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ESG 추진의지 표명이 중요한 이유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열풍이 대단하다. ESG 관련 콘텐츠의 점유율이 어느 때보다 높다. 대기업들은 ESG 경영 활동을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다. 미디어오늘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6월 한 달 동안 네이버에 쏟아진 ESG 보도가 총 2만5천여건이라고 한다. 이 중 보도자료 기반 기사는 2만2천여건(88%)에 달한다. 보도자료가 넘쳐난다는 것은 기업들이 ESG에 엄청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ESG 열풍이 반갑지만은 않은 조직들이 있다. 우리나라 기업체 수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ESG가 규제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 무엇이든 시작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전담팀을 신설하거나 전략체계를 수립할 인력과 예산도 충분하지 않다. 이런 경영환경에서 중소기업이 ESG 경영을 도입하고자 한다면, 어떤 일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까? ESG 경영을 위한 핵심적 활동 중 가장 중요하고도 기초적인 인식제고 및 추진의지 표명을 권하고 싶다. 첫째, 임직원들의 ESG 경영에 대한 인식제고다. 임직원들은 ESG 경영의 개념과 본질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한다. ESG 경영을 통한 효과와 이점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기업은 제품(서비스)과 조직 운영을 통해 끊임없이 이해관계자와 우리 사회에 각종 영향(Impact)을 만들어 낸다. 업종이나 규모에 따라 만들어내는 영향의 종류와 특성은 천차만별이다. 조직이 만들어 내는 각종 영향을 무시하지 않고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ESG 경영의 핵심이다. ESG 성과는 영향 관리를 통해서 얻는 결과라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ESG 경영을 통해 궁극적으로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수용해야 한다. 따라서 인식제고를 위해 임직원 교육이나 워크숍, 토론회, 세미나 등의 다양한 방법을 적절하게 시행해야 한다. 둘째, 최고경영자의 추진의지 표명이다. CEO는 적극적인 ESG 경영 추진의지를 투명하고 명시적으로 밝혀야 한다. ESG 이슈를 조직의 전략 및 운영에 통합시키기 위한 첫걸음이자 매우 중요한 활동이다. CEO가 움직이지 않으면 결국 실패한다. 국내외 ESG 평가에서 우선적으로 살펴보는 항목은 예외 없이 최고경영자의 추진의지 표명 여부다. 명시적인 추진의지는 조직의 ESG 경영 비전과 전략의 실질적인 실행력을 뒷받침한다. 의지 표명은 CEO Letter, 사내 메시지, 언론기고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UNGC와 같은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가입하거나 ESG 관련 학회나 협회, 포럼 등을 조직하고 주도하면서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이현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천자춘추] 누군가의 성공을 응원하는 삶

사람은 성공을 원한다. 원한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을 원치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성공한 강의는 늘 만원이다. 자고 나면 쏟아져 나오는 성공학 책, 날마다 들려오는 성공스토리, 성공에 대한 보도, 성공을 위한 모임은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다. 사람들은 성공하려고 공부하고 연구하고 치열하게 싸운다. 성공하려고 경쟁하고 애쓰고 참고 인내하며 견딘다. 잠도 안자고 쉬지도 못하고 때로는 먹는 것도 잊고 필사의 노력을 경주한다. 성공하겠다는 각오와 결심이 도를 지나 형제와 친구를 등짐이 예사다. 지어 성공을 꿈꾸며 부모도 외면하고 매몰차게 본토 친척을 떠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혹자는 성공보다 거룩하게 살기를 원하고, 성공보다 행복을 원한다고 한다. 성공보다 정직하고 진실한 삶을 원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성공에 대한 개념의 차이일 뿐 모두가 원하는 바를 이루려는 성공을 꿈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도대체 성공이란 무엇이기에 이토록 세상은 성공하려는 이들로 분주하고 소란하며 야단들인가. 성공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목적하는 바를 이룸이라고 한다. 어떤 이는 성공이란 자아성취라고 한다. 다른 이들은 모든 것을 휘두르는 권력, 남들과 족히 비교할 수 없는 부, 대대손손 역사에 남을 명예라 말하기도 한다. 자기의 뜻을 이루거나 만족한 상태, 사랑을 쟁취함이 성공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에머슨은 자주 웃고, 많이 사랑하고, 현명한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정직한 사람들의 칭찬을 받고, 나쁜 친구들의 배반을 참아내고, 자신의 것을 나누고, 즐겁게 노래하고 웃으며 살고, 자신이 살아있음으로 인해서 다른 사람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것이 행복이라고 했다. 내 안에 만족감과 행복이 있는 것, 원하는 바를 이루어 부족함이 없는 상태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성공에 대한 정의가 참으로 다양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과연 그 성공을 이룰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성공을 위해 남을 미워하고 시기하며 비웃고 조롱함은 보통이고, 남을 깎아내리고 업신여기고 때로는 죽이기도 한다는 소식을 듣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성공만 한다면 뭐든 다 하겠다고 공언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원하는 바를 이룰 수만 있다면 생명도 건다고 서슴없이 이야기 한다. 그러나 스스로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성공을 이루려다 인생을 낭비하고 망쳤다는 사람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세상이 왜 이렇게 각박하고 황량하게 됐는가. 삶이 왜 이렇게 팍팍하고 삭막하게 되었는가. 나의 성공 외에는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는, 너무도 자기중심적이며 이기적인 삶 때문이 아닐까. 나의 성공보다 남의 성공을 위해 내가 먼저 손해보고, 희생하며, 죽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사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 아닐까. 고명진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장

[천자춘추] 군인은 무엇으로 싸우나

2월 25일 러시아는 전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지금 우크라이나 곳곳에서는 민간인 인명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유엔 인권사무소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숨진 민간인 수가 700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반면 러시아군은 3주도 안 돼 최소 7천명, 많게는 1만명이 넘는 전사자를 낸 것으로 분석되면서 애초 점쳐지던 완승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세계 최강 수준의 군대라고 생각했던 러시아 군대가 의외로 형편없는 전투력으로 고전을 겪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강력한 무기는 갖추었지만 군대가 제대로 훈련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전투에 임하는 군인들의 정신 상태라고 본다. 러시아 군인들이 전투에 대한 불분명한 사명감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개전 초기 러시아군 일선 병사 대다수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란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러시아 병사는 고향의 가족에게 훈련인 줄 알고 왔는데 내가 왜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까지 죽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울먹이면서 말하는 장면도 언론에 보도되었다. 상당수의 군인들이 자신들이 왜 싸워야 하는 지에 대한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군인은 명령에 따라 전투를 한다. 임무 수행을 위해 상대를 죽여야 하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사람에게 총을 겨누고 죽여야 할 때, 특히 무장도 하지 않은 민간인일 경우는 명확한 정당성 즉 명분이 필요하다. 지금 러시아 군인은 푸틴이라는 절대 권력자의 명령에 따라 전장으로 갔지만 막상 전투 현장에서는 도대체 우리가 왜 싸우는가? 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강한 전투 의지로 대항하고 있다. 군인 뿐만 아니라 다수의 국민이 자발적으로 총을 들고 전투에 임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12명의 자녀를 둔 한 어머니이자 군인인 한 여성이 최전선에서 싸우다 전사했다. 그들은 자신의 자유와 평화를 스스로 지키겠다는 명확한 명분과 대의가 있기에 전투 현장으로 나가 침략자들에 대한 강한 적개심으로 싸우고 있는 것이다. 군인은 자신이 왜 싸워야 하는지 분명한 사명 의식을 가질 때 강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다. 국가를 위협하는 적으로부터 스스로 자신의 자유와 민주주의 국가체제를 수호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질 때 군인은 자신을 희생해 가면서 기꺼이 싸운다. 그래서 군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분명한 대적관인 것이다. 김진형 숭실대 정보과학대학원 겸임교수, 예)해군제독

[천자춘추] 지속 불가능한 사회

20대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됐다. 거기에 맞선 정치개혁과 정치교체의 바람도 만만치 않았다. 두 가지의 교체 바람은 선거를 통한 제도적 교체기마다 항상 겹치고 공존해왔다. 2016년과 2017년 국정농단 사태와 시민 촛불항쟁,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일련의 정치적 상황에서 조기에 치러진 대선은 국정농단 심판을 넘어 사회개혁과 전환의 바람이 함께 불었다. 시민들의 촛불항쟁은 위임받은 정치권력을 사익 추구를 위해 악용한 국정농단사태가 발화점이 됐지만, 지속적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과 차별구조로 인해 시민의 기본권과 존엄성이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 근본 원인이었다. 사회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바람의 크기는 2018년 6월 지방선거, 2020년 4월 총선까지 촛불정부를 자임했던 집권당에 압도적인 승리라는 결과를 가져다줬다. 개혁과제 이행에 대한 기대가 촛불항쟁의 성과를 과점(寡占)하다시피 힘을 몰아준 국민들의 선택을 가져왔지만, 더딘 실천과 위선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몇몇 인사 문제,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 상황과 맞물린 양적완화와 부동산 경기 과열, LH의 오랜 적폐가 겹쳐 드러나면서 정권교체라는 결과를 낳았다. 시민들은 민주당에 큰 권한을 위임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력과 의지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결과적으로 정권교체라는 집단지성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대선은 대통령으로서 역량과 정책보다는 거대 양당 후보들의 개인적 자질, 배우자와 가족의 문제까지 버무린 네거티브 프레임이 강하게 형성되면서 어떤 교체여야 하는지 진검승부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표면적으로는 정권교체에 미세하게 기울었다. 5년 단임 대통령제의 권한은 짧고 강하지만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만큼, 특정 정치세력이 시민들의 기대에도 부응하면서 자기 철학에 기반해서 사회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힘을 축적해가기가 쉽지 않은 것이 우리나라 정치적 환경의 다이내믹함이다. 가만히 보면 우리는 비슷한 얘기들을 하고 있다. 공정, 정의, 민주주의, 민생경제와 복지, 국민 눈높이와 정치인의 위선. 경제, 외교, 국방, 남북관계, 교육, 기후, 에너지, 식량, 생태계, 불평등, 지방자치와 균형발전 등의 과제를 더 잘 해결하기 위해서 더 성장하고 개발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정당과 이념을 가리지 않고 비슷한 것 같다. 물론 남북관계 등 특수한 문제에서 미세한 차이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어쨌든 우리의 시야는 경제성장의 과실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달리 말하면, 모든 것을 상품화하고 무한 경쟁심이 개인의 인성과 보편적 도덕을 대체하는 사회와 시스템을 말한다. 이것의 무한반복태에 우리는 살고 있다. 지속 불가능한 사회다. 윤은상 수원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천자춘추] 윤석열 당선인에 바란다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34살 청년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 꼭 전하고픈 이야기가 있다. 부디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행정 효율화를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현행 증빙서류 대부분은 민원인이 관공서에서 발급받아 관공서로 제출한다. 즉 오른손에서 발급받아 왼손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데이터 연동해서 동의 버튼만 눌러도 되는 일이다. 서버 몇백 대면 충분한 일을 전 국민과 공무원이 나서서 하고 있다는 것은 비효율의 극치이자 분통 터지는 일이다. 이러한 행정의 억압에서 국민을 해방하는 일이 첫째가는 복지이고 국가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바위를 왼쪽으로 옮겼다가 오른쪽으로 옮기는 일을 반복하는 소모적인 정책 말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생산성 있는 정책이 보고 싶다. 평생 실업(實業)에 종사해 본 일 없이 구름 잡는 얘기만 하면서 살아온 사람의 말과 글은 일견 논리적이지만 어딘지 공허하다. 이러한 어설픈 지식인들은 올바른 현실 인식 없이 이상론만 주입한다. 그리고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에 빠져 분노하는 사람들을 남모르게 착취한다. 책임지고 헌신한 이들이 가져야 할 존경을 도둑맞게 되면, 기업가정신은 위축될 것이고 누구도 공동체의 번영을 위해 헌신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의 대한민국에서는 착한 얼굴을 하고 아무 변화도 만들지 못하는 가짜 영웅이 아니라, 흙탕물을 뒤집어쓰고 일자리를 만들어 월급을 줘보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진짜 기업가들의 도전이 존중받았으면 한다. 끝으로, 코로나19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들에게 사회안전망을 제공해야 한다. 약자에게만 사회적 책임을 미루고 희생양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주변의 작은 가게 사장님들은 노동시장의 강자가 아니라 또 다른 사회적 약자다. 우리 사회는 이들의 파산과 생명에 실질적인 안전장치를 준비해야 한다. 국가가 절망하는 구성원들을 외면하고 방치한다면 우리 공동체의 신뢰는 반드시 무너질 것이다. 다시 오는 봄 이맘때에는 골목마다 웃음이 피어나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한다. 민재명 크리에이터

[천자춘추] 0.73%의 깊이와 24만7천77표의 거대함

지난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 결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24만7천77표(0.73%)를 더 득표했다. 탄핵 이후 탄생한 촛불정부가 5년 만에 탄핵당한 정당에 정권을 넘겨줬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문제는 이미 예고됐다는 점이다. 근 2년 가까이 정권심판 여론은 과반을 넘었고,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은 완패했다. 남은 것은 선전한 이재명 후보와 0.73%의 아쉬움과 장탄식뿐이다. 민주당 패배의 어두운 그림자를 예고했던 몇 가지 데이터를 확인해보자. 첫 번째 데이터,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전개된 위성정당 창당과정에서 벌어진 유권자와의 이격이다. 한국리서치 여론조사(2020년 3월 1~2일 실시) 중 민주당도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① 전체국민 중 필요하다는 25.7%, 필요하지 않다는 58.3%, ② 중도층 응답자 중 필요하다는 25.9%, 필요하지 않다는 59.1% ③ 민주당 지지자 중 필요하다는 40.9%, 필요하지 않다는 48.1%였다. 그런데 민주당 권리당원들의 전당원투표는 필요하다 74.1%, 필요하지 않다 25.9%였다. 국민, 중도층, 민주당 지지층은 반대했는데, 민주당 권리당원들은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두 번째 데이터, 2020년 국회의원 선거 압승의 이면에 나타났던 민주당 다수유권자 연대의 와해 현상이다. 전국 지역구 투표 득표율에서 양당 지지율 격차는 9%p 차이(12위 정당 간의 득표 차이 244만여 표)로, 이전 대선과 지방선거의 557만~631만여 표 차이와 비교하면 매우 좁혀졌다. 이미 국회의원 선거 때부터 지방선거 압승의 유권자연대는 와해되고 있었던 것이다. 세 번째 데이터, 2020년 국회의원 선거 이후 민주당을 이탈한 유권자층의 규모는 계속 증가했다. 한국일보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2021년 5월 25~27일) 결과,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한 유권자의 35%가 민주당 지지를 철회했다. 이 민주당 이탈층 중 중도성향 유권자는 42%였고, 이 이탈층의 40% 이상은 내년 대선에서 야당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국민이 바라는 것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고, 유권자들의 먹고사는 민생문제보다는 검찰2027언론 개혁 등 정치적 의제에 매달렸다. 먹고 살만해서 그런 것일까? 국민을 선도한다는 사유체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서 그런 것일까? 민주당의 왜곡된 욕망 추구는 장기 불황의 늪으로 인도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을 바꾸지 못하면 0.73%는 너무 깊기만 하고, 24만7천77표는 너무 거대해만 보인다. 김종욱 동국대 행정대학원 대우교수

[천자춘추] 세계유산 조선왕릉 동구릉역

구리시에서는 오는 2023년 9월 개통을 앞둔 지하철 8호선 연장 별내선 구리시 구간의 역사(驛舍)의 이름을 짓기 위한 선호도 조사가 한창이다. 별내선은 암사역에서 구리를 거쳐 남양주 별내역까지 12.8㎞로 구리시에는 BN2~BN4 3곳에 역이 생긴다. 기존의 구리환승역(BN3)은 확정이 됐고, BN2 장자호수공원 부근과 BN4 동구릉 부근 두 곳은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1차 조사에서 BN2는 장자호수공원역, 토평역, 장자역, 수택역, 교문역으로 BN4는 동구릉역, 동구역, 인창역으로 압축됐다. 역주변의 마을이름과 대표적인 문화유산이 함께 후보에 오른 것이 인상적이다. 아무튼 2차 설문조사를 이달 15일까지 거치고 4월 구리시지명위원회의 최종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도심 땅속과 땅위를 가르고 달리는 지하철과 전철의 역사(歷史)는 영국으로 1863년 증기기관차가 시초다. 우리나라는 1974년 광복절에 개통된 수도권 전철 1호선으로 청량리에서 동대문 구간인 소위 종로선이 최초이며 현재 서울과 수도권에는 10개 노선 326곳의 역이 있다. 역의 이름에는 마을의 이름과 대학교, 특별한 장소를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 중 세월에 따라 원족(遠足), 소풍(逍風), 체험학습의 장소로 유명세를 탔던 조선 왕릉의 이름을 간직한 곳도 적지 않다. 태조의 계비 신덕왕후의 정릉역(우이신설경전철), 성종 부부와 중종이 묻힌 선릉과 정릉은 선릉역(수인분당선), 선정릉역(9호선)으로 중종의 제2계비인 문정왕후의 태릉과 명종의 강릉은 태릉역입구역(7호선), 단종의 비의 사릉역(경춘선), 중종의 원비 온릉역(교외선)이 대표적이다. 여주의 세종대왕역(경강선)은 원래 영릉역이었으나 개명된 것이고, 4호선 연장선에도 세조의 광릉이 들어간 진접광릉숲역이 있다. 8호선 연장 별내선 구리시 3곳의 역이름 선호도에 동구릉역을 많은 시민이 선택을 했다. 고무적인 일이다. 여기에 조금 더 보탰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동구릉은 조선을 개국한 태조의 건원릉을 비롯해 9분의 왕과 10분의 왕비가 묻힌 우리나라 최대의 왕릉군이다. 2009년 조선뫙릉이 세계유산에 등재를 하게한 단초이기도 하다. 동구릉역으로 선택이 된다면 이름이 조금 길더라도세계유산 조선왕릉 동구릉역이라 짓고, 역사(驛舍)를 조선의 왕릉과 묘 42기를 소개하고, 왕릉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이웃나라인 중국 , 베트남, 일본의 왕릉조성방법을 비교하는 문화공간으로 꾸미는 것은 어떠할까. 공간을 잘 이용하는 것도 역사(歷史)의 재발견이다. 한철수 시인구지옛생활연구소 소장

[천자춘추] 캡틴 우크라이나, 이제 미래를 말하자

지난 8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영국 하원 화상 연설이 화제이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패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숲에서, 들판에서, 해변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1940년 6월 윈스턴 처칠이 우리는 해변에서 싸울 것이다는 유명한 연설에 비유한 연설이다. 2차 세계대전 중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영국인들의 항전 의지를 고취시키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었다. 그날 영국 의원들은 눈시울을 붉히고, 기립 박수를 보냈다. 삼손과 골리앗 싸움과 같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죽음을 불사한 우크라이나 사람들 저항의 모습은 저 멀리 어느 동유럽 남의 나라가 아니라 바로 72년 전 우리에게도 있었던 민족상잔의 비극과 마주한 듯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그 시절 우리도 화염병과 실탄이 떨어진 빈 총을 거머쥐고 적의 탱크와 빗발치는 포화 속으로 기꺼이 뛰어든 무명용사들의 장렬한 투혼이 있었다. 국가의 위기를 논할 때 많은 사람은 국가지도자가 역사의 흐름에 얼마나 중대한 영향을 미쳤는가를 평가한다. 그래서 특정한 시기에 누가 국가 지도자였더라면 역사는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생각한다. 우크라이나의 지도자는 러시아의 탱크와 군대에 맞서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여 전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였다. CNN은 우크라이나 최대 비밀병기는 젤렌스키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진정한 캡틴 우크라이나이다. 전쟁 같은 대선이 끝난 지도 5일이 지났다. 튼튼한 안보로 끔찍하고 파괴적인 참상이 우리에게도 발생해서는 안 되지만, 과연 젤렌스키처럼 암살 위협에도 가족과 함께 조국에 남아 끝까지 싸울 정치인, 위기 속에서도 국론이 분열되지 않고 국민을 뭉치게 할 수 있는 국가 지도자가 몇이나 될까 생각한다. 윤석열 당선자의 앞날은 기대 반 걱정 반이라는 여론이다. 그는 자신을 대통령 자리에 세운 국민 뜻이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라는 개혁의 목소리이고 국민을 편 가르지 말고 통합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라고 했다. 말한 대로 실천하면 좋은 대통령이 될 것이다. 이제 미래를 말하자. 세계는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정확히 반(半)으로 갈린 상호불신의 국면을 찾아내어 탕평과 정권교체로 함몰된 정치교체도 이뤄야 한다. 군주론 속에 들어 있는 권력의 악마적인 측면을 널리 알려 경계로 삼길 바란다. 권력유지를 위한 지도자보다는 법의 정신이 구현되고 파벌적 정쟁도 멈추고 국민과 함께 가길 바란다. 희망의 나라 더 나은 세상이 만들어지길 바라며. 이만종 한국테러학회장호원대 법경찰학과 교수

[천자춘추] 尹 당선인이 그려야 할 일자리 1번지

19세기 중반, 당시 마차(馬車) 관련 산업에 종사하던 이들이 주축이 돼 의욕적으로 만든 법안 하나가 있다. 바로 붉은 깃발법(Red Flag Act)이다. 마차가 붉은 깃발을 꽂고 달리면 자동차는 시속 3㎞ 이하로 그 뒤를 따라가는 법이다. 마부들은 자동차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 것을 우려해 자동차가 마차보다 빨라서는 안 된다는 것을 법제화시켰다. 그러나 일자리에 관한 그들의 우려는 하나의 공상에 그치고 말았다. 이후 자동차 산업이 성장하면서 마차 산업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지금 입장에서 보면 당시의 마차 종사인들의 공포감이 얼마나 허망했는지 알 수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공포는 21세기인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5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국 2030대 남녀 8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83%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붉은 깃발법을 만들었던 마부들의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경제는 지난 수년간 고용 없는 성장의 장애물에 직면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최근 이슈는 정보기술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확대됐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반도체와 스마트폰 분야다. 현재 이 두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지만, 워낙 기술 중심이다 보니 성장에 정비례해서 고용이 늘지 않았다. 이러한 암울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벤처스타트업이 나타났다. 이들은 경제의 역동성을 재조직하면서 한국 경제를 기초부터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벤처스타트업 3만 6천209개사의 고용은 76만 4천912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1년간의 고용과 비교한 결과 무려 2020년 말 69만8천897명 대비 6만6천15명 으로 늘어난 수치다. 4대 그룹 신규고용 인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결과였다. 또한 2021년 말 기준 유니콘(18개사)이거나 과거 유니콘(9개사)이었던 27개사 들은, 2021년 말 1만1천719명을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3천863명 늘어난 것으로 고용 증가율은 무려 49.2%에 달했다. 기업당 고용 증가를 보면 유니콘 15개사가 평균 257.5명을 추가로 고용, 벤처기업 3만6천209개사의 평균 고용 증가 인원 1.8명의 140배를 상회했다. 결과적으로 고용없는 성장이라는 한국 경제 최대의 장애물을 넘기 위해서는 창업생태계 활성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퍼주기식 지원예산이 아니라 창업가가 스스로 생존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하는 창업 지원정책 수정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 김영록 (재)넥스트챌린지아시아 대표

[천자춘추] 명승부(名勝負)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가 펼쳐진 지난 2월13일. 방송 해설을 하던 전 빙상 여제 이상화가 눈물을 흘렸다. 자신보다 세살 위 오랜 친구인 일본선수 고다이라 나오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500m서 17위로 부진한 직후다. 반일 감정이 강한 국민정서로 볼 때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그러나 둘이 10여년간 오랜 세월을 빙판에서 경쟁하며 국경을 넘어 우의를 다져온 친구 사이라는 것을 안다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4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을 관심있게 본 국민이라면 더 이해하기 쉽다.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대회와 2014년 소치 대회에서 500m를 2연패한 뒤 열린 평창대회서 고다이라에 막혀 은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고다이라는 자신보다 늦게 경기를 한 이상화에게 다가와 안아주며 위로햇다. 이 모습은 오랫동안 국내 팬들에게 회자될 정도로 명장면으로 남아있다. 훗날 이상화는 당시 안방에서 3연패를 달성해야 한다는 국민적 기대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해 마음을 짓눌렀다고 소개했다. 그런 이상화로서는 이번 올림픽서 수성에 나선 친구의 심리적 압박감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눈물을 흘린 것이다. 오랜 라이벌이면서도 진정한 우정을 보여준 한일 빙상 스타의 모습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포츠는 경쟁을 통해 승부를 가리고 승자는 승리의 달콤한 열매를, 패자는 패배의 쓴 맛을 느끼는 것이 냉혹한 승부의 세계다. 하지만 승부의 결과만으로 명암이 갈리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많은 스포츠 현장에서는 결과를 떠나 훈훈한 이야기를 쏟아낸다. 물론 정당한 승부를 겨룬 상황하에서다. 승자는 패자에 대한 위로와 아량을, 패자는 승자에 대한 진정한 존경과 축하를 보내기에 스포츠가 아름다운 것이다. 경쟁에 있어 명승부는 박진감 넘치는 좋은 경기내용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상화와 고다이라처럼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결과에 승복할 줄 알고,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며 상대의 마음까지 읽을줄 알아야 결과를 떠나 명승부를 연출하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반칙이 정당화 되고, 좀처럼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풍토가 보편화 돼있다. 지난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선거는 1, 2위간 격차가 0.76%p 차이로 당선자의 운명이 갈린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내용으로는 가히 명승부라 불릴만 하다. 하지만 이번 선거가 진정한 명승부가 되기 위해서는 당락을 떠나 상호 존중과 배려 그리고 국가와 국민을 바라보는 협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조윤혜 남서울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천자춘추] 공명의 힘

차 한 잔을 하려고 들렀던 서울 어느 작은 찻집의 이름이 공명(共鳴) 이었다. 찻집 이름치고는 참 특이했다. 분위기나 인테리어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공명을 직역하면 함께 운다 는 뜻이나, 여기서 명(鳴)은 울음보다는 울림이다. 남의 감정이나 행동에 공감(共感)하거나, 다른 진동체에 끌리어 동일한 진동수로 진동하는 공진(共振)의 현상을 곧 공명이라고 한다. 찻집 명명(命名)의 의도를 헤아리면서 공명의 의미를 떠올려 봤다. 학교에서 과학 시간에 같은 U자형 말발굽 쇠를 가지고, 한쪽을 치면 옆에 쇠도 따라서 울리는 현상인 공명을 실험으로 배웠던 기억이 있다. 지난 1월에는 서울 어느 33층 건물에서 지진으로 오인될 만큼의 심한 진동이 신고됐다. 확인 결과 입주한 연예기획사 안무연습실의 아이돌 춤 연습 때 생긴 진동이 원인이라고 했다. 오래전에도 서울의 테크노마트 건물의 진동소동도 공명 현상인 것으로 발표된 바 있다. 동일한 진동이 주기적일 경우 흔들림이 증폭된다는 것이다. 군대에서 대오에 맞춰 구보하다가도 교량에서는 중지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독일에서는 환자로부터 채취해 보관하던 건강치 않았던 혈액(血液)이, 그 환자가 건강을 회복하면서 건강한 혈액으로 바뀐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보관됐던 혈액이 본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 의사는 수많은 사람의 임상실험을 통해 이 사실을 확인했다. 일본에서는 두 사람이 한 팀을 이뤄서 자신이 불편한 부위를 상대방 부위에 마사지 하는 실험을 했다. 내 어깨가 아프면 상대방의 어깨를, 내가 머리가 아프면 상대방의 머리를 마사지를 하니까 나의 증세가 호조 되더라는 것이었다. 이미 채취해 놓은 건강치 못한 혈액도 환자가 병이 나으면 그 혈액도 따라서 건강해지고, 나의 불편한 곳을 타인의 부위에 마사지 하면 내 불편함이 사라지는 것, 이러한 현상을 바로 공명현상이라고 한다는 것을, 어느 책에서 읽은 기억이 새삼 났다. 이렇듯 공명의 효과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다. 요즘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연일 20만 명이 넘는 것으로 발표된다. 질병 당국 탓만 하기는 무소용이다.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 감염으로 고통받는 분들이나 가족들의 아픔도 크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사투는 눈물겹다. 시군 보건소 직원들의 고생도 이루 말할 수 없다. 상황 극복을 위해 우리 주변이 모두 힘겹게 견뎌내는 요즈음이 공명이 필요한 때일 듯하다. 스스로 조심하면서 방침에 협조하고, 주변의 고통과 아픔에 대한 이해와 배려, 방역 종사자들 노고에 한마디 격려도 공명이다. 공명의 힘으로 함께 감내 되기를 염원해 본다. 황용선 前 파주부시장

[천자춘추] 보육정책의 방향

보육서비스 부문 중 행정적인 측면을 간과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행정의 막힘은 보육서비스 질 초래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우선 보육행정을 간소화하자. 보육료를 비롯해 재무회계, 수업, 환경 등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이런 규정과 규칙들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그 기준을 너무 높여 놓고 준수하라는 것은 심한 규제라고 할 수 있다. 매년 바뀌는 정책에 따른 교육(회계 재무교육, 평가인증교육, 누리과정교육 등)이나, 평가제를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과 재정을 소비하고 있다. 특히, 평가제를 위한 서류(대장, 일지, 문서 등)는 수십 종류가 된다. 원아관리에서 원아 1명에 관한 서류가 10여 종류가 되고, 이것을 정리하고 처리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어 보육지원 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온다. 행정에 대한 서류들을 간소화하고, 보육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시행하도록 해야 한다. 필요한 것은 보완 및 통합하고, 불필요한 서류는 과감히 삭제하여 행정업무를 감소시키자. 지도점검 방법을 개선하자. 지도점검의 목적은 보육법령 및 사업지침을 준수하도록 지도하고, 어린이집의 고충 해소를 위해 상담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어린이집 지도감독은 공무원과 어린이집이 갑과 을의 관계로 시행되고 있어 영유아보육법을 준수해 원을 운영하면서도 마치 죄를 지은 사람처럼 감독과 감사를 받고 있다. 규제와 감독보다는 어린이집 스스로 자율적으로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지도해야 한다. 물론 규정에 대한 고의적 위반에 대하여는 법적 제제가 따라야 한다. 점검을 통해 문제가 있는 어린이집은 컨설팅하고,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각종 점검지표의 통일성을 기하자. 현행 어린이집은 평가제, 열린어린이집, 시 구청의 지도점검, 부모모니터링 등 많은 지도와 점검을 받는다. 그러나 같은 어린이집 운영에서도 모든 점검의 지표가 여러 부분 다르다. 이는 현장에서의 시간낭비와 아이돌봄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 이를 통일해야 한다. 보육담당 공무원을 전문직으로 채용하자. 보육담당 공무원은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보육담당 공무원의 약간 명을 어린이집 교직원 중에서 요건에 맞는 사람을 채용하여 보육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현장에 맞는 행정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보육정책위원회 운영을 개선하자. 보육정책위원회 위원 구성에 어린이집 대표의 수를 증원하도록 하고, 그 기능을 강화하여 실제적 위원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위원 중 어린이집 운영자는 2명뿐이다. 이는 현장의 소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위원회가 되고 있다. 정책을 건의하고 심의하는 위원회가 되도록 개선해야 한다. 직장어린이집 위탁기간을 통일하고 특색을 확립하자. 직장어린이집의 위탁기간은 3년, 5년 등으로 다르다. 국공립과 동일하게 5년으로 통일하여 운영의 안정성을 보장해야 한다. 직장어린이집은 국공립도 아니고 민간도 아닌 상태이다. 지도점검 시 정부지원 시설인지 개인시설 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보육사업의 발전과 문제해결은 민 관 학의 계속된 정책개발과 예산편성 특히, 정책 입안자들의 우선순위 정함에 있다. 이만수 협성대학교 특임교수(사)한국보육교사교육연합회명예회장

[천자춘추] 점박이물범, 국제협력연구 필요

지난 2월16일 아침, 백령도에서 연락이 왔다. 백령도 북쪽해안에 점박이물범 새끼가 좌초돼 확인하러 간다는 연락이었다. 해안 근무 중이던 군인에 의해 발견됐고, 해병대, 백령면사무소, 해경백령파출소를 비롯해 백령도에 상주해있는 인천녹색연합 황해물범시민사업단이 현장을 방문해 조사가 진행됐다. 좌초가 확인된 점박이물범은 길이 95㎝, 둘레 20㎝로 배내털(Laguno)이 온전한 상태로 덮여 있었다. 배내털, 즉 어릴 때 돋는 흰털로 덮여 있다는 것은 태어난 지 1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은 것이다. 그동안 점박이물범이 혼획되거나 좌초되어 떠밀려온 사례는 있었지만, 새끼가 좌초된 것은 처음이었다. 점박이물범의 생태적 특성과 지난 2021년 3월 충남 태안군에서도 배내털이 덮여 있는 살아있는 상태의 점박이물범이 확인된 것과 연계해 보았을 때, 한반도 서해연안 번식 가능성이 있다. 백령도와 가로림만에서 주로 관찰되는 점박이물범은 겨울철이 되면 중국 랴오둥만으로 북상해 1월 말쯤 유빙 위에서 새끼를 낳는다. 배내털을 가진 갓 태어난 새끼는 한 달 이후부터 털갈이를 시작해 점무늬를 띄는 것으로 알려졌다. 갓 태어난 새끼는 배내털이 떨어지기 전까지 물속 생활이 어렵고, 어미의 보살핌이 있어야 한다. 그런 어린 개체가 중국에서부터 헤엄쳐 태안까지 왔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이번에 확인된 좌초된 개체도 외형상으로 양호한 상태인 것으로 보았을 때 멀리에서부터 떠밀려왔을 가능성보다는 멀지 않은 곳에서 번식한 개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점박이물범에게는 국경이 없다. 중국, 북한 등 황해바다를 자유롭게 오가는 점박이물범의 번식지와 서식지를 연계한 연구가 필요하다. 협력연구를 통해 유빙이 아닌 곳에서의 번식환경을 새롭게 확인하는 과정일수도 있고, 환경오염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가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확인할 수도 있다. 새로운 번식환경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점박이물범의 서식실태와 황해권역 해양환경을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와 가치가 있을 것이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천자춘추] RE100과 EU택소노미

미국의 청년 기후행동 단체인 선라이즈 무브먼트의 활동가 올리비아 클라크가 한국의 대선 후보들을 향해 기후위기에 대응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진지하게 공부하라며 쓴소리를 했다고 한다. 선라이즈 무브먼트는 지난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지지하던 버니 샌더스가 후보 경선을 포기하자, F학점 보다는 C학점이 낫다며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한 트럼프 대신 차선의 바이든 후보 지지운동을 벌여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 한국의 대선 판에서도 기후변화 논쟁이 벌어졌다. 지난 2월3일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RE100과 EU택소노미 등 생소한 용어들을 놓고 유력한 두 후보가 설전을 벌였다. 비록 싱겁게 끝이 났지만, 토론회를 계기로 글로벌 교역과 기업경영에서 재생에너지로의 대전환을 목표로 하는 RE100과 기후 중립 달성을 위한 EU택소노미 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는 데는 기여를 한 셈이다.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2050년까지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퍼센트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자발적 협약이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애플, 구글 등 세계 유수의 315개 기업이 RE100에 가입했으며, 우리나라도 2020년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이 가입한 데 이어 LG에너지솔루션, 아모레퍼시픽 등이 지난해 가입해 14개의 국내 기업이 RE100에 동참을 선언했다. EU택소노미는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의 범위를 녹색산업 분류체계로 판별해 녹색 활동으로 규정된 분야에 한해 그린 딜(Green Deal) 예산을 투자하겠다는 것으로, 그린택소노미(Green Taxonomy)의 개념을 구체화한 것이다. EU택소노미는 유럽연합이 2020년에 최초로 발표했으며 환경보호, 에너지, 제조, 수송, 예술 및 엔터테인먼트 등 13개 분야에 걸쳐 모두 101개의 행동을 녹색 활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RE100이 민간기업 주도의 이니셔티브라면 EU택소노미와 한국의 K택소노미는 정부 차원에서 탄소 중립을 이행하기 위한 제도라는 차이가 있다. RE100과 EU택소노미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글로벌 산업 생태계에서 이들 제도에 동참하지 않으면 기업 활동의 제약을 넘어 국가 경쟁력의 제한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수출로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우리나라에는 발등에 불씨가 떨어진 것이다. 안동희 여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공동회장

[천자춘추] 흘러가는 것은 저 물과 같구나

다산 정약용은 오랜 유배 생활을 끝내고 고향 열수(洌水:한강)에 돌아온 지 18년 만인 1836년 음력 2월22일 75세를 일기로 남양주 마현리 자택에서 별세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날은 부인 풍산 홍씨와 혼인한 지 60년 되는 회혼일이기도 했다. 혼인한 날과 세상을 떠난 날은 복사꽃이 피던 봄날이었다. 57세의 나이에 고향에 돌아온 정약용은 미완이었던 목민심서(牧民心書)를 완성했고 흠흠신서(欽欽新書), 아언각비(雅言覺非), 매씨서평(梅氏書平) 등의 저작을 내놓았다. 중년 이후 정약용은 매우 불행한 삶을 살았다. 그럼에도, 죽을 때까지 백성을 위한 구세적 열정을 잃지 않았다. 또한 자연인으로 돌아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열수(한강)를 중심으로 북한강과 남한강을 여행하면서 새로운 조선을 발견하려 했다. 정약용은 그의 나이 60세에 육경사서로 자신을 닦고 일표이서로 국가를 다스리고자 했으니 본말이 구비되었다고 선언했다. 그에게서 경학연구는 곧 경세 즉 국가 개혁안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 작업이었다. 아울러 경세유표목민심서흠흠신서로 대표되는 경세서를 통해 새로운 국가상을 제시했다. 해배 이후 정약용은 신작, 김매순, 홍석주, 이재의 등 경기 한강 주변의 최고 학자들과 학술논쟁을 벌였다. 정약용을 중심으로 이곳 한강변에서 이루어진 19세기 경학논쟁은 경학을 위한 경학이 아닌 현실 사회에 적용될만한 효용성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해배 후 죽기 전까지 한강변에서 지낸 한 백발노인의 마지막 18년은 울분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진 영혼이 써 내린 제2의 인생 서막이었다. 19세기 전반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던 조선 지식인의 고민과 갈등, 그리고 미래에 대한 전망은 그의 문집 여유당집과 여유당전서로 정리돼 오늘날 소중한 유산으로 전승되고 있다. 현실 정치에서 자신의 이념을 실현할 수는 없었지만, 탁고개제(托古改制)의 이념을 저술에 담았다. 고향집 앞을 흐르는 한강을 바라보면서 정약용은 흘러가는 것은 저 물과 같구나!(逝者如斯夫)라고 한 공자의 심경을 곱씹어 보았지 않았을까. 정성희 실학박물관장

[천자춘추] ‘탈원전 정책’ 강행과 후퇴를 보며…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신고리 56호기 건설공사의 재개와 향후 원자력발전의 감축을 두고 시민참여단의 합숙토론 및 찬반표결을 거치도록 했다. 매몰비용 때문인지 건설공사 재개는 찬성이 6대4로 앞섰으나, 원전 감축에 53.2%가 동의했다. 전기공급 비중, 관련 산업규모, 기업의 가격경쟁력 등에 비춰 탈원전을 필두로 한 에너지정책은 국가의 반(半) 백년대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 안팎에서 토론이나 공론화 과정도 없고, 국회의 동의 없이 행정부 입법만으로 급히 추진되어도 좋은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471명이 2박3일 고민했다지만 임의 선발된 비전문가들이다. 그분들 의견은 지금도 똑같을까? 정부와 몇몇 언론은 숙의민주주의라고 찬양하며 결정권을 시민에게 일임한 듯 말했지만 4년여가 지난 지금 대통령이 건설 지연된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를 가능한 빠르게 단계적 정상가동이 가능하도록 점검하라는 취지로 주문했다 하니 실상 숙의민주주의는 허울이었고, 의견 취합은 탈원전의 명분을 얻거나 국민에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방편이 아니었나 하는 의심도 든다. 탈원전 정책의 일환으로 태양광 패널이 국토 곳곳에 설치됐다. 설치비용이 비싸고 발전 효율이 극히 낮다는 근본적인 결함, 태양광 패널에 먼지나 눈이 쌓일 때의 관리, 우기가 계속될 경우의 발전 중단, 사용 연한에 다다른 썩지 않는 태양광 패널의 처리, 시설 부지의 확보를 위한 과도한 벌목과 그에 따른 산사태 위험, 발전효율을 낮추는 다습한 기후와 유사 시 전력 수입이 어려운 지리적 요건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는 사항임에도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과연 수지타산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나 기회는 너무도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의 태세전환과 정부의 출구전략을 보노라니 의구심은 더욱 가중된다. 태양광발전사업 보조금은 이미 집행됐고 시설 납품업체들은 거래를 끝냈지만, 정작 업체들은 태양광 사업에서 손 떼기에 바쁘단다. 산림청은 2017년부터 3년간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위해 전국 임야에서 총 232만여 그루의 나무가 베어졌다고 밝혔고,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전력생산비용 누적 손실이 향후 30년간 1천조원을 넘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과거의 절차진행 못지않게 앞으로 감당해야 할 책임 문제도 진지하게 짚어봐야 하는 이유다. 설대석 법무법인 대화(大和) 변호사

[천자춘추] 세계 평화

아방가르드(avant-garde)라는 말이 있다. 원래 군사용어인 프랑스어인데, 전쟁터 맨 앞에서 경계, 수색, 장애물 제거 임무를 맡아 부대의 전진을 확보하는 첨병을 뜻한다. 이 말이 예술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차 세계대전 이후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세상에서 위기에 처한 예술을 급진적으로 개혁하고자 등장한 경향을 일컫는다. 20세기 초의 이 같은 예술 작품들을 특정해 가리키던 아방가르드는 혁명적인 예술이라는 의미로 광범위하게도 쓰이게 됐다. 백남준 탄생 90주년의 포문을 여는 백남준아트센터의 첫 전시는 바로 이 아방가르드가 핵심어다. 새로운 매체, 새로운 예술, 새로운 지평을 찾아 앞서서 길을 나섰던 아방가르드 예술가 백남준을 조명하기 위해서다. 백남준의 열 가지 결정적 장면을 플래시백처럼 거슬러 올라가는 이 전시의 제목은《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이다. 백남준의 아방가르드는 예술을 개척하는 일만이 아니었다.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의 시대를 살며 백남준은 세계평화와 소통의 문제가 예술가에게도 가장 긴급한 사안이라 보고, 자신의 예술이 이에 일조할 수 있도록 깊이 사유하고 힘껏 움직였다. 아방가르드는 인간의 선한 의지, 떳떳한 양심으로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선봉에 서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백남준은 1970년대에 세계 평화와 지구 보존이야말로 최고의 공익이라 천명하고 세계에 대한 아방가르드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개진하면서 지구의 곳곳을 연결하는 방송의 형식으로 다양한 작품을 만든 바 있다. 국경을 넘어 널리 퍼져 나가는 방송이 냉전 시대 철의 장막에도 구멍을 뚫을 만큼 평화의 매체로 쓰일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이 아름답고 고요한 강을 찬미합니다. 피의 강이라고도 하네요. 얼마나 많은 생명이 이 피와 눈물의 강에서 희생되었을까요? [] 우리는 수십 마일에 이르는 테이프들이 정글을 감싸는 것을 발견했죠. 지금 우는 것처럼 보이네요. 이것은 빗물일까요, 눈물일까요? 2차 세계대전의 가장 격렬한 전장 중 하나였던 남태평양 과달카날 현지에서 백남준이 직접 제작하고 뉴욕에서 방송했던 비디오 작품 <과달카날 레퀴엠> 속 내레이션이다. 그리고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우리는 또다시 전쟁의 참황을 목격하고 있다. 방송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는 전쟁의 비극은, 진부한 구호인 것만 같았던 세계 평화를 또다시 절실히 외치게 한다. 김성은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천자춘추] 초저출생 잠재울 차기 정부를 기대하며...

저출생의 광풍이 점차 심해지고 있다. 유아 수 감소로 인해 유아교육 기관의 재정난이 심각해지고 폐원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폐교 위기에 내몰린 초등학교가 늘고 있고, 지방대학 미충원 사례가 들불처럼 확산하고 있다. 경기울산세종을 제외한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경기도도 머지않아 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다. 2012년에 48만명 수준이던 출생아 수는 불과 8년이 지난 2020년에 27만명 수준으로 급격하게 줄었고, 대표적인 인구유입 지역으로 꼽히는 경기도의 출생아 수도 계속 감소해 2020년부터 8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정말 아찔하다. 1990년만 해도 고운 딸 하나 백 아들 안 부럽다와 같은 구호를 내세우며 초중등학교에서 산아제한 포스터 전시회도 열었는데 아득한 옛일이 되어버렸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동안 아이를 낳는 요인이 약화 되고, 낳지 않는 요인이 강화되었기 때문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남녀 간의 사랑을 지속할 수 있는 개인적사회적 요인이 성숙해야 하는데 남녀 간의 사랑과 존중을 위한 문화가 확산하지 못하고 양자 대결을 조장하는 사회문화적 요인이 많아진 것이다. 아울러 높은 집값과 주거비용, 아이 양육에 따른 부담 증가로 인해 결혼과 출산의 꿈을 접은 젊은이들이 많아졌다. 결혼 하고나서도 자발적으로 아이를 갖지 않는 딩크족이 크게 늘고, 결혼하지 않겠다는 여성이 많아지고, 주택을 구매하고자 영혼까지 끌어모으는 영끌족이 등장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아픈 현실이다. 이제 곧 있으면 대선이다. 차기 정부에서는 이러한 초저출생의 문제를 가슴 깊이 인식하고 초저출생의 광풍을 잠재우는 내실 있는 정책을 펴 주기를 기대한다. 단편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을 극복하고, 아이를 낳는 요인을 강화하고, 낳지 않는 요인을 근본적으로 개혁할 수 있도록 강력하고 근본적인 정책을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 정영모 극동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천자춘추] 인천 자원순환에너지본부의 방향

인천시는 자원순환 정책과 에너지 전환 정책을 총괄하는 자원순환에너지본부를 신설해 2025년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사용 종료에 대응한다고 한다. 구체적 내용으로는 시행규칙을 개정해 자원순환에너지본부에 자원순환정책과, 자원순환시설과, 매립지정책과, 에너지정책과를 두기로 했고 본부장은 지방부이사관(2급)이 맡는다. 자원순환정책과와 자원순환시설과는 기존의 자원순환과를 2개 부서로 나누고 인력을 보강한다. 이 자원순환에너지본부는 민선 7기 임기를 얼마 안 남기고 최대 현안인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정책에 행정력을 집중해서 최대한의 성과를 내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다만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위한 쓰레기소각장 설치 문제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아직 시민들의 동의와 지지 등을 얻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쓰레기 발생을 줄이는 캠페인에 시민들의 참여와 호응을 얻는 일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부 구청에서 실시한 택배용 아이스 팩 재활용 등을 전면 시행하는 등 작은 일부터 시작해 자원순환을 위한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관련 기업에 대한 육성과 지원도 필요하다. 인천시 산하기관인 인천테크노파크에서는 창업기업부터 기성기업까지 많은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주요사업을 전략산업사업으로 지정해서 항공, 자동차, 로봇, 바이오 등을 지원하고 있고, 최근에는 투로모우시티 복합환승센터를 스타트업파크센터로 변화시키면서 유니콘기업의 산실이 되겠다는 큰 포부도 밝혔다. 그러나 정작 폐기물이나 쓰레기와 관련된 지원 사업이나 이와 관련된 창업기업 지원내용은 없다. 쓰레기 자원화 기업이나, 친환경 신소재 개발기업, 포장재 디자인 개발기업 등 관련 기업들을 위한 특화 지원사업으로 인천의 수도권매립지 종료 의지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인천시가 발생 후의 일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발생을 줄이는 원천적인 문제에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1개의 본부가 아니라 관련 부서와 기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보다 디테일한 고민과 실행이 필요할 때다. 조영홍 인천대 융합예술영재교육연구소 초빙연구위원

[천자춘추] MZ세대가 주도하는 스포츠문화

MZ세대는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환경에 매우 익숙 △가치 있는 선택의 소비패턴 △공동체보다 개인의 행복을 최우선 △소유보다 공유 등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며 오늘날을 주도하고 있는 주체이다. MZ세대의 가치관이 스포츠문화를 주도하면서 최근 올림픽 등 국제스포츠대회에서 메달을 따지 못해도 도전을 즐기는 선수들과 응원하는 팬들의 문화도 변화하고 있다. 메달을 따지 못해도 당차게 승부를 즐기며 도전하는 MZ세대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과 매너와 열정을 응원하는 MZ세대 팬들은 성과 중심보다는 가치 중심이라는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 2022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천m에서 편파판정으로 안타깝게 메달을 놓쳤던 황대헌 선수는 장애물이 반드시 너를 멈추게 하는 것은 아니다. 벽을 만나면 돌아가거나 포기하지 마라. 어떻게 그 벽을 오를지 해결책을 찾고, 그 벽을 이겨내라라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남긴 말을 자신의 SNS상에 올렸다. 그리고 공식연습에서는 화가 많이 난다. 여기에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작전을) 말할 수 없다는 농담을 했다. 이런 당찬 정신력으로 1천500m에서 베이징 올림픽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쇼트트랙 남자 5천m 결승전에서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한 맏형 곽윤기 선수는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그의 라스트댄스는 메달 색깔보다 큰 감동을 주었다. 17만여명이 구독하던 그의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는 리더십, 실력은 물론 끼를 갖춘 그에게 MZ세대들이 열광하면서 구독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메달을 따지 못해도 맘껏 즐기고 도전하는 MZ세대 올림피언들의 말 잔치에 팬들이 함께 즐거워하고 감탄하고 있다. 온 국민의 염원인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쁨을 만끽하기보다는 금메달을 따서 다행이라고 서로 다독였던 88서울올림픽의 탁구 영웅 현정화, 양정자 선수의 인터뷰가 생생하다. 국가를 위해 한 몸바치겠다, 목숨 걸고 싸우겠다는 예전의 각오와 아쉽지만 즐겼다. 코로나19 때문에 더 즐기지 못해 아쉽다는 오늘날 선수들의 마음은 확연히 차이가 있다. 스포츠의 감동 스토리와 더불어 예전의 모범답안 같은 인터뷰가 아닌 펀(fun), 쿨(잘난척), 핫(hot) 한 현답을 내어놓는 MZ세대 선수들은 다양한 볼거리와 미래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즐거움을 추구하고 행복을 위해 도전하고 땀 흘리는 대한민국의 선수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이 자랑스럽다. 김재현 ㈔한국문화스포츠마케팅진흥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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