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사랑이 머무는 곳에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한다. 그리고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사실 일년 사시사철 가정은 소중한 것이지만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5월은 가정의 애틋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참으로 좋은 달이다. 필자의 5월 첫날은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무의탁 어르신 돕기 자선음악회 ‘사랑이 머무는 곳에’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음악회는 이천에 있는 노인복지시설인 평안의 집에서 주최했고 가정과 사회로부터 소외된 채 쓸쓸한 노후를 보내고 계신 무의탁 어르신들에게 우리 세상이 아직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곳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음악회였다. 그리고 자선음악회를 통해 얻어진 수익금이 다름 아닌 무의탁 노인을 돕는데 쓰여진다는 점이 더욱 매력있는 음악회였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성악가인 바리톤 오현명 선생님과 테너 신동호 선생님 그리고 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와 아버지합창단 등 많은 사람들의 연주는 5월의 첫날밤을 온통 감동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무대를 가득 채우고 깊고 풍부한 선율과 차분히 안겨드는 부드러움은 천상의 여유로움이 느껴지고 맑고 고운 소리는 새롭고 넉넉함이 있었다. 닫혔던 가슴의 빗장을 열고 마음 설레게 하는 싱그럽고 소중한 선율에는 기쁨과 희망의 물결이 가득 넘쳐 흘렀다. 오현명 선생님께서 들려주신 ‘명태’라는 가곡에서 이 몸뚱아리 부서져 술안주가 되어도 좋고 시(詩)가 되어도 좋다는 메시지는 오직 자식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고 그 어려운 시기를 살아오셨지만 지금은 아무도 돌보는 사람이 없는 무의탁 어르신들과도 같은 처지를 시사하는 것 같아 가슴이 저려왔다. 참으로 뜻있고 소중한 음악회였다. 그리고 공연장에 가득한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아직은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하고 든든한 마음 감출 길이 없었다. 계절의 여왕 5월이지만 세상살이는 계절에는 걸맞지 않은 듯 하다. 경제가 많이 어렵다고들 한다. 요즈음 세상살이가 그만큼 힘들긴 힘든 모양이다. 그러나 절박한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때 우리는 희망을 찾을 수 있고 신비한 넓은 바다를 자유롭게 마음껏 항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운 분위기에 순응하고 새로운 전기를 만드는 일은 바로 우리가 해야할 일이다. 달무리가 보이면 바람이 불고 주춧돌이 물기에 젖어 있으면 비가 오는 법이다. 주춧돌이 젖어 있는 것을 보며 남보다 먼저 우산을 준비하는 일은 오늘을 살아가는 슬기이자 지혜다. 원래 절망의 문턱을 가본 사람이 희망의 문을 향해 힘차게 솟구쳐 오를수가 있다고 한다.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시각, 미래에 대한 비관보다는 낙관론이 필요하다. 수원 미술관에서는 치매미술치료협회가 주관하는 미술 전시회도 열리고 있다. 그림 그리기를 통해 치매를 예방하고 치료해 보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어린아이들과도 같은 천진난만함이 새록새록 묻어 나오는 그림들을 보면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기를 기도해 보았다. 이러한 가운데 어버이날에는 돌보는 사람 없이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을 도지사 공관 뜨락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는 위로행사가 펼쳐졌다. 이 날은 때마침 부처님의 가호(加護)와 가피(加被)의 묘력이 함께 한다는 석가탄신일이기도 했다. 어르신들이 너무도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져 왔다.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콧등마저 시큰해지기도 했다. 아흔이 넘으신 어르신은 평생 가장 기쁜 날이라며 눈물을 글썽이셨다. 어려운 우리의 어르신들을 위한 몸짓은 아무리 강조하고 실천해도 결코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사랑이 머무르는 곳에 우리 미래의 꿈과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가정의 달 5월을 가정의 달답게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속에 신록의 싱그러움과 풀꽃향기가 가득 넘쳐 흐르고 있다. 5월은 우리 모두에게 가정은 바로 우리의 사랑이 머무르는 보금자리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참으로 좋은 계절이라는 생각이다. /홍승표.시인,道가정복지과장

천자춘추/가정의 달

가족과 가정에 관해서 누구나 한번쯤 깊이 생각케 하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문득 옛날에 부르던 노래 한 곡조를 떠올린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집 내 집 뿐이리…’로 시작하는 ‘즐거운 나의 집(Home Sweet Home)’이란 노래다. 그런데 이 노래에 가사를 붙인 미국의 극작가면서 배우였던 존 하워드 페인(1771-1852)은 한번도 아내와 집과 자녀를 가져본 적이 없으며 오로지 한평생 이곳 저곳을 떠돌며 살았던 사람이다. ‘즐거운 나의 집’을 지은 때도 수중에 동전 한 잎 없는 처지로 프랑스 파리에 머물때였다는 그는 1851년 3월 어느날 크러크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썼다. ‘진정 이상한 얘기지만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가정의 기쁨을 노래하게 한 나 자신은 ‘내집’의 맛을 단 한번도 모르고 지내왔으며 앞으로도 맛보지 못하고 말것이오’. 이 편지를 쓴지 1년이 지난 어느 날 그는 튀니스의 어느 거리를 떠돌다 세상을 하직했으며, 얼마뒤 고향인 워싱톤 오크 언덕의 공동묘지로 옮겨져 비로소 안주할 수 있었다. 혹시 가족과 가정에 대한 그리움과 사무치는 목마름이 있어 그같은 명곡을 남기게 된 것은 아닐까. 몬테뉴도 그의 수상록에 왕국을 통치하는 것보다 가정을 다스리는 것이 더 어렵다고 적을 정도로 점점 더 가족과 가정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그래도 가정은 기쁨이고 아늑함이며 가족이 있어 비록 집이 누추할지라도 마음은 따뜻한 궁궐이다. 이 모질고 삭막한 세상에서 가족과 가정 말고 살뜰히 어루만져 줄 곳이 어디 있으며 가족보다 더 정겹고 다정한 사람들, 그저 눈감고 생각만해도 편안하게 다가서는 사람들이 또 어디 있을까. 가족은 잘못한 일이 있어도 용서하고 섭섭한 일이 있어도 이해해 주며 허물은 씻은 듯 사랑의 이름으로 깨끗이 흘려 버리지 않던가. 기쁜 일 있으면 함께 기뻐하고 슬픈 일 있으면 달려와 얼싸 안고 함께 애통해하는 가족이야말로 이 세상 그 어떤 인연에 비길 것이며 그 존재를 소홀히 할 것인가. 각설하고 가정의 달을 맞아 바르고 반듯하게 자식 잘 키우는 일에 힘쓰고 가족과 가정 잘 다스려 나가자는 얘기다. /박영권.가스안전공사 경기지역본부장

독자투고/'말'보다는 '실천'으로

‘청소년의 달’ 5월이다. 청소년을 위해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절실한 것은 일시적 행사나 전달식 교육 프로그램보다 정서적으로 메마른 청소년의 마음 속 깊은 고민과 상처를 보듬어주고 밝은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청소년의 건전한 정서와 성장을 위하여 가족 모두가 관심을 기울이고 사회환경을 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현실은 ‘부모는 부모대로’ ‘자녀는 자녀대로’ 자기 갈 길에 바빠 전형적인 부모자식 관계까지 균열되는 현실이다. 탈선한 청소년들은 모두 부모 탓이 아닌 불량한 친구 때문이며, 학교의 무관심과 사회환경이 문제이고 나라에서 청소년의 배려가 늘 부족하다며 정책부재까지 항변한다. 그러나 냉정히 따져보면 그렇지도 않다고 여겨진다. 청소년 문제도 사람의 일이어서 제도나 시설의 부족을 탓하기보다는 머리를 맞대고 내 자식을 돌본다는 애정과 청소년들에게 모범으로 비춰지는 기성세대의 솔선수범이 더 절실한 것 같다. 비근한 예로 북한강을 끼고 있는 이곳 가평·양평 등 근교 행락지는 각광받는 드라이브 코스로 가족 나들이가 많은데 눈에 띄게 늘어난 러브호텔들로 인해 낯 뜨거운 경우가 많다. 특히 청소년 자녀들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 곳곳에 난무한 러브호텔의 현수막을 볼 때면 부모로서 민망함은 물론 청소년을 의식하지 않는 기성세대들의 몰염치가 부끄러울 정도다. 어른들은 청소년을 올바르게 선도하고 기성세대의 어두운 면을 반성하자고 늘 외치지만 정작 실천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관련 행정당국은 이런 점을 고려해서라도 저질스런 내용을 광고하는 러브호텔의 대형 현수막들을 제재했으면 한다. /김영하·가평경찰서

5월 10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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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장관론’을 명심하라

노무현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책임총리·책임장관론’을 말했다. 총리의 역할을 내치에 두고 대통령은 주로 외교 국방 등에 힘쓰겠다는 의향도 비쳤다. 그래서 참여정부의 첫 총리가 이런 ‘책임총리’역할을 다 한다고 보기엔 어려우나, 전보다는 무게가 실린 점은 인정된다. 즉 대통령책임제에선 불가피한 한계가 이해되므로 ‘책임총리’미흡의 현실을 굳이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부처운영의 실질 당사자로 귀납되는 각부 장관의 ‘책임장관론’은 다르다. 명실공히 책임장관이 되어야 한다. 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파업의 초기 사태를 간과한 몇몇 관련부처 장관의 해이는 곧 이같은 ‘책임장관론’에 배치된다. 대통령의 친노동정책에 영향을 받은 시각으로 보는 관점에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장관의 소임을 망각한 무책임의 소치가 더 크다. 문제의 파업참여는 개별사업이라 할 지입차주들로써 사업자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물론 열악한 운송환경은 개선돼야 하겠지만 사리가 그렇다. 또 대통령이 모든 일을 다 챙기므로 장관이 피동적으로 움직인다는 견해가 있지만 이 역시 동의하기 어렵다. 장관이 일을 잘 하면 굳이 대통령이 나설 이유가 없다. 각 부처의 운영 주체는 어디까지나 장관들이다. 장관이 대통령의 의중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눈치나 살피는 무소신이 돼서는 책임장관의 역할을 다 할수 없다. 때에 따라선 자신의 이견을 개진할 줄 알아야 할 장합에서 이를 두려워하는 것 역시 책임있는 장관이 아니다. 대통령이 장관의 잦은 경질을 금기시 하는 것은 국정을 소신있게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런데도 이번 화물연대 파업사태에서 보인 일부 장관들의 안일한 자세는 심히 그에 부응하지 못했다. ‘무턱대고 파업을 앞세우는 불법은 엄단하겠다’고 대통령이 밝힌 것으로 기억한다. 불법과 무질서가 난무하는 노동운동이 왕도일 수는 없다. 대통령의 친노동정책 또한 이런 건 아닌 것으로 안다. 이른바 ‘춘투’의 계절이다. 화물연대 파업사태에 그치지 않은 긴박한 사태가 또 나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관련 부처는 물론이고 내각의 긴장이 더욱 요구된다. 국정의 가치창출을 부단히 개발하면서 돌발상황엔 기민하게 능동적으로 대처할 줄 아는 장관이 ‘책임장관’이다. 참여정부의 첫 장관들은 이번 화물연대 파업을 계기로 크게 자성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고소득층 세무전담반에 대한 所見

변호사와 의사, 한의사 등 세칭 고소득 전문직종 세무조사 전담반을 지방국세청에 신설, 이들에 대한 세무관리를 대폭 강화키로 한 국세청의 방침에 동의한다. 특정 전문직종에 대한 세무조사 전담반이 발족되기는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이는 현 정부가 국민과 함께 하는 정부, 일반 서민을 먼저 고려하는 정부를 표방하고 나선 것과도 무관치 않아서다. 그동안 일반 서민들, 특히 대다수 봉급자들은 소득이 적은 자신들은 소득세나 재산세 등을 성실히 납부하는 반면 고소득 전문직종 사업자들은 교묘하게 탈세를 일삼고 있는 데 대해 상대적인 박탈감과 함께 세정 당국에 대한 불신감을 가져온 게 사실이다. 물론 전부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이들 전문직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소득을 낮게 신고하는 등 공평과세 취약분야로 파악돼 왔다. 이 조사전담반은 고소득층의 재산변동 상황과 신용카드 해외사용 실적, 입출국 내역, 소득신고 상황 등을 정기적으로 분석한다고 한다. 국세청은 이들 고소득 자영업자를 상시관리하면서 탈루혐의가 드러날 경우 즉각 조사에 나서 세금을 추징하는 한편 조세범으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도 높게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탈루혐의가 높은 고소득 자영계층에 대해서는 소득·재산·소비지출 내역 등 모든 납세이력을 종합분석, 관리하는 별도의 ‘인별 정보분석 시스템’도 구축한다고 밝혔다. 조사전담반에 당부할 게 있다. 공정, 투명, 신뢰행정을 목표로 공평 과세에 역점을 둬야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다만 고액·상습탈세자는 철저한 조사를 실시, 처벌을 강화하여 ‘탈세 =범죄·부도덕’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그러나 고액 금융거래의 국세청 통보 의무화, 룸 살롱 및 골프장에서의 접대비 불인정 등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타당성이나 법적인 문제 등을 고려, 무리수를 두면 안된다. 앞으로의 세정 개혁에는 적지 않은 논란이 일어날 것이 예상되므로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특히 세무조사를 받는 납세자와 조사요원간의 공식·비공식 접촉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조사담당부서 사무실의 외부인 출입도 완전히 제한해야 한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세정개혁은 충분한 토론과 검토를 거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점을 간과하지 말기 바란다.

광교산의 아침/카드는 요술방망이

신용카드는 곧 현금이다. 도깨비 방망이 같은 신용카드가 지금 헤아릴 수 없이 마구잡이로 발급 유통되어 ‘금 나와라! 뚝딱 은나와라! 뚝딱’ 하며 수 많은 사람들을 허영에 멍들게 하고 신용사회를 무너뜨리며 건전한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신용불량 300만명 지금 우리나라의 신용불량자 수는 3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중 카드라는 요술방망이로 인한 신용불량자는 약 60%, 180만명에 이르고 있다. 300만이라는 신용불량자의 숫자는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의 10%가 훨씬 넘는다는데서 문제가 심각하다. 뿐만 아니라 그의 부양가족 2.5명을 합하면 약 750만명이라는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들의 신음은 사회 곳곳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분출되고 있다. 딸의 카드빚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정의 아버지가 있는가 하면 살인 강도 등 강력범이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왜 카드회사는 신용이라는 담보나 보증도 없이 현금과 같은 카드를 마구잡이로 발급만 하였을까. 또한 아무런 보장이나 능력도 없는 사람이 카드를 여러개 씩이나 발급 받아 겁도 없이 긁어대는 것일까? 이와 같은 무질서 속에서 일부 카드사는 부도라는 비명을 지르고 신용불량자는 설 곳을 잃고 배회하고 있다. 멍들어가고 있는 사회가 선량한 국민들의 눈에는 어떠한 자화상으로 비쳐질까? 늑대와 소년의 우화가 떠오른다. 지금 늑대가 나왔다고 아무리 외쳐봐도 그대를 구할 사람이나 구할 방법이 있을성 싶지 않다. 신용은 믿음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그것이 곧 인간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 모두를 저버린 자신들은 스스로 그 책임을 감내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왜 신용과 책임을 스스로 포기해버린 카드사와 신용불량자를 구제한다는 명분으로 카드대금 이자율의 인상과 신용불량자의 ‘워크 아웃’이니 하는 미지근한 사후약방문을 내놓고 있는 것일까. 結者解之 8·15 해방과 더불어 밀려든 서양의 물질문명 물결 속에서 한때 사교춤, 댄스라는 괴물이 우리 사회를 거칠게 휩쓸고 간 때가 있었다. 당시 朴 모라는 춤의 명수가 수 많은 여성들과 댄스로 일으킨 스캔들이 법정으로까지 비화된 사실이 있었다. 당시 이 재판을 맡았던 李 모라는 재판장은 “스스로 보호하지 아니하는 정조는 법도 보호하지 않는다”라는 판결을 내렸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이 판결을 명판결이라고 입을 모았고 아직도 기억케 하고 있다. 신용복지원 위원회는 지금까지 개인 워크 아웃(일정한 요건에 맞는 신용불량자를 회복시켜주는 제도)을 신청한 사람중 6천500만원의 소득현황 조사에서 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150만원(연 1천800만원)이고 1인당 부채비율은 3천500만원에 달한다고 했다. 그리고 평균 연령은 32.2세이며 부양가족은 1인 1.9명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평균 부채 3천500만원을 5년간 나누어 갚는다고 해도 월 상환액은 58만원이어서 월 150만원의 봉급 생활자로는 생활비 조달도 어려운 상황이다.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어느 정치 지도자는 정치의 파탄, 경제의 침몰, 안보불안이라고 하며 ‘대통령 어디 있나요?’라고 외쳤다. 貧者의 편에 서서 國利民福을 아우르겠다고 했던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어디 있나요’를 우리 국민 모두의 급박한 외침으로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안순록.대기자

천자춘추/그래서 더욱 쓸쓸했던 날

인터넷에 들어가 보니 설문조사에 응하기만 하면 추첨을 통해 컴퓨터, 핸드폰 등 고가의 상품을 준다는 것을 보았다. 언제부턴가 어린이날이 선물 행사로 치러 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했다. 얼마 전 몸에 자주 멍이 드는 아이를 담임선생님이 데려와 상담 한 적이 있다. 인사를 나누는 동안도 그 애는 잠시를 가만히 있지 못했다. 이 아이에게 급한 것은 혼자가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일이었다. 어미의 마음으로 대해 주다 보니 다행히 잘 따라 주어 꽤 안정이 되어 가기에 잠시 잊었던 아이였다. 그런데 갑자기 1391(아동학대예방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매 맞고 발가벗긴 채로 쫓겨 난 아이를, 잦은 폭력에 시달리는 것을 보다 못한 이웃이 신고를 했다고 한다. 아이는 처음 만났을 때 보다 나빠진 상태였다. 누가 제일 보고 싶으냐고 물어 보았다. “아무도 보고 싶지 않아요”하더니 전에 흥미를 보이던 게임들도“관심 없어요”라고 했다. 학대받는 아동 75%가 11세 이하이고 가해자는 80%가 친부모라지만 전화 통화를 해본 아버지는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서’‘세상살기 힘들어서’라며 별일이 아니라고 했다. 다행히 피해 아동은 1391이 생겨서 돌본다지만 때리는 이 아버지는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아무리 ‘어린이날’행사가 각종 선물 사업으로 호경기를 누린다지만 발가벗겨서 찬 바닥에 내동댕이 쳐진 아이에게는 먼나라의 일 일뿐이다. 해마다 요란한 기념행사들을 보는 아이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평범한 가정에서는 평소에 아이들에게 무심했던 만큼 이날을 빌려 선물공세로 면죄부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버릴 수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대상도 아닌 부모를 이 아이들은 어쩌란 말인가. 아이를 아버지와 격리시켜 보호, 치료를 하고는 있지만 분노와 절망으로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아이에게 지금 당장 특별히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런 내 자신이 얼마나 초라하든지 센터를 나오는데 5월의 하늘은 높고 따사로웠지만 그렇게 쓸쓸할 수 없었다. /권은수.경기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독자투고/청소년 인터넷 사용에 관심을

최근 들어 경찰서에 인터넷게임을 하다가 피해를 입었다면서 진정서를 제출하는 청소년들이 크게 늘었는데 이런 진정사건들을 처리하면서 피해자나 또는 그 상대방을 조사하다보니 인터넷게임을 이용하는 일부 10대 청소년들의 게임 방법이나 그 문화가 잘못되어 가고 있으며 이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급증하는 피해사례는 인터넷상에서 게임을 하면서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이나 게임머니를 구입하기 위해 아무런 인적사항도 모르는 게임 상대방에게 돈을 송금해주고는 약속받았던 게임 아이템 등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다. 피해 청소년들은 경찰서에 상대방을 찾아서 돈을 되돌려받게 해달라며 상대방 전화번호와 계좌번호만을 기재하여 진정서를 제출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2만원에서 10만원정도의 돈을 인터넷상에서 상대방을 속여 송금받는 것은 크게 죄가 되지 않거나 나중에 붙잡혀도 부모들이 피해금액을 갚아주면 처벌받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쉽게 이런 유혹에 빠지게 되는데 정작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어떤 게임을 하루에 몇시간이나 하는지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날 경찰서에서 정말 생각지도 못한 출석요구서가 자신의 아이들 앞으로 송달되고 나서야 부모들은 자기의 아이들이 인터넷 게임에서 남을 속여 돈을 받아낸 사실을 알게 된다. 뒤늦게 아이들을 야단치고 피해자에게 피해금액을 송금해주는 것은 이런 피해를 줄이는데는 아무런 소용이 없으며 오히려 아이들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가지게 한다. 지금이라도 학교와 가정에서 우리 아이들이 즐겨하는 인터넷 게임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게임에서의 상대방에 대한 예절과게임에서의 상대방에 대한 예절과 사회에서 통용되는 정상적인 경제거래의 조건 및 절차에 대하여 교육을 해야한다. 더이상 우리 아이들을 현실세계와는 분명히 다른 게임의 세계속에 방치하거나 또는 작은 금액의 돈을 남을 속여도 큰죄가 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지게 해서는 안된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좀 더 우리 아이들이 사용하는 인터넷의 관심을 가지고 인터넷에 바르게 사용할때만 좋은 것임을 아이들에게 알렸으면 한다. /김수환·인천남동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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