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에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기부의 발표를 보면 중소기업은 ESG 개념조차 모르는 경우가 절반이며, 대응 역량 또한 대기업에 비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한다. 중소 조직이 ESG 경영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조직 운영을 통해 끊임없이 임직원을 포함하여 조직을 둘러싼 이해관계자에게 영향(Impact)을 만들어 낸다. 보통은 긍정적인 영향을 훨씬 많이 만들어 내지만, 부정적 영향 또한 만들어 낸다. 온라인 게임으로 인한 디지털 중독, 과장광고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 불공정 계약으로 인한 협력업체의 손해, 정보기술 발전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위기,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생태계 훼손, 지하자원의 고갈, 직장 내 괴롭힘 등 인권 침해,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 문제 등 부정적 영향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업종이나 산업, 업력이나 규모, 조직의 구성이나 위치 등에 따라 만들어내는 영향의 종류와 규모는 천차만별이다. 조직이 만들어 내는 이런 영향을 무시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ESG 경영의 핵심이다. 제대로 영향을 관리하면 기존 가치를 유지할 수 있고, 나아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영향 관리 3단계는 다음과 같다. 첫 단계는 조직이 만들어 내는 영향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바로 영향 식별의 단계다. 가치사슬 분석을 통해 조직이 만들어 내는 영향을 카테고리 화(化) 해서 목록으로 정리하고, 필요하면 이슈별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만들어내는 영향의 수준을 측정해야 한다. 이슈별로 긍정적인 영향은 얼마나 만들어 내는지, 부정적인 영향은 얼마나 만들어 내는지를 알아야 개선할 수 있다. 관련 기구나 전문가 집단이 만들어서 공개한 평가지표를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진단 단계라고 부른다. 진단결과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제고하고, 부정적인 영향은 없애거나 줄이려는 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는 것이 개선 단계이다. 개선 계획에는 중장기 로드맵을 포함한 목표, 전략과제, 자원배분계획, 완료 여부를 체크할 수 있는 마일스톤 등이 명시적으로 문서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ESG 경영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그렇다고 점수 따기 식 접근도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가 만들어 내는 중요한 영향을 식별하고 측정하고 개선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 ESG 경영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개별 기업은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에 기여할 수 있다. 이것이 사회가 기업에게 요구하는 것이며, ESG 경영이 필요한 이유인 것이다. 이현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오피니언
이현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2021-12-22 1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