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祝祭)’는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전국 기초지자체, 심지어 작은 마을과 공동체도 다양한 주제와 방식으로 축제를 연다. 축제의 사전적 의미는 ‘축하하여 벌이는 큰 규모의 행사’ 또는 ‘축하와 제사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그 정의가 알려주듯이 축제는 종교 의례에 기원을 둔다. 고대사회에서는 온 마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하늘에 제를 올리며 한마음으로 풍년을 기원하고, 동시에 감사했다. 고대의 전통적인 축제는 공동체의 번성을 간절히 바라는 성스러운 종교 의례의 일종이었다. ▶현대사회가 되면서 축제는 종교적 의례와 구분돼 유희 수단으로 부상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각 지역을 기반한 다양한 형태의 축제가 출현했다. 광주 토마토 축제, 이천 산수유 축제, 가평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등 그 지역만의 자연, 역사, 특산물, 예술 등을 부각시킨 축제들이 전국에서 쉴 새 없이 벌어지고 있다.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공유 확보하는 한편, 지역 경제 활성화 도모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천편일률적이고 ‘과잉공급’이라는 비난에도 매년 새로운 축제가 등장하는 이유다. ▶봄은 축제를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다. 이맘때면 아름다운 꽃축제를 시작으로 5월이면 각종 문화예술 페스티벌로 정점을 향한다. 도내에서도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수원연극축제, 의정부음악극축제 등이 잇달아 열린다. 이번 주에는 각 축제의 주최 측이 이를 홍보하는 기자간담회를 앞다퉈 마련했다. 주제와 소재는 상이했지만,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향유를 위한 프로그램을 강조하는 것은 동일했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일방적인 공급이 가치없으며 바라던 효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학습한 효과다. ▶올해 더 중요한 축제가 열린다. ‘장미대선’이다. 축제의 기원을 따졌을 때, 선거야말로 가장 크고 의미있는 축제다. 전 국민이 자신과 나라의 안녕을 소망하며 공평하게 한 표씩 행사하는 진정한 참여형 축제다. 조기 대선으로 5월에 치러지는 도내 각종 축제 중 20%가량이 취소되거나 연기됐지만, 영향력을 따졌을 때 불가피한 상황이다. 장미대선만큼은 국민이 주인되어 참여하는 축제로 진행돼 앞으로 맘 편히 각종 축제를 즐길 수 있게 되기를 바라본다. 류설아 문화부 차장
오피니언
류설아 문화부 차장
2017-04-13 1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