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축구의 명성이 그립다. 오랫동안 K리그를 호령했다. 리그 우승도 7번이나 했다. 그랬던 기억들이 이제 아득하다. 1부 잔류가 목표가 돼버렸다. 이미 2017, 2018리그에서 강등 경험도 있다. 올해도 아슬아슬하다. 현재 순위 10위로 11위 강원FC와 승점 2점 차이다. 12위에는 광주FC가 있다. 12위는 2부 리그로 강등한다. 11위는 2부 리그 2위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마지막 두 경기에 달렸다. 또다시 생존 축구다. 뒤늦게 황당한 일까지 확인됐다. 소속 외인 선수들의 탈세 범죄다. 에델, 본즈, 실빙요, 히카르도, 조르징요 등 5명이다. 지방소득세가 체납돼 있었다. 당사자들은 출국한지 오래다. 다시 돌아올 일 없다. 사실상 도주다. 액수가 적지 않다. 에델 2천100만원, 본즈 1천900만원, 실빙요 1천400만원, 히카르도와 조르징요 각각 1천300만원 등 모두 8천만원이다. 체납 기한도 다 다르다. 가까이는 2년치에서 길게는 4년치까지 있다. 성남FC는 시민구단이다. 2014년 당시 구단주였던 일화가 운영을 포기했다. 해체 위기의 구단을 성남시가 인수했다. 이제 운영은 시가 한다. 선수 이적료와 연봉도 시가 준다. 시민들이 낸 세금이다. 그런 선수단에서 발생한 무더기 탈세 도주 사건이다. 기관 관리에 소홀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2019년부터는 세금을 월급에서 원천징수한다는데 만시지탄이 따로 없다. 때마침 수원시 스포츠와 비교된다. 수원 KT위즈로 도시 전체가 잔치다. 야구 코리안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코로나로 경직된 지역에 더 없는 행복이다. 600억원을 투자한 시 행정에 시민이 박수를 보낸다. 잘했다고, 잘 투자했다고 격려한다. 비단 성적 때문만일까. 그건 아니다. 수년간 보여준 팀의 향토애가 바닥에 깔려 있다. 성남FC는 너무 다르다. 시민에 실망, 분노, 좌절을 주고 있다. 이런 구단이 과연 필요한지 묻고 싶은 지경이다. 다만, 묻고 싶은 게 있다. 이 게 선수만의 잘못인가. 기억을 스치는 모습들이 있지 않나. 구단주가 관내 기업서 165억원을 거뒀다. 곳간은 든든해졌을 수 있다. 하지만, 구설에 휘말렸다. 뇌물죄 수사라는 오염까지 썼다. 정치적 갈등에 의한 예산 삭감도 있었다. 성남시의회가 시장에 대한 견제용으로 성남FC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2018년 시즌은 그렇게 늦은 봄까지 휴업 위기에 몰리며 경기를 치러야 했다. 그러다가 이렇게 됐다. 축구를 그냥 축구로 둬라. 더는 공을 표로 계산하지 마라. 그러면 성남FC는 부활할 것이다. 위대한 유전자가 도도한 성남FC다.
사설
경기일보
2021-11-25 1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