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희망을 먹고 사는 새해가 되자

가는 해는 아쉬움이고 오는 해는 희망이라 한다. 희망은 심신을 움직이는 활력소이며 생활의 원동력이다. 산다는 것은 곧 희망을 품는다는 것이다. 아침에 태양이 뜨면 온 천지가 밝아지고, 태양이 지면 아무리 달이 밝다 해도 어둠에 싸인다.그래서 희망은 곧 인생의 태양이라고도 한다. 희망의 태양을 가진 인생은 밝고 활기차다. 그러나 희망의 태양이 꺼지면 인생은 곧 암흑으로 변한다. 우리 마음 속에 희망의 태양이 솟을 때 비로소 삶에 활기가 넘친다. 희망의 태양을 마음속에 품고 긍정의 눈으로 인생을 살아가자. 항상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면 그 인생은 기쁨과 희망으로 넘쳐 난다. 희망의 씨앗을 내 인생의 밭에 뿌리자. 나의 밭을 잘 가꾸고 거두어 희망을 먹으며 밝고 행복한 미래를 가꾸어가자. 희망이 없으면 새해의 의미가 없어진다. 새해는 희망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이제 무술년 황금 개띠의 새해를 맞이하면서 다시 한번 나 자신을 돌이켜 보고 한 해를 성찰하는 일이야말로 우리 모두를 만족시키는 삶의 가치가 된다. 내 인생의 밭에 푸른 희망의 나무를 심으면, 그 인생은 밝고 행복한 인생이 된다.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에서 “희망이 없는 것은 죄악이다”라고 했다. 새해를 맞으면서 누구나 올해 반드시 실천해야 할 목표를 세웠을 것이다. 한, 두 가지일 수도 있고, 여러 개일 수도 있다. 소소한 것에서부터 거창한 것에 이르기까지 사람에 따라 다양한 목표와 소망을 가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끝까지 지켜내면서 실천하는 일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내일은 우리 눈에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다. 그러나 내일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 내일을 위해 희망을 품는다. 내일을 위한 희망이 곧 미래를 결정한다. 인간만이 현재를 넘어서 더 나은 미래를 내다보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는 존재이다. 올해 6월부터 치러질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 추첨을 마치고 “세계 1위인 독일은 안 걸렸으면 했는데 독일이 같은 조라 심리적 부담은 있지만, 희망을 품고 준비하겠다”고 한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의 소감과 같이 희망은 준비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다. 무술년 황금 개띠 해에 희망을 만들어 그것을 먹고 살아가는 희망찬 새해를 설계하자. 최무영 한국천사운동중앙회 본부장

[천자춘추] 코인의 추억

새해가 되어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식사를 하는데, 유독 얼굴이 어두워 보이는 친구가 있어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대학생인 자식 때문에 요즘 너무 힘들다고 하는 것이었는데, 사연인 즉 하루에도 몇 번씩 냉·온탕을 오가는 심리상태의 딸이 걱정되어 유심히 지켜보니, 시도 때도 없이 휴대폰을 확인하고, 얼굴이 밝았다가 어두워지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처음엔 연애를 하는가 싶었는데 아닌 것 같아 물어보니 작년 친구와 함께 가상화폐를 구입하였고 며칠 만에 많은 돈을 벌자 친구들에게 고리로 돈을 빌려 추가로 사고팔고를 반복하였으며 결국 상당한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친구는 아직도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딸의 가상화폐 매매를 보고 뭐라고 하였는지 물어보니 “내가 네게 돈을 벌어오라고 하였냐?”며 크게 화를 내었고, 이후 며칠째 냉전 중이라는 것이다. 금전적 손해도 문제지만 딸과 거리가 너무 멀어져 버린 것이 제일 속이 상한다는 친구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작년 나와 함께 나는 꽃이라는 자서전을 쓰며 자신의 인생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딸의 출생을 꼽았던 친구이기 때문이다. 커피숍으로 옮겨 본의 아닌 상담이 진행되었다. 우선 딸이 투자하게 된 것이 본인만을 위한 것일지 가족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행동일 것인지 물 어보니 돈을 번다면 아이의 성품상 가족과 함께 나누었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소규모 건축업을 했던 친구에게 자네도 부도 몇 번 맞았던 것 같은데, 맞느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하였다. 딸이 투자에 실패한 금액과 자신이 부도났을 때 금액을 비교해보면 코웃음 칠 만큼 적은 금액이라고도 하였다. 친구에게 부도났을 때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금액의 다소는 있지만 딸도 비슷한 마음임을 알아차리게 했다. 그리고 그때 친구가 받고 싶었던 위로와 격려가 지금 딸에게 필요할 것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집으로 돌아간 친구는 딸에게 진심을 담은 사과와 함께 친구들에게 빌린 돈과 손해난 금액을 모두 해결해주겠다고 했으며, 딸은 자신이 해야 할 일만 하겠다는 약속도 받았다며 진심으로 고맙다고 전해왔다. 2009년부터 시작된 비트코인은 2011년만 해도 1달러 수준에 머물렀으나 현재는 수천 만원을 호가하고 있으며 다양한 가상화폐까지 생겨나 거래되고 있다. 혹자는 17세기 네덜란드 튤립버블의 21세기형 글로벌 버전이라고도 하는데, 하루에도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등락폭의 종말은 천국처럼 보일지라도 지옥임을 알아차려야 할 것이다. 조상윤 국제사이버대학교 교수

[천자춘추] 무자격 교장 공모제

지난해 11월 도교육청의 ‘학교장 양성 아카데미 정책 연구’라는 공청회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과 반발이 있었다. 학교장 양성 아카데미 수료 교사들을 학교장으로 승진시키겠다는 것인데, 현행 승진 체계를 크게 흔들어 놓아 학교에 갈등과 혼란을 일으킬 것을 우려하였다. 필자는 ‘학교장 양성 아카데미’ 반대 청원에도 불구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교육부의 관련 법령 개정을 예견한 바 있다. 이에 보란 듯이 교육부는 지난 연말(2017.12.26) 무자격 교장 공모제의 전면 확대를 위한 교육공무원 임용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무자격 교장 공모제는 이미 시행 취지와 달리 특정 노조 교사의 교장 공모제로 변질되면서 교직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시켜 왔다. 다양한 교직 경력이 중시되는 학교 현장의 정서 상, 자격증 없이 15년의 교사경력만으로 교장이 될 수 있게 한 무자격 교장 제도는 실로 파격이 아닐 수 없다. 현행 무자격 교장 공모제는 정치화된 교육감 선거의 코드·보은 인사로 전락했다. 특정 노조의 무자격 교장 만들기로 전락하였다는 것은 필자만이 아닌 교육계의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이는 2017년 국정감사에서 무자격 교장 공모제가 ‘특정 노조의 교장 만들기 제도’라는 것에 응답자의 71.2%가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이 또한 진보 교육감들의 자기 사람 심기, 평교사의 장학관 승진과 함께 잘못된 인사로 지적된 바 있다. 인사의 공정성과 교직 전문성을 외면한 현대판 음서제가 아닐 수 없다. 한국교총 조사에 따르면 교원의 81%가 무자격 교장 공모제를 불공정한 것으로 보고 있고, 이의 전면 확대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1회성 인기 영합적 서류 제출과 면접으로 공정성을 잃고 있으며, 오랜 기간 성실히 교육하며 승진을 준비해 온 교원들을 좌절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문 대통령이 말하는 ‘과정의 공정’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교장은 다양한 축적된 경험과 경영 리더십이 특별하게 요구되는 매우 중요한 직책이다. 이에 반해 다양한 경력과 경험이 뒷받침되지 않은 무자격 교장 공모제는 학교에 냉소주의와 비교육적 분위기를 팽배시킬 것으로 보인다. 화기와 질서가 있어야 할 학교가 구성원들의 편 가르기로 인해 갈등과 알력이 만연한 근무 환경이 될까 염려된다. 학교는 존경받는 리더십으로 뒷받침된 교장의 전문성에 의해서 경영될 때 교육의 질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발전할 수 있다. 학교 민주주의라는 미명 하에 학교가 무책임한 선동과 일부 소수 의견이 전체 의사인 양 오도되어 흔들릴 때 학교 교육이 어려워지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이다. 김유성 죽전고등학교 교장

[천자춘추]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은 이미 배웠다

오래전 첫 직장 생활하던 1990년대 초반에 읽었던 로버트 풀검의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다. 정말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은 이미 다 배웠구나! 삶에서 중요한 것은 성공하기 위한 스펙이 아닌 이런 것들이지 하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왔던 기억이다. 그 책을 사서 한참 동안 가지고 있었는데, 결혼과 이사 등의 번잡함 속에 언제인지 모르게 사라지고 말았다. 그런데 요즘 다시 이 책이 읽고 싶다. 생활의 기본을 잊고 있는 것 같아서이다. 간호사로 근무할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손을 씻어라’였다. 하루 몇 번을 씻었는지 기억할 수 없을 만큼 자주 손을 씻었다. 내가 근무하던 곳이 항암치료를 하는 병동이라 무균술에 대한 기준이 상당했었다. 밖에서 들어오면 손을 씻으라는 로버트 폴검의 공중위생 설명은 간호사인 나에게 색다른 감동이자 그 책을 구입하게 한 이유였다. 내가 생각하는 의료인으로서의 기본적인 덕목은 인간애와 자기 정직성이다. 환자를 환자 이전에 인간으로 볼 수 있는 마음 밭이 중요하다. 인간애가 없으면 의료와 간호의 본질은 유지되 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환자의 질병만 돌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돌보는 관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의료인은 다른 이가 나의 행위를 체크하기 때문에 지침대로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실수를 본 사람이 없어도 오염된 기구는 버리고 쏟아진 약은 다시 채우면서 정직하게 환자를 돌보아야 한다. 그것이 의료인의 기본이다. 최근 학교폭력, 가정폭력이 매일 미디어에 오르고, 외로운 사람들의 자살소식이 끊이지 않고, 심지어 의료기관에서 기본이 지켜지지 않아 인명 피해가 발생한 보도를 접하며 우리 사회의 기본 의식이 염려스럽다. 우리 사회에서 남을 때리지 않고, 남의 마음을 상하게 했으면 미안하다고 말하는 관계의 기본이 다시 서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의료현장에서는 인간애와 자기 정직성의 기본이 살아나길 바란다. 더불어 나의 기본을 되짚어 보게 된다. 나의 언어는 폭력적이지 않나? 나 때문에 학생 중 누구는, 직원 중 누구는 힘들어하지 않나? 누군가를 무례하게 대하지는 않았나? 세상을 살면서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이미 배웠음이, 그리고 그것을 점점 잊고 있음이 지금 새삼스레 나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박은영 가천대학교 학사부처장

[천자춘추] 주민들이 시작하는 수원 공유냉장고

수원시 권선구 평동의 주민들이 의미 있고 공동체적인 일을 만들고 있다. 바로 이웃 간의 먹거리를 나눌 수 있는 공유냉장고이다. 수원시 평동마을만들기협의회가 중심이 되어 진행하고 있는 먹거리 나눔 공유냉장고는 빈곤 이웃과 먹거리를 나눌 수 있다. 더 나아가 남는 음식을 이웃과 나눔으로써 음식물쓰레기 절감을 포함하여 먹거리교환으로 이웃과의 소통을 통해 공간적인 공동체를 넘어 먹거리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야심 찬 주민들의 실험이다. 실제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굶는 이웃,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종종 언론을 통해 노출되고 있다. 바로 복지 사각지대가 그것이다. 제도가 아우를 수 없는 빈곤가정이 아직 많다는 사실을 우리 사회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굶고 있는 가정,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공유냉장고 프로젝트는 시민의 먹거리접근권을 마련하기 위한 마을차원에서 진행할 수 있는 민간주도의 공동체 사업으로 볼 수 있다. 공유냉장고 실험은 이미 독일에서는 240여 개의 도시에서 운영 중에 있다. 전체 생산된 음식물의 50%가 버려진다는 독일 국민들의 자각으로 시작되었는데 국내에서도 서울 10여 지역과 지방에서 조금씩 시도되고 있다. 수원시는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 4번 목표인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과 먹거리’ 목표의 일환으로 이러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구시가지를 중심으로 주민주도의 사업을 중간지원조직이 지원하는 형태의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는 수원시 공유냉장고 프로젝트는 행정보다는 중간지원조직과 주민조직들의 시도로 사업을 설계하고 있으며 첫 출발로 평동 공유냉장고가 탄생했다. “2030년까지 기아를 근절하고 영유아를 포함한 모든 사람, 특히 빈곤층과 취약한 상황에 처한 사람에게 일 년 내내 안전하고 영양가 있고 충분한 식량에 대한 접근을 보장한다”. 이것은 2015년 유엔이 정한 2030년까지 세계국가들이 지켜야 하고 성취해야 하는 지속가능 발전목표 중의 하나인 시민의 먹거리 보장 목표이다. 수원시 평동 나눔공유냉장고가 하나의 의미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길 기원해본다. 박종아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천자춘추] 보이차

보이차는 중국서남쪽 운남성(雲南省)에서 생산되는 발효차의 일종으로 독특한 색과 향이 있으며 미생물로 발효한 후발효차 또는 흑차(黑茶)라고도 한다. 보이차의 보이(普)는 운남성 보이현(普縣)의 지방이름으로 최근 보이차 인기가 높아지자 중국정부는 보이시(普市, 푸얼시)로 개명했다. 찻잎은 소엽종 중엽종 대엽종으로 구분되는데 우리나라와 일본은 소엽종, 대만은 중엽종, 중국은 위도에 따라 대중소가 있다. 보이차(푸얼차)는 대엽종의 찻잎을 쇄청(햇볕에 쬐어)건조시킨 모차를 발효시킨 산차(散茶)와 긴압차(緊壓茶)‘로 구분한다. 산차란 찻잎을 뭉치지 않고 우리나라의 녹차처럼 그냥 흩어놓은 차를 말하고 긴압차란 찻잎을 둥글고 납작한 빈대떡처럼 만든 병차(餠茶), 공이나 벽돌 형태, 혹은 버섯 모양으로 딱딱하게 뭉쳐 놓은 차를 말한다. 보이차는 또 제다 방법에 따라 크게 생차(生茶)와 숙차(熟茶)로 나눈다. 차를 완성할 당시 발효시키지 않은 찻잎으로 만든 차는 생차, 발효된 찻잎으로 만든 차는 숙차다. 전통적인 보이차는 생차를 장기간 제대로 보관, 서서히 발효시켜 보이차 다운 맛과 약효를 얻어냄으로 값이 높다. 가짜보이차란 묵힌 시간이 오래되었다고 그 기간을 속인다는 말이지 보이차가 아닌 것을 보이차라고 거짓말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요즘 전국은 보이차 열풍이다. 갈산이 풍부하여 다이어트에 특효라는 광고덕분에 보이차가 대중에게 먹히는 것이 사실 나쁘진 않다. 다만 보이차의 갈산은 우리나라 녹차카테킨과 같아 “소화를 돕고 막힌 곳을 뚫어주며 헌데를 낫게 하고 체지방 감소와 콜레스테롤억제, 숙취해소, 항산화작용에 효과 있음” 이다. 정조代에 태어나 고종代(81세)에 입적하신 초의 장의순(1786~1866)은 우리나라 차(茶)의 경전으로 불리는 동다송(東茶頌) 남겼다. 東國所産元相同(우리나라 차나무는 원래 중국과 같다) 色香氣味論一功(색과 향기와 맛의 효능이 일등공적이다). 보이차와 녹차는 결코 그 근본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식당에 가면 배추김치가 나온다. 국내산과 수입김치, 선택은 자유다. 강성금 수원화성예다교육원장

[천자춘추] ‘안매켜소 운동’

영유아들에게 삶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부모와 안정된 삶과 안락함일까. 그 입장에 살펴보니 안전이 최우선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전을 생각하니 지난해의 일이 떠올랐다. 어린이집과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필자는 운전기사의 공백으로 어린이 전용 차량을 하루 동안 직접 운행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아동 탑승을 위하여 차를 정차하기 전 갓길 정차 신호와 탑승을 위한 어린이 전용 차량 점멸등을 켜고 지도교사에 의한 탑승 지도를 하였다. 그런데 시간에 쫓기는 듯 달려오던 시내버스는 우회전하기 위해 경종을 울려 탑승하는 아동을 위협했다. 보통 삼거리는 주변의 초, 중, 고등학교와 인접해 횡단보도에 초록불이 동시에 켜지고, 초록불이 들어오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우회전이 전면 금지된다. 따라서 어린이 전용차를 우선 보호해야 함에도 아동이 차량에 탑승하는 중에 경적을 울려 아이들을 놀라게 한 버스 기사의 행위가 너무나 황당했다. 어린이 전용 차량이 실시된 지가 4년이 지났다. 일반 운전자도 아닌 대중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버스 기사의 반성하지 않는 행위에 대하여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서의 조사를 받으면서 더욱 황당한 상황에 직면했고 경관과 다투기까지 하는 상황에까지 처했다. 이 시기는 경기도경찰청에서 ‘안매켜소운동’을 경기도 전역에서 활발하게 홍보되고 강화하던 시기였다. ‘안매켜소운동’이란 안전띠 매기, 전조등 켜기, 교통소통을 말한다. 하지만 경관은 아직 우리나라는 어린이 전용 차량 보호에 대해 잘 모른다고 했다. 그렇다면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대중교통 운전자를 법규대로 처리하여 아동의 안전을 지켜달라고 했으나, 차내에 블랙박스가 설치되었냐고 반문하고는 설치가 안 되어 도저히 수사가 불가하다고 하며 버스 기사를 처벌할 근거가 없다고 하였다.상식 밖의 답변과 행위에 대하여 어처구니가 없었으나 더 이상 시시비비를 가리는 데는 한계가 있어 그날 탑승한 아동과 부모님들께 이 날 일에 대해 설명을 하고 함께 안전 교육을 하는 것으로 일단락을 지었다. 필자는 아동 차량 탑승 중 일어난 안타까운 사고들을 겪었음에도 아직도 어린이 전용 차량에 대한 안전 도모가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는 현실에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가지길 바랄 뿐이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어린이 전용 차량이 경광등을 켜면 반대편 차선까지 우선 멈추어서 어린이 안전에 동참하고 있다. 이것까지 바라는 것이 아니다. 단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현행법이라도 잘 지켜지길 바란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다시 한번 인지하여 모든 운전자가 ‘안매켜소운동’을 생활화했으면 한다. 이를 통해 2018년은 어린이 교통안전과 관련된 사고가 없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최창한 道보육정책포럼 회장

[천자춘추] 종현의 죽음과 남겨진 과제들

그룹 샤이니의 멤버 종현이 세상을 떠난 지 한 달이 지나고 있다. 많은 사람이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일부 사람들은 그렇게 유명한 사람도 떠나는데 자신처럼 부족한 사람은 어떻게 살겠냐며 더 우울해했고 일부 우울증 환자들은 자살사고가 더 심해지기도 했다. 그의 죽음이 그 혼자만의 죽음이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현장에서 느끼며 그 죽음이 남긴 과제들을 생각해본다. 종현의 사망은 우울증의 최종적인 결과다. 우울증은 우울감의 차원을 넘어 심한 슬픔이나 우울한 기분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개인의 삶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질병을 말한다. 이 병에 걸리게 되면 기분이 우울하거나 흥미가 감소하고 식욕, 수면이 감소하고 쉽게 피로하다. 생각도 변하여 자존감이 떨어지고 삶이 부정적이며 미래는 절망적이다. 그 최종적인 결과는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종현의 죽음 이후 그의 자살 소식과 유서가 매스컴을 통해 널리 유포되었다. 연예인의 자살은 흔히 ‘베르테르 효과’라 불리는 모방 자살을 낳는다. 그러기에 언론에서는 유명인의 자살을 최소한으로 보도해야 하며 특히 구체적 방법을 언급해서는 안 된다.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언론은 앞을 다투어 구체적인 자살방법과 유서까지 공개하는 우를 범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자살사고로 괴로워했고 그들 중 일부는 모방 자살을 시도했을 수도 있다. 다시 한 번 당부하지만 언론은 유명인의 자살에 대한 보도 원칙을 지켜주기 바란다. 6명 중 한 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우울증은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가벼운 병이 아니다. 감기도 걸리고 싶어서 걸리는 게 아니고 심해지면 폐렴으로 진행하여 죽을 수 있듯이 우울증도 마음이 약해서 걸리는 게 아니고 심하면 자살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병원 가는 것을 꺼린다. 정신과 진료에 대한 편견 때문이다. 실제로 정신과 진료로 손해 볼 수 있는 것은 보험가입 시 거절되는 경우가 있는 정도인데 이 또한 경증 질환의 경우는 차별하지 못하도록 시정된 상태다. 그러니 우울하고 힘들 때는 병을 키우지 말고 가까운 정신과 진료를 받기를 권한다. 병원 치료가 완전히 만족스럽지 않을 때도 있겠지만 대개는 절망적인 상태를 벗어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종현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다. 잊으려 한다고 잊혀지는 것이 아니다. 그를 진정으로 잘 떠나보내기 위해서는 그를 더욱 추억하고 기념하며 그의 노래를 듣는 것이 좋다. 우리의 기억 속에서 더 오래 남아있는 것이 못다 핀 꽃인 고인에 대한 예의이며 잘 보내는 방법이다. 하늘에 있는 고인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한다. “종현아, 많이 힘들었지? 그동안 고생 많았어. 우리는 널 잊지 못할 거야. 하늘에선 아프지 말고 행복하길 바래. 사랑한다, 종현아” 신동근 마마라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천자춘추] 행복뉴스

2017년을 돌이켜본다. 교육현장에는 좋은 일보다 암울한 이야기가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전기요금 인하로 찜통 교실과 냉장고 교실을 조금 면했다. 학교폭력위원회 개최는 일상화되었고, 학생 사안은 고소·고발로 이어지며, 석식 해결을 위하여 거리를 배회하는 학생 등…. 정말 행복을 전해주는 좋은 소식은 없을까? 첫 번째 뉴스다. 학교 현장을 잘 알고 정성으로 섬길 수 있는 분이 새 교육감으로 당선됐다. 정계 진출 등 출세의 발판으로 교육계를 이용하려는 후보자는 탈락시켜야 한다는 경기도민의 민심이 반영된 결과다. 이제 학교는 획기적인 현장 지원으로 교육의 내실을 기할 수 있게 됐다. 두 번째, 학교 교육비를 100% 증액 지원한다는 소식에 교육가족 모두가 만세를 불렀다. 학생들은 시원하고 따뜻한 교실·미세먼지 없는 교실에서 생활하게 되었고, 지역주민들은 학교체육관 등 시설 사용이 용이해졌다. 학생 수업용 노후 기자재가 교체되고, 주인이 없는 학교도서관에 전문 인력이 상주하게 됐다. 방과 후 치료교육, 현장학습, 정신건강서비스 등 다양한 지원이 가능해졌다. 세 번째는 평화로운 학교 만들기에 교육공동체 모두가 힘을 합쳤다. 학생, 교원과 학부모 간에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학교 문화를 만들자는 다짐이 경기도 전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는 사소한 일로 학교폭력위원회를 개최하는 일이 없어지고, 각종 사안은 인간적 관계 회복과 신뢰를 바탕으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은 학교급식센터가 운영된다는 소식이다. 지역 및 권역별로 설치되는데 야간 자율학습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저녁밥을 준비하여 원하는 학교로 배달해 준다고 한다. 우리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만세를 불렀다. 2018년 새해 아침! 희망과 행복을 전하는 뉴스를 생각해봤다. 희망과 행복은 꿈꾸는 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경기도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행복한 뉴스를 간절히 바라고 원하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김한호 한국교원대학교 박사

[천자춘추] 깨진 항아리가 만드는 꽃길

할아버지에게 깨진 항아리가 있었다. 할아버지는 아침저녁으로 깨진 항아리와 새 항아리를 대나무 자루에 매달고 물을 길어왔다. 물을 채우는 우물에서는 두 항아리 모두에 물이 가득했지만 깨진 항아리의 물이 새는 바람에 집에 돌아오면 반항아리만 남는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늘 깨진 항아리를 길 오른쪽에, 성한 항아리는 길 중앙선 쪽으로 하여 어깨에 메고 집으로 돌아와 물통에 물을 채웠다. 깨진 항아리는 늘 반항아리 물을 길어오는 자신이 창피하고 할아버지에게, 할머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어느 날 깨진 항아리는 용기를 내어 할아버지에게 속내를 말했다. “할아버지, 제 몸이 부실하여 깨진 항아리라서 물을 반밖에는 못 길어오니 늘 죄송합니다. 저는 깨진 항아리라서 마음이 아픕니다.” 할아버지는 깊은 주름 속에 밝은 미소를 지으시며 말했다. “깨진 항아리야. 걱정하지 말아라. 네가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함께 밖으로 나가보자.” 집을 나와 매일 물을 길어오는 길가에 나가보니 길 왼쪽에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었다. 할아버지가 찬찬히 설명해 주었다. “우물에서 물을 길어 집으로 올 때 나는 늘 너를 오른쪽에 두고 걸어 왔단다. 집으로 오면서 가득 찬 네 물의 절반은 길 오른쪽의 꽃 묘에 뿌린 것이란다. 그래서 지금 이처럼 우물로 가는 길에는 아름다운 꽃이 만개하였구나.” 사람들은 모두가 크고 작은 아픔을 겪을 수 있지만 그 아픔을 따스한 가슴으로 抱擁(포옹)하고 包容(포용)한다면 다 같이 행복한 세상을 살아갈 것이다. 엄마와 아빠가 아이를 하루에 1번 안아주면 그 아이는 힘들게 살고, 4번 안아주면 그럭저럭 살며, 매일 12번 안아주면 그 아이들은 참으로 행복하게 산다고 한다. 우리의 생활 속에서 겪게 되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많다. 우리 모두 누구나가 직장에서의 갈등, 가정사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지만 모든 것을 긍정의 마인드로 받아들이고 이해한다면, 깨진 항아리가 꽃길을 만드는 것처럼 가정과 조직과 사회와 국가에서 저마다 아주 소중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강석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천자춘추] 임플란트에 대한 치과의사의 생각

우리는 생후 6개월에 유치가 입안에 나오기 시작해, 20개의 유치를 가지고 유년기를 보낸다. 그리고 만 6세에 영구치가 생기기 시작, 만 12세 경에 총 28개의 영구치열이 완성되게 된다. 17~18세 경에 나오는 사랑니는 별개로 생각한다면, 이때의 영구치로 우리는 평생 음식을 먹고 살아가는 것이다. 살아가다 보니 때로는 다치기도 하고, 충치가 심해서 치아를 빼기도 하고, 여러 차례의 치료를 반복하다가 치아를 발치할 수도 있으며, 나이가 들어가면서 소위 풍치라는 치주병으로 치아를 잃게 되기도 한다. 현대사회에서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과 여러 가지 이유 등으로 상실된 치아의 회복이 자연스럽게 화제가 될 수밖에 없다. 중간의 치아가 빠지면 브릿지라는 보철치료로 회복하고, 많은 치아가 상실되면 틀니를 제작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임플란트라는 치료방법이 대중화되면서 삶의 질은 매우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임플란트라는 치료방법에 있어서, 치아가 상실된 잇몸 뼈에 금속성의 인공치아 뿌리를 심고, 그 인공뿌리인 임플란트가 잇몸 뼈와 하나 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 심어진 뿌리에 소위 보철물이라는 금니 혹은 도자기 성분의 치아 모양을 얹어서 자연치아의 기능을 유사하게 회복시켜주는 일련의 과정이다. 잇몸 뼈와 잘 결합해야 음식을 씹을 경우에 그 힘을 견딜 수 있으며, 자연치아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머리 부분의 깨짐도 방지해야 하고, 양치질을 열심히 하여 깨끗한 구강관리의 과정이 더욱 필요함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다. 그리고 대개 고연령층이 많으므로 당뇨와 같은 소모성 질환이 발생되기도 하고, 중대질환에 의한 강한 독성의 약을 복용하면서, 초기에 잘 심어졌던 임플란트의 장기적 생존율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심장이나 폐, 간, 콩팥 등의 신체기관을 이식하거나 다시 만들어내는 과정과 치아를 다시 만들어내는 과정이 유사하다는 것이 25년차 치과의사의 생각이다. 그리고 가끔 자연치아가 아프거나 음식물이 많이 낀다는 불평을 하면서, 확 뽑고 임플란트를 하시자는 환자분들에게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눈이 아프셔도 그렇게 생각하세요?”라고 되묻는다. 28개의 많은 치아이지만 그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함이었는데, 말하면서도 왠지 서늘한 느낌이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임플란트 치료방법이 지하철이나 인터넷에서 가격만 앞세우는 일부 치과들의 상술에 휘둘릴 만큼 장난스러운 과정이 아니고, 환자를 내 몸같이 사랑하는 마음이 함께 준비되어야 하는 고귀한 과정이라고 믿고 있다. 이러한 고귀한 과정이라는 평가는 비단 치과의사들만이 가져야 하는 전문적 지식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소중하고 고귀한 과정임을 믿고 있을 때, 비로소 우리 신체 중 일부인 치아는 그러한 가치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가격만을 앞세우는 장사꾼들에게 내 소중한 신체를 맡기는 우를 범하지 않는, 2018년 무술년이 되기 바라는 마음이다. 최유성 경기도치과의사회 부회장

[천자춘추] 질문 토론식 교육이 필요하다

2010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G20 서울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훌륭한 개최국의 역할을 해 준 것에 감사하며 한국의 기자들에게 특별히 질문권을 먼저 준 적이 있었다. 그러나 몇 분이 지나도 질문하는 한국기자는 아무도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황했고 결국 질문권은 중국기자에게 주어졌다. 이 장면이 담긴 영상은 많은 화제가 되었는데, 왜 그때 질문하는 한국 기자가 없었을까? 대부분 사람들은 질문해서 남들에게 이상하게 비치느니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학생으로 교육을 받을 때 항상 정답을 고르는 것, 가장 정확한 답은 무엇일까 생각하는데만 초점을 두고 학습해 왔기에 공개된 장소에서 질문을 하는 데는 익숙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정답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삶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가치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수학자 칸토어의 명언에서 수학을 인생으로 한번 바꿔보면 “인생에서 올바른 질문을 하는 기술은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보다 더 중요하다”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다른 시선으로 던지는 질문은 인생의 성공을 가져오는 열쇠이기도 하다. “왜 사진을 찍으면 바로 안 나와요?”라는 딸의 질문에서 나온 에드윈 랜드의 폴라로이드 사진기, “왜 컴퓨터 가격은 부품을 합한 것보다 비싸요?”라는 질문에서 탄생한 델컴퓨터 등 세계적 히트 상품으로 인생이 바뀐 사람들의 일화를 보면 ‘질문’의 중요성이 우리 삶에서도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삶이 답답하고 막연할 때 우리가 찾지 못한 것은 어쩌면 답이 아니라 ‘질문’일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우리의 삶에서 올바른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삶을 변화시키려는 긍정적인 혁신 마인드로 임해야 한다. 생활을 하다 보면 답은 내 생각과 무관하게 이미 정해진 경우가 많으며, 학습의 대부분은 주어진 문제의 답을 찾는 과정이 비교적 많이 차지한다.그러나 답을 찾는 방향으로만 가게 되면 답이 아닌 것은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고 시행착오를 줄이려 폭넓고 깊게 탐구하는 학습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다. 답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문을 스스로 던지는 쪽도 늘 염두에 두고 균형을 맞춰가는 교육 활동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 학교 현장의 학생들을 위한 즐겁고 행복한 학생중심, 현장중심 교육이 정답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계속되는 ‘질문’과 토론을 통한 민주시민교육으로 ‘내 안의 나도 모르는 숨겨진 보물(진로와 관련된 소질)’을 발견하게 하고 성인이 되어 그 분야에서 전문가로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우리 교육자들의 보람 있는 책무라고 생각한다. 조도연 道평택교육지원청교육장

[천자춘추] 무술년과 4차 산업혁명

종교적, 철학적 관점을 떠나 역술적으로2018년은 ‘무술년(戊戌年) 황금개띠해’라고 한다. 1950년 625전쟁 직후 한국이 어려웠던 시대에 태어나 극심한 사회변혁의 중심에 섰고, 1987년 6월 항쟁 당시 넥타이 부대 세대인 ‘58년 개띠’가 60년 되는 해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무(戊)년이 들어가는 해는 한반도 국운이 상승하여 중심을 모이는 현상을 보여왔다. 2018년 무술년(戊戌年)에는 2월 평창 동계올림픽, 6월 전국지방동시선거, 그리고 국민주권과 세계화, 지방화 시대를 표방하는 헌법도 개정될 예정이다. 따라서 새해에는 국가 전분야에서 고루 성장하길 기대하는 국민들의 열망이 그 어느 해보다 클 수도 있다. 새해 1월 6~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스탠포드 대학교에 인접한 Palo Alto에서 열린 ‘매경실리콘밸리포럼’은 한국의 성공적인 4차 산업혁명을 위해 7가지 의견을 제시했다. ①10년 후 초지능 신인류의 탄생을 예고했고, ②기업들의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생존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③실패하면 보상하라-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성공한 페이스북의 모토가 ‘빨리 실패하라(fail fast), 더 격렬하게 실패하라(fail harder)’인 점이 역설적이다. ④데이터 골드러시 시대가 도래한다. ⑤온·오프라인을 연결해야 기회가 생긴다. ⑥정부와 민간 협력이 성공열쇠다. ⑦인재 유치 전략을 세워라-실리콘밸리 성공이유 중 하나는 장기적인 인재 확보 전략이다. 성공하면 투자 대비 보상이 크기 때문에 실리콘밸리의 인재 유치 가능성은 높다. 문재인 정부에서 신설한 중소벤처기업부는 실리콘밸리의 인재 유치, 각종 정보, 업체간 상호협력 활성화 등을 위한 현지의 민간 조직설치의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러한 국운이 상승하는 중요한 시기에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국내외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과 과학기술분야 등 상황은 결코 여유롭지 않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유아적인 전쟁 불사의 자극적 발언으로, 전 세계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한반도는 전쟁의 위험 속에서 남북한 긴장이 고조되면서 풀어야 할 난제들이 많다. 2018년 무술년이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의 역동적인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정부는 기술발전 속도에 맞춰 신속하고 유연한 정책으로, 4차 산업혁명의 허브 역할을 제대로 해야만 한다. 대한민국 각 분야별 다양한 계층들은 이념과 사상 등 많은 분야에서 갈등은 있을 수 있으나, 국익을 위해서는 반드시 동일한 목소리를 내야만 한다. 국위를 손상시키고, 국익을 해치는 국민은 어느 누구도 용서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강정진 동서울대학교 교수·한국인터넷방송통신학회장

[천자춘추] 농업의 미래, 푸드플랜부터

연초부터 AI로 전국의 방역망이 비상에 걸려있다. 우려했던 대로 매년 발병이 되풀이되고 있다. 생산농가는 생산농가대로,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전 국민의 걱정거리가 되었다. 작년 농업을 둘러싼 이야기를 보면, 살충제 계란이 식품의 안전성에 큰 걱정을 안겨주었으며, 여름철에는 가뭄으로 전국이 메말랐다. 이 시기의 배추는 역사상 최고가였으나 김장철은 과잉 생산이 되어 폭락사태를 맞이했다. 매년 반복되는 이 수수께끼를 과연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이런 반복되는 문제들을 정리해보면 4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첫째, 70~80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대량생산 대량소비로 귀결되는 산업구조에서 농업도 무한경쟁의 경제적 논리로 풀어가다 야기된 문제다. 대규모의 농가와 소농가가 동일하게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부분 국내 과일채소가 가락시장이라는 큰 도매 시장을 거치는 기형적인 유통구조의 문제로, 소농의 경우 아무리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더라도 판로를 찾기가 쉽지 않은 문제에 봉착해 있다. 둘째로 먹거리 안전성에 해결되지 않는 점이다. 대량생산의 생산 효율성을 올리기 위해, 장기간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니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농약과 비료가 필요해졌으며, 식중독은 해마다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셋째, 농산물의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문제다. 해마다 쌀은 남아돌고 있으나, 식량의 자급률은 OECD 최저고, 폭락하는 농산물에도 불구하고 수입농산물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식품 폐기량은 증가하고, TV와 매스컴에서는 항상 비만이 개인의 건강을 떠나 사회문제까지 야기하고 있다지만, 곳곳에 결식아동과 노인의 문제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넷째, 농촌과 농업인은 우리가 함께 가야 할 공동체임에도 불구하고, 인구의 고령화 및 농업인구의 감소 추세를 보면 머지않아 농촌에 사는 인구가 사라져 농업활동이 중지되고 농경지고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이 없어지는 상황을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농업을 보는 국민의 인식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사회적인 수요가 늘면서 친환경농산물, 로컬푸드, 직거래장터 등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건강과 농업, 환경과 경제를 하나로 묶는 데에는 지역생산과 지역소비의 먹거리 선순환 경제 시스템이 가장 기본적인 해결책으로 대두되고 있다. 때마침 새 정부 농정의 큰 축의 하나가 푸드플랜이라고 한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의 생산 공급체계를 위한 종합적인 전략이라고 한다. 우리 경기도에서도 올해에는 구체적인 연구와 계획이 진행된다고 하니, 향후 5년에서 10년을 내다보고 경기도민의 먹거리 기본권 확립과, 도시와 농촌을 연계한 지역순환의 종합 전략으로 경기도 푸드플랜을 기대해 본다. 서재형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

[천자춘추] 쌍방향 인사(人事) 드래프트

드래프트(Draft)는 스포츠에서 팀이 신인 선수를 선발하는 방식의 하나로, 1930년대 미국 프로스포츠에서 처음 도입한 이후 스포츠와 국가의 경계를 넘어 확산되었다. 선수선발 권한에 상응하여 팀 성과에 책임을 진다는 점에서 인사제도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는 말이 곧잘 회자되고는 한다.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인적자산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가 기업의 사활을 좌우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인사를 관리한다’라는 것은 유능한 인재를 조직에 유치하고, 구성원의 높은 근무의욕을 고취시켜 경영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려는 활동을 의미하며, 채용·배치·교육훈련·승진·퇴직 등 여러 분야에 미친다. 18세기 말 산업혁명시대에는 기업주가 일방적으로 만든 노동조건 아래서, 엄격한 통제에 따라 종업원을 지휘·감독하는 권위적인 인사관리가 이루어졌으나, 이후 거듭된 변화를 거쳐 오늘날에는 원활한 경영활동을 위한 협력관계의 형성이 강조되고 있다. ‘상호 협력적 인사관리’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 강화의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인사 드래프트’는 인사분야에서의 경쟁력 강화방안의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공기업에서는 조직내 경쟁 분위기를 조성하고, 창의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도입되었으나, 통상 상급자가 직접 함께 일할 직원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하급직원의 의견이 잘 반영되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 경기도시공사는 지난해 12월 정기인사에서 기존의 ‘하향식 일방형’ 인사드래프에서 한 걸음 나아가 ‘쌍방향 소통형’ 인사드래프제를 도입함으로써, 소통과 참여 중심의 조직으로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상급자 인사 발령 후 하급직원들이 희망보직을 신청토록 하여 실질적으로 하급직원들이 상급자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는 점에 있다. 지난해 창립 20주년을 보낸 공사는 이를 통해 부(部) 또는 부서, 본부단위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20년의 질적 향상을 위한 재도약의 기틀을 만들었다. 공공분야에서 글로벌 표준인 ISO 26000의 주요 의제 중 하나인 ‘조직 지배구조(거버넌스)’의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새로운 의사결정 프로세스의 확산과 발전을 기대해 본다. 김용학 경기도시공사 사장

[천자춘추] 어른이 되자

중학교 때 선생님은 자주 선착순을 시켰다. 재능은 말할 것도 없이, 다리 길이가 다르고 몸집이 다른 학생들을 한꺼번에 뛰게 하고, 느린 학생은 또 뛰게 하고, 더 느린 학생들은 다시 뛰게 하여 운동장에 널브러지게 만들었다. 군대에서 하는 것이라던 선착순은 폭력이었다. 개인 간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하나의 잣대를 들이대며 그 기준에 맞추라고 했다. 기준에 맞지 않으면, 육체적으로 힘들고 정신적으로 모욕감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학교를 지배했다. 우리는 그런 학교에서 배웠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가며 가슴 터질 듯한 두려움 속에서 ‘아니오’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내 생각은 그게 아니에요.” 최루탄 속에서 친구를 잃으며, 스스로 미래를 닫아가며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마침내 권력을 되찾아왔다. 본디 우리 것이었으나 늘 우리를 억누르던. 여전히 우리는 정상인과 장애인, 건강(?) 가정과 결손 가정으로 나누어진다. 질병이나 사고로 몸의 일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면, 제대로가 아닌 비정상인가? 부모가 이혼하거나 사별하면, 혹은 결혼하지 않았으면 서로 아무리 사랑해도 결손가정인가? 이런 기준은 많은 사람들을 주눅 들게 하고 불행을 느끼라고 강요한다. 엄마와 둘이 살아도 얼마든지 건강하고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다. 정상(?)가정에서 일어나는 비극을 날마다 목격하면서도 ‘결손’이라는 단어를 지우지 않는 무지함이라니! 가정은 구성원이 아니라 관계로 이루어진다. 휠체어를 타거나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장애를 극복하라고 말은 어떤 의미인가? 그들이 일어서고 싶지 않거나 노력을 덜 한 것이라 생각하는가? 더 없이 아이를 업고 사랑하는 이와 눈을 맞추고 싶을 것이다. 그들에게 극복하라고 그래서 정상이 되라고 요구하는 것은 잔인하거나 무지한 짓이다. 그 상황을 인정하고, 덜 불편하도록 시민과 정부가 배려하는 것이 정상이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 겉모습에 옳고 그름은 없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차이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어른이다. 올해는 어른이 되겠다. 이정미 경기도 보육정책과 연구위원

[천자춘추] 무술년 새해, 민초의 바람

사람에게는 선악(善惡), 미추(美醜), 진위(眞僞)를 분별하려는 업, 즉 습성이 있다. 완전한 세계를 제멋대로, 나름대로의 판단기준을 세운다. 나와 내 것 으로부터 시작하는 인간은, 태생 그 자체가 불완전한 존재다. 사람에게 완전한 세계는 보이지 않는다. 예수, 석가, 공자 등이 이상세계를 설파했지만, 역사는 그런 세상을 보여주지 못했다.남의 허물이 보이면 자신의 못된 성질이 발동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석가가 가르치는 삶의 여덟 가지 고통 가운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같이 살아야 하는 고통이 있다. 다른 사람을 싫어하는 생각 자체가 사라지면 그때부터 우리는 좀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 (석지명 스님의 설문 중에서) 흔히들 말한다.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 요즘말로 ‘내로남불’이다. 이중 잣대의 극명한 표현이기도 하다. 사람은 하루에도 600번 이상 무언가를 결정하거나 선택하면서 살아간다고 한다. 사람 마음이란 그리도 변화무쌍하고 변덕스러운지도 모른다. 새해 아침에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다. 은퇴를 선언했던 일부 정치인들은 얼마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국민들 앞에 나타나, 내가 아니면 이 나라를 구할 사람이 없다고 강변하면서 재출마를 선언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들의 선언은 오로지 선거용임을 알게 된다. 언론(방송)에서 진행되는 정치인들의 토론을 대하면, 각자의 당리당략으로 평행선의 입장 차이만을 볼 수 있고, 양보나 배려의 미덕은 찾아보기 어렵다. 일부 정치인들이 쏟아내는 추잡한 언행을 보면서, 경우(境遇)와 예의(禮儀)를 아는 소박한 민초(民草)들이 그들의 스승이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 6월에는 광역 및 기초단체장, 도의회 및 시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선거철이 되면 수많은 후보자들이 공약(公約)을 쏟아내지만, 그들이 내세운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으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함을 우리는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올해의 선거에서 그들의 공약(公約)가운데 쓰레기장으로 가야 할 공약(空約)이 아주 적었으면 좋다. 투표를 하게 되면, 나는 이런 후보를 선택할 거다. 실현 가능한 비젼을 제시하는 정직한 후보, 자신의 신상에 관하여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후보, 평소 약속을 잘 지키고 공익을 우선하는 후보, 잘못을 시인하고 꼼수를 부리지 않는 솔직 담백한 후보에게 말이다. 석지명 스님의 강론불완전을 받아들이는 수행에서 삶의 지혜를 배우며, 무술년(戊戌年)새해, 한 사람 민초(民草)의 바람을 적어본다. 조규일 법무사ㆍ前 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 수원지부장

[천자춘추] 지식과 지혜의 차이

지식과 지혜는 일면 차이가 없을 것 같지만 엄연히 다르다. 지식은 학교나 학원, 도서관에서 배우지만 지혜는 가정과 생활 현장의 경험을 통하여 터득한다. 지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잊어버리지만, 지혜는 경륜이 더할수록 더 깊고 세련되어진다. 지혜가 부족하면 교활함이 싹트게 되고 머릿속은 얕은꾀로 꽉 차게 된다. 우리는 역사적으로도 그런 부류의 사람들을 많이 보아 왔다. 삼국지의 제갈량이 그렇고 조선 초기의 명운을 쥐락펴락하다 비명횡사한 정도전이 그런 사람들이다. 그들은 대체로 일을 꾸미는 사람으로 정치, 경제, 사회, 군사적 전략 등을 세워 전체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며 원하는 일이 진행되게끔 만드는 역할을 한다. 정권이 바뀌어 새로운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약 3천여 개의 자리를 이끌어 갈 사람들을 임명해야 한다고 한다. 그중 대통령이 직접 관여하는 자리는 10%도 안 되며, 나머지 90% 이상을 지식과 지혜를 겸비했다고 해서 발탁된 참모들에 의해 선정되고 절차를 밟아 재가를 거쳐 임명하게 된다. 그만큼 그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그들은 대부분 상황 판단 능력이 출중하여 좋은 데 쓰면 매우 유익한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문제는 그런 능력을 엉뚱한 데 쓰면 두루 낭패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 12월, 국정감사에서 현재의 국방부 장관에게 전임 장관의 구속 영장 기각에 대한 소회를 묻자 “참 다행한 일이다”고 답했다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당시 소위 586 참모들이 벌떼같이 일어나 해임을 건의했다 한다.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자 국방부 전화가 닳도록 사직을 종용했다 한다. 물론 대통령이 그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국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장관직을 유지하게 해서 ‘참 다행한 일’이 되었지만.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무려 다섯 군데의 총상을 입은 판문점 귀순병을 사력을 다해 목숨을 건지게 한 의사에게 ‘인격적 테러’라고 비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어느 국회의원의 행태를 보면서 지식이 아무리 있어도 지혜가 부족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잘 나타낸 좋은 예라 할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삶에서 맞닥뜨리는 무수한 파고를 유연하게 타고 넘는다. 지혜에 이르는 길은 분명 존재하고 모두에게 열려 있다. 밝아오는 새해 무술년에는 지식을 담는 큰 그릇인 지혜를 키워 국민이 만족하는 풍요로운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최무영 천사운동본부중앙회 본부장

[천자춘추] 관상

대학교수를 하면서 15년 넘게 복지기관에 웃음치료 프로그램을 보급했다. 몇 해 전 모 대학에 재직 중 옆자리에 관상학으로 국내 1호 박사학위를 받은 주선희 교수가 당신이 학과장으로 있는 얼굴경영학과에 웃음치료 과목을 개설해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제안을 받고 그분의 연구논문과 강연을 찾아보면서 내게 왜 그런 제안을 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웃음은 사람의 얼굴을 밝게 하고, 인상을 좋게 하는 최고의 관상수술법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웃음만으로 관상을 변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마음의 상처가 너무 깊어 웃음이 잘 나오지 않는 사람이 의외로 많았는데 이런 사람들은 억지로 웃더라도 마음 속에 묻어 두었던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이 문제의 근원은 대부분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문제로 누군가로부터 받았던 상처가 원인이 된다. 상처가 깊을수록 우리의 얼굴은 불행한 얼굴로 바뀌게 된다는 것쯤은 관상학을 배우지 않은 누구라도 알 수 있다. 깊은 원한이 아닌 미움 정도의 마음만으로도 얼굴에는 흔적이 남게 되고, 얼굴을 통해 미래 나의 불행한 얼굴을 디자인하게 되는 것이다. 나의 행복한 미래를 위한 관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웃음을 연습해야 하고, 마음의 상처도 치유해야만 가능하다. 신체적 건강을 위한 웃음은 연습으로 가능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간단한 방법으로 용서가 있다. 나 자신을 용서하고, 타인을 용서하게 되면 비로소 마음이 웃게 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용서가 어려운 사람에게 다음의 방식을 제시해본다. 먼저 종이에 용서가 되지 않는 사람이 나를 힘들게 했던 내용들을 자세히 기록해본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내가 받았던 상처(결과)들을 기록한다. 어떤 것들이 힘들었고, 그 당시 마음 속으로 어떻게든 복수를 하고 싶었다던 생각들을 자세하게 적어본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도 적어본다. 극복하지 못하고 마음 속에 묻어두었다면 그것도 적어본다. 열심히 살아왔지만 그도 결코 행복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잘 이겨낸 나 자신을 자애로운 마음으로 바라보자. 열심히 살아온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행복해지기 위해서 마음에서 그를 놓아주고 그도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한번 가져보라. 그 사람보다 훨씬 존귀한 내가 보일 것이다. 자애의 마음을 반복하다 보면 독기 있던 얼굴은 평온하고 정감 있는 얼굴로 바뀌게 된다. 자애가 넘치는 사람의 관상은 행복할 수밖에 없다. 나를 힘들게 했던 그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해주면 된다. “당신을 용서합니다” 조상윤 국제사이버대 교수

[천자춘추] 학교생활기록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예기치 못한 포항 지진 발생으로 인해 일주일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다행히 국민들의 현명한 협조로 별 탈 없이 치러졌다. 수험생과 학부모는 물론 온 국민이 수능 시험에 매우 민감하다. 수능 성적을 대학 입시의 보증수표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전 학력고사 때도 학력고사 성적이 대학 합격의 결정적인 열쇠였고, 수능시험으로 바뀐 뒤에도 오랫동안 수능 성적이 대학 입시의 당락을 좌우하였다. 그러나 요즘은 수능 성적과 상관없이 수시 전형에 합격한 학생들이 정시보다 많다. 따라서 수능 고사에 임하는 학생들의 긴장도가 예전 같지 못하다. 현재 수시 전형 비율이 73.7%를 넘어 80%에 접근하고 있다. 수능 성적과 상관없이 학교생활기록부만 가지고 입학전형을 하는 대학들이 점점 늘고 있다. 학교생활기록부는 학생의 성장과 학습과정을 교사가 상시적으로 관찰하고 평가하여 누가 기록한 종합 기록부다. 학교생활기록부는 학급 담임교사는 물론 교과 담당,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담당하는 모든 교사들이 기록한다. 학생부에는 학생이 학교 교육 활동에 참여한 내용들이 개별적 특성으로 나타나 있어야 한다. 이를 기록하는 교사는 학생의 교육 활동 결과를 객관적으로 구체성 있게 기록하여 개인별 특성이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 의미 없는 사실의 나열이나 근거 없는 추상적 용어로 기술해서는 안 되고, 학생에 대한 개별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술하고, 여기에서 더 나아가 구체적 사실에 근거하여 담당 교사의 평가적 기술이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학생부에는 교과의 학습 참여도, 태도 등이 나타나야 한다. 토플·토익 성적이나 인증 사항, 논문·도서 출간, 발명 특허의 내용은 입력할 수 없다. 교사는 학생을 관찰하여 누가 기록한 종합의견을 기술하여 학생에 대한 이해는 물론 지도 자료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학생이나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학생이 갖고 있는 특별한 스펙이나 외부 활동, 수상 실적을 기록하고 싶겠지만 학생부에는 학교가 주관하여 계획한 교육활동, 교과 활동과 관련된 활동 이력들만 입력이 가능하다. 학부모들은 학교생활기록부에 매우 민감하다. 학생부가 대입 전형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혹여 자녀들에 대한 평가 기록이 부실할까 하는 우려심을 갖고 있다. 학부모들이 염려하는 것처럼 학교생활기록부를 기술하고 작성하는 학교와 교사의 권한이 실제로 강화되었다. 아울러 학교와 교사의 책무성도 크다. 학부모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도록 학교는 학교생활기록부를 공정하게 기록하고 책임성 있게 관리해야 한다.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이 교사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학생부가 학교 교육의 신뢰도를 높이고 학교 교육력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김유성 죽전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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