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기왓장과 이산가족

불교신자가 아니어도 사찰에 가서 대웅전을 들여다보고 주변의 사찰 시설을 살펴보면서 관광을 한 후에 1만 원을 내고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친절한 사찰의 보살님은 발원의 샘플을 제시하기도 한다. 가족건강, 취업, 합격, 결혼, 사업성공 등 다양한 소원문구를 적어낸다. 기왓장에 흰 페인트 글씨를 적어냈을 뿐인데 사찰에서는 1만 원을 받으니 참으로 수익성이 높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아내와 함께 사찰에 가서 소원을 빌고 기왓장에 몇 가지 바람을 적었다. 세상사 순리대로 살자고 조금은 추상적인 ‘류수부쟁선(流水不爭先)’을 적으면 아내는 그 틈새에 가족건강, 합격기원 등 나름의 구체적인 소원을 추가한다. 4글자를 써도 20자를 적어도 1만 원을 내면 된다. 그런데 이 기왓장과 관련해서 작은 이야기를 한 가지 전하고자 한다. 우선 하고 싶은 말은 사람들은 소원이 적힌 기왓장이 대웅전 지붕은 아니어도 사찰의 어느 건물 지붕에 올려질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최근에 방문한 사찰에서 작은 벽채 공사를 하고 있는데 소원이 적힌 기왓장을 쓰고 있었다. 기왓장을 반으로 잘라서 쓰고 있다. 소원을 적어 올린 기왓장이 지붕에 올라가지 못하는 것도 안타까운데 반으로 잘려 다른 기왓장, 벽돌과 함께 매몰되고 있었다. 가족의 이름이 적힌 가운데가 잘려나가니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이산가족이 되고 있다. 주변을 살펴보니 소원이 적히지 않은 기왓장이 많이 있었다. 벽채로 채워지고, 더구나 반, 심한 경우에는 14로 잘려서 매몰되는 곳에 소원이 적힌 벽돌을 부수고 잘라서 써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가족의 작은 소망이 적힌 기왓장이 반으로, 네 조각으로 잘리는 모습을 보면서 작은 두 번째 소원을 빌어본다. “기왓장에 소원을 적은 분들에게 1만 원 이상의 수익이 있는 소원을 들어 주시고, 다음으로는 더 이상 이산가족을 만들지는 말아주세요. 김소월의 시 ‘초혼’의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처럼 기왓장에 적힌 이름마저 산산이 부서지는 아픔은 누구의 몫인가요?” 이강석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천자춘추] 농산물 농약잔류기준

소득 수준 향상과 더불어 먹을거리가 풍족해지고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보다 더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농약잔류허용 기준이 강화된 농약허용물질관리제도(Positive List System)를 내년부터 시행한다. 이 제도는 작물별로 등록된 농약만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EUㆍ미국ㆍ일본ㆍ대만 등은 이미 시행을 하고 있다. PLS 제도와 관련해서 최근 양평과 남양주의 농장에 나갈 기회가 있었는데 농업인들은 ‘재배면적이 적은 작물의 경우, 등록된 농약이 없거나 그 등록된 농약의 종류가 많지 않아 현재 농작물별 등록된 농약을 사용할 수 없는데 제도를 그대로 시행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여러 농업 관계 기관 직원들로부터 새로운 제도가 시행된다고 이야기는 들었는데 정확히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소비자는 싱싱하고 흠이 없는 농산물만 찾는데 어떻게 농약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나’ 등의 불만이 있었다. PLS는 해당 작물별로 등록된 농약을 허용하는 횟수와 약량을 작물 생육 시기에 맞게 사용토록 하는 제도다. 농작물에 농약잔류 허용기준을 초과하여 농약성분이 검출될 경우 해당 농가는 농작물이 폐기될 수 있으며, 처벌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00여 종류의 농작물에 7천600여 개의 기준이 설정되어 있으나 농약제조 업체의 비용부담 등으로 소(小) 면적 작물의 경우 등록된 농약이 없거나 종류가 적은 문제점이 있다. 이에 농업인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최대한 많은 농약을 직권으로 등록하기 위해 시험(작물별 약효약해와 잔류성 등)을 하느라 무척이나 바쁘다고 한다. 또한, 관계기관(경기도ㆍ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ㆍ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 등) TF를 구성하여 기관별 역할을 나누고, 농약판매상작목반개별농가 등을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를 실시하여 제도를 몰라서 피해를 보는 사례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농약등록이 되어 있지 않거나 적정한 농약이 없는 소(小) 면적 농작물에 대해서는 농약 등록이 될 때까지 현행 제도를 유지하되, 최대한 빠른 시일에 농약이 등록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아닐까 한다. 농업인은 소비자를 생각하며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소비자는 시장에서 농산물을 고를 때 보기 좋은 농산물보다 다소 흠이 있는 농산물이 더 안전한 농산물이라는 것을 한 번쯤 생각해 보시기를 바란다. 이수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장

[천자춘추] 북의 한의학, 고려의학

불과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핵전쟁 발발의 위기를 겪던 한반도에 평화와 공존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한반도 평화분위기는 북의 문화와 제도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킨다. 북의 한의학은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한민족의 의학, 한의학은 이 땅의 주류의학이었으나, 일제강점기 민족문화 말살정책의 피해가 민족의학인 한의학에 그대로 전해져, 제도권에서 소외되는 아픔을 겪는다. 분단 이후 남과 북으로 나누어진 한반도에서 북의 한의학은 1954년 ‘동의사(東醫師) 자격시험’을 통해 제도권 의료로 복원됐다. 그 이후 서양의학과 대칭되는 개념으로 ‘동의학(東醫學)’으로 명명되다가, 1993년부터는 ‘고려의학(高麗醫學)’으로 명칭을 바꾸고, ‘동의사’는 ‘고려의사’로 개칭했다. 명칭 변경의 이유는 역사학적으로 중의학과 차별화되면서 주체적인 의학으로 목소리를 낸 것이 고려시대부터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의학과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의학을 주장하기 위한 뜻이 담겨있는 것이다. 고려의사는 한국과 같은 한의사국가고시를 치르는 과정 없이 1년의 예과과정과 본과 6년의 교육을 포함하는 7년 과정의 의학대학 고려의학부를 졸업하면 자격을 얻는다. 현재 11개 의학대학 고려의학부에서 고려의사를 교육하고 있고, 연간 졸업생 수는 1천여 명 정도라고 한다. 고려의학부의 교육과정의 70%는 고려의학과정을, 30% 정도는 서양의학을 배우는 교과과정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우리의 한의학연구원과 마찬가지로 ‘고려의학과학원’을 설립해 고려의학의 과학화 현대화를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법적 제도적 측면에서 북은 인민보건법을 통해 고려의학의 과학화와 체계화를 명시하고 있다. 북에서는 1차 의료의 대부분을 고려의학이 담당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반도 종전선언과 많은 분야의 평화협정 체결이 임박한 상황에서 향후 통일을 대비해, 독일처럼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별도의 독립된 보건 의료 협정이 필요하다. 서로를 향해 거침없는 불만을 토로하던 북미정상이 싱가포르회담을 통해 화해와 협력을 선언하였으니, 이제 구체적이고 진정성 있는 실천을 통해 분단의 상징 한반도가 평화의 상징 한반도로 자리매김하기를 소망한다. 윤성찬 경기도한의사협회장

[천자춘추] 여론조사와 통계

오늘은 4천16명의 지역일꾼과 12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는 날이다. 선거가 있을 때면 이런 질문을 종종 받는다. “여론조사 믿을 수 있습니까?” 얼마 전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시골에 계신 어머니에게 여론조사 전화가 왔다. 그런데 어머니가 나이를 대답했더니 전화를 끊어버렸다. 어머니는 늙은 것도 서러운데 이런 여론조사를 어떻게 믿겠냐며 화를 내셨다. 화가 난 어머니에게 자초지종을 상세하게 물을 수도 없고 통계학적으로 표본은 어떻게 추출되고 조사방식에 따라 결과는 어떻게 도출되는지를 장황하게 설명할 수도 없었다. 굳이 설명한다면 이런 경우는 표본 확보과정에서 특정 세대의 응답률이 표본 가중치의 한계를 넘어서 조사를 중지한 경우다. 여론조사에서 응답률은 중요하다. 하지만 높은 응답률보다 표본 추출방식과 조사방식이 여론조사의 신뢰도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처럼 여론조사는 축적된 연구결과와 최신의 조사방법론을 바탕으로 통계학적 분석을 통해 결과를 도출한다. 물론 오차범위 안에서의 정확한 여론을 알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곧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믿는다. 오늘 저녁 개표가 시작되면 당선자만큼이나 여론조사의 정확도를 두고도 설왕설래할 것이다. 그렇지만 여론조사와 개표 결과가 다르다는 이유로 여론조사를 믿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통계인으로서의 바람이다. 통계청은 오는 20일부터 경제통계통합조사를 한다. 이번 조사는 국민들의 중복응답 부담을 줄이기 위해 6종의 경제통계 조사를 한 번에 실시한다. 그만큼 조사항목이 많다. 그렇지만 급변하는 국내 경제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조사이기에 국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통계청은 국민들의 소중한 응답으로 만들어진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더욱 유용하고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국가통계를 만들 것이다. 생활현장에서 어렵고 바쁘시겠지만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실 응답자들과 뜨거운 계절에 조사현장을 누비게 될 조사요원들에게 미리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김남훈 경인지방통계청장

[천자춘추] 6월의 3가지 이벤트 관전법

6월 중순에는 우리의 관심을 끄는 중요 이벤트 3개가 연속해서 펼쳐진다. 6월12일 북미 정상회담, 6월13일 지방선거 그리고 6월14일 월드컵 개막.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 핵 공포에서 벗어나서 한반도 평화 공존의 문이 열릴 것인가를 가늠할 운명의 한 판이고, 지방선거 역시 풀뿌리 민주주의를 공고히 다지는 중요한 계기이며, 세계 스포츠의 가장 큰 잔치인 월드컵에 참가하는 우리 대표팀이 2002년 영광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칠지 기대가 크다. 그러나 기대처럼 그 결과가 좋을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우리 축구 대표팀이 상대할 팀은 세계 최강의 독일을 비롯해 스웨덴, 멕시코로 넘어서기 어려운 높은 벽이다. 그러므로 우리 팀의 앞길은 산 넘어 산이라고 할 수 있다. “통쾌한 반란이 일어날 것이다”라는 대표팀 감독의 말을 믿고 싶지만 출정식에서 보스니아 팀에게 유사한 방식으로 3골이나 허용한 수비진을 보면 신뢰감을 갖기가 어렵다. 우리 대표팀에게 거는 기대는 16강 혹은 8강 진입이 아니다. 우리보다 강한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는 져도 손해 볼 것 없다는 편안한 마음, 즉 승리에 대한 강박관념을 떨쳐내고 주눅 들지 않고 혼신을 다해 열정적으로 뛰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그야말로 ‘통쾌한 반란’이 일어날 수도 있고 아쉽지만 지더라도 비난을 받기는커녕 뜨거운 박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방선거 역시 축구 경기처럼 많은 시민의 참여와 열광 속에 정정당당하게 실시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음지에서 댓글 공작이나 흑색선전의 유혹에 눈이 먼 후보가 누구인지, 자신의 지역의 현안을 정확히 파악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좋은 정책 개발에 열성을 다하는 후보가 누구인지 주의 깊게 가려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선거철이면 유권자에게 돈 봉투를 은밀히 돌리던 잘못된 관행을 이제 거의 뿌리 뽑은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댓글 조작이나 흑색선전이 뿌리 뽑힐 수 있도록 유권자의 날카로운 시선이 필요할 때다. 북미 정상회담의 경우 우리가 실질적 당사자이면서도 일단은 관전자 역할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 아쉽다. 게다가 회담의 두 당사자인 트럼프와 김정은은 다 변화무쌍한 반칙왕 스타일이라 믿음이 가지 않는 구석도 있다. 그러나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라 할지라도 우리의 염원대로 두 당사자가 북한 핵 전면 폐기와 북한 체제 보장 및 종전협정 타결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우리는 간절한 마음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다행스럽게 좋은 결실이 맺어지게 되면 이제는 역사의 수레바퀴가 불안하고 불행했던 과거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김연권 경기대 다문화교육센터장

[천자춘추] 청년실업 해결의 열쇠, 도제교육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9%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 3월을 기준으로 했을 때, 실업률은 11.5%로 2001년 이후 17년 만에 최악의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청년실업률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기업은 산업현장의 직무와 학교교육이 일치하지 않는 ‘인력 미스매치’ 문제로 인해 막대한 재교육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기업에 맞는 인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학교는 학생들을 취업시킬 기업체를 찾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교육부와 노동부가 함께 시행하고 있는 도제교육이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열쇠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것은 분명히 희망적이다. 도제교육은 특성화고 2학년부터 학생들이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일 학습을 병행하는 현장 맞춤형 직업교육제도다. 학교와 각 기업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공동 개발한 교재로 학습한다. 2015년부터 시작되어 현재 전국적으로 198개교가 운영되고 있고, 그 중 경기도내 도제학교는 21개이며, 공업계열 위주였던 분야가 IT회계서비스 분야로 확대되어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은 훈련비 지원을 받으며 학습형 현장실습을 하고 있고, 남학생의 경우는 병역혜택도 받을 수 있으며 기업은 맞춤형 전문 인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 도제학교 학생들은 다양한 지원을 통해 직무와 관련된 교육을 받으며 일반적인 학생에 비해 입직 기간을 앞당겨 20대 초반에 학력과 경력을 모두 갖출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도제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P-TECH, 재직자 특별전형 등을 통한 대학진학 프로그램도 있어 만족도가 높아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양한 장점과 혜택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훈련시켜 줄 중소기업 발굴부터 학생들 관리까지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는 도제담당 교사들은 정부와 기업의 인식부족과 실질적인 지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진 유럽의 사례로 볼 때 경제의 속성을 잘 아는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인연합회, 또는 직능별 협의체가 주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또한, 연구인력 확충, 지속적인 행정지원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와 학교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줄 수 있는 소통의 창구가 절실하다. 앞으로 도제교육이 제대로 자리잡아 기업이 인재 발굴을 위해 학교를 찾아오고, 학교는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어, 청년실업, 인력 미스매치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황금열쇠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재철 삼일상업고등학교 교장

[천자춘추] 음주운전은 ‘살인행위’

지난 5월30일 영동고속도로 양지터널에서 술에 취한 20대 남성이 몰던 벤츠 승용차가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다 택시와 정면충돌하여 택시에 탔던 30대 가장이 사망하였다. 또 그 다음날에는 화성시 팔탄면 덕우교차로 인근에서 술에 취한 40대 남성이 앞서가던 이륜차를 충격하고 현장조치 없이 이탈하여 70대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살인행위 같은 음주운전의 위험성은 이미 각종 매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왜 음주운전 사고가 반복되는 것일까. 음주운전 사고는 무참히 타인을 ‘살해’하는 행위와 같으나, 사고가 발생하면 사회적으로 공분을 샀다가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또다시 술에 취해 운전대를 잡는 습관적 행동이 문제라는 인식이다. 그렇다면 음주운전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대책이 무엇일까. 첫째, 음주운전에 대한 관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국가적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병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나라는 술에 대한 관대한 인식이 팽배해 있어 술을 마시고도 스스로 이 정도는 괜찮다는 안일한 인식이 습관적으로 운전대를 잡는 행태로 이어지고 있다. 둘째,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무조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음주운전에는 한 치의 관용도 있어서는 안다. 술을 한 잔이라도 마신 경우 운전대를 잡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교통선진국인 일본·스웨덴·독일 등은 이미 오래전에 우리나라 기준보다 강화된 혈중알코올 농도 0.03%로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2002년 단속 기준을 강화해 지난 10년 사이 음주운전 사망자 수가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효과를 톡톡히 봤다. 셋째,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한 음주운전 방지장치 장착을 의무화해야 한다. 차량 시동 전에 혈중 알코올농도를 의무적으로 측정하도록 하여 음주감지 시에는 차량 시동을 제한하는 제도를 시급히 도입해야 할 것이다. 미국·유럽 등은 이미 같은 제도를 도입·운영하고 있다. 음주운전은 적발 후에도 다시 음주운전하는 습성이 높은 것으로 통계에 나타났다. 매년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소폭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재범률은 2012년 42%에서 2016년 44.5%로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심각하다. 2015년 마약류 사범 재범률(37.6%)보다 같은 해 음주운전 재범률(44.4%)이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재범률이 높은 음주운전 차량에 대해서는 첨단형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장착하여 자동차를 시동할 수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음주운전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법·제도 강화가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 스스로 음주운전은 살인행위이고 타인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 범죄행위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김영철 한국교통안전공단 경기남부본부 안전관리처 차장

[천자춘추] 경청을 넘어 소통으로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도 어느새 청년의 시기에 다다랐다. 그동안 가장 달라진 모습 중 하나는 지방자치단체장 또는 지방의회가 중앙정부의 의견에 주목하기보다는 시민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중앙정부에서 각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을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도 없기 때문에 현장을 중심으로 한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시민들의 관점에서 행정을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시민들의 주장에만 시선을 고정하다 보니 과거에 비해 부작용도 발생하게 된다. 이런 문제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화장장의 건설과 관련된 갈등이다.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화장에 대한 인식이 꾸준히 개선되어, 화장장에 대한 사회적 수요는 증가했는데, 그 수요에 부응하는 공급은 많은 난관을 겪고 있다. 화장장이 비선호시설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시민들이 원하는 시설이지만, 일부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시설.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시설이라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우리 마을에는 오지 않기를 바라는 시설이 바로 화장장과 같은 비선호시설이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는 이러한 시설을 만들어 달라는 광범위한 요구에 직면하면서도, 막상 어느 한 곳에 그런 시설을 지으려면 격렬한 저항에 직면하고 좌절하곤 했다. 다수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서는 소수가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밀어붙이기식 접근은 불공평하다는 주장 또한 강력하다. 이럴 때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는 어느 한 쪽의 주장을 들어주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최근 춘천시 동산면의 사례는 이런 의문에 새로운 답을 주고 있다. 화장장을 반대하던 마을 주민들이 화장장 건립을 피해로만 인식하는 대신에 기회로 보기로 한 것이다. 춘천시가 지역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을에 경로당을 지어줬는데, 주민들이 그 건물 1층에 정육식당을 개점한 것이다. 주민들은 마을에서 직접 키운 한우를 잡아서 중간 유통에 드는 비용을 절감했고, 이는 질 좋은 한우를 경제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경쟁력이 됐다. 처음에는 식당 운영의 노하우가 부족해 주민들 인건비 주고 나면 남는 게 없었지만, 차츰 경험이 쌓이면서 작년부터 흑자로 전환했다고 한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 역할은 단순히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은 아니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주민들에게 새로운 정보도 제공해야 하고, 주민들이 새로운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도록 도전도 해야 한다. 많은 주민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풀어주면서, 다른 소수의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걱정도 해소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방안을 찾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전형준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 교수

[천자춘추] 사명감, 너란 존재

탕탕. 남양파출소장이었던 故 이강석 경감의 생사를 가른 총소리였다. 2015년 경기도 화성의 주택에서 한 남성이 사제총기로 자신의 친형 내외를 살해했다는 신고를 접하고 현장에 진입하다가 그 총탄에 맞아 명을 달리한 것이다. “모른 척 돌아서 가면 가시밭길 걷지 않아도 되었으련만 당신은 어찌하여 푸른 목숨 잘라내는 그 길을 택하셨습니까…” 작년 현충일 기념식에서 탤런트 이보영 씨가 차분하게 읽어 내려간 추모 시는 깊은 울림을 남겼다. 경찰의 경우 매년 15명 정도가 치안 일선에서 순직하고, 1천800명이 넘는 공상자가 발생한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으로는 잘 이해되지 않는다. 그들도 누군가에게는 분명 둘도 없는 소중한 가족일 텐데, 경찰이기전에 한 인간으로서 공포심을 느꼈을텐데 ‘어찌하여 모른 척 돌아서지 않고’ 망설임 없이 뛰어들었을까. 그러나 위험한 현장에 뛰어들었던 경찰관들의 대답은 뜻밖에 단순하다. “내가 해야 할 일이어서”, “경찰이니까” 경찰이라는 사명감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마저 내놓게 만든 힘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사명감은 손익 계산적인 판단을 무력화시키며 어떠한 무기보다도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매일 1만5천건 이상의 112신고를 처리하면서 단 몇 초의 골든타임 안에 국민의 안전을 확보해야 하는 급박하고 어려운 경찰 업무에 있어 사명감은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사명감이 제대로 갖춰지고 힘을 발휘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위험한 현장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인력과 장비, 훈련과 매뉴얼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경찰관 자신의 안전이 위협 당하지 않아야 위험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하는 일에 맞는 권한과 책임이 주어져야 한다. 물론 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하는 교육과 감시는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건을 처리하고 있음에도 사사건건 타 기관의 지휘를 받도록 한다면 누가 사명감을 가질 수 있겠는가?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찰에 대한 사회의 믿음과 존중이다. 예견할 수 없는 수많은 위험 앞에서 당당하게 맞서게 하는 힘은 상관의 명령도, 그 흔한 매뉴얼도 아니다. 자신을 믿고 지지해주는 국가와 국민이 있고, 자신은 그러한 국민을 지키는 중요한 존재라는 자부심이다. ‘피그말리온’의 끊임없는 믿음과 사랑의 손길이 차가운 돌조각마저 아름다운 여인으로 바꾸었듯, “우리는 당신을 믿는다”는 메시지는 모든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뇌의 회로를 마비시키고, 위기의 순간에 초능적인 힘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 사명감, 지금 다시 호출이 필요하다. 주취자에게 얻어맞고 억지 민원에 시달리며 자부심은커녕 자존감마저 상실한 요즘의 경찰관들에게 “당신들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느끼게 할 사회적 제도와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 윤성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

[천자춘추] 소확행

작년 말 2018년 트렌드 예측에서 1번으로 떠오른 단어가 ‘소확행’이다. 그런데 이것이 올 상반기 소비나 생활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단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듯하다. 소확행, 즉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1990년대에 처음으로 사용한 말이며, 작년 한 해를 대표한 단어 욜로(YOLO)에서 직접 자기자신에게 더욱 충실해진 결과라고 한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작고, 사소한, 일상적인, 보통의, 평범한’과 기존의 ‘꿈’이라면 크고(원대한), 불가능하더라도 도전의 의미가 있는,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인생의 장기적인 목표가 아니라, 매일매일을 꿈꾸고 내가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 지금 우리사회를 되살펴보면, 젊은이들의 삶이 쉽지 않은 취직, 목표가 불분명한 공부, ‘을’의 위치에서 느끼는 사회적 불만, 자녀 한 명 키우기도 빠듯하다고 느끼는 절망감에서 미래보다는 지금 현재의 삶에 만족하려는 그들의 새로운 분출구로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비단 젊은이뿐만 아니다. 요즘 중장년층에 가장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이 ‘나는 자연인이다’ 라고 한다. 그 흔한 연예인 한 명 출연하지 않는데도 이 프로그램이 인기 있고 장수하는 이유는 팍팍해진 삶과 책임감으로 점철되어 피폐해진 삶을 피해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현재 한국의 중장년들에게는 다른 것이 아닌 먹고 사는 것과 자기자신을 위한 삶에만 충실하고 싶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소확행의 영향으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중의 하나가 ‘슬로우 라이프(slow life)’ 경향이다. 도시에서의 꽉 짜여진 바쁜 생활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활, 도심에서 느끼는 새로운 기쁨으로 ‘텃밭 가꾸기’에서 더 발전된 지역 특화된 농촌 체험과 먹거리를 연계한 ‘팸투어’, 주말 농부 농촌체험 등이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농촌도 이에 발맞추어 새로운 트렌드를 잘 이용하는 사업의 연구 확대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물론 현재도 농촌체험이 많이 생겨나고 늘어나고 있다. 팜핑, 팜파티, 계절마다 있는 수확체험 농장, 농가공품 만들기 체험 등의 활성화되고 있다. 도시민이 농촌의 삶과 농업을 이해할 수 있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농촌의 소득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면, 도농교류의 좋은 제도로 정착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도시민들이 찾는 확실한 행복뿐만 아니라, 농촌에서 사는 사람들(농업 경영인)의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과 그들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현실을 보는 것도 필요하다. 농촌은 도시민들의 삶을 충전하는 장소만이 아니라, 농업경영인들이 오늘을 같이 살아가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오늘도 부족한 일손을 구하기 위하여 동분서주하며, 수확을 위하여 봄부터 많은 땀방울을 쏟으며 살아가는 일터임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서재형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

[천자춘추] 스마트시티로 미래를 열자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시티 열풍이 불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해 도시 관리 효율화 및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도시를 일컫는다. UN이 발표한 세계 도시화율 전망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30억 명의 이상의 인구가 도시로 유입된다. 도시인구의 증가는 주택부족, 교통혼잡 등 도시 인프라 부족현상을 심화시키는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스마트시티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시티는 총체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기술과 서비스를 담는 혁신 플랫폼으로 4차 혁명의 핵심기술과 서비스가 도시공간을 대상으로 구체적으로 적용된다. 현재 아시아에서 스마트시티 구축분야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나라는 싱가포르다. 벌써 2년 전인 2016년 싱가포르는 스마트네이션(Smart Nation)이라는 전략을 수립하고 스마트도시 구축을 국가 전략으로 채택하였다. 산학연 협조강화를 위해 난양공과대학(NTU)을 스마트시티의 테스트베드로 하여 각종 관련 서비스를 구현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본교 캠퍼스 내 클린테크파크(CTP)에는 싱가포르 최초 자율주행차량 실증단지가 운용되고 있다. 유럽의 경우는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등이 스마트시티 및 관련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전기차의 폐 배터리를 운동장 부지에 매립하여 전기저장장치로 재활용하고 있다. 프랑스는 와트웨이(Wattway)라는 태양광 판넬로 구성된 도로를 2016년부터 실제 운영하고 있다. 이는 실제로 도로의 표면의 10%만 차량이 점유한다는 점에 착안, 도로표면의 나머지 90%는 태양광발전에 이용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다. 독일은 자동차의 나라답게 친환경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차 확산을 위해 충전 인프라의 개선이 필수적인데 독일은 전기차 무선충전장치를 주차장에 설치해 활용하는 것이 테스트를 넘어 벌써 실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우리 공사도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한 노력을 이미 시작하였다. 판교 제2테크노밸리 1단계 부지(22만㎡)에 내년까지 자율주행 실증이 가능하도록 관련 인프라를 조성한다. 공사는 여기서 쌓은 노하우를 고덕국제신도시 서정리역복합개발 및 앞으로 추진하는 테크노밸리와 뉴타운 등에도 활용하여 사회적 책임관점에서 지역을 대표할 스마트시티로 개발하고자 한다. 스마트시티는 앞으로 국가의 미래와 경쟁력을 결정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 함께 새로운 미래의 도시를 만들어 보자. 김용학 경기도시공사 사장

[천자춘추] 성평등한 참여환경 조성이 필요

여성이 권리를 가진 한 인간으로 공적인 영역에 나아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세계 여성의 날의 기원이 된 미국 여성 노동자들의 궐기가 1908년에 일어났다는 점에서 여성의 참정권과 노동의 기본권은 실제 100여 년의 역사를 통해 성사된 일이다. 여성운동 및 평등사회에 대한 요구는 여성의 참여 권리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혹자들은 여성들의 교육기회가 균등하고, 사회진출이 확대된 지금 여성을 위한 별도의 정책과 지원이 필요한지를 묻는다. 아마도 그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는 여성회관의 기능과 존속에 관한 것이다. 여성회관은 두 측면에서 시대적 도전을 받아왔다. 한 측면은 주민자치센터 및 평생교육기관의 설립에 따른 평생교육과의 차별화이고, 또 다른 한 측면은 변화하고 있는 여성 및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기능으로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여성의 사회참여 활동을 위한 공간 이용의 요구를 조사하였다. 공동체의 필요성 증가로 여성의 참여와 소모임 등이 활발하지만, 여성들은 참여 환경 조성 및 권리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공공정책이 여성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성 스스로 삶의 주체로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요구하였다. 예를 들어, 여성들은 아이가 학교 및 유치원 등에 간 시간만 소모임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없고,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도 그 시간에는 기관의 자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접근할 수 없었다. 놀라운 것은 소모임을 위한 공간을 요구할 때, 여성들의 소모임을 시간이 남는 여성들의 수다 정도로만 인식하고 공공시설을 빌려줄 수 없다는 차별적 태도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사회참여를 고민하고 지원하는 기관이 필요한데, 여기에는 성평등한 참여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이 포함된다. 그렇지만, 1개 기관이 그 기능을 다 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기관의 수를 확대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기존의 여성회관은 지역사회의 기관과 여성들을 네트워크하고, 지역사회의 공공시설이 여성의 사회참여를 지원할 수 있도록 성인지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개선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여성회관의 공간을 지역사회 여성들에게 개방할 뿐 아니라, 지역 내의 유휴공간을 파악하고 네트워크하여 여성들의 모임 공간으로 활용되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정보를 연결하는 것이다. 앞으로 여성회관은 여성 및 성평등한 참여의 중심에서 성평등 참여의 플랫폼 역할로서 그 위상을 전환해 갈 필요가 있다. 임혜경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

[천자춘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작은 실천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가 ‘사회적 가치와 책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지난 3월 ‘국민이 주인인 정부의 실현’을 위해 ‘정부혁신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정책과 자원배분의 우선순위를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전환한다고 했다. ‘사회적 가치’는 경제적 가치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인권, 안전, 고용 등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가치를 뜻한다. 이러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윤리와 행동강령 격이 ‘사회적 책임’이다. 미국의 경영학자 아치 캐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단계별로 4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1단계 경제적 이윤창출, 2단계 법률 내 경영활동, 3단계 건전한 사회발전 부응, 4단계 수익의 일정부분 사회 환원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기업들은 경제적 성과를 중시해 왔다. 법규를 준수하며 좋은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와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매진해 왔다. 그러나 최근 사회는 기업에 보다 더 많은 사회적 가치의 실현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 공사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코자 지난 11월 사회적 책임이행 국제표준인 ISO 26000을 도입하고 경영의 각 부분을 글로벌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시민단체, 전문가 등과 함께 상생협력위원회 출범을 통해 사회적 가치실현 추진을 대외적으로 선언하였다. 이외에도 공사는 공사만의 특화된 다양한 사회공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저소득층 학생에게 장학금 지원, 지역아동센터 학습공간을 개보수, 취약계층 공동생활시설 리모델링해 등이 대표적이다. 본인도 사랑의 헌혈, 결연가정 후원 등 공사 내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참여뿐만 아니라, 결혼식 주례 재능기부 등 개인 차원의 활동도 하고 있다. 새싹이 솟아 꽃을 피우듯 모든 변화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된다. 작은 변화로부터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성과가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길 기대해 본다. 김용학 경기도시공사 사장

[천자춘추] 팩스와 문자와 배려

팩스는 1980년대에 모사전송이라 해서 공문서를 우리 사무실 기계를 전화선으로 상대편 기기에 연결해서 문서를 복사해서 전달하는 획기적인 문서발송 수단이었다. 당시로써는 과학적인 일이었고 요즘으로 말하면 자율주행 자동차의 초기단계를 보는 것 같았다. 동시에 같은 청사 내에서 바로 옆 과에 팩스로 문서를 보내는 것을 보고 당황스럽기도 하였지만 참 귀찮은 스타일의 직원이라는 생각을 한 기억이 난다. 이 팩스에도 물론 기록지가 있기는 한데 실제로는 문서의 내용까지 확인되는 것은 아니고 우리 편 몇 번 전화번호를 타고 상대방에게 몇 시에 도착하였다는 정도의 증거만 남는 초기적인 인증시스템이다. 그래서 통상은 팩스를 보내고 받았는가를 전화해서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처럼 장황하게 팩스에 대한 사전 설명을 하는 이유가 있다. 개인 일로 신청한 일이 다른 업무와 중첩되면서 잠시 유보를 해야 할 상황이므로 그 내용을 적은 신청서를 팩스로 보냈다. 그리고 3일이 지났다. 혼자 상상했다. 아마도 그 기관의 팩스기에 이곳저곳에서 보내는 홍보전단지 등에 나의 서류가 섞이면서 이면지 함으로 직행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원본을 다시 뽑아서 빠른 등기우편으로 보냈다. 등기우편료 2천460원을 카드로 계산했다. 출장 가는 길에 내비게이션으로 우체국을 찾아내어 차를 세우고 들어가 발송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참으로 고맙지만 떨떠름한 전화를 받았다. 귀하의 신청서는 팩스가 도착하여 접수하였고 결재를 통해 처리 완료되었다는 내용이다. 오늘 받은 등기우편물에는 핸드폰 번호 등 개인정보가 있으니 반송할까 폐기해도 좋은가를 물었다. 갑자기 500원 벌금 내라고 2천 원짜리 등기우편을 보냈다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동시에 스마트폰 문자는 1건당 얼마인가 궁금하다. 핸드폰 요금방식에는 돈 안 내는 문자 기본 건수가 있다고도 한다. 1980년대처럼 다이얼 0번에 작은 자물통을 채우고 시외전화 통화를 위해 장부에 올리는 시대는 지났다. 사무실 공공요금 절감을 위해 총무팀이 점검을 하는 시대도 아니다. 이런저런 업무를 하면서 창구근무자와 실무자들의 작은 배려가 큰 도움을 줄 수 있구나 생각했다. 他山之石(타산지석). 오늘도 배우고 스스로 깊이 있게 반성하며 살아가자. 이강석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천자춘추]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다

청년들이 자기의 마음에 드는 일자리를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들다고 한다. 100세 시대를 맞는 노년세대는 정년 이후의 새로운 호구지책을 이어갈 일자리가 절실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경제가 어렵다고 하며 오늘보다 내일은 사업이 좀 나아질까 하며 힘겨운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기업들은 자금을 쌓아두고도 새로운 먹을거리창출보다 정부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최저임금 16.4% 인상과 주당근로시간 52시간으로의 단축 등 노동환경의 변화는, 가뜩이나 어려운 일자리창출을 위축시키고 있는 현실이다. 경제적 약자와 국민복지를 위한 노인복지 유아복지 건강복지 사회복지 장애인복지 등 각종 수많은 복지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복지정책의 다양성만큼 실제 복지수혜를 입는 당사자들이 느끼는 마음은 항상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무릇 가정에 일자리가 생기면 웃음꽃이 피어나고 일자리가 없어지면 가난이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 최상의 복지는 일자리 창출에 있다. 우리 인간 사회에서 먹고사는 문제보다 더 시급한 것은 없다고 본다. 특히 꿈과 미래를 책임질 청년이 자신의 꿈을 위해 인생을 설계하고 실천해 나갈 일자리가 없어 거리를 방황하고 있다면 참으로 서글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흔히 경제학을 일컬어 돌이킬 수 없는 과거와 불확실한 미래 사이에서 무언가를 선택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모든 경제 행위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선택에 따라 미래의 보상을 받을 수도 있고 엄청난 대가와 비용을 치를 수도 있다. 따라서 미래의 불확실성과 위험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전략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너무나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국제적인 경제 메커니즘의 변화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로의 진입은 우리에게 많은 시대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변환기의 정책결정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요즘 고통분담이라는 말이 자주 쓰이고 있지만 부익부 빈익빈의 현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국가 예산으로 퍼주기식의 복지정책을 펴며 국민의 불만을 해소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 12위권에 드는 나라가 됐다지만 국민소득 3만불의 나라가 국민소득 5만불 이상의 선진국의 복지만 바라보고 퉁을 부린다면 실로 어려운 문제에 직면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하여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새로운 내일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일자리 창출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기업이 만들어 가고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많은 예산의 배분을 통해 기업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각종 규제를 과감히 풀고 자유 시장원리에 정책의 로드맵을 맞춘다면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어 많은 세금으로 충당되는 복지자금은 줄이면서도 새로운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보편적 복지를 누릴 수 있다. 신현태 前 국회의원

[천자춘추] 맞춤 취업을 위한 도전

▲ 최무영 하남시취업지원학교 교수·이학박사 일자리 정책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이슈로 대두한 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하는 등 정책 성공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러한 노력에 부응하고자 하남시는 전국 최초로 청년 일자리를 위한 ‘취업대안학교’를 설립하여 취업준비생에게 정밀한 멘토링을 통한 맞춤 취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각종 직업 분야에서 수십 년씩 내공을 쌓은 은퇴자를 대상으로 취업 컨설턴트 교육을 해 자격증을 취득하게 하고, 그중 우수자를 선발하여 행훈장(행복을 주는 훈장)이란 명칭의 교수진을 구성하여 실제 경험에 입각한 취업교육에 투입하고 있다. 즉, 대학교수, 고위공무원, 대기업 임원 출신을 선발하여 취업준비생에게 취업에 필수적인 요소를 1:1 멘토링 형태로 정밀 지도하여 구직자와 기업 간의 미스매칭을 해결, 맞춤 취업을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대기업이나 공기업 중심의 취업 지향을 나름 알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생각을 바꾸게 하여 수년간의 취업 재수 생활을 접게 하고,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기회를 잡게 함으로써 새롭고 알찬 인생을 살아가게 함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오히려 늘고 있는 구직단념자들에 대한 배려를 통해 고용상황을 개선하고자 함께 노력하고 있다. 그들에게 먼저 자신의 가치관과 자존감을 키워 비전을 세우게 하고, 설정한 비전과 일의 가치관에 합당한 진로설계를 통해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며,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과 첨삭 코칭으로 실전 근육을 단련하고, 유형별 면접 기법을 익히게 하여 실전 역량을 갖추게 함으로써 구직자와 기업과 맞춤으로 취업 성공을 도모한다. 이는 일반 취업 학원에서 3~400여만 원이 드는 수강료를 절약하게 함으로써 일거양득의 효과를 올리게 하는 등 취업준비생에게는 꿈같은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 취업 후에도 기업과의 유대강화를 통해 중소기업의 고민인 이직률을 떨어뜨리는 사후관리도 소홀히 하지 않을 계획이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결과는 창대하리라”는 말과 같이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아 참여자가 많진 않지만 보다 많은 취업준비생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대하면서 사업 성공을 기원한다.최무영하남시취업지원학교 교수·이학박사

[천자춘추] 가정의 달, 삶에 가장 큰 선물은 가족

5월 하면, 대다수가 가정의 달이라 생각하고 가족을 떠올린다.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가족과 관련된 날이 많다. 이 많은 날의 의미는 가족의 소중함과 네게 가장 큰 울타리이고 삶에 소중한 선물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최근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결국엔 공휴일로 지정되지 못했다. 가족 문화가 바뀌고 있고 그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 가슴 한편을 서늘케 하고 암울함을 느끼게 한다. 최근 언론에 고독사라는 기사를 자주 접하게 되어 안타까운 마음과 씁쓸함이 교차한다. 60, 70년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우리 가족문화도 경제성장만큼이나 빨리 변화됐다. 대가족 중심의 가족문화는 가족애의 문화를 형성해 왔다. 물론 대가족 제도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고부간의 갈등이나 ‘시월드’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의 단어가 탄생하기도 하였다. 80, 90년대 들어서면서 핵가족화로 인한 4인 가족의 문화가 주류를 이루었으며, 한두 자녀로 인하여 귀한 대접을 받으며 자녀 중심의 가족문화가 형성됐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산업의 고도화와 더불어 많은 변화가 이루어 왔다. 베이비붐 세대나 에코세대의 자녀들은 또 다른 가족문화를 형성하면서 성장해 왔다. 급속한 1인 가족(2016년도 기준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27.9%) 비혼, 이혼, 사별, 등 증가로 인하여 사회적 여건이 변화하기 시작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미래 가족 변화의 사회경제적 영향과 정책 과제’ 보고서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현재 가장 흔한 가구 형태는 부부와 미혼 자녀가 함께 사는 가구라고 한다. 그러나 2020년부터 부모와 어린 자녀가 함께 사는 가구는 가장 전형적인 가족이라는 지위를 잃을 것으로 전망하며 ‘부부+자녀’ 가구 수가 대폭 줄어드는 까닭은 젊은 층의 미혼율이 높아지고 결혼하고도 자녀를 낳지 않는 젊은 부부가 늘고, 자녀를 독립시킨 뒤 둘만 사는 노부부도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새들도 어미의 지극한 보살핌 속에서 스스로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 둥지에서 머물러 생활한다. 우리 인간들도 마찬가지로 세상에 잉태하면서부터 엄마의 체취와 가정이라는 안락함 속에서 보호받고 성장하여 사회에 진출하게 되고 새로운 부모가 된다. 이런 가족의 가치와 소중함을 생각하여 필자는 5월 8일을 ‘가족의 날’로 칭하고 공휴일로 지정하여 대한민국 방방곡곡 가족의 웃음소리 울려 퍼지는 행복한 그날이 될 수 있도록 감히 제안을 해 본다. 아울러 가족문화만큼은 옛 문화와 현재문화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서 새롭고 이상적인 가족문화가 하루속히 현실로 자리 매김 될 수 있도록 사회가 동참하여 정착되기를 간절히 호소해 본다. 김동진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지회 본부장

[천자춘추] 여성이 행복한 수원을 위하여

사단법인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소속으로 경기도에는 31개 시군별로 여성단체협의회가 구성되어 있으며 수원시여성단체협의회는 34년 전인 1984년 2월에 구성되어 여성들의 권익향상과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수백 년 동안 내려온 가부장적 사회관습과 육체의 힘이 곧 사회에서의 힘이었던 사회에서 근력이 약한 여성들은 온갖 억압을 받으며 살 수밖에 없었지만 산업혁명이 3번 이루어지면서 사회에서 요구하는 힘과 능력은 육체의 근력에서 지적인 능력과 문화예술적인 창작 능력 등으로 변화되었다. 이제는 3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나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하던 것들이 현실이 되어 우리 생활에 많은 편리함을 주고 있음을 느끼며 이미 4차 산업혁명은 시작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그 편리함이라는 것이 사람의 감각도 대신하여 주지만 우리 여성들에게 더 반가운 것은 모든 일에서 필요한 육체적 힘이 훨씬 더 적어졌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회 모든 분야에서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과 봉사가 그만큼 더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성에게는 모성애라는 것이 있다. 어머니의 마음. 세상 모든 일이 이루어지는데 있어서 이 어머니의 마음이 기본이 되어 움직인다면 사회가 지금보다 훨씬 더 따뜻해질 것이다. 국가에서 가장 공정하게 치르는 몇몇 직종의 임용시험에서 여성들이 절대적으로 높은 합격률을 나타내는 것에서 우리 여성들의 능력을 현실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이런 우수한 능력에 어머니의 마음을 담아 수원시여성단체협의회에서 주안점을 두고 실시하는 봉사활동은 양성평등교육, 성폭력예방교육, 가사도우미 무료알선 그리고 최근 우리 사회에 주요 구성원이 된 다문화 가족에 대한 지원활동이다. 여성도 일 속에서 행복을 찾고 싶다. 여성이 행복하면 가정이 행복하고 가정이 행복하면 온 세상이 행복합니다. 최수아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수원지부장

[천자춘추] 아름다운 동행

이제 봄의 끝자락에 봄꽃보다 더 아름다운 삶의 ‘아름다운 동행’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건강한 삶에는 스치며 지나쳐 버린 작은 일들이 호스피스완화병동에서는 아주 소중한 추억으로 삶의 마무리를 정리해가고 있다. 추억 하나, 어린아이는 아빠와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아빠에게 자기들의 꿈에 대해 얘기해주고 싶다며 아빠와의 행복했던 시간들과 꿈에 대해 아빠에게 들려준다. 아빠는 어느새 훌쩍 커버린 아이들을 보며 밝게 자라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그리고 소망합니다. 아빠를 기억할 수 있도록 두 손 꼭 잡은 석고상도 만들어 색칠한다. 그리고 아빠와 아이는 마음속에 숨겨둔 사랑을 표현하며 편지 나무도 만들고 가족들과 한 글자씩 한 글자씩 읽어본다. “사랑한다”, ‘미안했다”, “고마웠다”고 고백하며 또 하나의 추억을 새긴다. 추억 둘, 아내와 커피를 먹으며 데이트했던 기억이 너무 오래되었다며 아내와 데이트하고 싶다며 화이트데이 날 외출을 고대한다. 그의 소망으로 오랜만에 환자복을 벗고 화이트데이를 맞아 아내에게 달콤한 사탕 선물을 하고 아내와의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소중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저의 작은 희망사항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예쁜 쪽지를 간호사에게 전해준다. 추억 셋, 너무 착한 우리 아내 생일날 깜짝 파티를 열어주고 싶다며 어린아이와 함께 준비한다. 어린 딸은 엄마의 예쁜 고깔모자를 만들고 “우리 예쁜 엄마 사랑해”라고 엄마 품에 꼭 안긴다. 그리고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초청해 생일파티를 연다. 그리고 “사랑해”, “고마워”라고 긴 입맞춤을 한다. 추억 넷, 사업 실패 후 10년 넘게 산 속에 살면서 가장 역할을 안했던 이런 나를 다시 받아준 가족과 소풍가고 싶다고 소망을 전한다. 그리고 마음의 상처를 받았던 가족은 우리 아빠이기에, 우리 남편이기에 소풍에 기꺼이 함께 한다. 그리고 편안 가족으로 돌아온다. 아직 슬픔이 가시지 않은 사별 가족은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울고 웃어본다. 이제 내 남편, 엄마, 아빠를 추억하며 당신을 위해 기도합니다. 아프지 않은 곳에서 밝은 미소로 나중에 만나기를…. 호스피스완화병동은 환자와 그 가족의 고통 슬픔 기쁨의 길을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자다. 호스피스 완화 의료는 사랑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동행’이다. 조미숙 경기도의료원 운영본부장

[천자춘추] 청년 일자리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018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2만3천명이 증가했고, 실업률은 4.1%로 전년 대비 0.1%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부터 증가세를 이어오던 제조업 취업자수는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고 청년실업률은 10.7%에 달하고 있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니트증후군’(극심한 취업난에 취업 자체를 포기하는 현상), ‘호모 스펙타쿠스’(취업 불안감에 학력·학점·외국어·자격증 등 스펙에 매달리는 취업준비생), ‘무민세대’(無(없다)+Mean(의미)+세대의 합성어로 무의미에서 의미를 찾는 젊은 세대)와 같은 심각한 취업난 상황을 빗댄 자조 섞인 신조어들은 창업과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정책담당자로서 청년실업률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임감을 더욱 느끼게 한다. 높은 청년 실업률은 반도체·조선·자동차 등 기존 주력산업의 고용창출력 둔화, 3D업종 기피 등 일자리 양극화로 인한 일자리 쏠림 등에서 기인한다. 일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3~4년 이내에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인 에코세대 39만명이 취업시장에 가세한다는 전망이 있으니 청년일자리 부족이라는 어려움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년 취업을 촉진하기 위한 방법은 제조 중소기업의 일자리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대적 임금격차를 줄이고 중소기업의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것과 더불어 자신의 미래를 맡길 수 있는 중소기업을 많이 창출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2조 9천억원 규모의 청년일자리대책 추경예산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였고 21일 통과되었다. 청년일자리대책은 중소·중견기업 취업 청년에 대한 목돈 지원, 주거비 부담 경감, 교통비 지원 등 통해 실질소득을 대기업의 90% 수준까지 높이는 것과 함께 청년고용 민간기업 지원, 청년창업 활성화 유도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정부는 이러한 추경사업과 함께 혁신성장, 규제혁신, 교육혁신, 노동시장 구조개선 등을 통해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들이 이러한 대책을 통해 고용절벽을 뛰어넘어 한국경제를 이끌어갈 핵심인력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영신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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