라는 것이 주는 것도 받는 것도 부담이 되며 금액적 환산으로, 법적인 문제가 되어 버린 게 작금의 현실이다. 그런데 정작 선물은 무슨 의미일까. 보내는 사람이 받는 사람을 생각하고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상상하여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주는 사람의 입장이 아니라 철저히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선물을 드리는 기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그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 선물을 주는 나의 더 기쁜 것이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선물은 가진 자의 적선이 아니며, 윗사람에게 보내는 뇌물이 아니어야 한다. 규격화된 공산품으로 내 마음인양 선물을 전달하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가 정말 선물을 해야 하는 곳이, 내 마음을 보낼 곳이 어디인가 생각해본다. 이제 며칠 남지 않은 설날, 우리가 진정으로 감사해야 하는 사람, 바로 우리들의 부모님 형제 간이 아닐까? 그저 주는 것에 대한 반대급부를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고 기뻐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그들이 진정 원하는 선물은 무엇일까? 요즈음 노인들의 가장 큰 아픔은 외로움이라고 한다. 이제 자식이 아니라 그저 이웃에 기대는 삶만이 남아 있는 생활이 되어 버렸고 가끔씩 이나마 찾아주는 자식이 고맙기만 하다. 한평생 자식들에게 가진 모든 사랑 다 주고는 이제 빈 가슴만으로 또 줄 것이 없는지 찾고 계신다. 이번 설날에 자녀들과 가는 해외여행도 좋지만, 고마우신 어머님 아버님들께 최고의 사랑으로 건강한 모습을 보여 드리는 어떨까. 노부모님과 거칠어진 손 잡고 오순도순 어릴 적 추억 이야기하며, 건강한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것, 안부 전화 드리는 것보다 서로에게 가심비(價心比) 최고의 선물은 없을 것이다. 내가 어릴 적처럼 그분들 앞에 귀여운 손주들 재롱도 보여 드리고, 사랑한다 고백하며 따뜻하게 안아보자. 당신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자녀들의 목소리, 아마 이 세상 어떤 음악보다 아름답고 행복하게 들릴 것이다. 서재형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

[천자춘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ISO 26000

▲ 김용학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그들의 사업 영역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사회적 그리고 환경적 관심사들을 수용해 적용함으로써 이해 당사자들과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이루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윌리엄 워서(William Werther)와 데이비드 챈들러(David Chandler)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과정’인 동시에 ‘목표’라고 정의했다. ISO 26000은 국제표준기구(ISO)에서 제정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인증하기 위한 국제표준으로 환경, 인권, 노동, 지배구조, 공정한 업무관행, 소비자이슈, 지역사회 참여 7개 분야에 대한 지침을 설명하고 있으며 기업경영 혁신에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ISO 26000을 도입하면 경영운영 방식과 정책기조 및 각 경제주체의 행동양식에 일대 전환을 요구할 것이다. 따라서 국제 표준에 맞추어 우리의 기존정책과 제도, 관행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밖에 없다. 국내만의 정책적 목적과 성격에서 벗어나 국제적 시각에서 경쟁규범을 확립·집행할 수 있을 것이며, 새로운 정책의 효과성과 실효성을 제고함과 동시에 글로벌한 시장구조를 이끌 수 있는 글로벌 파트너 기업으로 재탄생이 이루어질 것이다. 또한 이 제도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 제고를 위해 거시적으로 공정거래에 대한 개념을 담고 있다. 하나의 예로 공개입찰을 하더라도 담합 등으로 인하여 실질적 공정 경쟁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불공정한 거래행위를 규제하여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질서를 확립할 필요성이 있으며, 경쟁질서 확립과 시장기능 활성화를 통해 기업체질을 개선함으로써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부당한 거래행위 등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여 지역경제의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이해당사자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제고 실현 방법, 지속성장을 위한 기업혁신과 운영에 대한 방법, 두 마리 토끼를 우리는 모두 잡아야 할 것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면 우리 경기도민과 경기도시공사를 활용하시는 고객은 물론 기업의 곳간도 자연히 풍성해질 것이다. 김용학 경기도시공사 사장

[천자춘추] 빈둥거릴 시간을 허하라

적절한 놀이, 다정한 말, 충분한 신체 접촉뿐 아니라 혼자 있는 시간도 아이의 지능 발달에 도움이 된다 한다. 좁은 곳에서 생활한 쥐보다 넓은 공간에 있는 쥐의 뇌가 더 무겁다는 연구 결과를 들먹이지 않더라고 혼자 있는 시간과 공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회사원들은 퇴근하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TV나 보며 멍하니 있으려 한다. 이들이 건성으로 대답하고 움직이지 않는 건, 사랑이 식어서가 아니라 충전 중이기 때문이다. 연구자나 예술가에게 혼자 있는 공간은 중요한 근로조건이다. 사무실에 작가들을 줄 맞춰 앉혀 놓는다면, 우리 가슴을 울리는 소설이나 시가 나올까? 연구자도 자기와 대화하며 일을 한다. 그들은 대개 혼자 틀어박혀 일을 한다. 다 같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조직은 타인(과의 관계)에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 너무 많아 창의적인 작업에 맞지 않아서다. 아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못 견디는 부모들이 더러 있다. 시간에 쫓겨 허둥지둥 움직여야 하는 날은 속도를 지켜 운전하는 차, 횡단보도를 걷는 사람에게도 짜증이 난다. 그런 날은 실수도 잦다. 아이들은 어떨까? 일어나서 허겁지겁 밥 먹고 학교 가고 수업 마치자마자 학원 가고, 집에 와 빨리 저녁 먹고 학교 숙제하고, 학원 숙제하면, 얼마나 짜증이 날까? 신나게 놀고, 끝없이 상상하고 책에 빠져 주인공 혹은 그 친구도 되어보지 못한 채, 어른이 되어야 하는 길은 얼마나 시리고 따갑겠는가. 아이는 (옆에서 보기에) 멍하니 있으면서 생각하고 느끼고 여물어간다. 늘 바쁘게 이어지는 일과는 지적 호기심이 자라거나, 깊이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어른도 그러하다. 늘 쫓기고 바쁘면 긴장과 짜증이 몸 어딘가에 쌓여 있다 어느 날, 느닷없이 터진다. 이 사람에게 화가 난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아인슈타인은 하루 열 시간쯤 자고 칸트는 매일 산책을 했다 한다. 이들처럼 대단한 학자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적어도 사려 깊은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면, 아이에게 빈둥거릴 시간을 허하라! 이정미 경기도 보육정책과 연구위원

[천자춘추] 정의는 타협의 산물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적폐청산(積弊淸算), 개혁(改革)이란 용어가 수없이 회자된다. 정의(正義)를 바로 세우기 위함일 것이다. 사전을 보니 적폐(積弊)란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폐단, 청산(淸算)이란 이를 말끔히 뿌리 뽑는다는 뜻이다. 아울러 개혁(改革)이란, 제도나 기구 등을 새롭게 뜯어고친다는 의미이다.1인 독재 체제가 아닌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 분립이 확립된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최고의 권력자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당제인 우리나라의 현실은 더욱 그렇다. 정부, 여당의 주도하에 추진되는 적폐청산(積弊淸算), 개혁(改革)과 관련하여, 상대편에서는 또 다른 적폐를 쌓아가고 있다고 반박한다. 많은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사전적 의미의 적폐청산이 어떻게, 언제까지 진행되는지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서로의 날 선 주장만 있고 타협은 없기 때문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발단이 된 촛불혁명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과 구속이라는 우리 역사상 초유의 사태로 끌고 갔고, 그 바탕 위에 탄생한 현 정권의 적폐청산(積弊淸算)과 개혁(改革)의 행보가 거세게 몰아치는 느낌이다. 한편, 현 정권은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 세계를 긴장의 도가니로 몰고 있는 북한정권, 그리고 미·중·러·일 등 주변국들과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국가안보와 함께 국민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경제회복과 각 계층 간의 갈등해소 등 균형 있는 국정운영의 막중한 책임이 있다.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우선 정치권의 안정이 절실함에도, 정쟁으로 치닫고 있는 현실정치를 바라보는 많은 국민들은 실망스럽다 못해 분노를 느낄 지경이다. 권력의 속성을 잘 모르는 여기 민초의 생각은 이렇다. 가진 자가 먼저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고, 배려하고, 설득과 이해를 구하고, 때로는 양보도 할 수 있는 아량이 필요하고, 상대 또한 반대를 위한 반대를 멈추어야 한다. 태생 자체가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과도 같이, 이 세상에서 완전한 적폐청산이나 개혁은 없다는 생각이다. 잘못된 생각일까? 많은 사람들이 정의를 말한다. 누구를 위한 정의인가. 정의의 깃발을 내세워 반대의 의견이 설 자리가 없다면 이는 정의의 이름을 빌린 또 하나의 폭력이다. 이스라엘의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인 작가(저널리스트)아모스 오즌의 말이다. “정의는 타협의 산물”이라고. 진정한 정의로 가는 길은 자기반성과 타협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조정(調停)이나 화해(和解)가 최상의 판결(判決)이라는 법조 격언도 타협과 궤를 같이 한다. 선거철이 되면 “딱 한 표가 모자랍니다. 한 표만 보태주세요” 라며 간절히 호소하는 후보들의 진정성을 기대하며, 세계인의 축제인 평창 동계올림픽, 패럴림픽의 대성공을 간절히 기원한다. 조규일 법무사·前 경기중앙법무사회 수원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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