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그 진정한 의미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은덕을 기리는 각종 행사가 거행된다. 또한 유공 교원들에게는 표창, 포상 등이 행해진다. 그러나 어린 제자가 더러 가슴에 달아준 빨간 카네이션을 바라보는 선생님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때로는 교육자를 천직으로 생각하고 택한 것을 후회하는 선생님들도 있다. 후세를 가르치는 교육의 중요성과 보람된 가치를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선생님들은 교육현장에 투영된 자신들의 위상을 보면서 새삼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오늘의 교단은 본연의 교육과 연구에만 전념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문제가 산적하여 선생님들은 상당히 피곤하다. 아이들을 가르치느라 피곤하기보다는 교단 내에서 야기되는 각종 갈등, 당국의 무원칙한 교육행정, 수없이 밀려드는 잡무 등으로 교육과 연구는 소홀하게 되고 오히려 이런 문제들로 인해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내며 갈등을 겪고 있다. 개혁이라는 이름 하에 교육부장관이 선생님들은 촌지나 받는 부패한 집단으로 전락시킨 이후 교단의 위상은 회복되지 못하고, 원칙없는 입시행정으로 공교육보다는 사교육에 의존하다시피 된 오늘의 교육현장이 너무도 선생님들을 슬프게 하고 있다. 스승의 날만 되면 요란하게 스승의 은혜를 외치기보다는 진정으로 스승의 은혜를 마음속으로 되새기는 사회적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교육행정 당국은 무엇보다도 공교육이 제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정책의 일관성을 지녀야 하고 또한 일선 학교에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주어야 한다. 선생님들이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후세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우리 모두의 과제이며 동시에 스승의 날의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5월 14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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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안전교육 실질화해야

어린이 및 학생에 대한 대형 안전사고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실질적인 안전교육이 절실하다. 1999년 화성 씨랜드수련원 화재, 인천 호프집 화재, 2001년 경기도 예지학원 화재, 올 3월 천안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 화재 등으로 수많은 어린이 및 학생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렇게 화재나 사고 등 각종 재난으로 한해 1천200여명이 희생되고 있지만 학교의 안전교육이 부족한 데다 교과서에도 안전관련 단원이 형식에 그쳐 실효성이 빈곤하다. 현재 전국 초·중·고교가 채택한 교과서중 첫 번째 안전 관련 교육으로 초등학교 3학년 체육과목의 ‘안전한 생활 및 응급처치와 구조’란 게 있지만 실제 위기시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가 응급처치를 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 4학년 체육과목 ‘안전생활’ 단원엔 놀이시 안전사고 예방법, 5학년 실과과목은 전기의 안전사용법, 6학년 과학과목에는 지진시 대비방법 단원이 있으나 지진대피 방법 등은 우리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예방차원에서 미리 알아두는 것은 좋지만 문제는 정작 현실적으로 필요한 내용이 교과서에서 많이 누락된 점이다. 초·중·고 교과서에 가장 기본적인 119신고 요령은 물론, 화재경보설비 및 소화기 작동요령, 화재시 대피방법 등 위기 발생시 초보적인 대응과 대피 요령이 모두 누락돼 있는 것이다. 또 중학교 3학년 기술과목에 산업재해, 고등학교 기술과목에 건설현장의 안전문제를 다루고 있으나 이같은 내용은 초·중·고등학교 학생 입장에서 접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선진국에서는 유아부터 수준에 맞춰 안전 교과내용을 갖추고 있고, 평소에도 화재 대피훈련을 할 뿐 아니라 교육기관 종사자까지 의무적으로 15시간 안전 관련 교육을 받는다. 이에 비해 우리는 교과 과정도 부실할 뿐 아니라 교사에 대한 안전교육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제81회 어린이 날에 올해를 ‘어린이 안전 원년’으로 선포하고 국무총리실에 ‘어린이 안전 추진반’을 설치, 어린이 안전 법규와 제도를 보완 정비키로 한 것은 적절하다. 앞으로 선언에 그치지 않은 내각 차원의 내실이 있어야 할 것이다. 차제, 교육부는 우선 어린이 안전교육을 보다 강화, 각 분야의 전문 식견이 집약된 이론과 실습위주의 교과단원으로 현실화하는 노력을 시급히 기울여야 한다.

지금이 신당싸움 할 땐가

민주당의 행태가 심히 당치않다. 신당 추진이 통합신당으로 가든 개혁신당으로 가든 또는 개혁적 통합신당으로 가든 우리가 간여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이 어느 땐가. 나라 안으로는 화물연대의 파업이 장기화로 치달아 온통 어수선하다. 전자업계의 수출이 53~76%나 주는 등 수출 상품의 전반적 적체 현상으로 산업피해가 눈더미처럼 늘고 있다. 하루에 직접 피해액이 1억9천만달러에 이를 뿐 아니라 외국에 납기일을 맞추지 못한 계약위반으로 속출하는 간접피해가 또 이만저만이 아니다. 부산에서는 수천명의 화물연대가 농성하는 가운데 40개 중대의 경찰이 투입돼 일촉즉발의 상황에 있고 이 바람에 사회정서마저 불안하다. 나라 밖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방미중이다. 어느 때보다 중차대한 오는 15일의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통령은 북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상호 신뢰구축, 외자유치를 위한 국가신인도 제고를 위해 미국 각계의 조야를 순방하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명색이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분당까지 불사할 태세인 신당론으로 영일이 없다. 대통령이 미국에 나가 있으면 안에서 더욱 힘을 보태주는 노력을 해야하고, 국내 문제엔 정부를 독려해가며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것이 집권당의 자세일 것이다. 그런데도 이같은 노력은 외면한 채 되레 대통령이 집안에 없는동안 결판을 낼 요량인듯한 이전투구는 참으로 딱하고 실망이 크다. 신당 논의는 당내 공식기구에서 해야한다는 구주류나 당밖 임의구성을 고집하는 신주류할 것 없이 도대체 이들이 집권당의 책임감이 일말이나마 있는 사람들인지 의심스럽다. 오는 16일로 예정된 신주류 주도의 워크숍 참석과 이에 불참을 선언한 구주류간의 혈안의 세몰이 속에 “선혈이 낭자하게 싸우겠다”는 폭언까지 나온 건 도시 누구를 위한 싸움인지 알 수 없다. 지금은 싸움을 하다가도 그만 두는 게 국민에 대한 염치다. 대통령은 밖에 나가 국운을 건 노고에 전심전력을 다해 강행군하고, 안에서는 물류가 막혀 경제가 뒤숭숭한 판에 집안싸움에 정신없는 민주당은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신당이 어떻든 우리는 알바가 아니다. 그러나 신·구주류가 국민을 조금이라도 두렵게 안다면, 해야할 일이 따로 있다. 싸움을 해도 나중에 하고 지금은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기 바란다.

종교

“가난한 사람들 안에 계신 주님께로 돌아가야 할 때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 “욕심과 미움, 절망과 번민을 떨치고 아기 예수와 함께 평화와 사랑의 생명잔치에 참여하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백도웅 총무) 이는 지난해 성탄절 메시지 내용이다. 불교측의 덕담도 있었다. “지금이야말로 예수님의 사랑과 평화의 정신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기다” (불교 조계종 정대 전 총무원장) 이에 이어 올 석탄일엔 천주교측의 덕담이 있었다. 종교는 이처럼 권력과 금력 앞에 초월할 때 비로소 빛을 뿜는다. 종교의 진정한 관심은 오로지 어린 양들인 중생들만이 대상이다. 담임 목사의 연봉이 1억2천300여만원에 달해 ‘너무 많다’는 신도들의 이의가 제기됐던 교회가 있었다. 그러나 실제 연봉은 7천300여만원이었지만, 이 역시 많은 것으로 인정돼 신도들로 구성된 ‘목회자사례연구회’에서 5천700만원으로 조정했다. 또 어느 교회에선 장로를 시켜준 목회자에게 새로된 장로들 수명이 돈을 모아 외제 수입 승용차를 선물로 주었다. 지난 석탄절 어느 사찰의 연등은 권력자 순으로 대웅전 앞 VIP라인에 걸려 신도들의 시선을 끌었다. 아기 예수는 마굿간에서 태어나 구유에 누이셨고, 석가모니는 왕자로 태어났으면서 영화를 버리고 고행을 택하셨다. 이 분들에게 권력과 금력은 아무 의미없는 초개같은 것이었다. 어지러운 이 세태에 종교마다 교세가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만 하다. 종교활동 역시 소비가 따르므로 돈이 필요한 것 또한 마땅히 인정된다. 다만 일부 종교인들이 권력과 금력앞에 얼마나 자유로운지 궁금해하는 많은 신도들의 의문에 대한 해답이 궁금하다. 권세와 영합하여 권력화하거나 금전과 영합하여 기업화하는 종교인은 없을 줄로 믿고싶다. 종교지도자들의 메시지는 종교인의 준칙이다. “빈자일등(貧者一燈)과 같은 진솔한 등불을 켜야 한다”는 것은 조계종 법장 총무원장의 이번 석탄일 봉축 법어다. /임양은 주필

기고/잊지 못할 스승님들

중학교 1학년때 세계사를 가르쳤던 박종무 선생님은 참 멋쟁이 선생님이셨다. 서구적인 얼굴에 기름을 발라 곱게 빗어 넘긴 머리가 꼭 영화배우를 연상시켰다. 여기에다 박 선생님은 독특한 음성으로 열정을 다해 세계사를 가르쳤다. 이래서 나는 국어 시간 다음으로 세계사 시간을 좋아했다. 중학교 3학년때 지리를 가르쳤던 박노철 선생님은 군인을 연상시켰다. 반장의 구령에 맞춰 우리들이 인사를 하면 언제나 거수 경례로 받곤 하셨다. 말씀도 우렁찼고 걸음새도 제식훈련하듯 하셨다. 내가 다니던 중학교는 농업고등학교와 함께 있는 학교라서 가을이면 퇴비 증산에 모든 학생이 참가해야만 했다. 할당된 퇴비를 가져가서 합격증을 받아야만 하였다. 나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가까스로 퇴비의 양을 채우곤 했는데 담임이셨던 박노철 선생님은 퇴비를 못해온 학생들을 향해 “윤수천이도 해왔는데 너희들은 도대체 뭣들 했냐?”하시며 나무라곤 하셨다. 고등학교 3학년때 내가 전국 백일장에서 장원을 하고 오자 이미 그때 퇴직을 하시고 신문사 지국을 운영하시던 박 선생님은 손수 붓글씨로 호외를 써서 안성 시내 곳곳에다 붙이셨다. 당신이 가르쳤던 제자의 입상을 기뻐한 나머지 애정의 표시를 그렇게 야단스럽게 하셨던 것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문예반을 지도하셨던 정장현 선생님은 형님 같은 분이셨다. 백일장이나 문예작품 공모에서 입상을 하면 우리 문예반원들을 중국집으로 데려가서 탕수육에다 백알을 사주곤 하셨다. 게다가 백일장에라도 나갈 때엔 선생님들이나 탈 수 있는 출장비를 타내서는 우리들의 호주머니 걱정을 덜으셨다. 그래서 출장비를 타 가지고 백일장을 나갈 때면 늘 심적인 부담감이 크곤 하였는데 운이 좋아서인지 누군가 한두 사람쯤은 꼭 입상자의 대열에 끼어서 선생님 체면을 세워드리곤 하였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체육을 가르쳤던 염희모 선생님은 후리후리한 키에 얼굴도 미남이셨다. 한 번은 단짝인 조충래와 영화를 보려고 표를 끊으려는데 하필이면 염 선생님한테 걸리고 말았다. 이거 꼼짝없이 걸렸구나. 겁이 더럭 나는데 염 선생님은 자신의 돈으로 표 두장을 사주면서 “너희들 문학할 놈들이라서 봐주는 거야. 영화 끝나면 곧장 집에 가”하는 것이 아닌가! 이 날 염치도 좋게 선생님 돈으로 구경까지 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행복해진다. 스승의 날이 다가온다. 나는 이 무렵이 되면 못내 학창 시절이 그리워오고 나를 가르쳤던 선생님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어른거린다. 조금은 철이 지난 양복 차림으로 도시락을 싸 들고 부지런히 교문을 들어서시던 모습. 우리들의 인사에 넉넉한 웃음과 미소를 보내주시던 자애로운 모습. 열성을 다해 가르치시던 푸르른 모습. 때론 우리와 함께 어울려 운동장을 뛰며 친구하던 모습. 되돌아보면 그분들은 ‘선생님’이란 직분을 참 사랑하신 분들이었고 무엇보다도 천직으로 아신 분들이셨다. 그리고 가르치시는 것 외에는 다른 곳에 결코 한눈을 팔지 않는 분들이셨다. 스승의 날을 맞으며 내가 그 분들을 잊지 못하는 것도 거기에 있지 않을까. 나의 동화 쓰는 일도 그분들의 한눈 팔지 않는 그 정신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는지. /윤수천.동화작가

천자춘추/비에 젖은 경주 풍경

비가 오는 경주를 걷는 기분이 그런대로 좋다. 경주에 비교적 자주 가는 편인데 저 멀리 보이는 무덤의 관능적인 선만 봐도 가슴이 떨린다. 무덤을 보고 좋아하는 눈이라니! 죽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상에 세운 표지는 불사와 불멸을 증거하며 부드럽게 드러누워 있다. 우리 나라 전국토에 엠보싱 마냥 봉긋하게 솟은 무수한 무덤들을 떠올린다. 이른 아침 비행기로 울산공항에 내려 경주까지 내쳐 달려오는 중에 조금씩 봄비가 거세지고 있었다. 선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강소 전시를 둘러보고 잠시 잔디밭에 나와 숨을 고른다. 싱그러운 공기와 풀 냄새, 비에 젖은 땅 내음이 훅하고 덤벼든다. 어쩐지 이곳의 모든 나무와 풀조차 헤아릴 수 없는 시간과 역사의 무게를 드리우고 있어 보인다. 예사롭지 않은 식물성, 돌맹이와 사금파리 조각 하나에도 먼 왕조의 숨결이 서식하고 있다는 느낌은 점점 상상의 불을 지펴 과거로 치닫게 한다. 2시간 가량 강의를 하고 나와서 다시 공항으로 달렸다. 바쁜 일정에 불국사나 석굴암 아니 어느 능 하나도 보지 못하고 가는 처지가 아쉽고 처량하지만 차창밖으로 사라지는 경주풍경만큼은 놓치지 않고 보고 있었다. 경주에 오면 늘상 생각나는 작가가 있다. 김근태는 대구 출신이지만 오로지 그림에만 전념하기 위해 이곳 경주에와 산사에 딸린 조그만 집 하나에 기거하면서 세속세상과 인연을 끊고 손수 나무하고 밥지어 먹으면서 그림에만 몰두했던 이다. 지독한 가난과 혹독한 고독과 외로움 속에서 그가 그려낸 그림들은 단호한 어둠의 색인 검정으로 그려진 순수한 기하학적 형태들이었다. 밤새 손으로 흑연을 문질러 그린 그 그림들은 명징한 정신의 직립처럼 다가왔었다. 한쪽 다리를 저는 불편한 몸으로도 경주에만 내려오면 늘 역앞에서 기다리던 그였다. 그와 함께 경주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닌 기억이 선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몸을 지나치게 혹사시켜 근육암이란 희귀병으로 올 초에 죽었다. 그를 기억하는 몇인가의 사람들만이 죽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20년이 넘도록 경주의 그 초라하고 궁핍한 2평 정도의 방 한 칸에서 그림을 그리고 편지를 쓰면서 살았다. 한 번도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 삶은 마치 종교적인 수행의 삶이기도 했다. 물론 그림을 그린다는 일이 그런 것이리라. 그러나 오늘날 누가 그림 그리는 삶, 일을 그렇게까지 밀어붙여 해나갈 수 있을까. 경주에 오면 치열한 삶을 살다간 그가 그리워진다. 산 자들은 모두가 비겁하고 옹졸해 보인다. 아니 내 자신이 그렇다. /박영택.미술평론가,경기대 미술학부 교수

독자투고/'에너지 절약만큼 효율적 사용이 중요'

에너지가 절대 부족하던 시절의 에너지절약은 무조건 사용을 안하는 것이었지만 사회가 발달하고 경제가 성장하면서 일정 수준의 에너지사용이 불가피해지자 에너지절약의 방법이 ‘무조건 사용하지 말자’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하자’로 바뀌고 있다. 즉 똑같은 에너지를 사용하더라도 더 높은 성능이 나오거나 같은 성능을 낸다면 에너지를 덜 사용하는 가전제품을 비롯한 각종 에너지사용기자재를 만들어 유통시키자는 뜻인데 여기에 부합하는 제도가 바로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제도’이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란 에너지 사용량이 많고 보급률이 높은 제품에 대해서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을 표시해 제품의 에너지절약 정도를 소비자가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냉장고, 세탁기와 같은 가전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는 에너지 사용량에 따라 1에서 5까지 등급과 소비효율을 표시하는데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 1등급에 가까울수록 에너지절약형 제품이다. 냉장고의 경우 에너지절약소비효율 3등급 제품의 경우 연간전력사용량이 684kWh인데 반해 1등급 제품은 456kWh로 무려 33%의 에너지절감 효과가 있고, 에어컨의 경우는 3등급 제품이 1천33kWh인데 반해 1등급 제품은 793kWh로 23%의 에너지절감 효과가 있다.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도입한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제도가 올바로 뿌리내리기 위해서 더 좋은 에너지절약기술을 개발해 제품에 적용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우수한 에너지절약 제품이 개발돼 시장에 나와도 우리 소비자들이 외면을 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5월 들어 주변에 결혼을 하거나 이사를 하는 가정이 많은데 신혼살림을 구입할 때나 또는 집들이를 하기 위해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선택의 제 1순위를 에너지소비효율등급 1등급 제품으로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정진원·에너지관리공단 경기도지사

5월 13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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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주의 성과를 기대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15일 부시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현재 미국을 방문중에 있다. 어제 뉴욕에 도착하여 교민들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이번 노 대통령의 출국은 취임 후 첫 해외방문이며, 또 미국을 처음으로 방문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 자신이 가지는 미국에 대한 인식 또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우선 미국과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는 북한 핵 문제는 상호 인식의 차이가 있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하여 어떠한 형태로 조율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노 대통령에 대한 미국정부의 인식은 호의적이지마는 않다. 또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이 그 여세를 몰아 북한 핵문제에 대하여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태여서 한국이 선택할 카드는 별로 많지 않다. 노 대통령은 방미에 앞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하여 기존 원칙을 확인하고, 동북아 질서와 관련하여 주한미군 등 한미동맹이 양국에 필요하다는 것을 거듭 밝히면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겠다고 말하였는데 이런 조치는 적절했다. 한국의 안보가 미국의 지원 없이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은 현실이다. 따라서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 한·미간의 동맹 관계를 강화시키는 차원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방미를 통하여 미국 기업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주는 것도 중요하다. 방미에 수행한 전경련 회장, 삼성그룹 회장 등 많은 기업인들이 동행하여 경제외교도 펼치게 된다. 과거 전임 대통령의 방미보다도 더욱 많은 기업인들을 대통령이 대동하는 것은 현재 미국 투자가들의 한국 경제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통령은 물론 기업인들은 미국 투자가들에게 한국 정부의 자유시장 경제원칙에 대한 믿음을 분명하게 심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번 방미는 노무현 정부 외교정책의 첫 실험무대라는 점에서 국내외로부터 관심이 크다. 대미외교에 있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한·미동맹의 강화와 국익의 도모이다. 대통령이 평소 강조해온 실용주의가 확인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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