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유도등

건축물에는 화재, 재난 등과 같은 다양한 위험이 존재하는데 이 위험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자 여러가지 안전관리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안전관리시설로써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소방시설이며 이것은 화재를 감지하여 경보를 발하는 설비, 화재 시 소화를 위한 설비 및 피난 시 피난자의 피난을 위한 설비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서는 화재 시 피난을 하기 위한 대표적인 설비인 유도등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유도등은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매일 수 없이 많이 접하지만, 막상 관심을 두고 살펴보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러나 이것은 화재 발생 시 생명을 구해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소방시설이다. 유도등이란 소방시설 중 피난구조설비에 해당하며 화재시 피난을 유도하기 위한 등(燈)을 말한다. 종류는 피난구 유도등, 통로 유도등, 객석 유도등으로 나눌 수 있고 가장 많이 만나는 것이 피난구 유도등이라 할 수 있다. 피난구 유도등은 실내의 모든 출입문 위에 설치된 불이 켜진 상자로서 우리에게 친숙한 녹색바탕에 사람이 뛰어가는 형상이 새겨져 있다. 이 유도등이 설치된 문을 열고 나가면 직접 지상으로 나가거나 지상으로 통하는 출입구로 피난할 수 있다. 통로 유도등은 건물 외부로 나가는 피난구의 방향을 명시하는 것으로써 복도에 설치된 복도통로 유도등, 거실ㆍ상가매장 또는 주차장 등 개방된 통로에 설치된 거실통로 유도등, 계단이나 경사로에 설치된 계단통로 유도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객석 유도등은 어두운 영화관, 공연장 무대부 등의 객석통로나 바닥, 벽 등에 설치되어 피난을 안내하는 등이다. 모든 유도등은 평상시 불이 켜져 있어야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평상시 불이 꺼져 있다가 화재 등 비상시에만 켜지는 특수한 때도 있다. 지금까지 유도등의 종류와 기능에 대하여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유도등은 화재시 우리를 화재발생장소에서 건물 밖 안전한 장소로 피난을 도와주는 안내자이다. 따라서 소방시설을 관리하는 담당자는 평소 이런 안내자가 잘 작동되도록 관리하여야 한다. 건물입주자나 방문자도 건물출입 시 각종 유도등의 설치위치를 주의 깊게 살펴두었다가 화재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피난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런 대비태세는 평소 충분한 설비 이해와 훈련이 있어야 가능함을 명심하고 화재안전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 장정규 한국소방안전원 경기지부장

[천자춘추] 지방정부

제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개헌논의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으며, 이에 편승해 헌법 제117조에 명시되어 있는 지방자치단체라는 용어를 지방정부로 바꾸어야 한다는 여론이 공론화되고 있다. 지방자치제는 1991년 지방의회가 구성되어 운영됨으로써 올해로 30년째 접어들었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8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전국 시ㆍ도지사협의회 총회에서 지방자치단체라는 말은 지방정부의 위상에 맞지 않다며 지방정부로의 명칭 변경에 대한 협조를 참석한 시ㆍ도지사에 공식 제안했다. 그 결과 시ㆍ도지사협의회에서는 이를 공동성명서 안건으로 채택 의결했다. 지방자치제도의 가장 큰 주요 장점은 관할 행정구역 내 지방공무원의 인사권, 조직운영권, 예산의 편성권과 집행권, 감사권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관할 지역 내 주민의 민생, 복리안정과 연계된 사업을 발굴해 이에 따른 인력충원, 예산확보와 피드백 차원의 감사와 평가의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지방자치제가 제대로 뿌리 내리고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자치권의 가장 중심이 되는 공무원조직과 예산, 감사 등이 아직도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는 등 과거 관선시대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행정안전부의 산하 기관처럼 통제와 감독 아래에 행정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법 위임근거가 명확하게 없음에도 행정안전부의 지침으로 자치단체 주민들의 권리와 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예산 편성 권한이 침해당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광역자치단체장의 지위에서도 1995년 7월1일 이전의 관선(官選)시대의 예우와 의전으로 볼 때 변한 것이 없다. 예컨대 서울특별시장은 현재 장관급 예우를 해주고 있으며 이외의 각 시ㆍ도의 광역자치단체의 장은 아직도 차관급으로 예우함으로써 연봉책정은 물론, 각종 행사와 중앙부처 회의 참여 시 의전 등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경기도는 서울 인구보다도 많은 1천360만 명이 살고 있어 전국 1위의 광역자치단체임에도 관선시대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이제 지방자치는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지방자치 관련 법규가 변화된 행정수요와 환경, 그리고 현실에 맞게 세심한 부분까지 검토하고 정비하여 관선 자치시대라는 오명을 벗고 독립된 지방정부로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정겸시인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천자춘추] 포스트 코로나, 진정한 이웃은

지난해 돼지열병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문화 예술계에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더 이상 힘들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악 소리 한 번 못 내고, 원래 예술 하는 사람은 고통 가운데 창작물이 나오는 거야라며 스스로를 위로하며 묵묵히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대면 교육위주의 문화예술 교육도 할 수 없어 전국의 학교나 문화센터도 문을 닫았고 각종 공연 전시 등도 직격탄을 맞아 예술현장은 올 스톱 상태이다. 문화예술계의 생존이 달린 문제가 대두하였다. 임시방편의 백화쟁명식의 이벤트 지원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근본적 처방이 나오지 않고 있다. 또한 이렇다 할 제도적 장치도 없는 상태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예술가의 소멸이 다가올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예술이 필요한 것은 행복한 삶을 위해서가 아닐까? 코로나19 앞에 누구 하나 어렵지 않은 사람이 없으랴 만은 그저 하늘만 보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에도, 자신들이 가진 재능을 통해 시민들에게 아직 우리는 희망이 있음을, 방역 당국과 의료진들에 감사를 전하고자 또한 두려움과 공포 가운데 있는 이들을 위해 위로와 치유를 위해 지친 국민의 삶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시인은 시로서 미술가는 미술로, 음악가는 음악으로 무보수로 영상을 제작하며 유튜브 등을 통해 사랑의 마음을 전하려는 이웃들이 있다. 모두 안녕하지 못하지만, 자신보다 남을 생각하며 사랑을 전한 이웃이 있기에 세상은 따뜻하다. 아픔을 행복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려는 진정한 이웃들이 감사하기만 하다. 예술문화단체장으로 있다 보니 많은 사회단체에서 공연 팀을 보내달라고 부탁을 한다. 간혹 자원봉사를 원하는 것인지 희생을 강요하는 것인지 구별이 안 될 때가 있다. 전공을 통해 돈을 버는 생존투쟁을 하는 사람들에게 어느 때는 조금 가혹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예술 활동을 통해 자기실현을 하는 수단과 삶이 행복을 추구하는 여정이 되도록 하였으면 좋겠다.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문화예술계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게 예술인 기본소득 (예술가에게 주기적으로 일정 금액의 생활비를 지급해 안정적 생활을 보장하자는 정책)을 속히 실시하기를 강력히 요청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아직도 남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는 진정한 이웃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김용수 ㈔가화 대표한국예총 경기도연합회 회장

[천자춘추] 재밌는 운동 콘텐츠, 비만의 백신 되길

고민의 종류는 늘 그렇다. 먹을 것인가 안 먹을 것인가. 아니면 먹고 뺄 것인가? 먹을 음식을 앞에 두고 맛에 집중하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은 비만의 걱정에 사로잡혀 산다. 코로나19로 대한민국의 움직임이 느려졌다. 세상 바쁘게 살던 대한민국 국민의 모습이 어느새 주춤한다. TV 시청률이 높아졌다. 온라인 접속률이 높아졌다. 여러 공중파 방송과 온라인 유튜브에서도 맛난 음식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이 많다. 일명 먹방 방송 프로그램이다. 인기 먹방 크리에이터들의 방송을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맛있는 음식을 잔뜩 차려놓고 먹는 모습을 보니 정말 배가 고파지더라고요. 어느 학생의 얘기다. 본인 역시도 공중파 방송에서 소개되는 맛집을 따라 전국을 누비기도 한다. 예전에 몰랐던 정보를 습득하며 새롭게 생긴 욕구이며 실천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은 참 맛있는 음식 천국이다. 최근 수개월은 코로나19의 위험으로 인해 집에 앉아 동네 맛집의 음식을 배달로 확인하는 열정도 생겼다. 동네 맛집을 검색하는 이가 많은 만큼 정보도 다양하고 먹고 싶은 충동을 일으킬, 맛난 광고가 홍수처럼 넘친다. 음식을 소개하는 방송이 미치는 효과는 대단한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도비만 인구 비율은 2016년 5.3%에서 2030년 9.0%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수년 전 공중파 방송을 통해 선풍을 일으킨 프로그램이 있다. 많은 사람이 이 방송을 통해 다양한 운동 종목의 동호인 클럽에 참가하는 계기가 되고, 운동의 맛을 알게 되는 방송이었다. 예를 들어 우리 동네 예체능에 나오는 탁구라는 펼침막을 내걸고 일반인과 연예인들의 대결이 탁구의 관심을 유도했고 수많은 사람이 탁구장을 찾아 운동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관람보다는 체험으로 실천되는 운동의 효과는 대한민국을 건강하게 만든 것이다. 그렇다. 공중파 방송과 온라인 방송의 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시장을 활성화도 시키지만, 암흑으로 내몰기도 한다. 스포츠 스타나 인기 연예인들이 참여하는 인기 채널 속 운동 프로그램은 대중을 운동하게 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운동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 더 전략적이어야 한다. 재밌는 운동 방송 콘텐츠가 비만의 백신이 되길 기대한다. 안을섭 대림대학교 스포츠지도과 교수

[천자춘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석유사업으로 33세에 백만장자가 된 미국의 실업가 존 D.록펠러는 43세에 미국 최고의 갑부, 53세에는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되었다. 미국인 최초의 억만장자로 석유왕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무자비하고 탐욕스러운 자본가로 이름을 알렸다. 그런데 그는 55세에 희귀병에 걸려 1년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됐다. 그가 마지막 진찰을 받으러 갔을 때 병원 로비에 그동안 보지 못했던 문구가 보였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라는 성경구절이었다. 그때까지 오로지 돈을 버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 살아왔던 그는 아, 내가 기독교 신자인데도 성경과 반대되는 삶을 살았구나. 남은 1년이라도 베푸는 삶을 살아야겠다라는 마음을 가졌다. 그때 어떤 부인이 병원 직원과 다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린 딸을 당장 수술해야 할 급박한 상황인데 병원에서는 수술비를 먼저 내지 않으면 안 된다며 버텼다. 록펠러는 비서를 시켜 뒤에서 모르게 도와주도록 했다. 얼마 후 부인의 딸이 건강을 회복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그는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기쁨을 맛보았고 그때부터 남을 위해 베푸는 삶을 살았다. 신기하게도 록펠러는 1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도 죽지 않았고, 43년을 더 살다가 98세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전반기 인생이 부와 명성을 위해 쫓기는 삶이었다면, 후반기는 기쁘고 행복한 삶 그 자체였다. 일전에 어느 일류대생에게 해외 봉사활동을 권유한 적이 있었다. 그 학생이 1년간 봉사를 다녀오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20년 동안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어요. 그 학생은 많은 것을 가졌지만, 행복을 느끼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멕시코에 가서 봉사한답시고 고생도 했고 불평불만도 많았지만, 자신의 봉사로 그곳 학생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고생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걸 느꼈다고 했다. 다른 사람이 행복해하는 것을 보면서 느꼈던 행복은 지금까지의 행복과 비교할 수 없이 소중한 것임을 알았다며, 이제부터는 남을 위해 살고 싶다고 했다. 나는 66세다. 그 인생에서 42년 동안은 나를 위해 살아봤지만 결국 실패였다. 그 후 지금까지 24년은 남을 위해 살아오고 있다. 내가 아닌 남을 위하는 살 때 너무 행복한 걸 느낀다. 마음이 행복하니 몸도 더 건강해진다. 내가 가진 것으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때 행복의 폭이 훨씬 넓어지는 것을 경험하면서 나는 이런 말을 자주 한다. 내가 행복하려면 내 주변을 먼저 행복하게 하라. 예컨대, 남편이 행복하려면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고 부모가 행복하려면 자녀를 행복하게 해주면 된다. 이렇게 우리가 자신보다 남을 먼저 위한다면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 되겠는가. 이상준 코이인성교육원 대표국제인성평생교육원 고문

[천자춘추] 교육과 통계

교문이 드디어 열렸다. 지난 수요일 고3 학생들의 등교로 잠잠했던 학교가 깨어났다. 아직도 감염병 확산이 우려되는 엄중한 상황이지만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학생들의 웃음소리는 답답한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순차적인 개학이 예고되면서 잔뜩 움츠렸던 학원가도 바빠지는 것 같다. 준비가 잘 된 학교와 달리 학원이 학생들의 등굣길을 막지나 않을까 걱정이 된다. 입시학원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의 사교육 시장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2019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를 보면, 사교육비 총액은 21조 원으로 전년대비 7.8% 증가했다. 전체 초중고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74.8%, 월평균 지출은 42만 9천 원으로 조사됐다. 학생 수는 점점 줄고 있지만, 사교육비 총액은 증가하는 추세이다. 수강목적별 분포를 보면, 일반교과 과목은 학교수업보충(48.5%), 예체능 과목은 취미 교양 및 재능개발(58.6%)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학교에서 다양한 예체능 활동을 지원할 수 없기에 어느 정도 공감되는 부분도 있지만, 학교수업보충을 위해서 밤늦게까지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떠올리면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상위권 학생들이 더욱더 높은 수준의 학습을 위해서 하위권 학생들이 수업을 따라가고자 사교육 시장에 의존하는 것을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사교육을 온전히 개별 학생의 선택 문제로 한정하면 안 된다. 그렇다고 경쟁에 내몰려온 부모들이 은퇴 후 생활비까지 자식에게 투자하는 것을 탓할 수도 없는 일이다. 흔히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다라며 입시위주의 교육 현실을 비판하지만, 학생들에게 디지털 교과서를 주고 인공지능을 가르친다고 미래지향적인 교육이라고 말할 수 없다.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2018년 세계경제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간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 중 하나를 다수의 일자리가 자동화되고 인공지능이나 로봇과 협업을 하는 일자리만 증가하는 것으로 보았다. 2050년대가 되면 음악 작곡이나 베스트셀러 집필부터 수학 연구 등의 창의적인 영역까지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지켜온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 사라지는 것이다. 미래세대가 일터에서 자신의 고유한 영역을 재창조하기 위해서는 대전환이 필요하다. 이제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의 감소와 감염병 대유행은 뉴노멀이다. 현실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미래를 준비하려면 20일부터 시작된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가 중요하다. 통계청은 전국 1천5백여개 학교, 4만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온라인 개학이 이루어졌던 3월부터 5월까지의 사교육비를 조사하고 있다. 기존의 패러다임에 사로잡혀 교육정책의 전환 시기와 방향을 놓치지 않으려면 학부모님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손영태 경인지방통계청장

[천자춘추] 긴급재난지원금, 객관적 평가 필요

못 살겠다. 이 말이 이제는 상인들의 인사말이 되어버렸다. 코로나19의 위기로 경제는 빙하기에 접어들고 있다. 고용쇼크마저 악화하여 일시휴직자는 두 달 만에 100만 명대로 폭증하였으며 올 4월 취업자가 47만 명이 급감하여 최악의 경제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꺼내 든 백신은 확대재정정책이다. 정부는 코로나 사태 이전 이미 경제성장률의 네 배(9.1%)에 달하는 슈퍼예산을 편성했다. 거기에 더하여 앞서 이루어진 코로나 1,2차 추경편성, 그리고 현재 거론되는 3차 추경에 세수 감소분까지 감안하면 올해 적자 국채 총액은 104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다른 국가에 비해 건전하다고 평가를 받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급등하여 작년 38%에서 올해는 46%, 내년에는 50%가 될 것으로 블룸버그는 경고하고 있다. 과연 확장재정정책이 만능의 백신인가에 대해서는 우리가 고민해봐야 한다. 복지성의 재정은 한번 시작하면 좀처럼 뒤로 돌리기 어렵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는 경험이다. 특히 현금살포정책은 정치인들에게는 매우 유혹이 큰 정책이다. 그러나 그 부작용이 만만치 않음을 이미 다른 나라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것이 긴급재난지원금의 불가피성을 이해하면서도 우려를 하게 되는 이유이다. 움츠려든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어떤 마중물이라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의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그 효과는 객관적으로 엄밀히 평가해야 한다. 재정확장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위해서라도 객관적 평가는 불가피하다. 정책평가에서, 정치가 개입하거나 진영논리가 반영되면 신뢰성 있는 올바른 평가는 어려울 것이다. 코로나와 같은 재난이 또 오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그리고 우리는 위기마다 현금을 배포할 수도 없다. 중립적인 평가기구를 만들어 정책의 득실을 제대로 평가해보자. 이는 향후 언젠가는 찾아오게 될 경제위기에 대한 중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 중 하나이다. 큰 정부, 확장재정이 일상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 김동근 경기도 前 행정2부지사

[천자춘추] 청소년 정책 대전환 필요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전 세계 국가들이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국가 간의 전쟁처럼 감염병과의 전쟁이 우리 사회의 문화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 중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비대면ㆍ비접촉 문화의 급속한 확산이라 할 수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번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일상이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의 비표준적 새로운 경제 환경을 의미하던 뉴노멀(New Normal)에 이어 뉴노멀 2.0 시대를 말하기도 한다. 이런 환경의 변화 속에서 청소년 정책과 활동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우리 재단에서는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예방을 위해 재단 전 시설을 임시휴관 조치하였다. 그러나 청소년 활동 및 상담을 소홀히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온라인 매체를 활용하여 동아리 청소년들과 소통하고, 사이버 진로 상담 및 심리 상담 등을 진행하였다. 또한,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공예키트와 간편식을 비대면으로 지원하였다. 대면 활동을 전혀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비대면 방식을 활용한 최소한의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온라인 매체를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물리적 공간에 제한을 받지 않는 디지털 플랫폼 마련이 필요하다. 최근 문화 분야에서 온라인을 통해 공연을 중계하면서 랜선 관객이라는 표현이 생겨나는 것처럼 청소년 분야 또한 전달 방식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존 공간 중심의 청소년 활동에서 온오프라인이 병합된 방식의 프로젝트 활동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운영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존의 체험활동과 비접촉 활동이 융합된 청소년 정책 서비스도 마련해야만 한다. 가령 청소년들에게 지원하고 있는 스포츠 활동을 수련 시설 내 가상 스포츠실을 마련하여 개인별로 체험을 제공하고 온라인을 통해 지도자가 지도할 수 있다면 접촉을 최소화하며 청소년 활동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사회의 변화에 맞추어 청소년 정책도 진화할 때 청소년 활동이 위축되지 않고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는 많은 위기를 가져왔지만, 이를 새로운 변화의 계기로 활용하여 전략적인 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 위기는 위장된 기회이기 때문이다. 개인주의 성향과 디지털 기술을 통한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가속화되는 뉴노멀 2.0 사회에서는 기관도, 개인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다시 한번 수원 청소년들을 위해 새로운 발상과 혁신이 필요한 때이다. 홍사준 수원시청소년재단 이사장

[천자춘추] 태종의 시대인가, 영조의 시대인가

얼마 전 한 정치인이 시대를 빗댄, 태종의 시대란 말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렸다. 아마 새로운 시대를 연 조선왕조의 전환기적 업적보다 세종의 시대를 염두에 둔 얘기로 들린다. 그런데 태종의 많은 업적 중 얼른 머리에 떠오르는 좋은 업적이 생각나지 않는다. 사돈마저 죽인 그는 오히려 왕조의 기틀을 만든 임금보다는 왕조의 안정만을 극도로 추구한 임금으로 기억된다. 고려왕조의 충신 정몽주를 피살하고, 역성혁명에 앞장선 그는 조선 개국 후 정도전마저 죽여 피의 숙청을 시작한다. 이 두 인물은 성리학을 국시로 하는 조선왕조에서는 뺄 수 없는 사람이었다. 이런 정몽주는 조선 최초의 문묘에 종사 된 반면, 정도전은 조선말 고종 때 공신복권이 된다. 당시 수렴청정을 하던 신정왕후는 정도전이 전각의 이름을 정하고 송축한 문구를 생각해보니 천 년의 뛰어난 문장으로서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라는 말로 그에게 시호를 내리도록 한다. 정도전은 궁궐을 정의하기를, 임금이 정사를 다스리는 곳이요, 사방이 우러러보는 곳이요, 신민들이 이르는 곳이라 했다. 임금을 중심으로 신하와 백성의 소통이 이뤄지는 곳으로 정의한 것이다. 그렇다면, 근정전은 단순히 임금이 근면하기만 하면 될 것인가. 이 해답은 그가 낸 과거시험 문제에 나와 있다. 부지런할 줄만 알고 부지런히 할 방법을 알지 못하면 그 폐단은 지나치게 감시하여 다스리는 것에 보탬이 없을 것이다. 이즈음에서 새로운 시대를 개창한 것만으로 태종의 시대를 빗댄 것은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더구나 그는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지만 주변국의 상황이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명나라에서는 영락제가 피의 숙청 뒤 주변나라에 대한 사대를 끊임없이 요구했고 심지어 태종은 공녀(貢女) 요구에 순순히 응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영조는 기존의 질서를 인정하되 과감한 사회개혁과 질서를 화합의 기틀로 삼은 사람이다. 사도세자의 죽음을 극복하고, 효제(孝悌)를 통한 체제 정비를 시도했고, 기록을 통해 역사의 순기능을 남기려 애썼다. 지금 우리가 아는 개혁군주로서의 정조임금의 이미지는 사실상 영조의 시대가 고통을 감내했기에 존재한 것이다. 수원화성과 융ㆍ건릉은 그의 어머니 숙빈 최씨의 소령원에서 발현됐고, 노량진 배다리는 임진강 배다리에서 얻은 아이디어며, 각종 능원의 정비, 의궤와 기록조차 영조를 쏙 빼닮은 것이다. 더구나 청계천과 균역법의 역사는 두고두고 백성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을 보여주고 개국이념을 실천하는 근면한 임금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수원화성이란 위대한 역사를 완성한 정조가 소비의 시대였다면, 영조는 다음 시대를 준비한 생산의 시대였다. 우리는 과연 보스형 군주 태종의 시대를 살 것인가,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넘고자 한 영조의 시대를 만들 것인가. 영조의 시대이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차문성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

[천자춘추] 마음 앓이와 가짜 악소문

가슴팍이란 배와 목 사이의 앞부분 판판한 쪽을 말한다. 트로트 가사에 묘사하고 있으나 흉금(胸襟)을 털어놓는다 에서는 가슴 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화병(火病)은 분하고 원통함이 불길처럼 솟아올라(鬱火울화) 몸과 마음에 흠집을 남기고 여러 낌새로 나타나는 증후군 마음 아픔이지만 미국에서는 한국문화 관련 성냄과 놀람(憤怒분노)의 여러 낌새로만 설명하고 있다. 울화통은 마음 앓이이지만 울화가 치민다 울컥, 울끈, 울커덕 등에서 보듯 빽빽할 울 자를 쓰고 있다. 다른 나라에는 이런 한자를 쓰지 않는 것으로 보아 울은 솟구치는 마음을 나타내는 순 우리 말로 보인다. 마음 앓이와 울화통의 통(痛)은 가슴팍 속에서 일어나 밖으로는 솟구치는 마음의 아픔이다. 그 원인 중 하나가 근거 없는 악소문이다. 가짜 악소문을 인터넷에 풀어놔 마음에 상처를 입히고 울화를 치밀게 한다. 본인의 노력으로 악소문을 없애거나 소송으로 바로잡기도 하지만 이미 피해가 눈덩이 번진 뒤라 수습될 때는 효과는 별로이다. 견디다 못해 극단적 방법을 택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에 비해 악성 부호 좀살이(바이러스)를 만들어 인터넷을 마비시키거나 필요한 소식만 빼내 가는 속임수도 있다. 원래는 암호 풀이에서 시작하였지만 풀이한 암호를 가지고 속임수로 발전시킨 것이다. 2차 대전 때 연합군이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상륙지점을 인근 칼레항으로 속여 주력군을 노르망디가 아닌 칼레로 유인하였으며 미국은 태평양 전쟁에서 왜국 해군의 공격 목표가 미드웨이 섬이라는 사실을 알아낸 것도 유명한 일화이다. 이에 비해 아예 없는 일을 그럴싸하게 참말처럼 꾸미고 이를 미끼로 돈을 뜯어내는 말소리 속임수가 있다. 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이라 하는데 1996년 미국에서 거짓부호를 통해 속임수를 썼지만, 지금은 전화 속임수가 대부분이다. 또 순서를 정해 놓은 순번 방을 차려 놓고 성 학대 사진으로 호기심을 끌면서 돈을 뜯어내는 성 사진 속임수도 나타났다. 놀랍게도 미성년자가 주도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었다. 이런 속임수들은 처음에는 암호 해독의 좋은 일에서 시작되어 부호나 문자로 속이는 헤살이(해커) 속임수로 발전하다가 슬기 전화(스마트폰)가 나타나면서 말소리와 문자와 사진으로 발전해 나갔다. 동네 두리 돌림 소문(에피데믹스)의 수준에서 지금은 온세 돌림 소문(인포데믹스)이 되었다. 미디어는 중립이지만 쓰는 이의 마음에 따라 부작용과 속임수도 달라진다. 마음 앓이, 가슴팍 아픔 그리고 말소리 속임수는 모두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마음씨를 바로 잡아야 미디어도 건전하게 발전하는 것이다. 진용옥 경희대 명예교수심곡서원장의

[천자춘추] 스포츠, 도대체 너의 정체가 뭐야?

스포츠가 변신을거듭하며 현대사회를 움직이는 중요한 기재로 평가받고 있다. 처음 만나 서먹한 사람도 같은 팀을 응원하거나 한 팀으로 같은 디자인의 유니폼을 입고 땀을 흘리면 쉽게 친근감을 느끼고 어깨동무를 한다. 신체활동으로만 생각되던 스포츠가 현대에서는 스포츠산업, 스포츠 외교, 스포츠노믹스(스포츠+이코노믹),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 등 유관분야와 빠르게 결합, 시너지를 더하는 중이다. 고양시는 지난 12일 2022년 WT 세계태권도 품새선수권대회를 유치했다. 세계 70여 개국 2천여 명이 참가하는 매머드급 국제대회. 2007년 이후 한국이 개최한 것은 15년 만이다.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 1천여 명, 유관산업 유발 효과 9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공장을 지은 것도, 물건을 생산한 것도 아닌 국제대회 유치가 가져온 부가가치는 어마어마하다. 1976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는 인구감소와 경제위기를 스포츠산업으로 극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허드넛(Hudnut) 시장은 1974~1991년까지 1천816억원을 투입해 15개 경기장 시설을 개축 또는 지었다. 또 2014년 세계적 스포츠공원인 인디애나 스포츠 파크를 조성하고 스포츠대회를 유치했다. NFL(미식축구) 인디애나 콜츠, NBA(미 프로농구) 인디애나 패이서스의 홈팀이 됐다. 이를 통해 국제적 스포츠 도시라는 브랜드를 얻었고 연간 2조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기록했다. 스포츠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이유다. 고양시는 세계태권도대회에 북측 시범단 초청계획도 세웠다. 평화의 시작, 미래의 중심이란 시 슬로건에 걸맞게 남북통일에 대비한 평화도시의 역할을 할 예정이다. 남북이 정치적으로 풀지 못하는 숙제를 고양시가 유치한 스포츠현장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 스포츠는 스포노믹스(스포츠+이코노믹스),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미국은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계약을 앞두거나, 상호 친근감을 높일 목적이 있을 경우, 프로경기가 열리는 날에 VIP룸을 빌려 경기를 관전하며 함께 응원하고 필요한 업무적인 설명을 한다. 당연히 성사확률 100%. 단시간에 모르는 사람과도 하나 되고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단순한 이벤트 개최가 아닌 무궁무진한 스포츠의 마력과 산업적 효과에 주목하는 지자체와 관계자, 마지막 웃는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다. 계은영 고양시체육전문위원스포츠산업박사

[천자춘추] 참 고맙습니다

며칠 안 있으면 약 3개월가량 늘 눈만 뜨면 와야 했던 학교를 코로나19로 올 수 없었던 학생들이 땅속 얼어붙은 대지위로 힘있게 올라오는 새싹들처럼 교문으로 떼 지어 올 것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다시 그리움으로 기다려야 한다. 여느 때와는 다르지만 5월은 어린이들에게는 즐겁고 신나는 어린이날이 있다. 또 어버이날이 있으니 어버이에게 감사의 말과 여러 가지 이벤트로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또 하나의 날인 스승의 날도 있다. 특히 이날은 자신을 가르쳐준 스승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날이다. 언젠가 이날은 학부모에게 더 관심 있는 날이 되어 버렸다. 아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지도하는 것조차도 어색하게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은 아예 입 밖에도 꺼내지 않는 것 같다. 감사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고마운 마음인데 그런 인간의 순수한 본연의 심성마저도 올바로 교육하기 곤란한 시대가 됐다. 코로나19로 우리는 온라인 학습이 대두되고 교사와 학생이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전통적인 교육방법이 전부가 될 수 없음을 알게 됐다. IT 강국이지만 이런 학습이 주가 아니고 보다 학생중심이면서 체험과 경험중심의 교육이 강조돼 왔다. 자연재해와 이상기온으로 우리가 사는 지구는 많이 변화를 하고 있다. 질병은 수없이 정복됐고 의학은 고도로 발달했다. 사람들은 무엇이든지 자신 있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여기고 마음대로 자연도 훼손하고 의약품도 오남용 했다. 새로운 신약이 나와서 어떤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돼도 인류는 여전히 질병의 공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 강한 바이러스와 원인 모를 질병들이 발생한다. 그 발생과 치료 속도가 다소 차이는 있지만, 누군가 계속해서 연구하고 연구를 거듭한다. 각자의 삶 속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분들의 희생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아름답게 바꾸어 간다. 누군가에게는 눈에 보이는 어떤 지정된 기념일에 하루 정도 감사하는 것으로 끝나는 행사처럼 되었을 수도 있다. 올바른 인간으로 만들어지는데 수많은 스승이 필요하다. 가장 최고로 꼽는다면 어머니다. 신은 인간 세상에 어머니를 주심으로서 신의 성품을 알 수 있게 하셨다고도 한다.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헌신함과 동시에 자식을 위해 음식을 직접 만들고 사랑해주고 작은 것부터 교육하고 수많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우리를 올바른 사람으로 인도해주는 선생님, 그리고 각계각층에서 봉사하는 모든 사람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께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리고 싶다. 정승자곡반초등학교 교장시인

[천자춘추] 잠시만 바라봐 주세요

가족상담을 하러 오는 부부와 가족들은 다양한 문제를 안고 온다. 가만히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신기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남편이 이야기할 때는 남편이 주장하는 이야기가 이치에 맞고 아내가 말할 때는 그것 또한 이치에 맞는 이야기만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편이 말을 할 때는 가만히 들어주고 공감을 하게 된다. 아내가 말을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몇 번씩 그렇게 각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해도 남편과 아내의 화가 어느 정도 누그러진다. 집에서 대화할 때는 자신의 말만 옳고 상대는 틀렸다고 주장하던 사람들이 상담실에 와서는 상대가 하는 말을 듣고 눈맞춤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그때야 그동안 상대방이 이야기했던 말의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부부가 그동안 서로에게 사랑한다는 표현 대신에 부정적 정서를 표현하고 있었다는 것을. 부모 자녀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아버지가 아들과 갈등이 심해서 몇 년 동안 은둔형 외톨이로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아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이 안 된다며 상담실에 오게 되었다. 사건의 발단은 중학생 때 아들이 평소에 화장실에 들어가면 1시간 이상씩 나오질 않고 샤워기 물을 사용하는 것에 화가 난 아버지가 아들에게 심한 폭력을 가한 것이다. 아들은 그 일로 인해 마음의 문과 동시에 방문을 잠가버리게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매일 같이 싸우는 부모님을 보면서 아들은 너무 우울하고 아팠다. 아들은 더 아프고 싶지 않아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게 되었던 것이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가족은 서로 행동을 이해하게 되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돌봄 없이 홀로 성장한 남편은 결혼 후 아내가 엄마처럼 자신을 돌봐주고 사랑해주기를 바랐다. 또 아들에게는 자신이 못했던 공부를 잘해주기를 바랐다. 아버지가 생각하는 좋은 아버지상은 공부를 시켜주고 가족을 굶기지 않는 것이었다. 아내와 아들은 아버지의 어린 시절의 아픔을 듣고 인간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처음으로 보았다. 아내 또한 힘들었던 어린 시절의 상처를 남편과 아들에게 이야기하면서 그들에게 이해받게 되었다. 부부는 그동안 자신들 때문에 힘들었던 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다. 가족 모두가 서로 눈을 보고 충분히 말할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드디어 아들이 방문을 열고 나와서 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상대방이 이야기할 때 따뜻한 눈빛으로 서로 응시하고 진심으로 공감해 주었기 때문이다. 완벽한 부모와 가족은 없다. 가정마다 크고 작은 문제들은 늘 있기 마련이다. 문제를 따지기 전에 서로에게 잠깐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멈추고 상대에게 온전히 집중해서 눈을 맞추고 들어주기만 해보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윤미정 尹가족치료연구소 소장

[천자춘추] 맹자와 플라톤의 대화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정의로운 국가는 어떤 국가인가에 대한 논쟁은 끊이지 않고 이어져 왔다. 정치인으로서 혹은 사회지도자로서 가져야 할 법적, 도덕적 책임에 대해서 맹자와 플라톤은 2500년 전에 우리에게 그 해답을 알려주었다. 맹자(孟子)와 플라톤은 기원전 4~5세기에 거의 동시대에 다른 지역에서 살고 있었다. 이 두 철학자가 살았던 시기는 공교롭게도 혼란의 시기였다. 맹자가 활동했던 시기는 중국의 서로 죽고 죽이는 분열과 질곡의 춘추전국(春秋戰國)시기였다. 플라톤 역시, 페르시아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올 무렵 다시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의 패권을 둘러싼 30년간의 전쟁인 펠레폰네소스 전쟁 시기에 태어나서 활동했다. 이 시기 두 지역의 권력자들은 백성의 고통은 안중에 없고 권력욕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이러한 시대는 플라톤을 무엇이 올바른 국가이며 개인인가, 그리고 그러한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에 매달리게 했다. 플라톤은 올바른 국가는 지혜를 가진 철인에 의해 통치되어야 하고, 용기를 지닌 전사 계급에 의해 지켜져야 하고, 다수의 생산자가 필요한 물품을 생산하면서 각자 자기 역할에 충실할 때 올바른 국가와 개인의 관계가 완성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모든 덕에 알맞게 그 기능을 발휘할 때 정의(Justice)의 실현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맹자와 플라톤의 사상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다. 플라톤이 이야기하는 각자의 충실한 역할은 공자가 제나라에 갔을 때 당시 군주인 경공이 정치에 대해 묻자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고 한 것과 맹자의 오륜(五倫), 즉 친의별서신(親義別序信)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맹자는 여기에 덧붙여 하늘의 뜻(天心)이 바로 민심(民心)으로 군주가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올바르지 못하다면 그들을 바꾸어야 한다는 혁명적 사상도 고취했다. 그는 백성이 제일 존귀하고 정부는 그 다음이며, 군주는 가장 가볍다(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이라고 했다. 플라톤도 어느 한 집단이나 개인이 아니라 국민 전체가 최대한 행복해지도록 하는 것이 바로 정의(正義)로운 것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지도자가 자신이 아닌 국민을 위해 일할 때 그 국가는 정의로운 국가가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맹자도 백성의 즐거움을 자신의 즐거움으로 알고 백성의 어려움을 자신의 어려움으로 하는 지도자 중에 군주가 되지 않는 것을 본 적이 없다.(樂民之樂者憂民之憂者不王者, 未之有也)라고 했다. 이 두 동서양의 철학자의 말대로 한국의 정부와 사회 지도자들은 우리 앞에 당면한 많은 위기를 극복하고자 소수 집단의 이익이 아닌 국민이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정의로운 방법을 찾는데 그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박기철 평택대 중국학과 교수

[천자춘추] 예술교육의 징검다리

필자의 학창시절 학교예술교육을 돌이켜보면 예술가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학교교사들의 영향력은 지대했다고 할 수 있다. 자질이 있는 학생을 발굴하고 진로와 미래의 꿈을 상담하였으며 때때로 담당교사와 전공이 같을 경우 과외로 사사하는 등 그야말로 학생들에게는 예술가의 꿈을 키워 주는 멘토의 역할을 톡톡히 담당해 왔다. 학생들은 부모님의 손을 잡고 학교를 찾아 교사와 함께 예술가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현재의 부모님들은 어디를 찾아 자녀의 미래를 상담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은 여러 방향일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런 과정에서 공교육의 지대했던 역할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혹자는 예술고등학교가 있지 않나라고 하겠지만, 이것은 마치 사용한 지 수년이 넘어 용량이 초과된 스마트폰으로 새롭게 출시된 신상 게임을 즐기라는 말과 같은 꼴로 들린다. 분명히 우리 예술교육의 현주소는 급속도로 다양해지고 확장되는 과정에서 예술시장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시스템의 동맥경화에 걸린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과연 사교육시장이 예술교육의 최전선에서 지금처럼 전방위적인 무게를 감당하는 것이 마땅한가! 예술학도들의 과도한 사교육비의 부담, 그리고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만큼이 다가올 미래의 불공정한 기회 획득의 크기로 이어지는 차가운 현실적 구조는 우리가 꿈꾸는 문화선진국의 위상에 절대 어울리지 않는다. 고등학교 무상교육의 시대, 이제는 예술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숨겨진 인재들이 자신의 꿈을 접는 아픈 현실이 반복돼서는 안 될 것이다. 예술교육분야도 이러한 시대적인 흐름 안에서 다시 설계되어야 하며, 총체적인 예술교육 패러다임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새로운 예술교육의 시스템은 누구에게나 차별 없는 공정성, 다채로운 분야를 담아내는 다양성, 장르를 아우르는 유연성, 전문적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수월성, 그리고 특히 코로나19 이후 급속히 확산될 미래 비대면 예술시장으로의 접근성을 고려하여 체계적이고 미래 지향적으로 정밀하게 설계돼야 한다. 또한, 미래형 교육 시스템은 획일적이고 수직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급속도로 확장되고 수정될 수 있는 온라인 세계처럼 예술교육 시스템의 메모리도 데이터의 추가와 삭제가 자유로운 형태로 발전해야 한다. 광범위한 각 분야의 다양한 교육주체가 창의적으로 만든 열려 있는 교육 제도만이 문화 선진국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 우리가 모두 예술교육의 사각지대에서 벗어나 각자가 자신만의 맞춤형 징검다리를 만나 이루고자 하는 예술가의 꿈을 성취하는 첫 세대로 거듭나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송창진 경기문화재단 지역문화교육본부장

[천자춘추] 경기도형 문화뉴딜 프로젝트

강동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우리 삶의 양식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한국만의 문제,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세계인의 문제임과 동시에 시대의 문제이다. 지난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었지만, 경기도의 콘텐츠 창작자와 기업들은 작년 아프리카돼지열병부터 이번 코로나19까지의 재난 상황으로 6개월 이상의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빠져 있다. 한국의 콘텐츠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상 수상, 가수 BTS의 빌보드 차트 입성 등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는 와중에 코로나19 악재로 한류 성장이 한풀 누그러짐이 아쉽기 그지없다. 한편으로는 이런 국가 재난상황에서도 콘텐츠 창작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함으로써 그간 힘들게 쌓아온 우리의 창작 기반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경기도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문화예술관광 분야 종사자들의 위기극복을 위해 긴급활동 지원, 취약근로자 보호, 공공시설 입주단체 임대료ㆍ사용료 감면 등 3개 분야에 총 103억 원을 지원하는 경기도형 문화뉴딜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경기콘텐츠진흥원도 경기도형 문화뉴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콘텐츠 기업과 종사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진흥원이 운영하는 콘텐츠 창작창업 거점 경기문화창조허브의 임대료와 사용료를 100% 감면했으며, 휴업 영화종사자를 위한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그뿐만 아니라 경기도 인증 지역서점의 비대면 판매 촉진을 위한 배송비용 지원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인디 뮤지션들의 온라인 공연과 미디어센터 활동 강사의 온라인 교육 강의 개발도 지원하고 있다. 이번 위기로 콘텐츠 창작자와 기업의 창작 의지가 꺾이지 않기를 응원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 노멀로써 언택트 문화가 확산된다면 콘텐츠 산업에 닥친 지금의 위기가, 앞으로의 큰 기회로 바뀔 것이다. 진흥원도 경기도 콘텐츠산업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전사적 경영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강동구 경기콘텐츠진흥원 청렴감사실장

[천자춘추] 군사부일체

스승이 덕으로 가르치니 삼가 받들어 바른 길의 지혜를 밝혀 깨달음을 얻고(사덕제신정도지각ㆍ師德弟愼正道智覺) 스승 섬기기를 어버이와 같이하여 반드시 공경하고 공손하여야 하며(사사여친필경필공ㆍ事師如親必敬必恭) 부모님께 효도하고 어른을 공경할 수 있음은 스승의 은혜라 할 수 있고(능효능제막비사은ㆍ能孝能悌莫非師恩) 행할 수 있음은 모두가 다 스승의 공이다(능지능행총시사공ㆍ能知能行摠是師功) 송나라 학자 주자(朱子)가 지었다는 소학(小學)의 한 대목이다. 처음 서당에서 천자문, 명심보감으로 글을 익힌 아이들이 초보적인 유교 학문으로 배우는 입문서가 바로 소학이었다. 유교의 첫 가르침이 바로 스승에 대한 고마움과 소중함을 기억하라는 메시지여서 의미심장하기만 하다. 스승의 날에는 아름다운 사연이 있다. 1958년 충남 강경여고 RCY 단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병중에 있거나 퇴직한 선생님들을 찾아 위문하는 봉사활동한 것을 본보기 삼아 1963년 충남 청소년 적십자 학생협의회가 충남 전역으로 스승의 날 행사를 확대했다. 1966년부터는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기념일을 만든 것도 이색적이지만 스승의 날을 세종대왕 탄신일로 정한 것도 이색적이다. 세종대왕을 참된 스승의 표상으로 보고 그의 탄신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자고 한 학생들의 기지가 돋보인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스승의 날이 퇴색되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든다. 지금의 50~60대에게 스승의 날은 집에서 정성들여 만든 카네이션을 품에 안고 선생님께 수줍게 찾아가 가슴에 달아 드리던 아련한 기억이 크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한 송이의 카네이션조차 드릴 수도, 받아서도 안 되는 세태가 되어가고 있고, 신성해야 할 교단에서는 폭언과 폭행, 성희롱이 발생하는 등 교권이 붕괴되었다는 목소리도 크게 들린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이 바로 서기 위한 방안으로 필자는 전국 최초로 「경기도 교권보호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하여 경기도의회를 통과하였지만, 국가공무원 신분인 교원에 대한 지방의회의 조례 제정은 상위법 위반이라는 교육부의 재의 요구로 공표되지도 못하고, 폐기된 기억을 필자는 가지고 있다. 어떻게든 교권을 보장하여 학교를 다시금 교육의 중심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고 있지만 현실의 턱은 높고, 갈 길은 멀기만 한 것 같다. 교육의 힘을 믿으며 최선을 다하고 계신 절대 다수의 선생님들에게 오늘 하루는 우리의 가슴속에 맴도는 말을 전하고 싶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조광희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장

[천자춘추] 보조금 소액이자 반납 개선 필요

보조금은 정부나 공공 단체가 특정 산업의 육성이나 특정 시책의 장려 등 일정한 행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공공 단체, 기업, 개인 등에게 교부하는 돈이다. 다시 말해 정부가 특정 사업을 권장할 목적으로 민간(법인 또는 단체)이 수행(추진)하는 사업에 대하여 해당사업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는 재정상의 원조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보조금은 정부가 민간단체의 은행 계좌로 입금한 후 집행하게 되는데, 사업집행 후 잔액이 남거나 사업수행 만료 시점이 되면 소액의 이자가 발생하게 된다. 여기서 불합리한 문제가 발생한다. 집행잔액이나 이자발생액의 금액이 얼마가 되더라도 정부는 반납고지서를 발행하고, 민간단체는 금액을 반납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반납금액의 많고 적음과는 무관하게 담당공무원이 일일이 고지서를 인쇄하고, 우편물로 발송하게 되며, 비영리 민간단체에서는 소액의 금액이더라도 반납을 위해 송금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예를 들어 50원의 이자가 발생 한 경우, 비영리단체의 거래 은행과 정부의 거래 은행이 다르면 송금수수료(500원)가 반납금액(50원)보다 더 크게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소액일 경우에는 어느 정도 기준 금액을 설정해 집행잔액 및 이자발생액의 반납을 면제해줄 것을 제안한다. 다른 법률을 찾아보니 지방세법에 제103조의60(소액 징수면제)에는 지방소득세로 징수할 세액이 고지서 1장당 2천 원 미만인 경우에는 그 지방소득세를 징수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 건의하고 제안한 결과, 행정기관의 입장에서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반환금에 대한 면제 제도를 두고 있지 않다는 점, 지방재정법 및 지방보조금 관리기준에 따라 지방보조금 정산 후 미집행 잔액, 예금 결산 이자는 반환 조치하도록 명시되어 있고 별도의 소액에 대한 반납면제 규정이 없다는 점, 그리고 송금수수료 발생 문제는 민간단체와 정부가 같은 은행을 통해 거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개선이 어렵다고 한다. 근거가 되는 법률이나 지침을 개정하고, 시행하기 결코 쉽지 않다는 점에 대해서는 일면 이해할 수 있는 답변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의미한 소액의 징수를 위한 불필요한 행정력의 낭비를 제거하고, 고지서 인쇄비 및 우편비용 등의 예산을 절감하며, 민간단체 등 보조사업자의 시간적, 경제적 손실 방지를 위해서라도 일정금액 이하의 소액이자 반납 문제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손철옥 녹색소비자연대 경기지부 대표

[천자춘추] 왜 재상 채제공인가?

매점ㆍ독점으로 인한 백성의 고통이 큽니다. 국가의 쓰임에 응하기 위해 육의전 이외의 난전을 금하는 법이 있는데, 요즘 무뢰배들이 난전을 금하는 법을 멋대로 적용하여 자유로운 상업 활동을 저해하고 횡포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난전을 벌였다 하여 붙잡혀온 자를 처벌할 것이 아니라, 거꾸로 그 처벌을 주장하는 자들을 처벌해야 합니다. 이로 인한 원성은 제가 감당하겠습니다. 결연한 의지가 담긴 마지막 대목이 인상적이다. 통공정책의 시행을 주장하는 좌의정 채제공의 말이었다. 특권적 상업 독점권을 폐지하려는 통공정책은 이미 몇 차례 발의되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독점 상인들의 반발 때문이었다. 채제공은 일반 소상인과 소생산자를 위해 다시 시행을 주장했다. 정조 15년(1791)에 시행된 이것이 바로 신해통공이었다. 훗날 정약용은 이렇게 평가했다. 반대하고 불평했지만, 신해통공 조치 후 1년 만에 물화가 모여 일용품이 넉넉해졌다. 백성들은 크게 기뻐하고 원망하던 자들도 칭찬했다. 채제공은 정치적 소수파인 남인계였다. 정조는 주위의 극렬한 반대에도 그를 우의정에 기용했다. 바로 정조의 탕평 정치의 일환이긴 했지만, 채제공이 능력과 의지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다. 채제공은 영의정을 지냈으며, 수원화성 축성과 신도시 수원 건설의 총책임자로서의 공적을 남겼다. 우리가 주목하는 조선시대 인물을 보면, 명분론을 내세운 강성 이데올로그에 치우친 감이 있다. 공동체를 위해 실제적인 일을 했던 사람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실학자 하면 주로 재야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 불우한 선비를 연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학의 본령은 실심실사실공에 있었다. 즉 진정성을 갖고 실제의 일에서 실제적 성과를 남기는 것이 핵심이었다. 실학박물관과 학계가 관직에 나아가 실제적 성과를 이룬 관인학자에 주목하는 까닭이다. 가령 대동법 개혁의 주인공인 재상 김육과 같은 인물이 그 예이다. 한국실학학회는 관인학자의 실학적 성향이란 주제로 학술모임을 해오고 있는데, 올해 인물이 재상 채제공이다. 올해가 마침 그가 태어난 지 300주년이다. 실학박물관이 채제공에 관한 학술심포지엄을 학회와 함께 개최하기로 했다. 오는 5월 29일이다. 또한, 이에 앞서 5월 19일부터 채제공에 관한 기획전시를 열 예정이다. 수원화성박물관과의 공동기획전시이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다. 그 와중에 치러진 총선에서 한쪽 진영이 몰락했다. 시대가 바뀌고 있다. 민생을 위해 실제적 성과를 내는 실행력이야말로 공인의 중요한 덕목이다. 김태희 실학박물관장

[천자춘추] 팬데믹 사태에 중요한 예술교육 미래

우리는 어떠한 문제에 부딪혔을때 간혹 엉뚱한것에서 해답을 찾고자 문제의 본질을 벗어나는 경우가 참으로 많다. 그렇다. 빨리찾는 해답, 눈에 선명하게 보여야 하는 구체적인 것, 즉석에서 감탄을 자아내야 성이 풀리는 해답들이다. 즉 이러한 해답들은 대부분 가치라는 곳에는 비중을 두지 않고, 현상을 객관적으로 고안해 낸 개념의 틀에서만 바라보기 때문이다. 소유냐 삶이냐의 저자 에리히 프롬(E.Fromm)의 말대로 이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소유지향적인 삶의 태도로 소유에 치중하는 태도를 갖는다. 위 현상들은 가치형성의 문제를 일으킨다. 이와 다르게 개인의 작품결과보다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모든 활동을 중요시 여기는 혼자놀기에 익숙한 예술가들은 현 팬데믹 사태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습관화 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예술가들은 삶의 소중한 의미속에 근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삶의 태도로 고독과 외로움 또 가난을 이겨낼 수 있는 창조의 길을 걸어가며 존재주의적 가치를 되짚어간다. 가혹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팬데믹 사태에서도 묵묵히 참아내며 예술의 길을 걷고 있는 예술가들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보낸다. 최근 팬데믹 사태로 힘겨운 예술가들에 대한 지원을 실시하는 곳이 많이 보인다. 사람과 사람들의 대화가 단절되고, 공공의 감정 목표를 위한 아이디어 또한 결여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각 개인적 내적혼란은 사회적 부조화를 부르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시대적 현대 삶의 맥락에서는 예술의 힘이 국민의 삶의 질에 중심적 역할을 하며, 혼자놀기에 최적화 되어있는 예술가들의 지혜를 나누어줄 수 있는 많은 비대면 프로그램들이 기획되어지면 예술가와 시민모두 좋은 혜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술교육 참여는 시민으로서 누려야할 문화향유의 기본권이자 창의성을 포함한 자긍심을 높여 가치있는 삶의 질의 가치를 추구하는 방편이 될 수 있음이다. 팬데믹 사태를 기점으로 다양한 방식의 예술교육이 지역예술교육시설은 물론 양질 모든 면을 충족하는 비대면 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예술교육인프라의 확장이 필요한 때이다. 임정민 수원시인문학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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