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생활에 활력소를 만들자

사람은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라도 한번에 한 가지 이상의 것을 생각할 수 없다. 일과를 끝내고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하고자 하는 일 두 가지를 동시에 생각해 보아라. 아마 번갈아 가면서는 두 가지 일을 생각할 수 있을지라도 동시에는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일 또한 마찬가지이다. 한쪽으로는 마음에 드는 일에 열중하면서 동시에 다른 쪽에서는 전혀 다른 일을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즉 하나의 감정은 다른 감정을 몰아낸다. 쓸데없는 상념과 번민은 보람 있는 일에 열심히 활동할 때가 아니라 하루의 일과가 끝났을 때에나 한가한 시간에 접근한다. 우리의 상상력은 이때에 어리석은 가능성을 불러일으키고 사소한 실수를 확대시켜보이게 한다. 그러므로 쓸데없는 상념과 번민을 치료하는 방법은 올바른 일, 즉 건설적인 일에 몰두하는 것이다. 목적 없는 나날이 계속되는 한 그 사람의 생활은 허물어 질 수밖에 없다. 일을 끝내고 침대에 눕기전에 오늘의 계획에 대한 실천결과의 평가와 다음날에 하릴을 계획하는 습관을 가져보자. 예를 들면 새벽 운동하는데 한시간, 출근하는데 반시간, 회의 반시간, 오전업무 처리하는데 세시간, 책 읽는데 반시간 등 하루의 일과를 눈이 떠있는 시간은 가능한 한 빈틈없이 계획하고 실천에 옮겨보아라. 그리고 일과가 끝나고 잠자리에 들기전에 점수를 매겨보고 다음날 하릴을 계획하여 보아라. 물론 처음부터 좋은 점수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반성과 계획을 거듭하는 동안 생활에 활력과 변화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또한 자제심도 향상될 것이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목적이 분명해지고 성취의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쓸데없는 상념과 번민에서 벗어나서 건설적인 일에 몰두함으로써 개개인의 건강과 변화된 모습은 물론이거니와 밝은 사회를 지향하는 삶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병만.경기도의회 사무처장

월요칼럼/큰 道理를 잘 분간하라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노(魯)나라 사상가 묵자(墨子·BC 480~390)의 주장 중 ‘상현(尙賢)’론이 있다. “어진 사람을 존경하라” 또는 “인재를 존중하라”는 상현론은 단순히 능력주의를 주장한 게 아니다. 능력이 없으면서도 정치의 중추에 앉아 있는 인간을 추방하고, 진정 능력있는 사람에게 내어주라는 매우 도전적인 주장이다. 전국시대 초기에는 각국의 정치가 거의 세습 귀족에 의해 지배되고 있었다.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낮은 신분의 출신자에게는 문이 닫힌 정황이었다. “귀족이 언제까지나 귀족이어서도 안되며, 백성이 언제까지나 비천해야 한다는 까닭도 없다. 위에 있는 자가 언제까지나 위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정치를 무능한 귀족의 손에서 해방시켜라.” 이렇게 묵자는 과격한 주장을 폈다. 더 나아가서 ‘군주들이 입으로는 능력있는 인물을 등용하겠다면서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상황’을 비판했다. “작은 도리(道理)는 분간하지만 큰 도리는 분간하지 못한다”는 질타도 서슴지 않았다. 예컨대 위정자는 가축을 요리할 때, 자기 손으로 죽이지 않고 반드시 솜씨 좋은 요리사를 고용한다. 의복을 지을 때도 솜씨좋은 재봉사를 고용해서 만들게 한다. 즉 가축을 잡거나 의복을 지을 때 위정자는 능력없는 자를 결코 쓰지 않는다. 아까운 재료만 망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럴 때 위정자는 능력있는 인물을 기용하는 자세를 잊지 않고 있다. 또 위정자는 말이 병 들면 반드시 명의에게 보여 치료시키고, 활줄이 끊어지면 반드시 솜씨 있는 궁사를 시켜 다시 갈아 끼게 한다. 결코 능력 없는 자를 쓰지 않는다. 아까운 재산이 쓸모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를 다스리는 단계에 이르면 사정은 일변한다. 능력보다는 논공행상을, 연고관계를 중시하여 등용한다. 묵자는 전국시대의 각국을 역방하여 군주들에게 ‘상현’론을 폈다. 그러나 어느 나라에서도 그의 주장에 선뜻 찬성할 리가 없었다. “양궁(良弓)은 당기기 어렵다” 역시 인재 등용의 주장에 근거를 둔 묵자의 말이다. 강한 활은 당기기 어렵다. 그러나 강한 활이라야 화살이 멀리까지 날아가 과녁에 깊이 꽂힌다. 명마(名馬)는 처음에는 타기가 어렵다. 그러나 좋은 말이라야 주인의 의중을 알고 순종하고 인내한다. 명장(名將)이 명마를 다룬다. 좋은 말 일수록 무거운 짐을 실어도 지치지 않고 멀리까지 달릴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수한 인재는 다루기가 어렵다. 그러나 우수한 인재라야 군주를 인도하여 그의 위대함을 세상에 떨칠 수 있게 만든다. 능력보다는 연고나 정실이 통하는 사회를 묵자는 통분해 하였다. 연고와 정실은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발전을 저해한다. 가신(家臣)이 아니다 하더라도, 사고가 좀 다르다 하더라도 군주는 능력있는 사람을 정당하게 평가해야 정치가 발전한다. 국가가 부강해 진다. 기원 전 5세기에 정치개혁을 주장했던 묵자의 비판에 귀 아파했던 부류들이 오늘날 한국에 너무 많다. 국민을 위해서 그런 부류들은 정치권에서 사라져야 한다. 능력도 없이 권력의 중추에 앉아 있는 위인들이 더 이상 호가호위(狐假虎威)토록 해서는 대사를 망친다. 탄핵을 면한 노무현 대통령은 묵자의 ‘상현’론을 명심해야 한다. 만에 하나 혹시라도 잊어서는 안된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기각이 발표된 직후 전 세계 언론과 정부·전문가들은 “더 센 권력을 갖고 돌아왔다”고 논평했다. 사실이다. 그러나 이젠 정신차려야 한다. 여대야소라고 자만해서는 안된다. 다행히 기각은 됐지만 대통령도 탄핵하는 세상이다.

"5월 17일 경기만평, 당구公

{Image}

횡산리 고구려 고분발굴의 意義

비무장지대(DMZ)인 연천군 중면 횡산리 일대에서 고구려 고분으로 추정되는 300여기의 묘와 대규모 구석기유적이 발굴된 것은 고구려 역사를 자기네 것으로 만들려는 중국의 이른바 ‘동북공정’에 맞설 수 있는 획기적인 사료다. 사실 한반도가 고구려 영토이었음을 언급할 일고의 필요도 없지만 중국의 역사왜곡 획책이 학계 뿐 아니라 정부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전혀 우려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남한에는 충북 충주의 중원고구려비와 한강유역의 아차산 고구려 보루가 유일한 고구려 유적지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연천군에서 남한 최대의 고구려 고분이 발굴됨으로써 한반도가 고구려 땅이었음을 더욱 분명히 입증한 셈이다. 고구려 고분이 발굴된 횡산리 일대는 일부 거주민을 제외하고는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돼온 군사지역 이다. 따라서 향후 학계와 당국이 보다 정밀한 조사를 실시할 경우, 더욱 많은 고구려 유적이 발굴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발굴된 고분군은 427년 평양 천도가 이뤄진 뒤인 5세기말~6세기초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며 지표면에 관을 놓고 봉분을 쌓은 뒤 그 위를 다시 화강 편마암 돌로 덮는 고구려 적석봉토분(積石封土墳)이다. 특히 인근에서 고구려 항아리로 추정되는 토기 파편들이 함께 수습됐다. 횡산리 무덤들은 고구려 토기들이 함께 출토된 데다 고분의 크기로 봐서 대개 고구려 평민의 무덤으로 보이지만 규모가 큰 봉토석실분의 경우에는 벽화가 발굴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된다. 더욱이 고구려 고분군에서 남쪽으로 약 1㎞ 지점 임진강변에는 구석기시대 타제석기의 재료인 몸돌(석핵·石核)들이 산재해 있다. 이 중에는 전기 구석기의 대표유물인 외날찍개 7점과 양날 찍개 3점, 중기 구석기의 대표유물인 주먹도끼 13점과 작은 도끼 4점 등이 포함돼 있으며, 몸돌 주변을 일정 크기로 잘라 내면서 중앙의 비교적 큰 석편을 제거한 거북등형 몸돌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정부는 연천군 횡산리 고구려 고분군 보존에 만전을 기함은 물론 현재 군(軍)이 헬기장으로 사용하여 물의를 빚고 있는 고구려 유적 ‘아차산 일대 보루군’을 사적으로 지정하는 일에 추호의 망설임도 없어야 한다.

변화와 참여의 농협 개혁사업

농협중앙회가 변화와 참여로 농업인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농업인 상호금융대출 금리인하 확산, 농산물 유통제고를 위한 중앙회의 경제사업 지원체제 강화, 정부의 대외협상력을 뒷받침하게 되는 ‘쌀협상대책위’구성, 농촌사랑운동 선포 및 ‘농협문화복지재단’ 설립 등은 실로 시의적절한 농협 개혁사업으로 평가된다. 농업인의 국내외 환경이 해마다 달라져 가는 추세에서 농협의 이같은 능동적 변화는 우리의 농업 지킴이가 될 것으로 믿어 기대가 크다. 특히 당초 실현성이 의문시 된 농업인 상호금융대출 금리인하 조치를 지난 4월1일 16개 조합만이 시범실시한 지 한달만에 의문을 떨쳐내고 1천280여개 전 조합으로 확대 적용한 것은 정부의 농가부채 경감대책을 뒷받침한 획기적인 조치다. 가히 ‘제2의 농어촌 고리채 정리사업’이라는 농협 자평은 그럴만 하다. 농업경영비 절감을 통한 이같은 실익 제공은 농협이 농업인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뼈를 깎는 자구적 노력이 있으므로 해서 가능하였다. 또 산지와 소비자를 중계하는 ‘농산물 총공급망 관리시스템’(SCM) 구축과 함께 ‘농산물 상품 코드화’를 개발하고 자체단체와의 협력사업 강화로 투융자 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은 농산물지킴이의 농협 역할을 더욱 강화한다. 아울러 ‘식품안전센터’의 대폭 확충은 부정농산물 추방으로 농협이 취급하는 농·축산물에 대해 소비자의 신뢰도를 더욱 높이게 된다. 쌀 재협상에 관세화 유예의 연장을 목표로 하고 의무수입량 증량폭을 최소화하는 협상력 결집을 위한 쌀 주산지조합장 중심의 ‘쌀협상대책위’구성은 앞으로 그 활동이 주목된다. 이밖에 5천억원 기금 목표의 ‘농협문화복지재단’ 설립은 정부의 농업·농촌종합대책에 부응하는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과 농업인의 다양한 복지증진사업에 기여가 클 것으로 보인다. 여성의 사회참여확대는 농업분야라 해서 예외가 아니다. 여성 농업인의 권익증진 및 농협사업 참여 확대를 위해 여성조합원을 30%로 늘리고 여성임원 또한 300명을 육성하기로 한 것은 괄목할만 하다. 변해야 산다. 농협의 일관된 노력, 농업인의 주인의식, ‘농촌사랑운동’에 대한 국민적 관심속에 농협의 개혁사업이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

병영급식

<5일 아침:불고기버거·치즈버거. 11일 중식:돼지갈비> 육군 모부대의 5월 식단에 나온 차림표다. 물론 다른 날의 메뉴도 다양하고 특이한 것이 많지만 5일과 11일은 입대 전 자주 먹었던 음식을 군에서 맛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장병들의 식탁이 좋아지고 있는 것은 이뿐 만이 아니다. 생선양념볶음 등 다양한 메뉴와 ‘신세대’의 입맛에 최대한 맞춘 조리방법 개선 등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군은 5월부터 ‘돼지보쌈’을 새로운 요리로 추가했다. 입대 전 외식이나 회식 때 먹던 음식이 이제 군 장병들의 식탁에 등장하였다. 돼지고기 보급의 효율성을 더 하기 위해 그동안 부위 구분 없이 공급하던 돼지고기를 삼겹살·목살·일반 정육으로 구분, 1인당 월 1.8㎏씩 급식하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군은 2000년 쇠고기 통조림을 새롭게 보급한 데 이어 2001년에는 신세대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떡볶이를 보급했다. 또 2002년에는 꼬리곰탕을 연 12회 배식하여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오는 7월부터는 영양식인 삼계탕을 비롯해 비엔나소시지·게맛살 등 신세대 취향에 맞는 음식을 새로 보급하고 장병들이 선호하는 음식은 늘리되 상대적으로 기호도가 떨어지는 메뉴는 줄이는 방식으로 병사들의 입맛에 맞춰나갈 계획이다. 예전에는 식사 후에 우유를 준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아이스크림·요플레 등이 후식으로 나온다. 장병들이 “부대에서 하는 식사는 고향집의 음식과 조금도 차이가 없다. 메뉴가 다양해 오늘은 어떤 음식이 나올까 궁금하고 식사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말한다. 과연 병영급식과 군 문화가 민주적으로 달라졌다. 배식량이 부족해 고된 훈련보다 배고픈 게 더 힘들고 괴로웠던 오늘의 50대·60대들이 군대생활 할 때와 비교하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군 복무 기간도 훨씬 단축됐으니 얼마나 환경이 좋게 바뀌었는가. 군대에 갈 아들들을 둔 부모, 특히 어머니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 게 무엇보다 다행이다. / 임병호 논설위원

기고/남한산성 가치를 올바르게 인식하자

최근 웰빙 열풍과 쾌적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여가를 즐기기 위해 명소를 찾고 있다. 이런 명소 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남한산성이다. 이곳은 수도권 유일의 도립공원으로 경기도 광주, 성남, 하남 3개시에 걸쳐 있으며, 서울과 경기도민들의 휴식처로 애용되고 있다. 그러나 도시 거주자들이 남한산성을 즐겨 찾고 있으면서도 그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이 글은 남한산성에 대한 이해를 돕고, 이곳을 아끼고 사랑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쓰여졌다. 남한산성이 갖고 있는 역사·지리·문화 및 건축의 우수성에 대해 알리고자 한다. 첫째, 남한산성은 2,000년이 넘는 역사의 산실이다. 기록에 의하면, 이곳은 약 2,000년 전 백제 시조 온조가 위례성에서 이동하여 이곳을 중심으로 광주일대에 토성을 쌓은 것을 시작으로 근초고왕 때까지 백제의 도읍지로 추정된다. 신라와 조선시대를 거쳐 수 차례 토성과 석성으로 개축되어 오늘날과 같은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따라서 인조가 병자호란 때 이곳에서 45일간 항전한 후 청에 굴복한 것을 강조하는 것은 남한산성 역사를 깎아 내리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둘째, 남한산성은 지리적으로 평탄면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울 동남쪽으로 약 26㎞에 위치하며 평균고도가 300~350m의 고원지대로 사방이 산으로 둘러 싸여 천연요새를 이루고 있다. 이곳은 고지대에 위치한 지형 특성상 서울보다 4~5℃가 낮은 기온을 보여 고랭지작물 재배가 가능한 이점을 지닌 곳이다. 셋째, 남한산성은 문화의 보고(寶庫)이다. 1963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7호로 지정되었고, 성곽 내부 수어장대(守禦將臺), 숭열전(崇烈展), 청량당(淸凉堂), 침과정(枕戈亭), 연무관(演武館) 및 현절사(顯節祠) 등 도유형문화재, 기념물 및 문화재자료가 소재하고 있다. 넷째, 남한산성은 우리의 전통건축 기술을 느낄 수 있는 장소이다. 이곳은 건축 당시 성 내부에 왕이 피신할 수 있는 행궁(行宮)을 비롯하여 누각, 정자, 사당, 관사 및 민가 등 수백 동의 건물이 있던 거대한 구조였다. 옛 건축물들은 사라졌으나 성문(城門)과 암문(暗門), 문루(門樓)와 옹성(甕城) 및 성벽은 조상의 얼이 담긴 우리나라 성곽건축의 이해를 위한 중요 자료임에 틀림없다. 남한산성은 경기도를 대표하는 관광명소이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이 남긴 훌륭한 유적지로 후대에 물려주어야 할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경기도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남한산성 제 모습 찾기에 노력하고 있고, 자치단체에서도 남한산성 복원과 연계한 문화관광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보다 더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우리 스스로 남한산성의 가치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그 가치를 적극 홍보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남한산성을 공유하기 위해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확대해 가는 자세다. /이혁진.서울보건대학 관광영어과 교수

천자춘추/IT Well Being세상

좋은 옷을 싼값으로 사기위해 70년대에는 남대문시장으로 직접 갔었고 80년대에는 여러 가게에 전화로 문의하여 가격 등 예비지식을 습득했다. 90년대 이후부터는 인터넷에 들어가 짧은 시간에 디자인 선택과 가격비교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 후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통신은 최적의 의사결정을 위한 다양하고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는 수단이자 최적의 조치를 할 수 있는 도구이므로 산업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도로와 전기등과 마찬가지로 기간산업이라 하며 세계 각국에서는 통신산업을 발전시키기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체신부라는 정부기관에서 통신산업을 관장해 오다가 82년도에 ‘한국전기통신공사’라는 국영기업체로 경영방식을 바꾸면서 전화를 대대적으로 보급했고 90년대 들어 경쟁체제를 도입하면서 정부투자기관이었던 ‘한국통신’을 정부출자회사로 만들어 경영자율성을 더욱 강화시켰다. 이와함께 한국통신은 초고속 인터넷을 대대적으로 공급했는데 대부분 아파트인 우리나라 주거형태 특성때문에 싼값으로 많은 시설을 공급할 수 있게 돼 때마침 성장한 반도체 산업과 함께 우리나라를 IT최강국으로 만들었다. 봉화, 파발마, 우편, 전화 등 통신은 의사전달이 주 목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유선통신과 무선통신이 융합하여 ‘네스팟’이라는 이동인터넷이 출현하였고 집에 오면 자동으로 유선전화로 연결되는 ‘원폰’도 곧 나올 예정이다. MP3+GPS(위성위치추적서비스)+녹음기+디지털카메라+캠코더까지 탑재할 수 있는 ‘네스팟스윙폰’은 걸으면서 수능강의를 듣거나 업무처리까지 할 수 있는 종합단말기인데 이미 4월말부터 판매되고 있다. 또 통신이 컴퓨터와 융합하여 회의전화(미팅콜), 평생번호, 텔레뱅킹, 다양한 벨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링고서비스’ 등 많은 지능망서비스가 우리들의 생활을 풍요롭고 윤택하게 해 주고 있다.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면서도 편리함을 더해주어 IT로 인한 Well Being 세상을 누리게 해 주는 것이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전화와 인터넷으로 밖에서 집안의 모든 가전제품을 작동하게 되고 더 나아가 IT산업의 총아라 할 수 있는 로보트가 어렵고 힘든 일을 대신해 줄 것이다. 우리가 어려서 만화나 공상영화를 통해 꿈꿔왔던 찬란하게 꽃피는 환상의 세계가 거짓말처럼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빠른 속도로 말이다. /양봉기.KT수도권 강남본부장

독자투고/선생님

올해도 어김없이 스승의 날이 왔다. 각 학교에서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하고 교육청에서는 촌지수수 불법 감시가 내려지는 서글픈 교육현실을 보며 문득 오래전 잊혀져가는 나의 유년시절이 기억난다. 교통과 의료혜택을 거의 받을 수 없던 벽지의 산골인지라 어머니들은 아이들에게 배탈이 나도 선생님께서 기거하던 사택문을 두드렸고 동네 크고 작은 다툼이 일어나도 선생님께 판결을 요청하였다. ‘난 당최 까막눈이라…’ 문자해독이 어려운 동네 어른들은 머나먼 월남땅 포탄이 쏟아지는 전쟁터에서 날아온 아들의 편지를 품에 안고도 선생님을 찾아와 읽어줄 것을 요청하였고 집안에 어려운일이 생기면 또 상담자가 되어 줄 것을 요청하며 선생님을 찾곤 했었다. 가정이 어려워 도시락을 싸올수 없는 아이들에게 선생님의 도시락은 늘 나눔의 대상이었고 여자선생님들은 아이들의 떨어진 단추와 옷도 사랑으로 기워주곤 했다. 그때 나이어린 우리는 선생님은 화장실도 가지않고 밥도 안드시며 우리와는 차별화된 특별한 분이라 굳게 믿으며 온몸으로 선생님을 존경했었다. 채변봉투에 변을 담아오는 준비물은 물론 쥐꼬리 세 개씩 잘라오는게 숙제였었고 뒷산에서 겨울 난로용 땔감으로 솔방울을 주워 모으거나 언덕 소나무위에 덕지덕지 달라붙은 송충이를 잡는 것 또한 수업의 연장이었고 용의검사가 있는 날은 씩씩한 구령과 함께 줄지어 앞개울에 나가 손등에 덕지덕지 붙은 때를 밀어내곤 하던일도 수업의 일부였었다. 보리타작이나 동생을 돌보는 일로 결석이 잦은 아이들의 가정방문을 온 선생님께 새끼줄로 동동 묶은 배추포기와 밭에서 방금 따온 옥수수 꾸러미를 쥐어드리며 어머니는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고 피우다남은 담뱃갑을 선생님윗저고리 주머니에 넣으며 쑥스러워 하시던 아버님이셨다. 그시절 벽지 주민들에게 선생님은 하늘이었고 진정한 스승이었다. 이제 스물세번째 맞는 스승의날, 어렵고 고단한 교육현장에서 2세들의 바른 교육을 위해 헌신과 봉사를 다하며 묵묵히 교단을 지켜가시는 선생님들의 크신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잊혀져가는 추억을 되살려본다./이재선·안양시여성단체협의회장

대통령의 직무복귀, 민생안정 전기되길

노무현 대통령의 직무정지가 풀렸다. 국회의 탄핵소추 63일만에 업무에 복귀하였다. 헌법재판소의 이같은 소추 기각 결정은 탄핵사유의 심판을 법률심에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즉 헌법과 법률에 위반하는 것으로 국한한 협의적 해석의 판단인 것이다. 경제파탄의 책임이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단적으로 이를 말해준다. 광의의 정치적 해석을 배제한 법률적 판단인 것이다. 측근비리 역시 그렇다. 측근비리에 연루된 최도술이나 안희정 등 두 증인의 진술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얽힌 구조적 비리의 증언이 나오지 않은 이상, 이를테면 심증만으로는 측근비리의 법률적 책임을 대통령에게 물을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헌법재판소가 실정법 위반을 인정한 것은 선거법 위반 중 일부다. 그러나 이의 이유만으로 대통령을 파면에 이르게 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 것이 기각 결정의 배경으로 해석된다. 헌법재판소의 심리 중 측근비리의 사실심리가 미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객관적 관점은 남는다. 또 재판관 전원의 합의비율과 소수의견이 공개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이를 공개하지 못한 이유가 재판관의 신변안전이 고려된 것이라면 일부의 이같은 정치적 사회분위기를 개탄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소추 절차에 합법성을 인정한 것은 주목할만 하다. 같은 헌법기관인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하는 데 설사 사전조치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 하여도 이를 이유로 불법이라고 주장할 수 없다며 탄핵소추의 원천적 무효론을 일축하였다. 헌법재판소의 선고를 여권이 정치적으로 인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치적 판단은 이미 지난 4·15 총선으로 판가름 났다. 순수한 사법적 판단인 헌법재판소 선고를 정치 공세화 도구로 삼는 것은 선고의 권위를 훼손한다. 또 측근비리에 관한 국민적 의문은 여전히 대통령의 도덕성 평가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아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깊이 유념하여야 한다. 헌법재판소의 선고는 마땅히 존중되어 여·야가 탄핵정국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출발의 계기로 삼아야 된다.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은 당초 법률적 사안이기 보다는 정치적 성격이 짙었던 것은 사실이나 더 이상 거론하는 것은 무위하다. 특히 대통령은 지난 공백을 전화위복의 전기로 삼는 심기일전의 면모를 보여주길 간곡히 기대한다. 헌법재판소는 재신임은 국민투표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재신임론에 제동을 걸었다. 국정이 상생의 생산적 정치속에 더 이상 과거의 족쇄에 묶이지 않는 전진이 있기를 바란다.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