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 강상면 세월리에 사는 신재섭(49)·이혜은(40) 부부는 지난 5월6일 일곱번째 아기를 낳았다. ‘정답게 나누는 이야기’라는 뜻으로 딸 이름을 ‘정담’이라 지었다. 지방직 공무원인 신씨는 “하나님이 주시는 대로 낳겠다는 생각과 국가적 문제인 출산율 증가에 일조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여덟째도 주시면 기쁘게 맞이하겠다”고 했다. 김선교 양평군수는 5월25일 신씨 집을 방문, 2천만원의 출산장려금 증서를 전달하며 아기의 출생을 축하했다. 지난 3년간 양평군의 다자녀 출생은 넷째아 94명, 다섯째아 18명, 여섯째아 7명, 일곱째아 5명으로 경기도내 다자녀 출산율 1위다. 양평군은 2012년부터 출산장려금을 대폭 상향조정했다. 2017년에는 조례를 개정해 둘째아부터 지원하던 출산장려금을 첫째아부터 지원하도록 확대했다.양평군의 출산장려금은 첫째아 200만원, 둘째아 300만원, 셋째아 500만원, 넷째아 700만원, 다섯째아 1천만원, 여섯째아 이상 2천만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예방접종, 영양플러스사업지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지원, 신생아청각선별검사, 산모 건강회복과 신생아의 성장발달을 돕는 철분제 지원 등 적극적인 출산장려 정책을 펴고 있다. 아이를 낳으면 지원하는 출산장려금은 시ㆍ군마다 제각각이다. 양평군(200만원)과 연천군(100만원), 김포시(5만원)는 첫째아이만 낳아도 장려금을 준다. 둘째 때는 18개 시ㆍ군이 장려금을 준다. 최저 10만원(여주시ㆍ김포시)부터 500만원(양평군), 300만원(연천군), 200만원(가평군), 100만원(부천시) 등 금액이 다르다. 인구가 많아서일까. 수원시와 고양시, 용인시 등 10개 시ㆍ군은 둘째 출산까진 한 푼도 지원하지 않는다. 지원금 차이가 나다보니 출산장려금이 많은 곳으로 주소지를 잠시 옮겨 아이를 낳는 사례도 있다. 전남지역에선 22개 시ㆍ군에서 최근 5년간 출산장려금만 받아 챙긴 뒤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이른바 ‘먹튀 출산’이 1천584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의회 우승희 의원이 조사한 자료다. 지자체들이 적극 나서 출산을 장려하고, 특히 농촌지역에서 어려운 재정형편에 출산장려금을 더 많이 주는 것은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위기일 정도로 심각한 건 맞다. 하지만 지자체들의 출산장려금으로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출산율 증가를 돈으로 해결하기 보다 일자리 창출을 기반으로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교육환경 개선 등 근본적인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오피니언
이연섭 논설위원
2017-07-10 2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