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동 행정타운, 그 문제점

경기도와 수원시가 발표한 340만평 규모의 이의동 행정타운 구상은 신분당선 연결을 전제하고 있다. 그간 지적돼온 교통대란 타개책으로 적절하긴 하다. 하나, 의문이 있다. 행정타운 건설을 2005년에 착공하여 완공하는 2010년까지 신분당선을 용인수지~이의동을 거쳐 수원역까지 연장하는 게 과연 계획대로 가능하느냐는 것이다. 같은 교통대책에 속하는 제2의왕고속화도로 등은 도 자체가 추진하므로 능히 가능할 것으로 안다. 하지만 신분당선 연장은 사업 주체에 상대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광역교통망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신분당선 연장의 가시화가 담보되는 추가조치가 요구된다. 행정타운의 자족도시화란 게 주택 건설에 치우친 것도 문제다. 아무리 복합도시라 하여도 주거기능이 54만5천평이나 되어 2만가구의 주택을 건설하는 것은 무리다. 행정타운이 아닌 주거용 신도시 건설로 보여 주객이 뒤바뀐 감조차 없지않다. 이로 인해 광교산 인접 개발지역에 까지 연립주택 등을 짓게 하는 것은 친환경정책일 수 없다. 친환경 조성을 내세우면서 개발예정지에 40층짜리 초고층 아파트를 세우는 경관 침해는 자가당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연환경은 한번 파괴되면 복원이 불가능하다. 환경을 파괴해놓고 주변을 인공 조경하는 눈가림이 친환경 사업은 아니다.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친환경 사업이다. 주거기능의 확대보다는 65만5천평의 공공시설 부지 외에 비즈니스중심기능, 지식기반집적기능, 공원녹지 면적 등을 더 늘리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이의동은 수원에서 이제 몇군데 남지않은 개발가능 지역 중 환경문제가 가장 예민한 곳이다. 이런 지역에 주거 인구만도 무려 5만~6만명이 예상되는 주택지를 조성하면 환경오염을 가중하는 난개발의 전철을 면하기 어렵다. 앞으로 건설될 행정타운 신도시의 관리기능도 미리 강구할 필요가 있다. 현대적 의미의 도시공간은 예술화하는 추세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건물이든 주택건물이든 모든 건축물 등은 물론이고 간판 등에 이르기까지 조형화해야 한다. 따라서 행정타운 신도시는 마땅히 도시설계지구로 지정하여 일정한 규범속에 조화있는 발전을 이룸으로써 기성도시 지역과 같은 난맥상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행정타운 조성의 대요는 인정하나, 문제점 등에 후회없는 면밀한 재검토가 있어야 할 것으로 믿는다.

봄 詩

“멧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임의손데./자시는 창 밖에 심어 두고 보소서./밤비에 새잎 곳 나거든 날인가도 여기소서. ”조선 선조 때 명기 홍랑이 지은 시조다. 1573년(선조6) 최경창이 북평사로 함경도 경성에 가 있을 때 친해진 홍랑이 이듬해 최경창이 귀경하게 되자 영흥까지 배웅하고 돌아가는 길에 함관령에 이르러 저문 날 비 내리는 속에서 이 시조와 함께 버들가지를 함께 주었다고 한다. “이화우 뿌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임/추풍 낙엽에 져도 나를 생각는가./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하노매.” 조선시대 부안의 명기 계랑(桂娘)의 작품이다. 계랑의 성은 이(李), 본명은 향금(香今), 호는 매창(梅窓)·계랑·계생(桂生)으로 가사·한시를 비롯하여 가무·현금(玄琴)에 이르기까지 다재다능한 예인이다. 학자인 유희경(劉希慶)과 사귀어 정이 깊었으나 그가 상경한 후 소식이 없으므로 이 노래를 짓고 수절했다고 전해진다.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 제/일지 춘심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다정도 병인 양 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고려 때 예문관 대제학을 지낸 문신 이조년(李兆年·1269~1343)의 시조다. “도화는 흩날리고 녹음은 퍼져 온다./꾀꼬리 새 노래는 연우(烟雨)에 구을거다/맞추어 잔 들어 권하 제 담장 가인(淡粧佳人) 오도다” 조선 고종 때의 가인(歌人) 안민영(安玟英)의 작품이다. 1876년(고종13) 스승 박효관과 함께 조선 역대 시가집 ‘가곡 원류’를 편찬 간행, 근세 시조문학을 총결산 하는 데 공헌했다. “꽃이 진다 하고 새들아 슬워마라./바람에 흩날리니 꽃의 탓 아니로다./가노라 희짓는 봄을 새워 무삼 하리오.” 조선시대 우참찬을 지낸 송순(宋純·1493 ~ 1583)의 시조다. 1545년(인종1) 을사사화 때 희생된 인재들(윤임 일파)을 꽃, 새는 세상 사람들, 바람은 가해자인 윤원형 일파, 봄은 민족의 운명으로 비유했다. 홍랑·계랑·이조년·안민영의 시조와는 달리 현실을 비판했다. 봄날의 시심은 각별히 유정하다. 세상사 시름일랑 잠시 잊고 꽃그늘에 앉아 마시는 ‘낙화주(落花酒)’가 생각나는 시절이다./임병호 논설위원

목요칼럼/'신당' 감상법

친노 성향의 민주당 개혁파 의원 22명이 앞장 선 신당 추진의 종착역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내 후보 경선 때 이미 점지했던 게 신당이다. 설사, 당장은 안되어도 언젠간 나오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지금 당 대표까지 거명되는 모양이어서 정동영, 김근태 등 이름이 들린다. 궁금한 게 있다. 신당이 어떠한 당이냐는 것이다. 보수정당인지, 진보정당인지, 아니면 지금의 민주당처럼 보수·진보가 뒤섞인 짬뽕정당이 또 되는 것인지 이것을 알 수 없다. 진보정당의 색깔을 자신있게 들고 나서면 신당 창당의 이유는 된다. 개혁은 개혁파 의원들만의 전매 특허품이 아니다. 개혁은 보수 정치인, 보수정당도 한다. 다만 보수세력은 점진적 개혁, 진보세력은 급진적 개혁을 추구하는 것만이 다를 뿐이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예컨대 국회의원 선서에 걸맞지 않은 캐주얼 차림으로 나서는 무례함이 개혁적인 건 아니란 사실이다. 이런 류의 개혁신당 명분같으면 신당창당의 설득력이 없다. 유행되는 요즘말로 코드가 맞는 사람들끼리 다시 헤쳐 모이자는 것 같다. 그건 좋지만 그 코드가 이념 중심이 아니고 사람 중심의 코드여서는 패거리 붕당이지 정당다운 정당은 될 수 없다. 건국 이후 숱한 정당이 사람 따라 권력 따라 명멸하였다. 이에 또 하나 더 보태어 5년 뒤면 깨질지 모를 신당일 것 같으면 아예 만들지 않고, 비록 코드가 덜 맞아도 지금의 민주당으로 가는 게 더 낫다. 이러면서도 신당에 관심을 갖는 건 신당이 범진보정당의 색깔을 분명히 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범보수정당의 출현 또한 가능하다. 쇠꼬리보단 닭대가리 되길 원하는 지금같은 소아병적 풍토의 보수 및 진보 진영의 다당체제에서는 미래가 보이는 정치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신당 출현이 범진보세력을 결집함으로써 보수·진보 양대정당 체제로 가는 정치권 개편의 계기가 되면 한국정치사에 크게 기여하는 대전환의 획을 긋는다. 하지만 현실적 제약에 주춤거리는 신당이 돼서는 역시 아무 의미가 없다. 신당이 내년 4·15총선에서 원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를 위해 신당 본연의 순수성이 훼손되는 이질적 합종연횡의 구태 정략이 개재되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헤쳐 모이고자 한다면 어차피 이념상 코드가 안맞는 당내 보수 정치인과는 깨끗이 헤어져야 한다. 당장은 손해가 날지라도 헤어지는 용기가 필요하다. 민주당 구주류로 표현되는 호남 표를 의식하는 신당의 갈지자 걸음은 신당다운 행보가 아니다. 진보세력은 한나라당 안에도 있고 한나라당은 이 점에서 신당 출현을 심히 경계하는 것 같다. 그것은 신당충격이 당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그로 인해 자신들 당내 지위를 잃게 될 것을 염려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 기왕 신당을 만들려면 한나라당에 그같은 일대 충격을 주어 정치권의 대폭발이 일어나도록 하는 그런 신당이 나와야 한다. 그리하여 민주당도, 한나라당도 그밖의 군소 정당도 모두 없어져 보수 대 진보 양대 산맥의 정당으로 헤쳐모이는 것이 발전적 정치권 개편이다. 만약 이를 위한 신당이 되고자 한다면 영남과 호남을 번갈아 쳐다보는 수서양단의 눈치놀음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 또 철새 신당이 아니고 텃새 신당이 되게 할 요량이면 진보정당을 내세우는데 좌고우면할 이유 또한 없다. 신당 추진 세력은 객관적으로 이미 드러난 색깔을 보호색 삼기보다는 공격적 명분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지 못하고 말 그대로 친노 성향의 집단이 추진하는 짬뽕 신당에 그쳐서는 그 수명 역시 임기와 함께하는 단명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 신당 작업이 정치사상 찻잔의 미동일 것인지, 빅뱅의 폭풍일 것인지를 두고 보는데에 감상의 초점이 모아진다. /임양은 주필

천자춘추/가로수 실명제

계절의 여왕인 5월이 찾아 왔다. 올해의 봄은 봄 가뭄을 걱정하는 농촌 어르신네들의 소박하고 간절한 기원이 하늘에 닿아서인지 유난히 비가 많다. 지난주에는 남쪽지방에 4월에 보기 드문 태풍까지 찾아온 것으로 보도되어 모내기에 필요한 물은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 분명히 올 가을의 풍성한 들판은 경제적인 체감 온도로 뚝 떨어진 서민들의 스산한 마음을 따듯하게 하기에 충분할 것으로 확신한다. 5월은 우리의 마음을 싱그럽게 한다. 그것은 하루가 다르게 날마다 푸르게 변해 가는 가로수 때문일 것이다. 삭막한 도시 소음 속에서 생명의 소중함과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것이 가로수이다. 겨우내 매몰찬 추운 날씨에 죽은 것으로 착각했던 앙상한 가지 위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가로수의 형언할 수 없는 에너지를 보면서 우리의 마음과 발걸음은 희망으로 가벼워진다. 그러나 머지 않아 찾아 올 타클라마칸 사막으로부터의 황사와 찌는 더위, 수많은 도시의 오염 물질 그리고 변화의 정체 속에서 나타나는 우리의 무관심은 가로수의 생명 환경을 악화시킬 것이다. 5월의 푸르름에 우리의 시선과 마음이 쏠리고 있는 지금 이 때에 가로수를 보호하기 위한 조그만 캠페인을 펼쳐보자. 서울시 동대문구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그린오너제’ 제도는 주민들이 직접 생활환경 주변의 공원, 녹지대, 가로수 등의 녹지공간을 실명제로 가꾸는 것으로 모든 자치단체가 서둘러서 도입해야 할 가치 있는 캠페인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녹지조성과 유지관리는 많은 인력과 예산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구청 내 공원녹지과에서만 전담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현재 동대문구의 경우에는 종교단체를 포함한 시민단체, 초등학교, 부녀회 등이 가로수의 주인이 되어 일주일에 2번 정도 자신들이 주인으로 임명된 나무에 가서 잡초를 제거하거나 거름을 주는 등의 나무가꾸기운동이 성황리에 이루어지고 있다. 조금은 늦었지만 더욱 구체적인 방법으로 경기도가 앞장서서 이러한 가로수 실명제 캠페인을 펼쳐야한다. 이것이야말로 나라사랑, 가족사랑으로 이어지는 캠페인이 될 것이다. /선우 섭.경희대 체육학부 교수

독자투고/음주운전은 '명백한 범죄행위'

음주운전 근절에 대한 경찰의 결연한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음주운전자는 도무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동차 보유대수가 1천400만대를 넘어서는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는 실정에서 현재의 도로를 막고 일일이 단속하던 현행방식은 국민에게 불편을 주고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등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 방식이 대폭 바뀐다. 예전의 단속 방식이 폐지되고 교통 흐름을 자연스럽게 유지하며 음주운전자를 선별적으로 식별해내는 방식이 천입되었는가 하면, 언론 등 대중매체를 통해 언제 어디에서 음주단속을 실시할 것인지를 알려주는 사전단속 예고제도 시행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일부 단란주점, 식당 등지에 소위 ‘음주측정기’라는 기계가 있다고 한다. 이것은 자동판매기처럼 일정액의 동전을 넣고 경찰에서 사용하는 음주측정기처럼 자신의 혈중알코올 농도를 측정하도록 되어 있는 기계이다. 해당 업주는 술을 마시고 귀가하는 손님들이 자신의 음주량을 미리 알 수가 있어 음주운전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음주 후 운전을 하고자 하는 주당들을 범죄자로 유인하는 수단이 될 수 있어 위험천만한 발상으로 음주운전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또한 주점에 설치된 측정장치로 음주상태를 측정한 결과 음주운전 수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오신한 나머지 차량을 운전하고 경찰의 단속에 적발될 경우 음주단속 측정수치를 불신하는 문제까지 있을 수 있다. 더욱이 음주운전에 대한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일상생활에 만연되어 있어 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음주운전행위는 운전자 개인뿐만 아니라 행복한 가정을 송두리째 빼앗아버리는 무서운 범죄행위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살인, 강도 등 범죄자에 대해서는 지탄의 대상이 되면서도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너무도 관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젠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음주운전 자체가 하나의 범죄행위라는 인식을 갖도록 사회적 공감대가 조성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지난해 성과를 거두었던 금연 캠페인처럼 음주운전의 근원인 술을 줄이는 금주캠페인 등 국민의 성숙된 의식과 자발적인 참여로 음주운전이 근절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유철·인천서부경찰서

사스(SARS)

의사가 환자의 병명을 진단하면 으레 “왜 이런 병에 걸렸느냐?”고 묻곤 한다는 것이다. 물론 원인을 설명하지만 그때마다 내심 답답하다는 게 어느 의사의 고백이다. 다 같은 원인을 두고도 발병하는 사람도 있고 건강한 사람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속으로는 병에 걸리려니까 걸렸지…라고 밖에 말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그런 말을 할 수 없는 게 의사의 입장이 아니냐고 반문까지 하면서 그 분은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 전에 국립의료원의 어느 의사가 술자리에서 농반진반으로 한 이런 얘길 들은 적이 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가 심각하다. 발병국인 중국은 더 말할 것이 없는 가운데 사스의 위해는 인체도 인체지만 이러다가 세계의 교류를 가히 마비시키지 않을까 걱정된다. 오늘의 지구촌은 유통생활이 근간을 이룬다. 인적 및 물적 왕래가 지구촌 생활의 중심인 것이다. 사스 공포는 무역 등 물적 교류뿐만이 아니라 문화 등 인적 교류까지 장애를 주는 지경이 됐다. 동물성 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병원체라고 하지만 전에 없던 이런 병이 왜 생겼는지 도대체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그 의사 말대로 그런 병에 걸리려니까 걸린 것 처럼, 사스같은 병이 생기려니까 생긴 것인지 도무지 그 조화속을 알길이 없다. 경제성장에까지 치명상을 주는 사스란 괴질을 금세기 초 인류의 재앙으로 내린 자연의 섭리가 무엇 때문이지는 모르지만 병마에 좀 더 적극 대처해야 할 것 같다. 정부는 이에 따른 다각적 종합대책을 세우고, 보건 당국은 의심 환자의 신속한 신고 체계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개인 위생이 중요하다. 지난 일요일 어느 TV프로에서 ‘손만 자주 씻어도 모든 전염병이 그런 것처럼 사스 예방 또한 상당히 효과가 크다’고 밝힌 국립보건원 방역과장의 말은 귀담아 들어 둘만하다. 비록 병원체는 발견됐어도 백신은 발명 못했으니 아직도 괴질은 괴질이다. 우리 모두가 사스 괴질의 시련을 지혜롭게 극복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갖는다./임양은 주필

기고/경마, 성인레저로서의 발전적 대안

10~20대가 소비의 주류로 부상함에 따라 현대를 사는 성인들은 ‘시대적 마이너리티’로 전락해 버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중이 누리는 문화’ 대중문화는 실상 대중이 아닌 10~20대 만을 위한 문화로 전락된지 오래다. 영화를 보려해도 대세는 ‘조폭’코미디거나 미국 블록보스터이다. 문화적 코드도 맞지 않거니와, 영화관을 가득 메운 이들과 그들만의 위락시설을 보노라면 메워질 수 없는 듯한 정서적 간극에 기가 죽게 마련이다. 동양권에서 성인들이 즐기는 대중적 놀이문화의 대표적 사례로 중국의 마작을 들 수 있겠다. 한 때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마작은 중화권에선 공인된 성인들의 대중문화이다. 국토가 넓은 구미에서는 골프도 훌륭한 성인들의 대중문화다. 인내심과 집중력을 요하는 골프는 아무래도 젊은 세대보다는 성인의 입맛에 맞고, 또 비용도 저렴해 대중의 스포츠로 자리를 잡았다. 국토가 좁고 놀 거리도 많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어른을 위한 대중문화를 찾기란 무척 어렵다. 비즈니스 문화에서 시작해 성인들의 취미로 저변을 확대한 한국의 골프는 주 이용층이 30대 이상이라는 점에서 성인들의 문화로 분류될 수 있지만, 비용과 접근 용이성 등에서 아직 서민들에겐 거리감이 느껴진다. 유교문화권 공통 오락인 바둑을 보자. 한국에서 바둑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장점을 앞세워 30대 이상의 남성을 중심으로 두터운 이용층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바둑 프로그램 개발로 더욱 접하기 쉬워졌다. 성인 취향임이 분명한 바둑은 그러나 이용자 성비가 지나치게 한 쪽으로 기우는 탓에 대중적이라기보다는 배우 마니아적 혹은 남성적 오락에 가깝다. 최근 방문할 기회가 있었던 뉴질랜드의 엘러슬리 경마장에서는 노부부들이 한가롭게 춤을 즐기는등 경마장 자체가 성인들의 사교장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경마가 단일 대상을 넘어, 공간적 개념의 대중문화로 자리매김한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프랑스의 한 방송 내용은 유럽의 경마 인기가 어느정도인지 가늠케 해 준다. 프랑스 인기 풍자뉴스(Les guignols)에서는 방송사들이 경마 중계투자에 혈안인 것을 빗대, 방송사 사장이 경주마와 결혼하는 장면으로 세태를 꼬집을 정도다. 이러한 외국의 모습은 한국의 경마관이 얼마나 폐쇄적이고 왜곡되었는지를 시사하는 동시에 경마가 한국 성인 대중문화의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경마는 최근 몇년간의 급성장에 힘입어 많이 변모했다. 과거의 경마가 ‘패가망신’, ‘도박’과 동의어였다면 현재는 ‘게임’이나 ‘휴식공원’과의 동의어다. 벚꽃이 한창인 요즘 경마공원에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여인들,아기를 안고 온 젊은 부부,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경마팬들로 북적거린다. 40~50대 남성들이 주요 방문객이던 과거를 생각해 보면 시대가 변함에 따라 경마 고객 또한 바뀌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이미 연 인구 1천600만명에 육박, 대중문화의 외적 성장을 이룩한 경마는 이제 국민적 이해와 지지속에 한국형 성인대중문화의 대안으로 모색되는 시기를 맞고 있다. 수려한 자연 속 스펙터클한 경주장면이 눈 앞에 펼쳐질 때 경마의 흡입력, 느껴본 사람이라면 잊을 수 없다. 또 말의 원시적 역동성과 흙투성이가 앳된 기수들의 젊은 힘은 경마만이 갖는 특유의 매력이다. 지엽적인 부분만을 보고 배척하기 보다는, 바람직한 성인레저의 범주 안에서 경마를 키워가야 할때다. 제대로 이해하고 즐긴다면 경마는 바람직한 성인 레저스포츠가 될 수 있다. /조정기.마사회 홍보실장

천자춘추/어린이날 선물

곧 5월이다. 우리는 열두달 중 5월을 가장 아름다운 달로 친다. 그래서 여성들은 아름다운 5월에, 아름다운 신부가 되기를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실상 어른들에게는 5월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달력만 쳐다봐도 준비해야 할 일들이 수두룩히 쌓여 있음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우선 초롱초롱한 눈으로 선물과 이벤트를 기대하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날이 있고, 부모님의 은혜를 돌이켜보고 자그마한 선물이라도 드려서 감사드려야 하는 어버이날, 아이들의 선생님이나 그동안 찾아뵙지 못한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하는 스승의 날, 등등. 그야말로 갖가지 행사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부터 잘 준비하고 챙겨야 5월의 행사들을 잘 치러낼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을 위한 선물, 부모님을 위한 선물, 스승님을 위한 선물 등.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지만, 마음의 표현이 또 선물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이들이 가장 받고 싶은 어린이날 선물로 휴대폰을 꼽았다는 기사를 얼마전 본 기억이 있다. 우리 아이들은 장난감 보다 휴대폰이나 MP3 등을 선호하고 있다니 세상이 참 많이 바뀌긴 한 것 같다.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을 선사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 어른들이 차제에 다시 한번 아이들을 위해 진정으로 무엇을 해주고, 무엇을 남겨주어야 할 지 고민해 보는 것도 뜻깊을 것 같다. 어린이는 나라와 겨레의 앞날을 이어 나갈 새사람이므로 그들의 몸과 마음을 귀히 여겨 옳고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힘써야 한다고 어린이 헌장 첫대목에 적어 되새기게 하고 있으며, 어린이는 생명과 건강, 교육과 운동에 있어 자유롭고 안전할 권리를 가졌으며 그 누구도 어린이들의 이 권리를 무시하거나 침해하고 빼앗을 수는 없다고 했다. 깨끗한 자연환경, 질서의식, 올바른 안전문화 등 진정 우리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선사해야 할 가장 좋은 선물들이 아닐까 싶다. 이번 어린이날은 정말 주고 싶은 선물을 주기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들을 생각해보고 실천해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박영권.가스안전공사 경기지역본부장

독자투고/'경찰, 어려운 때일수록 책임감 느껴'

경기도지방경찰청장과 1·2·3차장, 지방청과장 및 도내 30개 경찰서장이 지난 4월 ‘함께하는 치안’에 대한 주민과의 공감대 형성 및 운영방향, 경찰혁신 방향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위해 워크숍을 실시하였다. 이 자리에서는 바람직한 경찰혁신 추진방향, 수사제도의 합리적 개선방안, 우리현실에 적합한 자치경찰제 도입방안 등 경찰 현안사항에 대해 대의적인 토론을 했다. 토론 후 성남남부경찰서장으로서 약27만명의 성남시 중원구 관내 주민들의 평안한 생활을 위하여 어떻게 경찰력을 운영해야 하는지 고심을 했다.¶국제적으로는 이라크전쟁과 북한 핵문제의 갈등이 현존하고, 국내적으로도 참여정부의 출범에 따라 변화와 개혁에 대한 기대, 경제침체에 따른 물가불안과 경제심리 위축 등으로 인한 민생범죄 증가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때일수록 ‘안정된 치안유지’, ‘국민이 만족하는 치안서비스 제공’에 우리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 경찰서는 우선 지역사회의 문제점을 주민과 함께 고민하고, 각계 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우리 관내 지역 특성에 맞는 최적안의 치안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경찰행정발전위원회의 운영을 내실화하고 시민경찰학교 수료생 및 자율방범대, 어머니자율방범대원, 인권지킴이위원 등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 ‘치안 서비스 공동생산체제’를 확립하고, 지식정보화와 지방자치시대의 흐름에 맞춰 건전하고 합리적인 비판과 신속한 정보가 주민과 양방향으로 소통될 수 있도록 경찰서 홈페이지의 내용을 더욱 내실화할 것이다. 특히 조직·갈취 폭력과 강·절도 사건은 물론 교통사망사고 예방에도 주력하여 대한민국 어느 도시보다 안정된 치안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각오가 되어있다. /전광정·성남남부경찰서장

4월 29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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