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오기과(科)의 저어새는 천연기념물 205호로 4월을 전후해 한반도로 날아와 5~7월 평균 3개의 알을 낳은 뒤 찬바람이 불면 일본, 대만이나 인도차이나 반도쪽으로 날아간다. 멸종위기에 처한 저어새를 보호하기 위해 북한과학원 국가자연보호센터 박우일 소장이 ‘저어새 1천마리 프로젝트 계획’을 남한측에 제안한 것은 1996년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저어새 보전을 위한 제1차 국제워크숍 때 였다. 박 소장은 남측 자연환경과학정보연구센터 한상훈 당시 소장(국립공원관리공단 반달곰 복원팀장)에게 저어새의 분포현황을 조사하기 위한 설문조사와 이동경로 추적 등 5개항을 향후 10년 간 추진하자고 제안했고 양측은 즉석에서 합의했다. 한 전 소장은 이듬해부터 저어새 관련 소책자 3천부를 제작, 저어새의 위기를 알리는 한편 1998년에는 설문지 5천부를 만들어 기본조사를 실시했다. 1999년에는 유도의 저어새 번식지를 생태조사했고, 2000년 7월 저어새 번식지인 인천 강화도 남부지역과 석모도 등 강화갯벌 1억3천600만평이 천연기념물 제419호로 지정되는 성과를 얻어냈다. 북측 박 소장도 1997년 서해안 저어새 번식지 조사를 통해 그동안 2~3곳이라고 추정된 북한 내 저어새 서식지를 10군데 이상으로 늘릴 수 있었다. 남북한 학자들의 공동노력으로 1996년 450여마리에 불과했던 저어새가 1999년 570여 마리, 2001년 870여 마리, 2002년 960여 마리로 늘어났고, 올해 1천475마리가 한반도를 찾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새 한 종류를 지키기 위한 조그마한 약속이 지켜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러나 10년이 걸렸고 이를 계기로 남북한이 ‘생태통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매우 보람있는 결실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저어새의 서식지는 평북 철산 앞바다의 중도와 솔밭섬, 곽산 앞바다의 대감도, 소감도, 덕도 그리고 남북한 접경지역인 각희도, 석도, 비도, 역도(요도), 유도, 볼음도(수리봉), 인천 강화남단갯벌, 영종도 남단갯벌, 송도갯벌, 시화호, 천수만, 진도 군내간척지, 제주도 성산포·하도리(월동지)등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반도가 저어새의 주 번식지임에도 우리 정부의 관심은 ’제로’에 가깝고, 철새들이 조류독감 공포 때문에 옛날처럼 환영을 못 받고 있는 현실이 문제점이다. / 임병호 논설위원
오피니언
경기일보
2005-11-1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