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역 곳곳에 수많은 테마거리가 만들어져 있다. 그 종류도 인물, 음식, 자연, 벽화 등 다양한 주제로 꾸려져 있다. 최근 생긴 인천 중구 신포동의 청년김구 역사거리부터 한 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화평동 냉면 거리, 류현진 야구거리, 개항장 역사문화의거리, 동인천 삼치거리 등. 이 뿐만 아니라 지역별로는 각종 음식 문화의 거리까지. 우리는 이렇게 많은 테마거리가 잘 유지되고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테마거리 조성이 능사가 아니라 현재 있는 곳을 잘 관리해서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물을 테마로 내세운 거리는 설치 전부터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 과거의 인물이라면 역사성과 그 인물의 공과를 면밀하게 살펴봐야 하고, 현재 활동하는 인물이라면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부담도 있다. 대표적인 불명예 사례는 계양구에 있는 박유천 벚꽃길이다. 당사자가 마약 혐의 등으로 구속되면서 주민들의 철회 요구가 빗발쳤고, 결국 구는 철거하며 흔적을 지워냈다. 동구에 있는 류현진 야구거리도 유지관리에 소홀해 최근에 빛바랜 류현진 야구거리로 전락하기도 했다. 인천의 벽화거리 조성사업은 한때 활발히 추진한 걷고 싶은 거리와 간판이 아름다운거리 조성 사업과 함께 진행됐고, 지금도 많은 지자체들이 하고 있는 사업이다. 최근까지도 부평구 일신동의 천사 날개의 길 과 서구 건지초 안심거리 벽화 등 꾸준히 각 지역에서 설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벽화거리 역시 유지보수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설치 후 2~3년이면 페인트가 벗겨지고 색이 바래는 등 오히려 더 보기 좋지 않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벽화거리 중에 참고할 만한 좋은 사례도 있다. 2004년 12월에 완공된 중구 차이나타운의 삼국지 벽화거리는 주변 지역 테마와 잘 어울리고 교육적 효과도 있으며, 18년여라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잘 유지 관리가 이뤄져 다른 벽화거리 조성사업 시 벤치마킹 할만하다. 또 고가하부 교각에 민화와 풍경같은 벽화로 이뤄져 보수가 힘들었던 것을 심플한 컬러로 채색하고 자치구의 로고와 심벌만 작게 넣어 유지보수가 쉽게 만든 것도 있다. 각 지자체 등이 무작정 테마거리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유지관리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조영홍 인천대 융합예술영재교육연구소 초빙연구위원
오피니언
조영홍 인천대 융합예술영재교육연구소 초빙연구위원
2022-03-28 2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