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반찬은 보약’이라고 한다. 영양가 높은 봄나물 반찬이 많아서다. 그 가운데 ‘냉이’는 식탁에 가장 먼저 오르는 봄나물이다. 냉이는 특유의 알싸하고 독특한 향이 입맛을 돋운다. ‘동의보감’에 “냉이로 국을 끓여 먹으면 피를 끌어다가 간에 들어가게 하고 눈을 맑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위와 장에 좋고 간의 해독작용을 도와준다. 간 기능이 떨어져 피로가 심한 사람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특히 냉잇국은 술독을 빼는 데 효과적이다. ‘달래’의 뿌리는 마늘을 닮았고 줄기와 향은 파와 비슷하다. 달래엔 비타민을 비롯해 갖가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고 칼슘이 많아 빈혈과 동맥경화 예방에 좋다. 한방에서 빈혈, 동맥경화뿐 아니라 부인과(婦人科) 질환에 효과가 뛰어난 나물로 꼽힌다. 옛부터 달래는 강장식품으로 꼽혀 된장국에 넣으면 개운한 맛이 우러난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쑥’은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비타민A가 듬뿍 들어 있어 체내 저항력을 길러준다. 해열이나 해독, 혈압을 낮추는 데도 탁월해 조상들은 쑥을 넣어 복대를 만들기도 했다. 쑥 줄기와 잎은 쑥뜸이나 약용으로 쓰이고 어린 잎은 식용으로 사용된다. 쑥떡, 쑥버무리, 쑥국, 쑥차, 쑥인절미 등 봄나물 중 쓰임새가 제일 많다. ‘씀바귀’와 ‘고들빼기’는 이름 그대로 첫 맛은 쓰지만 미각을 돋우는 데 으뜸이다. 새콤하게 무쳐 먹으면 맛이 아주 그만이다. 잎이 조금 솟아난 2월부터 씀바귀 뿌리를 캐어 쓴맛을 우려내고 초고추장에 무쳐 먹기도 한다. 대개 쓴 나물은 열을 풀어 주고 위장을 튼튼하게 해 소화기능을 좋게 한다. 열병과 속병에도 좋아 조상들은 이른 봄 씀바귀나물을 먹음으로써 여름 더위를 이겨냈다고 한다. ‘취나물’은 산나물의 대명사처럼 여겨질 만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산채다. 취나물엔 참취, 곰취, 개미취, 단풍취 등이 있으며, 나물로 주로 무쳐 먹는 것은 참취의 어린잎이다. 산나물 중에서도 칼륨, 칼슘, 인, 철분등 무기질 함량이 매우 높다. 봄나물 반찬이 가득한 밥상을 대하면 어머니가 봄나물을 캐러 다니실 제 소쿠리를 들고 다니던 어린 시절이 그리워진다. 그러는 아들을 보며 미소 지으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더욱 선연하게 떠오른다. /임병호 논설위원
오피니언
임병호 논설위원
2009-03-1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