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박사 淸河

교육인적자원부의 교육통계 연보를 보면 1992년 한해 33개에 불과하던 명예박사 학위 수여건수가 1997년 98개, 2001년에는 137개로 급증했다. 2001년 수여된 137개 명예박사 학위 중 절반가량인 65개가 정치인의 몫인 정치학(18개) 분야와 성공한 기업인이 대부분인 경영학(47개) 부분에 집중돼 있다. 명예박사 급증은 1993년 교육부의 명예박사학위 공적심사위원회가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심사위가 없어지자 정치권에서 유력인사들 사이에 명예박사 학위 받기가 유행이 됐다. 김영삼 정권 당시 실세였던 박관용 최형우 황낙주 황명수 김정수씨 등이 잇달아 명예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김대중 대통령(경희대, 고려대), 이희호 여사(이화여대, 덕성여대, 동아대), 권노갑 민주당 전 고문(경기대, 명지대, 제주대), 김홍일 국회의원(배제대, 목포대), 한화갑 민주당 대표(한남대, 한국항공대)가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들 가운데 김홍일 의원은 몽골과 중국에서도 명예박사학위를 받아 총 4개의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취임초기 자신의 관내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는 게 관행처럼 돼있다. 이원종 충북지사(충북대), 김혁규 경남지사(경상대) 등이 각각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지자체 단체장이 부임하면 은근히 명예박사 수여에 대한 압력이 들어온다. 대학으로서도 각종 지원을 따낼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기 때문에 마다하지 않는다”는 한 대학 관계자의 말이 석연치 않다. ‘명예박사학위는 어른들의 기부금 졸업’이라는 말도 있다. S그룹 L회장은 2000년 서울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후 80억원을 기부했고 L사의 O사장은 한국해양대에 150억원 가량의 시스템을 지원하고 명예박사가 되는 등 돈 많은 사람들이 큰 돈을 대학교에 내고 명예박사가 됐기 때문에 나온 이야기다. 그러나 지난 2일 가톨릭대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임권택 영화감독과 3일 세종대에서 명예체육학박사 학위를 받은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경우, 모든 사람들이 공감, 축하해줬다. 과연 명실상부한 명예박사다. 임권택 감독은‘전남 숭일중 3년 중퇴’가 최종학력이어서 더욱 신선하다.

명복을 빕니다

淸河 6·29 서해교전으로 전사한 고 해군 윤영하 소령·조천형 상사·황도현·서후원 중사 등 4명의 죽음은 실로 애통하다. 7월 1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통합병원 체육관에서 엄수된 장병영결식도 애통스럽다. 김대중 대통령이 빈소와 병실을 방문하지 않은 채 일본으로 출국한 점과 이한동 국무총리·김동신 국방부장관·이남신 합창의장 등 정부 각료, 군 수뇌부가 영결식에 불참한 사실도 이해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교전 다음날인 6월 30일 합동참모본부 정보참모 본부장이 장기 해외출장에 나선 점 등이 잇따라 드러나 서해교전을 고의로 축소하려고 했다는 세간의 의혹까지 사고 있다. 일부 정치인들이 영결식에 참석하기 위해 국방부장관실에 전화를 걸어 일정과 절차를 문의했으나 ‘해군에서 하는 일이라 우리는 모른다’는 대답만 들었다고 한다. 장례식도 결재서류처럼 ‘전결사항’이 있다는 말인지, 아니면 문상도 직급별로 하라는 것인지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다. 영결식이 해군장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장례위원장인 해군참모총장의 상관인 국방부장관과 합창의장 등은 참석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서 불참했다고 한다.그렇다면 1998년 천리행군 도중 순직한 특전사 대원 장례식에는 왜 당시 천용택 국방부장관이,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사건 당시 제1군사령부장엔 어째서 국무총리와 국방부장관이 참석했었는가. 예로부터 ‘좋은 일에는 안가도 궂은 일에는 가야 한다’고 했다. 결혼식장에는 못가더라도 초상집엔 반드시 가야 인간의 도리라고 여겼다. 6·29 서해교전 전사자 영안실을 민간인 출입이 금지된 국군수도통합병원에 설치하고 별도의 분향소를 마련하지 않아 일반인들이 조의를 표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는 등 수상한 점이 자꾸 생각난다.더구나 전사자들의 장례식을 3일장으로 서둘러, 연휴기간 중 끝낸 것도 석연치 못하다.반면 전두환 전 대통령과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영결식에 참석한 것을 놓고 ‘과연 ’이라는 여론이 있다. “꽃다운 20대 꿈을 채 피우기도 전에 꽃잎이 찢기어 파도 위에 뿌려졌으니 애통함 그칠 길이 없습니다. 그대들은 삶보다 영광스런 죽음으로 조국을 켰습니다…” 합동영결식에서의 조사(弔辭)다. “삼가 호국장병들의 명복을 경기일보사 모든 임직원의 이름으로 고개 숙여 빕니다.”

W세대, 3代

6·25 한국전쟁 땐 지금의 W세대 할아버지, 그리고 아버지도 참전한 가족이 적잖았다. 국난의 상황이 그만큼 급박했던 탓이다. 또 굳이 그 당시의 부자 참전이 아니고도 정전협정 이후 간헐적 전투로 W세대의 아버지 장병들 가운데는 희생된 이가 적잖았다. 이러고도 모잘라 할아버지 참전에 대대를 이어 손자들이 전투를 겪는다. 최근의 서해교전 참극까지가 이렇다. 이민족과의 싸움도 아니다. 차라리 그러하다면 마음이나마 좀 편할지 모르겠다. 동족끼리의 싸움이다. 같은 핏줄을 나누고, 같은 말을 쓰고, 같은 풍습을 지닌 동족끼리의 가슴에 포화를 쏘아댄다. 어쩌면 친인척간 혈연끼리 서로 죽이는 지도 모를 일이다. 무슨 업보가 많아서 도대체 3대를 이어 남북이 이토록 총질을 해대야 하는지, 서로 죽여야만 하는 것인지, 그들은 누구인지 숨통이 막힌다. 저들은 우리 보고 먼저 총질을 해댔다고 한다. 생각해 보자. 갖다 퍼주면서 뒷 통수에 총질하는 바보가 있는가를. 그럼 얻어 먹으면서 갖다누는 사람에게 총질하는 어리석음이 있느냐고 물을 것이다. 단연코 말 하건대 있다. 저들은 자기네들 인민을 굶주리는 치욕적 무능을 드러내면서도 국제사회에 쌀 구걸을 당당히 요구하고 있으므로. 도와주지 않은 상대에겐 좋지 못한 인상을 써가면서까지 말이다. 하지만 그런걸 애써 탓하는 건 아니다. 왜 동족의 젊은 가슴에 포탄을 퍼부어 대는가를 탓하는 것이다. 그래가지고 얻는 종국적 결과는 무엇인가. 죄악이다. 후손들을 위해서도 정말 이래서는 안된다. 세상 천지에 무슨 원수 졌다고 3대에 걸쳐 총질하는 동족이 어디에 있는가를 알아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위한 혁명 과정인가, 혁명과정이기 때문에 이만한 아픔은 혁명 대가로 치르야 한다고 한다면 정말 어리석다. 용납할 수 없다. 도시 지금 저네들이 말하는 혁명의 정체는 뭣인가. 결국 붉은 귀족의 영광뿐이다. 뭐라해도 좋다. 제발 동포의 가슴엔 총질일랑 말자. 그 무엇도 이에 우선해서는 안된다. 분단의 상흔이 더 커져서는 안된다. 평양 정권에 최소한의 민족애를 거듭 간절히 촉구한다.

W세대 장병들

신문에 난 얘기지만 모아 되새김 한다. ‘왼팔로 부상전우 안고 필사의 응사’ ‘자동포 사수, 방아쇠에 손가락 건채 숨져’ ‘副長, 다리 절단되고도 끝까지 전투지휘’ 중상 부정장 ‘나보다 정장님을 구하라’ ‘지휘관 잃었어도 임무 충실’ ‘왼손가락 잘려 나간 병사 오른 손으로 탄창 갈며 응사’ ‘교전 1,2분새 실탄 1000발 모두 발사’ ‘포탄 한발도 안남기고 퍼부어’ 서해 격전 20여분의 참상을 전한 제목들이다. 뒷소식이 또 가슴을 치미게 한다. ‘가을에 결혼식 올리려 했는데’ ‘시신이라도 찾았으면’ ‘엄마 왔다! 일어나 보거라!!’ ‘아버지 아들 다 북에 뺏겨 납북어부 2세 통곡’등 전몰장병 유족들의 피맺힌 절규다. 어민들도 오열한다. ‘친자식 같은 병사들이… 어민들 침통속 분향소 찾아 애도’등. 비극이다. 왜 우리의 젊은이들이 저들 동족의 도발에 이토록 희생돼야 하는가 정말 분통이 터진다. 군대에 안갔으면 참극의 그날도 월드컵 길거리 응원 나가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를 태극기 물결속에 소리 높여 외쳐댔을 W세대다. 국방의 병역의무를 다하다가 서해에서 산화한 이들 가운데는 침몰된 고속정에 그대로 있어 아직 시신조차 수습지 못하고 있다. 누구의 아들이랄 것 없이 다 귀한 우리의 아들이다. 소중한 젊은 목숨이다. 장렬한 최후의 소식을 들으면서 생각나는게 있다. 평소 요즘의 군인들은 나약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게 다 틀렸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다. 육체적 고통도 잘 못견디고, 심약하고, 마마보이들이 많다는 소릴 들었다. 세상 시류가 달라지므로 군대도 몇십년전 같지 않는 면이 더러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서해 장병들은 임전태세에선 결코 나약하지 않았다. 6·25 한국전쟁을 치른 아버지나 할아버지 못지 않게 용감했다. 죽음의 사선에서 투철한 군인정신을 보여주는 것 만큼 더한 애국은 그 어디에도 없다. 정치인이 입으로 하는 ‘애국’의 천만 마디도 이 앞에선 부끄럽다. 젊은이들이 더 희생당하는 불행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방은 튼튼히 다져야 한다. 서해교전은 우리 신세대 국군 장병들을 믿어도 된다는 교훈을 국민에게 실증적으로 보여 주었다. 전몰 장병들에 대한 영결식을 갖는다. 삼가 애도하며 명복을 빈다. 아울러 전상 장병들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다.

W세대의 ‘묵념’

白山 북측 경비정이 쏜 85mm 함포사격 한방에 해군 고속정 조타실이 불바다가 됐다. 그 자리에 있다가 중상당한 한 준사관은 “전우의 머리가 날아 가기도 했다”고 온통 피투성이 시신으로 얼룩진 참담한 현장을 증언했다. 고속정과 경비정의 싸움은 게임이 안된다. 고속정이 훨씬 우월하다. 게다가 우리측 함포는 자동식인데 비해 북측은 수동식이다. 수동식은 파도를 타므로 명중률이 아주 낮다. 조준이 어렵다. 이런데도 우리측 해군 고속정 조타실이 저들의 수동식 함포 한방으로 박살이 났다. 일발필살의 정조준에 의한 계획적인 도발의도가 없고서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우리 해군은 당하기만 한다지만 선제공격을 가해오면 당할 수밖에 없게 돼 있다. 우선 고속정장은 현장 교전권이 없다. 대응사격 외엔 불가하다. 이나마 고방송∼경고사격∼사격 순서로 적의 선제공격 성공률이 90%이상인 거리에 이르러 비로소 가능하게 돼있다. 먼저 당하기 십상이다. 유엔사령관이 정한 ‘해상교전규칙’이 이렇게 됐다. 북측의 서해교전 도발은 의도적인 게 자명하다. 그런데도 “남조선이 먼저 공격을 가해 부득이 자위조치를 취했다”며 남북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말한다. 6·25남침을 아직도 북침이라고 거짓말 해대는 판이니 상투적 적반하장은 그렇다 치고 왜 그랬느냐가 무척 중요하다. 3년전 연평해전의 패배에 대한 보복이라는 관점이 있다. 북방한계선(NLL)의 무력화 의도로도 본다. 월드컵축구대회에 재뿌리기로 보는 눈도 있다. 다 이유가 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곁가지 이유는 될수 있어도 본가지 이유는 아닌 것 같다. 그보다는 군 강경파의 의도적 긴장 조성의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모든 생산고를 군비강화에 최대역점을 두어왔다. ‘현대화 무기를 고철로 만들려고 강화했느냐’는 건 군 강경파가 오래 전부터 쏟아온 불만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국 대 이탈리아 8강전을 녹화방송케 하고 남북축구경기가 예정된 마당에 발발한 서해 도발행위는 북측 내부에 뭔가 범상치 않은 기류가 있음을 감지케 한다. 통일이 아무리 민족의 숙원이지만 무력통일을 배격한다. 평화를 원한다. 국지전도 평화를 파괴한다. 또 평화는 힘이 있어야 지켜진다. 한·터키전에 응원하러 서울 광화문에 몰렸던 젊은이들이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에게 바치는 노래로 ‘아리랑’을 부르고, ‘오∼필승 코리아’를 ‘오∼피스 코리아’로 부르며 전몰장병의 묵념을 올렸다는 보도는 W세대의 의식이 미더워서 새삼 마음 든든하다.

사과 성명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또다시 국민 여러분의 신임을 얻는 데 실패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저의 부덕의 소치로 생각하며 저의 패배를 겸허한 심정으로 인정합니다. 저는 김영삼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바입니다. 저는 김영삼 총재가 앞으로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성공하여 국가의 민주적 발전과 조국의 통일에 큰 기여 있기를 바라 마지 않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로써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평범한 한 시민이 되겠습니다. 이로써 40년의 파란 많았던 정치생활에 사실상 종말을 고한다고 생각하니, 감개무량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그간 국민 여러분의 막중한 사랑과 성원을 받았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하해 같은 은혜를 하나도 갚지 못하고 물러나게 된 점 가슴 아프고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1992년 12월19일 새벽, 제14대 대통령선거의 개표결과가 밝혀지면서 당시 김대중 대통령 후보가 정계은퇴를 선언한 내용이다. 1992년 12월18일 실시된 제14대 대통령선거는 민자당의 김영삼 후보, 민주당의 김대중 후보, 국민당의 정주영 후보와 박찬종(신정당), 이병호(대한정의당), 김옥선(무소속), 백기완(무소속)후보가 각각 출마하여 1대6의 경쟁률을 보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집계를 보면 김영삼 후보가 997만7천332표, 김대중 후보는 804만1천284표,정주영 후보 388만67표, 박찬종 후보는 151만6천47표를 획득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그때 은퇴한 뒤로 정계에 복귀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얼마나 편안한 노후를 지내고 있겠는가. 지지대자는 지난 21일 저녁 TV로 생중계된 가운데 김대중 대통령이 홍걸·홍업씨 등 아들문제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지난 몇달동안 저는 자식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책임을 통절하게 느껴왔으며, 저를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마음의 상처를 드린 데 대해 부끄럽고 죄송한 심정으로 살아 왔습니다” 라면서 고개 숙인 안타까운 모습을 지켜보며 10년전의 은퇴성명을 떠올렸다. 김대통령은“ 제 평생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렇게 참담한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모두 저의 부족함과 불찰에서 비롯된 일이며 거듭 죄송한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사과했다. 죄를 지은 아들들은 법의 규정에 따라 엄정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아들들 문제를 계속 물고 늘어지는 정치판은 냉혹하기 짝이 없다. 임기를 마치면 이번엔 정말 은퇴해야 한다. /淸河

<지지대>나비가 안보인다

白山 이른 아침의 어린이 놀이터는 텅 비었다 싱그러운 아침 공기속에 어린이들 대신 비둘기들이 찾아든다. 뒤뚱거리는 걸음걸이로 모래밭을 헤치며 뭔가를 열신히 쪼아 먹는다 아이들이 흘린 과자 부스러기같은 게 먹이가 되겠지만 그래도 그렇지 모래밭속에 먹을게 뭐가 있는지 쉼없이 쪼아댄다.안타까운 것은 회색빛 비둘기 한마리가 오른쪽 발을 못쓴채 왼발로 뛰며 먹이를 찾는 모습이다. 사람 가까이 접근하기가 예사지만 그렇다고 잡을 요량이면 날아가 버릴테니 치료해 줄 엄두도 못내고 딱한 눈으로 바라만 보자니 여간 애잔한 게 아니다 참새도 찾아든다. 떼지어 찾는게 아니고 몇마리씩 날아들어 수가 예전같진 않으나 먹이를 찾아 모래밭을 쪼아댄다. 그런가하면 모래밭 튼새로 나온 개미 떼는 뭐가 그리 바쁜지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이만저만 분줏한 게 아니다. 또 있다. 많진 않지만 잠자리도 가끔 눈에 띈다. 나비는 통 볼 수 없다. 농약살포,개발에 따른 서식지 파괴, 지구 온난화 등으로 많은 곤충들이 사라져 간다는 게전문가들의 얘기이긴 하다. 배추흰나비는 어디서나 많이 볼수 있었던 곤충이다 그랬던데 지난 10년새에 100분의 1로 줄었다는 것이다. 민들레 나 개망초등 야생화의 소멸로 곤충들 먹이가 모자란 것도 여러가지 이유 가운데 하나지만 정말 생태계 파괴가 이래가지고 되겠는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나비같은 곤충들이 살지 못할 환경이 면 언젠가는 인간도 살 수 없을 지경이 되기 때문이다. 지지대자 자신도 화경에 대한 의식을 말로만 외쳐왔다가 눈으로 학인한 자리가 이른 새벽의 어린이 놀이터인 것은 우연이다 나이 오십이 되면 어깨가 고장나게 마련이라는 ’오십견’이 오십이 넘어도 훨씬 넘은 나이에 뒤늦게 와 고생하는 게 계기가 됐다. 이 병원 저 병원 다 다녀도 별 효험ㅇ 없어 철봉에 매달리는 운동이 좋다고 하여 벌써 한달 넘게 철봉운동을 하는라고 집 가까운 벽산아파트 어린이 놀이터를 찾고 있는 것이다. 연이나 ’오십견’은 치유가 되지 않아 아프지만, 그때마다 만나는 비둘기며 참새며 개미떼들과의 말없는 대화가 즐거운 환경의 세계를 터득할 수 있는 것은 다행이다.

노무현黨

민주당은 결국 지방선거 패배 인책은 실종된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후보가 실질적 당권을 장악했다. 8·8 재·보선의 공천도 후보의 선대위 중심으로 하고 당운영도 맡는 것은 최고위원회의를 비롯한 당의 공식기구는 사실상 뇌사 상태로 정지되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후보 신임을 재·보선 후에 묻겠다고 했으므로 재·보선을 노 후보 중심으로 치르는 게 일견 그럴듯해 보일지 모르지만 함정이 있다. 예를 들어 재·보선지구 10곳을 석권하는 완승이거나 석권 당하는 완패로 끝나면 신임, 불신임 해석은 간단하다. 그러나 반타작이거나 반타작에 가까울 땐 보는 견해에 따라 여러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두고 보면 알겠지만 재·보선은 민주당 한나라당 할 것 없이 완승 완패는 있기가 어렵다. 또 다른 이론이 나올 수 있다. 결과가 좋으면 몰라도 나쁘면 나쁜 어떤 경우이든 노후보가 쉽게 후보를 내놓을 전망은 있을 것 같지 않다. 그의 특기인 말바꾸기 말꾸미기로 선대위 중심의 당 운영을 계속 고집할 공산이 크다.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이 묻혀버리는 것처럼 재·보선의 패배 책임 역시 실종될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메인 게임은 대통령선거지 지방선거나 재·보선이 아니라고 내세울 것으로 보는 관측이 있다. 노 후보의 이런 단계적 연명책이 후보 교체론을 얼마나 무마시켜 나갈 것인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당의 핵분열 가능성을 얼마나 막을지도 궁금하다. 그러나 만약에 후보를 사퇴해야 하거나 당에 금이 갈 지경이 되면 노무현 자신이 정계 개편을 먼저 들고 나올 것이란 전망이 있다. 노무현 카드로 가는 민주당의 대통령선거 항해는 이래저래 도사린 암초가 많다. 오는 대통령선거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돌연 변수가 적잖다. 노무현 중심의 민주당은 DJ와 어떤 입장 정리를 모색하는 모양이지만 그렇다고 시든 노풍이 다시 불지는 의문이다. 사후약방문이기 때문이다. 애시당초 노풍이란 것도 진원지는 민주당 당내 바람이었다. 참다운 대통령후보의 자질과 자세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새삼 생각케 한다. 노무현 당의 8월이 주목된다.

우승컵이 저기 보인다

白山 스포츠 위업엔 평가가 따른다. 필연적 결과이기 때문이다. 월드컵 4강신화 역시 예외가 아니다. 세계의 언론들이 흥분했다. “한국이 월드컵에 새역사를 만들었다.”(미국 CNN) “한국의 놀라운 모험 계속된다.”(영국 BBC) “이번엔 독일이 흔들릴 차례다.”(프랑스 르몽드) “굴하지 않는 정신의 승리다.”(영국 로이터) “아시아 축구의 신기원을 이룩했다.”(중국 신화사) “한국 당당히 4강에 오르다”(일본 마이니치) 4강 위업에 극찬을 아끼지 않는 외신의 평가는 이밖에도 많다. 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등은 FIFA(국제축구연맹)가 모두 세계 랭킹 10위권 안에 꼽은 상위권의 축구 강국이다. 한국은 40위다. 40위의 한국이 D조 경기서 1-1로 무승부를 기록한 미국을 포함, 다섯경기를 치른동안 2실점에 그친 불패의 파란속에 준결승전에 올랐다. 세계 축구의 변방으로 FIFA의 장식품에 지나지 않던 아시아축구가 세계축구의 본류에 합류한 것은 한국만의 자랑이 아니다. 일본 중국 중동 등에 가능성을 일깨운 아시아의 자존심이다. 축구 열강에게는 기존의 판도에 자만심을 더 이상 허락지 않는 엄청난 충격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대회의 결승전이 열리는 요코하마에 가기까지는 독일의 ‘전차군단’을 넘어야하는 큰 장벽이 있다. 그런데도 요코하마에서는 벌써부터 한국팀을 기다리는 응원단의 활약이 시작됐다. 재일교포들 뿐만이 아니다. 일본 사람들조차 이에 나선 것은 한국축구의 개가를 아시아축구의 승리로 보기 때문인 것이다. 한국축구는 마치 종착역을 모른채 무섭게 돌진하는 성난 열차와 같다. 16강의 당초 목표를 넘어 8강, 4강에 이르고도 결승을 향해 마냥 멈출 줄 모른다. “나도 우리 선수들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히딩크 감독의 말이다. 세계의 평가속에 유독 스페인만이 우리의 승리를 힐난하는 것은 치졸하다. 히딩크도 스페인전서 심판에 불만을 갖고 웃옷을 벗어 내던진 적이 있다. 스페인은 판정을 탓하기 앞서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기 바라면서 분패한데 대해 깊은 위로를 보낸다. 한국팀의 돌진은 종착역을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기왕 내친김에 저만큼 보이는 무게 5kg의 순금 우승컵을 거머쥐면 좋겠다. 국민들의 열광적 성원은 갈수록 더욱 가열돼 용광로처럼 불 탄다. 월드컵이 있어 6월이 즐겁다.

<지지대>환경 동시

淸河 환경보전협회 경기도지회가 매년 주최하고 있는 환경동시 짓기대회에 나오는 작품들을 보면 우리의 환경오염 실태가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우리 할머니 어렸을 때/시냇가에 흐르는 물/맑고 맑아/생수처럼 마셨대요//우리 아빠 어렸을 때/눈싸움 하다 목마르면/하얀 눈 한입 가득/꿀물처럼 먹었대요//우리 엄마 어렸을 때/아카시아 하얀 꽃/꽃잎 처럼 깨끗해/과자처럼 먹었대요//눈 감고 그려 보면/맑고 새하얀 깨끗한 세상/동화처럼 다가와요” 수원 화양초등학교 4학년 구혜정 어린이가 쓴 글이다. 갈수록 그리워지는 옛날 산천 풍경이다. 그러나 이렇게 ‘깨끗한 세상’은 지난 40여년 동안 개발이라는 미명과 급속한 도시화로 자연이 파괴되면서 오염이 됐다. 눈앞의 이익만을 위한 자연녹지 훼손으로 깨끗한 세상이 점점 더럽혀졌다. 그래서 ‘파란하늘 맑은 내 꿈’이라는 환경동시가 나온다. “선생님은 거짓말쟁이인가 보다/하늘이 파란색이라고 하셨는데/내가 보기엔 회색으로만 보인다/공장에서 나오는/저연기 때문일까?//어른들은 파란하늘을 보고/꿈을 키우라고 하셨는데/파란 하늘을 볼 수 없으니/ 내 꿈은 어떻게 키워야 하는 걸까?” 용인 정평초등학교 3학년 조현일 어린이는 ‘선생님은 거짓말쟁이인가 보다’라고 어른들, 기성세대를 의심하고 있다. 어디 공장에서 나오는 연기 때문뿐인가. 하천과 강에는 각종 폐수가 흘러 들고 거리에는 자동차 매연 등으로 눈이 아플 지경이 되었다. 수원 명인초등학교 1학년 김태진 어린이는 ‘별’이라는 환경동시를 통해“우리 동네는/별이 왜 없을까?//시골 할머니댁에는/별이 많은데…//공기가 깨끗해져서//어디에서나/별을 봤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고 있다. 어린이가 쓴 글과 그림은 가식이 없다. 과장도 없다. 어린이들이 보고 느낀 대상이 사진처럼 사실대로 나타난다. 지지대란에 소개한 환경동시는 기성세대, 어른들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 오존층 파괴, 엘니뇨, 산성비, 지구온난화 등은 과학의 발달과 경제성장, 그리고 풍요로운 생활이라는 이름 아래 인류 스스로가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환경 재앙이다. 미래세대인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운 환경을 물려주는 일은 현대인들이 반드시 해야할 가장 막중한 책임이다.

안용중학교 축구부

안용(安龍) 중학교는 화성시 태안읍 송산리 97번지에 있다. 1990년 11월30일 편찬된 <화성군사(華城郡史)> 700쪽 자료에 따르면 “1955년 5월16일 안용성인학교가 개설되었는데 이 것이 안용중학교의 전신이다. 그후 1963년 6월10일 안용성인학교가 폐교되고 동시에 안용고등공민학교로 바뀌었다.1969년 1월31일 학교법인 안용학원의 설립인가를 얻어 같은 해 2월28일 3학급의 안용중학교를 개교하였다. 1989년 2월14일 제18회 졸업식이 거행됐으며 총4,043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는 연혁이 기록돼 있다. ‘학교특색’으로는 “1988년 5월1일 제6회 교육감기쟁탈 중학교 대항축구대회 우승, 같은 해 11월4일 제6회 도지사기쟁탈 중학교 대항축구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각 교실에 TV를 설치하여 완벽한 시청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소개해 놨다. 학교특색이 ‘축구 우승’이고 ,개교 당시부터 학교책임을 맡고 있는 차학근 교장이 차범근 전 국가대표축구팀 감독의 사촌형이라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이 안용중학교가 6월14일 인천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한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대회’ D조 최종전 포르투갈과의 대전에서 후반 25분 힘찬 왼발슛으로 결승점을 뽑아내 16강 진출을 확정한 축구영웅 박지성 선수를 배출한 학교다. 안용중학교는 박 선수의 출신학교로 알려지면서 30여년의 역사를 지닌 축구부가 해체상태에 놓였다는 사실도 함께 세상에 드러났다. 최근 학생수가 1천여명에서 600여명으로 줄면서 축구부 예산 확보를 못해 감독도 없이 3학년생 12명만으로 축구팀이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윤옥기 경기도교육감이 6월19일 안용중학교를 격려차 방문한 자리에서 팀을 재창단할 수 있도록 특별히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졸업생들과 주민들도 나섰다고 한다.안용중학교는 1997년 졸업생 박지성 선수 덕분에 우수지도자 영입 및 선수들을 확보할 수 있는 축구부 재건자금으로 우선 5천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도교육청은 또 학교측과 협의해 합숙시설 등의 확충에 필요한 예산을 추가로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 축구명문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박지성 선수는 월드컵에서 축구로 한국을 살렸고 어려움에 처한 모교 축구부도 살렸다.요즘‘축구’가 세상인심을 후하게 만들고 있어 신기하다. /淸河

선거꾼들

白山 1960년 제2공화국 시절이다. 지방선거에서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제5선거구 시의원 후보로 나섰다. 가까스로 피선거권을 지닌 25세 때다. 당시 서울시장엔 ‘카이제르 수염’으로 유명했던 김상돈씨(구 민주당)가 당선됐다. 서울시의회 의장에는 내 선거구에서 당선된 한상기란 분이 뽑혔다. 이밖에 영천(무악재)고개 안쪽 선거구에서 당시의 정계 중진 김산 국회의원(구 민주당)의 지원을 받고 나온 김재광씨(전국회부의장)가 당선됐었다. 나의 선거구는 영천고개 너머 홍제동, 자하문 밖 홍은동 부암동등 일원이었다. 다섯명이 출마한 가운데 제비로 뽑은 기호가 2번으로 꽤나 마음에 들어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양손의 인지(人指)와 중지(中指)로 V자를 꼽으며 양팔을 들어 ‘3V’를 그려 보이곤 했었다. (근래 노아무개가 이러는 것을 보곤 한다) 무소속으로 나왔다. 물론 당선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대중연설회 등을 통해 절규하고 싶은 말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많았었다. 민주당(구)정권의 무능을 질타하며 국가의 변혁(5·16군사혁명)을 예언하기도 했다. 그 무렵 서울중앙방송국 (KBS전신) 해설위원이었던 정문원후보는 ‘나를 안찍으려거든 이런 젊은이를 찍어달라’고 한 적이 있다. 선거구호는 ‘무산계급에서 나온사람, 무산대중이 밀어주자’는 것이었다. 1공화국이나 3·4공화국 같았으면 몇번쯤 붙잡혀 가 치도곤을 당했을 정도로 진보성향이 다분했다. 이때문에 국내 보수정당 제1호인 한국민주당(민주국민당∼구 민주당의 전신)당원이었던 선친의 노여움을 샀다. (그 후로는 세대따라 일부 젊은이들의 진보적 성향을 볼땐 나의 과거를 돌이켜 보곤 했다. 지금은 중도보수의 생각을 갖고 있다) 케케묵은 옛날 얘기를 새삼스럽게 꺼내는덴 이유가 있다. 선거판은 어떤 선거든 그때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는 게 안타까운 생각에서다. 선거문화가 40여년 전에 비해 조금도 성숙되지 못한채 여전히 돈타작 놀음이다. 6·13 지방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별 희한한 소리가 다 들렸다. 나는 그때 투표일을 단 며칠 앞두고 후보를 사퇴해 버렸다. 이른바 선거운동원과 후보자를 포함한 선거꾼들 속에 나자신이 ‘선거꾼’이 되어가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 뒤론 투표는 하지만 ‘선거꾼’은 경멸한다. 지방선거 선거사범 수사가 본격화 한다.

만석 공원에서

초여름인가, 아니면 한여름인가. 바삐 살다보니 계절 감각마저 헷갈린다. 군상(群像)이 다 그래 보인다. 문득 중생이 가엽다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 생활에 쫓기는 삶이 나쁘지만 않은 것 같다. 일기 예보에선 날마다 “오늘의 낮 기온이 어제보다 높다”고 예보한다. 오는 7월11일 초복을 시작으로 말복인 8월10일까지의 삼복 더위가 앞으로도 멀었다. ‘오늘이 어제보다 덥다’는 예보는 아직도 한참동안 더 듣게 마련이다. 수원 시가지에 녹지가 비교적 많은 것은 시민의 생활정서를 위해 퍽 다행이다. 만석공원의 일왕저수지 호반을 거닐면서 새삼 녹지의 고마움을 되새긴다. 저수지라기 보다는 논 농사의 관개(灌漑) 구실은 이미 끝냈으니 호수라는 게 제격이다. ‘만석호’라고 해야할 지 ‘일왕호’라고 해야 하는 것인지, 명칭이 어떻든 석양무렵 호반의 망중한(忙中閑)은 어머니의 품안처럼 편안하다. 정인(情人)의 빈자리를 가슴에 채우노라면 풀 벌레 소리, 그리고 잠자리가 곡예를 부리며 반긴다. 이윽고 어둠이 드리워 호반따라 연이은 등불의 그림이 수면속에 깃들고, ‘2002 수원 월드 빌리지’가설무대 공연은 절정을 치달으며 월드컵의 열기를 뿜는다. 가족끼리 부부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삼삼오오 무리 지은 선남선녀(善男善女)의 만면엔 저마다 함박웃음이 가득하다. 낮엔 어쩔수 없이 속좁고 급했던 마음이 조금씩 열리는 이 밤이 여유로운 듯 싶다. 먹거리 전마다 기호(嗜好)따라 즐기는 식도락파,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산책객들이 줄을 잇는다. 사람이 차에 밀리는 게 아니고 차가 사람에게 밀린다. 그래서 차의 통행권보다 사람의 보행권이 우선하는 만석공원 인근의 밤거리는 인파의 쉼터가 된다. 이런 저런 사람들이 모여 서로 사람의 체취(體臭)를 느끼는 사람의 세상이 되는 것이다. 한·일월드컵은 곧 수원월드컵이다. 수원이 지구촌에 뜨는 월드컵 바람이 축제를 이루는 한 곁에 6·13지방선거 후보자들 전단이 보인다. 그렇지, 지방선거도 있다. 월드컵도 있고 지방선거도 있는 것이다. 가로수 잎이 가로등 불빛을 받으며 속삭이듯 6월의 밤하늘에 나부낀다. 가로수 이파리가 유난히 더 크고 푸르러 보인다. /白山

지방의원후보 감별법

6·13지방선거에서 특히 지방의원 입후보자들을 감별하는 세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학력이다. 학력이 높고 낮음을 가리는 게 아니고 속이는 것을 가려내는 것이다. 초·중고·대학을 거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면 제대로 대학원을 나온 사람이다. 그러지 않고 대학은 나온 흔적 없이 ‘○○대학원’이라 하여 마치 대학원을 나온 것처럼 학력을 꾸민 건 다 가짜다. 대학이 대학원에 개설, 아무나 돈만내면 수강이 가능하고 강의를 제대로 받았든 안받았든 기간이 차면 이수증을 주는 무슨무슨 단기코스 강좌 이수는 대학원 졸업이 아니다. 대학원은 또 원래 석사 박사의 학위기관이지 학력기관은 아니다. 교육법이 규정하고 있는 최고 학력기관은 어디까지나 대학이다. 대학을 안나오고 고등학교만 나온 게 흠이 될 수는 없다. 아니 고등학교도 못나오고 중학교나 초등학교만 나왔다 한들 지방의원 감이 못되는 건 아니다. 문제는 인품이다. 학력을 속이려 드는 후보자보단 저학력을 당당히 내세울 줄 아는 후보자가 더 미덥다. 둘째는 세금을 낸 사람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다. 부동산 투기를 일삼은 졸부들 치고 세금을 제대로 낸 사람이 드물다. 자신의 재산만큼 자신의 벌이만큼 세금을 꼬박꼬박 낸 사람이어야 지방선량의 자질을 갖췄다 할 수 있다. 셋째는 생업이 뚜렷한 사람이어야 한다. 명함이나 유인물에 각종 직함이 빽빽히 늘려 있으면서도 직업이 도대체 뭔가 알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허황한 직함만 장황하게 나열한 것 보다는 직함이 많지 않아도 내실있는 직함을 내세운 사람에게 더 신뢰가 간다. 아울러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업, 즉 미미한 생업일지라도 직업을 그것도 구체적으로 밝히는 꾸밈이 없는 후보자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단체장 후보자들은 소속 정당이 있고 대부분 널리 알려진 사람들이다. 또 광역의원들은 누군지 잘 몰라도 정당을 참조하는 수가 있다. 그러나 기초의원들은 정당도 이력사항도 잘 몰라 유권자의 판단이 잘 서지 않는 수가 많다. 이런 경우에 이상 예시한 세가지 기준을 비추어 보는 것도 판단에 참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白山

주5일근무제

‘궁성문은 초저녁에 닫고 해가 뜰 때 열며, 도성문은 인정에 닫고 파루에 연다’고 했다. 경국대전의 문개폐조(門開閉條)대목이다. 야간통행금지는 이처럼 조선시대부터 있어왔다. 광복후에는 1945년 9월8일 미군정의 일반명령으로 시작됐다. 우리나라 법령으로는 1954년 경범죄처벌법에 야간통행금지 위반자를 구류에 처하도록 하면서 법제화됐다.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이던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된 것은 1982년 1월5일이다. 조선시대에는 방범상, 광복후에는 치안상 유지됐던 야간통행금지가 폐지되면서 사회생활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 야간통행금지 시간인 자정이 가까워 오면 택시잡기에 혈안이 됐던 게 심야시간대가 느긋해진 것이다. 심야 포장마차를 비롯한 철야 접객업소 등 당시로는 신종 직업이 생긴것도 이때부터다. 야간통금 해제는 일반적으로 생활에 절대적 편의를 가져왔다. 주5일근무제가 추진되고 있다. 금융권은 7월부터 실시키로 했다. 우리의 실정에 선진국을 모방하는 주5일근무제가 과연 타당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정부의 추진은 확고하여 노사정위원회에서 막바지 협의 중이다. 주5일근무제에 맞추어 공휴일을 축소한다는 게 정부방침이다. 노동계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주5일근무제가 시작될 것은 확실하다. 주5일근무제가 시작되면 사회생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야간통행금지 폐지에 이어 생활패턴의 변혁이 또 한차례 예상된다. 가족중심의 주말을 많이 즐길 것이라는 건전한 견해가 있고 놀러 다니기 바쁠 것이라는 소비성 전망도 있다. 처음에는 부작용이나 역기능이 적잖을 것은 예상할 수 있다. 벌써부터 주말연휴에 초점을 맞추는 유통업 및 서비스업 등의 새로운 아이디어 골몰이 한창인 모양이다. 국가기관, 공공기관과 자치단체의 대비책도 있어야 하고 기업등 직장단체의 대응책도 강구돼야 한다. 주5일근무제를 해도 국민생활이 불편을 겪거나 국민생산에 손실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사회의식 또한 건전한 기풍의 진작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주5일근무제의 취지가 왜곡되어서는 차라리 안한 것보다 못한 인식의 확산이 요구된다. 야간통행금지 폐지 20년만에 새로운 생활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白山

착각

아무래도 각 정당들이 6·13지방선거를 대선으로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연말의 대선 전초전 성격을 띠었다고는 하지만 각 정당이 지방선거용으로 내놓은 공약을 보면 어이가 없다. 민주당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국민의 인권보장 및 권리구제 강화’‘권력층의 주변관리 철저’ ‘1인2표 정당명부비례 대표제 도입’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이게 무슨 지방선거와 관계가 있는가. “교원정년을 단계적으로 환원하겠다”는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이미 지난해 말 자민련과 함께 교원정년 연장법안을 공동추진하다가 막판에 여론의 비판에 직면하자 미룬 것 아닌가. 민주당에 대한 정치공세로 내놓은 정책에 지나지 않는다. 자민련도 착각이 심하다. 내각제 추진이 지방선거에 무슨 연관이 있는가. ‘완전 선거공영제 실시’ ‘대통령 직계 존비속재산공개 의무화’ ‘검찰총장 국정원장 국세청장 인사청문회 실시’ ‘국가보안법 존속’등은 지방선거와 전혀 관계가 없는 내용들이다. 재탕공약도 실소를 자아나게 한다. 한나라당이 미성년자에 대한 카드발급 자제 및 신용카드 이자율, 연체 이자율, 수수료 인하를 위한 관련법 개정을 약속했으나 이미 금융감독위원회가 당정협의를 거쳐 지난 5월24일 발표한 ‘신용카드 종합대책’에 담겨 있는 내용들이다.민주당의 경부고속도로 및 호남선 전철화 완료 공약은 ‘서울∼대구 2004년 개통, 대구∼부산 2008년 완공’이라는 정부방침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다. ‘인천공항을 동북아 중심 허브공항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공약 역시 공항 설계단계에서부터 논의됐었다. 이미 각당이 지난 날 공약으로 우려먹은 내용들이다.지방정책을 개발하고 시행하는 지역일꾼을 뽑는 지방선거가 연말 대선을 의식한 중앙당의 정치공방에 매몰된다면 지방자치제도는 중대한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문제는 6·13지방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의 주인의식이다. 이름 좀 있는 정치인, 예컨대 대통령 후보로 거론됐거나 후보가 된 사람이 지원유세를 한다고 하여 당선될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지방자치가 중앙정부에 예속될 우려가 크다. 후보자들만이라도 지방행정에 걸맞는 공약을 제시, 지역민들의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 지방선거 대통령선거로 제발 혼돈하지 말기 바란다. /淸河

대통령의 건강

대통령의 건강 淸河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등 전직 대통령은 재임중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발표한 적이 없었다. 비교적 건강했기 때문에 실제로 병원신세를 진 적이 없었을 수도 있지만 대통령의 건강과 관련된 사항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절대금기 사항이기도 했다. 특히 남북대치 상황에서 대통령은 국군의 최고통수권자인 만큼 건강에 대한 일체의 내용은 1급 비밀사항으로 관리돼온 것이다. 전직 대통령 중에는 이승만 대통령때문에 비서실에서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73세에 취임, 85세에 사직할 때까지 큰 병은 없었지만 크고 작은 노인성 질환을 여러번 앓았다고 한다. 당시 비서실에선 대통령이 건강하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 대통령이 도끼로 통나무를 자르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한 적도 있었다. 윤보선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취임했기 때문에 건강에 별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박정희 대통령은 10·26사건이 있던 1979년 연두기자회견을 평소와 달리 앉아서 해 한때 건강 이상설이 나돌았다. 김영삼 대통령도 탁월한 건강체질이어서 큰 문제는 없었으나 IMF 경제위기를 맞은 임기 말에는 자주 피로감을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3월 31일 왼쪽 다리를 다친 직후와 4월초에 의료진으로부터 일정을 중단하고 쉬라는 건의를 잇따라 받았으나 “내 몸이 내 몸이 아니다. 쉬고 싶어도 못쉰다. 일 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는 만큼 일을 계속하겠다”며 일정을 강행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김대통령은 지난 4월9일 밤 10시 30분쯤 청와대 인근의 국군서울지구병원에 입원, 며칠간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요즘은 김대통령이 아들들 문제로 인한 심란함을 딛고 예전의 건강을 되찾은 것 같다고 한다. 지난 23일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와의 정상외교에서는 공식 환영식-단독·확대 정상회담-공식만찬 등 오전부터 저녁까지 4단계의 ‘풀코스’를 모두 소화해냈다는 것이다. 대통령 노릇하는 일도 중노동이라고 했다. 앞으로는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불상사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체육후원금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대회’에서 월드컵 트로피를 거머쥐는 순간, 선수들은 돈벼락을 맞는다. 선수들에게 최대의 인센티브를 제시한 나라는 잉글랜드다. 월드컵 우승시 선수들은 1인당 20만 파운드(3억 7천만원)를 받는다. 독일 선수들은 16강 문턱을 넘으면 일단 2만3천달러(2천900만원)를 받고 우승 때는 8만3천달러(1억400만원)씩 받는다. 독일 축구협회는 최종 보너스 액수 계산에 지역별 예선 경기 출전 여부까지 포함시키기 때문에 월드컵 우승으로 선수 1인당 최고 20만달러(2억5천만원)까지 받는 셈이다. 프랑스는 23만7천달러(3억원), 일본은 3천만엔(3억원)을 월드컵 우승 포상금으로 내걸었다. 폴란드의 우승 보너스는 15만달러(1억9천만원)다. 폴란드 축구협회는 이 돈에 대한 세금 감면을 특별히 재무 당국에 부탁해 놓았다고 한다. 브라질의 포상금 역시 1인당 15만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그러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선수들은 본선 진출시 응당 받아야 했던 보너스부터 밀려있는 상태라 우승 포상금은 따로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축구 스타들의 몸값 중 제일 비싼 선수는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이다. 지단은 아트사커의 ‘마에스트로’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몸값 레이스에서도 최고를 달린다. 지난해 이탈리아 유벤투스에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옮기면서 이적료로 사상 최고인 6천62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단의 연수입은 154억원에 이른다. 한골에 수십억원이 왔다 갔다 한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16강 진출시 선수 1명당 1억원의 포상금을 받는다. 또 우승컵까지 차지할 경우 히딩크 감독은 특별 보너스 13억원을 받게 된다. 한국축구 대표팀은 서귀포와 수원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1대1 무승부, 3대2로 분패했지만 사기가 아주 드높다. 국민들의 성원과 기대 역시 대단하다. 16강이 아니라 8강까지도 가능하다는 반가운 분석까지 나온다. 한국이 8강 진출? 안되더라도 희망적이어서 좋다. 어쩌면 4강까지, 아니 우승할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한반도가 환희로 펄펄 끓을 것이다. 한국이 16강, 8강에 들어선다면 포상금이 대폭적으로 많아졌으면 좋겠다. 돈 많은 사람들은 말썽 많은 후원금 받는 정치판에 가지 말고 체육후원금을 내는 게 훨씬 낫다. 체육후원금은 수십·수백·수천억원을 내도 대환영이다. 물론 아무 탈도 없다. /淸河

월드컵 안전과 범시민 정신

대망의 2002년 한국·일본월드컵축구대회 개막이 카운트다운 됐다. 한국대표팀이 선전한 프랑스 대표팀과의 평가전이 자랑스런 수원월드컵구장에서 벌써 지구촌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성대히 있었다. 이밖의 외국선수단들도 입국을 마쳐 워밍업이 한창이다. 월드컵은 이미 시작됐다. 무엇보다 시민 참여의식이 절실하다. 시민의식은 먼데 있는 게 아니다. 질서·친철·청결의식이 곧 시민의식이다. 예컨대 수원은 강제2부제 지역이지만 벌과금을 두려워해서 보단 자발적 참여의식이 앞서야 한다. 2부제를 지키지 않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게 시민정신이다. 세계적 이벤트인 월드컵축구대회의 성공적 개최는 안전에서 시작돼 안전으로 끝난다. 안전 없이는 문화월드컵, 경제월드컵도 있을 수 없다. 안전은 크게 세가지로 분류된다. 국제적 테러, 훌리건 난동, 우발적 사고가 있을 수 있다. 테러나 난동방지엔 이미 당국의 삼엄한 대비가 서있는 것으로 안다. 당국의 대비도 대비지만 시민정신이 요구된다. 사고가 나면 기민하게 수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미연에 방지하는 게 근원적 대책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상한 일이 발견되면 지체없이 당국에 신고하는 게 이 또한 시민정신이다. 우발적 사고는 침착하게 대응, 관계기관의 현장 조치에 협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월드컵안전은 또 인내를 요구한다. 예컨대 구장입장시 검색에 따른 시간을 지루하게 여기지 않는 협조정신이 안전을 위하는 길이다. 불편해도 참을 줄 알아야 한다. 가령 비가 와도 긴 우산을 가져 가서는 안된다. 접는 우산을 들고는 입장할 수 있어도 긴 우산으로는 입장이 불가하다. 위험시 될 수 있는 물건은 미리 알아 지니지 않음으로써 낭패당하지 않는 조심성을 가져야 한다. 번거롭고 귀찮아도 이 모두가 자신을 위하고 우리들을 위한 안전조치다. ‘만에 하나’‘천려일실’로 있을 수 있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일로 이해해야 한다. 월드컵 안전대책은 범국민적 책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시안게임, 올림픽대회 등을 잘 치렀다. 이번 2002년 한국·일본월드컵축구대회 역시 잘 치를 것이다. 기왕이면 일본보다 더 잘 치르는 노력을 갖는 게 좋겠다. /白山

부전자전

중국 전국시대 위나라의 ‘호위’는 그의 아버지 ‘호질’과 함께 청렴하기로 유명했다. 호위는 형주 태수를 지낸 높은 관리인데도 살림이 궁색했다. 호위가 한번은 아버지를 뵙기 위해 나귀를 타고 단신으로 고향에 내려 갔다. 아들의 초라한 행색을 딱하게 여긴 아버지 호질이 평소 아끼던 명주 한필을 꺼내주며 그동안 절약해서 장만한 물건이니 다른 생각 말고 살림에 보태 쓰라고 일렀다. 그러나 호위는 그 명주를 받아 아버지의 부하에게 선사하며 아버지를 돕느라 고생이 많다고 치하했다. 위나라 임금 무제가 이들 부자의 청렴을 소문으로 듣고, 아들 호위를 불러 “아버지와 아들 중 누가 더 깨끗한가 ”하고 넌지시 물었다. 호위는 감히 아버지와 자신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느냐고 고개 숙이면서 대답을 했다. “저는 자신의 청렴함이 남에게 알려지지 않을까 두려워하지만, 아버지는 그 반대입니다. 당신의 청렴이 남에게 알려질까 두려워 합니다.”과연 ‘부전자전’이라고 무제가 탄복하였음은 물론이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청렴하다는 것은 천하의 큰 장사라, 크게 탐욕한 사람은 반드시 청렴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깨끗하고 의연한 삶의 가치를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 이상 큰 장사는 없을 것이다. 왕년의 축구스타 차범근 감독의 아들 차두리 선수가 국가대표선수가 되어 월드컵구장을 누비는 것은 부전자전이다. 영화배우 최민수씨가 스크린·TV브라운관에서 인기를 모으는 것도 아버지(영화배우·최무룡)를 닮은 부전자전이다. 영화배우 이덕화씨가 아버지(영화배우·이예춘)를, 허준호씨가 아버지(영화배우·허장강)를 닮은 부전자전이어서 올드팬들로 하여금 향수에 젖게 한다. 우리 주위에는 부전자전의 경우가 참으로 많다. 문학평론가인 서울대 박동규 교수도 아버지(시인·박목월)를, 시인 황동규씨도 아버지(시인·황순원)를 닮은 전형적인 부전자전이다. ‘그 아버지에 그 자식 ’이라고 하는 게 세상 인심인데 요즘 각종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아버지를 곤혹스럽게 하는 김홍걸씨 등 대통령 아들들은 생각할수록 철없는 위인들이다. 위나라의 ‘호질’‘호위’부자간의 부전자전이 새삼스럽게 생각난다. /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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