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들이 대중교통 이용을 두려워 하고 있다는 사실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인천공항 택시·버스 승강장의 교통안내판이 내국인 위주인데다 의사소통이 어렵고 택시 호객행위가 지나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외국인이 승강장에 오면 대기하고 있던 운전기사들이 일어·영어 등의 짧은 외국어를 외치며 동시에 몰려든다니 아마 납치 당하는 공포감에 빠질 것이다. 서울, 경기, 기타 지방 등 지역위주로 구분된 버스 승강장은 무용지물과 다름없다. 외국인들은 안내 데스크나 버스 승강장 안내원에게 의존하고 있지만 여의치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여객터미널내 150여명의 자원봉사자는 영·일어 기초회화만 가능하며, 최근 급증 추세인 중국인을 맞을 준비는 거의 안돼 있는 실정이다. 특히 외국어 실력이 부족한 승강장 안내원에 대한 외국인들의 불안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례를 들어 서울 남대문시장이나 동대문시장 말고 저렴한 쇼핑몰이 어디 있느냐고 물을 경우 남대문행 버스로 안내해 주는 것이다. 더구나 택시 승강장에는 안내원조차 없고, 대부분의 택시기사들이 서울 주요지역과 호텔 등 낱말정도만 알아 듣는 형편인 것도 문제점이다.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도 역시 그러하다. 택시와 ‘공항 리무진’에서 이용가능하다는 무료 통역전화 서비스도 기대할 바가 못되고 일반버스에는 이마저도 없다고 한다. 이제 인천공항에는 월드컵 경기를 앞두고 외국인들의 입국이 부쩍 증가할 것이다. 무용지물인 교통안내판, 의사소통이 답답한 안내원, 기대이하의 통역전화로 인해 인천공항이 더 이상 외국인들을 불편하게 해서는 안된다. 인천공항은 하루라도 빨리 입국절차를 마친 관광객에게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안내 데스크를 마련, 공항 건물을 나서기 직전 교통편 및 관광지 등에 관한 정보를 한곳에서 모두 알아볼 수 있도록 서비스 질을 높여야 한다. 특히 공항 리무진버스 티켓 판매, 공항 및 주요도시 관광안내, 렌터카와 도심 호텔 교통안내 등을 세심히 배려,궁금증을 모두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이용객이 붐빌 경우를 대비해 5∼6명이 상주하는 안내 데스크를 10여m 간격으로 배치해 놔야 한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는 일은 국제적인 예의이며 국제공항으로서 당연한 책임이다. 대중교통의 국제화를 위한 인천공항의 면모 일신을 기대한다.
사설
경기일보
2002-01-0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