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제왕은 하늘이 아닌 민심이 내린다

지난 주말 조상님 산소의 벌초를 위해 고향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고향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그동안 궁금했던 고향소식도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벌초를 마친 뒤 마을 어르신들과 막걸리 잔을 나누면서 대화를 하다보니, 때가 때인만큼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는 오는 12월에 치뤄질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이슈로 등장했다. 대다수 농촌지역이 그렇듯이 필자의 고향마을도 대통령 선거 때면 인물과 정책공약 보다는 지역 색에 따른 해당 정당 후보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그러나 이번 고향 방문에서 어르신들의 대화 내용은 그동안 보여왔던 대선에서의 농촌지역 민심과는 사뭇 달랐다. 최근 잇따라 출마를 선언한 빅3 후보들에 대한 인물별 호불호(好不好)는 있었지만, 현재 정치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선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에 대한 식상함과 함께 큰 반감을 보였다. 오히려 촌로(村老)들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논란에 대해서는 아무리 대선 후보라도 딸이 아버지의 공과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느냐. 앞으로의 정책과 능력 검증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었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도 단점을 들춰내 공격하는 것 보다는 국가운영 능력과 정책 공약을 통한 미래의 비전을 살피고, 검증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촌로들은 정치권이 지나치게 상대 후보에 대한 문제점을 들춰내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며, 국민들이 냉철하게 국가와 지역에 대한 공약을 꼼꼼히 살펴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마디로 국민이 정당싸움에 휘둘리지 말고, 민심이 무섭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농촌지역 민심이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며, 이는 비단 농민들 만이 아닌 전국민의 바램일 것이다. 이제 국가의 운명을 가를 18대 대통령 선거일도 90일 밖에 남지 않았다. 최근 잇따라 출마를 선언한 빅3 후보들은 저마다 출마의 변을 통해 정치개혁을 통한 새로운 정치로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후보는 새누리당 후보 수락연설에서 국민대통합의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국민의 고통과 아픔을 치유하는 힐링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는 출마선언에서 정치쇄신으로 국민열망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18대 선거는 야권후보 단일화라는 과정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치열한 3파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본격적인 대선전이 시작된 만큼, 무엇보다도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추석명절 연휴 민심의 향배가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각 정당들은 지역구 의원들을 총 동원해 추석연휴 민심잡기에 올인할 태세다. 추석명절에 이뤄질 안방민심에 사활이 걸렸다고 보는 정치권은 연휴 직후 민심을 중앙당 또는 선거캠프에 전달할 것이다. 그동안 선량들이 명절 민심을 전하는 것을 보면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해석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었고, 이는 곧 민심 이반으로 이어져 정치불신을 가져온 원인이 되기도 했다. 국민들의 정치적 관심과 판단력은 무서울 정도로 예리하다. 옛말에 제왕은 하늘이 내린다고 했다. 하지만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제왕은 하늘이 아닌 민심이 내린다. 저마다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며 18대 대선을 뛰고 있는 후보자와 정당들은 정권 창출을 위해서는 민심을 바르게 헤아려 보다 진정성 있게 민심 곁으로 다가 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민심은 무섭고 준엄하며 그 심판을 잘 받은 후보가 대권을 거머쥘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고, 국민은 이를 투표로 보여줄 때 국가의 밝은 미래와 국민의 행복은 더욱 앞당겨 질 것이다. 황선학 지역사회부장

[데스크 칼럼]인천의 미래, 신속한 투자유치에 달렸다

인천광역시 360.61% 서울특별시 290.38% 부산광역시 156.20% 대구광역시 163.16%. 인천이 전국 특광역시의 추종을 불허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 수치는 무엇일까. 지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지가총액 상승률이다. 1천38개 대 866개.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인천을 떠난 제조업체 수와 인천으로 들어온 제조업체 수이다. 이 두 가지 수치는 밀접한 역학 관계를 갖고 있다. 부동산 개발 정책으로 땅값이 치솟으면서 인천의 제조업체들은 땅값 싼 지역을 찾아 떠나고 있는 것이다. 단지 전출기업 수가 전입기업 수보다 많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안된다. 일자리 질이 좋고 고용 규모가 큰 대기업 제조업체들은 떠나고, 그 자리에 부동산 열풍의 상처들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한때 수천 명의 근로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근무했던 한국화약 인천공장 부지는 아파트 숲으로 변했으며, 한때 웃돈까지 줘가며 이 아파트를 구입한 상당수(대형 타입)의 시민들은 거품 붕괴로 고통받고 있다. OCI(옛 동양화학), 대우일렉트로닉, SK에너지 부지 등도 제2~3의 한국화약 인천공장 판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부동산 개발 정책, 땅값 인상, 제조업체 이탈, 주택 과잉공급, 깡통 주택 속출, 시민 고통 내수 부진, 지역 경제 침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인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재정위기에 직면한 인천시의 경제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취임 이후 기업과 사람이 찾는 인천이라는 케치프레이즈 아래 기업 투자유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만이 인천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기업유치, 일자리 창출, 시민 삶의 질 향상, 지역 경제 활성화, 침체된 부동산 시장 회복으로 이어지는 경제 선순환으로 전환 시키겠다는 각오이다. 송 시장의 이같은 경제 정책은 2008년 신자유주의 금융 주본주의와 부동산 거품의 허상을 경험한 세계 경제와 인천이 가진 여건을 감안 할 때 방향성 면에서 희망적이다. 기업유치와 고용 창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 정책은 가장 정통적이고 이상적인 팩트(fact)이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인천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이라는 지리적으로 좋은 투자유치 여건을 갖고 있다. 송 시장 취임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보잉코리아 등 14개 국내외 기업이 입주를 결정했으며, ㈜신세계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코리아(오카다홀딩스) 등 7개 기업도 본 계약을 추진 중이다. 송 시장의 투자유치 경제 선순환 정책에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오는 10월 토지매매 계약 예정인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코리아가 추진하는 영종도 카지노 복합 리조트 건설사업은 2~3만 명의 고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이 계획대로 이뤄지면 지역 고용시장 활성화는 물론, 영종 지구의 주택 수요 부족 문제까지 해결되는 경제 선순환이 일어난다.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인천시가 최근 매각한 송도 68공구 대금 8천94억 원은 법정 의무 경비 등 그동안 밀린 미지급금을 주고나면 올해 안에 바닥이 난다. 인천시의 근본적인 재정 문제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각종 기업과 국제병원 등의 유치는 지역 사회 계층 간 정서가 마찰하고 있으며 보이지 않는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얽히며 지연되고 있다. 송 시장이 글로벌 시장 흐름과, 국내의 정치사회적 이해관계 등을 어우르며 빛 속도의 투자유치를 이뤄내기를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인천시의 재정문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갈 길이 정해졌다면 파부침주(破釜沈舟) 심정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데스크 칼럼] 기초 종목 육상, 이젠 변해야 한다

# 한 달 전 폐막한 제30회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 등 모두 28개의 메달을 따내며, 역대 올림픽 원정 사상 최고의 성적을 일궈냈다. 런던올림픽의 성과는 비단 뛰어난 성적뿐만이 아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국민들은 금메달뿐 아니라 은메달, 동메달을 딴 선수들에게도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내는 선진 국민 의식을 보여줬다. 이처럼 최고의 성과를 거둔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가장 국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종목을 꼽는다면 어떤 종목이 있을까. 아마 육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런던올림픽 육상 종목에는 모두 17명의 선수가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성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트랙과 필드 종목에서는 예선을 통과한 선수가 단 1명도 없었다. # 바로 1년 전인 2011년 8월 27일 대구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개최됐지만,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폐막일인 9월 4일까지 한국은 메달을 단 한 개도 획득하지 못하며 1995년 스웨덴, 2001년 캐나다에 이어 세 번째로 개최국 노메달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대한육상경기연맹과 육상인들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각종 대책을 내세우며 런던올림픽을 기약했었다. 하지만 참담한 결과는 결국 1년 뒤인 런던올림픽에서도 이어졌다. # 런던올림픽이 열리기 60일 전인 지난 5월 말 고양에서는 꿈나무들의 향연인 제41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열렸다. 수영과 함께 가장 많은 메달이 걸린 육상에서는 어린 육상 꿈나무들이 2관왕, 3관왕을 차지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소년체육대회를 통해 발굴한 육상 유망주들이 한국을 빛낼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소년체전에서 발굴된 어린 선수 중 일부는 성인 무대에 가서도 두각을 나타내지만, 상당수의 어린 육상 유망주들은 중도 포기하거나 빛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실력이 뛰어난 육상 유망주들이 축구, 야구 등 프로 스포츠로 빠져나가는 등의 악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불충분하다. 많은 육상인들이 육상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의 하나로 어린 학생들이 단기적인 성적에 연연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학교와 지도자, 학생들 모두가 성적에 집착하다보니 유망주 상당수가 혹사당할 수밖에 없고, 잠시 반짝한 뒤 사라져 버리게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린 선수들이 단기적인 성적에 구애받지 않고 서서히 기량을 꽃피워 나갈 수 있도록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보살피는 지혜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 육상을 이끌고 있는 경기도 육상인들이 먼저 나서야 한다. 경기도는 육상에서 전국체전 20연패, 소년체전 17연패 등 각종 전국대회에서 우승컵을 놓치지 않고 있다. 메달 숫자는 헤아릴수 없이 많지만, 기록은 어떤가. 메달 숫자와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을 것이다. 가장 많은 유망 선수들을 보유한 경기 육상의 지도자와 선수, 학교가 먼저 변해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글로벌 스타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꿈나무들이 메달에만 집착하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적인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도전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꿈나무 육성, 지도자 육성, 인프라 구축 등을 내세운 육상계의 노력이 또다시 구호에만 그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2016년 브라질 올림픽에서 수영의 박태환, 체조의 손연재 같은 선수가 육상에서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경기도 출신 육상인 중에서 배출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정근호 체육부장

[데스크 칼럼] “이 참에 신문 한부 보시죠”

엄마, 신문 어딨어? 현관 문을 열기가 무섭게 중학생 딸이 다가서며 묻는다. 숙제 있니? 하자 엄마, 태풍 오는데 창문에 신문지를 붙이면 안깨진데. 그제서야 신문을 찾는 이유를 알고 선, 신문의 쓰임새가 늘었다고 좋아해야 할지 아니면 신문이 창문에나 붙이는 거냐며 나무래야 할지 순간 고민이 됐다. 평소 가깝게 지낸 이웃에게 신문 한부 봐달라고 하면 주부인 경우 분리수거 하는 것도 힘든데 하는 거절에 가까운 답이 돌아왔다. 신문을 통해 정보를 얻고, 이웃 살아가는 이야기를 엿 보라는 건데, 버릴 생각부터 하니 번번히 맘이 상했다. 내색은 못하고, 그 후론 데면데면 했던 기억이다. 신문은 살아있는 지식정보의 보고다. 특히 종이신문은 다양한 정보가 커다란 종이에 한꺼번에 담겨 있어 골고루 섭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터넷신문은 카테고리별로 들어가서 내용을 봐야하는데다, 자칫 자기가 좋아하는 내용만 읽게 돼 정보 편식이 우려된다. 게다가 인터넷에 접속하기만하면 정신없이 쏟아지는 배너 광고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수시로 떠다니는 팝업창을 지우다 보면 금방 본 내용이 뭔지도 생각이 안날 만큼 집중력도 떨어진다. 다 본 신문은 또 어떤가. 종이가 귀했던 시절을 떠올려 보자. 생일이면 아버지 손에 들려오던 신문지 포장 속엔 어김없이 쇠고기가 들어 있었다. 살아 있는 생선을 보기 힘들 때 먹던 간고등어 역시 가장 좋은 포장지는 신문지였다. 초 겨울 김장을 담그고 남은 배추를 신문지에 말아 장농 위에 올려 놓고는 겨우내 끓여 먹던 배추된장국의 구수함은 아직도 잊을 수 없는 맛이다. 음식을 시켜 먹을 때 깔개로 신문지만한 게 또 있을까. 줄자가 없어 눈짐작으로 1m 길이를 어림잡아야 할 때도 신문지를 활짝 펼쳐 대각선 방향으로 접으면 그 대각선의 길이가 정확하게 5㎝ 모자란 1m다. 신문지 활용법을 잘 모른다면 알뜰 주부는 아니다. 기름기가 많은 프라이팬이나 접시 등을 닦기 전에 신문지로 미리 기름기, 기름때, 찌꺼기를 닦아주면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세제를 적게 쓰니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 폐식용유를 버릴때도 우유팩 속에 신문지를 넣고 폐식용유를 부으면 신문지가 식용유를 빨아들여서 흐르지 않는다. 채소를 보관할 때 신문지에 싸서 보관하면 일주일은 끄떡없다. 요즘같이 습기가 많을 땐, 신문지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돌돌 말아서는 신발장 신발 사이사이에 놓아두면 냄새가 어느 정도 사라진다. 비로 인해 젖은 신발을 말릴 때도 신문지를 뭉쳐 신발에 넣어두면 물기를 빨아들여 쉽게 마른다. 신문지는 태풍 볼라벤이 태풍 사라와 매미에 이어 역대 3위로 태풍 루사보다 오히려 강하다는 예보가 나오면서 진가를 발휘했다. 유리창 파손 방지에 젖은 신문지가 큰 도움이 된다는 정보가 급속도로 번지면서 아파트마다 유리창에 신문지를 붙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태풍 신문지 방법은 유리창에 신문지를 덧대는 것으로 유리창 안쪽에 붙은 젖은 신문지가 압력을 버티는 힘인 장력을 높여 강한 바람에도 유리창이 버틸 수 있도록 해준다. 실제 한 방송사 프로그램의 실험결과 초속 40m에 달하는 강풍도 견딜 만큼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 볼라벤의 위력은 대단했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피해가 적었던 데는 신문지를 부착한 가정이 유난히 많았던 것처럼 사전에 철저히 대비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볼라벤이 물러가자 마자 덴빈이 들이닥친 것처럼 지구온난화로 뜨거워진 바닷물이 많아져 앞으로 태풍 발생이 빈번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창문에 신문지 붙일 일이 더 잦아질 수 있다는 거다. 사회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알고, 자연 재해도 대비하고. 이 참에 집집마다 신문 한부 정도는 구독했음 좋겠다. 물론 경기일보면 더욱 좋다. 박정임 문화부장

[데스크 칼럼] 분노하는 이석우 남양주시장

해군사관학교 졸업, 해병대 장교로 청와대 근무, 경기도행정부지사, 지난 지방선거에서 30만 이상 수도권 도시중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후보로 유일하게 당선된 단체장. 공무원으로 최고인 1급 관리관까지 오른뒤 민선 단체장으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한 이석우 남양주 시장의 이력이다. 후배 공직자의 표상인 이 시장이 최근 아주 몰지각한 시장으로 검찰에 고발을 당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7월말 환경부가 화도하수처리장을 점검하면서 비가 오지 않는데도 하수가 방류된 것을 발견하고 매일 1만톤의 하수를 무단 방류했다며 이 시장을 한강유역환경청 한강감시단에 수사의뢰 하고 자료를 일부 언론에 제공했다. 더욱이 몰래 비밀통로를 만들어 지난 97년부터 매일 어마어마한 하수를 수도권 시민들의 젖줄인 북한강으로 배출했다니 수도권 시민들에겐 얼마나 충격적인 사건이겠는가. 그러나 이 시장과 남양주시 공직자들은 땅을 치며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있다. 불법으로 비밀통로를 만들어 하수를 무단 방류했다는 월류관은 환경부 규칙에 의거 설계당시부터 환경부가 설계승인하고 공사감독도 했다는 주장이다. 환경부는 지난 7월29일과 31일 단 두 차례의 현장 점검만으로 매일 1만톤의 하수를 방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지만 환경공단의 오류로 확인됐다. 남양주시 관련 공무원들은 화도하수처리장의 하루 무단방류는 2천300톤으로 환경부의 초과처리 가능범위 3천900톤을 넘지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기시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월류관을 통해 하수를 방류하는데 환경부의 현장 점검 당시 비가 내려 하수 유입량이 평상시보다 많았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남양주시는 하수처리장의 노후화는 물론 하수처리용량 초과로 그동안 수차례 하수처리 증설을 환경부에 요청했으나 번번히 묵살 당한터라 이번 환경부의 발표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더욱 황당한 것은 환경부가 언론보도를 근거로 부랴부랴 6명의 특정감사팀을 꾸려 이달말까지 화도하수처리장에 대해 감사에 들어간 것이다. 환경부는 물이용부담금 5천억원을 들여 수질개선을 위해 수변구역 토지를 매수하고 있다. 그러나 수질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많은 예산을 들여 수변구역 토지를 매수하는 것 보다 하수처리시설 증설과 정비 등 환경기초시설에 투자하는 것이 수질개선에 더욱 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이 시장은 재임기간중 2009년 공공하수처리시설 운영관리부문 우수상(환경부), 2011년 하수도서비스 평가 우수상(환경부), 제1회 친환경 도시대상 최우수상(한국환경연구센터), 제7회 대한민국 환경대상 최우수상(국제환경뉴스) 수상 등 환경지킴이로 노력을 기울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문제가 된 화도하수처리장은 최종방류수를 이용해 인공폭포, 피아노 화장실 등을 조성, 공무원들의 필수 견학코스는 물론 세계 각국 정부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혐오시설을 친환경시설로 바꾼 전국 최고의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시민들이 먹는 수돗물에 하수를 무단 방류했다는 환경부의 발표는 본인들이 철저하게 관리하고 감독해야 마땅한데도 지방자치단체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으로 비춰져 온당치 못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더욱이 불볕더위로 인한 북한강 녹조사태를 희석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더욱 비난 받아 마땅하다. 수도권 시민들의 수돗물 불신을 가중시키며 민심을 이반시킨 환경부의 이번 사태는 누군가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유 창 재 부국장남양주 주재

[데스크 칼럼] 능력인사 수식어

각종 기관단체의 인사 발표에서 항상 뒤따르는 수식어는 철저히 능력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지난주 단행된 송영길 인천시장 집권후반기 인천시 정기인사 때도 이 같은 수식어는 빠지지 않았다. 송 시장은 이번 인사에 앞서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승진임용대상자들과 이례적인 개별면접을 실시했다. 연공서열을 파괴하고 능력과 성과위주의 인사를 하겠다는 송 시장의 의지라고 했다. 그런데 과연 그랬을까. 이번 인사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승진 또는 핵심 보직을 받은 사람 중 소위 가신그룹 또는 동향이거나 집행부를 견제하는 시의회, 기자 등에 줄댄 흔적이 역력한 공무원들이 끼어있어 개별면담을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이같은 지적의 가장 중심에 서 있는 공무원은 이번 인사에서 지방 4급 승진 3년차만에 지방3급(부이사관)으로 승진한 A과장(서기관). 그는 송 시장이 인천시장에 당선되면서 관운이 뚫린 대표적인 케이스로, 초고속으로 승진하는 행운을 누렸다. 행정직의 경우 4급에서 3급 승진시 소요기간은 평균 6년이지만 A과장은 3년만에 수십명의 고참선배들을 제치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시 국장자리를 꿰찼다. 이를 두고, 일부 공무원들은 연공서열이 아닌 능력과 성과라는 기준을 강조하며 특정인을 진급시키기 위해 그럴듯한 개별면담카드를 선보인게 아니냐고 혹평했다. 여기에다 A과장이 송 시장의 가신그룹에 속해 있기 때문에 이같은 초고속 승진이 가능했다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그어느 인사때보다 로비가 치열했었다는 게 시청 안밖의 목소리다. 모 공무원은 어느 의원을 통해서 승진로비를 했다. 어느 의원은 누구를 밀었다는 소문들이 떠돌고 있다. 기업체나 인천지역 유력인사를 통해 로비를 벌인 공무원도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소문이지만 어느 정도 신빙성은 있는 것 같다. 한 공무원은 특정인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이 같은 사례는 시청 직원들 상당수가 알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귀뜸한다. 인사관련 정보전을 벌이며 각종 인맥을 동원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인사는 발표 직전까지 공개되어서는 안돼지만 각종 정보채널을 이용, 본인의 인사정보를 미리 확인한 뒤 원하는 자리가 아니면 각종 인맥을 동원해 인사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인사철만 되면 나도는 소문이라면 다행이지만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 인사권자가 한번쯤 챙겨봐야 할 부분인 듯싶다. 이 같은 사례는 아주 일부분으로, 예전에도 부지기수로 많았다. 능력과는 거리가 먼 사연(?) 있는 승진 사례는 넘쳐났다. 충성 서약을 위한 독대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몸부림치던 사람들의 얼굴도 여럿 떠오른다. 단체장이 능력 인사를 할 수 있는 비율은 20%를 넘지 않는다는 한 단체장의 고뇌 섞인 말이 기억난다. 선거에 필요한(도움이 되는) 사람들을 우선시해야 하고, 견제 세력들의 인사 청탁을 들어줘야 하기에 기관`단체장이 능력 인사를 할 여지는 거의 없는 셈이다. 때문에 많은 능력 있는 공무원들이 진가를 알릴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주저앉고 만다. 그동안 예상을 깨고 승진한 공무원들의 얘기를 종합해본다. 혈연, 학연, 지역 연고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인사권자 가까이 있어야 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불이익을 받습니다, 인사권자의 의중을 헤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뜻을 이루려면 독대하는 자리를 가져야 합니다, 조금 모욕을 당하더라도 비위를맞추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인사권자가 자신을 알도록 방법을 강구하세요. 손일광 인천본부장

[데스크 칼럼] 멘붕과 힐링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사용하는 멘붕은 멘탈(mental) 붕괴의 약어로서 정신적인 충격을 의미하는 은어의 일종이다. 당초 일부 게이머들 사이에서 게임이 잘 안될 때 쓰기 시작한 단순한 말이었다. 또 굉장히 웃기거나 황당하고 어이없는 상황 등으로 인한 가벼운 심리적 놀람의 상태를 재밌게 표현하고자 할 때 이용돼 왔다. 그런데 점점 갈수록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 쓰여지면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유행어가 돼버렸다. 특히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진 현대인들의 패닉상태를 멘붕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 각종 스트레스와 혼란으로 가득찬 사회현실과 맞물려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사실 언론에 접하는 여러 뉴스와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멘붕에 쉽게 빠져들고 있다. 우선 시신을 무차별적으로 훼손한 오원춘 사건을 비롯 안양의 세아들 살인사건, 시흥 노부부 토막살인 등 공포괴기 영화에서나 가능한 인면수심(人面獸心)의 모습들은 극한 충격 속에 멘붕을 떠올릴수 밖에 없다. 이렇듯 쉽사리 멘붕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사건, 사고뿐이 아니다. 당리당략(黨利黨略)에 휩싸여 연일 죽기살기식 공격을 퍼붓고 있는 정치권의 정쟁과 더불어 돈봉투 등 한건주의식 폭로전들은 국민들의 눈과 귀를 지저분하게 하며 허탈감에 빠뜨리게 하고 있다. 또 지속되는 부동산 하락과 심각한 내수위축으로 인한 경제불황, 청년실업에 의한 취업난 가중, 쏟아지는 베이비부머들의 은퇴문제 등 경제계의 암울한 소식들도 멘붕주의에 한몫을 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근래 실시한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결과 멘탈붕괴의 주요 사유로 소득감소(32.7%)를 가장 많이 꼽았고, 부채증가(17.6%), 불안정한 일자리(14.3%), 과도한 교육비지출(13.5%), 자산가치 하락(11.8%), 전월세 등 주거비 부담(4.9%) 순으로 응답, 경제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대단한 지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멘붕은 사회전반적인 분위기와 맞물린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그 정도차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집단 우울증이라고 할 만큼 우리 사회는 신음하고 있다. 이처럼 가벼운 생활상의 은어에서 출발해 극심한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표현하고 있는 멘붕의 대안으로 사회학자들은힐링(healing)을 이야기하고 있다. 멘붕과 힐링(치유)은 원인과 결과의 필연적인 관계라는 것이다. 힐링 역시 몸이나 마음을 치유한다는 간단한 단어로 시작해 올해 상반기 키워드로 등장한 만큼 가히 멘붕과 대적할만 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나 인간관계형성, 사회구성원으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정신적 부담을 안고 빠져버린 멘붕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힐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대인들은 스트레스를 풀 곳이 마땅치 않아 술에 의존하거나 빗나간 행동, 속으로만 끙끙 앓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대화와 여가활동이 멘붕시대를 이겨내는 힘이 될 수 있다. 힐링은 자연의 한 과정으로 누구에게나 가지고 있는 천부적인 힘인 만큼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는데 버팀목이 될 수 있다. 한 연구가는 치유의 진정한 의미는 한 개인의 삶에서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것이라고 했다. 멘붕의 시대, 나만의 힐링을 찾아 나서야 할 때다. 이용성 사회부장

[데스크 칼럼] 찜통속 두 혈전의 온도차

그야말로 삼복염천(三伏炎天)이다. 요즘,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업습하고 있는 더위로 인해 우리 모두의 심신이 지쳐 버린다. 이런 와중에 국내외에서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하나는 저 멀리 대서양 건너에서 벌어지고 있는 런던 올림픽이고, 다른 하나는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대첩이다. 그러나 두 대첩이 국민들에게 다가오는 감흥은 사뭇다르다. 왜 일까? ■ 더위도 이겨내는 런던 올림픽 밤낮으로 찌는 더위속에서 한국 낭자군들은 밤샘 국민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 나 일터로 나오면 밤새 영국에서 보내 온 낭보를 모르면 대화가 되지 않을 지경이다. 벌써 금매달 여섯개다. 1010클럽가입이 목표인 우리나라는 초반 스타트는 사격 첫 금메달을 시작으로 산뜻했으나, 이어서는 기대주들의 부진과 심판진들의 오심 등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 같은 굴곡이 넘어 또다시 기대치 않았던 종목에서 금맥을 캐면서 환호를 넘어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가고 있다. 삼복더위에 지쳤지만 밤을 새고 나면 왠지 더 힘이 나는 모양새다. 그래서 아침마다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받았다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본다. 우리 선수, 대견하고도 기특하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꿈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올림픽을 승부보다 참여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이왕 혈전을 벌일 것이라면 금메달까지 거머쥐는 것이 당연지사이고, 이는 선수뿐만 아니라고 이들을 지켜보고 지지하는 국민 모두의 열망이자 에너지다. 선수들은 먼 타국에서 고난과 아픔을 이겨내는 것은 기적보다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매일 보내오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이 메시지에 열광하고 있는 것은 일종의 대리만족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아마도 그동안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희망을 보지 못하다가 이제서야 그 응어리가 봇물처럼 터졌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 어쩌면 매일 헐뜯고, 죽이고, 속이고 하는 누더기같은 이야기 속에 갇혀 있다가 선수들 개개인이 간직한 진정한 라이프 스토리에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보면 볼 수록 흥이 난다. ■ 짜증을 더하게 하는 대권레이스 지난달까지 만해도 연일 전 매스컴의 앞면을 장식하던 소식이 차기 대통령 후보군들의 이야기었다. 국가 대사로 볼 때 이 보다 중요한 사안은 없을 것이다. 새 대통령을 뽑는다는 것은, 미래 국가의 희망과 비전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도 국민들의 시선을 이 결전의 장으로 끌어 들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했고, 현재 경선과정에서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의원의 독주로 흥미를 잃을 조짐이 보이자 김문수 경기지사가 수도권에서 지면 끝이다는 비장한 각오로 각종 비난 속에서도 경선참여를 강행한데 이어 연일 질타의 발언을 쏟아 내고 있다. 민주통합당 역시 이미 5인의 후보군을 확정하고, 문재인 대세론, 손학규 뒤집기에 안철수 경선참여까지 다양한 흥행카드를 내밀며, 유권자 시선받기에 몸을 내던지고 있다. 그러나 그 반응은 냉담하다. 굳이 그 이유를 말하지 않아도 정치권은 그 답을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국민들은 희망이 있는 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치권은 지금도 자기밥그릇을 지키기위해 방탄국회 운운하며, 민생을 외면하는 행태를 지속하고 있으니, 국민들의 바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 런던과 서울에서 국민들의 느끼는 체감온도는 그래서 차이가 난다. 정일형 정치부장

[데스크 칼럼] 인천 신항 조기 활성화 위한 제안

일반적으로 선박이 대형화되면 유지비가 저렴해지는 탓에 상선들의 초대형화는 꾸준히 추진되어왔다. 특히 세계무역이 지속 증가함에 따라 화주들은 저렴한 운임의 선사를 찾고 선사들은 앞다투어 대형화된 선박 발주를 통해 수지타산을 맞춰 나가고 있다. 우리와 가까운 닝보와 다롄 등 북중국항에서 유럽으로 운항 중인 선박들은 현재 8천~1만TEU급 대형 선박이 대부분이고, 파나마 운하의 폭이 넓어지는 2014년 말 이후 북미행 선박들도 8천TEU급이 주력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여기에 맞춰 우리나라 부산항 신항도 이들 선박의 기항에 대비, 1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의 상시 입출항이 가능하도록 15m의 항로 수심을 17m로 증심을 시작했다. 국토해양부는 컨테이너 선박의 대형화 추세, 2014년 확장되는 파나마 운하 개통 등 해운물류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부산항 신항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조치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현재 신항 조성공사가 한창인 인천 신항은 어떤가? 인천항 신항만은 오는 2020년까지 송도국제도시 앞 해상에 2조316억원을 투입, 컨테이너 12선석과 배후부지 6천171만㎡를 조성 중이다. 우선 2013년까지 6척의 컨테이너선이 동시 배를 댈 수 있는 규모로 1단계 공사를 완료해 2014년 신항만을 개장할 예정이다. 특히 인천 신항은 8천TEU급 이상의 대형 컨테이너선 접안이 가능하도록 선석의 안벽 수심을 16~18m까지 확보키로 했다. 그러나 문제는 신항의 선석수심 확보가 아니라 신항만까지 대형 컨테이너선이 들어올 수 있느냐이다. 국토해양부는 인천 신항으로 들어가는 항로의 수심을 14m로 계획하고 있다. 15m에 불과한 항로 수심 탓에 대형 선박들이 밀물 때까지 기다렸다가 입항하는 불편을 가져왔던 부산항 신항이 초대형선을 안정적으로 입항시키기 위해 항로 수심을 17m로 증심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진입항로의 수심이 낮으면 선석의 수심확보와 규모는 무용지물로 항로 수심이 16~18m에 달하는 중국 텐진칭다오항 등과의 경쟁에서 인천 신항은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귀복 인천항 발전협의회장은 인천 신항 조기 활성화를 위해선 항로 수심 16m는 확보돼야 하며 현재의 인천신항 계획은 마치 문을 걸어 잠그고 손님을 오라고 하는 꼴이라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강범구 물류항만실장은 인천신항 수심을 16m로 증심하려면 수천억원이 추가 투입돼야 하는데 대형선박의 메인항로가 아닌 인천항에 무리한 투자가 될 수 있다며 증심에 대해 연구해 본 뒤 대책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천항만공사 김춘선 사장은 대륙을 오가는 대형 외국선사들은 기항지를 선택할 때 적정수심 등 안정성을 중시하는 만큼 인천신항이 제 역할을 하려면 항로수심 확보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추가 수심 확보를 위해서는 준설에 수천억원의 엄청난 재원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사업을 보다 정밀하게 들여다보고 경제성 검토 등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때에 따라 모두 올바른 생각일 수 있으나 최소한 백년지대계를 내다보고 건립하는 신항만이라면 머지않은 미래에 도래 할 수 있는 대형선박들의 기항을 위한 대비는 철저히 해도 모자라지 않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최근 인천항에 영향을 미치는 주체들(국토해양부 인천항만청, 인천시, 항만공사, 인천항발전협의회 등)이 한 식당에 모여 긴밀한 대화와 협력을 해 나가기로 다짐했다니 인천신항이 안은 현안을 잘 풀어나가길 기대해 본다. 김창수 인천본부 경제부장

[데스크 칼럼] ‘8만 시간’의 경제학

1958년은 한 해 출생 인구가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선 해다. 출생 인구 수의 정점을 찍은 이 해를 전후한 1955년부터 1963년 사이 인구를 흔히 베이비부머라 칭한다. 88만원 세대와 X세대 청년들의 부모쯤 되는 이들 세대는 전후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 구현에 앞장서며 지난(至難)한 현대사와 궤를 함께 해왔고, 이제 은퇴 혹은 퇴직이라는 썰물 앞에 섰다. 이와 관련해 요즘 가장 많이 회자되는 논의는 이들의 퇴직 혹은 은퇴 이후 삶, 특히 생계와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에 관한 것이다. 퇴직 이후 한달에 필요한 생활비가 얼마고 얼마가 부족한가 혹은 사업 경험이 많지 않은 이들이 자영업쪽으로 이동하면서 서비스업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거나 과도한 경쟁으로 폐업이 더 늘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물론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절실하다. 그러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이들이 누리는 혹은 누려야할 여가에 대한 논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010년 내놓은 국민여가활동 조사 결과를 보면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자들의 여가활동 상위 5개 유형 가운데 1위가 TV시청, 2위와 3위가 각각 낮잠과 등산이었고 모임과 산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퇴직 후 창업이나 재취업으로 근로를 이어가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의 여가, 더 정확히 말해 이들의 보다 가치있는 여가에 대한 논의는 생계 문제에 가려 여전히 더디다. 일터에서 쌓은 전문성과 경험을 지닌 이들이 더 오래 사회와 소통하며 가치있는 여가를 갖도록 함은 우리 사회 전체의 경쟁력과 경제적 가치를 함의하기에 중요한 문제다. 무엇보다 은퇴로 인한 사회와의 급작스런 단절은 이들에게는 경제적 어려움 이상의 스트레스가 될 수 있기에 가치있는 사회소통적 여가의 발굴과 정착은 선행돼야할 과제다. 지난 해부터 미국에서도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미국 조사연구기관인 퓨리서치센터는 앞으로 19년 동안 매일 만명꼴로 은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도 퇴직자 인플레이션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의미로 미국 역시 우리와 비슷하게 사회보장비용 급증에 따른 부작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지만 퇴직 이후 은퇴자들의 생활과 여가에 대한 인식과 인프라는 우리와 사뭇 다르다.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 청년들을 파견해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를 펼치도록 하는 평화봉사단처럼 미국에서는 이미 경험 봉사단 혹은 시니어봉사단 형태로 대도시 공립학교의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교육 봉사와 멘토링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단순히 학업 지도 뿐 아니라 자신들의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인성 교육까지 나서 호응을 얻고 있다. 4천만명을 웃도는 회원을 가진 미국은퇴자협회 (AARP)도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조직으로 손꼽힌다. 50살 이상 은퇴자 등이 가입하는 이 협회의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가 여가를 위한 각종 정보와 서비스 제공이다. 이런 인프라 덕분에 미국에서는 은퇴자를 포함해 해마다 9천만명이 자원봉사로 일하고 있으며 이렇게 무보수로 봉사하는 시간이 200억 시간에 이른다고 한다. 사회에 기여한 정도를 돈으로 환산하면 2천250억 달러(한화 약 230조원)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퇴직자들은 병원이나 학교, 노숙자 숙소와 박물관, 공원과 거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봉사하며 사회 유지와 경제 발전에 다시 힘을 보탠다는 강한 자긍심을 갖게돼 우울증이나 박탈감 같은 심리적 장애에서 자유로워지고 있다. 은퇴후 20년 동안의 여가시간이 대략 8만시간에 이른다고 한다. 이 긴 시간을 봉사를 통해 사회적 재화를 재창출하고 자족감을 찾아가도록 도울 방안이 모색돼야한다. 정재환 경제부장

[데스크 칼럼] ‘국회 판박이’ 지방의회의 현주소

지방의회가 부활한지 21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지난 1991년 30년 만에 부활된 지방의회는 자치단체와 더불어 지방자치라는 큰 수레를 이끌어 가는 두 바퀴에 비유되고 있다. 비록 중앙정부의 지나친 간섭과 권한 독점으로 인해 온전한 지방자치가 실현되지는 못하고는 있지만, 이제 지방의회는 엄연히 스물살을 넘긴 성년이다. 지방의회는 민의를 대변하는 대표 기관으로서 의결, 입법, 감시기관으로써 조례의 제개정 및 폐지, 예산의 심의 확정 등 주민들과 관련된 중요한 일을 하는 곳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지방의회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국가 입법기관인 국회의 각종 잘못된 관행과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411총선을 통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할 300명의 선량들을 뽑았다. 이 가운데 초선 의원이 절반에 가까운 148명에 달할 정도로 구태 정치에 실망한 국민들의 선택은 변화와 개혁을 바라며 새로운 인물들을 여의도에 입성시켰다. 국민들의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은 불과 한 달여 만에 산산 조각이 났다. 당초 5월 말 개원 예정이었던 제19대 국회는 여야간 상임위원장 배분 등 몇가지 쟁점을 둘러싸고 파행을 거듭한 끝에 한 달이 지난 지난 2일에서야 개원, 변화의 정치를 기대했던 국민들에게 또다시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지난 2010년 7월 출범한 도내 31개 시군 의회도 이달 초 일제히 2년간의 후반기 일정을 시작했다. 상당수 초선 의원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시군의회는 전반기 2년의 경험을 살려 후반기에는 보다 의욕적이고,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칠 것으로 주민들은 기대를 모았으며 의원들 역시 이러한 포부를 밝히곤 했다. 그러나 일부 시군 의회는 주민들의 기대에 아랑곳 하지않고, 의장단 선출을 둘러싼 감투싸움으로 후반기 시작부터 파열음을 내기 시작했다. 성남, 부천, 안양, 의정부, 남양주, 김포, 의왕시 등 7~8개 의회가 의장단 선출을 둘러싸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다행히 이 가운데 의장단 선출 문제로 의장석 점거사태까지 빚었던 구리시의회는 일주일 만에 여야간 합의로 원 구성을 마무리 짓고 정상화 됐다. 나머지 의회들은 의장부의장 선출 또는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여전히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며 합의점을 못찾고 있다. 의정부시의회의 경우 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간 첨예한 대립 속에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난무하는 등 파행이 장기화되고 있으며, 김포시의회는 후반기 의장단 구성의 후유증으로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후반기 첫 정례회를 마쳤다. 또한 남양주시의회와 의왕시의회는 의장 만을 선출한 채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은 뽑지도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고 있다. 안양시의회는 지난 9일 민주통합당의 퇴장 속에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등 기초의회의 파행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지방의회가 어찌도 그렇게 국회의 잘못된 모습을 닮아가는지 한숨만 나올 뿐이다. 지방의회가 국회의원들의 잘못된 모습을 닮아가는 것은 비단 의회운영 뿐만이 아니다. 비록 일부이기는 하지만 의원들의 권위적인 태도, 각종 이권 개입과 비리 연루, 감투욕 등 권력의 어두운 그림자를 쫓는 모습이 한심스럽기만 하다. 지방의원들이 이처럼 국회의원들의 그릇된 행동을 닮는 것은 선거 당시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며 민의의 대변자, 머슴, 참일꾼 등 각종 미사여구를 사용하며 지지를 호소하던 초심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방의회가 진정한 대의 기관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위(국회)를 쳐다보지 말고, 국민을 위한 더 낮은 자세로 임해 대화와 타협, 상생을 위한 양보와 희생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황선학 지역사회 부장

의장단선거와 지역 국회의원

지난 5일 오전 10시 의왕시의회 본회의장. 기길운 의장을 비롯한 7명의 시의원과 김성제 시장, 부시장, 국과장, 사업소장, 동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99회 의왕시의회 제1차 정례회가 열렸다.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새누리당 전영남 의원이 신상발언에 나섰다. 부의장을 뽑지 못한 상황에서 회의를 진행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의장의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이어 같은 당 조규홍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으로 가세했다. 지난 5대 의장단 선거에서 민주당에 부의장을 배려한 바 있고, 지난 2일 실시한 후반기 의장선거에서 상생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기 의장에게 힘을 실어 주었는데, 민주통합당은 화합과 상생하는 의회의 기본정신을 망각하고 있다면서 기 의장은 새누리당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신의를 저버린 무책임한 책임을 지고 과감하게 사퇴하라며 어떠한 협상과 대화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 의장은 부의장 선거는 일단 이번 회의에 올라온 안건을 상정한 뒤 마지막에 다루자고 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어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정회를 요청, 정회에 들어갔다. 공무원들도 덩달아 정회시간에 합류했다. 이 장면을 지켜보는 공무원들은 우리가 왜 이런 장면을 계속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가 라는 표정으로 시의원들을 바라보았다. 안건을 상정하고 공무원들이 회의장을 빠져 나간 뒤, 또다시 부의장 선거를 놓고 설전에 들어갔다. 전영남 의원과 조규홍 의원은 기 의장이 부의장 선거에서 한 표만 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약속해서 의장을 밀어주었는데 이에 대해 의장은 어떤 책임있는 자세를 갖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기 의장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저 자신도 노력했지만, 대한민국 중앙정치의 벽이 이렇게 높은 줄 몰랐다고 말했다. 기 의장은 또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한탄과 비애를 느낀다며 그러나 노력은 해본다고 했지만 약속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기 의장은 이어 의장단 선거와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모두 감내하겠다고 약속했다. 정회와 속개를 거듭한 끝에 기 의장이 부의장선거를 실시하려 하자, 조규홍전영남 의원이 기표소 입구를 막아 결국 투표를 하지 못한 채 추후 상정하기로 하고 산회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일 실시된 의장단 선거에서는 기 의장을 선출한 뒤 부의장선거를 진행하려 하자, 의사봉을 빼앗는 등 파행운영으로 정회와 속개를 계속하는 등 난상토론을 벌이다 오후 6시에 산회했다. 후반기 개원 일주일이 넘도록 부의장을 뽑지 못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의원들과 새누리당 의원, 지역 여론 등을 종합해보면 이 지역 국회의원의 개입으로 부의장 선거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인 송호창 국회의원은 부의장 선거를 치르기 하루 전인 지난 4일 민주통합당 소속 시의원들과의 모임에서 내가 언제 개입했느냐, 4명(민주통합당 소속 시의원)이 협의한 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믿고 정치를 하겠느냐며 개입사실을 부인했다는 말이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부의장 선거 하루 전날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이 함께 모여 협의했다는 사실에 대해 시기가 부적절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중앙정치에 몰두해야 할 초선 국회의원 때문에 기초의회 의장단 선거가 제대로 치러지지 못하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지난 1995년 6월 첫발을 내디딘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 20년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지방자치제도가 과연 제대로 정착이 되가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공천제 폐지 등 제도개선에도 적극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데스크 칼럼] 인천시 재정위기, 웅비자복 정신으로 헤쳐 가자

인천시 재정난에 따른 고통의 정도가 깊어지고 시간도 길어지면서 지역사회 곳곳에서 틈이 생기고 있다. 고통이 심해지고 호흡이 가빠지면 지역사회의 구조적 균열로 이어질 우려도 크다. 지난 2일자로 취임 2주년을 맞은 송영길 시장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활로 찾기가 좀처럼 쉽진 않아 보인다. 송 시장은 이날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인천AG)에 대한 국고 지원을 19대 국회에서 이끌어 내겠지만, 중앙정부가 끝까지 국고지원을 거부한다면 인천AG을 치를 수 없다는 중대한 결단(반납?)을 할 수 밖에 없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송 시장이 지난달 25일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기업유치를 통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인천시가 (국제적 약속으로 기업유치에 신뢰적 영향을 미치는) 인천AG을 포기할 수는 없다라고 했던 발언과는 다른 입장이다. 또 지난 5월30일에는 인천시 재정 현황 및 대책 발표를 통해 평창 동계 올림픽 수준의 정부 지원이 없으면 개최권을 중앙정부에 반납하겠다라고 공언했었다. 수시로 입장이 바뀌고 있다. 물론 송 시장은 인천AG에 대한 중앙정부 지원의 당위성과 성공 개최 의지를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강조한 것일 게다. 그러나 시민들에게는 갈 짓자 행보로 보이며 불안감을 전한다. 과연 국고지원을 받아 AG을 치를 수 있다는 것인지, AG 후 부채는 어떻게 되는지, 국고지원을 못 받으면 정말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그 포기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포기하면 인천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시민과 시장간 소통의 틈이다. 인천시 재정위기 비상대책 범시민협의회는 지난 28일 발족식을 하고 인천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중앙정부 지원촉구 200만 서명운동을 선포했다.보수 진보 시민사회, 정계재계학계언론계 등 지역 사회계층이 총 망라된 명실상부한 범시민 협의체처럼 보이는 이곳에서도 틈이 생긴다. 중앙 정부에 정치적 압박을 가해 인천AG 지원을 이끌어 내려는 송 시장의 의도에 시민단체가 압장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정치적 틈이다. 결국, 시민협의회는 8월 말까지 정부가 인천AG 지원 방침을 밝히지 않으면 대회 반납 서명운동으로 전환하겠다는 단서를 붙였다. 인천AG을 잘 해보자고 시작된 200만 서명운동이 자칫 대회 반납 서명운동으로 뒤바꿜 수도 있는 아이러니한 처지가 됐다. 시민협의회 내부에서도 갑론을박과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민사회간 틈까지 걱정된다. 더 늦기전에 지역사회의 틈을 단단하게 봉합할수 있는 인천표 대책이 필요하다. 송 시장은 오월동주(吳越同舟) 정신으로 여야 당대표와 중앙정부 부처를 찾아 인천시의 재정문제를 설명하며 초당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사회도 재정 위기 해결 목소리를 내기 위한 범 시민협의체를 출범시켰다. 비록 송 시장과 지역사회의 노력이 성공적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인천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발판은 준비 된 셈이다. 지역사회의 틈을 메우며 앞으로 나갈 수 있는 믿음과 자신감이 인천에는 지금 필요하다. 힘들고 어렵지만 인천이 갈 수 있는 곳은 앞쪽 전진 뿐이기 때문이다. 인천이 웅비자복(雄飛自服힘들수록 힘차게 뻗는다) 정신으로 모여 승풍파랑(乘風破浪크고 먼 파도를 헤쳐 꿈을 이룬다)에 이르는 것은 어떠할까. 류제홍 인천본사 정치부장

[데스크 칼럼] 더 이상 누구의 남자, 여자여선 안된다

빈집 같다. 고요함이라고 하기에는 적막에 가깝다. 지난 6월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천지진동페스티벌Ⅱ 아리랑 아라리요를 개최해 이목을 집중시킨 경기도문화의전당 얘기다. 7~8월은 공연계로선 비수기다. 대부분의 공연장들이 그 기간을 이용해 내부수리에 들어간다. 도문화의전당도 7월 중순부터 한달간 휴관예정이니 분주한 맛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바쁘지 않다는 것과 생동감이 없어 보인다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 도문화의전당 모습은 후자에 가깝다. 이유는 오는 7월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조재현 이사장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데 있다. 김문수 지사로부터 워낙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어 연임이 확실시되고 있다지만, 조 이사장의 의중은 아직도 미지수다. 연초 성신여대 교수로 임명된 그는 난데없는 이사장직 연임 포기설에 시달렸다. 경기도 산하 경기영상위원회 위원장이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직을 겸하면서 특혜라는 비판을 받았던 터에 교수직까지 더했으니 그럴만도 했다. 문제는 조 이사장의 연임여부에 따라 짐을 싸느냐, 마느냐가 결정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다. 대표적인 예가 손혜리 사장이다. 조 이사장이 발탁한 손 사장의 임기는 8월말까지다. 고선웅 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의 임기 역시 7월 말이고, 조흥동 도립무용단 예술감독의 임기도 같다. 구자범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은 내년 1월, 김재영 도립국악단 예술감독은 내년 2월로 그나마 여유가 있다지만, 조 이사장의 연임여부에 4개 예술단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직원들이라고 일이 손에 잡힐리 만무하다. 2년 전, 도문화의전당 이사장에 배우 조재현씨가 내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의외지만 반가웠다. 공연장의 성패가 대표의 성격과 열정에 달려있는 만큼 그가 가진 열정이 새바람을 불어넣을 거란 기대감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뜻 반길 수 없었던 건 그가 누구의 남자이고 그로인해 이사장 자리를 꿰찼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게다가 공연기획 전문가라며 서울문화재단 예술교육팀장인 손혜리씨를 사장으로 추천했다. 기자에겐 납득가지 않는 인사였다. 서울문화재단은 경기문화재단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 창립됐다. 당시 경기문화재단 직원들이 한 단계 승급해 자리를 옮기는 경우를 봤던터라 도문화의전당 사장 자리를 서울문화재단 팀장급으로 격하시키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에 자존심이 상했다. 취임 직후 만난 조 이사장에게 유인촌 장관 뒤를 밟는건가요? 하는 질문을 던지며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당시 조 이사장은 정치할 뜻 없다는 말로 더 이상의 오해나 편견을 막았다. 손 사장을 겨냥해 너무 약하지 않나요?하자 전당에 올인할 사람이라는 말로 일축했다. 조 이사장의 말대로 그는 정치판을 기웃거리지 않았고, 손 사장은 전당에 올인했다. 도문화의전당은 피스 앤 피아노 페스티벌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국내 피아니스트 12명을 한 무대에 세웠다. 천지진동 페스티벌 역시 2천명이 넘는 사물놀이 연주자들이 함께하는 축제를 만들어 주목받았다. 둘 다 쉽지 않은 기획으로 조 이사장의 추진력과 공연기획 전문가인 손 사장의 특기를 잘 보여준 행사였다. 남은 건 누구의 남자, 누구의 여자라는 꼬리표만 떼면 된다. 경기도민들은 그동안 배우가 아닌 조 이사장에게서 겸손함을 봤고, 이웃 아저씨 같은 친근함을 느꼈다. 문화예술에 대한 열정도 경험했다. 손 사장 역시 뛰어난 기획력을 인정받은 만큼 더 이상 조 이사장의 연임 여부에 목메여서는 안된다. 그럴려면 기관장으로서의 위엄이 필요하다. 도내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연장과의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예술경영 실무자 보단 강한 리더십을 가진 관리자로 변해주었으면 한다. 박 정 임 문화부장

[데스크 칼럼] 원칙 지키는 ‘아름다운 승부’를 기대한다

# 지난 5월13일 제58회 경기도체육대회가 열린 평택소사벌레포츠타운은 스포츠인들의 뜨거운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경기장 못지 않게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곳은 다름아닌 시군별 점수가 집계되고 있는 게시판 앞. 경기장 입구에 마련된 게시판 앞에서는 경기도내 시군체육회 관계자들 수십여명이 긴장된 눈으로 판을 응시하며 시군별 점수를 확인하느라 분주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싸우는 듯한 목소리가 울렸다. A 지자체의 공무원이 B시 체육회 관계자에게 언성을 높이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A 지자체 공무원이 언성을 높이게 된 사연은 다름 아닌 소속 선수들의 출전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 A시가 제58회 경기도체육대회 참가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 일부 선수를 출전시키려던 것에 대해 B시 체육회 관계자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A시의 육상 선수 4명이 대회 출전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이었다. 물론 선수를 출전시키지 못하게 된 A시 입장에서는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B 체육회 관계자가 얄미울 수도 있다. 하지만 A시와 경쟁하고 있는 B시 관계자 입장에서 규정에 맞지 않는 선수를 참가시킨 A시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A시 입장에서는 사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참가 자격이 없는 선수를 출전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이에게 오히려 질타를 가하는 일이 과연 상식에 맞는 일인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때다. 대회 규정을 무시한 채 참가자격이 없는 선수를 참가시키는 일이 관행처럼 일어나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 지금으로부터 3년전인 2009년 5월8일 오전 10시 제55회 경기도체육대회 여자 축구 경기가 개최된 건국대보조구장에서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수원시설관리공단 여자축구팀 선수들이 축구장에 들어서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선수들이 잔디를 밟지 못하게 된 사연은 다름 아닌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55회 경기도체육대회 참가자격에는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 신분증을 지참한 선수만이 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었다. 결국 수원시설관리공단 여자축구선수들은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은 실수로 인해 1차전에서 용인시에 몰수패를 당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될 만큼 뛰어난 기량을 보유한 팀이었기에 실망감은 정말 컸다. 개인경기도 아닌 단체경기 1차전 몰수패였기에 충격은 더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실수를 깨끗히 인정하며 대회 규정을 따랐다. 뼈아픈 몰수패를 당한 수원시설관리공단 여자축구팀은 1년 뒤인 2010년 5월 제56회 경기도체육대회에서 당당히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당당하게 명예를 회복했다. 대회 규정이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몰수패를 인정한 수원시설관리공단 여자축구팀의 퇴장을아름답다고 말한다면 너무 지나친 과장일까. # 동네에서 열리는 작은대회에서부터 올림픽경기에 이르기까지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선수와 지도자들의 욕심은 매한가지다. 하지만 뛰어난 성적에 앞서 선행돼야 할 것은 대회 규정이라는 원칙을 준수하는 일이다. 각종 체육대회 개회식이 열릴 때마다 하는 선서 내용을 기계적으로 반복할 것이 아니라 한번쯤 곱씹어봐야 하지 않을까. 00대회에 참가하는 우리 선수 일동은 대회 규정을 준수하고 정정당당히 경기에 임할 것을 선서합니다 정근호 체육부장

[기고] 성공적 삶을 열어주는 교육

사람은 누구나 성공 지향적 욕구를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성공적인 삶을 살고 싶어 한다. 그러면 성공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부(富)를 이루는 것, 높은 명예나 직위를 얻는 것, 권력을 누리는 것, 유명하게 되는 것 등을 성공이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한마디로 타인에게 보여지는 그럴듯한 삶을 성공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에머슨의 성공이란 시를 보면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받는 것/(중략)/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고 노래하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그럴듯한 삶이 아니라 내 자신이 이루어내는 행복한 삶을 성공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성공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행복의 근원인 만족은 밖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느끼는 것처럼, 성공도 역시 밖에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누릴 수 있는 기쁨임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들이 공부를 잘해서 성공하길 바란다. 그러나 미국 보스턴 대학의 헬즈만 교수팀이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인을 알아보기 위해 7세 어린이 450명을 대상으로 47세까지 4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는 능력, 실패와 좌절을 대하는 태도,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성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학교는 성공적 삶을 열어주는 교육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첫째,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소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는 능력이다. 그리고 이러한 친화력은 다른 어떤 능력보다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둘째, 실패와 좌절을 대하는 의연한 태도를 길러주어야 한다. 특히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성공하고 행복하기만을 바라며 작은 실패나 좌절에 매우 당혹스러워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자녀를 사랑한다면 실패와 좌절을 두려워하기보다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인생에서의 성공은 결국 실패와 좌절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고 이겨내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셋째,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감정은 좋고 나쁜 것이 없으며, 감정의 기복은 누구에게나 있다. 두려움, 분노, 불안, 걱정, 실망, 슬픔, 흥분과 같은 부정적 감정이라도 생존에 모두 필요하다. 두려움에서 안전을 생각하고, 분노에서 정의감이 생기는 것처럼 부정적 감정에서 긍정적 감정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인생의 최대 관심사는 행복과 성공이며,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삶을 원하고 성공한 삶을 바란다. 단지 사람마다 가치관과 개성이 다르고, 각자 추구하는 삶의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성공을 보는 관점만 다를 뿐, 성공을 지향하며 사는 건 똑같다. 그러나 행복하면 성공했다고 할 수는 있어도, 성공하면 행복하다고 할 수는 없다. 행복하지 않은 성공은 공허하고 아무 의미가 없다. 이런 점에서 아이들에게 먼저 성공의 방향성을 정립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고, 실패와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의연함과 감정조절 능력을 길러 성공적인 삶을 열어 주어야 한다. 정 종 민 경기도교육청 장학관

[데스크 칼럼] 진짜 봉사, 가짜봉사

요즘 인천에서 자원봉사자들을 만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자원봉사가 하나의 사회문화로 확고하게 자리잡은 서구에 비해 아직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인천에는 현재 60만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이 봉사활동에 나설 정도로 자원봉사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본보 인천본사는 인천지역 자원봉사자들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누가 어디서 봉사활동을 했다거나 누가 어떤 이웃을 도왔다는 자료들을 매일같이 행복한 마음으로 접하고 있다. 물론 봉사라는 이름을 붙여도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어린 학생들에게 봉사를 가르치기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중고등학교에선 학생들의 봉사 시간이 점수로 환산되고 대학에서는 봉사가 학점을 따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많은 단체와 기관, 기업들이 너도나도 사회봉사, 사회공헌을 내세우지만 순수한 봉사라기 보다는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본보 인천본사 기자들은 매일 '봉사'와 관련있는 많은 사람들을 직간접적으로 접하고 만난다. 수십년을 한결같이 어려운 이웃을 보살펴온 이도 있고 온 가족이 봉사에 나선 경우도 있다. 또한 자신도 형편이 어려운데 더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 나서는 이들도 있었다. 기자들은 만나서 몇마디만 이야기를 해보면 그 사람의 봉사가 진짜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리곤 몇가지 공통된 특징을 이야기한다.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는데 무엇보다 진짜 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을 돕는 것으로 물질적인 보상을 바라는 이는 별로 없으니 이는 곧 내가 이런 일을 했노라고 자랑하고 자신을 알리는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좋은 일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찌 어찌 찾아가도 별 것 아니다거나 알릴 만 한 일이 못된다고 겸손해한다. 인터뷰를 극구 사양하는 바람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을 널리 알려야 보통 사람들이 더 많이 좋은 일에 동참하게 된다고 설득해 겨우 취재를 하는 경우도 꽤 있다. 진짜 봉사를 하는 이들은 봉사 자체를 즐기고 기쁨을 찾는다. 남을 돕는 것이 이렇게 좋은 줄을 진작 몰랐고 진작에 나서지 못했던 것을 아쉬워한다.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이 즐겁고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고마워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그렇게 좋은 일을 혼자만 하기 아까워 다른 사람과도 나누고 싶어 같이 하자고 권하기도 한다. 게다가 그들은 말 보다는 행동으로, 실천으로 보여준다. 이런 이들을 만나면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진심이 느껴져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마음이 밝아지고 따뜻해지며 그들은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인천지역 국회의원 당선자 12명은 지난달 30일 갈망하던 금배지를 달고 19대 국회 4년 임기를 시작했다. 선거운동 기간 중 이들은 화려한 말과 약속의 잔치를 벌였다. 이들의 유세를 다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이들의 연설에서 나라와 지역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약속이 빠지지 않았을 것임은 미루어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이들의 당선소감도 한결같이 국민의 뜻에 따라 이 한 몸 바쳐 일하겠다 였다. 이들이 말하는 봉사가 실제로는 이해득실을 따지고 힘과 이름을 좇으며 입으로만 외치는 가짜 봉사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진흙탕이라고까지 비하되는 정치판의 국회의원들에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진짜 봉사까지는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해야할 일이라도 제대로 해주는 국회의원이 되어 주길 바란다. 정치는 국민의 신뢰가 생명이다. 민심은 무딘 듯해도 엄하고, 정치의 오만을 용납하지 않는다. 19대 국회는 툭하면 막장 드라마를 연출한 18대와는 달라야 한다. 인천지역 국회의원 12명은 국회의원의 본분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선거 때 가졌던 초심을 어떻게 지킬지 다시한번 각오를 새롭게 다지길 바란다. 손일광 인천본사 본부장

[데스크칼럼] 오원춘과 김길태 그리고 사형제

피고인 오원춘에게 사형을 구형합니다 6월 첫날 수원지법에서 열린 희대의 살인마 오원춘의 결심공판 내용이다. 물론 이 사건을 아는 모든 이들이 예상했던 당연한 결과여서 그런지 아주 놀랄만한 구형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다음에 이어진 검찰이 재판부에 요구한 전자장치 부착 30년이라고 덧붙인 내용은 다소 엉뚱함 그 자체였다.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은 오원춘의 범죄행위에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며 사형을 요구한 검찰이 앞으로 30년동안 성범죄 예방차원에서 전자장치를 부착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語不成說)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앞뒤가 안 맞는 사형과 관련된 법정의 모습은 이번만이 아니었다. 2년전인 지난 2010년 6월 오로지 성적욕구 충족을 위해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길태에게 내려진 구형 및 선고내용과 일맥상통한다. 모르쇠로 일관하며 항소심까지 간 끝에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김길태의 1심 선고는 다음과 같다. 부산지법은 강간살인죄로 기소된 김길태에 대해 사형을 선고하고 출소하더라도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명령한바 있다. 한마디로 실질적인 사형 집행이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결정의 뒷배경에는 DJ정부인 1997년 이후 사형집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재 60여명의 사형수가 존재한데서 비롯됐다. 마지막 사형집행은 1996년 12월30일로 당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인원은 23명에 달했으며 이후 10년 이상 사형집행이 중단, 국제 엠네스티 등은 우리나라에 대해 사형 폐지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사실상 실제 사형집행은 없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른 흉악범에 대한 재판과정이 진행될 때마다 매번 사형제 존폐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어왔다. 김길태 재판 때는 정부가 사형집행 검토작업에 들어가면서 정치권이 여야를 막론하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지만 의견이 분분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또 최근 오원춘 사형구형 소식을 접한 네티즌을 중심으로 인터넷을 통해 찬반논쟁이 또다시 점화되고 있다. 찬성자들은 아무 잘못도 없는 고귀한 생명을 잔혹하게 빼앗은 흉악범에게는 생명권을 보장할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가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사회의 정의를 올바르게 잡고 범죄예방 효과를 위해서는 사형집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형당할 것이 너무 두려워 범죄를 저지르는데 주저한다는 것이다. 반면 사형제도 폐지론자들은 사형이 범죄예방효과가 없고 강력범죄를 유발할 우려가 있는데다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도 타인의 생명권을 박탈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반된 입장속에 키를 쥐고 있는 정치권은 여론의 눈치를 보며 실제 사형을 집행하지도 않으면서 사형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워낙 논란이 많은 사안이다 보니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모순점을 가진 사형제를 지속할바에야 이젠 가부(可否)를 신속히 결정해야 한다. 사형을 선고하면서 몇십년의 전자장치 부착이라는 모순으로 얼룩진 판결내용으로 국민을 혼란스럽게 해서는 안된다. 그동안 집행하지 않은 사형수들을 한데 모아 사형을 집행하자는 것은 물론 아니다. 사형제를 폐지시키든지 재개여부를 결정하든지 끊임없이 이어진 논란이 이제 종지부를 찍어야 할 때이다. 이 용 성 사회부장

[데스크 칼럼] 제19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지난해 법률소비자연맹이 조사해 발표한 법을 가장 안 지키는 직종 1위가 정치인이었다. 국민들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으로 정치를 냉소하거나 아예 방관하는 현상까지 심화되고 있다. 이를 방증이나 하듯 OECD주요 회원국 국회의원 평균 투표율을 보면 한국은 46%로 호주 95%, 룩셈부르크 92%, 벨기에 91%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조사대상 13개 국 중 미국 48%에 이어 꼴찌 수준이다. 국민들이 정치권에 대해 이제는 더 이상 꼴도 보기 싫다는 분풀이를 하면서 아예 참정권까지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6천488건의 각종 민생 및 현안 법률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당리당략에 얽매어 몸싸움을 넘어 본회의장에서 최류탄이 난무, 해외토픽감으로 손색이 없을 망나니짓을 벌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암울한 정치 현실속에 제18대 국회는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남기고 그렇게 마감했다. 지난 30일 대망의 제19대 국회의원들의 임기가 시작됐다. 물론 국회법에 따른 개원일은 6월5일이다. 2천억원이 넘는 초호화 의원회관에서 그야말로 포부도 당당하게 국가에 헌신하고 국민에게 봉사하겠다고 300명의 의원이 다시금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시간을 갖고 있다. 18대 국회에서 한 짓들이 있어서인지 개원에 앞서 당선자들을 상대로한 한 여론조사에서 45%(161명중 73명)가 몸싸움 등 물리력을 행사하는 의사결정에는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19대 국회에서 이것만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질문에도 국회 폭력, 물리력 행사, 날치기와 몸싸움, 싸우고 부수는 것 등이라고 답하며 다짐을 했다.고쳐야 할 국회의 관행에 대해서도 국회폭력, 국회 재산파괴를 처벌하지 않는 관행에 대한 답이 많았다. 이 밖에도 예정된 회의시간 준수, 여야 쟁점법안 때문에 민생법안이 늑장 처리되는 관행 타파 등 적지 않은 의원들이 약속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지에 대한 기대는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개원일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음에도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한 모양새다. 상임위원장 배분문제다. 현재 여야는 서로 많은 수의 상임위는 물론 대선과 국정조사를 운운하며, 특정 위원회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앞서 여야는 상임위의 수를 최대 6개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다 국회 사무처 직원의 인건비를 제외하더라도 4년 임기 동안 72억원의 혈세가 더 든다는 비판이 일자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기도 했다. 문도 열기전에 혈세부터 낭비하는데 골몰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8대 국회도 이같은 밥그릇 싸움으로 무려 42일이나 지각 개원했다. 말로는 이런저런 다짐을 했지만 역시 초반부터 지각개원이란 볼썽사나운 모습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 제19대 국회는 밥그릇 싸움으로 지각개원을 하는 악습부터 근절해야 국민들이 원하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상생의 정치를 실현할 수 있다.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가겠다는 19대 국회의원 전원의 다부진 각오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草上之風(초상지풍)이라 했다. 정치는 바람이고 민중은 풀이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선행을 하면 국민들은 당연 감화되고 그에 따른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격언이 있다. 국민들은 법을 만드는 입법부, 즉 국회의원들이 가장 법을 안 지킨다고 답을 하고 있다. 이같은 국민들의 의식을 바꾸고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과 기대를 주기 위해서는 19대 국회가 진정한 쇄신풍을 일으켜야 한다. 정치 후진국이란 오명을 벗는 진정한 선량들의 모습이 보고싶다. 정일형 정치부장

[데스크 칼럼] 송도국제병원 이제는 결단할 때

인천은 지금 10여년간 의료계 반발과 법 규정 미비 등으로 허송세월을 보내다 최근 경제자유구역특별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급물살을 타는 듯하던 송도국제병원 설립을 놓고 민민간 찬반 갈등을 넘어서 정책을 결정하고 이를 추진해온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시는 물론 지경부까지 논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몸살을 앓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최근 시정일기를 통해 경제청장 보고를 듣고 외국인전용 국제병원 설립에 있어서 한쪽 방향만을 고정하지 말고 열린 자세로 모든 것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힌데 이어 기자간담회에선 이른 시일내 국제병원을 짓는다는 생각이며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지 논의중이라며 사실상 영리로 추진해왔던 국제병원 운영 방식의 변화를 공식화했다. 정부가 올 4월 경제자유구역내 외국의료기관 허가요건 등을 담은 경제자유구역 지정운영 특별법 시행령을 마련하고, 지난달 30일 외국 의료기관의 개설요건과 구체적인 허가 절차를 담은 시행규칙(보건복지부령)을 입법 예고한 지 불과 며칠 만이다. 정부의 법 시행령 개정이 있기까지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일등공신이었고 인천시가 든든한 조력자였다. 6개 경제자유구역 중 투자개방형(영리병원) 의료법인 사업을 위해 투자자 모집과 운영기관 선정까지 추진했던 인천경제청은 세부 절차가 마련되지 않아 존스홉킨스병원을 운영자로 끌어오지 못한 경험 등을 바탕으로 지경부로부터 법 개정이 아닌 시행령과 규칙 개정을 통한 경제자유구역(FEZ)내 영리병원 설립 허가 절차를 마련, 사실상 송도국제병원 설립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런데 급작스런 인천시의 태도 변화에 지역사회는 물론 정부 부처까지 큰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송도국제병원 설립은 새롭게 떠오른 이슈가 아니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2003년부터 송 시장의 임기가 반이 지나도록 달궈온 뜨거운 이슈다. 2008년 국제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 달라며 황우여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 동의했던 송 시장의 입장 변화에 대해 일부에선 지난 411총선에서 야권단일 후보에게 자신의 지역구를 내준 송 시장이 또다시 야권연대의 핵심 이슈인 영리병원을 찬성할 경우 민주당내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해 애매한 입장을 펴는 게 아니냐는 설이 세간에 파다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의료법을 적용받아 외국면허 의사의 진료가 금지돼 있고 고액연봉의 유능한 외국의사도 데러올수 없는 비영리 구조에서 진정한 국제병원을 설립할 수 있을지를 걱정한다. 또 국제병원에서는 우수한 의사의 질 높은 진료는 기본이고 말과 문화가 같은 의사로부터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수 있어야 하며 이는 국제학교와 함께 경제자유구역 정주여건을 성숙시켜 투자유치로 연결된다는 것이 정설이며 세계 의료관광객 4천만명, 세계 반도체 시장의 2배를 넘는 1천 억불의 시장규모도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시가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특히 비영리 전환은 국제병원 용도의 부지 개발계획을 변경해야 하는데 이의 승인기관이 지경부이고 무엇보다 국내 FEZ내 1천 병상으로 총량제가 추진되고 있는 국제병원 유치를 부산이 명지국제신도시에 유치하려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천시의 잔고는 4천여개 일자리와 세계 경제침체로 희망을 잃어가는 송도주민들의 실낮같은 국제병원 염원이 물거품 될 수 있다. 인천시장은 정치인이기 이전에 285만 인천시민들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의사결정권자로서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 결단해야 할 시기를 놓쳐 행정력을 낭비하고 주민들을 갈등의 골로 빠지지 않도록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신속하게 결정하는 리더쉽의 지혜를 발휘하길 기대해 본다. 김창수 인천본부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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