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국공립어린이집 확대 가능할까

대한민국은 현재 초저출산으로 자초 위기에 봉착해있다. 특히 어린이 관련된 모든 기관에서부터 저출산으로 인한 문제가 급속도로 일어나고 있으며, 이것이 사회에 미치는 파장은 도미노처럼 빠르게 확대될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끊임없이 이야기되어 왔다. 노무현 정부는 현장, 학계, 학부모 등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토론했다. 근본적인 사회적 갈등을 해결을 위해 노력했었다. 약 2년간 엄청난 혼란과 갈등의 시간을 보내면서 ‘새로마지 플랜’을 세웠으나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서면서 갈팡질팡하는 보육정책으로 저출산 문제는 더욱 심각해져 갔다. 본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개선해 나갈 방향을 제시해야 함에도 현장을 길들이기 위해 언론을 통해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아갔다. 이 또한 저출산의 큰 원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0~5세 아동을 대상으로 월 10만 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국공립어린이집 이용 아동 비율을 4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근본문제를 풀어야 한다. 부처 간, 시설 간의 지원의 형평성과 동일노동, 동일입금의 대원칙에서 노무현 정부가 약속했던 정책을 다시 심도 있게 고민하여 해결해야 한다. 아이만 낳으면 국가가 책임진다는 약속의 정책 실현도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필자는 다음의 주장을 하고 싶다. 첫째, 교사 2교대 근무제를 편성해야 한다. 교사의 노동 강도를 낮추고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8시간을 유지하면서 시설의 정원준수정책에 매몰되지 않고 탄력적 적용으로 적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인 부모가 출근시간에 쫓기고 퇴근시간에 대중교통 안에서 아이 걱정을 하지 않고 안심하고 맡길 수 있을 것이다. 둘째, 300세대 아파트단지 내 공동주택 어린이집을 모두 국공립으로 확대해야 한다. 국공립어린이집은 설치하는 데는 수십억 원의 예산 소요되고 토지마련과 지속적인 국가관리가 전제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국공립어린이집의 확대는 가능할까. 불가능하다고 본다.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현재 국공립어린이집 설치 예산의 10분1수준으로 국공립과 민간의 갈등 없이 소비자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정책이 있다. 필자는 노무현 정부 때 이 정책을 직접 대통령께 건의하였다. 이 정책으로 인한 효과로 약 50%의 시설이 늘어났고 현재도 지자체별로 지속적인 노력으로 국공립 전환이 늘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관리동 어린이집 전체를 국공립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서울시의 이 같은 결정은 매우 잘하고 있는 정책으로 최소한의 비용 최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단언하고 싶다. 앞서가는 경기보육이 퇴보를 거듭하고 있는 현 시점에 다가오는 6.13지방선거에서는 보육공약이 새롭게 변신하길 바란다. 시대에 맞는 앞서가는 보육 정책으로 출생이 행복이 되고,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부모, 아이, 교사 더 나아가 사회와 국가가 행복할 수 있는 영유아보육교육정책이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창한 경기도보육정책포럼 회장

[천자춘추] 죽은 사람을 떠나보내는 방법

우울감과 죄책감으로 병원을 찾아온 남성이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알콜 중독이었고 폭력적이었으며 무능했고 간경화를 앓았다고 한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남성은 어느 날 또 술을 마시고 있는 아버지에게 화를 내며 말했다. ‘당신이 아버지로서 해준 게 뭐가 있냐’고. 아버지는 떨리는 손으로 신문지를 찢어 그에게 건넸는데 거기엔 ‘미안하다’는 네 글자가 쓰여있었다. 며칠 지나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그는 자신의 원망에 속상한 아버지가 일부러 술을 더 마셔서 삶을 마감했다고 생각했고 이후 죄인 같은 마음으로 살아왔고 죄송한 마음에 아버지 산소에도 가지 못했다고 한다. 의학적으로 볼 때 그의 아버지의 사인은 음주가 원인이 아닌 과도한 단백질 섭취로 인한 간성혼수로 추정되었다. 그에게 아버지의 죽음이 술 때문이 아니라고 설명을 해주었고 아버지의 산소에 가고 살아생전의 사진을 볼 것을 권유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는 아버지를 떠나보낼 수 있었고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사례처럼 고인과의 갈등과 아쉬움이 많은 사람일수록 죽은 자를 떠나보내는 것이 어렵다. 고인을 떠나보내는 게 특히 더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전혀 예측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죽음인 경우, 죽음 당시 상황이 너무 끔찍한 경우, 앞서 본 사례에서처럼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느끼는 경우, 고인에 대한 양가적인 감정, 즉 고인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미워하기도 했던 경우에 떠나보내는 과정은 훨씬 더 힘이 들게 된다. 죽은 사람을 잘 떠나보내고 헤어짐의 아픔을 이겨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특히 고인에게 미안해하는 마음이 누구나 있을 수 있는 것이니 이제 그만 미안해하고 더 이상 자신을 비난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대하는 마음은 한 가지가 아니며 부모와 자식조차도 좋기도 하지만 서운하기도 하고 밉기도 한 것임을 받아들이길 바란다. 그리고 당신은 이미 충분히 사죄를 했다. 두 번째로 고인을 억지로 잊으려 하지 말고 오히려 고인을 떠올리길 권한다. 사망 시의 모습이나 슬픈 기억보다는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들, 건강하고 좋았던 기억을 더 많이 떠올리길 바란다. 고인에 대한 글을 쓰는 것도 좋다. 고인을 떠올리며 그의 삶을 기념해보기 바란다. 고인이 좋아했던 장소와 좋아했던 음식을 나누며 떠나보내는 제사를 제대로 치러주기 바란다. 끝으로 고인의 죽음이 이 세상에 도움이 되게 하는 것이 좋다. 고인이 위에서 보고 있다면 흐뭇해하고 고마워할 일을 찾아서 한다면, 예를 들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면 그 사고를 계기로 그런 사고가 덜 생기는 세상이 되도록 이바지한다면 그 삶이 덧없지 않을 것이다. 주변에서도 ‘이제 그만 잊을 때도 되지 않았냐고, 이제 지겹지도 않냐’고 그런 말씀하지 말고 오히려 함께 고인을 추억하며 이야기를 해주기 바란다. 이 방법은 4년 전 떠난 세월호의 아이들과 떠나보내지 못하는 부모님들, 그리고 우리 사회에도 유효할 것이다. 신동근 마마라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천자춘추] 신뢰! 참여와 협력의 토양

국민의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중요하다고 한다. 높은 정치 관심과 참여는 정치인에게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현안 해결에 노력하도록 하여 정치가 발전한다고 한다. 국민이 정부나 사회를 얼마나 믿고 맡길 수 있을까. 북유럽 국가들은 조세부담률이 높지만, 국민들은 필요할 때 되돌려 받는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국가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의 토양은 국민적 신뢰임을 시사한다. 신뢰, 규범 등 사회적 자본의 현주소는 국제사회에서 바닥 수준이다. 국민의 신뢰도 조사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다. 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도는 32.2%이며, 정치계와 정치인은 6.9%로 꼴찌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통 시민이 파악하기 어려운 선심성, 실현 불가능한 공약 등이 난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은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의 금융감독원장, 드루킹의 댓글 조작, 뇌물 수수·청탁 등으로 언론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일부 정치인의 흉한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청소년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할지 참담한 심정이다. 약속을 저버리는 정치,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정치, 부패한 정치 등은 국민에게 불신과 혐오감을 안겨주며 정치적 무관심으로 이어진다. 정치 신뢰 회복에는 제도적·법적 정비가 시급하지만, 건강한 민주시민 육성도 중요하다. 정치교육의 목표는 시민의 권리와 의무를 다하며 정치에 적극 참여하는 인재 양성에 있다. 정치교육은 빠를수록 좋다고 한다. 스웨덴 등은 유치원부터 정규교육과정에서 정치교육을 한다. 덴마크 국회의원은 박봉과 고된 업무에도 불구하고 사명감으로 국민을 섬기는데 소홀함이 없으며, 정치인의 뇌물수수 및 청탁 사건은 전혀 없다고 한다. 참으로 부러운 일이다. 몇 년간 지역 국회의원과 매니페스토 전문가 등의 도움으로 정치교실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학교 문화를 바꿔가는 것을 보았다. 학교에서의 정치교육은 지식 중심의 교육에서 학생 자치활동과 연계한 실천적 활동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주도하는 선거와 각종 행사·토론, 회의 운영 등으로 학생 간에 신뢰하며 존중하는 학교 문화가 형성되고,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핵심 역량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김한호 한국교원대학교 박사

[천자춘추] 임시치아

치과진료를 받고 있다. 어금니 골절로 1/3쯤 갈아내고 그 위에 덧씌우기를 한다. 신경치료를 4번 받았다. 어금니의 뿌리와 몸속에 연결된 신경을 끊어내고 녹여 없앴으므로 실금으로 인한 치아 통증은 사라졌다. 그 위에 임시치아를 붙이고 일주일을 지내고 치과에 갔다. 이리저리 작업을 한 후에 의치를 올렸는데 치아는 잘 맞았지만 입 안쪽 잇몸과 어금니에서 작은 틈새가 느껴진다. 수많은 치과 진료를 해오신 원장님은 즉석에서 혀끝의 불편한 느낌이 있을 것이라면서 일주일 후에 다시 맞춰보잔다. 일주일간 더 불편함을 드려서 죄송하다 하신다. 눈 가리고 누워있는 사람에게 사과를 하셨지만 입을 크게 벌린 상태라서 손가락으로 OK 사인을 보냈다. 새로 주문한 주물 의치는 아마도 어금니 아래쪽의 잇몸과 만나는 부분을 좀 더 길게 하고자 치아 부분을 더 절삭했다. 혀에는 눈이 없지만 눈 이상으로 정확한 구조물 판단 능력이 있다. 오죽하면 부하나 동료를 평가할 때 ‘혀 같은 사람’이라는 말을 한다. 우리의 치아도 예민하다. 입안을 둥글게 차지하는 성곽처럼 우직한 치아인 듯 보이지만 치아도 혀만큼 예민하다. 갈아내서 작아진 어금니를 일주일 이상 그대로 두면 자신의 역할이 없어졌다 생각하여 솟아오른다고 한다. 치과 기공사 선생님은 단단한 음식은 오른쪽 일반 치아를 쓰시고 왼쪽 임시치아는 조금 부드러운 것을 감당하라 당부했다. 임시치아도 치아이니 작은 일을 맡기라는 이야기다. 그래야 솟아나지 않고 적정하게 기다리다가 의치가 완성되어 ‘안성맞춤’ 자리를 잡으면 그때부터 양쪽 어금니를 쓰는 정상 치아인이 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조직에서 일하는 개개인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작으면 작은 대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의미를 부여해 주어야 한다. 크고 무거운 일을 하는 간부들의 업무가 소중하다. 그런데 고객은 호텔문을 열고 짐을 옮기는 도어맨과 지하실 주차관리요원을 호텔의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는 바로미터로 삼고 있음을 모든 간부들이 마음에 새겨야 하겠다. 이강석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천자춘추] 지방선거일에 즈음하여

주위에서 6ㆍ13 지방선거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최근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선거라는 과정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종합예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선거에 나선 후보자의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에 한 명의 유권자라도 더 만나고, 소통하기 위한 그야말로 몸부림에 가까운 과정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당선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잘해보겠다는 열정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시간이 흐른 후의 결과론적인 판단은 별개의 사안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도 보통의 경우이다. 만약, 선거운동기간의 그 마음가짐과 열정이 임기기간 내내 남아있다면, 세상이 이렇게 어수선하지는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지난 4월 6일에는 경기도치과의사회관에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한 분이 방문했다. 치과의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함이리라. 치과의사 집단의 이해관계를 주장해보아야 신통치 않으리라는 것은 우리 사회의 정서와 치과의사 집단의 유권자 수를 미루어 짐작이 간다. 그래서 국민의 구강건강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전문가적인 관점으로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치과개원의의 최대 현안인 직원구인난과 국가적 최대과제인 일자리창출의 사안을 만나게 해주는 문제, 2016년부터 법정기념일로 제정된 ‘구강보건의 날’에 대한 취지를 부각하여 국민의 구강건강 향상에 효율적인 도움을 주기를 바라는 내용, 행정편의주의에 휩쓸려 학생구강검진이 본연의 목적에서 멀어지는 상황에 대한 인식의 공유, 보건소라는 국가기관의 만성질환 관리체계에 구강건강 관리 항목을 추가하는 내용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 선거가 종료된 시점에, 내가 지지한 후보자가 당선된다고, 원하는 세상이 당장 실현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이 당선자의 행보에 관심을 더욱 보여준다면,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생각한다. 선거라는 과정에서 후보자들이 열정적으로 전해주는 긍정적인 미래관이 그러한 실낱같은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경기도에 개원한 치과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경기도민의 구강건강 향상에 관심을 보여주고 경기도치과의사회관을 방문해준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와 같이 경기도치과의사회관에 찾아오려는 후보자는 경기도민의 구강건강에 관심이 있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기회로 경기도치과의사회 소속의 치과의사들은 그분들에게 전문가적 제안을 하고자 한다. 물론 앞으로 4년 동안 주의 깊게 관찰하는 과정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최유성 경기도치과의사회장

[천자춘추] 진로교육과 경기꿈의대학

우리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 이때 ‘세상에서 어떤 역할을 하면서 살아가는가’ 하는 것이 우리의 ‘진로’라고 생각한다. 진로교육은 그동안 학교교육에서 입시에 묻혀 있는 경향이 있었지만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와 일에 대하여 고민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다른 무엇보다 더 중요한 교육임에 틀림없다.학생들이 진로를 현명하게 선택하고 성취해 나가기 위해서는 진로의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과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삶의 만족도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삶은 때때로 우리에게 선택으로 다가와 인내와 용기를 가지고 극복해 갈 것을 요구한다.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급변하고 있다.미국의 미래학자 Thomas Frey는 미래의 거부를 탄생시킬 분야로 몇 가지를 꼽고 있는데 그중에는 소행성에서의 자원 채굴, 즉석 학습, 노화 억제 약물, 기상 조절, 즉석 수면과 같은 공상소설의 소재도 포함하고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전화, 컴퓨터, 사진기, 앰프를 하나로 만든 스마트폰이 일반화되는데 불과 몇 년이 걸리지 않은 것을 보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인 미래에 어떤 일들이 이루어질지는 상상하기 쉽지 않다. 어찌 보면 우리는 거의 모든 것을 처음 경험하면서 살게 될지도 모른다. 학교에서의 진로교육은 이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경기꿈의대학도 고등학교 학생들이 기대하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꿈을 찾고, 그에 이르는 경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 진학이나 꿈 실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함이다. 경기꿈의대학은 학생별 진로·적성 맞춤형 교육 경험을 통한 미래 역량의 함양과 학생이 배움의 주체가 되어 스스로 선택하고 경험하는 다양한 교육경험을 제공한다. 또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융합주제 탐구 활동 경험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꿈을 찾는 천 개의 별, 천 개의 지도를 함께 그린다. 이를 통해 학생중심, 현장중심 교육의 큰 틀에서 우리 학생들의 새로운 미래를 경험하는 것이므로 적극적인 참여로 행복한 미래를 설계해 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까.학교는 이제 지위경쟁, 즉 더 많은 금전적 수익을 보장하는 위세 높은 직업을 위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이 아니라 개인의 관심과 재능을 발견하고 육성하여 서로가 가진 것에 기대어 상호의존성과 교류의 기쁨을 터득하여 함께 살아가는 법의 기초를 놓는 터전이 되어야 한다.기본을 갖추고 있으면 변화에 적응하기 쉽다. 학생들이 진로교육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미래사회에 성인이 되어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전문가로 즐겁고 행복하게 생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 교육공동체의 중요한 책무라 생각한다.조도연 道평택교육지원청교육장

[천자춘추] ‘인생은 새옹지마’ 모두를 위한 위로

과거의 위대한 사상과 기술은 현재와 미래를 비춰주는 거울이다. 역사의 큰 흐름 속에서 시공을 넘나들며, 사상들의 상관관계를 생각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19세기 조선의 사대부(士大夫, Polifessor) 다산 정약용은 대한민국 역사의 위대한 학자에서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시대를 앞선 천재 가문이지만 조선 후기 노론이 장기집권을 하면서 반대편에서 결국 불우한 최후를 맞았다. 20대에 대과(大科)까지 패스하면서 탄탄대로를 달렸으나, 39세에 그의 주군인 정조가 사망한 이후, 그의 가문 전체가 사실상 멸문지화(滅門之禍)를 당했다. 지난 4월5일과 6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 호텔에서 ‘다산 정약용 해배 20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 지속 가능한 발전, 정약용에게 묻다’ 가 개최됐다. 인류의 공존과 공영에 대한 관심이 증대함에 따라 주목받고 있는 다산 정약용의 애민사상과 실학사상을 바탕으로, UN이 공표한 2030년까지 인류사회가 달성해야 할 경제, 사회, 교육, 과학 등 전 분야를 포함한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실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이다. 로봇 공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 UCLA 데니스 홍(Dennis Hong) 교수의 특강과 정약용의 인문학적 사상과의 연계성이 궁금하여 참가하게 됐다. ‘인간을 위한 기술을 다산의 사상 안에서 찾다’라는 주제도 흥미로웠고, 시각장애인이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2박3일간 시각장애인 체험을 했고, 시각장애인협회를 방문했다는 내용은 새삼스럽게 교훈적이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다산 사상이 반영된 모든 국민을 위하는 실용적 기술과 도덕성을 갖춘 창의적인 과학기술자가 필요한 시기다. 다산 정약용은 18년간의 유배생활 중에 평생 약 500여 권에 달하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목민심서, 흠흠신서, 경세유표 등 왕성한 저술 활동을 통해서 조선 후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인물로 평가된다. 책 속에 담긴 그의 사상은 한국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정의로운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열심히 글을 쓴다면, 역사가 올바르게 재평가해 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생전에는 그의 뜻을 펴지 못했으나, 죽어서 역사의 승자가 된 것이다. 기쁨과 슬픔, 영광과 고난, 성공과 실패, 사랑과 미움이 교차되는 우리들 ‘인생은 새옹지마 (Life is full of ups and downs)’라 한다. 절대권력자들이 무너져내리고, 멸문지화를 당했으나 후대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약용 사상을 기억하면서,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행복이 깃드시길 소망한다. 강정진 동서울대학교 교수·㈔한국인터넷방송통신학회장

[천자춘추] 농민 없는 국가는 없다

해마다 지속되는 봄 가뭄에 최근의 봄비는 정말 고마운 비라고 생각한다. 1980년대 초 농과대학시절 교수님이 다랭이 논의 역할에 대해 여러 가지를 말했다. 우리나라에 부족한 댐의 역할을 해서 홍수조절과, 가뭄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며, 토양이 비에 유실되는 것을 막아주어 생산 이외의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는데, 사실은 그때는 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의 모습을 보면 그때보다 산에는 엄청나게 산림이 우거지고, 과학기술의 발전과 더 많은 댐을 만들고 치수에 많은 돈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점점 더 늘어나는 홍수와 가뭄을 보며 그때 교수님이 말씀에 깊이 이해가 간다. 요즘 우리가 ‘농업의 다원적 기능’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농업의 우리 삶은 환경보전과 환경적 편익 제공의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농업은 눈에 보이는 생산물보다 보이지 않는 공익적 가치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요즘 한식의 세계화 또는 K-Food 열풍이 일어나고 있다. 한식의 기반은 무엇일까. 최근 내가 어릴 때 먹던 나물이나 반찬 중 많은 종류가 사라지고 이제는 찾기가 어렵다. 가장 큰 이유는 효율성을 중시한 대량유통 중심의 농업으로 돈 안 되는 작물은 사라질 수밖에 없는 생산 구조와 수입농산물의 등장으로 인한 새로운 선택지의 영향이라고 생각된다. 새로운 들어오는 수입 농산물을 도외시할 수는 없지만, 그 이상으로 우리 농산물 지키고, 이 땅을 지키는 것이 앞으로 K-Food를 확대하고 널리 알리는데 꼭 필요한 일이다. 일찍이 이런 농업의 가치를 역설하고 농업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실천한 사람이 프랑스 대통령이었던 ‘자크 시라크’가 있다. 그는 1996년 프랑스농민연맹 50주년 기념식에서 “농민 없는 국가는 없다”고 말하고 농업이 프랑스를 지켜주는 기반임을 강조했다. 또한 2011년에는 파리국제농업박람회에서 “농업은 생명이며, 창조이자, 독창성이며, 관대함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농림부 장관시절 미국의 시장개방 압력 속에서도 프랑스의 농업을 지켜낸 지도자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프랑스와 유럽의 농업을 지켜낸 위대한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다. 농업에 대한 중요성 몇 번을 거듭해도 모자란다. 농업을 향후 우리의 미래 삶을 이어가야 할 기반으로서의 농업을 발전시켜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지금 우리는 앞으로 몇 년간의 지도자들을 선출하는 시기로, 다시 생각해 본다. “농민 없는 국가는 없다”고 외치며 이 땅을 지키고, 우리의 농업을 이끌어 갈 지도자를 찾아본다. 서재형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

[천자춘추] 경기북부 통일전진기지 구축

비핵화를 전제로 한 남북정상회담 개최, 문화예술단 상호방문 등 그 어느때보다도 이례적으로 관계 개선을 위한 준비가 당국자 간에 진행 중이다. 지난 평창 올림픽에서 시작된 해빙 분위기가 평화 구축의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더욱더 구체적인 노력과 준비가 필요할 때다. 그동안 경제교류와 장기적으로 통일에 대비한 준비는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액션플랜보다는 대의적인 접근으로 인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정부는 올해 말 발표를 앞둔 제5차 국토종합개발계획에서 한반도 남북 교류확대 및 통일을 대비한 광역 교통망 확충, 유라시아 철도 및 초국경 교통물류 시스템 구축 등 통일을 대비한 새로운 국토의 비전과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정부의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서 밝힌 국토의 새로운 비전과 전략 실행 및 남북한 경제통합을 견인하는 미래 통일한국을 선도할 지리적, 물리적 요충지이기도 하며 남북한 경제통합의 전진기지로 활용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오히려 경기도 북부지역은 군사보호구역 및 수도권 규제로 인해 타지역에 비해 개발이 정체되어 있다. 실제로 경기도는 남북분단으로 인해 피해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북한 접경지역의 29.7%, DMZ의 33.8%가 도내에 위치한다. 이러한 각종 규제로 낙후된 경기북부 발전과 향후 통일한국 시대에 대비해 경기도시공사는 그간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여 왔다. 작년 말에는 연천 BIX를 착공하였고, 지난 3월 도의회 승인을 받아 고양 일산 테크노밸리 조성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경기도시공사는 경기북부 지역이 통일한국을 위한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여러 사업을 구상하고 추진할 것이다. 통일은 어떻게 보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보다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치밀한 준비가 필요한 일일 것이다. ‘새가 와서 노래를 부르기 원하면 먼저 나무를 심어라(慾來鳥先樹木)’ 라는 고사성어에서 보듯이 통일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전에 먼저 준비하고 거기에 맞는 큰 그림의 청사진을 준비해야 한다. 김용학 경기도시공사 사장

[천자춘추] 아이와 눈을 맞추는 것은

영유아기의 언어 능력은 인지와 사회성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아동이 감정을 조절하고 표현하는 능력, 또래ㆍ성인과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능력, 상징적 사고와 읽기, 쓰기 등은 언어능력과 관련이 있다. 아동의 언어발달에는 양육자의 행동, 아동의 기질, 가정환경, 양육자 외 성인과의 상호작용이 영향을 준다. 양육자의 다정하고 일관성 있는 양육태도는 아동의 마음 이론 발달을 촉진하고, 부정적이고 냉담한 상호작용은 언어와 사회성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양육자의 교육 수준과 상관없이 발달에 적합한 책, 장난감을 갖추고 다양한 단어와 어려운 어휘를 들으며 자란 아이는 그렇지 못한 아이보다 대인관계 기술을 쉽게 습득하고 정서 조절 능력이 더 발달한다.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아직 말을 못하는 아기의 언어 발달을 자극할 뿐 아니라 정서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아이의 언어능력은 또래 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이는 언어를 통해 사물의 사용과 소유, 또래 간 예의를 표현하므로 언어능력은 또래 간 공격성과 협동 정도를 예측하는 지표가 될 수 있 다. 유아가 차례를 기다리고, 순서를 지키는 것은 또래 사이의 규칙을 이해하고 스스로를 절제할 수 있는 능력으로 감정 조절과 표현, 기억력은 이후 학습에 필요한 주의집중, 지속성, 협동의 기초가 된다. 만 2~3세 아이는 또래와 놀이 과정, 내용을 설명하고 유머를 사용하면서 놀이에 더 몰입하고 중요한 단어를 반복하며 상호작용을 풍부하게 한다. 타인의 감정과 행동을 이해하는 능력은 학령기 이후 학업 성취를 예측하고, 영유아기 어휘 발달의 지체는 성인기 정신건강과 직업 등에 영향을 준다는 보고가 있다. 유아기는 아동 발달에 매우 중요한 시기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고 풍부하게 언어를 익히려면, 티비나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을 줄이고 부모와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해야 한다. 집에 오면 게임을 하는 아빠와 스마트폰을 들고 사는 엄마 사이에서 아이는 누구와 말을 하며 평생 쓸 능력을 키울까? 전화 끄고 아이와 눈을 맞추자. 당장. 이정미 경기도 보육정책 연구위원

[천자춘추] 세 가지의 눈

우리에게는 세 가지의 눈이 필요하다. 첫째는 자신을 보는 눈이다. 나는 지금 무엇을 원하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내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볼 수 있는 눈이다. 둘째는 남을 보는 눈이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알고, 자기중심을 잃지 않으면서 그들과 조화를 이루어 나갈 때 건강한 인간관계가 형성된다. 셋째는 세상을 보는 눈이다. 이 세상은 지금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 나는 이 세상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보는 눈이다. 개인이 속해 있는 사회 전체가 성장하지 않는 한, 개인의 성장은 한계가 있다. 자기 자신과 남을 보는 지혜로운 눈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속한 사회 전체를 통찰하는 눈을 갖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그런 눈이 생겼을 때, 자신이 속한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 시킬 수 있는 의지와 힘을 기를 수 있다. 먼저 나를 보고, 그 다음 다른 사람을 보고, 더 나아가서는 자신이 속한 사회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질 때, 이상과 현실이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이 세 가지 눈이 있는 사람의 두 발은 현실을 단단하게 딛고, 그의 머리와 가슴은 이상을 향하여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기준은 다양하겠지만, 나에게 제일 소중한 한 가지를 선택하라고 하면 나는 서슴없이 ‘생명’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예외 없이 한번 태어나서 한 번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체다. 종교적으로는 영생이라는 불멸의 존재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육신은 분명 유한한 존재다. 사회 곳곳에 만연한 불신과 반목을 청산하고 화합과 상생의 길을 가는 길은 과연 불가능한 일일까.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말한다. 세대 간 오해는 불가피한 일이고, 해소 또한 쉽지 않다. 그렇다 하더라도 (오해를) 줄이자면, 기성세대가 먼저 스스로를 책망하고 반성해야 한다. 아울러 젊은 세대들은 죽을 때까지 젊은이의 정신을 지녀야 한다. 보수적인 사람들의 사상과 이상이 잘못되었다 싶으면 저항하고 타파하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미움은 버려라. 그래, 우리 인생은 그리 완전한 것도 특별히 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나를 볼 수 있고, 남을 볼 수 있고, 아울러 사회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이 있다면, 이 세상은 좀 더 향기로운 사람 냄새로 그윽할 것임에 틀림없다. 이왕이면, 그 눈은 봄 향기 그윽한 사랑의 눈이었으면 더 좋겠다. 조규일 법무사·前 경기중앙법무사회 수원지부장

[천자춘추]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

40여 년의 조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한 복지법인을 운영하면서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자신을 ‘일자리 대통령’이라고 공언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대통령 업무지시 1호로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래서 지자체마다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다양한 실천 방법을 찾고 있다. 하남시에서도 현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일자리창출전략추진단을 구성해 일자리 박람회와 기업인들과의 유대강화 등을 의욕적으로 펼치면서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전국 유일하게 ‘취업대안학교’를 설립, 취업지도사인 ‘행훈장(행복을 주는 훈장)’을 양성하여 취업컨설팅을 통해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과 구인 기업 간 근로 가능 시간, 업무, 보수 등을 실시간 양방향으로 결합해 탄력적으로 일자리를 엮어 주는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실업 문제는 국가 경제를 위협하며 사회 불안을 가져올 정도로 심각하다. 특히 가장 활발하게 활동할 시기에 있는 청년층의 일자리가 없으면 국가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커다란 손실이며, 소득 불균형으로 이어져 사회의 안정을 저해하는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대기업의 고용 흡수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중소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실업 문제 해결의 대안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오히려 일자리를 구하려는 사람과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 간 미스 매칭이 일어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여기에는 중소기업의 저임금과 복지 미비와 같은 경제적인 이유 외에도 사회적 체면 문화 등의 요인들이 겹쳐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일자리에 대해 더욱 정교한 분석과 미스 매칭을 해소하려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또한, 베이비붐 세대인 액티브시니어층(55세~75세)의 증가로 고령 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요즘, 이들 중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들은 고학력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에 대해 임금 및 근무시간 조정 등을 통한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자리 마련을 통한 생산성이 전제된 자립복지가 최고의 복지라 할 것이다. 사람 중심 경제 성장을 목표로 일자리 창출이 특히 강조된 혁신성장이 전 세계적인 추세임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최무영 천사운동본부중앙회 본부장

[천자춘추] 2018 달라지는 복지제도

사회복지학과에서 강의하며 수강생들의 복지상식을 점검해보면 매년 변하는 복지제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회복지전공자가 아닌 일반인들은 어떨까? 엄동설한이 한창이던 2014년 2월 송파구에 사는 세 모녀가 난방도 되지 않는 지하방에서 죄송하다는 메모와 함께 70만 원의 집세와 공과금을 남겨두고 유명을 달리한 일이 있었다.국민이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을 지원하겠다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갑작스런 사고로 곤란을 겪는 이들을 위해 ‘긴급복지 지원제도’가 있었지만 내용을 몰라 도움의 손길을 제대로 받지도 못했던 것이다.수년이 흐른 지금도 제도를 몰라서 챙기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2018년 새롭게 바뀐 복지제도를 간단하게 정리해 본다. 먼저 만 5세 아동인 생후 72개월까지 아동 약 253만 명 중 상위 10% 가구에 해당되는 아동 15만 명을 제외한 238만 명의 아동을 위한 아동수당 예산으로 7천96억 원을 확보했다. 향후 그 대상이 확대되고 금액도 점차 인상되는 추세로 대부분의 선진국처럼 아동수당은 가정의 양육부담을 국가와 사회가 함께 지겠다는 취지의 이념을 살려 보편적 급여로 발전돼야 할 것이다.65세 이상 노인은 오는 9월부터 기초연금이 25만 원으로 인상되어 혜택을 받을 수 있고, 2021년에는 30만 원까지 점차적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올해 확보된 기초연금 예산은 9조 1천229억 원이다. 거주지의 시·군·구나 읍·면·동사무소 혹은 국민연금공단 지사를 방문하여 기초연금을 신청해야 받을 수 있다. 기초연금의 지급대상은 소득하위 70%인데 실제 수급률은 66% 내외로 약 4%인 27만 명가량이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근로소득은 소득자마다 월 98만 원까지 공제해주고, 재산도 공제하는 액수가 상당하기에 고액 연금 수급자와 재산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일단 신청해보는 것이 좋다. 가족 중에 중병으로 대형병원에 가본 사람이라면 원치 않는 의사 선택진료 때문에 편치 않은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의료기관이 선택진료 의사에게 진료 시, 약 15~50%의 비용을 환자 본인이 부담하도록 했던 비급여 항목이었으나 지난 1월1일 완전히 폐지되었다. 중소 사업자들에게는 인상된 최저임금이 상당한 부담일 텐데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사업주에게는 일자리안정자금이 신설되며,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와 전국 모든 읍·면·동 주민센터가 행정복지센터로 전환되는 등 복지제도가 매년 새롭게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복지제도는 가만히 있어도 주어지는 권리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신청을 해야만 주어지는 혜택이다. 필요한 도움이 있거나 모르는 내용에 대해 가장 간단하게 알아보는 방법은 보건복지콜센터 129번에 전화해서 알아보는 방법이니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하는 바이다. 조상윤 국제사이버대학교 교수

[천자춘추] 창의성 교육과 창의적인 수업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왔다고 한다. 학교는 21세기 미래사회의 변화를 선도하는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위해 창의성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 창의성 교육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구현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창의성은 새롭고 독창적이고 유용한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 새로운 아이디어 능력, 상상력, 종합적 사고 능력이다. 창의성 교육을 위해서는 수업 내용과 방법에 과감한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기존의 내용 교육(know-what)과 방법 교육(know-how)을 넘어 근본적인 이유와 고민을 찾는 원인 교육(know-why), 상상력 교육(Imaginative education)이 필요하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들을 탐색·수집·분석·비판하여 새로운 정보를 산출해 내는 정보처리 능력,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을 해야 한다. 학교는 아직도 주입식·암기식 교육에 머물고, 창의성 교육은 구호에만 그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학교에는 여전히 창의성 교육을 위한 구호만 있을 뿐 실천이 없고, 학생의 개별성보다는 동일성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그동안 학교들은 창의성 교육의 어려움을 열악한 교육 환경, 입시 위주의 교육 탓으로 돌려왔지만, 사실 문제는 가르치는 교사의 수업에 있다고 생각한다. 수업의 내용들을 들여다보면 가르치는 교사가 창의성 교육 자료를 어떻게 개발하고 있는지, 창의적인 수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활동들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 사회를 선도하는 핵심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창의적인 수업으로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창의적인 수업은 재미있는 수업, 호기심을 유발하는 수업이다. 이를 위해 교사가 수업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고 새롭게 생각하는 자세로 새로운 학습 지도 방법을 다양하게 사용해야 한다. 교사는 수업 중 학생의 실수도 인정하여 다시 도전할 기회도 주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칭찬하고, 학생들에게 생각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주어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촉진시켜야 한다. 즉, 교사는 학생들의 새로운 생각에 관대하고, 감탄해주고, 적절한 강화와 보상으로 학생의 확산적 사고를 유발시켜야 한다. 이른바 교사의 ‘브랜드 있는 수업-졸리지 않게 하는 수업’이 필요하다. 교육 당국은 이제껏 창의성 교육, 혁신 교육, 혁신 학교 등의 용어를 구호처럼 외치고 있지만 무늬만 그럴싸하지 그 본질과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여 학교 현장에서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지게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학교 교육력을 높이고 교수-학습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창의·인성교육으로 가는 열쇠는 문제의 본질을 통찰한 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구체적인 실천 행위로 나타내느냐에 있다. 김유성 죽전고등학교 교장

[천자춘추] 캠퍼스의 봄

매년 4월이 기다려진다. 한 해의 시작은 1월이지만,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기에는 4월, 봄이 참 좋다. 3월에는 대학 캠퍼스는 초록의 등장보다 새내기 신입생들의 재잘거리는 소리, 약간 서툰 화장과 어설픈 옷차림, 그리고 어쩔 줄 모르는 몸놀림과 힘찬 인사말로 봄이 다가온다.봄의 소식이 들리는 3월 이후 4월은 만연한 봄이 핀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참 좋은 때다. 누군가는 정말 원하는 곳이고, 누군가는 어쩌다 보니 와 있는 곳이고, 누군가는 정말 있고 싶지 않은 곳이 지금 자신이 속한 대학이다.그럼에도 4월만큼은 모두가 새로운 변화의 시작에 서 있는 시기다. 언 땅을 뚫고 싹이 나오는 봄인 것이다. 10대를 지나가는 그리고 20대를 맞이하는 인생의 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도 지도교수와 지도학생이라는 인연으로 10여 명의 신입생과 만남을 시작했다. 어떤 학생이 담임선생님이시군요? 하며 웃는다. 그래, 아직은 담임선생님이 익숙한 학생들이다. 해마다 신입생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하며 꼭 묻는 것이 있다. 대학 4년 동안 꼭 하고 싶은 것 3가지! 대학에 온 신입생들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몇 년 동안 변함없이 가장 많은 희망사항은 여행이다. 친구들과 여행하고 싶어요! 어디든 좋단다. 여행 다음으로 하고 싶은 것은 연애다. 당연한 희망이다. 20대란 본능적으로 이성을 찾게 되는 시기다. 설렘과 이끌림으로 연애를 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는 해외연수, 과 수석, 밤새 술 먹기, 카페에서 노트북 펴놓고 보고서 쓰기, 봉사활동, 동아리 등등. 참 하고 싶은 것이 많다. 이런 새내기의 봄바람을 나는 적극 지지한다. 1학년 1학기 만남에서 만큼은 취업과 학업에 대한 이야기를 애써 자제한다. 신입생은 캠퍼스의 봄을 즐길 충분한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항상 봄일 수 없듯이, 이들의 인생도 항상 20대는 아닐 것이기에 지금을 내 것으로 누릴 수 있는 힘 또한 중요하다 생각한다. 봄이 봄다워야 여름과 가을 나아가 겨울을 준비하는 데 건강하다. 대학 캠퍼스의 봄이 봄답게 시작하는 모습을 보며, 새내기들 인생의 여름, 가을, 겨울이 건강하길 기원한다. 박은영 가천대학교 학사부처장

[천자춘추] 시민참여 거버넌스

지난 3월23일 오후8시 일본 도쿄 지요다구 총리관전 앞에는 일본시민 1만명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 ‘아베신조총리 물러가라’라는 구호와 함께 한국식의 촛불시위가 시작된 것이었다.일본의 페이스북, 트위터 등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한국의 촛불시위처럼 우리도 본받아서 한번 해보자”라는 댓글과 동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한국의 시민민주주의, 시민참여형 민주주의운동이 일본으로 전파되고 있는 것이다. 1980년대 이후 한국이 군사정부로부터 민간정부로의 이행과정을 통해 민주주의 정착과 함께 이후 시민참여형 직접민주주의가 확대되는 모습을 본 동남아시아와 극동아시아의 NGO들 특히 시민사회진영은 아시아의 민주주의 성공모델로 한국을 지향하고 있다. 한국은 사회개발모델에서뿐만 아니라 참여형 시민민주주의의 성공모델로 아시아인들에게 뚜렷이 각인되고 있는 것이다. 태국, 홍콩, 미얀마와 필리핀에 이르기까지 NGO의 활동가들은 어떻게 한국은 경제적 성장과 함께 민주주의를 성취할수 있었는가하는 연구와 논쟁이 활발하다. 한국의 최대 수출품은 무엇일까? 삼성핸드폰, K-POP, 영화, 인터넷인프라, K-FOOD? 한국인들은 잘 모르지만 한국에 대하여 아시아인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은 한국의 시민참여형 민주주의이다. 민주주의의 역동성과 회복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은 현재 거버넌스의 용광로이다. 서울시는 다양한 협치거버넌스 전문 공무원들을 채용하고 의제별 거버넌스를 작동시키고 실험하고 있다. 경기도의 수원시는 2012년부터 거버넌스 실험을 전면화하고 있다. 도시계획(정책)시민계획단, 시민참여예산제, 동별 마을만들기협의회, 도시생태농업네트워크, 하천유역네트워크, 건강먹거리시민네트워크, 환경교육네트워크, 동별자원봉사센터,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동별협의체 등 각종 의제별, 수준별 거버넌스가 작동되고 실험되고 있다. 최근에는 수원시가 주민자치회와 협치 거버넌스 조례를 작성 중이다. 풀뿌리민주주의 거버넌스의 다양한 수위가 조정되고 격상되고 검증되고 경험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시민참여형 거버넌스는 공동체의 시민주권을 확인시키며 숙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의 저변을 확대하는 공동체의 내용을 깊게 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박종아 수원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천자춘추] 노옥천 차(茶)노래

날이 훤히 밝도록 깊은 잠에 빠졌는데/ 군관이 문을 두드려 놀라게 하네// 맹간의의 편지를 갖고 왔다 하여 보니/ 흰 비단에 비스듬히 세 번 도장 찍었네// 서신을 펼쳐보니 맹간의의 얼굴을 대하는 듯한데/ 월단차 삼백 편을 직접 펼쳐 보았네… 사립문 닫혀있고 찾아오는 사람 없어/ 사모 머리에 쓰고 홀로 차를 끓여 마시네// 푸른 구름같은 차는 끊임없이 바람을 부르고/ 백화는 떠서 찻그릇에 엉기어 있네// 이 시는 詩林廣記(시림광기) 전집 8권에 실려 있는 ‘주필사맹간의기신다(走筆謝孟諫議寄新茶)’로 맹간의가 부쳐준 햇차를 받고 바로 답한 노동(盧仝)의 다가(茶歌)이다. 호가 옥천자(玉川子)인 노동은 중국 당나라 시인으로 학문을 좋아하나 벼슬에 뜻이 없어 산중 은거인으로 차를 좋아했다. 햇 월단차를 선물 받고 답례로 쓴 시에 ‘사모 머리에 쓰고 홀로 차를 마시네’ 대목은 옷깃을 여미게 한다. 사모(紗帽)는 문무백관이 관복을 입을 때 갖추어 쓴 모자로 아무도 보는 이 없는 산중에서 차 한 잔 끓여 마시는데 의관을 정제한다는 것은 차를 보내 준 맹간의에게 나의 마음을 행동으로 써 보여준 최고의 예의인 때문이다. 한 잔을 마시니 목구멍과 입술이 촉촉해지고/ 두 잔을 마시니 외롭고 울적함이 없어지네// 석 잔을 마시니 가슴이 열리고 오천권의 문자로 가득하고/ 넉 잔을 마시니 가벼운 땀이 나고/ 평소에 불평스럽던 일들이 모두 땀구멍으로 흩어져 나가네// 다섯 잔을 마시니 살과 뼈가 맑아지고/ 여섯 잔을 마시니 신선과 통하게 되네/ 일곱 잔을 마실려고 하니/ 양 겨드랑이에서 청풍이 솔솔 이는 듯하구나/ 봉래산이라는 곳은 어디에 있는고/ 옥천자는 이 청풍을 타고 돌아가고자 하노라…// 노옥천의 이 칠완다(七碗茶)는 차를 여섯 잔 정도 마시면 외롭고 불안하고 우울해도 그리고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무거워도 맑아지고 밝아진다고 했다. 칠완다~ 일곱째 잔은 아직 마시지도 않았는데 양 겨드랑이에서 맑은 바람이 솔솔 이는 듯 몸이 가벼워졌으므로 신선이 사는 봉래산을 날아가고자 한다는 다시(茶詩)이다. 봄철 미세먼지에는 차가 으뜸이다. 또 긴장으로 굳어진 몸과 마음을 달래는 데는 차가 보약이다. 굳이 의관을 정제하지 않아도 햇차가 아니라도 매일 밥 먹듯 차를 마신다면 아마 봉래산이 내게 날아올 수도 있지 않겠는가. 강성금 수원화성예다교육원장

[천자춘추] 역사를 바꾸는 미투 운동

성폭력에 대한 여성들의 억울함을 폭로하는 미투(Me Too) 운동이 미국에서 시작하여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서지현 검사를 필두로 연일 확대되고 있다. 미투 운동은 힘과 권위로 여성을 능욕하며 갑질하는 남성들에 대한 고발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억울한 일을 당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어찌 어제 오늘의 일이겠는가? 남성들만이 선거권을 가진 로마 같은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서는 억울한 여성이 오늘날보다 더 많았을 것이다. 기원전 500년 경 로마시대였다. 초대 왕 로물루스 이후 번성하던 로마는 7대 왕 타르퀴누스에 이르러 큰 문제가 발생한다. 타르퀴누스 왕에게는 섹스투스라는 방탕하고 포악한 아들이 있었다. 섹스투스는 4촌인 콜라티누스와 함께 누구의 부인이 더 정숙한지 내기를 했다. 섹스투스의 부인이 남자들과 파티를 한 방면 콜라티누스의 부인이 단정하게 길쌈을 하자 섹스투스는 망신을 당하고 만다. 이에 자존심이 상하고 화가 난 섹스투스는 콜라티누스를 전쟁터로 보내고 그의 부인인 루크레티아를 겁탈하기에 이른다.루크레티아는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여 귀족들에게 연판장을 보내고 자살을 한다. 그녀의 죽음에 분개한 귀족과 국민들은 타르퀴누스왕과 아들 섹스투스를 추방하고 왕이 지배하는 대신 집정관을 뽑아 원로원이 견제하는 체제인 공화정으로 바꾸게 된다. 자신의 죽음으로 공화정을 이끌어낸 루크레티아를 역사에서는 ‘로마 공화정의 어머니’라고 부른다.그녀의 고발과 죽음은 역사적으로 발전하는 결과를 이루어냈지만 그녀를 바라보는 남성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많은 남성들은 그녀의 행실에 문제가 있고 강간에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하였고 이런 시각은 중세의 위대한 교부철학자인 아우구스티누스에게서도 이어졌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루크레티아가 강간을 통해 쾌락을 얻었다고 하면서 그녀의 덕성에 의문을 제기하였다. 루크레티아의 예처럼 억울함을 호소하는 여성은 역사를 바꾸는 정의로운 사람과 남자를 유혹하고 즐긴 나쁜 여자라는 두 가지 평가에 직면하게 된다. 힘과 권위에 당한 것도 억울한데 나쁜 여자라는 평까지 받게 되는 2차 피해는 아픈 상처를 더욱 터지게 만들게 되는데 유감스럽게도 이런 2차 피해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2차 피해는 피해자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가해자의 편을 드는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들에게 부족한 것은 바로 타인의 아픔을 안타까워하는 공감능력이다. 포유류는 거울신경(Mirror Neuron)을 가지고 있기에 동료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다. 원숭이조차도 동료를 치어죽인 차가 다시 지나갈 때 그 차를 기억했다가 돌을 던진 사례가 있다. 하물며 인간이 원숭이보다 못해서야 되겠는가. 오랜 역사동안 약자였고 많은 아픔을 겪은 여성들이 지금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녀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우리 모두 깨달아야 한다. 그녀들의 외침은 역사를 바꾸는 거대한 흐름이라는 것을. 그 옛날 루크레티아의 외침처럼. 신동근 마마라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천자춘추] 톡톡 튀고, 훨훨 날아라

나는 힘들고 지칠 때 ‘갈매기 조나단’을 생각한다. 고정관념으로부터의 자유로움, 진정한 자신을 찾으려는 도전 정신과 눈물겨운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행복한 삶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가에 대한 깨달음을 얻기 위한 사고여행은 계속되고 있다.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것은 아이가 간절히 소망하는 꿈을 펼치도록 인정·격려해 준 것이다. 아이가 대학을 졸업할 즈음에 취업을 포기하고 공연예술을 공부하겠다고 하였다.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대기업 취업이 보장된 것인데,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새로운 길을 간다는 것이 나에게는 무척 충격적이었다. 공학을 전공하고 예술 분야로 가겠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이에게 몇 가지 확인과 다짐을 받았다. 학비는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 예술인의 삶이 고달프고 배고프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감당할 자신이 있는지. 정말로 간절하게 원하며, 이 일로 행복해질 수 있는지 등등…. 새롭게 배우는 과정, 공연 관련된 일을 하면서 싫거나 힘들다고 말하는 것을 듣지 못했다. 자신이 간절히 하고 싶은 일을 해서 그런지 표정도 밝아졌고 행복해한다. 이제는 꿈 너머 꿈 ‘사회적 갈등을 넘어 화합’이라는 과제를 공연으로 풀어보고자 외국으로 공부하러 간다. 두렵고 힘든 것을 무릅쓰고 새로운 꿈에 도전하려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지만, 부모로서의 안타까움은 지우기가 어렵다. 경기도교육청의 ‘꿈의 학교’ 사업에서 추구하는 목적과 기본 방향은 매우 가치롭다. 꿈이 없는 청소년에게는 꿈을 갖도록,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읍·면·동에 청소년문화의 집을 1개소 이상 설치·운영하도록 청소년활동 진흥법에 규정하고 있지만, 현실은 청소년의 활동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제는 사업 차원에서 탈피하여 마을학교와 융합되도록 체계화·제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서울 노원구의 사례는 좋은 본보기에 해당한다. 사람의 영혼은 꿈을 잃을 때 죽는다고 한다.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이루고 싶은 일을 할 때 몰입하게 되어 행복을 경험한다. 꿈을 가꾸는 교육이 바로 행복 교육이다. 건강한 청소년, 행복한 시민 육성을 위하여 교육감과 도지사가 함께 한다면, 경기도민이 마을·지역에서 배우고 싶은 것을 마음껏 배우고, 가르치는 꿈의 마을학교 만들기는 현실로 성큼 다가올 것이다. 김한호 한국교원대학교 박사

[천자춘추] 가설극장

1966년경에 아랫마을 전기 방앗간 3선 동력 전선에서 110v 전기를 뽑아내서 50촉짜리 전구를 켜면 2㎞ 떨어진 윗마을에서도 주변의 건물이 환하게 보이던 시절이 있었다. 문명의 상징이라 할 전기가 밝기도 하지만 어려서는 지금보다 시력이 더 좋았을 것이고 공기 중 미세먼지가 적어 청명하였기에 멀리서도 잘 보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설극장 영화가 상영된다는 방송을 들은 동네 젊은이들은 저마다 쌀 반 말을 가슴에 안고 나방이 불빛에 몰려들 듯 천막 영화관을 행해 달려간다. 가는 길 사거리 가게에서 쌀을 돈으로 사서 지전과 동전을 꼭 쥐고 뛰어간다. 쌀을 주고 돈을 받으면서 ‘쌀을 산다’고 하고 돈을 주고 쌀을 받으면서 ‘쌀을 팔아온다’는 역설적 표현은 농경문화의 자존심이라고 한다. 그러니 쌀을 사면 내 손에는 돈이 들어온다. 그 돈으로 영화표를 산다. 고모는 어린 조카를 오버코트 속에 숨겨 극장 천막 안으로 들어간다. 기도 아저씨는 알면서도 눈감아 주었다. 영화가 끝나면 추첨으로 이어지는데 내 손의 표와 같은 번호가 적인 짝표가 저 추첨함 안에 들어 있다. 늦은 시간 길가의 긴 풀잎새에 이슬이 맺힐 때까지 우리는 추첨을 기다리고 결국 바가지 1개를 탄 동네 누나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최고 경품은 당시 어머니들의 로망인 재봉틀, 반상기, 수저 세트인데 5년 내내 바가지만 받았다. 이 바가지 재료인 플라스틱은 미국의 달 탐사 프로그램에서 나왔다고 들었다. 1등 2등 경품은 영화가 끝나는 7일 차까지도 당첨자가 나오지 않았다. 영화사 창립 이래 15년째 끌고 다니는 녹이 슨 쇼윈도우 경품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1960년대 젊은 형, 누나들에게 문화와 예술의 향기를 제공해준 가설극장의 추억은 지금 60이 넘은 그분들의 머릿속에, 가슴속에 잘 간직되어 있을 것이다. 인터넷으로 예매하면서 영화 제목, 관람시간, 좌석을 지정하는 요즘의 영화관을 보면서 50년 전 가설극장을 추억하는 것도 문화의 향기라 생각한다. 이강석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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